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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님의 침묵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드라마

최장르
작품등록일 :
2019.04.08 16:31
최근연재일 :
2019.06.1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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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9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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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쪽

46화 특별수사본부(特別搜査本部)

님의 침묵




DUMMY

374.


신징역에 도착한 타이요우는 곧장 관동군 사령부를 방문한다. 집무실 밖에서 기다리던 그가 회의를 마치고 나온 장교들을 본체만체하고 서둘러 안으로 들어간다.


“콧잔등에 땀이 찬 걸 보니 일이 다급하게 돌아가는 모양이군! 이번 만철 금고 탈취를 주도한 게 마적이었다면서? 조서를 읽어보니까 수세에 몰린 마적을 서광휘가 나타나 구출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류노스케가 응접실에 다리를 꼰 채 삐딱하게 앉아 묻는다.

“아직까지는 열차강도를 주도한 건 마적으로 밝혀졌습니다. 서광휘가 참여한 가능성도 열어놓고 전방위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번 강도사건을 두고 도쿄에서도 말들이 많아. 경제 관료들이 내각회의에서 만주의 치안부재를 문제 삼으며 관동군을 질타한 모양이야.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돼! 각별히 신경 쓰도록 하게.”

“명심하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류노스케가 전과 달리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타이요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자네 입이 무거운 걸 보면 급히 찾아온 용무가 따로 있군.”

타이요우가 대뜸 용무를 밝힌다.

“관동군의 정보과 요원들을 지원해주십시오.”

“경찰국 경시정께서 관동군 사령부에 찾아와 다짜고짜 생떼를 쓸 때도 있군. 비밀경찰로도 안 되는 일이 있나보지?”

“아무리 비밀경찰이라지만 만주족속의 게으른 근성이 어디 가겠습니까? 완장을 찬 대도회 조직은 눈에 불을 켜고 뒷돈만 챙기기 데 급급합니다. 특고과 형사들과 영 손발이 맞지 않습니다. 조선총독부에서 온 고등계 형사와 관동군 정보과 요원들로 별도의 조직을 꾸릴까 합니다.”

“어디, 그만한 사안인지 얘기나 들어봄세.”

속이 탄 타이요우가 물 잔을 단숨에 벌컥 들이킨다.

“하얼빈의 러시아 거주지에서 둥베이의용군 대장 카오펑린이 몇몇 사업가와 접촉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가 사진이 담긴 서류를 건넨다. 류노스케가 외눈안경을 쓰고 사진을 본다.

“젊은 사업가로 보이는 이자들은 신분이 명확하지 않지만, 특히 이자들은 펑톈 대화호텔에서도 목격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가 핸더슨과 짱웨이를 지목한다.

“이 중국인은 난징정부의 천청 쪽 사람이라고 합니다.”

“난징정부의 천청? 그라면 정보국의 수장이 아닌가?”

“저쪽에서 정보국이 나선 이상 우리 쪽에서도 정보통이 나서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장군님께 감히 부탁을 드린 겁니다. 특히 쥰페이와 나카다, 미나토를 차출해주십시오.”

“쥰페이와 미나토는 가능하네만, 나카다는 보병과를 지원해서 전출 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류노스케가 말끝을 흐린다. 그러나 타이요우는 완강하다.

“세 사람 모두 필요합니다.”

“왜? 굳이 전출 간 자를 원하는 이유가 뭔가? 서광휘가 나타나기라도 한 거야?”

흉중이 들키기라도 한 듯 타이요우의 낯빛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맞습니다. 둥베이의용군의 특공대를 지휘하는 자가 바로 서광휘라고 합니다. 따라서 그놈과 함께 춘천고보를 다닌 자들 가운데 친분이 있는 나카다가 꼭 필요합니다.”

“알겠네. 그나저나 이자는 누군가?”

류노스케가 눈여겨본 빅터를 가리킨다.

“저도 그게 궁금해서 현재 백방으로 수소문 중에 있습니다.”

“흠······”

얼마간 턱을 괸 채 말을 아끼던 류노스케가 입을 뗀다.

“지금 당장 난징에 급파된 요원에게 이자에 대한 인상착의를 캐라고 해야겠어. 이자가 누구이든 간에 난징정부의 정보국이 카오펑린과 접촉했다면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야.”

“최근에 이들이 하얼빈 북쪽으로 종적을 감췄는데, 아무래도 둥베이의용군과 모종의 군사작전을 도모하는 걸로 관측됩니다. 속히 정보를 캐내 군사적 도발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알았네. 우선 이자들의 신원을 파악한 뒤 의논을 함세. 그리고 당장 정보국 요원을 차출하도록 조치를 취할 테니, 자네는 조선총독부의 고등계 형사들을 소집하도록 하게.”

“네.”

“난징에서 소식이 오는 즉시 연락하겠네. 그동안 새 조직을 꾸리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며칠 후 류노스케의 호출을 받은 타이요우가 집무실을 방문한다. 류노스케는 난징에서 수집한 자료를 그 앞에 펼쳐놓는다.

“이자는 난징 주재 미국영사관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밝혀졌네.”

“미국영사관이요? 영사관이라면 민간인을 상대하는 기관이 아닙니까?”

“영사관 직원이 난징정부의 정보국 직원과 동행할 일은 흔치 않은 일이야. 그런데 그것도 영사관 직원이 둥베이의용군의 수장과 만났다면 이야기는 백팔십도 달라지는 거지. 곧 이자는 관동군 정보과의 특별관리대상으로 지명될 걸세.”

“미국인이 그것도 영사관 직원이 적의 수장과 만난다면 이는 간첩활동으로 간주할 수 있지 않습니까? 당장 체포해서 그 진위를 캐묻겠습니다.”

“어허! 그놈의 성미하고는······.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야. 가뜩이나 만주국 설립 이후 외교적인 문제로 시달리고 있는데 도쿄 육군성에서 좋아할 리가 없지 않나? 외교관을 함부로 건드렸다가는 국제적인 분쟁에 휘말릴 수 있어. 체포하는 것은 이들의 뒤를 캐내 약점을 잡은 뒤에 해도 늦지 않아.”

“네!”

“그런데 말이야! 만약 이자가 영사관 직원으로 위장한 미국정보원이라면, 왜 카오펑린을 만나려는 걸까?”

“스파이라면 가능한 일이죠.”

“그렇지. 그렇다면 왜 미국의 스파이가 카오펑린과 접촉을 하려고 할까?”

류노스케는 작전지도 앞을 서성거린다.

“이자들이 이 지역을 맴도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야. 정보과 보고에 의하면 최근에 지림성의 의용군들도 동북으로 이동했다는 증거가 있고, 지청천의 독립군도 북쪽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하던데······”

얼마간 의안을 매만지던 류노스케가 지도의 한 곳을 지목한다.

“그래, 놈들이 노리는 곳은 바로 여기야!”

