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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님의 침묵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드라마

완결

최장르
작품등록일 :
2019.04.08 16:31
최근연재일 :
2019.07.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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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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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3화 만남

님의 침묵




DUMMY

008.


성학이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여옥이 살갑게 맞이한다.

“오늘은 일찍 퇴청하셨네요.”

“아이는 보채지 않고 잘 놀았나?”

“놀다마다요. 냉큼 안방으로 드세요.”

성학이 관모와 관복을 벗는 동안 옆에서 시중을 들던 여옥이 받는 족족 한쪽 시렁에 가지런히 걸어놓는다. 성학이 아이를 품에 안고 아랫목을 차지한다. 여옥이 슬그머니 서안(書案) 위에 보자기 하나를 올려놓는다.

“이게 뭐요?”

성학이 대수롭지 않은 듯 묻는다. 여옥이 동공을 궁굴리며 조바심을 낸다.

“글쎄, 낮에 웬 사내가 불쑥 대문으로 들어서더니, 따따부따 말도 없이 이걸 놓고 갔지 뭡니까?”

“집을 잘못 찾은 게지.”

“저도 그리 알고 쫓아가 재차 물었죠. 남산골 한 좌랑 댁 아니냐며 되묻더라고요.”

여옥이 보자기를 풀어헤치자 한지를 덮은 귀함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함 안에는 은전 한 묶음과 비단 서너 필이 가지런히 담겨 있다.

“어머나, 이게 다 뭐람? 생전 처음 만져보는 청나라 은전과 백사, 청사가 아닌지요.”

의심쩍은 성학은 얼른 아이를 아내에게 떠맡기고 귀함지 안팎을 유심히 살핀다.

“도대체 누가 이리도 귀한 물건을 일개 좌랑한테 전한단 말이오. 여보, 사내가 무슨 말이나 서찰을 남기지 않았소?”

“아무리 물어도 한 좌랑 댁이 맞지 않느냐며 막무가내로 놓고 가더라고요.”

“이상하군! 서신도 전언도 없이 누가 이런 귀한 물건을······”

성학은 연신 고개를 도리질치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마님, 저녁상 들입니다요.”

“어서 들이게.”


밥상을 내온 유모가 여옥으로부터 아이를 넘겨받는다. 성학은 밥을 먹는 내내 귀함지를 힐끔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009.


남산 아래쪽은 술을 잘 빚고, 북쪽은 떡집이 성하다 하여 남주북병(南酒北餠)이라 일컫는다. 호주가(好酒家) 사이에서도 남주(南酒)를 대표하는 곳 중에서 으뜸으로 꼽는 남촌의 주막거리는 인파들로 늘 북적거린다.

삼천리 방방곡곡을 떠도는 보부상들은 단골집 구석을 차지한 채 구면이 등장할 때마다 안부를 묻느라 수선을 떤다. 평안도 성천(成川)이나 강계(江界) 등지에서 은광으로 떼돈을 번 잠채꾼들은 호방한 기질을 주체하지 못해 안달이다. 제물포에서 한강까지 새우젓과 소금을 싣고 온 뱃사공들은 밀린 뱃삯을 받지 못해 강술을 마친 터라 이미 코가 삐뚤어진 상태다.

하필이면 호기가 방자한 잠채꾼의 뚝배기에서 녹슨 못이 나온다. 신경이 거슬린 잠채꾼 두령이 상을 뒤엎는다. 깍두기를 담은 종지가 공교롭게도 잔뜩 부아가 난 선장의 무르팍에 떨어진다.

일순 잠채꾼과 뱃사공 사이에 거친 설전이 펼쳐진다. 사공과 격군으로 이루어진 뱃사공들은 도망 노비나 전과자로 구성된 잠채꾼에 비해 결코 결기가 뒤지지 않는다.


“무식한 서북 놈들 같으니라고. 어디서 돈 자랑이야? 국법으로 잠채를 다스리는 것도 모르나? 굴비 엮듯이 줄줄이 포승줄에 묶여 포도청으로 압송되어야 정신을 차리지!”

선장이 기름을 붓자 비트적거리며 다가온 광부가 대거리한다.

“저눔의 똥강아지가 지금 뭐라 했니? 너, 나한테 무식하다고 한 거이니? 이놈의 종간나 새끼, 내 가만두지 않갔어! 이리 오라우!”

