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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레전드 오브 히어로즈(L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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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e88
작품등록일 :
2019.04.04 01:11
최근연재일 :
2019.05.09 22:28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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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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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9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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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LOH - 첫눈에 반했어요. 03

DUMMY

본디 전장에 소환된 에스콰이어는 자신과 계약하여 소환해준 군주의 명령을 따라야한다.

군주의 명령은 소환된 자에게 절대명령과 같은 효과를 발휘하며, 소환된 에스콰이어는 군주의 명령을 거부할수 없다.


무의식중에 자해마저 금지할 정도로 그 명령의 권한은 근본적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특공대 녀석들과 함께하는 내내 이를 갈아붙이면서도 특공대에게 해를 끼치지 못했던 세준이었다.

사실 몹몰이해버리겠다는 그의 바람은 망상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랬는데...


공동에 접어들어 보이드 프린세스의 강력한 세뇌에 걸려드는 순간 두 군주의 권한이 부딪히기 시작했다.

계약을 기초로 하여 발휘되는 소속 군주의 힘이 보다 더 근본에서 작용하지만 보이드 프린세스는 원래 정신간섭에 특화된 종이었다.


결과는 보이드 프린세스의 정신간섭이 미세한 우세.


아무런 특성없이 고기방패로 내세워진 진짜 잡병의 정신이 한순간에 프린세스에게 잡아먹힌 것과는 달리, 세준은 지난 전장에서 얻은 기어가 발휘하는 보호의 효과가 정신에까지 미쳐있었다.


그런 이유로 간신히 살아남았다.

그 뒤에는 두 군주의 권한충돌과 미세한 정신보호가 만들어낸 미묘한 균형속에서 프린세스에게 잡혀먹힐듯 말듯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그였다.


헌데 일스 과장이 지나가며 내뱉은 비웃음이 그 균형을 깨트려버린 것이다.


이 현상의 최종적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깨진 균형속에서 타오르는 분노를 중심삼은 세준이 모든 것을 뒤엎어버리기에는 충분히 긴 시간이었다.



파차차차차차차창-


주변 모든 것들이 얼어붙었다.

직접적인 냉기의 효과가 아닌 현상의 고정에 가까웠다.


그속에서 세준이 할수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도 허락되지 않았다.


이때 세준은 상쾌한 마음으로 생각했다.


' 그래도 내가 이 정도 해줬는데 프린세스라는 녀석도 양심이 있으면 덜아프게(?) 해주겠지. '



이는 진실로 부족한 식견이 만들어낸, 위험하기 짝이없는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보이드 중에서도 프린세스는 극히 위험한 종이었기 때문이다.


아우터 월드의 전장 모든것에 작용하는 절대율에 의거하여, 전장에서 에스콰이어들은 '불사'다.

허나 이 보호에도 틈은 존재했다.


향상된 존재로 나아가는 것은 막질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프린세스의 진정 무시무시한 특징은, 포획한 존재에게 자신만의 세례를 내려줄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리하여 세례를 내린 존재를 보이드의 특성을 지닌 '무언가'로 진화시키는 점이었다.


즉, 전장이랍시고 마음놓고 보이드를 상대하다가 재수없게 잡혀가면 휴머노이드 에스콰이어의 입장에서는 인생 로그아웃하는 사태가 벌어질수도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로 로그인하게 되겠지만, 당사자에게는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이란 말인가.


그런 이유로 경력있는 에스콰이어들은 보이드와 마주치는 전장을 대비하여 자살용 독까지 구비해두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세준은 마침내 목표를 달성한 희열에 젖어 있을 뿐이었다.



다- 다- 아아아-



천상의 노래, 혹은 하모니.

그러나 진실은 누군가의 성대를 거쳐 나오는 발성이 아니라 힘과 힘의 부딪힘이 만들어내는 공명음이다.


프린세스가 군주 테노스의 수족을 빼앗기 위해 치르던 의식의 여파.

변태 혹은 진화라 불러야할 작업이 치명적인 위기를 넘기고서 완료되었다.


즈아아아아아-



살점으로 만들어진 인큐베이터에서 휘황찬란한 빛이 솟구쳐 오르며 그 안에 잠겨있던 히어로 가올의 육신이 녹아내린다.

사지 끝부터 시작된 붕괴가 가올의 육신 모두를 소멸시키고 구형의 빛나는 근원만이 남은 곳으로 강력한 흡입력이 발생했다.


위대한 의식의 끝에 움직임을 비명을 멈춘 괴수들은 아무런 저항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제단에 헌상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세준은 거대괴수의 몸에 가려져 무사했지만 3인조는 조금씩 근원을 향해 끌려가는 중이었다.


" 다이렌! "


" 올렉! "


나름의 격을 갖춘 기사급이어서일까?