그가 지휘봉으로 가리킨 곳은 ‘슈앙쳉바오(雙城堡)’다. 만주국 성립 이후 창춘과 하얼빈을 연결하는 만철의 중간 기착지로 급부상한 ‘슈앙쳉바오’는 군사와 경제를 아우르는 신흥도시로 성장한 곳이다.

“슈앙쳉바오라면 관동군의 주요 사단이 주둔하는 군사거점지역인데, 오합지졸에 불과한 둥베이의용군이 겁도 없이 공격을 해올까요?”

타이요우가 의문을 제기한다. 그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넌지시 나무란다.

“쯧쯧쯧! 우매하긴! 어찌 나무만 보고 산을 읽으려는 게야? 숲을 봐야 정상으로 이르는 오솔길도 찾을 수 있는 법! 손자병법의 제6계에 성동격서란 게 있다.”

타이요우는 무지가 탄로 날 것을 염두에 두고 침묵으로 일관한다.

“‘동쪽을 공격한다고 요란하게 떠든 뒤 서쪽을 친다’는 뜻이지. 지금 의용군이 하는 꼴과 흡사하지 않나?”

이해가 된 듯 고개를 끄덕이던 타이요우가 눈알을 되록거리며 아첨을 늘어놓는다.

“하얼빈을 칠 것처럼 연기를 폴폴 풍기고 슈앙쳉바오를 친다? 하얼빈은 슈앙쳉바오보다 동쪽에 있지 않습니까? 작태가 지금 상황과 똑같습니다. 역시 장군님의 혜안은 하늘을 찌릅니다. 하하핫!”

류노스케는 아부가 싫지 않은 듯 눈자위를 실룩거리며 제 논리를 펼친다.

“역지사지를 해보면 극명해. 내가 카오펑린의 입장이라도 하얼빈을 칠 논의의 실익이 없어. 만주 동북의 최대 도시를 공격하여 승리를 거둔다한들 손에 쥘 전리품이 너무 보잘 것 없단 말이야. 자칫 만주민의 원성만 살 개연성이 농후해. 차라리 장수라면 질 각오를 하고 적의 심장에 비수를 겨누어야 패하더라도 명분이 서지 않겠나?”

“고명한 장군님의 말씀을 들으니 이제야 얽히고설킨 실타래가 풀리는 듯합니다. 속이 다 후련합니다. 놈들이 백주대낮에 하얼빈을 활보한 이유가 따로 있었군요.”

“카오펑린이란 거물이 하얼빈에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소문이 무성할 테니, 지장이라면 능히 헛소문이 날 것을 계산에 넣고 전술적인 효과를 노렸을 게 빤해.”

“그렇다면 당장 하얼빈의 비밀경찰조직을 슈앙쳉바오로 파견하여 전력을 보강하겠습니다.”

“No, No, No! 그럼 쓰나. 군사작전은 늘 차선책까지 포석에 두는 법. 혹시 하얼빈을 칠 수도 있으니,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책은 적에게 허점을 드러내서는 안 되네.”

류노스케는 의안을 만지작거리며 눈웃음을 친다.

“이번 하얼빈 공작은 잘 하면 아군에게 유리한 쪽으로 설계할 수도 있을 것 같네.”

타이요우가 귀를 쫑긋거린다. 류노스케는 입맛을 다신다.

“손자병법 가운데 제16계에 ‘큰 적을 붙잡기 위해 일부러 적을 풀어준다’는 ‘욕금고종’이란 계책이 있네. 말하자면 적의 힘을 빼서 전의를 상실케 한 다음 뿔뿔이 흩어질 때 일거에 사로잡는 방법이지.”

번연히 생각이 떠오른 듯 눈알을 굴리던 타이요우가 무릎을 친다.

“장군님, 그렇다면 카오펑린을 잡기 위해 서광휘를 풀어준다는 뜻입니까?”

고래를 절레절레 젓던 류노스케가 혀를 차며 눈살을 찌푸린다.

“방정맞게 난 척하기는······. 하얼빈 공작은 관동군 참모와 정보과에서 알아서 할 일이야. 자네는 시키는 대로 일만 처리하면 돼.”

“저도 머리를 쓰는 것보다 이 몸뚱어리를 써야 직성이 풀립니다. 무슨 일이든 맡겨만 주십시오.”

타이요우가 주먹을 쥐고 씩씩거린다. 류노스케는 어의가 없다는 듯 피식거린다.

“그나저나 자네에게 줄 선물이 있네.”

류노스케가 벨을 울린다. 잠시 뒤 쥰페이가 나카다와 미나토를 인솔하고 등장한다. 서로 악수를 나누며 반가움을 표하지만 나카다만은 무뚝뚝하다. 아니, 감정이 철저하게 무화된 목각인형이라도 된 양 그의 시선은 그저 맹탕 허공을 겉돌 뿐이다.

“여전하군! 그래, 사람은 변하지 않는 법이다. 제국에 충성할 기회는 많으니 각자 방법으로 하면 된다. 다시 만나게 돼서 기쁘다. 귀관들은 앞으로 하얼빈에서 정보업무에 투입될 것이다.”

류노스케가 인사말을 건넨다. 쥰페이가 장화 뒤꿈치를 붙이며 절도 있게 답례한다.

“장군님을 다시 모실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핫! 나 역시 귀관들을 보고 싶었네. 하지만 귀관들을 찾은 건 경시정이라네.”

그가 슬쩍 자리를 피해준다. 타이요우가 한걸음 앞으로 나선다.

“귀관들과 나와의 공동 목표가 또 다시 북만주에 준동했네. 그래서 감히 장군님께 귀관들을 차출해달라고 부탁드렸네.”

쥰페이와 미나토는 다소 실망한 마지못해 비죽이 웃는다. 그러나 나카다의 시야는 여전히 허공에 머문다.




375.


위취엔웨이후(玉泉威虎)산의 능선을 따라 난 오솔길은 양편으로 길차게 자란 침엽수림 틈으로 빗겨든 햇살로 명암이 또렷하다. 돌연 기척을 느낀 새들이 푸드덕거리며 사방으로 흩어진다. 뒤미처 투레질을 하며 말 두 마리가 다가온다. 카오펑린과 빅터는 제가끔 말고삐를 쥐락펴락하며 일정 간격을 유지한다.


“장군님, 두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두 가지라, 이거 부담스러운걸! 하하핫! 만주에는 선물을 들고 찾아온 객에게는 그에 합당한 보답을 하는 풍습이 있다네. 큰 선물을 주었으니 의당 부탁을 들어줘야지. 어서 말해 보시게.”

빅터는 고삐를 틀어 말머리를 잡아당긴다. 그러곤 상대와 보폭을 맞추며 말을 잇는다.

“장군님의 군막을 관리하는 사병이 의심스럽습니다.”

“우충 하사가? 우충은 내가 지림성에 있을 때부터 데리고 있어서 잘 아내. 비록 전투요원은 아니지만 충성심만큼은 내가 보장할 수 있다네.”

제 치부라도 드러난 양 카오펑린은 헛기침을 내뱉는다.

“하얼빈에서부터 미행이 붙었는데, 아무래도 의용군 내부에 첩자가 있는 듯합니다.”

