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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저녁에서만 살아가는 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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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megatown
작품등록일 :
2019.04.04 17:25
최근연재일 :
2019.10.08 23:44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929
추천수 :
103
글자수 :
144,003

작성
19.04.24 14:45
조회
35
추천
2
글자
6쪽

18. 리리오페

DUMMY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눈물이 계속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어떻게 눈물을 멈춰야 할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기에 '제발 눈물을 멈춰주세요!'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시엘 오빠가 잘 보이지 않으니까 제발 멈추게 해 주세요. 그렇게 누군가에게 빌었다. 내 마음속 목소리를 누군가 들을지도 몰라.


그렇게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자 시엘 오빠가 자신의 가운을 벗어 가운 끝으로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이런 게 상냥하다고 말하는 걸까? 그러는 사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시엘! 울렸어?”


에밀 언니의 목소리와 빠른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시엘 오빠가 혼날까 봐 내가 먼저 소리쳤다.


“아니야. 울린 거 아니야.”


에밀 언니가 시엘 오빠를 거칠게 밀쳤다. 시엘 오빠가 작은 목소리로 미안해. 그렇게 말했다. 누구에게 말했을까? 나에게? 아니면 나를 울렸다고 생각하는 에밀 언니에게? 잘 보이진 않지만, 에밀 언니의 뒤로 넬라 코리앤더의 작은 몸이 흐릿하게 움직이는 게 보였다.


“시엘 오빠는 잘못 없어.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


에밀 언니가 손수건을 꺼내 내 눈 아래를 가볍게 몇 번 눌러주었다. 그래도 계속 눈물이 흘러나와 멈춰지지 않았다.


“움직일 수 없어서 슬퍼?”


에밀 언니의 말에 고개를 작게 흔들었다. 몸을 움직였던 감각이 있었기에 새로운 몸의 근육에 빠른 속도로 적응하고 있다.


“판다 인형을 보고 싶어.”


에밀 언니에겐 내가 모든 걸 알게 되었다고 말해주고 싶지 않다. 그저 계속 나를 어린아이처럼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에 내 생각과 다른 말을 입 밖으로 꺼내었다.


“응. 판다 인형 말이지? 가져다줄게. 그거 말고는?”

“넬라가 아이스크림 사주기로 했어.”


그러자 뒤에 서 있던 넬라가 대답해주었다.


“응. 빨리 다녀올게.”


그녀의 목소리에 나도 답했다.


"응. 먹으면 기분이 나아질 거 같아."


그렇게 세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으니 눈물이 조금씩 멈춰간다. 내 눈물을 멈출 수 있는 사람은 에밀 언니밖에 없는 걸까? 그렇게 나를 달래며 여러 말을 해 주었다.

이야기하며 시간이 흘러가는 중 에밀 언니가 말했다.


“그럼 바깥이라도 볼래? 연구실 옮긴 후에는 밖을 못 봤지?”


내가 알겠다고 대답하자 에밀 언니가 시엘 오빠를 향해 말했다.


“자. 울린 벌로 시엘이 업어줘.”

“리리를 업어주는 건 오히려 보상이지.”


그렇게 말하며 웃는 얼굴로 나에게 다가와서 나를 커다란 두 손으로 목과 무릎 아래를 잡아 가볍게 들어 올렸다. 그러면서 넬라를 보며 약간 부끄러운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넬라 양. 도와줄래요?”

“아. 네.”


넬라가 당황하며 시엘 오빠 앞으로 와서 내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서 들자 시엘 오빠가 뒤로 돌았고 그 상태로 시엘 오빠의 넓은 등에 나를 붙였다. 시엘 오빠의 양손이 내 허벅지에 닿았다. 넬라가 내 손을 시엘 오빠의 어깨 위에 올려주었다. 아직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시엘 오빠를 끌어안지 못했지만, 상체를 숙이자 내가 몸에 단단하게 붙은 느낌이 들었다.