순식간에 잠채꾼과 뱃사공이 뒤엉켜 패싸움을 벌인다. 국밥집 주인인 혹부리 영감과 허드렛일을 하는 중노미가 뜯어말려보지만 헛수고일 뿐이다. 좌판에 늘어놓은 소머리와 돼지머리가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진다. 혼전 중인 싸움판에 거지 떼가 비집고 들어가 바닥에 나뒹구는 고깃덩이를 잽싸게 낚아챈다.


국밥집 골목에서 패싸움을 목격한 강진모 좌랑이 일행들을 인솔한다.

“저런 경칠 놈들 같으니라고. 오늘은 혹부리 영감네는 텄네, 그려. 꼽추네로 가세.”

오만기 정랑이 너스레를 떤다.

“기껏 양골국 먹자고 혹부리 영감네까지 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퇴청하고 달려온 길이 허망하구먼!”

예조 관원들은 구경꾼을 비껴간 뒤 희미하게 주등(酒燈)이 내걸린 주막으로 이동한다. 대문 앞에다 물을 뿌리던 중노미가 선비들을 알아보곤 히죽거린다.

“술어미, 예조 분들이 오십니다요!”

손님 시중을 들던 사월이가 상을 물린 채 반갑게 달려 나온다.

“어머나! 예조 관아 어르신들, 어서 납시와요!”

사월이가 간드러진 목소리로 그들을 맞는다.

“이런 맹추 같은 것들을 봤나? 눈 뜬 당달봉사라더니······”

술어미는 움직일 때마다 가채머리가 기우뚱거릴 뿐 아니라 꼽추라서 걸음걸이도 뒤뚱거린다. 술어미가 중노미와 사월이에게 연신 곰방대를 휘저으며 지청구를 퍼붓는다.

“나으리들, 어서 오십시오. 쇤네가 아랫것들을 잘못 가르쳐 점잖으신 나으리께 누를 끼쳤사옵니다. 일자무식이라 경국대전도 모르니, 어찌 예조 관아 어른들께서 기방에도 얼씬 못한다는 규율을 알겠사옵니까? 부디 제 불찰이오니 노여움을 푸시고 봉놋방으로 드시지요.”

“이 사람이 클 날 소리를 하는군! 누가 들으면 예조 관원들이 기생집을 기웃거리는 줄 알겠네!”

성균관 출신으로 천거(薦擧)를 통해 예조에 부임한 양익겸 좌랑이 호통을 친다.

“나으리도 참! 꼽추 집에 기생은 없어도 사월이가 있지 않사옵니까?”

사월이가 콧소리를 내며 농을 건다. 익겸이 눈을 지릅뜬 채 눈망울을 사납게 궁굴린다.

“에헴! 그래도 수작을 걸 셈이더냐?”

“에잇, 나으리도 참!”

사월이는 슬쩍 엉덩이를 흔들며 익겸의 둔부를 툭 건드린다.

“나으리, 무엇으로 대령할까요?”

“퇴청이 늦어 시장하구나. 술은 소주로 내오고, 진안주로는 떡산적과 조기구이를 구워 주거라. 그리고 장국밥을 머릿수대로 말아 올려라!”

일행 가운데 선임인 천호근 정랑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주문을 넣는다.

“뭐니 뭐니 해도 궂은날에는 국물을 쪼아야 합죠. 벌써부터 양지머리 푹 우려서 맑은 국물을 내놨으니, 쉬엄쉬엄 드시면 되옵니다요.”

사월이는 익겸에게 옷고름을 살짝 물곤 눈을 깜빡거린다. 땅딸막한 술어미가 그녀를 가로막고 종주목으로 턱을 콕 찌른다.

“이런 요망한 년을 봤나! 양지머리 삶으라고 할 땐 귓등으로도 안 듣고 부뚜막에서 졸던 년이 생색내는 데는 언제나 버선발이지. 나으리, 이 모든 게 다 쇤네의 불찰이오니 너그럽게 봐주십시오.”

술어미는 뒷발길질로 사월이를 내쫓은 뒤 관원 가운데 좌장인 호근의 곁에 달라붙어 술을 따른다.