“의용군의 자질을 얕잡아 보는 것 같아 불쾌하군. 내 측근을 언급하는 걸 보니, 필시 근거가 있기를 바라네. 괜한 음모라면 내 그대를 용서치 않을 거야.”

카오펑린이 고리눈을 뜨고 빅터를 노려본다.

“장군님, 둥베이의용군의 공격거점이 슈앙쳉바오가 아닙니까?”

“아직 논의 중인 사항인데, 자네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나?”

“장군님 군막에 슈앙쳉바오가 표시된 작전도가 있더군요. 그리고 난징정부와 우리 측이 수집한 정보에서도 슈앙쳉바오가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됐습니다.”

“이거 난감한걸! 자네가 안다는 사실은 적도 알 수 있다는 뜻이잖나?”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죠.”

“그런데 슈앙쳉바오하고 우충 하사랑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건가?”

“하사가 첩자인지 아닌지는 시험해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카오펑린은 말고삐를 틀어쥐고 제자리걸음을 유도한다.

“사람을 시험하다니, 무서운 객이 틀림없군. 그래 어떡하면 되겠나?”

“슈앙쳉바오 대신 하얼빈을 친다는 내용의 서류와 지도를 군막에 두시면 됩니다. 그리고 부관과 하얼빈을 자연스럽게 언급하십시오. 도움이 될 겁니다.”

“알겠네. 부디 자네의 의심이 기우로 끝나기를 바라네. 그리고 두 번째 부탁은 뭔가? 벌써 덜컥 겁이 나는군!”

카오펑린이 엄살을 부린다.

“서 대장이 무기상을 만나러 블라디보스토크로 간다고 하더군요. 이번 무기거래에 대장과 동행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십시오.”

“서 대장은 원래 심복이 아니면 절대 동행하지 않기로 유명하네. 하지만 군자금을 대준 큰손이 간다고 하면 서 대장이라도 거절하지는 않겠지. 그렇다고 기대는 하지 말게. 워낙 독불장군이라 내 부탁이더라도 장담은 금물일세.”

“장군님만 믿겠습니다.”

“내가 별의별 사람을 다 겪어봤지만 이렇게 까탈스러운 객은 처음 보겠군!”


카오펑린은 입엣말을 중얼거리더니 박차를 가하며 내달리기 시작한다. 우듬지를 빗긴 햇살이 숲 사이로 층층이 부셔져 내린다. 빅터는 싱그러운 햇살의 기운을 받으며 말에게 의지한 채 오솔길을 벗어난다.



376.


타이요우는 정보부 출신의 쥰페이 코우 중좌와 나카다 쇼 대위, 미나토 오사무 대위와 조선총독부에서 선발한 특고형사 열 명을 합류시켜 특수수사본부를 창설한다. 선발된 요원 중에 유독 춘천경찰서 특고형사 경부 오진구가 눈에 띤다. 춘천에서 타이요우의 오른팔로 불리며 들개라는 별명에 걸맞게 인간사냥에 선봉에 섰던 인물이다.


“조선의 태양이신 타이요우 경시정님께 문안 인사드립니다.”

그는 주변의 눈총 따위는 무시하고 넙죽 큰절을 올린다. 타이요우가 그를 일으켜 세운다.

“오 경부, 아직 살아 있었군! 사내라면 자고로 큰물에서 놀아야지. 이곳 만주에는 자네가 할 일이 태산이야. 앞으로 기대가 커.”

타이요우는 주변을 일변하며 장광설을 늘어놓는다.

“타이요우, 즉 태양으로 개명할 당시만 해도 나는 조선의 태양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조선의 태양을 넘어 만주의 태양이 되어 제국의 앞날을 비추는 데에 밑거름이 되고 싶은 야망이 생겼다. 여기 있는 오 경부로 말할 것 같으면 일개 순사 보조에서 밀정을 거쳐 현재 춘천경찰서의 특고과 과장까지 승진한 입지전적인 사나이다.”

단박에 그를 알아본 나카다가 고개를 돌린다. 춘천고보 재학 시절 한인호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던 인물이 아니던가. 당시의 불쾌한 체취가 스멀스멀 나는 듯 나카다가 연신 코를 벌름거린다.

“여기에 오 경부와 인연이 있는 사람도 있을 텐데······, 나카다?”

타이요우가 고개를 모로 튼 나카다를 호명한다. 그는 마지못해 입을 앙다문 채 두 사람을 일별한다. 오 경부가 한쪽 입꼬리를 실룩거리며 그에게 다가간다.

“아니, 이게 누구신가? 시집을 들고 다니던 문학청년 나카다가 아닌가?”

코앞에 얼굴을 내밀고 이죽거리는 바람에 구리텁텁한 내가 훅 끼친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 나카다가 헛구역질을 하다. 겨우 토기를 참은 그가 나지막이 속삭인다.

“아직도 고보에 다니는 더벅머리 학생인 줄 아나보군. 일개 경부 주제에 제국군의 대위한테 반말을 지껄이는 꼴이라니······, 쯧쯧쯧! 역시 들개 버릇은 죽을 때까지 남 못 주는 법이지.”

진구는 돌연 흰자위를 희번덕거리며 부들부들 떤다. 타이요우가 박제처럼 서 있는 진구를 밀쳐내며 끼어든다.

“자······, 자! 특수본의 최정예 요원들이 과거에 연연하면 쓰나. 자네들은 힘을 합쳐 서광휘를 생포해야 할 장본인들이다. 앞으로 사사로운 감정을 앞세워 일을 그르치는 일이 있다면 좌시하지 않겠다. 알겠나?”

마법에서 풀리기라도 한 것처럼 진구가 고개를 도리질치며 현실을 직시한다.

“경시정님의 명을 태양처럼 받들겠습니다.”

“그놈의 태양 타령은 그만둬! 굳이 자네가 거론하지 않더라도 내 이름은 이미 태양이다!”

“명심하겠습니다.”

나카다는 끝내 진구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타이요우가 삽시간에 서먹해진 분위기를 만회하려는 듯 매조지를 짓는다.

“내일 신징역에서 특별열차가 출발한다. 10시까지 집합하도록!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친다!”

관동군 정보부 소속 장교들이 먼저 사무실을 떠난다.

“경시정님! 저 풋내기들하고 일하느니 차라리 저희끼리 독자적으로 작전을 펼치는 것이 어떻습니까? 서광휘, 아니 한인호 쯤 생포하는 건 일도 아닙니다.”

경성에서 파견된 조명득 경부가 씩씩거리며 분노를 터트린다.

“서광휘 한 명을 상대한다면 우리끼리도 충분하다. 그러나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그리 녹록지가 않아. 절대 경고망동해서는 안 된다. 특수본은 카지 장군님의 결사조직임을 명심 또 명심해라! 자칫 일이 어깃장 나는 날에는 우리 모두 목숨이 온전치 못할 것이야!”

“알겠습니다.”

조 경부가 뒤로 물러선다. 타이요우가 사진 한 장을 오 경부 앞에 내민다.

