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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저녁에서만 살아가는 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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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megatown
작품등록일 :
2019.04.04 17:25
최근연재일 :
2019.10.08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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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글자수 :
144,003

작성
19.07.09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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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31. 코리앤더

DUMMY

한 번에 하나의 일만 할 수 있었던 인간일 때와 달리 프로그램을 만들면서도 적극적으로 다른 생각에 빠져들 수 있게 되었다.

일하는 코어가 하나. 생각하는 코어가 하나.


4개의 스레드를 돌릴 수 있지만, 발열 제어가 되지 않아 평상시에는 두 개만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다고 들었다. 더운 환경에 있거나 발열 제어가 어렵게 되면 하나만 남거나 슬립 모드로 들어간다.


인간이었을 때에도 졸리면 잠들었었으니 더워지면 졸음이 쏟아지는 상태라고 생각해야 할까? 내가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 지금 다른 육체에 들어간 그 기억을 가진 나. 심경이 매우 혼란스럽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기로 다짐했다.

건강한 몸을 가졌고, 생각의 속도는 좀 더 빨라졌다. 하나의 코어만 활성화하면 움직이고 사고하는 능력이 인간일 때에 비해 둔하다. 두 개의 코어에서는 인간의 능력을 살짝 넘어선 느낌이다. 4개의 코어 모두 활성화되었을 때는 더는 인간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생각의 속도, 신체의 반응 속도, 망각이 없는 기억. 두 개의 코어에서는 인간보다 조금 더 나은 단기 기억이었지만, 4개의 코어는 순간순간의 모든 일을 기억했다.


그와 반대로 인공신체는 건강하기만 할 뿐, 인간일 때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작고, 근육도 부족한 아이 같은 몸. 신체의 반응 속도가 빨라지긴 했지만, 민첩함이 증가하는 경우와는 달랐다. 인간의 기억과 반도체로 이루어진 두뇌. 인간과 비슷한 기능의 신체. 모든 게 불균형이다.


3일간의 적응 기간이 지나자 태어났을 때 받았던 몸처럼 완벽하게 익숙해졌다. 사라가 인공두뇌의 설계와 동작 방식을 설명했지만, 수많은 수학 공식과 함께 나열된 전문 용어로 이해하기를 포기했다. 어쩌면 4개의 코어 모두 활성화 한 다음 공부하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내가 잘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하니 적당히 흘려들었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해야 하니 오늘 저녁은 느긋하게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연구실 밖의 눈이 녹은 벤치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자 차가운 저녁 바람이 조금은 따뜻하게 느껴지고 그렇게나 밝게 비추었던 태양 빛이 서쪽에서 희미해져 금색으로 구름을 물들였다.


마지막 빛이 하늘 저편으로 사라지는 순간 시엘이 밖으로 나와 나를 발견하고 목발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 그의 얼굴이 엷은 어둠에 녹아든다.


그가 옆자리에 앉자 순식간에 밤이 되었다. 밤의 기운이 사방에 가득해지고 발치에 어둠이 묻히자 그가 입을 열었다.


“얼굴 표정이 잘 움직이게 되었네?”


희미하게 웃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뭐 때문에 얼굴을 안 보였어요? 그보다, 나 몰래 얼굴이 안 움직일 때를 봤단 말이죠?”

“성공할 자신이 없었거든.”

“나는 몇 번째인가요?”


그렇게 무표정하게 묻자 그가 곤란한 얼굴이 되었다. 오른손을 들어 검지로 자기 뺨을 긁기에 내가 다시 질문을 바꾸었다.


“나도 프로그램 개발로 돈을 벌었기에 알아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지 못하잖아요.”

“신체에 들어갔을 때를 기준으로? 아니면 처음부터?”

“충분한 대답이 되었으니까. 숫자는 말 안 해도 괜찮아요.”


그의 표정으로 보아 두 자릿수? 어쩌면 세 자릿수 실패를 경험했었겠지. 멍하게 앉아 있었기에 하나의 코어만 돌리고 있었지만, 계속 가만히 앉아 있을 거라면 에너지 낭비를 할 필요는 없어 보여 그대로 대화를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때요? 리리오페만큼 귀엽나요?”


