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 천하제일 사기꾼 제갈공명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한성규A
그림/삽화
한성규
작품등록일 :
2019.04.03 14:59
최근연재일 :
2019.05.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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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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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6 일시적인 화해

DUMMY

#46


“조조를 향후 몇 년간 움직이지 못하게 할 묘책이 있습니다.” 제갈량이 가슴을 펴고 말했다.


“도대체 그 묘책이란 것이 무엇입니까? 빨리 말씀해 주십시오.” 노숙은 애가 달아 말했다.


나도 제갈량의 묘책이란 것이 궁금했다. 저 멀찍이서 짐을 풀고 있던 주유도 관심이 있는지 이쪽을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조조는 천하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한 가지 큰 결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갈량이 자세를 고쳐 잡으며 말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제발 빨리 말씀해주십시오.”


“조조는 과하게 색을 밝힙니다. 조조는 어렸을 때부터 색을 밝혀 문제를 일으킨 적이 많고, 남의 성을 정복한 후에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얼굴이 예쁜 아녀자들을 찾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겠다는 것입니까? 성을 하나 내어줘서 예쁜 아녀자에게 조조를 암살 시키자는 말씀입니까?” 노숙이 물었다.


“아닙니다. 성 하나도 내어줄 필요가 없습니다. 듣자하니 조조는 북방 정벌을 마친 후 새로 동작대를 세웠다고 합니다. 조조는 풍류를 좋아하는 위인인지라 그곳에서 천하의 미인들을 구해서 같이 풍류를 즐길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조가 이번 남방정벌에 나선 큰 이유 중의 하나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노숙이 물었다.


“조조는 강동 땅의 절세미인으로 유명한 이교 자매를 데려다가 세 명이서 즐기는 것을 꿈에 그려왔다고 합니다.”


“이교 자매라고 하면?” 노숙이 놀라서 물었다.


“절세미인으로 이름이 높은 교공의 두 딸 대교와 소교를 일컫는 말입니다. 노숙공께서 손장군께 고해 교공에게 천금을 주고 두 딸을 사게 하십시오. 그 두 사람만 조조에게 보낸다면 조조는 잠시 야심을 접고 허도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 두사람과 함께 동작대에서 운우의 정을 나누다보면 자연히 남방 정벌에 대한 생각도 사라질 것입니다. 이것은 월나라 범려가 부차에게 서시를 바쳤던 계교와 같습니다. 원래 사랑이라는 것은 알고도 당하는 법이지요. 조조가 그 두 여인과 놀아나면서 천하를 제패할 의지가 약해진 틈을 타 강동이 힘을 키워 중원을 도모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그것은.” 노숙이 말을 흐렸다.


“망설이고 말고 할 일이 아닙니다. 손장군측에서는 크게 잃을 것이 없습니다. 작게는 두 명의 사람만 잃고 강동 6주의 백성들 전체의 목숨을 보전하는 길이요, 크게는 조조의 힘을 약화시켜 중원을 도모해 천하를 안정케 하는 길입니다.” 제갈량이 단호하게 말했다.


갑자기 주유가 제갈량이 있는 곳으로 뛰어 오더니 소리쳤다.


“아니, 무슨 근거로 조조가 그, 그 자매를 원한다는 것이오!”


“깜짝 놀랐습니다. 왜 그렇게 흥분을 하고 그러십니까.” 제갈량이 주유를 보면서 말했다.


“무슨 증거로 조조가 그 두 사람을 원한다고 하는 것이오, 묻는 말에나 대답하시오.” 주유가 눈을 부라렸다.


“조조에게는 아들이 여럿 있는데 그 중에서 조식이라는 아들이 있습니다. 자를 자건이라고 하는데 어렸을 때부터 글재주가 뛰어나 조조가 특별히 예뻐했다고 합니다. 이번에 동작대를 세우면서 조식에게 동작대부라는 시를 짓게 했는데 조조가 그 동작대부에 <천하를 다스려 손아귀에 넣는다면 내 맹세코 이교를 얻어 즐기리라>고 하는 내용을 넣었다고 합니다.”


