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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님의 침묵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드라마

완결

최장르
작품등록일 :
2019.04.08 16:31
최근연재일 :
2019.07.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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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04.0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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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쪽

7화 증기자동차

님의 침묵




DUMMY

018.


성학은 선교사가 운영하는 학교 안으로 사라진다. 선달도 까치발로 그 뒤를 조용히 미행한다. 낙엽을 쓸고 있던 선교사가 성학을 발견하곤 묻는다.


“어인 일로 오셨습니까?”

“요셉 신부님을 뵈러 왔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사제관으로 가셨습니다. 사제관은 학교 뒷마당에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사를 건넨 성학이 수사를 빗겨 지나친다. 뒤미처 덩치 큰 선달이 빗질을 하려던 수사 앞에 다가간다. 놀란 나머지 수사가 무르춤하며 넌지시 묻는다.

“무슨 용무로 오셨는지요?”

선달은 성학의 말투를 흉내 낸다.

“요셉 신부님을 뵈러 왔습니다.”

성학이 기척을 느끼곤 뒤돌아본다.

“실없는 사람 같으니라고.”

선달이 그의 말투를 따라한다.

“개잠도 없는 사람 같으니라고.”

성학이 입술을 깨물고 눈을 부라리는 시늉을 한다. 선달도 고스란히 흉내 낸다.

“서두르게. 할 일이 태산이야.”


저만치 앞서간 성학이 문을 열고 사제관으로 들어간다. 선달은 턱짓으로 수사가 쥐고 있는 빗자루를 겨냥한다. 수사는 얼떨결에 그에게 빗자루를 넘긴다.

빗자루를 건네받은 선달은 지그시 눈을 감고 합장을 한다. 숨을 길게 내뿜은 그가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수록된 본국검(本國劍)의 기본자세를 취한다. 그가 발을 재게 놀릴 때마다 흙먼지가 폴폴 날린다.

그는 빗자루를 검인 양 양손에 틀어쥔 채 걸음을 사뿐사뿐 옮겨가며 자르고, 가르고, 찌르는 동작을 매끄럽게 연결시킨다. 수사는 흰자위를 굴리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어느새 구경꾼들이 빗자루나 막대기, 나뭇가지를 들고 모여들더니, 이내 어설픈 동작으로 그를 따라 하기 시작한다.


성학은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요셉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손으로 가호를 긋고 일어난 요셉이 성학을 발견하곤 적이 놀란다.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신부님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 기별도 없이 찾아왔습니다.”

“조선 사신이 입경했다는 소문이 나돌기에 설마 했습니다.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신께서 축복을 내리신 모양입니다.”

요셉은 수심이 가득한 성학에게 물 한 잔을 건넨다.

“형제님, 안색이 안 좋으시군요.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으십니까?”

연신 한숨만 짓던 성학이 체념하듯 말문을 뗀다.

“제아무리 신기술이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입니까? 돌아가면 모두 쓸모없을 텐데요.”

“아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지금 청나라와 조선의 사정은 겉으론 같아 보일지언정 속으론 너무나 달라 답답해서 하는 말입니다.

한숨을 짓던 성학이 말을 잇는다.

“서태후 황후나 조대왕대비 마마 공히 어린 아들을 황제와 주상으로 보위한 채 수렴청정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요셉은 수긍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주억거린다.

“그런데 신문물을 대하는 태도에서는 차이가 난단 말입니다.”

“차이라 하면······?”

요셉이 고개를 모로 틀며 답을 구한다.

“청나라는 예전과 달리 거리마다 개방의 물결이 차고 넘치더군요. 서양인들뿐만 아니라 일본인도 자유롭게 무역을 하고자 교류가 빈번한데, 조선은 아직도 서학을 믿으면 혹세무민한다는 이유로 중형으로 다스리고 있습니다. 겉과 속이 달라도 너무 다르지 않습니까?”

“혹자들은 조선을 ‘은자의 나라’라 칭하더군요. 그러나 내가 겪은 바로는 조선의 백성은 부지런하고 개방적이며 심지어 이방인에게 우호적이기까지 합니다. 조선을 ‘은자의 나라’라 함은 조선의 백성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라, 개방에 대하여 두려움에 떨고 있는 조정을 비꼬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성학이 흰자위를 번뜩이며 맞장구친다.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갑작스럽게 정변이라도 나면 기해년에 일어난 박해 때처럼 죄 없는 사람들을 잡아다가 처형을 할까 봐 걱정입니다.”

