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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나 홀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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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SSDHDD
작품등록일 :
2019.04.04 13:58
최근연재일 :
2019.05.21 14:18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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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9,920

작성
19.04.1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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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020

DUMMY

***

민혁은 눈이 빠지도록 리얼 바이백A와, 리얼 그라운드 VR를 계속해서 분석하다가 곧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자극 알고리즘이라.’

유저 이론에 따르면 실험체는 자극을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민혁은 이 플로 차트에서 일정한 변화를 주기적으로 준다면 그 몰입도가 깨져버리고, 그 덕분에 멀미 같은 부작용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띠링.

[대량의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알고리즘 분석 스킬이 +1 올랐습니다.]

[이제부터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도 자동으로 의사 코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Yes!'

***

“어, 정말 괜찮습니다. 이전에는 15분을 넘기면 어지러웠는데, 그 현상 사라졌습니다.”

차민수도 그렇지만 다른 실험 참가자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민혁은 어느 정도 테스트가 마무리되자 이번에는 정영기 교수에게도 알렸다.

어지간한 일에는 눈도 깜짝하지 않던 정영기 교수가 테스트 결과에 화들짝 놀라서 김민혁 손을 잡고는 호들갑을 떨었다.

“민혁아,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아, 앨리슨 박사님이 조언해준 자료를 토대로 바이백A 코드 일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앨리슨 박사가 오히려 뇌파 자극 차트 결과를 분석하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전 그런 적 없는데요?”

민혁은 슬그머니 그녀가 수정한 부분에서 몇 가지 추가한 소스를 보여주었다.

“이겁니다.”

“전 이렇게 하라고 한 적이 없는데......”

“그렇지만 조언 듣다가 문득 이 부분에 변화 주면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촉이죠.”

“아 그래.”

***

김영탁은 다소 늦은 시간에 출근했는데, 다른 리얼 그라운드 팀원이 모여 있는 것을 보자 움찔해서 슬그머니 사장실로 갔다.

그는 자기 이름을 부르는 김민혁 목소리에 욕설을 퍼부으면서 다가갔다.

민혁은 피로에 찌들어 있었지만 뜻밖에 눈빛은 강하게 빛났다.

“성공했다!”

“무슨 소리야?”

다른 임직원 역시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는 씩 웃으면서 자기 사무실에서 ‘불량’이라는 마크가 붙어 있는 리얼 VR을 일일이 꺼내어서 테이블 위에 놓았다.

“다들 한 번 사용해보세요.”

처음에는 다들 영문을 몰랐다.

하지만 영탁은 눈치가 빨랐고, 가장 먼저 불량 리얼 VR를 착용했다.

[유저 동기를 시작합니다.]

[유저 김영탁을 확인했습니다.]

[제 이름은 클로리스, 앞으로 영탁 유저님을 보조합니다.]

화면에 곧 하나씩 떠오른 것은 리얼 VR에 대한 사용법이다.

그 내용은 투명한 인터페이스 창부터 시작해서 실제로 어떤 식으로 행동을 지시해야 할 지에 대한 자세한 목차였다.

“우와, 이, 이게 뭐야?!”

경악한 김영탁.

다른 리얼키피아 임직원 역시 하나둘씩 리얼 VR를 착용한 후에 놀람과, 탄성을 토했다.

놀라운 점은 기존 리얼 VR에 비해서 더 월등히 빨랐고, 사용법은 더 간결했다.

비록 많은 부분에서 한계가 존재하지만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한 장비가 드디어 세상에 선을 보인 것이었다.

민혁은 경이에 가득한 김영탁과, 임직원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이게 바로 리얼 바이백A1입니다. 기존에 불량이 난 리얼 VR를 수정했고, 잘 동작합니다. 네, 이제는 대량 생산도 가능합니다.”

“맙소사!”

사무실은 온통 흥분과,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은 뒤늦게야 이 장비로 말미암은 변화를 떠올리고는 경악했다.

***

박명준은 다른 유저와는 달리 초창기부터 리얼 그라운드에 집중했고,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수준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리뷰까지 했다.

그는 민혁이 알 정도의 인물이고, 덕분에 이번 리얼 바이백A1 베타 테스트로 선정 받았다.

