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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님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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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르
작품등록일 :
2019.04.0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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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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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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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쪽

6화 2차 사행(使行)

님의 침묵




DUMMY

014.


‘북경견문록(北京見聞錄)’은 실학을 옹호하는 젊은 지식층 사이에서 널리 유포된다. 서구 문화를 연구하는 독서회가 성행하면서 중국어나 영어로 출간된 각종 과학서나 지리지, 백과총서, 소설 등이 한글로 번역된 ‘방각본(坊刻本)’의 형태로 운종가(雲從街)의 책방에서 불티나가 팔려나간다.

북경견문록이 세간의 이목을 끌던 1863년에 조야(朝野)를 뒤흔드는 사건이 발생한다. 진주에서 일어난 민란이 방방곡곡으로 번지면서 ‘농민항쟁’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민란이 들불처럼 창궐하여 걷잡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철종(哲宗)은 관군을 파견하여 농민들을 압박한다.

안동김씨(安東金氏)의 꼭두각시놀음에 빠진 철종은 끝내 추위가 극심하던 1863년 12월 후사 없이 병사한다. 철종이 승하한 지 닷새 만에 조대비는 흥선군(興宣君) 이하응(李昰應)의 둘째 아들 ‘명복(命福)’을 조선의 제26대 왕으로 옹립한다. 당시 명복의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마침내 세도정치(勢道政治)를 몰아낼 절호의 기회를 잡은 조대비와 이하응은 개혁노선에 박차를 가한다. 정국을 쥐락펴락하는 조대비가 똬리를 튼 대조전은 드나드는 발길로 문턱이 닳을 정도다.

저잣거리를 전전하던 파락호(破落戶)에서 하루아침에 왕의 아버지가 된 이하응은 ‘대원군(大院君)’으로 봉해지면서 일약 정권의 일인자로 떠오른다. 격세지감이랄까. 나는 새도 내려와 꾸벅 절을 하고 간다는 영의정 김좌근의 집 앞을 서성거리던 많은 정객들이 이번에는 대원군이 거처하는 운현궁(雲峴宮) 앞에서 장사진을 이룬다.

대원군이 사랑채로 쓰는 노안당(老安堂)으로 주요 요직에서 천거된 관리들이 속속 모여든다. 인사개혁안을 담당하는 이조 참의(參議)가 대원군에게 보고한다.


“현재 비변사와 육조를 장악했던 안동김씨 일족을 대거 파면시켰으며, 의정부와 삼군부를 부활시키기 위한 법조를 마련 중입니다.”

“음, 잘 하셨소.”

이번에는 승지(承旨)의 차례다.

“개혁안을 왕명으로 정하기 위해 영의정과 좌의정 대감을 필두로 여러 학사들이 교서관에 모여 ‘대전회통’을 편찬 중에 있습니다. 또한, 신법전이 현장에서 실행하는 데에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 행정법규와 관례를 담은 ‘육전조례’를 다듬고 있습니다.”

“법통이 서야 왕명이 바로 서는 법이거늘, 이제야 안동김씨 손에 놀아나던 나라꼴이 제대로 돌아가는 듯하오.”

대원군이 흡족한 미소를 머금고 공조 참의를 턱짓으로 지적한다. 기다렸다는 듯 공조 참의가 목소리에 힘을 준다.

“대원군 마마께서 하명하신 절차대로 경복궁 중건에 대한 실사를 마쳤습니다. 개국을 한다는 일념으로 공조의 모든 관원들이 불철주야 경복궁 창건에 매달려······”

아부에 익숙하지 않은 대원군이 못마땅한 듯 혀를 찬다.

“쯧쯧쯧. 이번 경복궁 중건을 담당할 영건도감을 설치하겠소. 한성부판윤 박규수를 지경연사 겸 공조판서에 임명하여 영건도감의 제조로 삼을 것이오!”

규수가 넙죽 엎드린다.

“대원군 마마,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청국에 영선사를 파견할까 하는데, 경들의 의견은 어떠하신가?”

모두 입을 모아 한목소리를 낸다.

“옳은 결정이옵니다.”

대원군은 슬쩍 말석에 앉은 성학에게 시선을 옮긴다.

“이번 영선사의 서장관은 예조 정랑이 맡아주게.”

성학이 머리를 조아린다.

“대원군 마마의 명을 성실히 받들겠사옵니다.”



015.


노안당(老安堂)에서 개혁안이 마련될 즈음 운현궁(雲峴宮) 앞으로 가마가 접근한다. 평범해 보이는 가마라지만 쪽빛 쾌자를 입은 건장한 장정들이 에두른 것으로 짐작컨대, 반갓집 안방마님의 내행(內行)은 아닌 성싶다. 가마가 운현궁의 하마석 앞에서 멈춘다. 청지기가 촐싹거리며 다가온다.


