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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봉신통(鳳神通)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대체역사

연재 주기
려강
작품등록일 :
2019.04.04 19:58
최근연재일 :
2019.11.08 23:27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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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38
글자수 :
215,437

작성
19.04.1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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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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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9쪽

삼명육신통경(三明六神通經)

DUMMY

유정의 기억이 18년 전으로 돌아갔다.

조민의 어머니 다화(茶花)는 동창 제독 조천달의 동생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환관이 되기 전 사모하던 연인이었다. 운남의 동백꽃을 닮았다 하여 다화라 불렀다. 그녀 역시 명 동창의 일급 살수였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왜군의 동향 파악을 위해 조선으로 잠입했다가, 왜군에 발각되어 달아나다 중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게 되었다.


다행히 유정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 다화는 옥골선풍 유정의 극진한 보살핌과 인품에 현혹되어, 해서는 안 될 사랑에 빠져버렸던 것이었다. 다화는 동창 여자 살수들의 비술인 구미혼마술를 이용하여 유정을 유혹하여 하룻밤 만리장성을 쌓아버렸다.


비구승인 유정은 여색을 물리치지 못한 어리석은 자신을 크게 질책하였다. 참회하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오직 백성만을 생각하며 왜적을 물리치는 일에만 전념을 하였다. 그날 이후로 단 한 차례도 다화를 만나주지 않았다.


임신한 다화는 북경으로 돌아가지 않고, 자신의 은신처인 평양성 혜화옥에 숨어서 조민을 출산하였다. 그 후에도 여러 차례 유정을 찾아갔지만, 유정은 한사코 만나주지 아니하였다. 마지막으로 유정에게 단 한 번만이라도 모녀를 만나줄 것을 애원하였으나 끝끝내 유정은 만나주지를 않았다. 절망한 다화는 다음 생에서 만나자는 눈물로 쓴 서찰 하나만을 남기고 와룡 계곡에 몸을 던져 이슬처럼 사라졌다.


그러나 이 슬픈 사연이 어찌 된 것인지 조천달에게는 다화가 유정의 손에 비참하게 죽었다고 전해졌다. 조천달은 다화의 원수를 갚기 위해 다화의 딸인 조민을 양녀로 들이고, 천하제일 살수로 길러 복수의 그 날만을 기다려왔던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 리가 없는 조민은 친아버지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눈 것이었다.


****


해인사 의승 승규의 치료 덕에 조민은 거의 기력을 회복하였다. 그러나 영악한 조민은 자신이 회복된 사실을 모두에게 숨겼다.


“이봐! 너 잠깐만 이리 와 볼래”

조민은 자신을 유독 좋아하는 것 같이 보이는 꺼벙한 나기술에게 접촉을 시도했다.


“나 말이니?”

나기술은 귀여운 조민이 자신를 부르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심심해서 그러는데, 나랑 좀 놀아줄래”

영악한 조민은 이미 기술이 유정의 명으로 자신의 쌍격천뢰를 분석하여 새롭게 만든다는 것을 파악하고서 접근한 것이다.


“나는 말재주도 없어 재미가 없을 건데”


“괜찮아! 음흉한 쟤들보다 네가 훨 좋아”

조민은 일부러 내가 들으라고 큰 소리로 말하는 것 같았다.


“아니야 친구들도 다 좋은 애들이야.”

순진한 기술은 영악한 조민에게 홀라당 영혼이 넘어가 버렸다. 그날 이후 기술은 조민에게 홀려 모든 것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말았다.


눈치가 백 단인 만담은 이런 조민이 도무지 미덥지가 않았다.


“기술아! 너 저 살수 계집에게 홀리면 안 된다. 제는 꼬리가 아홉 달린 여우다.”

만담은 기술에게 정색을 하며 꾸짖었다.


“염려 말고 그냥 나한테 맡겨둬”

기술은 자신이 좋아하는 조민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만담의 충고가 거슬렸다.