“그것참, 암담합니다.”

고개를 숙인 성학은 한동안 말이 없다. 얼마간 적막이 흐른다. 성학이 파리한 입술을 떨며 어렵사리 입을 뗀다.

“부탁이 있습니다, 신부님.”

이번엔 요셉이 침묵을 지킨다. 잠시 뒤 요셉은 성호를 그으며 온화한 미소를 짓는다.

“말씀해 보십시오.”

“신부님을 친히 조선으로 모시고자 합니다.”

성학은 허리춤에서 비단으로 감싼 두루마리를 꺼낸다.

“대왕대비 마마께서 친히 쓰신 첩지입니다.”

“그건 곤란합니다. 세 차례에 걸쳐 조선에서 벌어진 천주교박해사건을 두고 말이 많습니다. 교황 성하께서 선교사 파견을 전면 금지하라는 칙명을 내릴 정도였으니까요.”

“꺼져가는 조선의 불씨를 살리는 길은 오직 신분님과 같은 선각자만이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부디 조선의 청을 거절하지 말아주십시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요셉은 이마에 짙은 주름살을 드리운 채 깊은 사색에 잠긴다. 성학은 슬그머니 사제관을 빠져나온다.

밖으로 나온 성학은 잠시 하늘을 우러러보곤 한숨을 내쉰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는 우렁찬 함성이 들리는 마당 쪽으로 귀를 쫑긋 세운다. 그의 시선이 단체로 체력훈련을 하는 무리를 좇는다.

선달은 아예 웃통을 벗은 채 수사들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본국검의 기본자세를 시연하고 있다. 그가 구령과 함께 빗자루를 내리칠 때마다 올망졸망한 아이들이 수사들 틈에서 막대기를 휘두르며 함성을 지른다.


댕그랑 댕그랑······,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린다. 아이들이 아쉬워하면서 후다닥 교실로 달려간다. 성학은 주섬주섬 옷을 입는 선달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때마침 사제관의 문이 삐걱거리며 열린다.

계단을 내려선 요셉이 성학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제관의 모퉁이를 돈다. 성학은 조르르 달려가 그의 뒤를 따른다. 요셉은 숲길로 접어들 때까지 말을 아낀다. 기척이 느낀 새들이 일제히 창공으로 날아오른다.


“‘은자의 나라’를 위해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성모님께 기도드렸습니다.”

성학은 초조한 눈빛으로 요셉을 바라본다.

“그대가 원하는 길로 가라 하시더군요.”

성학은 요셉을 와락 끌어안으며 뛸 듯이 기뻐한다.

“신부님의 방문으로 조선은 은둔에서 벗어나 광영으로 나아갈 겁니다. 대왕대비 마마를 친히 알현할 기회도 생길 거고요.”

“내가 결심하게 된 계기도 왕실에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신부님은 조선의 진정한 스승이 되실 겁니다.”

“미약하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요셉의 승낙을 받고 난 후 성학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사행의 막바지 업무에 착수한다. 가오린이 차린 국제무역양행(國際貿易洋行)과 증기자동차 한 대를 계약한다.



019.


두 번째 사행을 마치고 돌아온 성학은 왕의 특지(特旨)를 받아 승정원(承政院)으로 발령된다. 동부승지(同副承旨)로 입직한 그는 마침내 당상관(堂上官)의 반열에 오른다. 그가 국왕의 비서기관인 승정원에 발탁된 데에는 조대비의 후광이 작용한 결과다.

조대비가 육조(六曹)를 관장하는 승정원의 도승지 여섯 명 가운데 그 아래 직위인 동부승지에 그를 앉힌 이유는 주로 영선(營繕)이나 공장(工匠), 토목(土木) 등의 왕명을 출납하는 공방(工房)을 장악하기 위함이다. 비록 공방이 육조 체계상 하단을 차지하지만 선진문물과 신기술을 혁파안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제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동부승지 얼굴이 말이 아니구먼!”

대조전에서 조대비를 만난 성학은 꽤 초췌한 모습이다.

“대왕대비 마마, 부족함이 많은 소신에게 특지를 내려주셔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성학이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의 뜻을 전한다. 그를 바라보는 조대비의 눈매가 서글서글하다.

“이번 사행은 유난히 길더군. 이제나저제나 오길 기다리다 목이 다 길어졌지 뭔가. 어디 볼 텐가?”