“대원군 마마께서는 오늘 국사가 다망하시니, 기약을 하고 다시 오시오.”

“대조전에서 왔다고 전하라.”

호위군관이 넌지시 귀띔한다. 청지기는 코를 씰룩거리며 숫자가 적힌 목패(木牌)를 건넨다.

“대조전이고, 동태전이고 간에 내 알 바 아니고, 일단 저기 보이는 목판 위에다 적을 올려놓고 대기하시오. 오늘 중으로 순서가 올 지는 내 장담 못하지만······”

호위군관이 황망한 듯 눈을 부라린다. 청지기는 아랑곳 않고 실랑이가 벌어지는 쪽으로 눈을 흘긴다.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새치기를 하는 거야! 당장에 멍석말이를 당해야 정신을 차릴 텐가!”

청지기는 사람들을 호되게 나무란 뒤 여전히 거들먹거린다. 군관은 청지기의 꼴불견을 더 이상 두고 볼 의사가 없다는 듯 제법 근엄한 목소리로 겁박한다.

“칼이 목에 닿아야 정신을 차리겠느냐. 혼쭐이 나기 전에 냉큼 노안당에 기별을 넣거라!”

군관의 호령에도 청지기는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 군관이 성큼 다가가 그의 사타구니를 쥐어틀자 그제야 고분고분하다.

“알았수다, 알았어! 나 아직 장가도 못 갔소! 제발 이것 좀 놓고 얘기합시다.”

군관이 헛기침을 하며 손아귀를 푼다. 청지기가 한쪽 다리를 절며 대문 안으로 사라진다.

“집사 나리, 밖에 좀 나가보쇼. 대조전인지, 동태전인지에서 온 불량배가 가마를 안으로 들이겠답니다. 누차 안 된다고 했는데도 무력을 써서 그만 내 거시기를······”

낌새를 알아챈 집사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한다.

“뭐라고? 대조전이라고?”

“그게 뭐유? 먹는 거유?”

“이런 무식한 놈을 봤나! 오늘부로 똥지게를 짊어질 각오나 하고 있어!”

집사는 청지기의 급소를 냅다 발로 걷어차곤 잰걸음으로 솟을대문의 문턱을 넘는다.

“대원군 마마! 급히 나와 보셔야 할 것 같사옵니다.”

“대관절 무슨 일이더냐?”

“대조전에서 가마가 당도했다 합니다.”

집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노안당의 여닫이문이 벌컥 열린다.

“뭐라 했냐? 대조전이라고 했느냐?”

“예!”

“당장 안채에 기별하거라!”

버선발로 마당에 나선 대원군과 관료들이 솟을대문을 넘은 가마 앞에 머리를 조아린다.

“대왕대비 마마, 이렇게 누추한 곳까지 어인 행차이십니까? 언지를 주셨으면 입궁하여 알현하였을 텐데······”

하응이 가마에서 내린 조대비에게 허리를 숙여 예를 다한다.

“조정의 신료들이 모이는 곳이 곧 대전 아니겠소? 의당 한가한 소첩이 대전을 찾는 게 도리가 아닙니까?”

하응이 얼른 허리를 굽실거리며 안절부절못한다.

“마마, 말씀을 낮추십시오. 소인 앞에서 소첩이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조대비가 거드름을 피운다.

“아니, 임금의 아버지인 대원군이 아니시오? 의당 소첩이 주상의 아버지한테 머리를 숙여야지요.”

“아니 되옵니다. 마마님은 왕실의 큰 어르신인데, 그리할 수는 없사옵니다. 하대하여 주시옵소서.”

조대비는 본인도 껄끄럽게 여기던 호칭의 문제가 거론되자 내심 반기는 눈치다.

“명색이 주상의 할미가 되어 소첩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그럼 뭐가 좋겠소?”

“당연히 주상의 대왕대비 마마시니까, 마마님이 편하실 대로 하명하시면 되옵니다.”

“그리 알리다. 할미가 어떻소?”

“마마님이 편하실 대로 따르겠나이다.”


조대비와 대원군이 호칭을 정리할 즈음 안채로부터 달려온 부대부인(府大夫人) 민 씨가 마당에 넙죽 엎드려 절을 한다. 그 뒤를 따르던 식솔들도 일제히 납작 엎드린다.

“어서 일어나시지요. 주상을 낳으신 부대부인께서 이러시면 아니 됩니다.”

조대비가 만류해도 민 씨는 쉽사리 고개를 들지 않는다.

“아닙니다. 누추한 곳을 방문하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나이다!”

대비가 억지로 팔을 잡아끌자 민 씨가 못 이기는 척하곤 일어난다.