“저 계집은 방장님을 죽이려 한 살수란 것을 잠시도 잊으면 안 된다.”


“나도 알고 있어!”

기술의 목소리에 잔뜩 짜증이 묻어있었다.


“그만해!”

나는 아무래도 둘 사이에 뭔 사달이 날 것 같아 짧게 한마디 했다. 만담과 기술은 그 후에도 몇 마디씩 주고받았지만, 대장인 나의 명령에 곧 수그러들었다.


총상을 입은 유정이 한 달이 지나도록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뭔가 작심을 한 듯 나를 불러 앉혔다.


“만봉아! 그 아이는 어찌 되었느냐?”

“많이 회복된 것 같습니다”

“다행이구나”


유정은 검붉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한참 동안 사색에 잠겼다. 그리고는 품속에서 낡은 서책 한 질을 꺼냈다.


“이것은 삼명육신통경(三明六神通經)이다. 자각 조사님이 나에게 맡기신 것인데 내가 공력이 부족하여 아직 전부 통달하지를 못하였구나. 이제 네가 받들었으면 좋겠다.”

그 말에는 많은 회한이 서려 있는 듯했다.


“이제 이 경을 너에게 전하려 하니, 예를 갖추고 받들도록 하라”


“안됩니다. 사형! 어찌 미련한 제가....”


“만봉아! 문수의 뜻이다. 어서 받들어라”

갑자기 유정의 눈이 무섭게 변했다.


“알겠습니다”

나는 두려움에 삼명육신통경을 향하여 삼배를 올리고, 엎드려 두 손을 받쳐 들었다.


우르릉 쾅!

내 손 위에 삼명육신통경이 올려지자, 천지신명이 준동한 듯 마른하늘에 벼락과 천둥 비바람이 몰려왔다.


“나무만주수리! 제자 유정 삼명육신통경을 만봉에게 전하니 부디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경건하게 전수식을 마치자 유정은 다시 평소의 얼굴로 돌아왔다.


“이 진경은 받들기 위해서 너는 지금까지 모든 위기를 잘 모면했다. 이제는 경의 이치를 터득하여 문수의 뜻을 행하도록 하여야 한다.”


“저는 진정 두렵습니다”


“허허! 이제부터 마음을 굳건히 가지고 우선 이 자리에서 구결부터 머리에 담아 두도록 하여라”


“명심하겠습니다”


“본래 우리 문수사는 무당과 뿌리는 같다. 무당을 만든 장 진인의 4대 제자 중 하나인 백두 선사가 문수의 계시를 받아 입문하셨고, 백두문수사를 창건하고 오늘까지 수백 년간 그 명맥을 유지해 온 것이었다.”


“알겠습니다”

나는 오늘에서야 백두문수사의 뿌리를 알았다. 하지만 아직 내가 가야 할 길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서는 유정은 품속에서 소중한 작은 옥 패와 서찰을 꺼내는 것이었다

“이 패는 너의 모친이 네가 성인이 되면 전해주라 한 것이다”


“사형이 저의 어머니를 아십니까?”

나는 처음 듣는 어머니 이야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우연한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을 뿐이다”


“어머니에 대해 자세히 들여 주십시오”


“나도 잘 모른다. 다만, 이 옥 패를 가지고 북경 원정사를 찾아가거라 거기에 가면 네 어미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유정이 준 어머니의 옥 패를 소중히 가슴에 품었다.


“그런데 이 서찰은 무엇입니까”


“그 서찰은 이곳을 나가면 그 아이에게 전해주었으면 한다.”


“그 조민이라는 살수 말입니까?”


“그렇다”


이후 열흘 동안 나는 백련암 법당에서 용맹정진하며 삼명육신통경 구결을 암기했다.


‘구결은 반복해서 암기하였건만, 그 뜻은 너무나 오묘하여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구나’


열흘 후 유정은 해인사 승가 제자들과 속가제자인 만나고 삼총사를 한 자리에 불었다.


