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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님의 침묵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드라마

완결

최장르
작품등록일 :
2019.04.0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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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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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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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쪽

51화 가락지

님의 침묵




DUMMY

407.


만저우리(滿洲里)를 벗어난 수란은 소만(蘇滿) 국경을 넘어 니시노의 추적을 따돌린다. 쌍봉계곡이 폭격을 당한 이후 의용군은 유리걸식(遊離乞食)을 하며 북만주를 떠돈다. 의용군은 가는 마을마다 문전박대를 당한다.

인간사냥꾼들은 그들이 남긴 흔적을 따라 맹추격한다. 결국 소만국경까지 내몰린 의용군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도생에 나선다. 그나마 육신이 멀쩡한 자들은 도강하여 몸을 피하지만 부상자들은 거친 물살 앞에서 오도 가도 못한 채 인간사냥꾼의 먹잇감이 된다.

소만국경은 살귀(殺鬼)가 들끓는 죽음의 땅으로 변한다. 소련의 군벌들까지 현상금 사냥꾼으로 나서면서 시신들이 도처에 널린다.


정초 없이 떠돌던 수란은 제야강과 헤이룽강이 합류하는 블라고베셴스크에 정착한다. 중국 둥베이(東北) 북부의 아이후이(愛琿)와 국경을 마주한 블라고베셴스크는 1856년부터 강을 이용한 국경무역이 활발히 진행된 곳이다. 시베리아횡단열차가 경유하기 시작하면서 블라고베셴스크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군사거점도시로 성장한다. 따라서 무법자들이 판을 치는 국경의 여느 도시와 달리 블라고베셴스크는 국경수비대가 주둔하고 있기 때문에 치안이 안정적이다.

수란은 민가와 동떨어진 골짜기에 마구간이 딸린 오두막을 얻어 살림을 차린다. 그녀가 외진 곳에 거처를 마련한 것은 수상쩍은 접근을 경계하려는 의도에서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경덕의 병은 악화된다. 수란은 초희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교육시킨다. 눈이 쌓이면서 골짜기의 거처는 세상과 철저하게 고립된다.

경덕은 오갈이 든 잎사귀처럼 하루가 다르게 점점 야위어간다. 배싹 오그라든 어깻죽지로는 숟가락조차 들기 버겁다. 이따금 의사표시를 하고 싶을 때면 그는 누리끼리한 눈동자를 슴벅거려 제 뜻을 전한다. 검푸르죽죽한 민낯은 이승보다는 저승에나 어울릴법한 표정이다

아침 일찍 일어난 수란은 무릎까지 쌓인 눈을 헤치고 마구간으로 간다. 그녀는 말에게 건초더미를 내준다. 그녀는 말이 건초를 먹는 동안 등에 길마를 얹는다. 그러곤 고리에 쳇대를 연결하여 마차를 매단다.


마차는 힘차게 설원을 헤치며 블라고베셴스크의 시내로 향한다. 그녀는 수소문한 끝에 용하다는 의사를 소개받는다. 병원을 찾아간 그녀는 가슴속에 품은 마적단의 징표인 단검을 불쑥 꺼낸다.


“뭐 하는 짓이오? 생명을 다루는 의사 앞에서 자결이라도 할 생각이오? 불경스럽소. 당장 거두시오.”

나이가 지긋한 노 의사는 눈을 부라리며 호되게 꾸짖는다. 수란은 냉큼 무릎을 꿇은 채로 무릎걸음으로 다가간다. 그러곤 두 손으로 단검을 바친다.

“제가 어찌 선생님을 해하겠습니까? 단지 꺼져가는 생명이 안타까워 무작정 선생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몸에 지닌 것이라곤 단검밖에 없어서 내놓는 겁니다.

눈물이 수란의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노 의사가 다가와 그녀의 팔을 잡아끈다.

“어서 일어나구려. 비록 내가 은퇴를 앞둔 노구이지만 환자는 외면하지 않는다오.”

수란은 노 의사를 마차에 태워 거처로 돌아온다. 노 의사는 병색이 완연한 경덕을 진찰하곤 고개를 가로젓는다.

“지금껏 살아 있는 것만 해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오. 마음의 준비를 해두시는 게 좋겠소.”