“대왕대비 마마! 천기가 불손하옵니다. 어서 안채로 드십시오.”


조대비가 일행을 거느리며 노락당(老樂堂)으로 걸음을 옮긴다. 청지기만이 조대비를 향해 바닥에 코를 박고 일어나지 않는다.


“제길, 대조전이래서 먹는 건 줄 알았구먼. 애초에 대왕대비 마마라고 했으면, 큰절을 올리고 눈도장이라도 받아놓을걸! 이런 미련한 곰탱이가 또 어디 있을꼬.”


청지기가 제 머리를 쥐어박으며 울상을 짓는다.



016.


조대비가 아랫목에 자리를 잡는다. 대원군과 부대부인이 큰절을 올린다.

“어서 이리로 가까이 오세요.”

조대비는 부대부인의 손을 꼭 잡는다.

“부대부인이 아니었더라면 조선왕조의 혈통이 끊어질 뻔했습니다.”

“아니옵니다. 이 모든 게 대왕대비 마마가 성은을 베푸셔서 가능한 일이옵니다.”

“내가 왕조의 법통을 이은 대비가 아니겠소. 그러니 주상을 낳으신 부대부인께서도 능히 대비의 칭호를 받아야 마땅합니다.”

“은혜가 하해와 같아 몸 둘 바를 모르겠나이다.”

조대비가 밖을 보곤 한쪽 눈을 질끈 감는다. 나인들이 함 여러 개를 들고 안으로 든다.

“이제 주상의 모후가 되셨으니, 궁내부의 법도에 따라 의관을 갖추셔야 합니다. 이건 내가 드리는 게 아니고, 왕가의 법도에 따라 지급되는 것이니 받아두세요.”

조대비가 함을 열자 온갖 장신구들이 형형색색의 빛을 내뿜는다.

“마마,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부대부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거듭 절을 한다.

“부대부인, 대왕대비 마마께서 어려운 길을 오셨으니, 다과상을 내오도록 하세요.”

대원군과 부대부인이 시선을 교환한다. 부대부인이 서글서글한 눈매로 조대비를 바라본다.

“마마, 보잘것없는 여염집 음식이지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정성을 다해 내오겠습니다.”

부대부인이 뒷걸음질로 물러난다. 나인들이 줄줄이 함을 들고 뒤를 따른다.

“마마님께서 예까지 왕림하실 줄은 몰랐나이다.”

대원군이 조대비의 눈치를 슬금슬금 본다.

“국정에 다망하신 줄 뻔히 아는데, 궁금한 이가 찾는 게 도리겠지요.”

“내일 입궐하여 말씀드릴 참이었나이다. 이왕지사 예까지 오셨으니, 신료들과 의논한 것을 아뢰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지요.”

하응은 허리를 곧추세운 채 고개를 꼿꼿이 쳐든다. 카랑카랑한 그의 목소리에 결기가 오롯하다.

“비변사를 혁파하여 의정부를 부활시킬 예정이고, ‘대전회통’과 ‘육전조례’를 편찬하여 왕권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왕조를 재건하는 뜻으로 잡초로 뒤덮인 경복궁을 창건할까 하는데, 마마님의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혁파안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듯해 든든합니다. 특히 경복궁 창건은 아주 잘한 일이오. 대조전 마루에 올라 경복궁 쪽을 바라보면 왠지 가슴 한구석이 허전하여 선조들께 늘 죄를 짓는 기분이었답니다. 정말 속이 다 후련하오.”

“모든 게 다 마마님의 현명하신 판단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대원위대감의 헌신이 없었더라면 감히 꿈도 못 꿀 일입니다.”

두 사람은 덕담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나저나 영선사 파견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우선 서장관에 예조 정랑을 임명했나이다.”

“잘 하셨소. 아까 보니 한 정랑 모습도 보이던데······?”

“예, 그러하옵니다. 잠시 기다리십시오. 예조 정랑, 걔 있는가? 들라하라!”

창살문 너머로 집사의 답이 돌아온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밖에 있던 성학이 안채로 들어선다. 조대비가 반갑게 맞이한다.

“어서 오시게, 한 정랑!”

“대왕대비 마마, 문안 인사가 늦었사옵니다.”

“나라의 틀을 새로 짜느라 다망한 사람이 어디 아녀자를 볼 짬이 나겠나? 하하핫!”


조대비의 짱짱한 웃음소리가 노락당(老樂堂)의 마당까지 번진다.


“자, 대원위대감과 대충 정국 현안을 살펴봤으니, 이제부터는 사사로운 얘기를 할까 하네. 내 자네를 부른 건 궁금증이 동해서 귀동냥 좀 하려고 함이야. 가까이 오시게!”