그렇게 말하며 왼손으로 머리카락을 가만히 쓸어 뒤로 넘겼다. 얇은 머리카락이 자리 잡지 못한 채 다시 앞으로 넘어왔다.


“응.”

“추태를 보였던 본체의 카피는 없었나요?”

“듣고 싶어?”

“아뇨.”


신체 기능을 내 기억을 가진 프로세서가 제대로 몸을 제어하지 못했다면 토하거나 그보다 더 심한 짓도 했을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치매 같은 행동을 했을지도 모르지.


“춥지 않아? 감각은 어때?”

“솔직히 말하면, 너무 인간 같아서 무서울 정도랍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얼굴을 보지 않고 대화만 한다면 넬라양과 다른 점을 못 느끼겠는걸.”

“아직 몇 마디 안 했잖아요?”

“말투나 억양. 성격이 묻어나는 목소리. 물론 목소리 톤은 달라졌지만, 그래도 넬라 양 특유의 어투가 있어.”

“성공한 기분이 어때요? 기쁘지 않아요?”

“성공했다는 실감이 나지 않네. 다만, 넬라 양과 다시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점은 기뻐.”

“이렇게 변해버렸어도 여전히 내가 좋아요?”


나의 말에 그가 놀란 표정이 되었다. 그를 처음 봤을 때부터. 처음 만났던 날 이후 내가 살짝 가깝게 접근하자 금방 나에게 호감을 품게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리리오페와 사라를 대할 때와는 다른 분위기였으니까.


“여자의 감은 무섭네.”

“당신만 둔한 거예요. 사라도 알고 있을걸요? 그녀의 머릿속엔 다른 것들이 가득 차 있어서 타인의 관계에 관심이 없을 뿐. 귀엽다. 귀엽다. 다 큰 성인 여성에게 몇 번이나 말했다고 생각해요? 그런 말을 하는 남자의 표정을 보면서 어떻게 눈치채지 못할 거로 생각해요?”

“그리고 지금은 그때보다 더 귀여워.”


그런 말을 듣자 갑자기 말문이 막히고 얼굴에 열이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빠른 속도로 열을 식혀주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과 동시에 사라는 대체 어떻게 만들었기에 이런 반응도 인간과 똑같이 만든 걸까? 하는 순수한 의문이 생겨났다.


“응. 좋아해. 넬라의 외모도 좋았지만, 내가 알던 어떤 여자와도 달랐거든. 내가 아는 여자라 해봐야 몇 명 없었지만.”

“아깝겠어요. 제 육체는 사라지고 없으니 이제는 좋아해도 플라토닉 러브밖에 못 하잖아요?”

“뭐, 그건 아깝네.”


내가 한 농담에 가볍게 대답했다. 나 역시 솔직하게 자기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시엘에게 호감이 있었다.


“들었어요. 리리오페 홀로 우주에 가지 않는다는 걸.”

“응. 인공지능 하나를 더 만들 예정이라고 했어.”

“나도 지금은 인공지능이니 우주로 올라갈 후보가 될까요?”


나의 말에 시엘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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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1. 코리앤더 19.10.07 18 2 4쪽
40 40. 사라 +2 19.10.01 30 3 8쪽
39 39. 리리오페 19.09.24 17 1 6쪽
38 38. 코리엔더 19.09.23 21 1 6쪽
37 37. 리리오페 19.08.21 22 1 7쪽
36 36. 사라 19.08.18 25 1 7쪽
35 35. 리리오페 19.08.08 25 1 7쪽
34 34. 오로라 19.08.02 26 1 7쪽
33 33. 시엘 19.07.19 26 1 6쪽
32 32. 리리오페 19.07.15 32 2 9쪽
» 31. 코리앤더 19.07.09 38 1 7쪽
30 30. 시엘 19.07.01 26 1 8쪽
29 29. 리리오페 19.06.17 31 1 8쪽
28 28. 사라 19.06.09 27 1 7쪽
27 27. 사라 19.05.28 28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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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 코리앤더 19.05.16 30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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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 코리앤더 19.04.26 32 3 7쪽
19 19. 시엘 +1 19.04.25 33 2 7쪽
18 18. 리리오페 19.04.24 35 2 6쪽
17 17. 시엘 19.04.23 31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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