남촌 주막거리에 어둠이 짙게 깔린다. 포졸들이 패싸움에 연루된 잠채꾼과 뱃사공을 줄줄이 엮어 포도청으로 연행한다. 코가 깨지고 머리가 피투성이가 된 폭력배들이 포졸의 감시를 받으며 꼽추네 국밥집 앞을 지난다. 사월이와 중노미가 구경을 하며 혀를 찬다.


“뭣들 하는 거야? 벌써 안채에서 술을 시킨 지가 언젠데? 주막거리에서 틈만 나면 싸움박질에다 불구경이건만······, 아직도 눈이 벌게서 구경하고 있으니, 내 원 참나! 사월이 이년, 냉큼 와서 술 안 내올래?”

지청구가 듣기 싫은 사월은 귀를 틀어막고 부엌으로 꽁무니를 뺀다. 거나하게 취한 선비들 사이에서 성학만이 온전하다.

“입궐했을 때 부승지 대감이 귀띔을 해주더군. 이번 사행은 조대비전과 흥선군의 합작품이라고.”

호근이 운을 떼기가 무섭게 익겸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정랑 나으리, 흥선군이라 하면, 이하응을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까?”

강 좌랑이 되묻는다.

“정랑 나으리, 그나저나 이번 사행단에 드는 예조 관리는 가문의 영광이 아니겠습니까?”

호근이 수염을 매만지며 대꾸한다.

“관직에 몸을 담은 자라면 능히 사행길 장도에 오르는 꿈을 꾸다마다.”

성학은 무심히 술잔을 홀짝거린다. 호기심이 발동한 오 정랑이 덧붙인다.

“사행을 다녀오면 일 품계 특진에다가 밀무역으로 한몫 두둑이 챙길 수가 있지. 어디 그뿐이던가. 주상의 용안을 알현하고 상계할 수도 있으니, 이보다 더 큰 출세의 첩경이 어디 있단 말인가!”

익겸이 천 정랑을 곁눈질하며 아부를 떤다.

“과거에 등과한 지도 벌써 십삼 년 차이신데, 이번 예조에서 서문관 수행원이 천거된다면 의당 천 정랑 나으리가 되셔야죠.”

나이 지긋한 호근은 흐뭇한 표정으로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나이로 보나 녹으로 보나, 이번 사행의 순번은 내가 돼야 하지 않겠나? 일 차는 내가 낼 테니, 맘껏 드시게. 술어미? 여기 특별 진안주 하나랑 도가니 수육 한 뚝배기 올리시게!”


불콰해진 선비들은 각자의 잔을 마시고 머리에 붓는 시늉을 한다. 천 정랑이 저마다의 잔에 술을 가득 채운 뒤 한 순배를 더 돈다. 술잔을 내려놓은 성학은 슬그머니 봉놋방을 빠져나온다. 마당 한가운데 놓인 화로에서 불씨가 솟구치며 주위를 환히 밝힌다.

뒤꼍으로 간 성학은 휘영청 밝은 달을 바라보며 뒷간의 거적을 걷어 올린 채 오줌을 눈다. 어깨를 으쓱하던 그가 바지춤을 훔치려는 찰나 거뭇한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다.


“귀신이면 썩 물러가고, 속물이면 낯을 드러내라!”

성학은 달빛을 등진 그림자 속에서 잿빛 수염을 보곤 화들짝 놀란다.

“예조 좌랑들 중에 기개가 남다르다더니만 참말이군.”

“대관절 뉘신데 알은체를 하는 거요? 혹시 안채 얘기를 엿들었소? 보아하니 초로를 훌쩍 넘긴 노인께서 주막거리에서 봉변이라도 당할 심사인 게요!”

별안간 사내가 웃음을 터트린다.

“내 비록 풍찬노숙을 하며 고생을 했다마는 노인이란 소리를 듣기에는 아직 이르네. 내가 여기 온 것은 오직 자네를 보러 온 걸세.”

강파른 얼굴에 머리칼이 반백이라 노인으로 오해받을 만하지만 자세히 보니 눈빛만큼은 형형하여 상대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성학은 오금이 저린 듯 제자리에서 오도 가도 못한다.

“이번 사행길은 정례 행사인 동지사와 격이 다르다네. 이번 사행단은 주청사의 임무도 병행하게 돼 있네. 조대비께서 조선왕조의 운명을 결정할 친서를 작성하셨네. 이번 사행길의 목적이 바로 서태후에게 조대비의 친서를 전하고 윤허를 받는 것이네.”