그가 조대비 앞으로 무릎걸음으로 다가간다. 그녀가 두꺼운 화첩을 펼친다.

“북경의 모습을 담은 사진첩이라더군. 이게 다 참말이더냐?”

성학은 베이징의 거리와 사람들을 찍은 화첩을 꼼꼼히 살핀다.

“사진을 보니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그녀는 인물 사진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 화첩을 건성건성 넘긴다. 무기창과 인쇄소, 학교 등의 건물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그녀의 손이 멈춘다. 그녀는 유난히 키 큰 선교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찍은 단체 사진 앞에서 눈동자를 번뜩인다.

“어허, 사람이 개미만 하질 않느냐? 이게, 다 참말이란 말이지?”

대비는 돋보기로 들여다보면서 감탄을 연발한다.

“참말이옵니다. 북경의 공장은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조선의 공장과는 천지차이가 납니다. 수백 명에 이르는 인부들이 하루 종일 각자 맡은 작업만 수행합니다. 이러한 공정을 거쳐 생산된 부품을 조립하여 완성품을 대량으로 내놓는데, 이를 ‘분업화 공정’이라 합니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 그 시초라고 들었습니다. 북경 외곽의 공장에서 흔히 목격되는 광경입니다.”

성학은 이층 건물로 지은 학교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북경 시내 곳곳에 영국과 미국, 법국, 아라사 등에서 파견된 선교사들이 학교를 짓고 신학문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대량생산을 하는 공장과 신학문을 교육하는 학교를 통해 선진문물이 자연스럽게 북경 일대에 융통되고 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던 조대비가 돋보기를 이리저리 옮겨가며 초점을 맞춘다.

“조선은 왕가에서도 행차할 때 가교를 이용하는데, 대관절 이건 무엇이더냐?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구나. 가마처럼 사람이 드는 것도 아니고, 말이 끄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움직일 수 있단 말이더냐?”

그녀는 어린아이처럼 연신 체머리를 흔든다. 그녀가 손으로 짚은 사진 속에는 시커먼 매연을 뿜으며 달리는 증기자동차에 엉성한 자세로 앉은 가족의 모습이 찍혀 있다.

“철마라 불리는 자동차입니다. 저도 하도 기이하여 수소문했더니, 영국 영사가 들여온 탈 것이라고 합니다. 서태후께서도 각별히 관심을 두는 신문물이라고 들었습니다.”

“아하! 경천동지할 일이로세!”


돋보기안경을 걸친 대원군도 화첩에 고개를 들이밀곤 혀를 찬다.

“정랑은 들으라! 이번 사행길에 특전을 하사할 테니, 이놈의 철마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들여오너라! 내 친히 타보고 얼마나 유용한 놈인지 판단할 것이야.”

“예, 그리 실행하겠나이다.”

“서해안에 이양선이 자주 출몰하여 통상을 요구한다는데, 보고된 바로는 서양인을 무슨 괴물처럼 묘사했더구나. 정녕 그들한테 금수한테서나 나는 노린내가 코를 찌르더냐?”

“그들은 육식을 주로 하는 터라 처음엔 난감하기 그지없사옵니다. 그러나 차츰 겪어보니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옵니다. 웃고 울고 화내기도 하고······, 방귀도 뀌옵니다.”

뭇시선이 입을 가린 채 키드득거린다.

“하기야, 고추, 마늘을 먹는 우리도 그들한테는 고역스러울 거야. 세상 이치란 역지사지하기 마련이지.”

그녀가 고개를 주억거리던 대원군에게 질문을 던진다.

“듣자 하니, 부대부인께서 서학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만······?”

“예, 몇몇 지인들과 별채에 모여 서학을 공부한다고 들었나이다.”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개벽하는 마당에 아녀자들도 지식을 등한시해서는 아니 되지. 나도 이참에 서학을 접해볼까 하는데, 대군은 어찌 생각하시오?”

“신문물에 관심이 많으신 마마님께서 마땅히 그러셔야지요.”

“그리 하겠소. 이번 참에 서양의 신문물을 제대로 공부해볼 요량이오. 정랑은 들으라! 이번 사행에 첩지를 내리겠다. 북경을 방문하게 되면 교류가 있는 선교사한테 내 뜻을 전하고 조선으로 초빙하거라. 이것저것 캐묻고 공부하여 조선에 필요한 신문물을 수입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함이다.”

“예, 분부대로 시행하겠나이다.”




017.


부대부인(府大夫人) 민 씨는 아침마다 일과문(日課文)을 읽을 정도로 천주교(天主敎)에 심취한다. 둘째 아들인 명복이 왕으로 등극하던 날에도 운현궁의 안채에서는 선교사가 참석하여 감사미사를 집전한다. 서학(西學)으로 일컬어지는 천주교는 정치적 셈법이 작용하기 전까지만 해도 조선 사회에 널리 성행하며 신문물의 가교 구실을 한다.