“그, 그게 사실임에 틀림없지요?” 주유가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이다마다요. 그 시의 작법이 절묘한 데가 있고 문체가 수려해서 내 전부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럼 한 번 읊어 보시오.”


제갈량이 목청을 가다듬고 그 시를 외우기 시작하는데 어떻게 들으면 마치 노래를 하는 듯, 또 어떻게 들으면 사람을 놀리는 듯 했다.


명후를 따라 즐겁게 노세.

높은 대에 올라 정을 나누세.

넓게 열린 태부를 바라보며

성덕으로 경영하는 모습을 보네.

높이 세운 문 불쑥 솟아 있고

두 대궐 푸른 하늘에 띄웠네.

중천에 화려한 누관 세우고

서성으로부터 비각이 연이어 있네.

장수의 긴 흐름을 옆에 끼고

멀리 과수원의 풍성함을 바라보네.

좌우에 세워진 두 대는

하나는 옥룡이요, 하나는 금봉이라.

이교를 동남방에서 잡아와서

아침 밤낮으로 함께 즐기리라.


세 명이서 정을 나누는 성적인 비유도 많고 마지막 두 구절이 두 자매를 취하겠다는 노골적인 표현이라 나는 원래 이런 시였나 하고 있는데 갑자기 주유가 길길이 날뛰기 시작했다.


“내 이런 변태쭈구리 같은 놈을 봤나. 내 이놈을 갈아먹지 않으면 성을 갈아버리겠다.”


제갈량이 완벽하게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주유공은 왜 갑자기 흥분을 하는 것이오? 여인네 두 사람을 보내어 강동 6주 전체 백성들의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는데 그게 그렇게 나쁜 일이오? 예전 황제 폐하께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공주를 북쪽 오랑캐에게 보내어 화친을 이룬 바 있소이다. 어찌 주유공은 일반 백성인 두 여인네를 보내는 것에 그리 화를 내십니까?”


이 때 노숙이 제갈량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공명, 빨리 사과하시오. 사실 그 두 여인네 중 언니인 대교는 지금 주공의 돌아가신 부형인 손책장군님의 부인이고, 그 동생인 소교는 주유공의 부인이란 말이오.”


제갈량은 급히 자세를 고치더니 주유에게 거듭 사과하기 시작했다.


“제가 그런 줄도 모르고 크게 실언했습니다. 주유공은 저의 죄를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소교가 내 아내인 걸 알고 모르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소. 내 그 조조놈이 남의 부인을 탐내기를 길가의 승냥이 같이 한다는 사실을 이미 들어온 지 오래오. 이놈이 망령이 들어도 분수가 있지 감히 이 주유의 반려자가 된 사람을 탐하다니. 내 이놈의 물건을 잘라서 다시는 그 짓을 못하도록 만들 것이오.”


제갈량의 팔을 잡고 있던 노숙이 이 말을 듣고 주유에게 말했다.


“도독, 그럼 결전을 결심하신 겁니까?”


“물론입니다. 내 일찍이 동거동락하며 강호를 떠돌던 손백부의 중한 부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이루어 놓은 강동의 가업인데 조조 따위에게 넘어가게 할 리가 있습니다. 내가 아까 한 말은 유비측에 얼마나 결전의 의지가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제갈량은 결연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희는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습니다. 다 같이 장강에 빠져죽든지 아니면 조조를 죽여버리든지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습니다. 예전의 일은 차차 해결하기로 하고 지금은 힘을 합쳐야 하겠소이다. 일단 조조 이놈을 죽인 이후에 우리 둘 사이의 일을 처리하도록 합시다.” 주유 또한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좋습니다. 우리 두 사람이 힘을 합친다면 이제 쳐부수지 못할 적이 없지요. 이제 우리는 생사를 같이 하는 사이가 되었소이다.” 제갈량이 호탕하게 웃었다.


“일단 내가 내일 아침 일찍 주공을 뵙고 거병할 것을 건의하겠소이다. 그리 아시고 전쟁의 대책을 수립해주기 바라오.”


주유를 만나고 나서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제갈량이 물었다.


“그래 이제부터 어떻게 진행되는 것이냐?”


“누가 이기냐는 말씀이십니까?” 내가 제갈량의 애를 달게 하려고 물었다.