“이자를 알아보겠나?”

사진을 뚫어져라 보던 진구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니, 이놈은 한인호의 동생 한인서가 아닙니까?”

“확실한가? 어쩐지 낯이 익더라니······”

타이요우의 눈빛이 햇빛을 받은 칼등처럼 돌연 번뜩인다.

“귀신은 속여도 내 눈은 못 속입니다. 확실히 한인서가 맞습니다. 내 담당구역이 춘천고보라서 이놈의 특징은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시점님! 이놈 사진을 왜 갖고 계시는 겁니까?”

“이놈이 하얼빈에 나타났다. 둥베이의용군과 연관이 된 걸로 파악 중에 있다.”

“그렇다면 서광휘, 아니 한인호하고도 연관이 되었단 말씀입니까?”

“심증은 있지만 아직 확증은 못 잡았다. 한 씨 가문의 피가 어디 가겠는가?”

“구미가 확 당기는군요. 이거 어디 손에 땀이 차서야······”

진구는 먹잇감의 냄새를 맡은 듯 흥분한 사냥개처럼 코를 벌렁거리며 손을 벅벅 문지른다.

“자네들을 예까지 부른 이유를 알겠지?”

“이제야 경시정님의 깊은 뜻이 이해가 됩니다.”

“카지 장군께서 친히 명령한 일이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하이!”


잔뜩 긴장한 특고형사들이 정중하게 타이요우에게 인사를 건네곤 서둘러 집무실을 나선다. ‘카지’란 이름만 들어도 오금이 저린 탓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보를 취급하는 고등계 형사들 사이에서 카지 류노스케란 인물은 개인의 생사여탈권을 쥐락펴락하는 저승사자로 통하기 때문이다.

그의 사조직인 특별수사본부에 임명되었다는 것 자체가 성공을 보장받는 보증수표임과 동시에 잘못 되었을 경우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타이요우의 집무실을 겸한 특급열차는 총 다섯 량으로 늘어난다. 회의실과 장교의 침실 그리고 무기저장고 등 이동식 지휘부가 차려진 특급열차가 헌병대의 경비를 받으며 하얼빈으로 출발한다.

일명 ‘특수본’으로 불리는 특별 기구는 공식적인 직책도 보직도 없다. 오로지 류노스케의 명령만을 받고 그에게만 보고하는 이른바 비선조직으로 운영된다. 특수본은 만주 일대의 비밀경찰과 유사시에는 헌병대까지 동원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기구로써 작전에 투입될 때는 빨간 완장을 차도록 되어 있다. 그들은 ‘적장군(赤章軍)’이라 불리며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른다.

타이요우의 집무실을 겸하던 특급열차는 총 다섯 량으로 늘어난다. 회의실과 장교 숙소와 무기저장고 등 특수본의 이동식 지휘부가 헌병대의 경비를 받으며 하얼빈으로 출발한다.



377.


카오펑린은 작전회의를 하던 중 참모와 하얼빈을 두 차례 언급한다. 두 사람은 시중을 드는 우충을 투명인간이라도 되는 양 무시한 채 소곤거린다. 두 사람이 살펴보던 자료와 지도는 고스란히 카오펑린의 책상 서랍 속에 보관된다.

그날 저녁 모두가 잠든 군영은 적막에 휩싸인다. 이따금 소쩍새의 울음만이 불침번을 서는 병사의 졸음을 방해할 뿐이다.


“어이, 어이! 나야 나!”

병사가 어둠 저편에서 들려오는 기척에 선잠에서 깬다. 병사는 도깨비불이라도 본 듯 총구를 겨누고 암구호를 요구한다.

“호랑이! 호랑이!”

불쑥 나타난 검은 그림자는 암구호를 대기는 고사하고 헤벌쭉 웃으며 보자기를 건넨다.

“난 또 누구라고?”

사병 두 명은 우충과 친숙한 듯 그가 건넨 보자기를 풀어 허겁지겁 전병을 나눠 먹는다.

“자네가 꼭두새벽부터 어인 일인가?”

“장군님께서 아침 일찍 회의를 소집하셨어. 그래서 미리 군막에 군불이라도 지펴놓으려고 가는 길이야.”

우충의 말을 듣던 병사 한 명이 너스레를 늘어놓는다.

“난 자네처럼 관사병이 속 편한 줄 알았더니만, 새벽부터 잠도 못자고 못할 짓이구먼. 그래도 우리네 소총수는 불침번 서는 날 외에는 잠이라도 편히 자지. 자네 팔자도 그닥 부러운 처지만은 아니군. 아무튼 번번이 참을 챙겨줘서 고맙네.”

“수고들 해!”


우충이 초소를 벗어나 군막 쪽으로 걸어간다. 휘영청 밝은 달빛이 이내 그의 그림자를 집어삼킨다. 잠시 주위를 기웃거리던 그가 막을 걷고 군막 안으로 사라진다. 안으로 들어온 그는 촛불을 켠 뒤 서랍에서 서류 뭉치를 꺼낸다. 그러곤 잽싸게 허리춤에서 독일제 소형 카메라를 꺼내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촬영이 끝난 후 정리를 마친 우충이 군막을 벗어나 숲속으로 향한다. 숲속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검은 그림자가 카메라를 받아들고 홀연히 사라진다. 둔덕에서 이를 지켜본 카오펑린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내가 어떻게 거두었는데,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다니! 저 놈을 그냥······”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카오펑린이 권총을 뽑아든다. 옆에 있던 빅터가 만류한다.

“장군님! 저자를 제거하면 이번 작전은 수포로 돌아갑니다. 당분간 눈치 채지 못하게 전과 같이 대하세요.”

“알았네. 이번 작전만 끝나면 내가 직접 놈을 총살할 것이야!”

줄곧 거친 숨을 몰아쉬던 카오펑린이 빅터의 안내를 받으며 군영으로 걸어간다.


얼마간 시간이 지났을까. 먼동이 희붐하게 밝아온다. 수탉이 요란하게 홰를 친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막사 밖으로 새어 나온다. 밖으로 나온 취사병들이 하품을 늘어지게 하곤 군불을 피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군영의 부산한 일상이 펼쳐진다. 취사병들은 막사를 돌며 삼삼오오 모인 사병들이 내민 반합에 국을 가득 퍼주고 주먹밥을 나눠준다.

식사를 마친 서광휘와 빅터, 주찬, 리쥔, 핸더슨이 차례로 카오펑린의 군막을 방문한다.


“이번 일은 극비리에 진행되는 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할 걸세.”

“명심하겠습니다.”

카오펑린이 서 대장의 어깨를 부여잡는다. 그러곤 일행과 일일이 굳은 악수를 나눈다. 주찬이 서 대장에게 당부의 말을 남긴다.

“서 대장의 손에 이번 거사의 승패가 달렸네. 첫째도 무탈, 둘째도 무탈, 무사히 다녀오시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일이 잘 풀리면 보름달이 뜨기 전에 돌아올 수 있을 겁니다.”