“이제 나는 폐관에 들어갈 것이다. 이 시각 이후 누구도 백련암에 들어올 수 없다”

목소리에 비장함에 스며있었다. 그리고 만나고 삼총사에게도 한마디 덧붙였다.


“너희들은 이제 이곳을 떠나거라.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마라”


유정은 눈을 감고 마지막 계 송을 남겼다.


지팡이 하나 의지하고 한세상 살아보니

물소리 바람 소리 변한 것이 없는데

흰 구름 석양에 비쳐 붉게 보이듯

허망한 육신! 세속에서 허상만 쌓았구나


동북방의 마지막 지존인 유정마저 그 생을 다하고 떠났다. 이제 조선을 지키던 은사들을 모두 사라졌다. 모든 것이 오직 나의 손에 넘겨진 것처럼 어깨가 무거웠다.


나는 유정에게 삼명육신통(三明六神通)을 물려받았지만, 나의 선천적 기를 백분 활용할 수 있는 무도(武道)의 오묘한 경지는 깨닫지 못했다. 단지 현각의 금강십이지 신공 일부와 천각의 기풍호신술이 전부였다. 일월마천검술도 고수의 초입 정도였다. 그래서 내공도 들쭉날쭉했다.


****


“우리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만담은 백련암을 막상 떠나려고 보니 마땅히 갈 곳이 없는 듯 보였다.


“우선 너희들에게 보여 줄 게 있는데 모두 따라와 봐”

기술은 처음으로 유정과 자기만 아는 비밀장소를 공개했다.


“아니 여기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나는 해인사 경내에 있는 비밀 작업실의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라서 입이 딱 벌어졌다.


해인사 경내에 천연 암 굴로 된 거대한 비밀 작업실이 있었고, 여기저기 이상한 금속 쪼가리와 목재들이 잔뜩 늘 부러 있었다. 공방 중앙에는 큰 물체 덩이가 무명천으로 덥혀 있었다.


“애들아! 놀랄 일은 지금부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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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봉신통의 탄생 19.05.03 237 1 12쪽
39 야간기습 대전 19.05.02 203 1 9쪽
38 중과부적(衆寡不敵) 19.05.01 179 1 11쪽
37 조천달의 야욕 19.05.01 191 2 12쪽
36 사쓰마 대전 19.04.26 191 1 13쪽
35 심수(深水)에 악연을 흘려보내고 19.04.26 197 2 9쪽
34 일전불사 19.04.25 201 1 15쪽
33 알에서 깨어 날개를 달다 19.04.25 231 1 12쪽
32 비도탈명(飛刀奪命) 19.04.24 229 2 12쪽
31 신검일체(身檢一體) 19.04.24 218 1 10쪽
30 살수 체험 19.04.22 249 1 9쪽
29 황제와 짧은 대면 19.04.22 216 2 11쪽
28 비무대회 19.04.21 230 2 14쪽
27 시험에 들다 19.04.20 222 2 13쪽
26 다시 북경으로 19.04.20 232 2 13쪽
25 임황아! 19.04.19 245 2 19쪽
24 개방과 엮이고 19.04.19 239 2 15쪽
23 곰보 방주의 정체 19.04.18 229 2 8쪽
22 태극은 살짝 비켜나고 19.04.18 250 3 9쪽
21 길 없는 길을 찾아서 19.04.17 247 2 11쪽
20 두 번째 만난 악귀만행 +1 19.04.17 260 5 10쪽
19 통크게 놓아주고 19.04.16 240 4 11쪽
18 태극과의 조우 19.04.15 281 4 11쪽
17 살수 조민을 찾아! 19.04.15 277 4 10쪽
16 짧은 만남과 이별 19.04.14 299 5 11쪽
15 동창에 잡혀가다 19.04.14 28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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