조대비는 짐짓 고개를 빼들며 장난기를 발동한다.

“대왕대비 마마의 보살핌이 있어서 무탈하게 사행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하하하!”

모처럼 환한 미소가 궐내에 울려 퍼진다.

“이리 가까이 다가와 북경 소식을 전하시게!”

성학과 조대비는 다과상을 앞에 두고 화목한 시간을 보낸다.

“그나저나 법국 신부를 모셨다고 들었네.”

“예, 지금 이조에서 간단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합니다. 수속을 마치는 대로 신부님을 입궐시키라고 관아에 연통을 넣었으니, 곧 뵙게 되실 겁니다.”

“부친이 춘천에 계신다 했지?”

“그러하옵니다, 마마!”

“이번 참에 당상관도 되었으니, 내 친히 사복시에 일러 마필을 내줄 것이야. 부친을 만나 뵙고 오시게. 단, 빨리 와야 할 것이야. 늙은이 목이 더 길어지면 남들이 흉본다네.”

조대비를 따라 성학이 빙그레 웃음을 짓는데, 밖으로부터 ‘빵빵’거리며 덜커덩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아이쿠! 대관절 궁 안에서 무슨 변괴가 일어난 게야? 게 아무도 없느냐?”

화들짝 놀란 듯 호두 두 알을 손아귀에서 궁굴리던 조대비의 오른손이 바르르 떨린다.

“박 상궁이옵니다, 마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 상궁은 턱을 덜덜 떨며 흰자위를 희번덕거린다.

“어서 소상히 아뢰어라!”

“그게, 뭐랄까? 난생처음 본 것이라, 직접 두 눈으로 보고도 말씀드릴 수 없사옵니다.”

상궁의 눈자위가 경련을 일으킨다.

“도대체 백주대낮에 뭘 봤기에 그리 호들갑을 떠는 게야!”

조대비가 종주먹을 쥐고 사방침을 힘껏 내려친다.

“대왕대비 마마, 같이 나가셔서 살펴보시지요.”

성학이 일어나서 배시시 웃는다. 좀체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조대비가 슬그머니 자세를 낮춘다.

“나까지 나갈 필요가 뭐 있을꼬. 당장 호위청에 일러 무사를 대령토록 하라!”

조대비가 입이 빠짝 마른 듯 백자주전자를 들고 물을 들이켠다. 성학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정중히 고한다.

“마마, 일단 정황을 살펴보신 후에 호위무사를 불러들여도 늦지 않는다고 사료됩니다.”

성학이 미닫이문을 열고 뒷걸음으로 나간다. 멋쩍은 듯 조대비가 상궁의 팔을 붙잡고 비트적거리며 그의 뒤를 따른다.


대조전 앞마당은 삼삼오오 모여 있는 나인들과 별감들로 시끌벅적하다. 매캐한 연기를 내뿜는 증기자동차를 바라보며 키득거리던 뭇시선이 조대비를 발견하곤 뒤로 물러선다.


“아니, 이게 다 뭐란 말이더냐?”

“대왕대비 마마, 죄송하옵니다. 신문물의 경이로움을 경험하실 수 있도록 소신이 일부러 꾸민 깜짝 구경이었습니다.”

“이런 요망한 인간 같으니라고.”

조대비의 치뜬 눈꼬리에 웃음기가 드리운다. 그녀는 천천히 섬돌을 내려서며 버선발로 땅을 밟는다. 운혜(雲鞋)을 가슴에 품은 나인이 조르르 다가와 신기려고 하자 조대비가 슬쩍 밀어낸다. 조대비의 옴팡눈이 정원수 사이를 삐뚤빼뚤 용케도 빗겨 지나가는 증기자동차를 좇는다.

일순 증기자동차가 다가와 ‘끼익’ 하고 멈춘다. 조대비와 상궁들이 일제히 무르춤하는 와중에 조대비가 엉덩방아를 찧는다. 성학이 달려가서 조대비를 부축하여 일으켜 세운다.

차에서 내린 요셉이 조대비를 향해 한 무릎을 꿇은 채 정중히 허리를 숙인다. 조대비는 비로소 마음을 놓고 요셉을 맞이한다.


“당신이 요셉이란 신부님이시오?”

“예, 그러하옵니다. 이렇게 초빙하여 주셔서 무한한 영광입니다.”

“잘 오셨소, 신부!”

인사를 나눈 그녀는 요셉의 안내를 받으며 차에 오른다.