서광휘와 리쥔, 빅터, 핸더슨이 말에 올라 카오펑린과 주찬의 환송을 받으며 군영을 떠난다.



378.


특수본이 타고 온 특별열차가 하얼빈역의 조차장에 진입한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리용과 비밀경찰 간부들이 열차가 멈추기를 기다린다. 마침내 특별객차가 분리되고 기관차가 조차장을 빠져나가자 리용과 간부들이 특별객차에 오른다.

타이요우가 동행한 부하들을 리용과 간부에게 소개한다. 간단한 상견례가 끝난 후 타이요우가 오진구와 리용을 호명한다.

“오 경부, 이쪽은 하얼빈 경찰서 특고과장 리용 경시라네. 자네 둘의 공통점이 뭔지 아나?”

알쏭달쏭한 질문을 받은 진구와 리용은 시선을 교환하며 어깨를 추어올린다.

“바로 사냥에 탁월한 본능을 지닌 개란 사실이지. 오 경부는 춘천의 들개, 리용 경시는 만주 개장수! 하하핫!”

머쓱한 듯 두 사람도 그를 따라 웃는다. 리용이 진구에게 손을 내민다.

“나 만주 개장수라 하오! 만나서 반갑소, 들개 경부!”

진구도 뒤질세라 맞장구친다.

“개장수 경시님! 만주 사냥개를 다루는 솜씨를 한 수 배우러 왔습니다. 나, 춘천 들개 오진구 경부라 합니다.”

두 사람이 목을 젖히고 울부짖는 시늉을 한다. 그러곤 어깨가 들썩거릴 정도로 격렬하게 끌어안는다.

“조선의 개와 만주의 개가 한데 어울려 사냥에 나선다? 한동안 만주가 시끌벅적하겠는걸! 하하핫!”


타이요우가 웃음을 터트린다. 참석자들이 그의 시선을 좇으며 박장대소를 터트린다. 얼마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지속된 가운데 타이요우가 목청을 가다듬는다.

“그동안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는가?”

그의 한 마디에 잠시 와해됐던 실내에 긴장감이 감돈다. 리용이 한걸음 앞으로 나와 서류를 내민다. 서류 안에서 사진 이십여 장을 꺼내 찬찬히 살펴보던 타이요우가 눈을 흘깃거린다.

“혹시 비둘기가 다리에 차고 온 정보는 아니겠지?”

리용이 손사래를 치며 단호하게 거부한다.

“아닙니다. 직접 보낸 인편이 받아온 정보입니다.”

타이요우가 탁자 위에 카오펑린이 수결한 작전 서류와 공격지점이 상세히 설명된 지도가 찍힌 사진을 펼쳐놓는다. 간부들이 모여들어 자료를 살핀다. 타이요구가 객실 벽에 걸린 지도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이 정보가 사실이라면 의용군의 공격 목표는 하얼빈이란 이야기가 되는데······”

그는 십여 초가량 서성거리며 골몰한다. 그러곤 이내 돌아서서 의견을 제시한다.

“신징 사령부는 슈앙쳉바오를 지목하고 있다. 그런데 하얼빈이라······? 둥베이의용군들이 하얼빈을 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나?”

쥰페이가 앞으로 나선다.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슈앙쳉바오와 하얼빈과의 거리는 불과 백 리가량 밖에 떨어져있지 않습니다. 슈앙쳉바오는 철도의 주요 기지로써 만주국의 정예군 삼천 명과 관동군의 수비부대가 주둔하며 주요 시설을 경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보를 종합해볼 때 둥베이의용군의 공격 거점은 하얼빈보다는 슈앙쳉바오가 확실하지 않을까요? 만주족이 하얼빈의 거주자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굳이 동포가 사는 터전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까지 전쟁의 명분을 얻으려는 지휘관은 없다고 봅니다. 이상입니다.”

지정학적인 요인과 심리까지 언급한 쥰페이의 분석에 모두 동의하는 눈치다. 그러나 호승심이 동한 리용은 제 뜻을 굽힐 의사가 없는 듯하다.

“코우 중좌님의 의견은 일견 설득력을 갖춘 듯 들리지만, 한 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습니다.”

리용은 자신에게 쏠린 시선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 침을 튀기며 자신감을 내보인다.

“중좌님의 분석에 딴죽을 거는 게 아니라 만주족의 정서를 모르시는 것 같아 하는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만주족은 중국을 통일하고 삼백 년간 대륙을 지배한 누루하치의 후손입니다. 둥베이의용군의 수장 카오펑린은 누루하치의 후예임을 자처하는 위인입니다. 그런 그가 과연 소도시에 불과한 슈앙쳉바오를 칠까요? 만주족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겁니다. 대륙을 지배하려면 민심을 얻어야 합니다. 북만주 최대의 도시 하얼빈을 손아귀에 쥐면 민심을 얻을 것이고, 이는 곧 천자로 군림하게 되는 지름길임을 그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머슴이 지키고 있는 곳간보다는 쥐구멍이 난 곳간이 손에 피도 묻힐 필요도 없는 법입니다. 저는 카오펑린이 하얼빈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다름대로 설득력을 확보했다고 생각한 탓일까. 리용은 우쭐하며 목에 잔뜩 힘을 준다. 타이요우도 고개를 주억거리며 그의 말에 동조한다.

“코우 중좌와 리 경시 모두 옳다. 슈앙쳉바오도 하얼빈도 놈들의 수중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 두 도시 다 만주국의 소중한 자산이다. 따라서 이번 작전에 만주국의 사활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동군과 만주국은 두 도시 모두 사수하기로 한다. 앞으로 슈앙쳉바오에 관한 정보는 정보부 소속의 코우 중좌가 맡고, 하얼빈은 리 경시의 특고과가 주관한다.”


얼핏 보기에는 쥰페이와 리용 간의 주장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무승부로 끝난 것처럼 보일 소지가 다분하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타이요우의 간특한 분배의 묘가 숨겨져 있다. 즉, 그는 류노스케가 의용군의 공격 거점으로 예측한 슈앙쳉바오에 정예부대인 정보부를 전면 배치하여 문단속을 철저히 함과 아울러 자칫 전력의 공백으로 적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 리용을 앞세워 하얼빈을 지키고자 한 것이다.

다루기 까다로운 정보부 장교들에게는 실속을 챙겨 주고, 수족처럼 움직이는 졸개들에게는 명분을 나눠주며 실리를 챙긴 타이요우는 오로지 한 가지 목적에 전념한다. 그는 미나토 오사무 대위와 나카다 쇼 대위 그리고 오진구 경부를 내세워 서광휘의 생포 작전을 돌입한다.



379.


이틀을 꼬박 말을 달린 무기 구매단은 항구가 한눈에 조망되는 ‘오들리노예 그네즈도’산에 도착한다. 독수리 둥지라 일컬어지는 산은 블라디보스토크의 정점에 똬리를 튼 채 연안을 따라 오밀조밀하게 펼쳐진 도심을 아우른다. 독수리 둥지의 주인은 연어를 힘차게 낚아채는 독수리도 아니고 부동항을 개척하기 위해 이주한 러시아인도 아니다.