세준은 자신을 구속하는 힘의 여파에 꼼짝달싹 못하는 지경이었지만 1남 1녀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혼신의 힘을 다해 서로에게 다가가더니, 서로를 꼭 껴안고서 흡입력을 버텨내기 시작했다.


세준은 그쪽에는 신경 껐다.

지금 그의 관심은 전부 엘리트로 추정되는 리더-스마르타에게 쏠렸다.


스마르타가 예리한 칼날이 뿜어내는 날카로움이 연상되는 시선으로 세준을 쏘아보고 있었던 것이다.

어찌나 그 기세가 흉흉한지 시선만으로도 몸에 구멍이 숭숭 뚫려버릴것만 같았다.


주르륵-


잠깐의 정숙을 깨고서 스마르타의 입가에서 붉은 선혈이 턱끝을 향해 흘러내린다.


" 뭐지? "


식견이 부족한 세준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서 입을 열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억눌린 분노를 꾹꾹 눌러담은 저주.


" 잡병. 네가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인지 모르겠지. 혹여 어떤 천운이 뒤따라 너에게도 다음 기회가 남아있기를 바란다. 그래야 내가 오늘의 수모를 갚을수 있을 것이니. "


진정 온몸을 싸늘하게 만드는 저주였다.

그러나 그에 반응한 것은 세준이 아니었다.


" 스마르타!? 안돼! "


" 우리가 힘을 합치면 무사히 복귀할수 있어요! 제발! "


서로를 끌어안고 흡입력을 버텨내던 두 인간들이 간절한 어조로 애원하는 것이었다.


' 뭔가 있나? '



그 심상치않음에 세준이 불안한 생각을 떠올리는 사이에 이제까지 꼿꼿이 버티고 있던 스마르타의 몸이 뒤로 넘어가버렸다.


털썩-


" 안돼!!! "


" 스마르타, 이 배신자! "


1남1녀의 울부짖음은 스마르타에게 닿지 않았다.

그의 영혼은 이미 전장을 떠나 있었기에.


그리고 다이렌과 올렉에게 주어진 절규의 시간도 굉장히 짧았다.


덜그럭-



가까이 있던 세준은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명멸하는 빛의 고리를 깨물어 부숴버린 거대괴수의 육신에 활력이 깃들고 있음을.


뒤이어 1남 1녀도 다시 움직임을 보이는 괴수를 눈치채고서는 다급하게 입을 놀려댔다.


" 다, 다이렌. 이렇게 된 이상, 어쩔수 없어. "


" 올렉... 흑... 알겠어요. "


그 모습을 보는 세준의 감상은,


" 놀고있네. "


였다.


그가 보기에는 3류 신파극보다 못한 장면에 불과했던 것이다.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라지만, 저들의 행실이 어떠했던가?

인간을 철저히 능력에 따라 구분하며, 저들보다 못한 이들은 도구 그 이상 이하의 대우도 해주질 않던 것들이다.


그런 주제에 저런 몹쓸 꼬라지를 보이는 것에 화가 났다.

그래서 경고를 해주지 않았다.


쉬이익-


퍽!


" 흡-! "


" 꺄아아악! "


활력이 돌아온 괴수에게서 뻗어나온 촉수가 슬금슬금 바닥을 돌아가 올렉의 가슴을 뚫어버리고서는 온몸을 칭칭 감싸는 모습이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다.


챠앙-


비련의 주인공처럼 비명을 꽥꽥 질러대던 다이렌이 그 모습에 비명을 내지르다가도 자신에게 다가오는 암수를 튕겨내는 것은 안타까웠고.


" 올렉, 안돼! 내 손을 잡아! "



3류 신파극이 이어졌다.

암수를 튕겨내고서 재빨리 다이렌이 올렉에게 한손을 내뻗으며 애절하게 외쳤지만 이미 늦은 일이다.


후우우웅-



괴수의 촉수가 휘둘러지더니 올렉의 신형이 근원쪽으로 날아가버린 것이다.

참으로 적절한 순간에 이루어진, 100점 만점짜리 패스였다.


" 올렉! "


즐거운 감상의 시간이 끝났다.

세준에게도 위기가 찾아들었다.


나름 객관적으로 평하기에 이쁘장하게 생긴 다이렌이, 실핏줄이 툭툭 불거진 눈으로 세준쪽을 향해 고개를 돌린 것이다.

흡사 전설의 고향에서나 등장할법한 비쥬얼이었다.


분명 올렉을 배달(?)한 것은 세준이 아니었지만 다이렌은 세준에게 유감이 많은 모양.



그래도 세준은 아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주제를 너무 잘 알기에 지금 그가 이룬것만해도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는 모를수가 없었으니까.


잡병A로 소환되어서 엘리트가 포함된 특공대에게 빅엿 혹은 그 이상의 것을 선물했다.