“내가 가자고 하는 대로 갈 수 있소?”

“그럼요. 조선 팔도뿐만 아니라 중국까지도 갈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어디 움직여 보시오.”

자동차는 후원을 지나 근정전 쪽으로 내달린다. 얼마나 달렸을까. 임금의 경호를 맡은 호위청 군관들이 차를 가로막고 칼을 빼든다.

“아니, 주상이 친히 납시셨군.”

조대비가 버선발로 차에서 내린다. 호위청 군관들이 황망한 표정으로 뒤로 물러선다. 이 광경을 목도한 왕도 정색하며 조대비에게 다가간다.

“마마, 옥체를 보전하셔야지 어인 일로 철마에 오르신 겁니까?”

“주상, 두말 말고 할미를 따라 차에 오르시게. 아주 흥미로운 구경거리일세.”

조대비가 왕의 손목을 잡고 차 쪽으로 다가간다. 내시들이 달려와 엎드린다. 왕과 그녀가 등을 밟고 차에 오른다. 보조석에 앉은 왕은 신이 난 듯 바람에 머릿결을 휘날리며 탄성을 지른다.

“주상, 그리도 좋소. 주상이 좋아하니 할미도 날아갈 듯하오.”

호위청의 군관들이 두 줄로 차를 에워싸고 호위한다. 시꺼먼 그을음을 뒤집어쓴 군관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차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뛰어간다.


처소로 돌아온 조대비의 행색이 말이 아니다. 가르마에 얹은 첩지는 비뚤어져 있고 땀과 검댕으로 범벅이 된 얼굴은 거무튀튀하여 가히 볼 만한다. 그러나 볼썽사나운 몰골을 하고서도 조대비는 연신 하얀 이를 드러내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민망한 나머지 성학은 고개를 돌린다. 그러나 요셉은 무릎걸음으로 조대비에게 다가가 손수건을 건넨다. 주위에서 지켜보던 상궁과 나인들이 눈살을 찌푸린다. 조대비는 아무렇지 않게 손수건을 건네받아 목덜미를 닦는다.


“그것참, 별스런 물건이로고! 내 나이가 환갑이 코앞이거늘, 이렇게 옆 마을 도령을 본 듯 가슴이 콩닥콩닥 뛸 줄을 누가 알았겠느냐! 참으로 별스럽도다!”


조대비는 민낯이 드러나는 것쯤은 아랑곳하지 않는 눈치다.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은 듯 조대비는 달아오른 얼굴에 연신 부채질을 해댄다.



020.


증기자동차가 궁궐에 등장한 이후 요셉은 본분인 선교사직을 망각하고 선진문물과 신기술을 전파하는 전도사라도 된 성싶다. 낮에는 왕의 기술고문이 되어 자동차와 천체망원경, 사진기 등의 신문물을 가르치고, 밤에는 조대비의 말동무가 되어 세계 도처의 문화와 풍광을 만물경에 담아 펼쳐놓는다.

요셉이 서양의 교육체계와 의료시설에 대하여 조대비에게 설명할 즈음, 운현궁(雲峴宮)의 노안당(老安堂)에서는 대원군이 관료들과 머리를 맞댄 채 혁파안(革罷案)을 가다듬는다.


“경복궁 공사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겠지?”

대원군이 사방침에 팔꿈치를 괸 채 삐딱한 자세로 경복궁 중건을 총괄하는 영건도감(營建都監)의 제조(提調) 박규수를 힐끔거린다.

“궁궐의 대들보로 쓸 금강송은 나라에서 채벌을 금한 경상도와 전라도, 강원도 등의 총 열두 곳의 금산지역에서 채취하여 어느 정도 수급이 안정적입니다. 현재 금강송은 다듬고 기름칠을 하여 마감용으로 반출하고 있으나 궁의 주춧돌과 반석 등으로 쓰일 석재의 공급은 원활하지 않은 형편입니다. 아무래도 공기를 맞추기에는 무리가 따를 줄로 아룁니다.”

대원군이 서안(書案)을 밀치며 아랫입술을 깨문다. 박규수를 노려보던 그가 호조판서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도대체 호조에서 하는 일이 뭔가? 지금 영건도감에서 석재가 부족하다고 하지 않나! 경복궁 중건을 위해 특별히 원납전까지 신설하여 돈줄을 터주었거늘, 일을 그따위로밖에 못하겠나!”