“이게 뭐지?”

갑자기 날아온 택배.

그는 첫날밤을 앞둔 새색시 같은 마음으로 포장을 뜯었다.

“오!”

리얼 VR이었다.

박명준 역시 아직까지 언론을 통해서 몇 곳에서 테스트만 진행 중이라는 것만 들었기에 이 장비를 본 것만으로 감격했다.

그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리얼 VR 포장을 벗겨 냈고, 사용자 매뉴얼을 꼼꼼하게 읽었으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 허접한 매뉴얼은 뭐지?’

큰 실망.

박명준은 결국 할 수 없이 일단 리얼 VR과, 리얼 그라운드를 연결했다.

[유저 동기를 시작합니다.]

[유저 박명준을 확인했습니다.]

[제 이름은 클로리스, 앞으로 명준 유저님을 보조합니다.]

[튜트리얼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어?!]

그도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었는데, 굳이 알 필요조차 없었다.

클로리스가 알아서 전부 다 차근차근 설명했기 때문이었다.

놀라운 점은 서로 대화가 가능했다.

정확히는 음성 인식과, 뇌파 인식 두 가지가 같이 병행된다. 따라서 한 쪽의 부정확한 오차는 다른 한쪽이 보완한다.

동작 역시 마찬가지다.

유저가 허공에서 윈도창을 늘이고, 줄이고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뇌파를 통해서 진행되지만, 사용자가 허공에 손짓해도 같이 적용된다.

따라서 기존의 마우스나, 게임 기기 따위는 다 필요가 없어진다.

심지어 총을 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유저는 가상의 총이 있다고 생각하고, 방아쇠를 당기면 그 동작이 그대로 구현된다.

“!”

박명준이 특히 충격을 받은 것은 클로리스의 도움이었다.

클로리스는 알아서 사냥감을 타켓팅하고, 방아쇠를 당길 타이밍을 유저에게 제공한다.

[마크온!]

그는 그저 클로리스가 지시한 대로 방아쇠를 당기면 된다.

더 놀라운 점은 클로리스가 알아서 원거리, 근거리 조정까지 해준다.

하지만 안 좋은 점도 있다.

박명준이 너무 게임에 빠져서 몸을 움직이다가 그대로 벽에 들이 박아버렸다.

쿠웅.

“이런 쉿!”

박명준은 결국 침대에 누워서 이 게임을 다시 즐겼는데, 무려 삼일 밤을 꼬박 새우고 나서야 겨우 게임을 끝냈다.

“......”

그는 한동안 문화 충격에 빠져서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지난 리얼 그라운드의 그 쾌감 따위와는 도저히 비교조차 하기 힘들었다.

박명준은 다급하게 자신이 한 게임 소감을 정리해서 자주 가는 커뮤니티와, 유튜버에 올렸다.

-요즘 와서 11만원짜리 유료 게임이 왜 이렇게 랙이 심해졌는지 짜증 나네요.

-한 달 전만 해도 이렇게까지 랙이 심하게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꿀잼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반대입니다.

-게임 정말 갓 게임인데, 제발 서비스 좀 신경 씁시다.

-리뷰 쓰러 왔다가 한 마디 남깁니다. 게임 퀄은 정말 최고입니다. 한창 재미있을 때 왜 이렇게 게임이 튕깁니까?

-으음, 전 리얼 VR 베타 테스트로 선정되어서 한 번 체험해봤는데, 꼭 영화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AI가 알아서 옆에서 조정까지 다 해주고......

놀라운 것은 그다음에 달린 댓글이었다.

--헐, 정말 리얼 VR 당첨자입니까?

--대박.

그 다음에 난리가 났다.

놀라운 것은 곧이어서 주렁주렁 나온 베타 테스트 후기였다.

구체적으로 게임이 어떻고, 어떤 식으로 풀어가는지에 대한 의견이었다.

박명준이 주도한 이 댓글 토론은 시간이 갈수록 그 숫자가 점점 늘어났다.

리얼 VR 양산 문제가 어느 정도 풀리면서 테스트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저기 제가 잘 몰라서 그런데, 아니 그러면 앞으로 마우스나 키보드 대신에 그 리얼 VR만 사용해도 된다는 말인가요? 그냥 말만 하면 워드 작업까지 다 가능하다고요?