세 명 모두 나를 바라보며 걱정해주니 가슴 언저리에 노랗고 분홍빛을 품은 빛이 채워져 가는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 비어있던 구멍이 채워지더니 온몸에 번지는 감각이, 행복한 감정이 몸 안에 가득 들어왔다.


“이제 웃어주었네.”


넬라가 나를 보며 미소지었다. 마논 오빠를 죽였던 내가 웃어도 되는 걸까? 행복해지는 감정을 가져도 괜찮을까? 웃는 표정을 한 나를 에밀 언니가 용서해주는 걸까?


“역시 리리는 이런 표정이 최고로 어울려."


에밀 언니가 나를 바라보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 표정에 나는 에밀 언니에게 미움받았다고 생각했던 죄책감에서, 마논 오빠를 죽게 했던 나에게 스스로 용서받았다고 생각해버렸다.


“응. 빨리 밖을 보고 싶어.”


내가 그렇게 말하자 모두 함께 밖으로 나갔다. 그전에 보았던 깔끔한 복도가 아닌, 엉성하게 만들어진 복도를 지나 건물 밖으로 걸어 나갔다. 짙게 낀 검은 구름이 하늘에 펼쳐졌고 온 세상이 바람에 휘날리는 눈에 덮였다. 넬라와 에밀 언니의 감탄하는 소리가 세상에 섞여 마치 동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신기한 세계가 생겨났다. 한참 내리는 눈을 바라보자 사고가 났던 장면이 떠올랐지만, 억지로 생각을 멈추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했다.


현재에 집중하자 예전의 아무것도 모르던 천진난만했던 공주님은 어디로 사라져버렸는지 모를 만큼 멀리 떠나버린 것 같았다.


“이제 기분이 괜찮아졌어?”


시엘의 등에 업힌 나에게 넬라가 다가와서 물었다.


“응. 눈이 차갑지만, 밖에 나오니까 괜찮아졌어.”

“다행이다. 커다란 아이스크림 사 올 테니까 기대하고 있어.”


그렇게 말하며 나를 시엘 오빠의 등에서 떼어내더니 나를 뒤로 돌려 안아 들었다.


“리리오페. 따뜻해. 좋은 냄새도 나. 리리는 이렇게 웃어주면 좋겠어.”


내 볼에 넬라의 차가운 볼이 닿자 그와 함께 희미한 담배 냄새도 느껴졌다. 그녀의 귀에 바짝 붙어서 작게 말했다.


“에밀 언니에겐 아직 비밀로 해줘.”


그렇게 말하자 넬라가 나를 안아 든 채 조심스럽게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었다.


“자. 사라도 안아주세요. 그동안 불안했을 거예요.”


그렇게 말하며 나를 내밀어 에밀 언니에게 붙였다. 에밀 언니가 나를 받아들고 꼭 안아주었다.


“리리오페. 너를 잃어버렸을 때 정말 무서웠어. 다시는 못 만나게 될까 봐. 돌아와서 기뻐."

“나도. 언니를 다시는 못 볼까 봐 슬펐어. 이제 동물원 가자고 억지 부리지 않을게.”

“괜찮아. 억지 부려도. 동생은 언니에게 그렇게 할 수 있는 존재니까.”

“그래도 미워하지 않아?”

“내가 너를 미워하는 것보다 세상에 더 어려운 일은 없을걸.”


그렇게 한참 에밀 언니에게 안겨 있는 사이 넬라가 시엘에게 작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바쁘지 않으면 같이 집에 다녀오지 않을래요? 무거운 것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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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 리리오페 19.09.24 17 1 6쪽
38 38. 코리엔더 19.09.23 21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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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 사라 19.08.18 25 1 7쪽
35 35. 리리오페 19.08.08 25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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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 리리오페 19.07.15 32 2 9쪽
31 31. 코리앤더 19.07.09 38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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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 코리앤더 19.05.16 30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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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 코리앤더 19.04.26 32 3 7쪽
19 19. 시엘 +1 19.04.25 33 2 7쪽
» 18. 리리오페 19.04.24 36 2 6쪽
17 17. 시엘 19.04.23 31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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