호조판서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차마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늘어놓고 만다.

“백성과 관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원납전을 거두고 있습니다만, 사업시행 초기와 달리 갈수록 기부금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한 자발적으로 부역에 참여한 인부들 사이에서도 이탈자가 속출하여 공기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대원군이 이를 바드득 갈며 곰방대를 세차게 내려친다. 두 동강이 난 곰방대와 재떨이가 제멋대로 방바닥에 나뒹군다. 그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불같은 성미를 억누른다.

“경복궁의 중건은 조선을 개국하신 시조 태조대왕님의 업적을 기려 조선왕조의 법통을 잇는 것이 첫째요, 조선의 삼천리강토와 억조창생이 다시는 권문세족에게 농락당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 그 두 번째요. 혁파의 길은 멀고도 험하오. 손바닥 뒤집듯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일이라면 시작도 하지 않았소. 경들은 들으시오. 각자 맡은 업에 폐단이 있으면 고치고, 힘에 부치면 협력하시오. 소임을 다하지 않으면 극형을 면치 못할 것임을 명심하시오!”

관료들이 머리를 조아려 한 목소리를 낸다.

“대원군 마마, 분부를 받자겠습니다.”

대원군이 마른기침을 삼킨 뒤 얼어붙은 공기를 환기시킨다.

“여염집 한 채를 지어도 머리가 쉰다는데, 하물며 궁궐을 중건하는데 머리가 안 아플 턱이 없지. 자, 동부승지의 혁파안에 대하여 들어봅시다.”

성학은 서지함에서 두루마기를 꺼내 무릎걸음으로 다가가 서안(書案) 위에 올려놓는다.

“어전회의 때 주상께 보고하려고 작성한 상계입니다.”

대원군은 얼마간 상계를 훑어보곤 고개를 갸웃거린다.

“외국과의 수교를 해야 한다는 점은 찬동하는 바이나, 그런데 왜 굳이 왜국을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했는가?”

성학은 슬며시 고개를 들고 고한다.

“왜국은 한때 조선에 통신사를 보내달라고 간청한 적이 있사옵니다. 그러나 소신이 북경에서 목격한 왜인의 모습은 사뭇 달랐습니다.”

“섬나라 것들이 달리 변할 게 뭐가 있을라고?”

대원군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입꼬리를 추켜올린다. 의심스러울 때나 내키지 않을 때마다 자기도 모르게 몸에 밴 버릇이다.

“그들은 양복을 입은 채로 서양인들 사이에서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며 쉴 새 없이 명함을 주고받고 있었습니다.”

“그거야 외교적으로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행동 아닌가!”

“그들이 만난 상대는 외교와는 거리가 먼 자들이었습니다. 영국과 미국, 법국, 덕국 등에서 무기제조창을 운영하는 국제 무기상들이었습니다.”

“으흠······”

대원군은 지그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눈치를 살피던 규수가 슬그머니 끼어든다.

“대원군 마마! 소신, 동부승지의 상계에 일리가 있다고 사료됩니다. 왜국한테 섣불리 문호를 개방하는 것은 시기상조입니다. 추이를 더 지켜본 뒤 결정하심이 현명한 처사인 줄 아뢰옵니다.”

“대감도 그리 생각하시오?”

대원군이 눈을 내리깔며 규수에게 묻는다.

“그렇사옵니다. 일본은 청조의 국운이 다했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에도 막부’에 환멸을 느낀 개혁파들 사이에서 왕정복고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은 왜국에 파견된 간자가 보낸 밀지에서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개혁파들은 이백년 동안 막부 정권이 엄격히 법으로 금한 쇄국책을 철폐하고, 이미 서양문물을 받아들여 항구마다 정박지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무기창을 세워 신식무기를 자체 제작하고 있답니다.”

대원군은 서안 서랍을 열고 물부리를 꺼낸다. 그러곤 담배를 끼워 불을 붙인 뒤 양 볼이 파일 정도로 빡빡 빨아대기 시작한다.

“왜놈들이 그동안 조선을 상대로 호박씨를 깐 게로군!”

규수의 눈빛이 흔들린다. 그는 작정한 듯 덧붙인다.

