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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님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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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최장르
작품등록일 :
2019.04.08 16:31
최근연재일 :
2019.07.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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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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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쪽

10화 김출세(金出世)

님의 침묵




DUMMY

032.


보부상으로 변복한 사무엘과 챙은 강원도 일대를 순회하던 도중에 우연히 한 마을을 지나치게 된다. 두 사람이 한적한 인가를 걷고 있을 즈음 어디선가 새된 비명이 들려온다. 갑자기 툭 튀어나온 꼬마가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 잰걸음을 놓는다.


“아니, 저 녀석이 아직도 뒤를 따라다니네? 밥풀딱지가 따로 없군!”

귀찮은 듯 챙이 볼멘소리를 늘어놓는다.

“아저씨, 아저씨! 빨랑 와 보슈!”

일곱 살짜리 꼬마가 외딴집 앞을 서성거리며 두 사람에게 연신 손짓을 보낸다.

“참, 그 녀석 성미가 보통이 아니네! 남의 집 살림을 죄다 간섭하곤 식은 밥이나 한 술 얻어낼 작정이군.”

구시렁거리는 챙을 본체만체한 사무엘은 꼬마의 거동에 관심을 보인다.


두 사람은 장터 주막에서 꼬마와 조우한다. 삿갓을 쓴 채 허겁지겁 주린 배를 채우고 있는데, 부엌에서 한바탕 소란이 인다. 두 사람이 숟가락을 입에 물곤 고개를 돌린다. 주모의 손에 목덜미가 잡힌 꼬마가 마당으로 질질 끌려 나온다.

민란 때 부모를 잃은 꼬마는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으며 장터를 전전한다. 흉년이 들어 동냥도 여의치 않게 되자 꼬마는 남의 집 문지방을 제집처럼 드나들기 시작한다. 중노미로부터 딱한 처지를 전해들은 사무엘은 꼬마에게 손짓을 한다. 중노미는 꼬마의 목덜미를 쥐고 평상에 앉힌다. 사무엘은 제 앞에 놓은 국밥을 꼬마 쪽으로 내민다. 꼬마는 뚝배기에 코를 박고 허겁지겁 먹기 시작한다.

고작 한 끼니를 같이 했을 뿐이다. 며칠 후 두 사람이 읍내의 어귀를 막 벗어날 때였다. 서낭당 근처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거적을 뒤집어쓰고 자던 꼬마가 활개를 쭉 펴고 기지개를 켠다. 한눈에 꼬마를 알아본 챙이 서둘러 걸음을 재촉한다. 몸을 부르르 떨던 꼬마가 얼떨결에 두 사람을 알아보곤 알은체를 한다.

선교의 목적으로 암행하는 터라 두 사람은 꼬마의 사정을 거둘 처지가 못 된다. 서낭당에서 조우한 이후 꼬마는 술래잡기를 하듯 그들의 뒤를 그림자처럼 졸졸 쫓아다닌다. 장난기가 발동한 꼬마의 추적이 싫지 않은 듯 사무엘은 짐짓 모른척한다.

장터를 떠돌며 눈칫밥으로 연명한 터라 진만은 일곱 살짜리 또래보다 꾀가 바르고 임기응변에 능하다. 풍찬노숙에 진력난 진만은 근동의 지리를 훤히 꿸 뿐만 아니라 마을 곳곳의 사정도 속속들이 꿰고 있다.


“아참, 아저씨들, 빨랑 와 보시라니깐!”

사무엘이 진만이 기웃거리는 싸리문 쪽으로 성큼 다가선다. 아이 두 명이 마루에 드러누운 노파를 흔들며 울고 있다.

“신부님, 노파가 실신한 모양입니다.”

챙 뒤에 있던 사무엘이 목을 비죽이 내밀고 마루를 바라본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그는 주저하지 않고 성큼 문턱을 넘는다. 껑충한 이방인과 맞닥뜨린 아이들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울음을 터트린다. 챙이 다가가서 아이들을 끌어안고 다독인다.


“울지 마. 아저씨들은 나쁜 사람이 아니야. 할머니가 아픈 곳이 어디니?”

글썽이던 아이 중 큰 아이가 노파의 눈을 손으로 가리킨다. 노파에게 다가간 챙이 황급히 고개를 돌린다. 쥐 가죽을 덧댄 눈두덩 주위로 고름과 피가 범벅인 채 파리 떼가 들끓고 있다. 사무엘이 챙을 밀어내고 허리를 숙인다. 그러곤 노파의 환부를 살피기 시작한다.

“큰일 났군. 눈에 괴사가 진행 중이야. 당장 조치를 하지 않으면 세균이 뇌까지 퍼져 곧 죽게 될 거야.”

사무엘이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잔뜩 겁먹은 챙이 목소리를 낮춘다.

“뭘 하려고 그러십니까? 그냥 의원한테 데려다주는 게······”

벌떡 일어난 사무엘이 성큼성큼 부엌으로 들어간다.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사무엘이 불쑥 식칼을 들고 마루를 오른다.

“이리 와서 몸을 꽉 잡게.”

어안이 벙벙한 챙이 고개를 돌린 채 노파의 어깨를 누른다. 기력이 쇠한 노파는 얼마간 사무엘을 노려보곤 이내 까무러친다.


아낙이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마당으로 들어선다. 아이들이 뛰쳐나가 아낙의 품에 안긴다. 아낙은 광주리를 바닥에 떨어뜨리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통곡한다. 눈이 휘둥그레진 챙이 팔을 부르르 떤다.


“뭐 하는 거야! 단단히 붙잡고 있어!”

“네.”

식칼을 든 사무엘은 환부를 도려내기 시작한다. 침착하게 고름을 걷어낸 후 움푹한 눈확에 손가락을 집어넣는다. 그러곤 반쯤 썩은 눈알을 끄집어낸다. 그는 우물가로 가서 미나리과의 풀을 한 움큼 뜯어내곤 즙을 낸다. 그는 즙으로 환부를 덮은 후 노파의 가슴에 귀를 기울인다.

어느새 마당은 아낙의 곡소리를 듣고 모여든 주민들로 빼곡하다. 아연한 표정을 짓곤 입을 다물지 못하는 부녀자들 뒤로 몽둥이와 곡괭이를 든 사내들이 씩씩거린다. 그러나 사내들은 선혈이 낭자한 마룻바닥과 사무엘이 손에 든 식칼을 보곤 섣불리 다가서지 못 한다. 노파의 심장이 뛰는 것을 확인한 사무엘이 비로소 숨을 몰아쉬며 이마에 맺힌 땀을 닦는다.


“아니······, 저 서양 귀신이 식칼을 들고 뭐 하는 겨?”

“시방 할멈의 눈깔을 파낸 겨?”

“서양 귀신을 당장 끌어내 목을 칩시다!”


눈을 부라린 사내들이 차례대로 한 마디씩 내뱉고는 사무엘과 챙에게 달려들어 발로 차고 주먹을 날린다. 두 사람은 새끼줄로 포박당한 채 마당에 나뒹군다. 진만이 사람들 틈을 비집고 발길질을 하는 사내들을 가로막는다. 사내가 꾀죄죄한 진만을 걷어찬다. 흥분한 사람들이 독기를 내뿜을 찰나 뒤편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린다.


“서양 귀신이 칼을 들었다고?”

무당이 송곳눈을 부릅뜨고 마당으로 들어선다. 조금 전까지 기세등등하던 사내들이 슬그머니 뒷걸음질을 친다. 무당은 피 묻은 식칼을 들고 무릎을 꿇고 있는 사무엘에게 다가간다.

“다 죽어가던 할멈을 산신령님의 영험한 기운을 받아 겨우 살려냈건만 서양 귀신이 나타나 식칼로 할멈을 범하고 산신령님을 능멸했구나. 여기 엄징한 증거가 있으니 당장 사당으로 끌고 가 그 죄를 묻겠다.”