“선생님, 대인을 꼭 살려야 합니다.”

수란이 노 의사의 손을 붙자고 애걸복걸한다.

“때를 놓쳤소. 이미 육신은 기능이 마비되었소. 정신력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 실정이오.”

초희가 경덕의 이마에 물수건을 올린다. 물끄러미 바라보던 노 의사가 초희의 머리를 어루만진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다간 아이의 건강도 위험하오. 아이한테 이상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시오.”

노 의사는 모르핀을 주사하곤 떠난다. 겨우 눈을 뜬 경덕이 수란에게 묻는다.

“쌍봉계곡이 폭격을 맞았다고 하는데, 마적과 독립군은 어찌 되었소.”

수란이 애써 눈물을 훔치며 띄엄띄엄 말을 잇는다.

“큰 피해를 입은 듯합니다. 주찬 두목과 서 대장은 무사히 계곡을 빠져나와 도피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대인! 속히 건강을 회복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서 대장과 초희와 함께 오순도순 옛 얘기를 나누며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경덕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난 이미 글렀소. 무사하다니 다행이요. 초희한테 오빠라도 있어야 내가 눈을 편히 감을 수 있을 텐데······”

“걱정하지 마십시오. 서 대장이 누굽니까? 만주의 불사신이 아닙니까? 머지않아 만나게 될 겁니다. 대인께서는 회복에만 힘쓰시면 됩니다.”

간신히 고개를 끄덕이던 그가 초희의 손을 그러쥔다.

“초희야! 아버지가 없더라도 오빠가 올 때까지 수란 아주머니의 말씀을 잘 따라야 한다.”

“응, 아버지! 오빠가 올 때까지 내가 간호를 열심히 할 테니까, 아버지도 빨리 일어나, 알았지?”

“그럼, 당연히 빨리 나아서 초희랑 오빠랑 함께 오순도순 재미나게 살아야지.”

“아버지, 이거 내가 만든 거야.”

초희가 갈대로 엮은 인형을 건넨다. 엉성하긴 해도 경덕과 광휘 그리고 초희를 형상화한 인형이다.

“초희가 다 컸구나.”

초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경덕이 턱짓으로 궤짝을 가리킨다. 수란이 궤짝에서 보자기를 꺼내 그에게 내민다. 경덕은 보자기 안에서 옥비녀를 꺼내 수란에게 건넨다.

“그동안 보살펴준 은혜에 턱없이 모자라지만 받아주오.”

“무슨 소리를 하십니까? 그리고 이렇게 귀한 걸 왜 제가 받겠습니까?”

“겨울을 나려면 장작도 필요할 테고, 식량도 구해야 하지 않소. 보태 쓰시구려.”

초희의 목에 걸린 옥가락지를 만지작거리던 그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진다. 분명히 암수 한 벌이던 쌍가락지가 암가락지만 있는 것이 아닌가.

“초희야! 이건 네 어미가 너한테 주라고 당부한 쌍가락지다.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도록 신신당부했건만, 왜 가락지 하나가 없는 거야?”

홉뜬 눈으로 꾸지람을 하는 아버지 앞에서 초희가 태연하게 웃는다.

“아, 그거. 오빠 떠날 때 하나 빼서 줬어. 오빠는 엄마를 잘 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나랑 오빠랑 하나씩 갖고 있으면 하늘에 계신 엄마가 우리를 꼭 지켜줄 거라고 했어.”

초희가 입술을 실룩거리며 천연덕스럽게 설령을 한다. 초희를 바라보는 경덕의 눈가에 물기가 차오른다. 그는 슬그머니 초희의 손을 붙잡는다.

“우리 딸 속이 나보다 더 깊구나. 속 좁은 아버지를 용서해다오.”

“오빠가 돌아올 때 한글 책 사온다고 했어. 그럼 열심히 공부해서 지금처럼 오빠랑 떨어져 있을 때 아빠 소식과 내 얘기를 편지로 써서 보낼 거야.”

경덕은 마냥 대견한 듯 초희의 어깨를 연신 쓰다듬는다. 외가락지를 만지작거리는 초희를 뒤로하고 경덕이 수란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수란! 초희를 잘 부탁하오. 아직 철부지라 속 섞일 텐데 걱정이구려.”

