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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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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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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라미아 대륙 - 2

DUMMY

2. 라미아 대륙 - 2


유현과 카리오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땐 전투가 아직 한창이었다. 그들은 나무 위에 서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카리오는 나무 위가 적응이 안 됐는지 나무 몸통을 안고 있었다.


오우거와 싸우는 인원의 수는 늘어나 있었다. 새롭게 늘어난 사람들은 어떤 집단에 속해 있는지, 모두 통일된 복장을 하고 있었다.

기간트 역시 3대나 늘어나 있었다.


“저 녹색 괴물과 강철 거인은 내가 느끼지도 못하고 갑자기 나타났다. 어디서, 어떻게 나타난 거지?”

“저건.. 신의 천벌 때문이에요..”

“신?”


신이란 말에 유현 눈이 빛냈다. 자신을 이곳에 보낸 존재도 신이었다.


“자세히 말해봐라.”

“제가 태어나기 전 일이라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는 데까지 설명해 드릴게요.”


카리오가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설명했다.


약 20년 전까지 라미아 대륙엔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20년 전 그날, 당시 가장 거대했던 국가인 루자엔 제국 영토에 검은 우박이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본적도 없던 다양한 몬스터들이 우박이 내렸던 장소 근처에서 끊임없이 튀어나왔다.


사방에서 밀려드는 몬스터에 군대는 적절히 대응할 수가 없었고, 서서히 보급도 끊겼다.

결국, 1년 만에 전 국토가 몬스터에게 잠식당했다.


아수라장을 피해 사람들은 타국으로 벗어났다. 황제와 황족 역시 제국을 버렸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검은 우박을 분석했고,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 왜곡의 힘이 있음을 파악했다. 사람들은 검은 우박을 블랙스톤(Blackstone)이라 명명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블랙스톤을 가공해 아공간을 인위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블랙 룬(Black Rune)을 만들었다. 게다가 블랙 룬에는 마나-셀의 마나력을 증폭시키는 힘도 있었다.

강대국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블랙스톤 발굴에 열을 올렸다. 제국을 멸망시킨 블랙스톤이 바야흐로 새로운 국력의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저희 같은 스톤 헌터(Stone Hunter)가 생겨난 거예요. 대부분 망해버린 루자엔 제국의 사람들이지만요..”

“흠..”


유현의 눈은 깊어져 있었다. 신이 자신을 이곳으로 보낸 이유가 블랙스톤과 관련돼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몬스터라는 놈들이나 강철 거인은 세계의 경계를 뚫고 나타났다는 거로군. 블랙 룬이란 게 그걸 인위적으로 생성할 수 있도록 만드는 물건이고.’


유현은 상황을 나름대로 정리했다. 그러나 아직 몇 가지 확인할 사항이 남아있었다.


“그럼 헌터들과 같이 싸우는 저들은 누구냐.”

“아, 카이엔 신성국 군대에요. 언제 어디서 왜곡이 생길지 몰라 주로 타국 진지에 거점을 두고 발굴 활동을 하거든요.”


헌터들과 카이엔 군대의 전투는 막바지로 가고 있었다. 카이엔 국의 기간트와 병력에게 오우거는 속절없이 쓰러졌다. 남은 건 두 마리뿐이었다.


“저 강철 거인과 군사들이 지닌 무기의 힘은 꽤 강력하다. 왜 군대가 나서서 블랙스톤을 찾지 않는지 알고 있나?”


군사들은 대부분 카리오의 총과 비슷한 무기를 지니고 있었다. 거기서 발사된 날카로운 바람이 오우거의 살을 베어갔다.


“카이엔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직접 발굴하기는 해요. 옛 루자엔 국토를 서서히 점령하면서요. 그런데 블랙스톤은 대부분 땅속 깊숙이 박혀있어서 찾기가 힘들어요.”


유현은 전에 카리오가 삽으로 땅을 파던 모습을 떠올렸다.


“예전엔 군대가 빠르게 진격하면서 블랙스톤을 찾기도 했는데, 사방에서 갑자기 왜곡이 일어나 몰살당한 일이 많았대요. 그래서 요즘엔 주로 헌터들을 먼저 보낸 후 지켜보다가, 블랙스톤이 없다는 확신이 들 때만 움직여요.”