“북경에 체류할 당시 청나라 역관들한테 접한 이야기가 있사옵니다. 그들은 입을 모아 차라리 서구 열강에 편입될 바에는 영국과 법국, 덕국, 아라사보다는 미국이 났다고 합니다. 미국은 자고로 영국에서 건너간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이온데, 애초부터 왕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이란 통치자를 투표로 뽑는다고 들었사옵니다. 땅이 광활하고 기름져 영토를 확장하기보다는 이민자를 받아들여 미지의 땅을 개척한다고 하더이다. 왜국도 비록 험난한 바닷길이 가로막긴 했지만 영국과 법국, 덕국보다는 미국을 외교의 상대로 선호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조선도 미국과 맹약을 체결하여 외세와 왜국을 동시에 견제한다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우환은 면할 것이라 감히 아룁니다.”


눈 밑에 도드라진 나잇살이 경련을 일으킨다. 대원군은 움푹 들어간 눈동자에 노기가 서린 채로 규수를 응시한다.

“그래도 조선은 개국 이래 줄곧 주화를 바탕으로 명나라와 청나라를 받들며 종묘사직을 지켜왔는데, 하루아침에 어찌 외교시책을 바꿀 수 있단 말인가?”

“주화를 당장 포기하자는 말이 아니옵니다. 청과는 기존의 방식대로 교류를 하면 됩니다. 다만, 앞으로 미국을 통상의 주요 대상으로 삼아 서구 열강들의 압력으로부터 뒷배를 단단히 다져놓자는 뜻이옵니다.”

규수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린 듯 성학이 반론을 제기한다.

“조제 대감의 고견을 존중합니다. 그러나 일견 대감의 고견은 타탕한 듯 보입니다만 미국 한 나라에만 의존하여 문호를 개방한다는 것은 자칫 화를 자초할 소지도 큽니다. 지금도 영국과 법국, 덕국 등의 철갑선이 조선의 연안을 무시로 드나들며 개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통상은 호승심에 몸이 달은 영국과 법국, 덕국에게 침략의 실마리를 제공할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미국과의 통상이란 ‘명분’과 외세를 견제한다는 ‘실리’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격이라, 실패하게 되면 다 놓칠 수가 있사옵니다. 소신의 간청을 유념하여 주시옵소서.”

대원군은 목각인형처럼 제자리에 붙박여 꼼짝도 하지 않는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 그가 앙다문 입을 뗀다.

“제조와 동부승지의 고견은 언뜻 닮은 듯하지만, 또한 다른 구석도 있군. 두 경의 뜻이 정히 그러하니 실사구시를 택해야 하지 않겠나! 공연히 시간만 허송하다가 연목구어 식으로 엄한 데서 묘책을 찾다가는 때를 놓치고 말 테니까!”

규수와 성학은 대원군의 결정을 존중하는 뜻으로 고개를 주억거린다.

“앞으로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명분과 실리를 꾀할 외교시책을 강구토록 하시오. 내 그대들의 뜻을 따라 조선의 외교 구태를 과감히 혁파할 것이야!”

“예, 받들어 시행하겠습니다!”