“초희 같은 아이가 어디 있습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부디 잘 부탁하오.”

“별 말씀을 다하세요. 얼른 쾌차하시는 데에만 열중하시면 됩니다. 곧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서 대장과 만나게 될 거예요.”

“봄이라? 초원에 꽃이 지천으로 피면 초희가 껑충껑충 뛰어다니겠구려.”

“뛰다마다요. 망아지 등에 올라타 갈기를 휘날리며 내달리는 걸 보셔야죠.”


숨을 가쁘게 몰아쉬던 경덕이 까무룩 정신을 잃는다. 그리고 반 시간가량이 시나브로 지난다. 거친 호흡마저 가뭇없이 끊긴다. 기척이 사그라지자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 수란이 고개를 돌린다.

경덕은 언뜻 보기에 온화한 모습으로 잠을 자는 듯하다. 수란은 잠자코 외가락지를 매만지는 초희를 끌어안고 꺼이꺼이 울기 시작한다.


“수란 이모! 왜 울어?”

초희가 아버지 쪽으로 돌아본다.

“아버지가 깨면 어떡해? 아줌마, 울지 마!”

초희가 조막손으로 수란의 어깨를 다독거린다.


이튿날 수란이 눈을 헤치고 땅을 판다. 시신을 누인 다음 흙을 뿌리기 시작한다. 비로소 아비의 죽음을 인지한 초희가 그녀를 따라한다. 봉긋한 무덤 위로 눈발이 나붓나붓 날린다. 초희가 ‘아버지’와 ‘오빠’ 그리고 ‘나'라고 쓴 인형을 무덤 위에 나란히 놓는다.



408.


적유령을 넘어 묘행산맥까지 이동한 빅터는 탄광 인근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허름한 민가로 숨어든 그는 부엌에서 삶은 감자를 발견하곤 허겁지겁 먹어치운다. 민가를 벗어난 그는 언덕 위에 올라 탄광을 내려다본다. 광부들이 화차에 석탄을 싣고 있다. 어둠이 내릴 때까지 기다린 그는 야음을 틈타 화차에 올라탄다.

기차가 구불구불한 산악지역을 빠져나갈 즈음 잠에서 깬 그가 머리를 내밀고 바깥을 살핀다. 큼지막하게 ‘평양’이라 적힌 이정표가 눈앞에 사라진다. 그는 석탄 더미에 누워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올려다본다. 덜컹거리며 울창한 숲을 벗어난 기차는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 평양이 가까울수록 대동강을 따라 형성된 평야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기차는 이슥한 밤이 되어서야 평양역에 도착한다. 수신호에 맞춰 기차가 분리되고 여기저기서 호루라기 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헌병들이 줄을 맞춰 역사로 진입한다. 승객들이 자리를 피하며 길을 내준다.

이윽고 기차가 하역장에 멈춘다. 빅터가 잽싸게 화차에서 뛰어내린다. 경비가 허술한 철조망을 넘은 그는 불야성을 이룬 도심과 정반대 방향으로 걸어간다.


산악지대를 벗어나 남쪽으로 향할수록 띄엄띄엄하던 민가는 사라지고 촌락이 등장한다. 촘촘히 도로로 연결된 마을은 규모에 따라 읍과 면 또는 군이란 이름으로 확장된다. 드나드는 주요 도로마다 검문소가 설치되어 있다.

자정이 넘은 정주(定州)는 고요하다. 이따금 본분을 다하려는 개들이 담장 너머를 향해 컹컹 짖어댄다. 빅터는 배짱 좋게 주재소 앞에 멈춘다. 그러곤 안을 기웃거린 뒤 기척이 없는 것을 확인하곤 곧장 숙직실로 들어간다.

혼곤히 잠에 취한 경찰 두 명이 서로의 배에 다리를 올려놓고 코를 곤다. 그는 벗어놓은 제복과 구두를 훔친다. 그리고 밖에 세워둔 자전거에 눈독을 들인다. 그가 주재소를 나가려는 순간 바지가락에서 찰랑거리는 소리가 난다. 그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는다. 차디찬 쇠붙이가 손끝에 닿는다.