사내의 근엄한 어투에 말문이 막힌 그가 마른침을 삼킨 후 용기를 낸다.

“주청사라 함은 청국 황제께 중대한 국사를 청할 때 파견하는 사행이거늘, 촌부께서 감히 조대비를 운운하며 입에 올릴 일은 아니라고 보는데······”

성학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하응이 말허리를 자른다.

“이틀 내로 연통이 있을 예정이야.”

“대관절 무슨 연관이 있어서 함부로 망언을 하는 거요?”

“서장관 수행원 예조 좌랑 한성학!”

“감히 주막 뒤채에서 국사를 논하다니, 국법이 무섭지도 않소? 당장 포도청에 고변하여 미치광이 버릇을 고쳐놓기 전에 썩 물러나시오.”

“하하핫! 미치광이라? 그것참 옳은 말이군.”

“보자 보자 하니, 이 작자가 제명을 살기는 글렀군!”

“하하핫! 눈썰미가 제법인걸! 내가 바로 장안에 떠들썩한 미치광이 파락호 이하응일세!”

성학은 소스라치게 놀란 나머지 흰자위를 희번덕거린다. 그러곤 달빛을 받아 푸르스름한 안광이 번뜩이는 사내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흥선군 이하응이라? 그렇다면 난 조선의 왕이로다!”

성학은 가소롭다는 투로 일갈한다.

“얼마 전 남산골 집으로 이번 사행길에 보태 쓸 여비 좀 보냈으니, 사양하지 말고 거둬두시게.”

며칠 전 불현듯 다녀간 아버지와 느닷없이 보따리를 내놓던 아내의 얼굴이 겹친 것일까. 성학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오른다.

“곧 세상이 개벽할 테니, 조선의 앞날을 지켜주시게.”

성학이 정색하며 꾸짖는다.

“흠! 나이가 지긋하여 점잖게 봐주려고 했지만, 참 요망한 작자로군! 내일 당장 사람을 보내시오. 받은 물건을 돌려주리다. 그리고 한 번만 더 쓸 데 없는 짓을 했다간 관가에 역모죄로 고변하여 옥고를 치르게 한 테니, 내 말 명심하는 게 신상에 이로울 거요!”

하응은 덤덤하게 말을 잇는다.

“청나라가 외세와 아편전쟁을 치르며 흔들리고 있다고 들었네. 그저 자네는 북경에서 벌어지는 정세와 선진문물에 대하여 목격한 것을 작성하여 조대비전에 소상히 올리기만 하면 되네.”


성학이 고리눈을 뜨고 하응과 눈싸움을 벌일 즈음, 섬돌에서 신발을 신으며 비틀거리던 오 정랑이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한 좌랑! 포졸들이 순라를 돌 시간이네. 냉큼 길을 떠나야 하네.”

“좌랑 어른! 정랑께서 이차로 내외주막으로 간다니 서두르십시오!”

익겸이 목청을 돋우자 성학이 대답한다.

“곧 갑니다!”

성학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술어미가 나선다.

“그 천박한 도화년이 뭐가 좋다고 그러시우?”

“짤록한 허리에 복사꽃 닮은 아미가 그리 흔하더냐?”

강 좌랑이 술어미의 곱사등을 툭 건드린다.

“봉긋한 젖무덤은 또 어쩔 거랍니까?”

익겸이 받아친다.

“듣자 하니, 그 요사한 도화년이 문틈으로 야시시한 팔목을 내밀고 사내들 정신 줄을 빼앗는다는데, 말이 좋아 내외주막이지 청상과부를 빙자해서 헤픈 웃음으로 남정네 꼬드기는 불여시가 아니고 뭐랍디까? 허구한 날 팔뚝에 백분을 바르는 것도 모르고 양귀비가 울고 갈 백옥 같은 피부라며 속고들 있으니, 내 원 참나, 귀신이 곡할 노릇이구먼!”

땅딸막한 체구의 주모가 흥흥거리며 콧잔등을 벌렁거린다.

“주모가 아무리 도화 흉을 보고 욕을 한다고 한들 지금 당장 눈앞에서 어른거리는 아낙은 도화뿐이니, 낸들 어쩌겠나!”

익겸이 약을 올리자 사월이가 입술을 실룩거린다.