무당이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틈을 노려 주술을 건다.

“노파를 구할 방법은 단 하나! 이 두 놈을 나흘 밤낮을 굶겨 죽게 한 뒤, 그 악귀로 더럽혀진 노인의 영혼을 치유해야 하느니라. 그렇지 않으면 산신령님의 저주를 받아 온 마을에 염병이 돌아 귀신들의 소굴이 되고 말 것이야!”

주민들은 악담을 퍼붓는 무당을 피해 길을 내준다.

“이놈들을 어서 사당으로 끌고 가지 않고 뭣들 하느냐?”

무당이 치뜬 눈으로 장정들을 쏘아본다. 머뭇거리던 장정 서너 명이 달려들어 사무엘과 챙을 마당 밖으로 끌고 나간다.


사무엘과 챙은 음식은커녕 물도 제공받지 못하고 사당의 기둥에 묶인다. 순진한 주민들은 무당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그녀가 시키는 대로 따른다. 순번을 정해 포박된 채 죽어가는 두 사람을 감시한다.

이슥한 틈을 타 진만이 사당으로 숨어든다. 불침번을 서던 두 사내는 서로 등을 맞댄 채 코를 골며 자고 있다. 진만은 허리춤에서 칼을 뽑아든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깬 챙이 부엉이 눈으로 진만을 바라본다.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온 거야? 걸리면 너까지 큰 고초를 겪어. 어서 빨리 도망쳐!”

챙이 나직한 소리로 속삭인다. 진만은 씩 웃으며 놀이쯤으로 여기는 듯 여유만만하다.

“인간이라면 응당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진만이 서툰 손짓으로 칼질을 할 때마다 포박된 줄이 헐렁해진다.

“여기는 네가 있을 곳이 못 된다. 어서 멀리 도망치거라!”

사무엘이 넌지시 타일러 보지만 진만은 여전히 제 일에 몰두한다. 노끈의 타래가 끓어질 찰나 문밖에서 늘어지게 하품하는 소리가 들린다.

“무슨 소리 못 들었나?”

“자다가 무슨 봉창 두드리는 소리여?”

“아니야! 분명 날짐승이 든 것 같아!”

처마 밑에서 수군거리던 사내들의 목소리가 점점 크게 들린다. 이윽고 발소리가 문 앞에서 멈춘다.

사무엘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진만을 만류한다.

“진만아! 그만두고 어서 도망쳐!”

문이 삐걱거리며 활짝 열린다. 횃불을 든 사내의 그림자가 안채에 길게 드리운다.

“어서, 빨리!”

그림자가 문턱을 넘자마자 두 사람은 코를 골며 자는 척한다. 진만은 쥐 소리를 내며 거적더미 뒤로 숨는다.

“이것 보라니까! 귀신도 얼씬 않는 사당이지만 밤손님은 따로 있는 법이라잖아!”

사내가 횃불을 휘저으며 구석구석을 살핀다. 별다른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사내는 고개를 갸웃거린 뒤 문지방을 넘는다. 그러곤 대문을 닫고 빗장을 지른다.


먼동이 당나무 우듬지 너머로 희붐하게 밝아 온다. 장정들이 사무엘과 챙을 사당에서 끄집어내어 뜰에 내동댕이친다. 두 사람은 해가 질 때까지 내리쬐는 볕에 그대로 방치된다. 갈라지고 터진 피부 사이로 피고름이 분비된다. 주위를 윙윙거리던 파리 떼들이 달짝지근한 냄새에 이끌려 극성맞게 달라붙는다. 나흘이 지날 무렵 두 사람은 목숨을 거두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며 주님을 맞이할 채비를 한다.

사무엘과 챙은 천사들이 나팔을 불며 강림하는 환영에 사로잡힌다. 두 사람의 얼굴은 멍들고 찢긴 상처에도 불구하고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두 사람이 생과 사의 갈림길에 놓여있을 즈음 노파가 기적적으로 깨어난다. 방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아낙도 노파의 신음에 놀라 덩달아 잠에서 깬다. 며느리가 노파를 흔들며 소리친다.


“어마이, 어마이! 정신 좀 차려보시오!”

밭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이 안방에서 난 기척을 듣곤 방으로 들어온다. 노파는 한쪽 눈을 뜨고 며느리와 아들을 번갈아본다. 그러곤 턱을 움찔한다. 며느리는 놋대야에 수건을 담근다. 수건을 꺼내 물기를 짜내곤 노파의 입술에 얹는다.

노파가 꼴딱꼴딱 물기를 삼킨 후 한쪽 눈을 깜빡인다. 며느리가 노파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어마이, 일으켜 드릴까요?”

노파가 고개를 끄덕인다. 아들이 야윈 노파를 부축하고 일으켜 세운다. 까무러쳤던 노파가 감쪽같이 깨어났다는 소문이 동네방네로 퍼진다. 주민들이 마당으로 몰려와 노파의 안부를 묻는다. 아들이 쪽문을 열고 내다본다.

“어머니가 깨어났다면서?”

촌장이 주민을 대표하여 묻는다.

“예, 멀쩡하십니다.”

아들이 웃음을 지으며 답한다. 노파는 마른 수건으로 한 쪽 눈을 가린 채 쪽문으로 얼굴을 내민다. 주민들은 노파의 얼굴에서 생기를 확인하곤 고개를 갸웃거린다.

“서양놈들이 귀신은 귀신인가 벼! 할매 얼굴을 보라니까? 사경을 헤매던 낯빛이 아니잖여?”

가마에서 숯을 굽다 온 박 서방이 거무튀튀한 얼굴로 주민들에게 동의를 구한다. 서당을 운영하는 김 첨지가 먼저 반응한다.

“그렇고말고. 무당의 말만 믿고 생사람을 잡은 건 아닌지 모르겄네.”

중얼거리던 사람들이 마침내 머리를 맞댄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여. 무당의 말만 듣다가 괜히 산송장 치르는 거 아닌지 몰러. 사당 기둥에 묶인 두 사람은 지금 죽기 직전이라던데, 이러고 있어서는 안 되잖여?”

촌장이 의견을 듣던 뭇시선이 반으로 갈린다. 내내 입술을 비죽이 내민 대장장이가 망건을 매만지며 넌지시 무당의 편을 든다.

“무녀 말이 틀린 건 아니지. 칼을 들이댄 건 그 작자들이지, 무녀가 아니잖여?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뭐가 있어. 무당을 건드려봤자 좋을 게 뭐 있어! 삼 년 재수 없을 텐데······, 나는 그냥 지켜보는 게 낫다 싶은디······”

대장장이의 말에 동조한다는 듯 여러 입이 동시에 웅얼거린다.

“그 사람들은 어찌 됐누?”

노파가 문지방에 턱을 괸 채 묻는다.

“무당이 사당으로 데려갔어요, 어마이!”

노파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어렵사리 말을 잇는다.

“안 돼. 그 사람들은 내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여. 무녀 말을 들으면 생사람을 잡는 꼴이니, 어여 가서 풀어줘.”

촌장이 주민들을 향해 뒤돌아선다.

“이러다간 우리 모두 공범이 되겠어. 당장 사당으로 달려가 두 사람을 풀어준 뒤 대감마님을 뵙고 시시비비를 따져보는 게 어뗘?”

노파가 촌장의 말에 찬성하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노파의 아들이 주민들을 선동한다.

“점심 때 지나가다 봤더니, 얼굴에 핏기가 사라졌더라고. 냉큼 달려가지 않으면 상을 치를지도 몰라. 어마이의 목숨을 구해줬는데, 늦기 전에 얼른 가서 은인을 구해야지!”

주민들은 노파의 아들을 따라 우르르 사당으로 몰려간다.




033.


할아버지와 손자가 사랑채에서 책이 펼쳐진 서안(書案)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 있다. 성학이 논어(論語)의 한 구절의 운을 떼면 경덕이 몸을 앞뒤로 흔들며 뜻풀이를 한다. 낭랑하고 청아한 목소리가 담장 밖까지 울려 퍼진다.

