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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거짓말 어디까지 쳐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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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3 00:32
최근연재일 :
2020.01.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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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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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21)

DUMMY

그곳엔 바들바들 떨며 숨어있는 그들의 보스가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내 지갑 가져간 놈까지 같이 있었다.


보스는 아니지만 역시나 생각보다 높은 놈이었군.


“넌 어디서 왔지? 누가 보냈어?”


보스란 놈은 상투적인 질문을 했다.

마치 하우 얼 유? 라고 물으면 아임 파인 땡큐라고 말해줘야 되는 고정멘트처럼.


그러나 나는 물음 놀이를 할 생각은 없었다.


바나나로 보스의 강냉이부터 우수수 털어버리고 쫄아서 오줌을 질질 흘리는 지갑 털어간 놈과 대면했다.


“지갑 줄게! 살려줘 제발!”


“넌 미안하다고 먼저 했어야 했어.”


쉽게 죽일 생각은 없었다.

나는 바나나로 그 녀석의 아킬레스건을 썰었다.


“으아아아아악!”


“말해봐. 지갑 왜 안 돌려줬어?”


“미안해. 정말 미안해. 한번만 살려줘! 대체 그 지갑이 뭐라고...왜 이렇게 까지 하는 거야!”


그래 여친 사진 때문에 갱단을 털어버리는 게 좀 말이 안 되긴 하지.

하지만 이제는 고양이 죽었다고 갱단을 털어버린 존윅형이 조금 이해가 간달까.


나는 그 녀석에게서 지갑을 넘겨받았다.

안에 돈은 없어졌지만 사진은 다행히 그대로 있었다.


휴...사진은 있네.


놈은 내 눈치를 보면서 바들바들 떨었다.


“됐다. 난 이제 볼일 없어. 나 간다.”


나는 뒤돌아서 바나나를 높게 뒤로 던져 버리고 쿨하게 밖으로 나왔다.


“으아아아아아아!”


뒤늦게 들리는 비명소리에 살짝 뒤를 돌아 봤더니 바나나가 그 녀석의 다리가랑이 사이에 정확히 꽂혀 있었다.


아이고 의사 양반.......

고자라니.

쟤가 고자라니!




숙소에 돌아왔을 때쯤엔 힘이 완전히 다 빠져서 침대에 쓰러졌다.

그리고 아침이 되자 겨우 이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


아니 씨발.

경찰 건드렸으니까 좆될 수도 있잖아.


나는 갑자기 좆될 것 같은 불안한 생각에 휩싸여 서둘러 일정을 종료하고 다시 한국행 비행기를 끊었다.

그러나 경찰 지들도 찔리는 게 있어서였는지 공항에서 나를 따로 잡아세우진 않았다.


시바.

하마터면 한국까지 헤엄쳐서 돌아갈 뻔했네.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철주가 피켓을 들고 서있었다.


『 우윳빛깔 유성훈 입 국 환 영 』


역시 철주는 철주다.


철주에게 노룩패스로 캐리어를 무심하게 던진 뒤 바로 차를 탔다.


“여행 잘 갔다 왔냐? 재밌었어? 잘 쉬고 왔어? 밥 먹었어? 술 마실래?”


“하나씩 물어봐라 좀! 여행 재밌었지 아주. 내가 멕시코 갱단을 후드려 패고 뭐 장난 아니었어.“


믿을 리가 없지만 그냥 무용담을 풀고 싶은 남자의 마음이랄까.

계속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자 철주가 한참 듣더니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물었다.


“너 호텔에서 GTA만 하다가 온 거야? 근데 겁나 재밌네? 나중에 나랑도 같이 하자.”


“아니 진짜래도, 너도 내 주먹에 쳐 맞아서 코가 한번 비뚤어져 볼래? 바나나 엑스칼리버라고 들어봤냐?”


“어이고 무서워라.”


철주와 시덥 잖은 얘기들을 계속 나누다가 문득 강인성 생각이 났다.


“철주야, 강인성은 지금 뭐하냐?”


“그러게. 요새 잠잠하네. 이상하네...? 또 뭔 일 꾸미고 있는 건 아니겠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긴 하지.”


안되겠다.

일단 한번 만나야겠다.

이번에 멕시코에서 확인한 내 능력에 대해서 좀 궁금한게 생겼다.


“철주야 미안한데 차 좀 돌리자.”


나는 곧장 강인성 사무실로 향했다.

그러나 사무실의 불은 꺼져 있고 문은 그냥 열려 있었다.


퇴근할 때는 아직 아닌데.......