“나으리들이 눈이 멀고 귀가 자셨구먼! 도화년이 마냥 청상과부인 줄 아시오? 밤마다 안방에서 떡메를 치는 소리가 요란하다는데, 어디 기둥서방이 한둘인 줄 아시냐고요! 나으리들이 진정한 계집의 맛을 아신다면 그런 여시한테 한눈팔지 않을 텐데······, 참 안타까운 일이구려.”

“요년, 질투하는 것 좀 보시게? 다정도 병이라더니 질투가 화를 낳는구나. 막내는 좋겠다.”

강 좌랑이 양 좌랑을 흘깃거리며 농을 친다. 양 좌랑이 사월이의 궁둥이를 찰싹 때린다.

“푸른 치마를 두른 과부면 어떻고, 쓰개치마를 뒤집어쓴 곰보면 또 어떠냐? 달항아리 닮은 네 궁둥이보단 호리병 같은 도화의 허리춤에 더 눈이 가는걸!”

익겸의 농담에 모두들 크게 웃는다.

“아니, 도대체 한 좌랑은 뒷간에 가서 아직 안 온 겐가?”

오 정랑이 뒤꼍을 기웃거린다.


일행과 사월이가 나누는 질펀한 농지거리를 엿듣던 성학은 성큼 뒤돌아본다. 조금 전까지 장승처럼 우뚝 서 있던 흥선군이 보이질 않는다. 그는 두억시니에 홀린 듯 고개를 내저으며 일행에게 다가간다.


“서두릅시다. 곧 인경이라 순라꾼한테 쫓길 판이오!”


오 정랑이 앞장서서 주막을 벗어나다가 그만 몸을 웅크린다. 골목 모퉁이에서 불빛이 어른거리다. 곧이어 순라꾼 두 명이 초롱을 들고 주변을 살피며 다가온다. 일행은 싸리문을 뛰어넘어 고샅길로 냅다 달리기 시작한다.