댓돌에 앉아 성긴 머리를 매만지며 쌍상투를 틀던 김 서방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곤 대문 쪽을 주시한다. 느닷없이 주민들이 들이닥치는 것을 목도한 김 서방이 화들짝 놀란다.


“대감님, 나와 보셔야 되겠습니다요!”

응삼이 사랑채를 곁눈질한다.

“무슨 일이냐!”

성학의 목소리가 웅성웅성하는 소음에 묻힌다.

“응삼이! 대감님 계신가? 긴히 뵙고 상의드릴 일이 있어 왔네!”

촌장이 싸리문 밖에서 응삼에게 알은체를 한다.

“뭔 일인데, 그러시우?”

응삼이 마당에 서서 응대한다.

“김 서방, 시각이 급하니 어서 대감님께 여쭙게.”

응삼이 발을 동동 구르며 사랑채로 달려간다.

“글쎄, 근동 주민들이 모여 대감님을 뵙겠다고 저 야단이 아닙니까요.”

서안을 뒤로 물린 성학이 툇마루로 나선다. 선달도 슬그머니 건넛방에서 나와 마당을 기웃거린다.

“농번기에 열 일 제쳐두고 이리 모이다니, 무슨 일이시오?”

무리를 이끈 촌장이 성학에게 꾸벅 절을 한다.

“대감님께 긴히 상의 드릴 것이 있습니다. 도저히 소인들 깜냥으로는 감당이 안 돼 이렇게 대감님 뵙기를 간청합니다.”


마당은 몰려든 주민들로 북적거린다. 팔을 걷어붙인 장정이 피로 범벅이 된 사무엘과 챙을 땅바닥에 내리꽂는다. 장정들의 허리를 비집고 고개를 내민 진만이 바닥에 쓰러진 두 사람을 와락 끌어안고 울부짖는다.

“내가 다 봤어요. 이분들은 할머니를 살리려고 한 거라고요!”

장정은 성가신 듯 허벅지에 찰싹 달라붙은 진만을 뿌리친다.

“요런 쇠파리 같은 놈을 봤나. 여긴 네가 나설 자리가 아니야. 어서 썩 꺼져!”

촌장이 장정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말을 가로챈다.

“대감님, 다름이 아니옵고 나흘 전에 옆 고을에서 노파의 눈깔을 식칼로 도려내는 변괴가 있었습니다요.”

성학의 동공이 팽창된다. 촌장이 계속 말을 잇는다.

“바로 이 작자들입죠.”

성학이 바닥에 널브러진 사무엘과 챙에게 시선을 옮긴다.

“그런데 무녀가 나타나서 하는 말이, 이 두 놈을 굶겨 죽여 그 영혼으로 노파를 치유해야 산신령님이 노여움을 푼다고 했습니다요. 그래서 무녀의 뜻에 따라 이 두 사람을 사당에 가둬두게 되었습죠. 그런데 까무러쳤던 노파가 살아나서 한다는 말이, 제 눈깔을 도려낸 저 두 사람이 생명을 살려준 은인이라며 풀어달라고 애걸하는 게 아닙니까? 상황이 하도 복잡스러워서 대감님께 답을 구하기 위해 찾아뵙게 됐습니다요.”

성학이 섬돌에 놓인 짚신을 신고 마당으로 내려선다.

“어허! 자초지종이야 어찌됐든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해달라고 애걸을 했다니, 내 직접 노파의 얘기를 들어봐야겠소.”

성학은 헝겊으로 얼굴을 가린 노파를 한눈에 알아본다. 그가 노파에게 다가서려는 순간 무당의 사주를 받은 장정이 땅바닥에 보따리를 내동댕이친다. 풀어헤쳐진 보따리 사이로 십자가와 성경책이 비죽이 드러난다.

“대감님! 글쎄, 저자들이 나라에서 금령을 내린 천주교를 퍼트리는 일당이지 뭡니까?”

뒤에 있던 사내가 핏대를 올리며 사무엘과 챙을 향해 돌팔매를 던진다.

“천주교를 믿는 놈들은 돌로 쳐 죽여야 해.”

“무슨 소리여! 아무리 금교를 믿는다한들 목숨을 구한 자를 죽이는 법은 하늘 아래 어디에도 없어.”

노파가 뒤를 돌아보며 새된 목소리로 사내를 나무란다.

“저런 중뿔난 늙은이 같으니라고. 죽을 날이 가까우니 하늘이 무섭지도 않은가 보지? 무녀가 한 말도 못 들었어? 저 놈들을 살려주면 우리 마을에 산신령의 저주가 내린다고 말이야!”

사내가 노파를 향해 침을 튀기며 반박한다. 노파의 아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대거리한다.

“뭐여? 새파랗게 젊은 놈이 어디다 반말을 찍찍하는 겨? 넌 애비, 에미도 없이 땅에서 솟았냐? 이 호래자식아!”


악이 받친 사람들이 패를 갈라 서로에게 삿대질을 하며 욕설을 퍼붓는다. 내내 침묵하던 선달이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고 앞으로 나선다. 성학이 그의 소매를 낚아채고 말린다. 옥신각신하던 실랑이가 패싸움으로 변할 조짐을 보곤 성학이 호통을 친다.


“어허, 왜 이리 경망스러운 게냐? 시시비비를 가리러 온 게냐, 싸움을 돋우러 온 게냐? 그리고 천주교는 더 이상 금교의 대상이 아니다. 조정에서 서구의 나라들과 조약을 맺으며 이미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였으니, 앞으로 금교를 들먹이며 경고망동해서는 아니 된다.”

꾸지람을 들은 주민들은 입을 다문 채 상대를 향해 눈을 흘긴다. 성학이 성큼 나서자 주민들이 양 갈래로 비켜선다. 널브러진 두 사람은 상투를 틀고 들옷을 걸치고 있어 영락없이 농부처럼 보인다. 피범벅이 된 두 사람은 멀쩡한 곳이라곤 찾아볼 수 없지만 눈빛만큼은 형형하다.

“김 서방, 물 한 바가지 떠오게.”

응삼이 우물가에서 물을 길어 성학 앞에 내려놓는다. 성학은 소매 밑에서 손수건을 꺼내 물에 적신 다음 두 사람의 얼굴과 몸을 닦기 시작한다. 검붉은 피딱지가 어느 정도 벗겨지자 날붙이에 찢기고 불에 덴 상처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혀를 차며 상처를 살피던 그가 목에 걸린 십자가를 보곤 멈칫한다.

“아니, 신부님이 아니십니까?”

그가 사무엘과 챙의 손을 덥석 붙잡는다. 두 사람의 눈가에 물기가 그렁그렁 차오른다.

“상처가 깊어 이대로 둘 순 없네. 우선 치료부터 해야겠어.”


선달과 김 서방이 두 사람을 부축하며 일으켜 세운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마루청으로 오르자마자 두 사람은 까무룩 혼절한다. 얼마간 시간이 지난 뒤 스무 살 남짓한 챙이 눈물을 흘리며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악귀의 주문이라며 수군거린다. 하지만 성학은 챙이 중국어로 읊는 기도문을 알아듣는다.


사무엘과 챙은 예수회의 베이징(北京) 지부에 소속된 신부다. 그들은 낙후된 곳을 찾아 선교하는 임무를 부여받고 조선으로 파견된다. 당시 한성에서는 조선과 수호조약을 맺은 나라의 공관원들이 상주하면서 교육기관과 의료시설이 곳곳에 설립되고 선교활동도 비교적 자유롭게 보장되던 시기다. 그러나 몇몇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에서는 아직도 이방인을 대하는 시선이 곱지 않던 시절이기도 하다.