쇠붙이를 꺼내 든 그가 희죽 웃는다. 운수 좋게도 오토바이의 키다. 잠시 망설이던 그는 전화선을 끊는다. 그리고 오토바이를 끌고 길가로 나간다. 얼마간 오토바이를 끌고 가던 그가 안장에 앉아 시동을 건다.


그는 정주의 남쪽을 벗어나 황해도로 접어든다. 아침나절에 개성 인근에 도착할 즈음 연료가 바닥난다. 그는 오토바이를 도랑에 처박는다. 그러곤 쌀가마를 가득 싣고 지나가던 트럭을 세운다. 경찰복장을 한 그가 손을 휘저으며 정지 명령을 내린다. 기사가 입을 비죽이 내밀며 구시렁거린다.


“제기랄, 아침부터 재수가 없을라니까, 순사한테 다 걸리네.”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본 기사가 돌연 안면을 바꾼다. 그러곤 허리를 굽실거리며 저자세를 취한다.

“순사 나으리! 아침부터 공무에 수고가 많으십니다. 그런데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아니오. 아무 잘못도 없소.”

“그렇다면 뭐 때문에?”

“어디로 가는 거요?”

“개성 지나 일산으로 갑니다요.”

“그거 참 잘 됐소이다. 어제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고 전보를 받았소. 갈 길이 막막하던 참인데, 신세 좀 집시다.”

기사는 우쭐하며 졸고 있는 조수를 깨운다. 잠에서 깬 조수가 눈을 비비며 옆자리로 옮긴다. 빅터가 트럭에 올라탄다.

“순사 나으리를 다 태울 줄이야. 가다가 검문을 받을 필요도 없겠습니다, 그려.”

“검문이 어디쯤에 있소?”

“지금 경성은 때 아닌 검거열풍으로 개미새끼도 얼씬 못합니다요. 경의선이 다니는 파주, 문산, 일산역은 아예 헌병들이 진을 치고 있습죠. 한일의용군이 중국말로 뭐라더라? 수앙쳉바온지 뭔지, 아무튼 우리말로 쌍성보라는 기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더라고요. 한일연합군을 도운 2급 전범이 남하했다고 하는데, 아직 잡히지 않는 모양입니다.”

“처갓집이 일산이니까 잘 부탁드리겠소.”

빅터는 기사의 말을 무시하고 창을 통해 전방을 주시한다.

“염려마시고 눈 좀 붙이시오. 도착하면 알려드리리다.”

“고맙소!”


빅터는 비포장도로를 덜커덩거리며 달리는 트럭에 몸을 맡긴 채 눈을 감는다. 기사가 ‘희망가’를 흥얼거리며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인가.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409.


척박한 지역일수록 도망자의 생사여탈권(生死與奪權)은 날씨가 쥔다. 특히 만주 동북부에 넓게 띠를 드리운 한랭대에서의 기후는 곧 신과 같다. 어느덧 11월로 접어든다. 대지는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인다. 기온은 영하 20도로 곤두박질치며 만물의 생장점을 마비시킨다.

의용군들은 마적의 전통방식대로 겨울을 난다. 말들은 제 등에 태우고 다녔던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내준다. 말은 살아서나 죽어서나 용처가 다양하다. 말린 고기는 식량으로 쓰이고, 가죽은 바람막이가 되어준다.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탓에 관동군의 추격도 주춤한다. 다만, 이따금씩 익룡처럼 나타나는 정찰기가 성가실 따름이다. 하지만 그것도 크게 지장은 없다. 눈 속으로 몸을 숨기면 정찰기는 이내 기수를 돌려 남하한다. 이처럼 혹독한 기후는 의용군의 목숨을 담보로 생사여탈권을 쥐락펴락한다.

의용군의 수뇌부는 와해된 전력을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다. 병력의 절반가량을 잃은 수뇌부는 마침내 결단을 내린다.


“더 이상 지체해봤자 동사자만 속출할 뿐이오. 병력을 남하시켜 적과 한 판 승부를 치르든지 아니면 폭격을 피해 소련으로 월경을 하든지, 결정을 할 때가 왔소.”