어떤 우연이 겹치든 이보다 아름다운 결과를 낼수는 없다.


" 너, 이 천한 것이... 감히... 감히! "



다이렌의 불타오르는 눈이 세준을 직시하고, 매끄러운 동작으로 허리춤에 매달린 무기를 빼어든다.

군주 테노스 휘하에 소환될 때에 일반적으로 주어지는 기본 무기가 아니다.


아름답게 세공된 막대에 다이렌의 손이 닿는순간 휘어지더니 그 끝과 끝에서 빛으로 만들어진 선 하나가 이어졌다.


그리하여 그 활시위에 생성되기 시작하는 청록빛 빛의 화살의 위력은 세준도 익히 알고 있는 바였다.



위력이 강력한만큼 다이렌도 자주 사용하지는 못했지만 그 한방의 위력은 덩치 큰 괴수들조차 단번에 침묵시킬 정도.


세준에게 직격한다면 방어 기어고 뭐고 필요없이 순식간에 증발해버릴 터.



그러나 지금 몸을 움직일수 있어도 피할 생각따윈 없는 그에게 있어서 그런 편안한 죽음은 외려 반가운 일이었다.

그랬기에 그는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서 자신을 난도질하고 싶어하는 다이렌과 눈을 마주쳐갔다.


죽음을 맞이하기전에 욕한마디라도 던져줄 요량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바람은 다음에 벌어진 일로인해 모두 쓸모없는 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다이렌이 시위를 놓으려 하던 순간이었다.



퉁-


장력이 강한 현을 튕겼을 때의 음을 연상케하는 효과음이 먼저였고,


콰아아아앙-


전차 포격보다 강렬한 폭음이, 강력한 물리력을 동반한 파동으로 변해 덮쳐왔다.



피시시시시식--- 꽝!


그 서슬에 튕겨진 다이렌의 손은 세준이 아닌 전혀 외딴 방향을 향해 빛의 화살을 날려버리고 말았다.

다이렌의 입이 일그러지며 무어라 지껄여댔지만 그 모든 것은 폭음에 묻혀버렸다.


" 그륵- "


" 큭. "


그러한 파괴의 현장에서 세준이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감상할수 있었던 까닭은, 전혀 예상치 못한 원조가 있었던 덕분이었다.

숨을 헐떡대면서도 기회를 엿보아 올렉을 배달했던 거대괴수가 한손을 들어올리더니 세준에게로 몰려오는 파동의 여파를 막아준 것이다.


잠깐 사이 파동에 휩쓸려 날아온 쇄설물들 몇개가 세준의 육신 이곳저곳을 꿰뚫어버리긴 했어도 그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사건의 연속에 호란스러워진 세준이었다.

그로써는 보이드 군주에게 큰 댓가를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었기에.

오히려 제 욕망을 채우고자 저질러버린 일이기에 그가 바라는 것은 그저 편안하고 깔끔한 죽음일 뿐이었는데.


견식이 부족한 세준으로써는 이러한 배려(?)에서 프린세스의 정신간섭을 통한 진화라는 가능성을 떠올리지 못하고 순수한 호의로만 받아들였던 것이다.


때문에 그는 파동이 이어지는 순간에 자신을 감싸고 있는 괴수의 팔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꿈뻑거리는 괴수의 눈을 향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 너희들... 생김새는 완전 무서운데 사실은 츤데레였구나. 그래, 니들이 인간들보다 낫다. "


" 그륵, 그륵? "


이제는 가래낀듯이 으르렁대는 것마저 귀엽게 보일 지경이었다.



괴수와 감정의 교류를 나누다보니 밀어닥치던 파동의 물결도 잦아들어갔다.

이를 감지한 세준은 자신도 용기를 내야하는 시간임을 되새겼다.


스마르타와 다이렌, 올렉의 행동 및 발언속에서 뭔가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를 감지한 터였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에서 비롯된 불안함이 그를 재촉하고 있었다.

할일도 다 마쳤으니 이만 복귀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어렵지도 않다.

헬멧을 벗고서 아직 그의 허리춤에 매달려있는 권총을 빼낸 다음 머리에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면 끝이다.


이미 경험도 있다.

첫 전장에서 루츠 돼지와 함께 마지막을 맞이했던 그때의 기억은 지금에와서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하나가 되었다.


' 그러고보니, 나도 참... '


세준은 이제와 생각해보면 자신도 보통은 아닌듯 싶었다.

뭔가 맺히는 일이 있으면 속에 담아 두었다가 어떻게해서든 되갚아주고야 말았으니.

흥겨운 마음으로 방아쇠울 속, 걸쳐진 손가락에 힘을 주려던 때였다.


