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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나 홀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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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HDD
작품등록일 :
2019.04.04 13:58
최근연재일 :
2019.05.2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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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04.0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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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009

DUMMY

도너반은 주변 차나, 부서진 도로를 달리면서 계속해서 총을 쐈고, 칼리 머신은 역시나 같은 방향으로 뛰면서 그 총알을 피했다.

두 머신은 마치 초인이라도 된 것처럼 상대 총알을 피하면서 실시간으로 싸웠다.

아니 연기했다.

이 장면을 보는 사람은 주먹을 꽉 쥔 채 전율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

김영탁도, 다른 리얼피키아 직원도, 에릭도, ESPM 본사에서 데모 시연을 보는 모든 사람도 다들 입을 딱 벌렸다.

머신은 마치 초인이라도 된 것처럼 눈으로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상대와 공격을 주고받았다.

사람들은 인간의 인식 범위를 아득하게 뛰어넘은 동작을 볼 수 있었다.

과도한 헐리우드 액션 때문이다.

박병준 지사장은 직접 게임에 뛰어들어서 총격으로 싸움을 방해하자 변화가 일어났다. 각 머신은 서로 흩어지면서 또 다른 변화를 줬다.

이번에는 기관단총과, 박격포를 비롯한 중화기 싸움이 이어졌다.

민혁은 심지어 탱크와, 공격 헬기 역시 연출을 위해서 추가로 투입했다.

콰아앙.

쿠르릉.

각 머신은 처절한 전장의 폭염 속에서도 아슬아슬하게 간격을 유지한 채 목숨을 걸고 상대를 공격하고 또 공격했고, 고층 빌딩 사이를 스파이더 맨 흉내를 내면서 그 공세를 이어갔다.

그냥 피하면 될 것을 꼭 생사가 경각에 이른 것처럼 피했다.

단 한 순간도 반복되는 동작이 없었다.

각 머신은 자발적인 의지를 갖춘 채 진정한 헐리우드 액션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었다.

민혁은 여전히 이 기술에 대한 의혹과, 불신이 가득한 사람들의 시선을 손짓으로 모았다.

에릭 일행과, ESPM 중역도 그 모습을 보면서 마른침을 삼켰다.

‘진정한 헐리우드 액션이군.’

민혁은 스펙터클한 장면을 뒤로 한 채 양손으로 화면을 가리키면서 안색 하나 안 바꾼 채 봉이 김선달도 울고 갈 정도의 구라를 남발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리얼키피아의 차세대 인공지능 NPC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리얼 포커, 리얼 그라운드를 시작으로 향후 영화를 비롯한 모든 컨텐츠 분야에 사용될 겁니다. 그것은 세계 콘텐츠 흐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것입니다. 이런 회사 지분 1%가 고작 4,000만 달러라니. 1,000% 레드 프라이스(Red Prices) 세일은 자주 오지 않습니다. 설마 아직도 그 가치가 미흡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마이클 서키퍼 부사장은 너무 과도한 충격을 받았고, 창백한 안색으로 옆에 통역을 통해서 질문했다.

“직접 우리가 확인할 수 있겠습니까?”

“언제라도.”

그는 힐끗 여전히 의문이 가득한 ESPM 중역 얼굴을 한 번 확인한 후에 김민혁을 쳐다보았다.

“1시간 후에 다시 연락하겠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

딱 10분이다.

ESPM는 추가 확인 제안을 슬그머니 넘겼고, 자신들의 다급한 티를 억지로 참으면서 김민혁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물론 리얼 그라운드 만이 아니라, 다른 ESPM 콘텐츠에도 기술 협력을 요구했다.

민혁은 그 제안에 대해서 ESPM 콘텐츠 방송 시에 리얼키피아 기술 승인 마크, 즉 광고해준다는 조건을 추가해서 승인했다.

“지금도 사실 투자 안 받아도 됩니다. ESPM은 이 시대의 행운아입니다. 파워볼에 당첨된 겁니다.”

에릭도 아쉬운 표정을 보였다.

“저희도 지분을 더 사들이고 싶지만, 현재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알겠습니다.”

민혁 역시 이제 겨우 설립한 지 두 달에, 매출만 6억에 불과한 리얼키피아 회사의 지분 1%를 4,000만 달러에 팔아먹고 만족했다.