복음과 신기술을 전파하기 위해 파견된 사무엘과 챙은 낙후된 강원도를 선교지로 택한다. 외모에서 도드라지지 않은 챙이 주로 낮에 교인들을 포섭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무엘은 이슥한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설교에 나선다. 어려서부터 신부의 손에 자란 챙과 신학자 출신의 사무엘은 비록 생김새는 다를지언정 믿음만큼은 쏙 빼닮았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이방인을 난생 처음 본 화전민을 상대로 교화하는 데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촌장으로부터 소동의 내막을 전해들은 성학은 고심 끝에 판결을 내놓곤 두 사람과 함께 사랑채로 들어간다. 선달이 판결요지를 담은 글을 마루청에 서서 우렁차게 낭독한다.


“신부의 응급조치가 없었다면 노파는 실명뿐만 아니라 목숨을 잃을 지경이었다. 따라서 신부의 행동은 살해의 의도가 없는 구명의 목적이었으므로 그의 행위는 면책사유에 해당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근거 없는 처방을 삼가고 의원의 도움을 받도록 하라.”

고개를 끄덕이는 주민 가운데 몇몇 사람이 목소리를 높인다.

“서양마귀가 칼을 들었는데, 그것이 어째 구명의 목적이었다는 말입니까?”

“서양마귀를 살려두어선 아니 됩니다. 산신령의 저주가 머지않아 마을을 휩쓸 것이오.”

선달이 눈을 부릅뜨고 반대하는 사내들에게 일갈한다.

“의인을 두고 한 마디만 더 하면 내가 저주를 내려주마!”

선달이 눈을 부라리며 으름장을 놓는다. 대거리하던 사내들이 목을 움츠리고 쭈뼛거린다. 마당에 냉기가 감돌 즈음 뒤쪽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린다. 무당과 몽둥이를 든 하수인들이 주민들을 헤집곤 선달 앞에서 멈춘다.

“당신의 정체는 뭔가? 칼을 든 서양오랑캐를 의인이라니, 제정신으로 하는 말인가?”

선달과 무당 사이에서 얼마간 눈싸움이 벌어진다. 무당이 송곳눈으로 주변을 선동한다.

“저놈들을 내놓지 않으면 당장 관아로 가서 서양오랑캐를 비호한다고 고변을 할 테다. 치도곤을 당해야 정신을 차리겠느냐? 더 늦지 전에 저 두 놈을 내놓아라!”

선달은 어이가 없다는 듯 팔짱을 끼곤 웃어넘긴다. 화가 치밀어 오른 무당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네놈이 뭐 하는 놈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감히 산신령의 딸을 능멸하고도 무사할 줄 아느냐! 뭣들 하느냐? 저놈을 단박에 끌어내 멍석말이를 하지 않고.”

무당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장정들이 몽둥이를 들고 마루로 뛰어든다. 섬돌 옆에서 지켜보던 응삼이 헤벌쭉 웃는다.

“눈병 났다고 쥐 가죽을 덮어씌운 무지렁이들이 감히 무과에서 장원한 선달님을 몰라보다니······, 오늘 동네방네 곡소리 제대로 나겠구먼.”


선달은 몽둥이를 들고 달려든 장정 다섯 명을 합죽선을 펼쳐 간단히 제압한다. 물러섰던 장정들이 재차 달려든다. 선달은 뒷짐 진 채 발차기만으로 사내들을 마당에 메다꽂는다. 성학이 어수선한 소리가 듣고 마루로 나온다. 그러곤 선달을 호되게 꾸짖는다.


“선달, 도대체 무슨 짓인가?”

“하도 말로 해서 아니 들으니······, 송구합니다.”

성학이 마당으로 내려가 장정들을 일으켜 세운다. 그들은 슬금슬금 무당 뒤를 따라 뒤꽁무니를 뺀다.


한바탕 시끌벅적하던 소란도 일단락된다. 호박 덩굴이 담장을 휘감고 지붕 위의 박도 둥실둥실하다. 가을 풍경이 마을 곳곳에서 사부작사부작 익어간다.

마당 한복판에서 멍석을 펴고 도리개질이 한창이다. 사무엘과 챙도 응삼과 선달과 어울려 일손을 거든다.


“몸은 좀 어떠신가?”

성학이 사무엘에게 다가와 묻는다.

“대감님 덕분에 많이 회복됐습니다.”

“쉬엄쉬엄하시게. 상처가 깊어 무리하면 탈이 날 것이야.”

“예.”

“북경에 있을 때 예수회 소속이라던데······, 혹시 요셉 신부를 아는가?”

“알다마다요. 제 스승님인걸요.”

“그래? 병인년 박해 때 청국으로 피신한 뒤로 소식을 못 들었네만.”

“북경에 머무실 때 저와 함께 각국 공사관을 매일같이 방문하셨습니다. 조선과의 통상은 무력이 아닌 협상으로 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다니셨죠. 그러나 베르뇌 주교를 포함한 신부들이 학살당하자 온건파들도 군대를 파견해야 한다는 강경파의 편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신부님은 당시 건강이 악화되셨지만 로마 교황청으로 직접 가서 교황께 조선의 문제를 아뢰고자 고집을 피우셨습니다. 배에 오른 지 한 달 만에 인도양의 배 위에서 병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요셉 신부님이야말로 조선을 끝까지 이해하셨던 의인이셨지. 신부님이 돌아가셨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네.”


성학은 한동안 서녘 하늘을 바라본다. 그의 눈가에 물기가 어른거린다.




034.


챙과 사무엘은 주민들과 친분을 쌓아가며 미천골에서 포교 활동을 이어간다. 사춘기에 접어든 경덕은 선교사와 교류하며 서양문물과 신학문에 눈을 뜬다. 장터를 떠돌던 진만은 집안의 허드렛일을 거들며 미천골에 정착한다. 워낙 꾀가 바른 탓에 진만은 재간둥이로 불리며 곧잘 웃음거리를 만들곤 한다.


경덕이 선교사로부터 신학문에 몰두할 무렵 조정(朝廷)은 전라도 관찰사가 띄운 파발로 발칵 뒤집힌다. 1894년 2월 10일 고부군수 조병갑(趙秉甲)의 지나친 가렴주구로 수탈이 극에 달하자 농민들이 들고일어나 ‘동학농민운동(東學農民運動)’이 발발한다. 전라도에서 시작된 동학군이 관군을 물리치며 공주까지 세를 확장하자 다급해진 조정은 청나라에 지원을 요청한다. 청나라는 즉각 군대를 출병시켜 농민군의 북진을 저지한다. 호시탐탐 조선의 진출을 엿보던 일본은 톈진조약(天津條約)에 따라 조선에 군대를 파병한다.

인천에 상륙한 일본군은 내처 한성으로 진군하여 경복궁을 점령한다. 그러곤 흥선대원군을 내세워 친일정권을 수립한다. 근대식 무기로 무장한 일본군은 관군과 연합하여 공주 우금치(牛金峙)에서 동학군과 일대혈전을 펼쳐 승리를 거둔다.

동학군을 진압한 일본군은 청나라의 철병을 거부하고 본격적으로 조선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다. 일본은 1894년 ‘갑오개혁(甲午改革)’을 전면 실시하고 청나라와 맺은 ‘통상무역장정(通商貿易章程)’을 폐기시킨다. 이로써 일본은 조선과 청나라의 국교를 단절시키고, 조선을 식민화하기 위한 기반을 다진다.

청나라는 군대를 아산만에 주둔시킨 채 일본군의 철수를 거듭 요구한다. 일본군은 청나라가 군대를 증파하기 위해 북양함대(北洋艦隊)를 보낸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서해안에 순양함 세 척을 파견한다. 일본 함대는 아산만 앞바다에서 청나라의 북양함대와 맞닥뜨리자마자 기습하여 1,200여 명을 수장시킨다. 양국은 각 나라의 정부에 선전포고를 하고 ‘청일전쟁(淸日戰爭)’에 돌입한다.