부쩍 수척해진 카오펑린이 간간히 밭은기침을 하며 지휘관의 눈치를 살핀다.

“대장군의 결정에 동의합니다. 남하하는 길만이 살 길이라 사료됩니다.”

참모장이 동의하자 시무룩한 지휘관들이 카오펑린을 주시한다.

“의용군의 주력부대가 폭격에 전멸하다시피 했으니, 이번 작전도 서 대장에게 맡기고자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오?”

주위를 일별한 뒤 카오펑린이 광휘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침묵을 지키던 그가 입을 뗀다.

“슈앙쳉바오를 다시 치는 게 어떻겠습니까? 성 안에 피폭을 당한 주요 시설이 아직 복구가 안 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혹독한 추위에 대규모 병력이 주둔하는 건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따를 겁니다.”

“허를 찌르자는 말이군.”

훙창대의 사령관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현재 전력으로는 하얼빈이나 신징으로 이동하는 것도 버겁습니다. 슈앙쳉바오는 이미 전투를 치른 지형이기 때문에 사병들한테도 피로도가 덜 할 겁니다.”

“좋소! 추위에 떨며 폭격을 당해 죽는 것보다 적의 총탄에 죽는 편이 훨씬 편할 거요!”

훙창대 사령관의 제안에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카오펑린이 회의를 마무리 짓는다.

“그럼 이번 작전도 서 대장이 맡아주시게.”

“네.”

카오평린이 목청을 돋운다.

“작전이 수립되는 대로 각 부대에 하달하겠소. 지휘관들은 본대로 복귀하며 출병을 준비하도록 하시오.”


막사 안으로 눈보라라 들이닥친다. 지휘관들은 털모자를 푹 눌러쓴 채 막사를 떠난다.




410.


일산에 도착한 빅터는 민가를 어슬렁거린다. 그러곤 빨랫줄에 널려있는 옷으로 변복하고 총총히 사라진다. 땅거미가 내려앉기를 기다린 뒤 그는 밤길을 달려 경성으로 이동한다.

서대문 밖의 안산 둘레를 따라 내려오던 그가 무악재 앞에서 발길을 멈춘다. 서북쪽 지방에서 경성으로 입성하기 위해서는 대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경의선이 지나가는 수색역이 철도로 진입하는 관문이라면 옛날부터 보부상들이 넘던 무악재는 도보로 접근하던 나들목이다.

일명 깔딱고개로 불리는 무악재의 초입에 보따리를 풀어놓는 상인들과 짐을 가득 실은 마차가 한데 뒤섞여있다. 총독부는 필요에 따라 일몰시부터 일출시까지 무악재의 통행을 금지하곤 한다. 특히 현상수배범을 검거하기 위해 수시로 통행을 금지하여 불령선인(不逞鮮人)의 경성 입성을 철저하게 봉쇄한다.

빅터는 무악재로 넘는 것을 포기하고 안산 기슭에 있는 봉원사를 찾아간다. 하루를 의탁한 그는 신촌을 지나 신작로를 따라 아현동으로 이동한다. 십여 년이 훌쩍 지난 경성은 못 알아볼 정도로 변신을 거듭한다. 학창 시절에 줄곧 다녔던 거리는 어른이 된 시각으로 볼 때에도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가 서대문을 가로질러 정동길로 접어든다. 이화여자전문학교의 정문은 등교를 서두르는 학생들로 북적거린다. 빅터가 정문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수위가 다가와 거지꼴을 한 그를 내쫓는다. 억지로 떠밀린 그는 돌담길을 따라 정동교회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옛 정취를 감상하며 걷던 그가 제자리에서 멈칫한다. 모든 것이 변한 공간에 어머니가 운영하던 ‘돈버거’ 자리만은 온전한 까닭이다. 어안이 벙벙한 그가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문은 굳게 닫혀있다.

창틈으로 안을 살피던 그가 잠시 상념에 잠긴다. 학교를 마친 형제가 구석에 앉아 있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던 미라가 형제를 발견하곤 한쪽 눈을 찡긋거린다. 뒤미처 외국인 학생들이 우르르 들어온다. 가운데 앉은 수잔은 흘깃거리는 남학생들의 시선을 쌀쌀맞게 외면한다.