이곳의 실질적인 주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방인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서부전선이 막히자 체코 군단 6만7천여 명은 연합군에 합류하기 위해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바닷길을 통해 지구의 반을 도는 대장정에 돌입한다. 그러나 체코 군단의 대장정은 배편이 마련되지 않아 차일피일 연기되다가 결국 종전을 맞이하기에 이른다. 졸지에 국제 미아로 전락한 체코 군단은 1922년에 비로소 고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들은 고국으로 돌아가지 전까지 5년여 동안 블라디보스토크를 점령한다. 이 즈음 김좌진과 홍범도는 체코 군단과 교류하며 신식무기를 대량으로 구매한다. 체코제 신식무기는 독립군이 청산리와 봉오동에서 일본군을 대파하는 데에 크게 기여한다.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잔류한 체코인들은 무기를 밀매하며 토착 세력과 연합하여 세력을 확장해 나간다. 만주국이 성립한 직후 항일운동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무기의 수요가 급증한다. 둥베이의용군이나 독립군의 측면에서 볼 때 이들은 전쟁에서 무기를 수혈 받을 수 있는 유일하고도 소중한 조력자임에 틀림없다.


“어서 오시게!”

뜰에서 군불을 지펴 고기를 구워먹던 도선이 광휘를 알아보곤 반갑게 맞이한다. 불콰한 그가 다가오자 보드카 냄새가 훅 끼친다.

“형님은 여전하시군요.”

“그럼, 사람이 명줄대로 살려면 변해서 쓰나?”

두 사람은 격하게 끌어안는다.

“체흐 여단장이 기다리고 있네. 회포는 거래가 끝난 다음에 하자고.”

“예, 그러시죠.”


여단장이 묵는 저택으로 안내된 일행은 박제된 불곰이 금방이라도 발톱을 휘두르며 달려들 것 같아 잔뜩 어깨를 움츠린다. 일행은 거실의 한쪽 벽에 빼곡히 진열된 신식 무기들을 보곤 혀를 내두른다.

창으로 스며든 볕뉘가 여러 갈래의 빗줄로 진열장을 비춘다. 잠자고 있던 무기들이 특유의 검은 광택을 내뿜는다. 제가끔 생기를 얻은 무기들은 살기등등하다.

이윽고 카이저수염에 시가를 문 체흐 장군이 거들먹거리며 레드카펫이 깔린 2층 계단을 내려온다.


“귀한 손님들이 오셨구려! 환영하오!”

도선이 통역하며 일일이 일행을 소개한다.

“만주의 전설인 서광휘 대장을 만나게 되다니, 뭔가 만주에서 큰 일이 벌어지는 게 틀림없군! 하하핫!”

“환영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전쟁은 승자만 기억하는 법이지. 따라서 나는 내 무기가 승자의 편에 서기를 간절히 원한다네. 자네 같은 전설이 내 무기를 구매한다니 이보다 더 귀한 손님이 어디 있겠나? 부관!”

“예!”

부관이 조르르 다가온다.

“만찬을 준비하라! 오늘밤은 블라디보스토크의 앞바다가 술로 넘쳐날 때까지 마셔야겠다.”


갑자기 허리춤에 찾고 있던 쌍권총을 뽑아든 그가 창문을 열고는 밖으로 나간다. 그러곤 사방에 어스름 내리는 밤하늘을 향해 총을 난사하기 시작한다. 뒤미처 언덕 아래에서 기관총들이 불을 뿜으며 답례한다.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섬광이 궤적을 그리며 시나브로 사윈다.



380.


타이요우는 신징 사령부로 급히 전보를 친다. 둥베이의용군(東北義勇軍)이 하얼빈을 공격거점으로 지정했다는 점과 미국영사관 직원으로 파악된 신원미상의 동양인이 서광휘의 동생 한인서라는 사실을 알린다. 그리고 추신으로 슈앙쳉바오를 등한시할 수 없기 때문에 정보부 장교를 파견하여 정보 수집을 병행한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작전지도 앞을 서성거리던 류노스케는 께름칙한 듯 잇따라 어금니를 부딪는다. 지도상에 하얼빈과 슈앙쳉바오를 번갈아보던 그의 시선이 슈앙쳉바오에 고정된다. 그는 즉시 타이요우에게 답신을 보낸다.


‘이번 공작은 관동군 정보국에서 총괄한다. 특수본은 한인서가 둥베이의용군과 연계한 이유를 밝히는 데 집중한다.’


류노스케의 비밀 지령이 하달된 직후 하얼빈 외곽에 만주국의 예비 연대가 파견된다. 동북군의 패잔병과 탈영병으로 구성된 예비 연대는 구색만 갖춘 오합지졸에 불과하다. 하지만 군대가 인근에 주둔했다는 소문을 접한 하얼빈의 민심은 급속도로 경색된다. 국경 너머 연해주로 떠나려는 주민들이 속출하면서 하얼빈은 공황상태에 빠진다.

하얼빈에 갑호 비상경계령이 선포된다. 검문검색이 강화되고 항일인사들이 대거 체포된다. 빨간 완장을 찬 ‘적장’들이 들이닥치는 곳마다 출혈이 낭자하고 사상자가 속출한다.

하얼빈의 윤락가를 쑥대밭으로 만든 리용이 조차장을 방문한다. 룽하오 중령을 체포한 리용은 모처럼 개선장군인 양 의기양양하다. 갖은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룽하오는 금단현상을 겪으며 심하게 몸을 떤다.

리용이 오물을 뒤집어 쓴 룽하오와 등장하자 객차 안의 분위기가 싸늘하다. 회의를 하고 있던 타이요우와 진구, 쥰페이가 코를 틀어막는다.


“도대체 아편중독자를 데려오면 어쩌자는 건가?”

타이요우가 이맛살을 찌푸린다. 리용은 핀잔에도 불구하고 우쭐한다.

“경시정님! 이자로 말씀 드릴 것 같으면, 사진 속에 찍힌 인물입니다.”

“뭐? 이자가 한인서란 말인가?”

리용은 손사래를 친다.

“한인서는 아니지만 그자의 행방을 아는 자입니다.”

리용이 사진을 내민다. 사진 가장자리에 반쯤 찍힌 룽하오의 모습이 보인다. 타이요우는 사진을 등한시한다.

“한인서의 행방을 안다는 건가?”

“예, 확실합니다.”

리용이 벌벌 떨고 있는 룽하오에게 아편 진액이 담긴 흡입구를 건넨다. 룽하오는 부들부들 떨면서 몇 차례 흡입을 하곤 객실 벽에 기대 눈알을 희번덕거린다.

“가관이군!”

잠시 후 리용이 사탕발림을 하듯이 귓속말로 속삭인다.

“언제 만났다고 했지?”

중령은 침을 질질 흘리며 헤벌쭉 웃는다.

“모던호텔 연회장!”