청나라와 일본은 빗장이 풀린 집에 들어와 안방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 일부 선각자들이 주장한 자주적인 개방이 묵살된 후 참혹한 결과가 현실로 나타난다.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시발점이 된 서구 열강의 포함책략(砲艦策略)은 고스란히 조선에서 답습된다. 서구 열강에게 자국의 마당을 빼앗긴 전력이 있는 청나라와 일본은 뼈아픈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조선을 상대로 임상실험을 실시한다.

흥선대원군은 일본으로부터 정치, 군사에 관한 일체의 사무를 관장하는 군국기무처(軍國機務處)를 총괄하도록 위임을 받는다. 그러나 흥선대원군은 수구파와 손잡고 제 정치만을 고집한다. 결국 그는 일본과 고종의 미움을 사게 되어 영원히 궁궐에서 쫓겨나는 신세로 전락한다.

선각자들이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조선은 그야말로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망국의 길로 접어든다.


친일정권은 동학(東學)을 사교(邪敎)로 규정하고 동학군의 잔당을 색출하도록 전국에 검거령을 내린다. 미천골에도 검거 열풍이 불어 닥친다. 그간 자유롭게 포교 활동을 해오던 챙과 사무엘의 신변도 위험에 노출된다. 성학에게 앙심을 품은 무당이 관아에 사교를 추앙하는 무리가 있다고 고변한 것이다.


성학이 사랑채에서 사무엘과 챙과 마주앉아 있다. 선달은 문틈으로 밖의 동정을 살핀다.

“무당이 동학의 무리가 회합한다고 관아에 고변을 했다네. 천주교는 금령의 대상이 아니라지만 관아에 잡혀가면 두 사람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일세. 일단 한성 명례방 언덕의 천주교 조선교구로 피신한 후 추이를 지켜보는 게 좋을 듯하네.”

사무엘은 성학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대감님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저희 때문에 마을에 화가 미치는 걸 원치 않습니다.”

“동학군을 평정하고 청일전쟁조차 승리를 한 일본의 상승세가 두려울 따름이네. 갑오경장이란 명분을 내세워 조선을 개혁하겠다는데,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사람이 누가 있겠나? 머지않아 인두겁을 벗어던지고 흉악한 늑대의 속셈을 드러낼 게 틀림없어. 앞으로는 조선의 관리보다 일본인이 더 설치는 세상이 될 거야. 자네들도 각별히 유의하도록 하게.”

“명심하겠습니다.”

사무엘과 챙은 예를 다해 성학에게 큰절을 올린다.


푸르스름한 초승달이 소나무의 우듬지에 걸린 채 유난히 구슬픈 분위기를 연출한다. 챙과 사무엘은 단출한 등짐을 짊어지고 미천골을 빠져나간다. 선달이 두 사람을 동구 밖까지 배웅한다.

선교사들이 떠난 이후 경덕의 말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그동안 쌓은 정뿐만 아니라 신학문을 배웠던 시간이 사무치게 그리운 까닭이다. 경덕은 선교사가 남긴 서적을 탐독하며 외로움을 달랜다. 사물을 보는 문리(文理)가 트일 즈음 경덕은 제법 의젓한 청년으로 성장한다.


경덕에게는 절친한 동생이 한 명 있는데, 청지기 김 서방의 아들인 개똥이가 그 장본인이다. 홍역을 앓은 뒤 간신히 목숨을 구한 탓에 붙여진 이름이 개똥이다. 천하게 불려야 역귀(疫鬼)의 마수(魔手)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무당의 충고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성학은 죽을 고비를 넘긴 개똥이에게 세상 밖으로 당당히 나서라는 뜻으로 ‘출세(出世)’란 이름을 지어준다. 어려서부터 둘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책을 뗀다. 경덕은 틈틈이 출세의 학업을 돕는다.


선교사가 떠난 후 경덕은 자신보다 세 살 아래인 출세와 더욱 가까이 지낸다. 경덕은 그와 글도 짓고 실개천에서 천렵도 하며 여가를 보낸다. 출세는 경덕에게 ‘도련님’이란 호칭 대신에 그저 ‘형아’, 또는 ‘형님아’라고 부른다. 주변에서는 이를 두고 출세를 나무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경덕의 성품을 칭찬하며 웃어넘긴다.

출세와 동갑내기인 진만은 선교사가 떠난 후 부쩍 홀로 보내는 시간이 많다. 하루에도 서너 번씩 말썽을 피워야 성이 풀리던 천덕꾸러기가 웬일인지 우두커니 툇마루에 앉아 종일 해바라기를 한다. 누렁이가 장딴지에 달라붙어 귀찮게 구는데도 진만은 본체만체한다.


“야, 거지새끼야! 저리 꺼져! 냄새난단 말이야!”

출세가 욕지거리를 하며 다가온다. 진만은 질겁하여 누렁이를 껴안고 움츠린다.

“넌 앞으로 행랑채에 얼씬도 하지 마! 너 때문에 이가 옮아서 밤에 잘 수가 없어!”

누렁이를 안고 있는 진만에게 출세가 발길질을 한다. 주눅이 든 진만은 후다닥 뒤꼍으로 도망친다.


출세의 불평불만은 그칠 날이 없다. 신분의 차이에서 오는 숙명적인 처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에서 표출되는 반작용이다. 사춘기에 흔히 겪는 일일 수도 있지만 제 처지를 비관하는 수위가 높아질수록 보는 이들은 눈살을 찌푸린다.

그는 경덕의 삶을 부러워한 나머지 형제 같은 경덕을 시기의 대상으로 삼는다. 여러 식구가 엉겨 붙어 생활하는 청지기의 형편을 그는 끝내 받아들이지 못한다.

출세는 진만이 눈에 띌 때마다 포악한 고양이가 되어 쥐처럼 꼼짝도 못하는 그를 괴롭힌다. 출세의 반항이 심해질수록 진만은 하루 종일 밖으로 겉돈다. 진만은 아무도 눈독을 들이지 않은 개울가 경사지에서 돌을 고르고 땅을 펴며 소일한다.

개울가의 비탈땅을 개간한 밭에서 첫 수확이 있던 날, 진만은 동구 밖 폐가에서 딴살림을 차린다. 집안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내 고집을 꺾지 않는다. 그가 따따부따 말을 하지 않는 탓에 출세와의 불화를 알 리 없는 성학은 분가를 허락한다.

진만은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아하며 차곡차곡 신임을 쌓아 간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믿고 땅을 맡기기 시작한다. 마침내 그는 미천골뿐만 아니라 근동의 논밭도 관리하면서 소작지를 관리하는 최고의 마름이 된다.


두메산골의 가을은 일찍 찾아온다. 대문 틈으로 스며든 바람이 마당을 휘젓는다. 낙엽들이 바스락거리며 빙빙 돌며 나뒹군다. 경덕이 사랑채의 서가 주변을 서성거린다. 분명 지필묵이 있어야 할 서랍 속이 텅 비어 있다. 사랑채 밖에서 성학의 기침 소리가 들려온다.


“경덕이 안에 있느냐?”

“예, 할아버지! 안에 있습니다.”

“점심 독경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뭘 하느라 건너오질 않는 게냐!”

성학이 사랑채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서랍을 뒤지던 경덕이 꾸벅 묵례를 한다.

“붓을 찾고 있습니다.”

“자고로 선비라면 지필묵을 생명보다 더 소중히 여겨야 하는 법인데, 어찌하여 붓을 잃어버렸단 말이냐!”

“죄송합니다, 할아버지! 제가 그만 잡념에 빠진 모양입니다.”

“앞으로 주의하도록 하라.”

“예!”




035.


경덕이 할아버지에게 꾸지람을 듣고 있을 무렵 출세는 뒤를 힐끔거리며 고샅길로 접어든다. 그러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뒷산 능선을 넘어 장으로 내달린다.