“지금 뭐하는 거예요? 아니, 매일 오던 순사들은 왜 이럴 땐 코빼기도 안 비치는 거야?”

눈을 홉뜬 여직원이 두리번거리며 순사를 찾는다.

“아닙니다, 아니예요. 그저 문이 열렸나 본 것뿐입니다.”

“여기 자물쇠가 잠긴 게 안 보여요? 썩 꺼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


빅터는 황망한 나머지 뒷걸음을 치며 달아난다. 정동을 한 바퀴 돈 그는 다시 돈버거가게의 맞은편 가로수 뒤에 자리를 잡는다. 이윽고 점심시간이 되자 돈버거 앞으로 길게 줄이 늘어선다. 외국여성들이 한 차례 휩쓸고 간 자리에 학생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예전의 상황이 눈에 선한 듯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하루 종일 끼니를 걸렀지만 이상하게 배가 고프지 않다. 어느덧 해가 기울기 시작한다. 일순 대기가 뒤바뀐다. 길게 뻗은 길을 따라 바람이 휘몰아치며 낙엽들을 휩쓸고 지나간다.

뉘엿뉘엿 지는 해가 돌담에 걸려 그림자를 짙게 만든다. 돈버거의 간판에도 불이 켜진다. 배도 고픈데다가 날이 추워지면서 기진맥진한 그가 가로수에 기댄 채 까무룩 잠이 든다.

꿈을 꾸는 듯 그는 연신 허공을 헤집으며 손을 휘젓는다. 시름시름 앓는 소리를 내던 그가 번쩍 정신이 든 듯 소스라치며 잠에서 깬다. 머리를 내저으며 정신을 차리려는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그의 귓등에 와 닿는다.


“배고파, 엄마! 빨리 돈버거 먹을래.”

그는 돈버거로 다가가는 모자를 주시한다. 수잔과 헨리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입에서 어떤 소리도 새어 나오지 않는다. 탄성조차도 숨골에 갇혀 제소리를 못 낸다. 모자는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여직원이 내온 돈버거를 게걸스럽게 먹는 헨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수잔이 오미자차를 건넨다.


“체하면 어쩌려고······. 오미자차 마시면서 천천히 먹어!”

마지막 손님이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선다. 빅터가 안으로 성큼 들어선다. 빅터의 뺨에서 눈물이 흐른다. 수잔은 강파른 빅터를 알아보지 못한다. 여직원이 그를 알아보곤 질책한다.


“아니, 아침에 온 거지잖아? 내가 다시 오면 경찰에 신고한다고 했을 텐데······”

다짜고짜 여직원이 굵은소금을 뿌리며 밀어낸다. 그제야 빅터를 알아본 수잔이 여직원을 저지한다.

“금순 양! 퇴근해. 내가 알아서 할게.”

“사장님한테 해코지 하면 어쩌려고요?”

“그럴 사람 같진 안 보여. 나한테 맡기고 어서 퇴근해.”

“그래도 될까요? 가는 길에 경찰서에 신고할게요.”

“그럴 필요 없어. 내가 알아서 할게. 오늘 수고 많았어.”

여직원이 앞치마를 풀고 가방을 멘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여직원이 밖으로 나가면서 빅터를 밀친다.

“요즘 거지들은 배짱도 좋다니까. 하루에 두 번씩이나 오다니, 쯧쯧쯧!”

여직원이 나가자마자 수잔은 간판을 끄고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근다. 그러곤 빅터를 끌어안는다.

“여보, 어떻게 된 거야. 총독부 고등계 형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당신을 찾아 다녀. 학교에 와서 벌써 뒷조사를 해갔다고 하더라고.”

“학교로 찾아가면 눈에 띌 것 같아서 가지 않았어. 무작정 밖에서 당신을 기다리려고 했는데, 돈버거 간판이 보이더군. 그래서 무턱대고 기다렸지.”

수잔 뒤에 숨어서 눈치를 보던 헨리가 울먹인다. 수잔이 그의 손을 잡고 빅터 앞으로 이끈다.

“헨리야!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아버지야.”

헨리는 무르춤하며 선뜻 다가가지 못한다. 빅터가 헨리를 번쩍 들어 안는다.