김영탁은 옆에서 처음에는 화들짝 놀랐다가, 그다음에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마지막에는 내심 환호했으면, 가계약이 끝나기 무섭게 양손을 번쩍 들어 올려서 만세 삼창했다.

‘대박!’

바로 그 자신의 1% 지분 가치 때문이다.

‘세, 세상에 4천만 달러잖아!’

최연주 역시 시체처럼 축 처져 있다가 다시 활기를 되찾았고, 한 가지를 결심했다.

‘내일 당장 나머지 페이퍼 컴퍼니 리얼키피아 지분도 민혁 선배에게 넘겨야겠어.’

***

ESPM 본사 내부에서도 임시 계약에 대한 다양한 협의를 했다.

두 회사 간의 임시계약은 법적 구속력 측면에서 애매한 구석이 있는데, 당사자 간에 첨예한 갈등이 없다면 오히려 완전한 계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마이클 서키퍼 부사장 역시 MOU 이전에 진행하는 사전준비단계 과정을 재확인했다.

“아.”

ESPM 중역 중에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이들은 다들 표정을 구겼는데, 그들이 아는 상식으로는 적어도 80명 정도 전문 인력이 최소 2년, 적어도 3년을 준비해도 지금의 리얼 그라운드 테스트 버전을 만들기 어려웠다.

그런데 리얼키피아 회사 창업 멤버는 대학생 3명, 그리고 데스 매치 개발자 5명을 포함해서 딱 8명에 불과했다.

의혹과, 의문이 구름처럼 솟아올랐다.

에릭 이야기는 좀 달랐다.

“외부 업체에 용역을 줘서 리얼 그라운드와, 리얼 히어로 시스템 데이터 분석을 맡겼습니다. 그들조차 두 가지 시스템을 믿지 못했는데, 김민혁 부장이 한 말이 절대 과장되지 않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

“아, 그리고 코드 자체가 암호화되어 있어서 카피나, 역설계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마이클 서키퍼 부사장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다들 이마에 물음표를 떠올렸고, 곧 이어서 질문이 쏟아졌다.

“제가 한 번 실무진과 다시 협의해서 김민혁 부장에게 지금 연락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아직 군대에 안 간 차민수는 영상 인식 강의를 앞두고 계속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한 사람을 기다리다가 슬그머니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김영탁 선배님, 안녕하세요.”

김영탁은 오히려 어리둥절했고, 김민혁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넌 누구야?”

“선배님도 참 지난주 과모임에서 봤지 않습니까. 3학년 차민수입니다.”

“지난 주 모임에 갔지. 너 비슷한 놈을 보기는 한 것 같다만. 그래서?”

시작부터 삐딱한 김영탁. 그는 이미 복학생을 은근히 무시하는 후배 무리 중의 하나가 차민수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차민수는 오히려 허리를 구십 도로 숙여서 사과까지 한 후에 이런저런 재롱을 떨었다. 그는 어떻게 해서라도 김영탁 선배 마음에 들려고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저기 선배, 리얼포커 만든 리얼키피아 대표 이사가 김영탁이라고 되어 있던데, 혹시 선배님 아닌가요?”

“하아, 이 새끼가.”

민혁도 옆에서 안색을 찌푸렸다.

“할 말이 뭐야?”

“민혁 선배님에게 한 말이 아닙니다. 김영탁 선배님과 지금 이야기 중입니다.”

“재미있는 말 하네.”

김영탁은 옆에서 김민혁 얼굴이 살짝 변한 것을 보았다.

‘너도 참 눈치 없다.’

민혁이 마침 전화를 받았다.

-I'm Derek, Senior Technical Director of ESPM. I'm calling to ask you a few questions, not any other way. Whether or not you can apply Real Hero during the production of Real poker.(저는 ESPM 수석 기술총괄 데릭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몇 가지 문의드릴 것이 있어서 전화했습니다. 리얼 포커 연출 과정에서 혹시 리얼 히어로를 적용할 수 있는지 유무입니다.)

-저 영어 못합니다.

그는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

‘응?’

하지만 어학연수까지 갔다 온 차민수는 다는 아니어도 중간마다 이야기를 알아들었다.

김영탁이 약간 걱정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쪽이 갑이잖아. 그렇게 막 전화 끊어도 괜찮아?”

“우리가 갑이야.”

“그건 아니지.”

둘은 평소처럼 투닥투닥 거렸다.

“......”

눈치 빠른 차민수는 눈동자만 도르르 굴리다가 누가 실세인지 알아채고는 식은땀을 흘렸다.