처음에 신학문의 일종으로 수용된 서학은 신분 사회가 동요하기 시작하면서 비주류에 속한 역관이나 상인, 서자, 노비 등의 계층에 널리 유포되면서 종교로 자리매김한다. 특히 궁궐에서부터 여염집에 이르기까지 부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천주교가 전국적으로 위세를 떨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1896년 민 씨는 왕의 유모였던 박마르타와 함께 프랑스 뮈텔 주교에게 세례를 받는다. 민 씨는 남진하려는 러시아를 막기 위해 베르뇌 주교를 통해 프랑스 정부의 도움까지 받으려고 시도한다.

이렇듯 초창기의 서구문물의 도입과정은 조선 사회에 만연한 구태 정치에 환멸을 느낀 아래로부터의 운동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인내천사상(人乃天思想)의 동학(東學)과 평등사상(平等思想)의 서학(西學)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던 시점으로부터 정치권의 복잡한 셈법이 개입된다. 이는 곧 전대미문의 탄압과 학살로 비화된 ‘박해(迫害)’로 기록되며 역사에 오명을 남긴다.


태평천국의 난과 아편전쟁으로 민생이 도탄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서태후와 고관대작들은 서구 열강과 국부를 밀거래하며 뒷주머니를 채우는 일에만 몰두한다. 서구 열강과 결탁된 청조는 겉으로는 개방과 개혁을 표방하며 발전을 꾀하는 듯 보이지만 이미 쇠락한 국운은 부정부패의 악취를 풍기며 곳곳에서 궤멸의 징조를 드러낸다.

두 번째 베이징을 방문한 성학은 눈부시게 발전한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대로변에는 서양식 건물이 즐비하고, 게양된 국기 아래엔 대포를 앞세운 군대가 겹겹이 도열해 있다.

거리마다 증기자동차가 매캐한 석탄가루를 흩날리며 경적을 울리는 바람에 행인들이 피신하느라 혼쭐이 나곤 한다. 간혹 변발 대신 중절모에 지팡이를 든 사내와 전족(纏足)을 감싼 금련화(金蓮靴) 대신 구두를 신은 여자들이 심심찮게 목격된다.


성학은 일과를 마치고 나면 으레 각국의 영사관이 밀집한 ‘싼리툰대로(三裏屯大路)’를 거닐며 보고 들은 정보를 고스란히 수첩에 기록한다. 처음 보는 물건은 그림을 그려가며 그 용도를 자세히 밝힌다. 전과 달리 싼리툰대로변에는 ‘공사(公私)’나 ‘양행(洋行)’이란 간판을 내걸고, 서양인들과 활발히 교류하는 민간업자들이 늘어난 점이 유독 그의 눈길을 끈다.


“격세지감이라더니 이를 두고 하는 말이군!”

성학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그의 경호를 맡은 선달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나으리, 당최 무슨 말씀이신지······?”

“전과 달라도 너무 달라서 하는 말이네!”

두 사람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거리를 건널 즈음 갑자기 경적 소리를 울리며 자동차가 득달같이 달려든다. 화들짝 놀란 선달이 허리춤에서 칼을 뽑아든다.

“저게 뭐랍니까?”

“철마라고, 증기로 가는 자동차야!”

“자동차가 뭐랍니까?”

선달이 반문을 하자마자 반대로 오던 증기자동차가 웅덩이를 지나친다. 흙탕물을 뒤집어쓴 선달이 차의 뒤꽁무니에 대고 욕설을 퍼붓는다.

“저런 호래자식을 봤나! 도대체 눈깔은 폼으로 달고 다니는 거야!”

“갈 길이 멀다. 한눈팔지 말고 어서 따라오기나 해!”

성학은 잰걸음으로 행인 사이를 헤쳐 나간다. 잔뜩 부아가 난 선달이 엉거주춤하며 그 뒤를 따른다.


성학이 도착한 곳은 ‘베이징국제구락부(北京國際俱樂部)’란 간판으로 성업 중인 사교 클럽이다. 성학은 이곳에서 1차 방문 때 교류했던 지인들과 해후한다. 성학이 지인들과 어울리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데, 지나가던 회동관(會同館)의 역관이 알은체를 한다.


“이게 누구시더라? 한 좌랑 아닙니까! 소식은 접했습니다. 한 좌랑이 입경했다고 말이죠.”

무뚝뚝하게 있던 선달이 낯선 이를 경계한다.

“좌랑은 또 뉘시오? 여기 계신 분은 좌랑 따위와는 거리가 먼 품계가 4품인 서장관이올시다.”