두 사람은 머리를 숙여 예를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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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131화 차관협정(借款協定) +2 19.07.05 121 1 14쪽
130 130화 반공포로석방 +1 19.07.01 131 2 13쪽
129 129화 한일회담 +1 19.06.29 135 2 15쪽
128 128화 폭탄테러 +1 19.06.26 144 2 13쪽
127 127화 카츄샤 +1 19.06.24 126 2 13쪽
126 126화 의사 왕룽 +1 19.06.23 129 3 17쪽
125 125화 빅터 한 재단 +2 19.06.19 134 3 13쪽
124 124화 인천상륙작전 +1 19.06.13 170 2 15쪽
123 123화 메모리 가든 +1 19.06.12 133 2 15쪽
122 122화 겹생 +3 19.06.10 130 2 16쪽
121 121화 하와이 +1 19.06.07 141 3 14쪽
120 120화 소령 맥나마라 +4 19.06.06 144 2 15쪽
119 119화 한초희 +1 19.06.05 149 2 14쪽
118 118화 맥아더 원수 +1 19.06.04 141 2 14쪽
117 117화 기만방송 +1 19.06.03 139 2 13쪽
116 116화 코리안 커넥션 +1 19.06.01 149 2 12쪽
115 115화 잠수함 +1 19.05.30 204 2 13쪽
114 114화 6.25 전쟁 +1 19.05.29 162 2 12쪽
113 113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특명 1호 ‘폭풍’ +1 19.05.21 143 2 11쪽
112 112화 금괴수송작전 +1 19.05.19 184 2 10쪽
111 111화 '암호명 A-1' +1 19.05.18 134 2 13쪽
110 110화 악연(惡緣) +1 19.05.17 133 2 14쪽
109 109화 마지막 미션 +1 19.05.16 135 2 12쪽
108 108화 애치슨 라인 +1 19.05.15 131 2 12쪽
107 107화 연적(戀敵) +1 19.05.15 152 2 12쪽
106 106화 독살(毒殺) +1 19.05.14 147 2 12쪽
105 105화 마돈나 다방 +2 19.05.13 150 2 15쪽
104 104화 한국은행 +1 19.05.11 154 2 14쪽
103 103화 비밀거래 +1 19.05.10 176 2 12쪽
102 102화 남미이주작전 +1 19.05.10 171 2 13쪽
101 101화 트루먼 독트린 +1 19.05.10 141 2 11쪽
100 100화 숙명의 라이벌 +1 19.05.10 146 3 18쪽
99 99화 Jane Doe +2 19.05.10 146 2 13쪽
98 98화 앙숙, 이승만과 김구 +1 19.05.10 142 2 12쪽
97 97화 반도호텔 +1 19.05.10 140 2 13쪽
96 96화 좌익과 우익 +1 19.05.09 140 2 13쪽
95 95화 조선인민공화국 +1 19.05.09 148 2 17쪽
94 94화 일본패망(日本敗亡) +1 19.05.09 153 2 12쪽
93 93화 원자폭탄 +1 19.05.09 141 2 13쪽
92 92화 김일성 +1 19.05.09 149 1 14쪽
91 91화 독수리 작전 +1 19.05.09 149 1 14쪽
90 90화 이승만 +1 19.05.09 137 1 14쪽
89 89화 비밀요원 나타샤 +1 19.05.09 130 2 15쪽
88 88화 OSS(미국전략사무국) +2 19.05.09 135 2 16쪽
87 87화 승전(勝戰) +1 19.05.09 129 2 14쪽
86 86화 진주만공습 +1 19.05.08 132 1 16쪽
85 85화 갈라예프 +2 19.05.08 130 2 16쪽
84 84화 채권(債券) +1 19.05.08 137 2 11쪽
83 83화 다카키 마사오 +1 19.05.08 147 2 12쪽
82 82화 광복군(光復軍) +1 19.05.08 130 2 13쪽
81 81화 육군정보학교 +2 19.05.08 129 2 11쪽
80 80화 홍콩행 +1 19.05.07 138 3 13쪽
79 79화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 +3 19.05.07 127 2 12쪽
78 78화 김원봉과 김구 +1 19.05.07 124 2 16쪽
77 77화 까레이스키 +3 19.05.07 124 2 12쪽
76 76화 탈출(脫出) +1 19.05.07 131 3 9쪽
75 75화 박정희와 최태민 +1 19.05.07 138 2 9쪽
74 74화 중일전쟁(中日戰爭) +1 19.05.07 130 2 13쪽
73 73화 강제이주 +3 19.05.06 125 1 12쪽
72 72화 마루타 +1 19.05.06 124 1 12쪽
71 71화 막후 실력자 +1 19.05.06 123 2 13쪽
70 70화 마오쩌둥과 스탈린의 등장 +1 19.05.06 127 1 15쪽
69 69화 천황결사옹위청년단 +1 19.05.05 131 1 15쪽
68 68화 후흑학(厚黑學) +1 19.05.05 133 1 13쪽