문방구에 들린 출세는 소매에서 꺼낸 붓 서너 개를 내민다. 망건을 쓴 주인은 붓을 이리저리 살펴본 뒤 거적눈을 씀벅거리며 출세를 훑어본다.


“청나라 수입품이 많아서 요즘 붓 시세가 바닥이란 건 알지?”

출세가 콧방귀를 뀌며 대꾸한다.

“눈이 먼 게요? 그게 어디 청나라 것하고 비교를 하오? 담비 털로 만든 걸 모르고 하는 소리요?”

머쓱한 주인이 나지막이 말한다.

“그래, 얼마를 쳐주면 되겠나?”

출세는 자신 있게 열 손가락을 쫙 펴 보인다.

“뭐라고? 열 냥이라고?”

출세는 고개를 저으며 양손을 두 번 연달아 펴 보인다.

“뭐라? 스무 냥? 아무리 담비 털이라고 해도 요즘 거래가 없다니까.”

“됐소. 춘천 바닥에 문방구가 여기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이리 주시오.”

출세가 붓을 빼앗으려고 손을 뻗친다. 주인이 냉큼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성질 참 급하구먼. 알았네. 열다섯 냥에 거래를 틈새!”

눈을 흘기던 출세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는 돈을 받자마자 문을 쾅 닫고 거리로 나선다. 출세는 어슬렁거리며 저잣거리를 배회한다. 그가 주막 앞을 지나칠 즈음 시금털털한 술내가 훅 끼친다. 그는 곧장 주막 안으로 들어가서 평상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는 또래보다 덩치가 크지만 웃자란 티는 감출 수 없다. 주모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러곤 아궁이에서 군불을 때고 있는 중노미를 향해 소리를 친다.

“함경 아바이! 여기 국밥 하나 실하게 말아 내주게.”

중노미가 가마솥에 국자를 넣고 휘휘 내저은 뒤 건더기를 건져내 뚝배기에 담는다. “탁배기도 내주시오.”

“어라? 이 어린놈이 따끔하게 혼꾸멍이 나야 정신을 차릴 나나!”

주모가 손바닥을 번쩍 든다. 출세가 능숙하게 머리를 말아서 상투를 튼다. 그러곤 젓가락으로 빗장을 질러 상투머리를 고정시킨다.

“됐수? 총각 행세하려고 일부러 머리를 딴 것이오!”

주모가 할 말을 잃고 상투머리를 멀뚱히 바라본다. 중노미가 국밥과 깍두기를 담은 개다리소반을 들고 온다.

“여기 탁배기하고 닭발 무침도 내주시오!”

출세가 제법 어른스런 말투를 흉내 낸다. 주모가 중노미를 힐긋거린다.

“탁배기를 내줘도 괜찮을까?”

“혼례를 치르면 어른이라는데, 뭐 별일 있겠수?”

“그려, 내줘. 본인이 혼례를 치렀다는 데 별 수 있나.”


중노미가 술독을 열고 호리병에 술을 담고, 주모는 번철에 달라붙어 녹두전을 뒤집는다. 중노미에게 호리병을 건네받은 출세가 사발 가득히 술을 따른다. 평상에 앉은 술꾼들이 못마땅한 시선을 보낸다.


“뭘 보시우? 술 먹는 사람 처음 보우? 한성에서는 일본 요리집에서 기모노 입은 기생들이 분내를 풀풀 풍기며 시중을 든다는데, 이곳 촌구석에서는 큼큼한 막걸리 냄새만 진동하는구만.”

출세가 볼멘소리를 늘어놓는다. 평상 끝에 앉은 사내가 쏘아붙인다.

“이런 제기랄! 세상이 어찌 될 판인지······, 턱밑에 수염발도 안 잡힌 어린놈이랑 겸상을 다 하네. 에잇, 퉷!”

사내가 등을 돌린 채 상을 옮긴다. 출세는 오히려 히죽거리며 양반자세를 취한다.

출세는 보아란 듯이 단숨에 벌컥벌컥 술잔을 비운다.

“개똥아! 너무 마시는 거 아니냐!”

“아이 시발! 누가 개똥이래? 난, 출세라고 출세. 김······, 출······, 세!”

“야, 이놈아! 한 번 노비면 영원한 노비인거야! 어디서 감히! 네가 지금껏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건 바로 다 내 덕인걸 모르겠냐? 역병을 피하기 위해 네 애비가 내게 와서 얼마나 애면글면했는지 아느냐! 오래 살라고 개똥이라고 지어서 그나마 지금껏 네가 목숨을 부지한 거야, 이놈아! 한 씨 가문에서 밥술이나 뜬다고 노비가 양반이 될 줄 알아? 어여, 정신 차려! 이 무지렁이 같은 놈아!”

출세는 막말을 퍼붓는 무당을 보곤 눈을 슴벅거린다.

“아직 여물지 않은 놈이 저잣거리에서 강술을 마시면 되겠느냐? 주모! 금을 넉넉히 쳐줄 테니, 여기 씨암탉 한 마리 잡아오시게!”

“돈만 준다면야 소도 한 마리 잡아 오고말고. 잠시만 기다리시구려.”

주모가 턱짓으로 중노미에게 지시를 내린다. 중노미는 뒤꼍으로 가서 횃대에 앉아 졸고 있는 씨암탉의 목을 비튼다. 무당이 사발 가득 술을 따른다. 출세가 단박에 비운다. 그가 채 트림을 올리기도 전에 사발에 술이 찰랑거린다. 그는 퀭한 눈으로 무당을 바라본 뒤 목젖이 출렁거릴 정도로 삽시간에 술잔을 바닥낸다.

“내 팔자에 무슨 놈의 글이야! 쌍놈이 글귀나 꿰고 앉아서 뭐에 쓰겠어! 실컷 먹고 마시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면 그게 장땡이지!”

“그걸 이제야 알았냐? 곧 세상이 뒤바꿀 것이다. 양반, 쌍놈의 씨가 어디 따로 있더냐? 곧 네 세상이 올 것이야. 너무 상념 말거라.”

무당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잔이 빌 때마다 거듭 술잔을 채운다.


무당과 출세가 술상을 마주하고 있다. 무당이 주로 말을 늘어놓고 출세는 닭다리를 뭉떵 베물곤 이따금씩 고개를 끄덕인다. 선달은 소달구지를 끌고 무심코 주점 앞을 지나치다가 두 사람을 발견한다. 선달은 혀를 끌끌 차며 달구지에 올라탄다.



036.


진눈깨비가 내리는 사당은 적막하기 그지없다. 뚜벅뚜벅 싸리문 안으로 들어서는 출세의 어깨가 축 처져 있다.


“바람이 차구나. 냉큼 들어오노라.”

방안에서 무당의 목소리가 카랑카랑하게 들린다. 부엌을 기웃거리던 그가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귀신이 따로 없구먼!”

그는 성큼 문을 열고 방으로 든다.

“오다 보니 굴뚝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던데, 굿거리 음식 남은 거 없수?”

무당은 쪽문을 열고 큰소리로 외친다.

“월향야, 다 삶아졌으면 술 한 상 보거라!”

“알았수, 엄니!”

월향이의 목소리가 부엌 쪽문 틈으로 가늘게 들린다. 월향이가 개다리소반을 들고 방으로 들어온다. 출세는 냉큼 개다리소반을 받아 방바닥에 내려놓는다. 그러곤 윤기가 반질반질한 양지수육을 보곤 침을 질질 흘린다. 시장기가 동한 출세는 수육을 손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고 날름 삼킨다.

“역시 남의 살 중에 으뜸은 쇠고기지. 제삿날에나 맛보는 이 귀한 걸 자주 드시나보우?”

그는 기름기가 번들거리는 입술을 실룩거리며 월향이를 곁눈질한다. 월향이도 수줍은 듯 고개를 돌린 채 게걸스럽게 먹는 그를 훔쳐본다.

“자고로 술은 여자가 따라야 제 맛이지 않더냐?”