아쉬운 듯 성학은 연신 뒤를 돌아본다. 저만치 초롱에 비친 순라꾼의 그림자만이 골목 어귀에 길게 드리울 뿐, 하응의 흔적은 온데간데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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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118화 맥아더 원수 +1 19.06.04 136 2 14쪽
117 117화 기만방송 +1 19.06.03 133 2 13쪽
116 116화 코리안 커넥션 +1 19.06.01 144 2 12쪽
115 115화 잠수함 +1 19.05.30 197 2 13쪽
114 114화 6.25 전쟁 +1 19.05.29 160 2 12쪽
113 113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특명 1호 ‘폭풍’ +1 19.05.21 138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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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111화 '암호명 A-1' +1 19.05.18 13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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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75화 박정희와 최태민 +1 19.05.07 135 2 9쪽
74 74화 중일전쟁(中日戰爭) +1 19.05.07 128 2 13쪽
73 73화 강제이주 +3 19.05.06 124 1 12쪽
72 72화 마루타 +1 19.05.06 122 1 12쪽
71 71화 막후 실력자 +1 19.05.06 122 2 13쪽
70 70화 마오쩌둥과 스탈린의 등장 +1 19.05.06 126 1 15쪽
69 69화 천황결사옹위청년단 +1 19.05.05 129 1 15쪽
68 68화 후흑학(厚黑學) +1 19.05.05 132 1 13쪽
67 67화 경몽장(耕夢莊) +1 19.05.05 124 1 12쪽
66 66화 학교(學校) +1 19.05.05 126 1 8쪽
65 65화 국제연맹(國際聯盟) +1 19.05.05 126 1 19쪽
64 64화 나타샤 +1 19.05.05 126 1 11쪽
63 63화 보고서 +1 19.05.05 126 1 11쪽
62 62화 시인과 영웅 +2 19.05.04 138 2 15쪽
61 61화 탄생의 비밀 +2 19.05.04 132 2 18쪽
60 60화 국경수비대 +1 19.05.03 127 2 13쪽
59 59화 제네바협약 +4 19.05.03 132 2 18쪽
58 58화 명백한 운명 +1 19.05.03 125 1 16쪽
57 57화 미두취인소(米豆取人所) +1 19.05.03 129 1 12쪽
56 56화 생포(生捕) +1 19.05.02 129 2 13쪽
55 55화 참패(慘敗) +1 19.05.02 127 2 14쪽
54 54화 향수병(鄕愁病) +1 19.05.02 129 2 18쪽
53 53화 음악회 +1 19.05.02 130 2 18쪽
52 52화 들개 진구 +1 19.05.02 131 2 24쪽
51 51화 가락지 +3 19.05.02 134 2 26쪽
50 50화 덫 +1 19.05.01 137 1 28쪽
49 49화 추격전(追擊戰) +1 19.04.30 126 2 35쪽
48 48화 쌍성보전투(雙城堡戰鬪) +1 19.04.30 132 2 39쪽
47 47화 광휘와 빅터 +3 19.04.29 133 2 33쪽
46 46화 특별수사본부(特別搜査本部) +4 19.04.29 130 2 41쪽
45 45화 만저우리(滿洲里) +4 19.04.28 123 3 35쪽
44 44화 폭풍전야(暴風前夜) +1 19.04.28 124 3 37쪽
43 43화 Boys, be ambitious! +1 19.04.27 132 2 39쪽
42 42화 만주국(滿洲國) +5 19.04.27 140 2 38쪽
41 41화 만몽영유계획(滿蒙領有計劃) +1 19.04.26 137 3 25쪽
40 40화 재회(再會) +1 19.04.26 139 3 30쪽
39 39화 빅터 한 +1 19.04.25 144 3 49쪽
38 38화 박진만 +2 19.04.25 157 3 45쪽
37 37화 정보국 5과 +3 19.04.24 154 3 51쪽
36 36화 마적(馬賊) 왕리 +2 19.04.24 156 3 49쪽
35 35화 삼두정치(三頭政治) +2 19.04.23 152 3 42쪽
34 34화 주찬 +1 19.04.23 149 3 51쪽
33 33화 만주야사(滿洲野史) +2 19.04.22 147 3 50쪽
32 32화 서광휘 +2 19.04.22 150 3 47쪽
31 31화 국내진공작전(國內進攻作戰) +2 19.04.21 177 4 47쪽
30 30화 미쓰야협정(三矢協定) +4 19.04.21 151 4 46쪽
29 29화 출산(出産) +3 19.04.20 162 4 43쪽
28 28화 밀항(密航) +2 19.04.20 150 4 45쪽
27 27화 불령선인(不逞鮮人) +1 19.04.19 149 4 43쪽
26 26화 님의 침묵 +1 19.04.19 157 4 48쪽
25 25화 이민(移民) +2 19.04.18 167 4 39쪽
24 24화 회자정리(會者定離) +2 19.04.18 158 5 44쪽
23 23화 여걸(女傑) 수잔 +5 19.04.17 160 4 46쪽
22 22화 3·1 만세운동 +5 19.04.17 161 4 44쪽
21 21화 천적(天敵) +1 19.04.16 161 5 49쪽
20 20화 아카키 타이요우(赤木太陽) +4 19.04.16 169 5 52쪽
19 19화 망국(亡國) +4 19.04.15 177 3 49쪽
18 18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3 19.04.15 179 3 46쪽
17 17화 한성진격작전(漢城進擊作戰) +4 19.04.14 176 4 49쪽
16 16화 의병전쟁(義兵戰爭) +4 19.04.14 182 4 43쪽
15 15화 춘투(春鬪) +5 19.04.13 194 3 47쪽
14 14화 암살미수(暗殺未遂) +4 19.04.13 210 3 37쪽
13 13화 결혼(結婚) +3 19.04.12 287 6 42쪽
12 12화 돈버거 +9 19.04.12 270 7 44쪽
11 11화 대한제국(大韓帝國) +2 19.04.11 290 7 45쪽
10 10화 김출세(金出世) +7 19.04.11 316 8 42쪽
9 9화 낙향(落鄕) +4 19.04.10 337 8 42쪽
8 8화 혁파안(革罷案) +4 19.04.10 355 9 41쪽
7 7화 증기자동차 +2 19.04.09 414 12 22쪽
6 6화 2차 사행(使行) +2 19.04.09 419 13 24쪽
5 5화 견문록(見聞錄) +5 19.04.08 466 14 19쪽
4 4화 북경(北京) +1 19.04.08 572 12 19쪽
» 3화 만남 +1 19.04.08 700 13 15쪽
2 2화 1차 사행(使行) +2 19.04.08 1,031 14 14쪽
1 1화 파락호(破落戶) 이하응 +17 19.04.08 2,003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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