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가 용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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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쉬드
작품등록일 :
2019.04.03 02:12
최근연재일 :
2019.05.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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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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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평범할지라도

DUMMY

-우르르르르르르릉!


용들의 분노 때문이지 하늘까지 거칠게 울려댔다.


"뭐라!"

"인간주제에....지금 뭐라 지껄이거지? 저년 때문에 우리가 받게 될 고통은 생각해 본건가?"

"아니, 저 놈은 그런 것도 모르겠지. 천계를 갈 수 있다 없다가. 우리한테 얼마나 큰일인 건지 모르는 게야. 가엾고도 한심하군."

"저런 머리에 골빈 놈이....저 딴 발언을 우리 앞에서 해?"


무대의 주인공이 바뀌기 시작했다. 길순에서 나로.


화유는 눈을 빛내며 사납게 나를 노려보았다. 원래 같으면 눈을 피하거나 했겠지만 대로 뻗쳐있어 마주보고 노려보았다.


"길순이 잘못해서 천계를 만년동안 못가게 됬다고요? 참나, 그게무슨 대수라고, 여기 이승도 재미있는 건 많은데.

뭐하나 잡고 열심히 해봐요, 그러다가 질리면 다른 걸 하면 되니까. 당신들 남는게 시간이잖아? 뭔들 못하겠어.

직업 100개 가지기를 목표로 삼던지 시쓰기를 목표로 살던지 알아서해요!"


반쯤은 진심이 담겨있는 분노였다.


"저, 저, 저!"

"저 개자식이! 아무것도 모르면서."


용들의 분노가 공기를 타고와서 내 피부를 따끔하게 괴롭혔다. 미향이 나를 무릎꿇렸을 때의 오금저림이 시작되기 시작했다. 다리가 덜덜떨리고 당장이라고 힘이 풀려 주져 앉을 것 같다.


"자네! 왜 그런 말을 하는 겐가?"


길순이 무너지려는 나를 잡으려고 했지만, 나는 손바닥을 들어 제지했다.

견뎌내야 한다. 하는 입술을 한번 깨물고 숨을 들이마셨다.


"그래요, 나는 평범한 인간이죠. 솔직히 당신들이 천계를 가는 못가는 둥, 길순의 죄가 없다는 건지 있다는 건지 말하는 거, 절반가까이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어요.

천계는 어떤 곳인지 감도 안잡히고, 이승 저승이라는 말도 들어보기는 했는데 정확히도 모르죠.

애초에 저는 이틀 전까지는 이런 걸 모르는 일반 사람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거 하나만 말하고 싶어요."


나는 눈을 들어 화유 뒤에 서 있는 용 전체를 돌아봤다.


"당신들은 길순이 힘들어 할 거라고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적 있어요?"


나는 숨을 들키고 다시 말했다.


"아니, 그전에 위로한 마디는 해줬냐고요."

"하늘아..."


길순이 흔들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지만 그것도 모른채 나는 말을 이었다.


"정도 없어요? 당신들 동족이기 이전에 친구잖아. 그것도 몇백년 동안 말이에요. 길순이 저승에서 무슨 죗값을 치뤘는지 안 걱정돼? 어쩌다가 이승에서 차사가 되기로 했는지 궁금하지도 않냐고요."


이들은 그녀와 같은 곳을 봐줄 수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와는 다르게 힘내라고, 위로해 줄 수도 있었잖아!

화유의 눈이 이글거렸다.


"그런 사사로운 것에 일일이 신경쓰면 대의를 보지 못한다."

"대의? 당신이 말하는 대의가 길순을 벌주는 건가요. 참 치졸한 대의네."


"우리가 네놈보다 길순과 지낸 시간이 더 많다는 걸 모르는 게냐? 20년 정도의 세월 밖에 살지 않은 녀석이 대의를 비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나?"