“우리 헨리 많이 컸구나.”

빅터가 볼을 비비려고 하자 헨리가 목을 길게 뺀 채 코를 틀어쥔다.

“엄마! 냄새가 너무 심해!”

“아빠한테 그런 말 쓰면 못 써.”

빅터가 그렁그렁 차 오른 눈시울을 훔치며 배시시 웃는다. 그러곤 안주머니에서 봉투를 하나 꺼내 펼친다. 봉투 안에는 꼬깃꼬깃한 사진 한 장이 들어있다.

“여보, 형을 만났어.”

“아주버니를?”

“응.”

수잔이 사진을 보자마자 눈물을 글썽인다.

“아주버니 옆에 계신 분이 아버님 맞지?”

“응.”

수잔은 사진 속 경덕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복받쳤던 눈물을 쏟아낸다. 헨리가 수잔의 무릎을 타고 올라 사진을 낚아챈다.

“헨리야. 이분이 헨리 할아버님이셔. 이분은 큰아버지고.”

눈을 끔뻑이던 헨리가 경덕과 광휘 사이에 새초롬한 얼굴을 하고 있는 초희를 주목한다.

“이 여자애는 누구야?”

빅터가 헨리를 품에 안고 사진에 대해서 설명한다.

“헨리야! 이 여자애는 헨리 친구가 아니고 고모야.”

“고모가 뭔데?”

빅터가 조근조근 설명한다.

“아버지의 여동생을 고모라고 하는 거야. 할아버지, 할머니가 고모를 늦게 나아서 헨리랑 나이가 비슷해.”

“그럼, 고모 아이야?”

빅터와 수잔이 웃음을 터트린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헨리 너머로 수잔이 넌지시 묻는다.

“어머님께서 늦둥이를 보셨어?”

“춘천을 떠나기 직전에 초희가 태어났다고 들었어.”

빅터가 목줄을 풀어 아내에게 건넨다. 수가락지를 본 수잔은 얼마간 어안이 벙벙한 듯 입을 다물지 못한다.

“아니, 이건 어머니가 손에 끼셨던 쌍가락지잖아? 근데 왜 하나만 있어?”

“마지막으로 헤어질 때, 형이 주더라고. 초희가 하늘에 계신 엄마가 지켜줄 거라며 형한테 줬대.”

“어떻게 이럴 수가······. 어머니는 돌아가신 게 아니었어. 뿔뿔이 흩어져 사는 우리 가족을 지금껏 이 가락지 하나로 연결해주시고 있잖아.”

빅터와 수잔은 헨리를 끌어안은 채 한동안 흐느낀다.


‘돈버거’ 밖 정동 일대는 퇴근하는 행렬로 분주하다. 금순이 전차를 타기 위해 길을 건너는데 오 경부가 그녀의 팔을 낚아챈다.

“어딜 그렇게 바삐 가시나?”

팔을 뿌리친 금순이 오 경부를 쏘아붙인다.

“꼭 필요할 때는 안 나타나고 길거리에서 이게 무슨 행패예요?”

“필요할 때라니?”

“오늘 거지가 두 번이나 찾아왔다고요!”

“거지가 두 번씩이나?”

오 경부의 눈자위가 꿈틀거린다.

“언제?”

“아침하고 조금 전에 나타났어요.”

오 경부는 순사에게 명령을 한다.

“놈이 나타난 게 확실하다. 당장 경찰서로 가서 돈버거로 출동하라고 해. 그리고 정동길 출구란 출구는 몽땅 봉쇄시켜.”


순사가 경찰서로 뛰어간다. 오 경부도 권총을 빼들고 순사 한 명과 정동길로 달려간다.


돈버거를 먹던 빅터가 오미자차를 들이키며 거하게 트림을 한다.

“당신의 손맛은 어머니를 쏙 빼닮았어.”

“여보,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언제 고등계 형사들이 들이닥칠지 몰라. 일단 여기를 떠나는 게 좋겠어.”

수잔이 헨리의 가방을 챙긴다.

“여보, 뒷문으로 나가면 기숙사로 통하는 길이 있어. 그 길을 따라가면 쪽문이 나오는데, 내가 가서 열어놓을게. 기숙사 옆 관사 2층이 내가 묵는 곳이야. 그리로 오면 돼.”