“누구, 누구 만났지?”

“카오펑린 장군하고 미국 사업가!”

지켜보고 있던 오 경부가 빛바랜 사진을 들이민다. 사진 속에는 인호가 학교를 배경으로 동창 네 명 사이에서 웃고 있다.

“미국 사업가라는 자가 이자가 맞지?”

중령은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기 시작한다. 그러곤 간전한 눈빛으로 흡입기를 쥐고 있는 리용을 올려다본다. 리용이 흡입기를 건네준다. 중령은 굶주린 아이처럼 웅크린 채 흡입기를 빡빡 빨아댄다. 천장을 바라보던 중령에게 오 경부가 갑자기 달려든다. 다짜고짜 중령의 머리채를 낚아채곤 사진을 눈앞에 들이대며 윽박지른다.

“이자를 본 적이 있지?”

오 경부가 흡입기를 가로채고 바닥에 내동댕이친다. 중령은 산산조각이 난 흡입기를 보곤 울먹인다.

“이자를 알아보면 밤새도록 장난감을 갖고 놀 수 있어. 어서 말해!”

정신을 가다듬던 중령이 입을 실룩거린다.

“맞아! 이 사람이 맞아! 수염을 길러서 그렇지 눈빛만은 똑같아!”

오 경부가 탁자에 비스듬히 기대 지켜보던 타이요우에게 다가간다.

“경시정님! 이놈이 한인서가 틀림없습니다. 저 아편쟁이놈도 눈빛을 기억하고 있지 않습니까? 인서 이놈은 제 손으로 직접 모가지를 틀어쥐고 경시정님 앞에 무릎을 꿇리겠습니다.”

공을 빼앗긴 리용이 호승심을 발휘한다.

“경시정님! 비밀경찰을 풀어 수배 중입니다. 이놈의 검거는 저희 쪽에 맡겨주십시오.”

오 경부가 발끈한다.

“경시님! 조선인은 조선인이 더 잘 알아보는 법입니다. 이번만큼은 양보하십시오.”

“그렇게는 못하지. 만주 땅에서 활보하는 놈은 만주족 차지가 아닌가?

두 사람이 눈을 부라리며 눈싸움을 벌인다. 타이요우가 점잖게 꾸짖는다.

“대사를 앞두고 사사로운 감점을 앞세우면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지. 리용 경시의 공도 있고, 오 경부의 의욕도 남다른데, 힘을 합쳐보는 게 어떤가?”

서로 눈을 흘기던 두 사람은 마다 못해 고개를 주억거린다.

“사령부에서 지령이 떨어졌다. 특수본의 우선 과제는 하얼빈 공작이 성공적으로 펼쳐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거다. 그리고 의용군과 결탁한 서광휘와 한인호의 관계를 밝히는 것이 두 번째다.”

리용이 격앙된 어투로 분위기를 바꾼다.

“새로운 정보가 입수됐습니다. 서광휘가 무기밀매상을 만나기 위해 의용군의 군영을 떠났다고 합니다.”

“사실인가? 만약 그게 사실이면 이보다 더 큰 사건은 없다.”

리용은 고개를 곧추세우고 으스댄다.

“첩자가 전하기를 서광휘가 세 명과 함께 떠났다는데, 게 중에 사진 속에 있는 한인호와 두 명 모두 포함됐다고 합니다.”

타이요우가 작전지도 앞으로 다가간다. 그러곤 소만 국경 근처의 연해주 일대를 주시한다.

“1920년 청산리에서 김좌진이 승리한 이유가 뭔지 아나?”

두 사람을 번갈아보던 타이요우가 혀를 차며 쥰페이를 지목한다.

“중좌는 알고 있겠지?”

쥰페이가 지도를 가리키며 군사학에서 배운 지식을 여과 없이 설명한다.

“1920년 관동군이 억울하게 패한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역도 김좌진과 홍범도가 이끄는 독립군한테 청산리와 봉오동에서 당했는데, 그들이 당시로는 최신식에 속하는 무기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진구가 눈을 되록거리며 묻는다.

“산적이나 다를 바 없는 독립군놈들이 어떻게 신식 무기를 손에 넣을 수 있단 말이오?”

“제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난 직후 독일은 서부전선을 봉쇄했소. 이에 따라 연합군에 합류하려던 체코 군단은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배편으로 지구의 반을 돌아 서부전선에 투입될 예정이었소. 당시 체코 군단이 블라디보스토크를 점령하고 있었는데, 그때 무기 일부가 밀매를 통해 독립군에게 넘어가게 됐소.”

골똘히 듣고 있던 리용이 알은체를 한다.

“아니, 내가 알기로는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던 1917년 이후 영국과 프랑스, 일본이 연합하여 혁명의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방벽을 세우지 않았소이까? 그때 일본군이 시베리아에 출병한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무기가 유통될 수 있단 말이오?”

리용이 의구심을 제기하자 쥰페이가 매듭을 진다.

“체코 군단의 병력이 육만여 명에 달했기에 관동군으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소. 도쿄 육군성에서도 당시의 실책을 천추의 한으로 여기고 있소.”

팔짱을 끼고 듣고 있던 타이요우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고 하지 않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건 죄악이다. 이번에 놈들의 무기 노선만 발각하여 체포하면 도쿄 육군성에서도 우리의 존재를 높이 사줄 것이야. 특수본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타이요우는 지도를 뚫어져라 살핀다.

“리용 경시! 오 경부! 쥰페이 중좌!”

“하이!”

세 사람이 한 몸인 듯 같은 목소리를 낸다.

“내일 당장 러시아인들을 통해 연해주 최고의 무기상이 누군지 알아보도록 해!”

“알겠습니다.”


세 사람이 돌아간 뒤 홀로 남겨진 타이요우가 서광휘와 연관된 인물도에 인호의 사진을 추가한다.