어두컴컴한 분위기에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가니 강인성이 엎드린 채 있다 나랑 눈이 마주쳤다.


“추락해버린 패배자의 추한 모습이구만.”


“그러게요. 김태욱이라는 사람한테 선거에서 질 줄이야. 다 끝나버렸네요.”


녀석은 힘없이 체념한 말투로 말했다.


“아니 아직 안 끝났어. 너 감옥가야지.”


녀석은 나를 갑자기 또렷하게 쳐다봤다.


“성훈씨 제가 많이 밉죠?”


“꺼져 병신아.”


“미안해요. 어쩔 수 없었어요.”


“에이 지랄하네! 뭘 어쩔 수 없어!”


갑자기 강인성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지연이를 살릴 방법이 너무 잘못된 길이였네요. 저는 성훈씨와는 다르게 거짓말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놈인가 봐요.”


갑자기 왜 질질 짜?

뭐지 연기인가?

또 연기해?

또 속겠냐?

이번엔 성또속 아닌데?


놈은 눈물을 닦아내더니 자세를 고쳐 앉기 시작했다.


“성훈씨가 이겼어요, 은주씨 살리는 방법 알려줄게요.”


나는 놈이 언제 조건을 걸지, 아니면 구라를 칠지 몰랐기에 끝까지 경계를 놓지 않았다.


“잠깐 제 얘기부터 해도 될까요?”


“어디 해봐.”


“저는 아시다시피 미국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은 세탁소를 하셨고 그냥 저냥 입에 풀칠 할 정도로만 살았죠. 아무런 재능도 없었고 공부는 좀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열아홉 부모님은 큰 빚을 지게 되었고 저는 대학을 포기했어야 했죠. 돈을 벌기 위해 밤낮 할 거 없이 일을 해야만 했죠. 그렇게 자존감 낮고 힘든 일을 반복하며 밑바닥 인생으로 살다가 우연히 얻게 된 겁니다.”


“뭐를? 능력을?”

“네. 제 첫 거짓말은 집에 차가 있다였는데 정말 집에 차가 있더라고요. 집에는 압류딱지가 다 붙어있었는데 말이죠. 하하!”


“그래서?”


“그렇게 능력을 마음껏 사용하다 어릴 적부터 친구이자 저 몰래 짝사랑 하던 지연이를 친구들한테 어릴 적부터 사귀던 사이라고 거짓말을 했고, 결국 우리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가 될 수 있었죠.“


그게 무슨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냐.

불쌍한 녀석.


“저는 지연이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고 싶었고, 그래서 거짓말을 이용해 돈을 쉽게 벌었습니다. 모든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 위해선 돈이 필요했으니까요. 그런데 지연이는 갑자기 세상을 뜨더군요. 명줄이 정말 거기까지였던 건지....... 물론 막아보려고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간신히 한 번 한 번 살려낼 때마다 지연이는 새로운 위협에 노출되더라고요. 힘들진 않았습니다. 평생 이러면서 목숨만 구해내면 된다고 쉽게 생각한 거죠.”

“그런데 어떻게 죽었지?”


“어느 날 제가 집을 비운 틈을 타 강도가 집안으로 들어왔어요. 집안도 안전하진 않았던 거죠. 그렇게 총기난사에 짧은 순간 목숨을 잃게 되었습니다. 성훈씨도 그랬겠지만 저는 지연이를 살려내기 위해 거짓말을 한 두 개 해본 게 아닙니다.”


“.......”


“하지만 살려내지는 못했죠. 그렇게 저는 서서히 미쳐가다 방황하는 마음에 거짓말을 막 사용하였고 결국 각성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뭐? 잠깐만. 각성?”


“네 좀 더 높은 차원의 거짓말이 가능한 것이죠. 마치 비현실적인 것들을 실현하게 하는 것들이요. 제가 저번에 한번 말한 적이 있을 텐데요?”


“계속해봐”


“결국 각성을 한 저는 지연이를 살려내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실패 했겠지?”


“아뇨, 성공했습니다.”


“뭐? 성공했다고?”


씹 구라다.

이 새끼 씹 구라야 씨발.


“지연이를 살리는 거짓말을 외치자 사방이 하얗게 변하면서, 정체 모를 자가 나타났고, 그는 저에게 지연의 목숨과 바꿀만한 가치를 지닌 것을 요구했습니다.”


“잠깐만 하얀 배경....... 그거 나도 경험한 적이...!”


아니 구라가 아닌 건가?