67 67화 경몽장(耕夢莊) +1 19.05.05 126 1 12쪽
66 66화 학교(學校) +1 19.05.05 128 1 8쪽
65 65화 국제연맹(國際聯盟) +1 19.05.05 127 1 19쪽
64 64화 나타샤 +1 19.05.05 127 1 11쪽
63 63화 보고서 +1 19.05.05 127 1 11쪽
62 62화 시인과 영웅 +2 19.05.04 140 2 15쪽
61 61화 탄생의 비밀 +2 19.05.04 133 2 18쪽
60 60화 국경수비대 +1 19.05.03 128 2 13쪽
59 59화 제네바협약 +4 19.05.03 133 2 18쪽
58 58화 명백한 운명 +1 19.05.03 126 1 16쪽
57 57화 미두취인소(米豆取人所) +1 19.05.03 131 1 12쪽
56 56화 생포(生捕) +1 19.05.02 131 2 13쪽
55 55화 참패(慘敗) +1 19.05.02 128 2 14쪽
54 54화 향수병(鄕愁病) +1 19.05.02 130 2 18쪽
53 53화 음악회 +1 19.05.02 132 2 18쪽
52 52화 들개 진구 +1 19.05.02 132 2 24쪽
51 51화 가락지 +3 19.05.02 135 2 26쪽
50 50화 덫 +1 19.05.01 138 1 28쪽
49 49화 추격전(追擊戰) +1 19.04.30 127 2 35쪽
48 48화 쌍성보전투(雙城堡戰鬪) +1 19.04.30 134 2 39쪽
47 47화 광휘와 빅터 +3 19.04.29 134 2 33쪽
46 46화 특별수사본부(特別搜査本部) +4 19.04.29 131 2 41쪽
45 45화 만저우리(滿洲里) +4 19.04.28 124 3 35쪽
44 44화 폭풍전야(暴風前夜) +1 19.04.28 125 3 37쪽
43 43화 Boys, be ambitious! +1 19.04.27 133 2 39쪽
42 42화 만주국(滿洲國) +5 19.04.27 141 2 38쪽
41 41화 만몽영유계획(滿蒙領有計劃) +1 19.04.26 138 3 25쪽
40 40화 재회(再會) +1 19.04.26 140 3 30쪽
39 39화 빅터 한 +1 19.04.25 145 3 49쪽
38 38화 박진만 +2 19.04.25 159 3 45쪽
37 37화 정보국 5과 +3 19.04.24 156 3 51쪽
36 36화 마적(馬賊) 왕리 +2 19.04.24 158 3 49쪽
35 35화 삼두정치(三頭政治) +2 19.04.23 155 3 42쪽
34 34화 주찬 +1 19.04.23 150 3 51쪽
33 33화 만주야사(滿洲野史) +2 19.04.22 148 3 50쪽
32 32화 서광휘 +2 19.04.22 151 3 47쪽
31 31화 국내진공작전(國內進攻作戰) +2 19.04.21 179 4 47쪽
30 30화 미쓰야협정(三矢協定) +4 19.04.21 152 4 46쪽
29 29화 출산(出産) +3 19.04.20 164 4 43쪽
28 28화 밀항(密航) +2 19.04.20 151 4 45쪽
27 27화 불령선인(不逞鮮人) +1 19.04.19 150 4 43쪽
26 26화 님의 침묵 +1 19.04.19 158 4 48쪽
25 25화 이민(移民) +2 19.04.18 169 4 39쪽
24 24화 회자정리(會者定離) +2 19.04.18 159 5 44쪽
23 23화 여걸(女傑) 수잔 +5 19.04.17 161 4 46쪽
22 22화 3·1 만세운동 +5 19.04.17 163 4 44쪽
21 21화 천적(天敵) +1 19.04.16 162 5 49쪽
20 20화 아카키 타이요우(赤木太陽) +4 19.04.16 171 5 52쪽
19 19화 망국(亡國) +4 19.04.15 178 3 49쪽
18 18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3 19.04.15 180 3 46쪽
17 17화 한성진격작전(漢城進擊作戰) +4 19.04.14 177 4 49쪽
16 16화 의병전쟁(義兵戰爭) +4 19.04.14 183 4 43쪽
15 15화 춘투(春鬪) +5 19.04.13 196 3 47쪽
14 14화 암살미수(暗殺未遂) +4 19.04.13 211 3 37쪽
13 13화 결혼(結婚) +3 19.04.12 289 6 42쪽
12 12화 돈버거 +9 19.04.12 272 7 44쪽
11 11화 대한제국(大韓帝國) +2 19.04.11 292 7 45쪽
10 10화 김출세(金出世) +7 19.04.11 319 8 42쪽
9 9화 낙향(落鄕) +4 19.04.10 341 8 42쪽
8 8화 혁파안(革罷案) +4 19.04.10 358 9 41쪽
» 7화 증기자동차 +2 19.04.09 419 12 22쪽
6 6화 2차 사행(使行) +2 19.04.09 424 13 24쪽
5 5화 견문록(見聞錄) +5 19.04.08 472 14 19쪽
4 4화 북경(北京) +1 19.04.08 577 12 19쪽
3 3화 만남 +1 19.04.08 707 13 15쪽
2 2화 1차 사행(使行) +2 19.04.08 1,046 14 14쪽
1 1화 파락호(破落戶) 이하응 +17 19.04.08 2,032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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