"대의고 뭐고 저는 제 생각을 말할 뿐이에요. 어차피 제가 입을 나불대든 다물든 변하는 건 없다고. 그건 당신네들이 더 잘 알잖아? 그래서 입이라도 신나게 떠들어 보려고요."


나는 실눈을 뜨며 화유를 매섭게 쳐다보았다.


"길순씨와 같이 지낸 시간이라...확실히 시간으로만 따지면 제가 이길 수는 없죠. 하지만 지금 당신들이 길순을 대하는 태도는 암만봐도 전대용왕으로서 대하는 거지.

길순씨자체를 대하고 있지는 않잖아요. 제가 감정적이라고요?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당신들이 순리대로 하려고 하는게 길순씨를 벌주려고 하는 거라면, 저는 차라리 감정만 앞세우는 바보로 살겠어요."


그리고 최대한 크게 들리도록 숨을 들이마셔셔 크게 소리쳤다.


"나이값 좀 하라고,이 노땅들아!"


내 말을 끝으로 주변에는 정적이 흘렀다.


"하, 하하, 하하하하하!"


화유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며 거하게 웃어제끼더니. 이내 뚝 그쳤다.


"아무래도, 벌 줄 대상을 착각한 것 같군."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


오른쪽 옆구리에 가해진 충격에 나는 왼쪽으로 붕뜨더니 엎어졌다. 엄청난 통층에 나는 오른쪽 어깨를 감싸쥐었다.


"이게 무슨..."


길순은 눈을 크게 뜬채로 입을 벌리고 있었고 내가 있던 곳에는 화유가 주먹을 날리 자세로 적색눈을 빛내며 나를 노려보았다. 그러며서 우렁차게 말했다.


"용들이여! 우리가 고작 인간따위에게 이따위 말을 들어야 하겠는가! 그것도 20년 정도밖에 살지 않은 햇병아리에게 저런 폭언을 듣었는데도 가만히 있어야 하겠는가!"

"그럴리가 없잖습니까!"

"저런 위아래도 모르는 놈들을 가만히 냅둘 수가 있나? 용을 봤는데도 존경은 못할 망정."

"저 인간을 벌해 주십시요!"


그 말에 화답해여 화유또한 결의 넘치게 용들에게 말을 전했다.


"좋다! 그렇다면 길순을 벌하는 대신 이 세상물정도 모르는 소년에게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확실히 각인시켜 주도록 하지."


동의의 함성이 용들에게서 들려왔다. 나는 아픔을 참으며 아무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됐다. 생각대로 됐어.


"무슨 짓인가! 우리가 했던 말과 다르지 아니한가."


길순은 화유의 팔을 잡으려 했지만 화유는 거칠게 쳐냈다. 어느새 화유의 둔갑은 다시 인간형태로 돌아가 있었다.


"미안하군, 하지만 지금 이 아이를 보낼 수 없어. 용들 앞에서 이렇게 대놓고 우리를 무시했다.

용왕인 내가 앞장서서 이 자를 벌하지 않으면, 이 아이는 여기있는 모든 용들의 표적이 될게야.

인간은 용 한마리의 노여움만으로도 목숨이 왔다갔다하는데. 하물며 용 전체라니. 차라리 나한테 당하는 게 나아. 걱정말게, 죽지 않을 정도로까지는 힘을 조절할 테니."

"그런..."


길순은 이를 악 물었지만 화유의 말에 틀린 말은 없었다. 화유를 잡으려던 손을 꼭 쥐면서 떨어뜨린채로, 왼쪽 어깨를 쥐며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하늘이를 가련하게 바라보았다.


"어째서 그런 말을 해버린게냐...쌓인게 있어도 가려서 했었어야지. 자네가 그걸 모를리가 없을 텐-.....어? 어라?"


그러다 퍼득 뭔가 스친 듯 눈을 크게 뜨며 나와 지원을 번갈아 보았다. 나와 화유의 행동과 얼굴을 읽고있다는 걸 알았다.