“그거야 그렇습죠.”

“자, 받아라.”

무당이 술을 따른다. 그는 단숨에 잔을 비우곤 월향을 힐끔거린다.

“볼따구니에 보조개가 있는 걸 보아하니, 끼 좀 부리겠는걸!”

그는 능청을 떨며 느물스럽게 미소를 짓는다. 무당이 눈을 흘기며 꾸짖는다.

“여기가 주막이더냐? 내 딸 월향이다. 말조심하거라!”

“이렇게 큰 딸이 있었수? 그렇다면 더 일직 사당을 드나들었을 텐데······, 하하핫!”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꼴에 사내라고······, 쯧쯧쯧!”

무당이 실없이 웃으며 콧방귀를 뀐다.

“하하핫! 벌이 꽃을 보고 날아드는 건 세상 이치가 아니오! 그게 뭔 잘못이라고 타박을 하는 게요.”

“그놈 참, 변죽 한번 좋구나.”

출세는 수육을 입에 넣고 씹으면서도 연신 월향을 향해 눈을 찡긋거린다.

“이놈아, 아무리 뱃속에 거지가 들어앉았다손 치더라도 제발 천천히 먹거라. 그러다가 체하면 약도 없느니라!”

“꺼억······”

입을 벌린 채 트림을 한 출세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무당을 바라본다.

“그나저나 바쁜 사람을 왜 불렀수?”

무당은 반짇고리 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낸다.

“산 중에 호랑이는 한 마리면 충분한 법!”

출세는 연신 이를 쑤시며 월향을 힐긋거린다.

“넌 호랑이 상을 타고 났다. 그런데 지금 네 꼴을 봐라. 호랑이 굴에서 사는 형국 아니더냐? 네 팔자가 피려면 호랑이를 몰아내고 굴을 차지해야 한다!”

출세는 눈빛을 번뜩이며 무당을 쏘아본다.

“차지해야 한다면······?”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흉내를 낸다.

“눈치가 빠삭한 놈 같으니라고.”

무당은 음흉한 미소를 짓는다.

“손에 피를 묻히며 사람을 해하는 방법은 하책 중의 하책이다. 이걸 줄 테니, 대감 책상 밑에 붙여두거라. 그리하면 대감은 시름시름 앓다 머지않아 병사할 것이다.”

“하여튼 무당어미의 잔꾀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흐흐흣!”

출세는 무당이 건넨 부적을 가슴속에 깊숙이 집어넣고는 간드러지게 웃는다.

“그나저나 술을 한 잔 했더니 슬슬 잠이 오는데······, 눈 좀 붙이고 갑시다.”

그는 배를 두드리며 늘어지게 하품을 쏟아낸다.

“썩을 놈! 아주 골고루 하는구나!”

무당은 딸에게 눈짓을 하며 부추긴다.

“상은 내가 물릴 테니, 너는 건넛방에 가서 이부자리를 봐줘라.”

무당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출세에게 못을 박는다.

“아녀자들만 사는 집이니 허튼수작 부리면 가만두지 않겠다. 눈만 붙이고 가거라!”


출세는 못이긴 척 월향을 따라 건넛방으로 간다. 그는 이부자리가 채 깔기도 전에 월향을 덮친다. 그의 큼지막한 손이 월향의 입을 틀어막는다. 그가 저고리를 풀어헤치자 봉긋한 젖무덤이 살내를 폴폴 풍긴다. 치마가 벗겨지고 속곳이 내려진다.

마당에서 슬며시 건넛방을 엿듣던 무당은 신음소리를 듣곤 야릇한 미소를 짓는다. 무당은 입을 한일자로 굳게 다문 뒤 조용히 안방으로 든다.


월향을 맘껏 품은 그는 허리춤을 고쳐 매고 방을 나선다. 교교한 달빛을 받은 타일까. 그의 얼굴이 푸르스름한 기운으로 번들거린다.

그날 밤 두건을 쓴 검은 그림자가 눈이 쌓인 마당을 가로질러 사랑채로 숨어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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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

  • 작성자
    Lv.55 jejus98
    작성일
    19.04.11 21:28
    No. 1

    제가 짧은 글만 읽어서 그런지 가독성ㅇ이 좀 떨어집니다. 대체로 이런 글들을 많이 쓰시나요. 문단과 대화가 넘 길게 느껴집니다. 고증도 같이 하고 단어도 현대에 맞게 바꿔야하는것도 맞지만 갑갑한 느낌이 들어서요. -그냥 암것도 모르는 쭈구리며 지나가는 독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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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2 최장르
    작성일
    19.04.11 21:52
    No. 2

    처음 연재하는 거라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가일층 노력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mail510
    작성일
    19.04.11 23:54
    No. 3

    소설이죠 저는 문학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최장르
    작성일
    19.04.11 23:58
    No. 4

    처음 연재하는 거라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예쁘게 봐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mail510
    작성일
    19.04.12 01:19
    No. 5

    요기 제수스님에게 드린 말씀입니당 ㅎㅎ 요런 기능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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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2 mail510
    작성일
    19.04.12 01:20
    No. 6

    아아 답변글에 답변을 달 수는 없군요 장르님만 가능한거 같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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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글
    작성자
    Lv.12 최장르
    작성일
    19.04.12 03:44
    No. 7