“그게 아니라 주유가 조조를 죽일 수 있는지, 손권 쪽은 계속 군사를 충원해서 전면전을 치르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


“전쟁의 승패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네가 누구를 바보로 아느냐? 이번 전쟁은 조조가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전쟁이다.”


나는 모르는 척하며 다시 물어보았다.


“그걸 어찌 아십니까?”


“전쟁을 앞에 두고 흥분해서 이성을 잃어버린 멍청이가 아니라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다. 첫째 조조는 강동 정벌전에 최대한의 전력을 투입할 수 없다. 북방에 있는 마등과 한수가 언제 침략해 허도를 노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둘째 조조의 병사들은 기마전에 익숙한 병사들이다. 수전은 해본 적도 없을뿐더러 수전을 지휘할 장수들도 거의 없다. 셋째 이곳은 건조한 북방과는 달리 습기가 많다. 지금쯤 조조의 병사들은 이곳의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고 풍토병에 걸려서 고생하고 있을 것이다. 여행을 하더라도 다른 환경에서 다른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는 그 어려움이 곱절이 된다. 넷째 지금은 겨울철이다. 조조의 병사들이 끌고 온 말을 먹일 풀도 없을뿐더러 병사들 자체를 먹일 식량을 조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알고 싶고 무얼 원하시는 겁니까?”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조조가 여기서 죽어나가냐는 것이며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이번 전투로 인해서 조조군 뿐만 아니라 손권군도 복구가 힘들 정도의 피해를 입는 것이다.”


“손권군과는 방금 전에 동맹을 맺기로 한 것 아닙니까?”


“동맹? 맺기는 맺지. 전쟁에 이길 때까지만.”


“그게 무슨 동맹입니까? 생사를 같이하니 뭐니 하더니.” 내가 따졌다.


“이놈이 전쟁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구나.” 제갈량은 혀를 끌끌 찼다. 그러더니 누가 듣는다며 내 입을 막았다.


과연 바로 노숙이 우리를 부르며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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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69 #70 적벽의 준비는 끝이 났다 +3 19.05.10 207 0 7쪽
40 #66 #67 #68 제갈량과 주유 +2 19.05.10 143 0 9쪽
39 #65 조조에게 화살을 빌리다 +2 19.05.09 144 0 8쪽
38 #61 #62 #63 #64 제갈량을 죽이려는 주유 +2 19.05.09 199 0 8쪽
37 #58 #59 #60 내가 천하 사람들을 속일지언정 천하 사람들이 나를 속이게 두지는 않을 것이다 +2 19.05.08 163 0 13쪽
36 #55 #56 #57 대승을 거둔 주유의 고민 +2 19.05.07 150 0 8쪽
35 #51 #52 #53 #54위기를 벗어나는 유비 (맞춤법 수정) +2 19.05.06 156 0 9쪽
34 #50 유비 죽이기 +2 19.05.05 184 0 9쪽
33 #48 #49 제갈량을 죽일 계책 +2 19.05.04 217 0 8쪽
32 #47 강동의 결사항전 +2 19.05.03 182 1 10쪽
» #46 일시적인 화해 +2 19.05.02 173 0 10쪽
30 #44-2 #45 조조를 물러가게 할 묘책 +2 19.05.01 181 0 8쪽
29 #43 #44 조조와의 화친을 결심하는 주유 +2 19.04.30 173 1 8쪽
28 #40 #41 #42 다시 망설이는 손권 +2 19.04.29 184 0 8쪽
27 #39 제갈량에게 넘어가는 손권 +2 19.04.28 202 0 10쪽
26 #38-4 +2 19.04.27 210 2 8쪽
25 #38-3 +2 19.04.26 206 2 8쪽
24 #38-2 +4 19.04.25 254 1 8쪽
23 #38 +4 19.04.24 239 2 9쪽
22 #36 #37 +2 19.04.23 221 2 8쪽
21 #34 #35 19.04.22 232 3 7쪽
20 #33 +2 19.04.21 273 3 8쪽
19 #31 #32 +2 19.04.20 274 5 9쪽
18 #29 #30 19.04.19 291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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