“그렇군. 직접 위험을 감수하느니 헌터들을 갈아 넣어서 블랙스톤을 얻는다는 거로군.”

“...”


신랄한 평가에 카리오가 말을 잃었다. 그러다 유현은 문득 이상함을 느꼈다.


“그런데 단순한 이변일 수도 있는 일을 왜 신의 천벌로 부르지?”

“그건 저도 잘.. 다들 천벌로 부르니까..”

“흠.”


시큰둥한 반응에 카리오가 눈치를 봤다.


“저.. 돌아가면 제가 아는 아저씨한테 같이 가요. 그 아저씨는 아실 거예요.”

“그러지.”


유현의 눈치를 보던 카리오가 조심스레 얘길 꺼냈다.


“근데 형은.. 아니, 유현 님은 어디서 오셨어요?”


유현이 너무 아는 게 없어 보이자 꺼낸 말이었다.


카리오의 질문에 유현이 잠시 말을 잃었다. 몇십 년 만에 형 소릴 듣자 자신이 젊어졌음을 실감했기 때문이기도 했고, 자신이 온 곳을 설명하기가 복잡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냥.. 먼 곳에서 왔다.”

“아, 남쪽에는 마법공학 기술도 많이 안 퍼진 곳이 있다고 하던데 그쪽에서 오셨나 봐요. 전 그렇게 강력한 검술도 처음 봤어요.”


유현의 말에 카리오가 멋대로 생각해 납득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도 자신이 태어난 곳을 벗어나 다른 도시에 가본 일이 없었다. 그저 얘기만 주워들었을 뿐이라 유현의 대답을 자신의 기억과 짜 맞췄다.


유현이 카리오를 통해 라미아 대륙을 알아가던 사이, 헌터들과 오우거와의 전투는 이미 끝나있었다.

헌터들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오우거 가죽을 벗기고, 힘줄을 뽑아냈다.


“저것들도 돈이 되나 보군.”

“네. 블랙스톤만큼은 아니지만.. 오우거 가죽이랑 힘줄은 기간트의 재료로 쓰이거든요.”


유현이 처음 기간트 내부를 관조했을 때 골격 사이사이에 연결되어 있던 질긴 소재가 오우거의 힘줄이었다.

과거에는 다른 소재를 사용하거나, 아예 없이 제작한 경우가 많았으나 몬스터가 등장한 이래 오우거 힘줄이 가장 가성비가 좋은 재료였다.


‘강철 거인의 이름이 기간트였군.’


작업 중인 헌터들을 바라보던 유현이 깊은 눈으로 입을 열었다.


“신의 천벌이 아니라 신의 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군.”

“다른 나라 입장에선 그럴 거예요. 뭐, 저도 제국이 망한 이후에 태어나 천벌이란 말이 와 닿지는 않지만.. 그래도 땅에 살고 싶기도..”


‘땅?’


유현이 카리오의 말에 의아함을 느껴 말을 꺼내려는 순간 헌터들과 카이엔군 사이에 소란이 일었다.


“이건 너무한 거 아니오!!”

“말조심하라! 우리 군이 아니었으면 그대들은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

“그렇긴 하지만! 고작 가죽 다섯 장이라니!”

“란돌, 그만해..”


헌터들과 군대 사이의 전리품 배분이 문제였다.

주변에 죽은 오우거 시체는 15마리가 넘었지만 여섯 명의 헌터들에게 돌아가는 가죽은 얼마 없었다. 그나마도 값비싼 힘줄은 하나도 받지 못했다.


팀의 리더, 란돌이 흥분한 모습을 보이자 다른 헌터들이 그를 말렸다.


“알겠습니다, 소대장님. 가죽 다섯 장만 받겠습니다. 비행선으로 가자, 란돌.”

“제길..”


헌터들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돌아갔다. 그 뒷모습을 보던 카이엔 군 소대장이 비웃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흥. 국가도 없이 하늘에 떠 있는 놈들 주제에.”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란돌과 헌터들이 치욕스러움에 몸을 떨었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유현이 카리오의 목덜미를 잡고 나무 위에서 내려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카리오가 아연실색했다.