    그런 거군요. 저도 처음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정말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연재하겠습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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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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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134화 악마의 최후 +3 19.07.12 157 1 16쪽
133 133화 고귀한 죽음 +1 19.07.11 87 1 12쪽
132 132화 무지개 +1 19.07.10 86 1 13쪽
131 131화 차관협정(借款協定) +2 19.07.05 94 1 14쪽
130 130화 반공포로석방 +1 19.07.01 109 2 13쪽
129 129화 한일회담 +1 19.06.29 106 2 15쪽
128 128화 폭탄테러 +1 19.06.26 116 2 13쪽
127 127화 카츄샤 +1 19.06.24 104 2 13쪽
126 126화 의사 왕룽 +1 19.06.23 103 3 17쪽
125 125화 빅터 한 재단 +2 19.06.19 113 3 13쪽
124 124화 인천상륙작전 +1 19.06.13 139 2 15쪽
123 123화 메모리 가든 +1 19.06.12 111 2 15쪽
122 122화 겹생 +3 19.06.10 109 2 16쪽
121 121화 하와이 +1 19.06.07 118 3 14쪽
120 120화 소령 맥나마라 +4 19.06.06 123 2 15쪽
119 119화 한초희 +1 19.06.05 126 2 14쪽
118 118화 맥아더 원수 +1 19.06.04 120 2 14쪽
117 117화 기만방송 +1 19.06.03 117 2 13쪽
116 116화 코리안 커넥션 +1 19.06.01 128 2 12쪽
115 115화 잠수함 +1 19.05.30 170 2 13쪽
114 114화 6.25 전쟁 +1 19.05.29 145 2 12쪽
113 113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특명 1호 ‘폭풍’ +1 19.05.21 126 2 11쪽
112 112화 금괴수송작전 +1 19.05.19 163 2 10쪽
111 111화 '암호명 A-1' +1 19.05.18 117 2 13쪽
110 110화 악연(惡緣) +1 19.05.17 116 2 14쪽
109 109화 마지막 미션 +1 19.05.16 117 2 12쪽
108 108화 애치슨 라인 +1 19.05.15 116 2 12쪽
107 107화 연적(戀敵) +1 19.05.15 134 2 12쪽
106 106화 독살(毒殺) +1 19.05.14 129 2 12쪽
105 105화 마돈나 다방 +2 19.05.13 135 2 15쪽
104 104화 한국은행 +1 19.05.11 135 2 14쪽
103 103화 비밀거래 +1 19.05.10 157 2 12쪽
102 102화 남미이주작전 +1 19.05.10 151 2 13쪽
101 101화 트루먼 독트린 +1 19.05.10 124 2 11쪽
100 100화 숙명의 라이벌 +1 19.05.10 130 3 18쪽
99 99화 Jane Doe +2 19.05.10 128 2 13쪽
98 98화 앙숙, 이승만과 김구 +1 19.05.10 128 2 12쪽
97 97화 반도호텔 +1 19.05.10 123 2 13쪽
96 96화 좌익과 우익 +1 19.05.09 124 2 13쪽
95 95화 조선인민공화국 +1 19.05.09 129 2 17쪽
94 94화 일본패망(日本敗亡) +1 19.05.09 135 2 12쪽
93 93화 원자폭탄 +1 19.05.09 125 2 13쪽
92 92화 김일성 +1 19.05.09 131 1 14쪽
91 91화 독수리 작전 +1 19.05.09 129 1 14쪽
90 90화 이승만 +1 19.05.09 117 1 14쪽
89 89화 비밀요원 나타샤 +1 19.05.09 112 2 15쪽
88 88화 OSS(미국전략사무국) +2 19.05.09 117 2 16쪽
87 87화 승전(勝戰) +1 19.05.09 112 2 14쪽
86 86화 진주만공습 +1 19.05.08 114 1 16쪽
85 85화 갈라예프 +2 19.05.08 113 2 16쪽
84 84화 채권(債券) +1 19.05.08 118 2 11쪽
83 83화 다카키 마사오 +1 19.05.08 131 2 12쪽
82 82화 광복군(光復軍) +1 19.05.08 112 2 13쪽
81 81화 육군정보학교 +2 19.05.08 113 2 11쪽
80 80화 홍콩행 +1 19.05.07 119 3 13쪽
79 79화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 +3 19.05.07 110 2 12쪽
78 78화 김원봉과 김구 +1 19.05.07 109 2 16쪽
77 77화 까레이스키 +3 19.05.07 106 2 12쪽
76 76화 탈출(脫出) +1 19.05.07 112 3 9쪽
75 75화 박정희와 최태민 +1 19.05.07 118 2 9쪽
74 74화 중일전쟁(中日戰爭) +1 19.05.07 112 2 13쪽
73 73화 강제이주 +3 19.05.06 107 1 12쪽
72 72화 마루타 +1 19.05.06 106 1 12쪽
71 71화 막후 실력자 +1 19.05.06 106 2 13쪽
70 70화 마오쩌둥과 스탈린의 등장 +1 19.05.06 106 1 15쪽
69 69화 천황결사옹위청년단 +1 19.05.05 109 1 15쪽
68 68화 후흑학(厚黑學) +1 19.05.05 112 1 13쪽
67 67화 경몽장(耕夢莊) +1 19.05.05 110 1 12쪽
66 66화 학교(學校) +1 19.05.05 110 1 8쪽
65 65화 국제연맹(國際聯盟) +1 19.05.05 109 1 19쪽
64 64화 나타샤 +1 19.05.05 109 1 11쪽
63 63화 보고서 +1 19.05.05 110 1 11쪽
62 62화 시인과 영웅 +2 19.05.04 120 2 15쪽
61 61화 탄생의 비밀 +2 19.05.04 111 2 18쪽
60 60화 국경수비대 +1 19.05.03 110 2 13쪽
59 59화 제네바협약 +4 19.05.03 114 2 18쪽
58 58화 명백한 운명 +1 19.05.03 109 1 16쪽
57 57화 미두취인소(米豆取人所) +1 19.05.03 112 1 12쪽
56 56화 생포(生捕) +1 19.05.02 110 2 13쪽
55 55화 참패(慘敗) +1 19.05.02 109 2 14쪽
54 54화 향수병(鄕愁病) +1 19.05.02 110 2 18쪽
53 53화 음악회 +1 19.05.02 110 2 18쪽
52 52화 들개 진구 +1 19.05.02 114 2 24쪽
51 51화 가락지 +3 19.05.02 114 2 26쪽
50 50화 덫 +1 19.05.01 112 1 28쪽
49 49화 추격전(追擊戰) +1 19.04.30 110 2 35쪽
48 48화 쌍성보전투(雙城堡戰鬪) +1 19.04.30 115 2 39쪽
47 47화 광휘와 빅터 +3 19.04.29 113 2 33쪽
46 46화 특별수사본부(特別搜査本部) +4 19.04.29 113 2 41쪽
45 45화 만저우리(滿洲里) +4 19.04.28 107 3 35쪽
44 44화 폭풍전야(暴風前夜) +1 19.04.28 108 3 37쪽
43 43화 Boys, be ambitious! +1 19.04.27 110 2 39쪽
42 42화 만주국(滿洲國) +5 19.04.27 116 2 38쪽
41 41화 만몽영유계획(滿蒙領有計劃) +1 19.04.26 116 3 25쪽
40 40화 재회(再會) +1 19.04.26 114 3 30쪽
39 39화 빅터 한 +1 19.04.25 115 3 49쪽
38 38화 박진만 +2 19.04.25 121 3 45쪽
37 37화 정보국 5과 +3 19.04.24 134 3 51쪽
36 36화 마적(馬賊) 왕리 +2 19.04.24 131 3 49쪽
35 35화 삼두정치(三頭政治) +2 19.04.23 134 3 42쪽
34 34화 주찬 +1 19.04.23 130 3 51쪽
33 33화 만주야사(滿洲野史) +2 19.04.22 128 3 50쪽
32 32화 서광휘 +2 19.04.22 130 3 47쪽
31 31화 국내진공작전(國內進攻作戰) +2 19.04.21 154 4 47쪽
30 30화 미쓰야협정(三矢協定) +4 19.04.21 131 4 46쪽
29 29화 출산(出産) +3 19.04.20 141 4 43쪽
28 28화 밀항(密航) +2 19.04.20 130 4 45쪽
27 27화 불령선인(不逞鮮人) +1 19.04.19 132 4 43쪽
26 26화 님의 침묵 +1 19.04.19 137 4 48쪽
25 25화 이민(移民) +2 19.04.18 148 4 39쪽
24 24화 회자정리(會者定離) +2 19.04.18 136 5 44쪽
23 23화 여걸(女傑) 수잔 +5 19.04.17 140 4 46쪽
22 22화 3·1 만세운동 +5 19.04.17 144 4 44쪽
21 21화 천적(天敵) +1 19.04.16 142 5 49쪽
20 20화 아카키 타이요우(赤木太陽) +4 19.04.16 147 5 52쪽
19 19화 망국(亡國) +4 19.04.15 155 3 49쪽
18 18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3 19.04.15 160 3 46쪽
17 17화 한성진격작전(漢城進擊作戰) +4 19.04.14 158 4 49쪽
16 16화 의병전쟁(義兵戰爭) +4 19.04.14 160 4 43쪽
15 15화 춘투(春鬪) +5 19.04.13 174 3 47쪽
14 14화 암살미수(暗殺未遂) +4 19.04.13 181 3 37쪽
13 13화 결혼(結婚) +3 19.04.12 263 6 42쪽
12 12화 돈버거 +9 19.04.12 242 7 44쪽
11 11화 대한제국(大韓帝國) +2 19.04.11 263 7 45쪽
» 10화 김출세(金出世) +7 19.04.11 290 8 42쪽
9 9화 낙향(落鄕) +4 19.04.10 305 8 42쪽
8 8화 혁파안(革罷案) +4 19.04.10 317 9 41쪽
7 7화 증기자동차 +2 19.04.09 371 12 22쪽
6 6화 2차 사행(使行) +2 19.04.09 376 12 24쪽
5 5화 견문록(見聞錄) +5 19.04.08 423 13 19쪽
4 4화 북경(北京) +1 19.04.08 517 11 19쪽
3 3화 만남 +1 19.04.08 638 12 15쪽
2 2화 1차 사행(使行) +2 19.04.08 928 13 14쪽
1 1화 파락호(破落戶) 이하응 +17 19.04.08 1,796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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