"설마...하늘아."


입술을 깨물며 나를 아련하게 바라보았다. 길순의 개색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이 상황은 나와 지원이 노골적으로 계획한 거라는 걸 눈치챈 듯 했다.


"어째서, 그렇게까지."


그녀가 모든 전말을 알아버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진짜...머리 너무 좋으신거 아니에요?"


어깨의 통증에도 불구하고 나는 맥 빠지는 웃음을 지었다.


"어쨌든 이건 제가 정한 거에요. 부탁드립니다. 끼어들지 말아 주세요."

"멍청이가..."

"그만하면 됐어."


화유는 내 멱살을 잡아채더니 위로 솟아올랐다.

그 모습을 길순은 그저 눈을 피하며 바라 볼 뿐이었다.


"보러가자! 저 버르장머리 없는 인간을 응징하는 모습을 놓칠 순 없지!"

"지당한 말이다."


용들은 화유와 하늘이가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자리를 옮기기 시작했고, 차사들은 하나같이 당황스러운 얼굴로 길순에게 다가왔다.

시아또한 다급하게 길순에게 다가갔다.


"길순, 이게 무슨일이야! 너하고 용왕이 싸우는 거 아니었어? 왜 갑자기 하늘이가 용왕하고 싸우는 건데."

"...그러게 말이다. 정말 바보같은 녀석."

"저렇게 냅둘 수는 없잖아. 어떻게든 저 녀석을 다시 데려와야 되는거 아니야?"

"그건...그건 안된다."

"뭐어?! 너 지금 무슨 소리를-"


시아는 길순을 보며 뭔가 말을 더 하려 했으나. 그녀의 얼굴을 보고 할말을 잃었다.

입을 앙 다문채로 착잡하게 뭔가를 꾹 눌러 삼키는 그녀의 표정은 시아가 길순을 알고 처음 본 표정이었기 때문이다.


"저건 저 하늘이가 자기 나름대로 선택한 것이네. 내가 자네들한테 저게 무슨일인지 말해줄테니. 하늘이한테 끼어들지 말아주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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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차사와 부차사 +2 19.05.10 69 1 9쪽
44 평범의 근성 19.04.30 62 1 9쪽
» 평범할지라도 19.04.27 76 1 9쪽
42 시작된 싸움판 19.04.27 61 1 7쪽
41 나의 진심 19.04.26 58 1 8쪽
40 길순의 진심 19.04.26 60 0 10쪽
39 초라한 나 자신 19.04.25 62 1 8쪽
38 화나지도 않아요? 19.04.25 62 1 8쪽
37 용들 19.04.24 73 1 9쪽
36 길순의 과거 19.04.23 66 1 8쪽
35 길순과 놀이공원 19.04.22 71 1 7쪽
34 휴식? 19.04.21 68 1 7쪽
33 길순의 패션센스 19.04.21 83 1 8쪽
32 계획 +2 19.04.19 97 1 8쪽
31 길순의 집 19.04.18 69 1 7쪽
30 긴 하루가 지나고 19.04.17 82 0 7쪽
29 뒷수습2 19.04.16 79 0 7쪽
28 뒷수습 19.04.15 76 1 7쪽
27 돌아가는 길 +2 19.04.14 98 1 7쪽
26 용의 힘 19.04.14 100 1 7쪽
25 미향과 길순 19.04.13 69 1 8쪽
24 해결? 19.04.13 68 1 8쪽
23 또다른 용 19.04.12 69 1 8쪽
22 귀신들린 학교3 19.04.12 73 1 9쪽
21 귀신들린 학교2 19.04.11 65 1 9쪽
20 귀신들린 학교1 19.04.11 80 0 7쪽
19 학교조사 19.04.10 67 0 10쪽
18 요술과 주술 19.04.10 72 0 8쪽
17 여동생2 19.04.09 99 1 8쪽
16 여동생1 19.04.09 89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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