" 끄으으으으으... (죽여버릴거다...) "


괴수가 그를 감싸던 손을 치워주는 사이로 피범벅이 되어버린 채 신음을 흘리는 인형의 모습이 들어왔다.

자꾸만 커지는 불안감이 그를 보채지만 이런 장면을 목격하니 넘어가기가 힘들다.


바로 얼마전 그가 죽음을 깨끗이 받아들였던 것은, 그로써는 할수있는 모든 것을 해냈다는 결과 때문이었다.

그런데 가장 꼴보기 싫었던 다이렌이 이렇게 무방비한 모습을 보이는데 어찌 그냥 지나칠수가 있겠는가.


' 잽싸게 이 녀석만 처리하자. '



결정내린 세준이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다이렌에게 다가갔다.

다이렌은 파동에 휩쓸린데다 날아오는 쇄설물들마저 직격해버린 모양인지 오른쪽 팔다리가 온데간데 없이 연결부에서 분수처럼 피를 쏟아내고 있었다.


얼굴의 반쪽도 갈려버렸고 남아있는 왼쪽 팔다리도 정상은 아니다.

하나 남은 팔뚝 부위는 뻥 뚫려있었다.


그런 상태로도 증오어린 눈은 세준에게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어지간히도 한이 맺힌 것 같았다.

그 시선이 세준의 마음 속 어느 구석을 비틀어버리는 것도 모르고서.


" 이런, 이런... 그거 알아? "


" 끄윽... 끄으으윽! (죽어... 이 빌어먹을 자식아!)"


다이렌의 앞에 도착한 세준이 내뱉은 말에 대한 대답은 격렬했다.

상처투성이의 몸을 격렬히 떨어대며 증오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 모습에 피식 웃음지은 세준은 하려던 말을 이어갔다.


" 이제와서 말인데, 내 취향은 강한 사람이야. 너같은 사람을 보면 눈이 돌아간다는 말이지. 뭔말인지 모르겠다고? 사실은 너를 보던 순간 나는 너에게 첫눈에 반했었다고. "


이야기를 듣던 다이렌의 눈이 크게 일그러졌다.

이제 세준을 마주하는 다이렌의 시선에는 세준을 향한 숨길 수 없는 경멸과 수치심까지 더해지는 것이 그에게 비틀린 만족감을 더해주었다.


" 그래서 말인데... 이 모든 것들은 너에게 구애하는 나의 선물이야. 어때, 너무 고맙지? "


" 끅! 끅! (놔! 놔!) "


온몸을 비틀어대는 격렬한 반응을 보아하니 어지간히도 고마워 미칠것같은 모양이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법이고, 세준은 자신을 재촉하는 불안감의 심지가 점점 짧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세준은 다이렌에게 어떤 마지막 선물을 안겨줄까, 하는 고민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온통 난장판이다.

고어하고 기괴스러운 공동의 벽과 바닥은 수많은 스크래치들로 파여서는 그 안에서 점액질을 흘려대고 있다.


그에 아쉬움이 느껴지려할 때 눈에띄는 것이 있었다.

인큐베이터였다.


정체모를 것들의 근육과 내장 등등으로 만들어져, 안에 있는 초록빛 뿌연 액체속에 히어로의 육신을 담아두고 있던 인큐베이터가 덩그라니 남아 있었다.

안에 있던 히어로의 근원마저 어딘가 사라져버린 채로.


세준은 슬쩍 고개를 내려 다이렌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살펴보았다.


치명상이다.

흘린 피도 적지않아서 안색은 백짓장 같다.

그가 가만히 두어도 얼마 못갈 것이 뻔했다.


그렇다면... 딱이구만.


결정을 내린 세준이 다이렌의 하나 남은 다리를 움켜쥐고서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무언가 낌새를 챈 것일까?

반응이 한층 더 격렬해진다.


" 끄억! 끄으, 끄아아악! (안돼! 멈춰, 멈추라고!) "


쿠당탕



다이렌이 망가져버린 성대로 쉴새없이 분노인지 애원인지 모를 괴성을 질러댔지만 세준의 바쁜 발걸음을 멈춰세우진 못했다.

그리하여 세준은 결국 인큐베이터 앞에 자리할 수 있었다.


" 내 마지막 선물이야. 달링. 부디 거절하지 말아줘. "


" 끄어어어어... 끄으으... (저주하겠다... 네놈을...) "



다이렌에게는 뭔가 할말이 많은 모양이지만 세준은 더 들어줄 생각이 없었다.

이만하면 달콤한 순간을 충분히 즐겼다.

지금은 유종의 미를 거두고 돌아갈 때.


그러니,


" 바이바이, 달링. "


풍덩-


작가의말

선호작,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분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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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LOH - 구르고 또 구르고 한번 더 굴러서. 04 +2 19.04.16 195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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