선달은 구정물이 튄 바지춤을 탈탈 털며 상대에게 화풀이를 한다. 가오린이 계면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호칭을 바꾼다.

“한 서장관, 감축 드리오. 승진하셨구려.”

성학은 가오린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럴 만도 하시지. 하하핫!”

가오린은 빗을 들고 보아란 듯이 기름기가 자르르한 머릿결을 빗어 가르마에 고정시킨다. 그가 말끔하게 양복까지 차려 입은 터라 성학이 못 알아볼 만하다.

“이게 누구십니까? 가오린 역관이 아니십니까!”

두 사람은 반갑게 악수를 나눈다.

“회동관에서 도통 뵐 수가 없어서 궁금했습니다.”

가오린은 회중시계가 꽂힌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건넨다.

“역관에 몸담고 있어 봐야 하늘을 볼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무역업에 손을 댔습니다. 앞으로 찬찬히 봐주십시오.”

명암을 안팎으로 살핀 성학은 그제야 주변에서 서양인과 어울리는 동양인들의 정체를 알게 된다.

“무역업이라면 상류층이 쓰는 비단이나 상아, 유리그릇 등을 취급하시나요?”

“서장관도 참! 하늘이 열린 지가 언제인데······. 지금은 총이나 대포, 화약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수달 가죽이나 인삼을 다루던 역관이 신식무기를 다루니, 세상이 개벽한 게 맞긴 맞나 보오. 하하핫!”

성학은 호탕하게 웃는 가오린을 보고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가오린은 연미복을 차려입은 꼬장꼬장한 사내가 양산을 든 여인을 동행한 것을 보곤 슬그머니 인사를 건넨다.

“그럼, 이만, 전 볼 일이 있어서요.”

홀 중앙은 껑충한 서양인을 가운데 두고 졸망졸망한 동양인들이 빙 둘러선 형국이다.

“영국 공사가 온 모양이군! 여왕의 사촌이라서 그런지, 청나라 사람들한테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군!”

성학은 부러운 시선으로 홀 중앙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선달이 퉁명스럽게 내뱉는다.

“청나라 사람보다 왜놈들이 더 많군요.”

“그걸 자네가 어찌 아는가?”

“왜국에 통신사로 나갈 때 부사 어른을 측면에서 모셨습니다. 그때 왜어를 귀동냥한 적이 있습니다.”

“흠!”

성학의 민낯에 불길한 기운이 서린다.


어느덧 사행이 막바지로 접어든다. 1차 때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서구 열강의 통상 압박을 지켜본 성학은 위기감에 사로잡힌다. 전과 달리 일본인들이 부쩍 눈에 띄는 점이 내심 내키지 않는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조선에 통신사의 파견을 요청하며 교역을 갈망했었다.

일본의 외교관들이 서양인과 동등한 자세로 정보를 교류하는 장면을 목도한 성학은 자괴감에 몸서리친다. 주눅이 들어 인사말조차 건네기를 주저하던 자신과 달리 그들은 서슴없이 서양인과 명함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주도하고 있지 않은가. 구락부(俱樂部)를 나선 성학은 숙소로 돌아가는 내내 말을 아낀다.


밤새도록 성학을 괴롭힌 것은 악몽도 아니고 향수병도 아니다. 병든 환자 앞에서 치료법을 찾지 못하는 의사의 무능이랄까. 중환자를 지켜보는 심정으로 그는 뜬눈으로 벼랑 끝에 선 조선을 뚫어져라 응시한다. 답은 정해졌다. 개혁을 하는 길밖에는 도리가 없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하는지 도무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오경(五更)이 지나도록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쳇바퀴를 돈다.


성학은 아침 일찍 회동관(會同館)을 나선다. 그가 막 골목을 벗어날 즈음 회동관 2층에서 물부리를 물고 연기를 내뱉던 선달이 옴팡눈을 뜨곤 중얼거린다.


“아니, 저 양반이 사람 쉴 틈을 주질 않네!”