‘이런 시발.’

***

정영기 교수는 여전히 강의생 눈치를 보지 않은 채 홀로 강의했다.

-지금 혼합 함수에서 볼 수 있겠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확률일 뿐이다. 그런데 사실 인간이 인식하는 것 역시 다르지 않다. 사람은 모두 정보가 아니라, 일부 정보만을 인식......

지이잉.

갑자기 조용한 강의실을 울리는 핸드폰 진동음.

정영기 교수는 핸드폰 진동음에 마치 헐크처럼 험악한 안색을 했지만 그 대상이 민혁이라는 것을 알자 다시 미소를 지었다.

“민혁아, 급한 전화냐?”

“아, 일 때문입니다.”

“그러면 받아야지.”

강의실은 순간 침묵이 가라앉았다. 정영기 교수는 지난 강의 도중에 전화를 받았던 한 강의생을 완전히 시체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민혁은 대수롭지 않게 전화를 받았다.

-마이클 서키퍼 부사장입니다. 일단 사과부터 드리겠습니다. 워낙에 일정이 빡빡해서 실무선에서 혼선이 있었습니다. 리얼 포커에 리얼 히어로 적용 여부는 꽤 중요합니다.(I'm Vice President Michael Seokipe. I'll give you an apology first. The schedule was so tight that there was a mix-up at the working level. Whether to apply Real Hero to Real Focus is quite important.

이번에는 영어와, 통역이 시간차를 두었다.

“!”

근처에 앉아서 귀에 정신을 집중한 채 눈치만 보던 차민수는 확실히 취업 때문에 알게 된 ESPM 부사장 마이클 서키퍼란 이름을 듣고는 입을 딱 벌렸다.

민혁은 마치 이웃집 아저씨에게 이야기하듯이 툴툴거렸다.

“가능합니다.”

그는 묵묵히 대답하면서도 눈빛을 반짝였다.

‘가만 리얼 히어로 시스템이 꼭 리얼 그라운드에만 적용할 이유는 없잖아.’

띠링.

[빅데이터 스킬이 +1올랐습니다.]

[빅데이터 용량이 14GB로 증가했습니다.]

[빅데이터 자동 업데이트가 가능해집니다.]

‘호오.’

민혁은 스킬업보다는 뒤늦게 리얼키피아에 영업이나, 기획부서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 됩니다. 기존 시스템에 간단히 업데이트만 하면 됩니다.”

-리얼 히어로 코드 특성 자체가 아주 복잡하던데, 그게 그렇게 간단하게 됩니까?(The real hero character itself is very complex, is it that simple?)

-리얼 히어로 시스템은 컨텐츠 채널에 연결만 하면 됩니다. 넉넉하게 액수 적어서 기획서만 제대로 보내세요!

그는 딱 필요한 말만 하고는 또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민혁아, 전화 다 끝났으면 강의하마.”

“네.”

***

민혁은 또 전화가 걸려오자 여전히 부드러운 정영기 교수 얼굴을 봤지만 이번에 화부터 냈다.

-마이클씨, 자꾸 귀찮게 할 겁니까?!

-하지만 만약 김민혁 부장이 약속대로 해주지 않으면 계약 위반이 될 겁니다. 이 점 분명히 해주었으면 합니다.

-계약 위반 좋습니다. FM대로 합시다. 기획안 보낼 때 액수를 합리적으로 정하세요!

‘내가 구라 때문에 좀 챙겨주려고 했는데, 철저하게 뜯어주마.’

김영탁조차 손으로 입까지 막은 채 김민혁 귀에 조용히 속삭였다.

“그래도 그쪽에서도 네 말만 믿고, 성급하게 4,000만 달러 투자를 진행하면서 별다른 확인을 못 했잖아. 그래서 그걸 검토하는 건데, 너무 그러지 좀 마라.”

“그놈들은 이미 우리가 준 자료를 토대로 분석과, 조사했다. 답이 없으니, 다시 말을 빙 돌려서 질문해 온 거야.”

“그럴 수도 있겠네. 가만 설마 역설계 같은 거 말하는 거야?”

“아마 회피 설계나,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시도하고 있을 거다. 그리고 그건 불가능해.”

“진짜?”

“오죽 답답했으면 마이클이 전화했겠냐. 내가 상대를 이해해야 하겠니, 아니면 분노해야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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