“아마 그럴 테지요, 아무튼 저는 제 거짓말 시전 능력만 잃는 것으로 그를 만족시켰고, 지연이도 살려낼 수 있었죠”


“뭔 소리야 잠깐...나 너무 혼란스러운데.......”


“끝까지 들어주세요. 그래서 지연이를 살리고 저는 더 이상 거짓말을 쓰지 못한 체 잠시나마 다시 행복했으나....... ”


“다시 사고를 당한 거구만?”


녀석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네.”


“그래서 나를 통해 뭘 하고 싶었던 거지?”


“저는 지연이를 잃고 폐인처럼 살았습니다. 삶에 아무런 의미가 없었었죠. 그런데 성훈씨가 미국에 오고 거짓말을 해댈 때, 저는 또 한명의 거짓말쟁이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어떻게?”


“우연히 본 성훈씨의 TED강연이 더 이상 없었을 때였죠. 저는 시전능력만 잃었을 뿐, 성훈씨와 마찬가지로 거짓말 전후를 모두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그랬구만. 그래서 나한테 의도적으로 접근해서 너 말대로 정말 테스트를 해본 거고.”

“맞아요. 사실 카지노에서는 성훈씨가 어느 정도 거짓말을 하길 바랬습니다. 각성 유무를 파악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아직 초짜 단계시더라고요. 거짓말 후에 딸려오는 후폭풍도 컨트롤 못해서 쩔쩔매는 그런 초짜!”


“근데 날 찌른 건 뭐냐? 이 새끼가 구라도 적당히 쳐야지.”


“성훈씨를 다시 바닥까지 내려가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거짓말들을 쓰며 각성하는 단계에 올 수 있도록...”


“시발새끼야! 너 때문에 나는 3년 반을.......”


후우 개빡치네.

이거 완전 도라이네.


“그래서 내가 각성이라도 하면 지연씨인가 뭔가를 살려 줄 것 같았냐?”


“성훈씨라면 거짓말 말고 다른 것을 내놓을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은주씨를 살려낸 뒤에 지연이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겁니다. 아니면 혹시 모를 기대까지 했었지요. 각성 위의 각성 단계가 한 번 더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람의 목숨을 이 우주의 섭리를 거스르면서 살려낼 수 있는 단계가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봤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틀렸네요, 성훈씨가 이제 제 말을 들어줄 리도 없고. 저는 이렇게 사무실에서 얼굴이나 감싸쥐면서 오열하는게 전부고. 하하!”


“넌 꼭 네가 갑이 되어야만 상대가 부탁을 들어주는 건줄 아냐? 차라리 나한테 솔직하게 말하고 부탁을 했어야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한 사랑한 여자를 살리기 위한 뒤틀린 생각으로 가득 찬 놈.


그 때 녀석은 갑자기 창문을 열었다.


“성훈씨는 꼭 은주씨 살리고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그럼 이만.”


“뭐?”


퍽-


그는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다.

헐레벌떡 창문으로 뛰어 가봤지만 그는 이미 땅에 처박혀 사방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고 나는 밖으로 뛰쳐나갔다.


대자로 뻗어 있는 녀석.

하지만 마지막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지긋지긋한 악연인줄 알았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 줄이야.


나는 경찰에 불려가 차분히조사를 받았다.

다행히 강인성의 방의 cctv가 강인성이 자살한 것임을 증명해주었다.


경찰 조사를 마치고는 곧바로 집으로 귀가했다.

그리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강인성이 말한 각성.

말도 안 되는 것들을 현실로 바꿔주는 게 능력의 각성이라면, 멕시코에서의 일들도 이해가 간다.

멕시코에서 내가 보여준 능력은 확실히 각성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뜬금없이 각성을 해버리다니.


하아.......


나는 이런 저런 쓸데 없는 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다.



***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나는 은주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은주의 사진 앞에서 잠시 기도를 마치고 하얀 국화꽃과 두툼한 편지를 사진 옆에 꽂아 넣었다.


“은주야 오래간만이지. 아마 나, 강인성처럼 해야 될 거 같아.”


어느덧 내 뺨에는 눈물 한 방울이 흘렀다.


좋아.

해보자.


“은주는 살아있다.”


쿵-

쿵-

쿵-

쿵-

쿠구구구궁-


역시나 주변이 하얗게 변하더니 전에 혼수상태일 때 만났던 정체 모를 녀석이 눈 앞에 나타났다.


여기까진 강인성의 말과 똑같다.


“금방 왔네?”


“그러게.”


“살리려고?”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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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3-(06) +2 19.08.27 148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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