선달은 잽싸게 물부리를 털어 주머니에 넣곤 가뿐하게 난간을 뛰어넘는다. 그는 대왕대비의 특명을 받은 몸이라 한시라도 성학을 놓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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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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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125화 빅터 한 재단 NEW 2시간 전 4 0 13쪽
124 124화 인천상륙작전 +1 19.06.13 32 2 15쪽
123 123화 메모리 가든 +1 19.06.12 26 2 15쪽
122 122화 겹생 +3 19.06.10 30 2 16쪽
121 121화 하와이 +1 19.06.07 40 2 14쪽
120 120화 소령 맥나마라 +4 19.06.06 41 2 15쪽
119 119화 한초희 +1 19.06.05 42 2 14쪽
118 118화 맥아더 원수 +1 19.06.04 45 2 14쪽
117 117화 기만방송 +1 19.06.03 45 2 13쪽
116 116화 코리안 커넥션 +1 19.06.01 55 2 12쪽
115 115화 잠수함 +1 19.05.30 67 2 13쪽
114 114화 6.25 전쟁 +1 19.05.29 54 2 12쪽
113 113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특명 1호 ‘폭풍’ +1 19.05.21 58 2 11쪽
112 112화 금괴수송작전 +1 19.05.19 69 2 10쪽
111 111화 '암호명 A-1' +1 19.05.18 57 2 13쪽
110 110화 악연(惡緣) +1 19.05.17 55 2 14쪽
109 109화 마지막 미션 +1 19.05.16 54 2 12쪽
108 108화 애치슨 라인 +1 19.05.15 55 2 12쪽
107 107화 연적(戀敵) +1 19.05.15 55 2 12쪽
106 106화 독살(毒殺) +1 19.05.14 58 2 12쪽
105 105화 마돈나 다방 +2 19.05.13 55 2 15쪽
104 104화 한국은행 +1 19.05.11 63 2 14쪽
103 103화 비밀거래 +1 19.05.10 67 2 12쪽
102 102화 남미이주작전 +1 19.05.10 74 2 13쪽
101 101화 트루먼 독트린 +1 19.05.10 54 2 11쪽
100 100화 숙명의 라이벌 +1 19.05.10 55 2 18쪽
99 99화 Jane Doe +2 19.05.10 57 2 13쪽
98 98화 앙숙, 이승만과 김구 +1 19.05.10 56 2 12쪽
97 97화 반도호텔 +1 19.05.10 53 2 13쪽
96 96화 좌익과 우익 +1 19.05.09 54 2 13쪽
95 95화 조선인민공화국 +1 19.05.09 58 2 17쪽
94 94화 일본패망(日本敗亡) +1 19.05.09 53 2 12쪽
93 93화 원자폭탄 +1 19.05.09 52 1 13쪽
92 92화 김일성 +1 19.05.09 56 1 14쪽
91 91화 독수리 작전 +1 19.05.09 54 1 14쪽
90 90화 이승만 +1 19.05.09 52 1 14쪽
89 89화 비밀요원 나타샤 +1 19.05.09 52 2 15쪽
88 88화 OSS(미국전략사무국) +2 19.05.09 53 2 16쪽
87 87화 승전(勝戰) +1 19.05.09 53 2 14쪽
86 86화 진주만공습 +1 19.05.08 53 1 16쪽
85 85화 갈라예프 +2 19.05.08 51 2 16쪽
84 84화 채권(債券) +1 19.05.08 56 2 11쪽
83 83화 다카키 마사오 +1 19.05.08 65 2 12쪽
82 82화 광복군(光復軍) +1 19.05.08 51 2 13쪽
81 81화 육군정보학교 +2 19.05.08 52 2 11쪽
80 80화 홍콩행 +1 19.05.07 55 3 13쪽
79 79화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 +3 19.05.07 52 2 12쪽
78 78화 김원봉과 김구 +1 19.05.07 50 2 16쪽
77 77화 까레이스키 +3 19.05.07 48 2 12쪽
76 76화 탈출(脫出) +1 19.05.07 55 2 9쪽
75 75화 박정희와 최태민 +1 19.05.07 56 2 9쪽
74 74화 중일전쟁(中日戰爭) +1 19.05.07 49 2 13쪽
73 73화 강제이주 +3 19.05.06 49 1 12쪽
72 72화 마루타 +1 19.05.06 50 1 12쪽
71 71화 막후 실력자 +1 19.05.06 53 2 13쪽
70 70화 마오쩌둥과 스탈린의 등장 +1 19.05.06 52 1 15쪽
69 69화 천황결사옹위청년단 +1 19.05.05 56 1 15쪽
68 68화 후흑학(厚黑學) +1 19.05.05 55 1 13쪽
67 67화 경몽장(耕夢莊) +1 19.05.05 55 1 12쪽