그야말로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퍼부은 격이었다.

민혁조차 뒤늦게 이 게시판 분위기를 확인하고는 혀를 내둘렀다.

띠링.

[프로그래머 영향력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가상 현실 스킬이 +1 올랐습니다.]

[이제부터 가상 공간(2배*유저 레벨*유저 레벨*m³)이 대폭 늘어납니다.]

‘너도 양반되긴 걸렀다.’

***

리얼키피아는 리얼 VR 베타 테스트 덕분에 아무것도 안 하고 수 천억 광고를 한 것이나 진배없었다.

결국 이번 달에도 60만 유료 사용자 수를 유지했다.

450억으로 시작해서 500억을 유지하다가, 다시 600억으로 늘어난 후에 이번에는 추락할 거라는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600억을 유지했다.

무려 2,650억 매출이었다.

회사 설립한 지 불과 8개월 만에 이룩한 믿기 어려운 신화였다.

***

리얼키피아는 태화 전자 쪽에 리얼 바이백A1 시제품 생산을 맡겼다.

태화 전자는 더욱이 거래하는 업체가 서른 곳이 넘었는데, 올해 와서 전년 대비 무려 300%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그들 중에는 딱히 리얼키피아 감시가 아니라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지켜본 이도 있었다.

그들 중에 한 사람이 최연주 아버지 최철영 사장이었는데, 보고서를 보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도대체 이놈들 정체가 뭐야?”

그도 당황했는데, 마침 비서실 직원 한 사람이 뭔가 들고 나타났다.

바로 바이백A였다.

최철영 사장도 그 장비를 한 번 사용해보고 나서는 잠시 침묵했는데,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할 말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자네 생각은 어때?”

“그 바이백A는 정영기 교수가 개발했지만, 딱히 무슨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최철영 사장은 잠깐 침묵한 채 연구소에서 준비하는 차세대 프로젝트를 쭉 살폈는데, 그중에는 이와 관련된 과제를 찾아냈다.

최철영 사장은 프로젝트 진행 결과를 꼼꼼히 살피면서 뒤늦게야 이 바이백A 가치를 확인하고는 오히려 고개를 내저었다.

“정말 믿을 수가 없네.”

“태화 전자 이야기를 들어보면 불량률이 생각보다 더 심각합니다. 저희 쪽에서 양산한다고 해도 문제의 소지가 큽니다.”

“내 말은 이익을 내자는 게 아니라 이런 장비를 개발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거잖아.”

박재영 실장도 잠깐 고민하다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다시 나타났다.

“기획팀에서는 어차피 판매 단가 자체가 높아서 수익성이 높으니, 나머지 손실은 문제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오히려 회사 상표 가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최철영 사장도 이제는 딸 문제가 아니었고, 사업적인 측면에서 도저히 이 아이템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이것은 모험 해볼 만하다는 이야기야. 자네가 연주에게 연락해서 그 친구들이랑 한 번 미팅을 잡아 봐.”

“알겠습니다.”

***

민혁도 한 때는 대기업 입사하는 것이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프로그래밍 능력이 평균 이하라는 결과에 좌절했었다.

그가 가고 싶어 했던 기업 중의 하나가 바로 LK 전자였다.

김영탁도 큰 차이가 없었다.

“아, 설마 이런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어.”

“그러게 말이다.”

민혁도 새삼 지난 기억을 돌이켜 보면서 심란한 마음을 다독거렸다.

김영탁은 여전히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설마 LK 전자 사장이 직접 만나자고 할 줄은 몰랐어.”

“ESPM 부사장도 만만치 않아.”

“그런가?”

둘은 여전히 계속 투닥 거렸고, 곧 약속 시각에 맞추어서 나타난 최철영 사장, 그리고 그 일행과 같이 인사를 나누었다.

최철영 사장은 오십 대에 인상 좋은 옆집 아저씨 얼굴이었고, 동행한 이는 꼭 얼음인형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감정이 보이지 않았다.

“명성이 자자한 리얼키피아 김영탁 사장님을 뵙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오히려 제가 할 말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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