“어.. 어억.”

“가자.”

“어디로..”

“저들을 따라가야 한다고 하지 않았었나?”

“아! 네, 네!”


유현과 카리오는 카이엔 군을 지나쳐 헌터들을 따라갔다.

카이엔 군 소대장은 그들이 지나치자 비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훗. 무서워 숨어있던 다른 헌터들이 있었나? 인심 써서 가죽 한 장 더 주지.”


유현은 피식 웃을 뿐이었다.


‘어디에나 이런 놈들이 존재하는군. 나중에 네놈이 천마신교의 적이 되지 않기만을 기도해라.’


카리오는 자신이 이제 완전히 안전해졌다는 생각에 소대장 말에도 별 반응이 없었다.

정작 소대장의 말에 놀란 건 앞서가던 헌터들이었다.


“너! E급!”

“카리오, 무사했구나..”

“네.. 이분이 도와주셔서..”


카리오와 헌터들은 서먹했다. 바로 몇십 분 전 버리고 갔던 이들과 버림받은 자의 만남이었다.

헌터들은 조금 당황한 모습이었다.


“그래, 어쨌든 다행이다. 같이 돌아가자.”

“네..”


그들은 서로 말없이 비행선으로 향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유현도 피식 웃으며 그들을 뒤따랐다.



---



강철의 물체가 제법 빠른 속도로 하늘을 날아갔다.

비행선은 그렇게 크진 않았지만, 헌터들과 유현이 전부 타기에 넉넉한 크기였다. 적색으로 도색된 강철 몸체에, 꼬리 쪽엔 프로펠러가 돌고 있었다.


비행선 갑판 전방에 유현과 카리오가 서 있었고, 다섯 명의 헌터들은 갑판 후방에 위치한 조종석과 가까운 곳에 앉아있었다.


‘이것도 신기하군.’


유현은 처음 타본 비행선에 제법 놀랐다.

조화공을 통해 비행선 내부를 관조한 유현은 내부에 박혀있는 마나-셀 7개가 동력이 되고 있음을 파악했다. 비행선 바닥에는 유현이 알 수 없는 문자가 새겨진 하늘색 룬이 4개 박혀있었다.

내공을 담고 있는 물체, 마나-셀이 이 세계에선 곳곳에 사용되고 있음을 느낀 유현이 카리오에게 말했다.


“네가 가진 무기를 한번 줘봐라.”


유현의 말에 카리오가 잠시 머뭇거렸지만, 그는 이미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었다.

카리오가 허리춤에 메고 있던 총을 건넸다.


“C급 마나-셀이 달린 마력총이에요.”


유현이 마력총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내부를 관조했다. 총 몸통 뒤쪽에 마나-셀이 붙어있었는데, 양옆 표면이 외부로 노출돼있어 안에 담긴 마나량을 파악할 수 있는 구조였다. C급 마나-셀엔 1갑자 정도의 내공이 담겨있었다.


“마나라는 게 이 파란색 물체에 담겨 있는 것을 뜻하나?”

“네, 맞아요. 제건 C급 마나-셀이라 2마나력이 담겨있어요.”


카리오의 설명에 유현이 생각에 잠기며 마나력과 내공의 기준을 파악했다.


‘흠. 여기선 내공을 마나로 부르나 보군. 1갑자가 대략 2마나력 정도..’


그리곤 란돌을 턱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그럼, 저기 붉은 머리가 지닌 검에 달린 마나-셀은 3마나력이겠군?”


유현이 파악하기로 란돌의 검에 박힌 마나-셀에는 1갑자 반 정도의 내공이 담겨있었다.


“아, 네. 맞아요. B급 마나-셀이에요.”


마나에 대해 잘 모르는 눈치였던 유현이 보는 것만으로도 안에 담긴 마나량을 파악하자 카리오가 의아해하며 답했다.


‘그럼 아까 기간트 내부에 있던 마나-셀은 대략 2갑자니 4마나력, A급이겠군. 그리고 1마나력이 D급.’


유현은 마나-셀의 급을 메기는 기준을 나름대로 정리했다. 이는 이 세계의 전반적인 무력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였다.