‘드디어 한경덕의 형제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왔군! 이는 필시 하늘이 내 편에 섰다는 뜻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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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12화 금괴수송작전 +1 19.05.19 65 2 10쪽
111 111화 '암호명 A-1' +1 19.05.18 53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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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2화 남미이주작전 +1 19.05.10 71 2 13쪽
101 101화 트루먼 독트린 +1 19.05.10 51 2 11쪽
100 100화 숙명의 라이벌 +1 19.05.10 52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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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98화 앙숙, 이승만과 김구 +1 19.05.10 53 2 12쪽
97 97화 반도호텔 +1 19.05.10 50 2 13쪽
96 96화 좌익과 우익 +1 19.05.09 51 2 13쪽
95 95화 조선인민공화국 +1 19.05.09 54 2 17쪽
94 94화 일본패망(日本敗亡) +1 19.05.09 50 2 12쪽
93 93화 원자폭탄 +1 19.05.09 49 1 13쪽
92 92화 김일성 +1 19.05.09 53 1 14쪽
91 91화 독수리 작전 +1 19.05.09 51 1 14쪽
90 90화 이승만 +1 19.05.09 49 1 14쪽
89 89화 비밀요원 나타샤 +1 19.05.09 49 2 15쪽
88 88화 OSS(미국전략사무국) +2 19.05.09 49 2 16쪽
87 87화 승전(勝戰) +1 19.05.09 50 2 14쪽
86 86화 진주만공습 +1 19.05.08 50 1 16쪽
85 85화 갈라예프 +2 19.05.08 48 2 16쪽
84 84화 채권(債券) +1 19.05.08 53 2 11쪽
83 83화 다카키 마사오 +1 19.05.08 60 2 12쪽
82 82화 광복군(光復軍) +1 19.05.08 48 2 13쪽
81 81화 육군정보학교 +2 19.05.08 49 2 11쪽
80 80화 홍콩행 +1 19.05.07 52 3 13쪽
79 79화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 +3 19.05.07 49 2 12쪽
78 78화 김원봉과 김구 +1 19.05.07 47 2 16쪽
77 77화 까레이스키 +3 19.05.07 45 2 12쪽
76 76화 탈출(脫出) +1 19.05.07 51 2 9쪽
75 75화 박정희와 최태민 +1 19.05.07 53 2 9쪽
74 74화 중일전쟁(中日戰爭) +1 19.05.07 46 2 13쪽
73 73화 강제이주 +3 19.05.06 46 1 12쪽
72 72화 마루타 +1 19.05.06 47 1 12쪽
71 71화 막후 실력자 +1 19.05.06 50 2 13쪽
70 70화 마오쩌둥과 스탈린의 등장 +1 19.05.06 49 1 15쪽
69 69화 천황결사옹위청년단 +1 19.05.05 53 1 15쪽
68 68화 후흑학(厚黑學) +1 19.05.05 51 1 13쪽
67 67화 경몽장(耕夢莊) +1 19.05.05 51 1 12쪽
66 66화 학교(學校) +1 19.05.05 51 1 8쪽
65 65화 국제연맹(國際聯盟) +1 19.05.05 52 1 19쪽
64 64화 나타샤 +1 19.05.05 51 1 11쪽
63 63화 보고서 +1 19.05.05 52 1 11쪽
62 62화 시인과 영웅 +2 19.05.04 52 2 15쪽
61 61화 탄생의 비밀 +2 19.05.04 53 2 18쪽
60 60화 국경수비대 +1 19.05.03 53 2 13쪽
59 59화 제네바협약 +4 19.05.03 57 2 18쪽
58 58화 명백한 운명 +1 19.05.03 54 1 16쪽
57 57화 미두취인소(米豆取人所) +1 19.05.03 54 1 12쪽
56 56화 생포(生捕) +1 19.05.02 54 2 13쪽
55 55화 참패(慘敗) +1 19.05.02 56 2 14쪽
54 54화 향수병(鄕愁病) +1 19.05.02 54 2 18쪽
53 53화 음악회 +1 19.05.02 54 2 18쪽
52 52화 들개 진구 +1 19.05.02 56 2 24쪽
51 51화 가락지 +3 19.05.02 57 2 26쪽
50 50화 덫 +1 19.05.01 57 1 28쪽
49 49화 추격전(追擊戰) +1 19.04.30 57 2 35쪽
48 48화 쌍성보전투(雙城堡戰鬪) +1 19.04.30 63 2 39쪽
47 47화 광휘와 빅터 +3 19.04.29 60 2 33쪽
» 46화 특별수사본부(特別搜査本部) +4 19.04.29 58 2 41쪽
45 45화 만저우리(滿洲里) +4 19.04.28 59 3 35쪽
44 44화 폭풍전야(暴風前夜) +1 19.04.28 57 3 37쪽
43 43화 Boys, be ambitious! +1 19.04.27 58 2 39쪽
42 42화 만주국(滿洲國) +5 19.04.27 64 2 38쪽
41 41화 만몽영유계획(滿蒙領有計劃) +1 19.04.26 62 3 25쪽
40 40화 재회(再會) +1 19.04.26 60 3 30쪽
39 39화 빅터 한 +1 19.04.25 62 3 49쪽
38 38화 박진만 +2 19.04.25 65 3 45쪽
37 37화 정보국 5과 +3 19.04.24 71 3 51쪽
36 36화 마적(馬賊) 왕리 +2 19.04.24 68 3 49쪽
35 35화 삼두정치(三頭政治) +2 19.04.23 68 3 42쪽
34 34화 주찬 +1 19.04.23 67 3 51쪽
33 33화 만주야사(滿洲野史) +2 19.04.22 69 3 50쪽
32 32화 서광휘 +2 19.04.22 69 3 47쪽
31 31화 국내진공작전(國內進攻作戰) +2 19.04.21 77 4 47쪽
30 30화 미쓰야협정(三矢協定) +4 19.04.21 75 4 46쪽
29 29화 출산(出産) +3 19.04.20 81 4 43쪽
28 28화 밀항(密航) +2 19.04.20 76 4 45쪽
27 27화 불령선인(不逞鮮人) +1 19.04.19 75 4 43쪽
26 26화 님의 침묵 +1 19.04.19 80 4 48쪽
25 25화 이민(移民) +2 19.04.18 94 4 39쪽
24 24화 회자정리(會者定離) +2 19.04.18 80 5 44쪽
23 23화 여걸(女傑) 수잔 +5 19.04.17 84 4 46쪽
22 22화 3·1 만세운동 +5 19.04.17 82 4 44쪽
21 21화 천적(天敵) +1 19.04.16 81 5 49쪽
20 20화 아카키 타이요우(赤木太陽) +4 19.04.16 82 5 52쪽
19 19화 망국(亡國) +4 19.04.15 92 3 49쪽
18 18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3 19.04.15 92 3 46쪽
17 17화 한성진격작전(漢城進擊作戰) +4 19.04.14 95 4 49쪽
16 16화 의병전쟁(義兵戰爭) +4 19.04.14 96 4 43쪽
15 15화 춘투(春鬪) +5 19.04.13 97 3 47쪽
14 14화 암살미수(暗殺未遂) +4 19.04.13 106 3 37쪽
13 13화 결혼(結婚) +3 19.04.12 158 6 42쪽
12 12화 돈버거 +9 19.04.12 142 6 44쪽
11 11화 대한제국(大韓帝國) +2 19.04.11 155 7 45쪽
10 10화 김출세(金出世) +7 19.04.11 169 8 42쪽
9 9화 낙향(落鄕) +4 19.04.10 176 7 42쪽
8 8화 혁파안(革罷案) +4 19.04.10 180 7 41쪽
7 7화 증기자동차 +2 19.04.09 216 10 22쪽
6 6화 2차 사행(使行) +2 19.04.09 213 11 24쪽
5 5화 견문록(見聞錄) +5 19.04.08 242 12 19쪽
4 4화 북경(北京) +1 19.04.08 306 11 19쪽
3 3화 만남 +1 19.04.08 394 12 15쪽
2 2화 1차 사행(使行) +2 19.04.08 564 12 14쪽
1 1화 파락호(破落戶) 이하응 +17 19.04.08 1,098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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