66 66화 학교(學校) +1 19.05.05 55 1 8쪽
65 65화 국제연맹(國際聯盟) +1 19.05.05 56 1 19쪽
64 64화 나타샤 +1 19.05.05 55 1 11쪽
63 63화 보고서 +1 19.05.05 56 1 11쪽
62 62화 시인과 영웅 +2 19.05.04 57 2 15쪽
61 61화 탄생의 비밀 +2 19.05.04 57 2 18쪽
60 60화 국경수비대 +1 19.05.03 57 2 13쪽
59 59화 제네바협약 +4 19.05.03 61 2 18쪽
58 58화 명백한 운명 +1 19.05.03 57 1 16쪽
57 57화 미두취인소(米豆取人所) +1 19.05.03 59 1 12쪽
56 56화 생포(生捕) +1 19.05.02 58 2 13쪽
55 55화 참패(慘敗) +1 19.05.02 60 2 14쪽
54 54화 향수병(鄕愁病) +1 19.05.02 58 2 18쪽
53 53화 음악회 +1 19.05.02 58 2 18쪽
52 52화 들개 진구 +1 19.05.02 60 2 24쪽
51 51화 가락지 +3 19.05.02 61 2 26쪽
50 50화 덫 +1 19.05.01 60 1 28쪽
49 49화 추격전(追擊戰) +1 19.04.30 60 2 35쪽
48 48화 쌍성보전투(雙城堡戰鬪) +1 19.04.30 66 2 39쪽
47 47화 광휘와 빅터 +3 19.04.29 62 2 33쪽
46 46화 특별수사본부(特別搜査本部) +4 19.04.29 62 2 41쪽
45 45화 만저우리(滿洲里) +4 19.04.28 62 3 35쪽
44 44화 폭풍전야(暴風前夜) +1 19.04.28 60 3 37쪽
43 43화 Boys, be ambitious! +1 19.04.27 61 2 39쪽
42 42화 만주국(滿洲國) +5 19.04.27 66 2 38쪽
41 41화 만몽영유계획(滿蒙領有計劃) +1 19.04.26 64 3 25쪽
40 40화 재회(再會) +1 19.04.26 62 3 30쪽
39 39화 빅터 한 +1 19.04.25 64 3 49쪽
38 38화 박진만 +2 19.04.25 67 3 45쪽
37 37화 정보국 5과 +3 19.04.24 75 3 51쪽
36 36화 마적(馬賊) 왕리 +2 19.04.24 70 3 49쪽
35 35화 삼두정치(三頭政治) +2 19.04.23 71 3 42쪽
34 34화 주찬 +1 19.04.23 70 3 51쪽
33 33화 만주야사(滿洲野史) +2 19.04.22 71 3 50쪽
32 32화 서광휘 +2 19.04.22 71 3 47쪽
31 31화 국내진공작전(國內進攻作戰) +2 19.04.21 80 4 47쪽
30 30화 미쓰야협정(三矢協定) +4 19.04.21 77 4 46쪽
29 29화 출산(出産) +3 19.04.20 83 4 43쪽
28 28화 밀항(密航) +2 19.04.20 78 4 45쪽
27 27화 불령선인(不逞鮮人) +1 19.04.19 77 4 43쪽
26 26화 님의 침묵 +1 19.04.19 82 4 48쪽
25 25화 이민(移民) +2 19.04.18 96 4 39쪽
24 24화 회자정리(會者定離) +2 19.04.18 82 5 44쪽
23 23화 여걸(女傑) 수잔 +5 19.04.17 86 4 46쪽
22 22화 3·1 만세운동 +5 19.04.17 84 4 44쪽
21 21화 천적(天敵) +1 19.04.16 83 5 49쪽
20 20화 아카키 타이요우(赤木太陽) +4 19.04.16 85 5 52쪽
19 19화 망국(亡國) +4 19.04.15 94 3 49쪽
18 18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3 19.04.15 94 3 46쪽
17 17화 한성진격작전(漢城進擊作戰) +4 19.04.14 97 4 49쪽
16 16화 의병전쟁(義兵戰爭) +4 19.04.14 98 4 43쪽
15 15화 춘투(春鬪) +5 19.04.13 100 3 47쪽
14 14화 암살미수(暗殺未遂) +4 19.04.13 108 3 37쪽
13 13화 결혼(結婚) +3 19.04.12 160 6 42쪽
12 12화 돈버거 +9 19.04.12 145 6 44쪽
11 11화 대한제국(大韓帝國) +2 19.04.11 159 7 45쪽
10 10화 김출세(金出世) +7 19.04.11 173 8 42쪽
9 9화 낙향(落鄕) +4 19.04.10 179 7 42쪽
8 8화 혁파안(革罷案) +4 19.04.10 183 7 41쪽
7 7화 증기자동차 +2 19.04.09 224 10 22쪽
» 6화 2차 사행(使行) +2 19.04.09 218 11 24쪽
5 5화 견문록(見聞錄) +5 19.04.08 247 12 19쪽
4 4화 북경(北京) +1 19.04.08 312 11 19쪽
3 3화 만남 +1 19.04.08 399 12 15쪽
2 2화 1차 사행(使行) +2 19.04.08 570 12 14쪽
1 1화 파락호(破落戶) 이하응 +17 19.04.08 1,109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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