중원에서도 흔히 일류무사나 이류무사 따위로 급을 나누곤 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류무사 보단 일류무사의 수가 적었다. 이류무사 역시 삼류무사보단 수가 적었다. 이러한 사실이 이 세계라고 다르진 않을 터였다.


‘대략 B급, 1갑자 반 정도의 내공이 이곳의 평균적인 수준이겠군. 싸우는 거 보니 내공 운용법이 부실하긴 하지만.’


그러다 문득 다른 헌터들이 카리오를 E급으로 부른 것을 기억하곤 카리오의 내공을 살폈다. 그의 몸속엔 내공, 즉 마나가 쌓여있지 않았다.


“저들이 널 E급이라 부르더군. 그럼, 사람도 같은 등급으로 매기나?”

“예. 맞아요. 일반적으로 A급 마나유저가 가장 높고, E급이 가장 낮죠.. A급 위로 몇몇 특별한 사람들은 S급으로 부르고요. 게다가 그 위도 존재한다는 소문도 있어요.”

“흠.”


라미아 세계에선 보유한 마나량을 바탕으로 그 등급을 정했다. 사람 역시 같은 기준이어서 A급 마나유저가 A급 헌터가 되는 것이었다.

특히 S급 이상의 마나유저는 마스터라 불리며 대우를 받았다.


유현은 이와 같은 구분을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 그가 살았던 중원만 해도 실력의 삼 할은 숨기라는 명언이 있을 정도로 무인들은 힘을 모두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이 세계의 기준이 되는 내공은 더더욱 숨겼다. 일류니, 이류니, 절정이니 하는 것도 내공이 기준이 아니었다. 게다가 내공의 보유량이 모두 실력과 연관되는 것도 아니었다.


이에 대해 스스로 납득할만한 이유를 찾던 유현은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이곳엔 무력집단이 딱히 없나 보군.”

“네? 무력.. 집단이요? 아아! 남쪽의 해적 연합 같은 거요?”


유현이 말한 무력집단은 다양한 문파와 무인을 포함한 무림 그 자체를 뜻했다. 하지만 카리오가 받아들인 무력집단은 유현이 온 곳이라 그가 멋대로 생각한 남쪽 비슨 제도의 많은 해적과 용병단이었다.

두 사람이 각자 생각한 의미는 달랐지만, 뜻은 얼추 통했다.


“네, 맞아요. 이곳엔 주로 군대가 있죠. 뭐, 헌터 길드가 생기긴 했지만, 주로 헌터들의 임무 지원만 하고요.”

“그렇군.”


무림은 도산검림(刀山劍林). 말 그대로 칼끝의 세계였다.

무림에선 영원한 친구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 길을 가다 눈먼 칼에 비명횡사 당하기도 하는 세상이다. 무인들이 온전히 힘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놓고 다니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었다.


하지만 라미아 세계에선 주로 군대에 의해 힘이 통제되고, 군사력이 국가의 국력을 표출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였다.

군대는 엄격히 관리되어야 하는 필요 때문에, 무력을 가장 파악하기 쉬운 방법인 보유 마나량으로 등급을 나눈 것이었다.

유현의 이런 추측은 거의 정확했다.


마나량을 기준으로 등급을 나눈 다른 이유는 기간트의 발견 때문이었다. 탑승자의 보유 마나량을 바탕으로 기간트의 최대 출력을 높일 수가 있기 때문에 마나유저의 등급이 중요했다.


‘그럼 저 빨간 머리 녀석이 A급으로 가장 높군. 나머지는 주로 B급과 C급..’


A급 빨간 머리, 팀의 리더 란돌이었다.

헌터들은 특이하게 마나를 모두 심장 부근에 쌓아두고 있었다.


‘흠. 여러 가지로 재밌는 곳이군. 신 녀석.. 아니, 신에게 고마워해야겠군.’


유현은 낯선 세상이 흥미로웠다. 자신을 이곳으로 보낸 신이 고마워졌다.

그리고.. 이곳에 이룩할 천마신교의 모습을 기대했다.




재밌게 보셨다면 추천, 선작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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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 벨라룸 아이언해머 - 1 +1 19.04.10 159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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