빅터가 뒷문으로 빠져나간다. 수잔은 가게의 불을 끄고 밖으로 나가 자물통을 채운다. 그러곤 늘 다니던 길로 헨리의 손을 잡고 걷는다. 수잔이 달려오는 사내들을 본체만체하며 지나치려는 순간 오 경부가 그녀를 가로막는다.


“오랜만이군! 십년쯤 지났나?”

수잔이 천천히 진구의 면면을 뜯어본다. 그러곤 이내 치를 떤다.

“세상이 망해도 악마는 살아남는다더니······”

수잔이 성호를 그으며 성경 야고보서 4장 7절의 구절을 읊조린다.

“‘너희는 하나님께 복종할지어다.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 아멘.”

말귀를 못 알아들은 진구가 재촉한다.

“한인서가 나타났는데, 어디를 그렇게 급히 가는 게야?”

“무슨 말을 하는 거요?”

“거지꼴을 해서 못 알아봤나? 한인서 어디 있어?”

“뭘 잘못 알고 오셨군. 거지가 나타나긴 했소. 하도 꼴이 우스워서 남은 음식을 싸주고 보냈소. 지금쯤 정동교회를 벗어나 대한문 앞을 지나고 있을 거요. 정녕 당신들이 억지를 쓰는 한인서를 잡고 싶다면 당장 대한문으로 가보시오.”

일순 선택의 귀로에 선 오 경부가 갈팡질팡한다.

“만약에 거짓말이 들통 나면 응분의 대가가 따른다는 걸 잊지 마!”


돈버거 가게 앞으로 경찰들이 출동한다. 오 경부가 그들을 인솔하고 대한문 쪽으로 뛰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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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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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134화 악마의 최후 +3 19.07.12 194 1 16쪽
133 133화 고귀한 죽음 +1 19.07.11 105 1 12쪽
132 132화 무지개 +1 19.07.10 100 1 13쪽
131 131화 차관협정(借款協定) +2 19.07.05 110 1 14쪽
130 130화 반공포로석방 +1 19.07.01 121 2 13쪽
129 129화 한일회담 +1 19.06.29 125 2 15쪽
128 128화 폭탄테러 +1 19.06.26 132 2 13쪽
127 127화 카츄샤 +1 19.06.24 117 2 13쪽
126 126화 의사 왕룽 +1 19.06.23 118 3 17쪽
125 125화 빅터 한 재단 +2 19.06.19 125 3 13쪽
124 124화 인천상륙작전 +1 19.06.13 160 2 15쪽
123 123화 메모리 가든 +1 19.06.12 124 2 15쪽
122 122화 겹생 +3 19.06.10 121 2 16쪽
121 121화 하와이 +1 19.06.07 130 3 14쪽
120 120화 소령 맥나마라 +4 19.06.06 135 2 15쪽
119 119화 한초희 +1 19.06.05 140 2 14쪽
118 118화 맥아더 원수 +1 19.06.04 132 2 14쪽
117 117화 기만방송 +1 19.06.03 128 2 13쪽
116 116화 코리안 커넥션 +1 19.06.01 139 2 12쪽
115 115화 잠수함 +1 19.05.30 188 2 13쪽
114 114화 6.25 전쟁 +1 19.05.29 156 2 12쪽
113 113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특명 1호 ‘폭풍’ +1 19.05.21 134 2 11쪽
112 112화 금괴수송작전 +1 19.05.19 174 2 10쪽
111 111화 '암호명 A-1' +1 19.05.18 127 2 13쪽
110 110화 악연(惡緣) +1 19.05.17 126 2 14쪽
109 109화 마지막 미션 +1 19.05.16 127 2 12쪽
108 108화 애치슨 라인 +1 19.05.15 124 2 12쪽
107 107화 연적(戀敵) +1 19.05.15 144 2 12쪽
106 106화 독살(毒殺) +1 19.05.14 140 2 12쪽
105 105화 마돈나 다방 +2 19.05.13 143 2 15쪽
104 104화 한국은행 +1 19.05.11 146 2 14쪽
103 103화 비밀거래 +1 19.05.10 169 2 12쪽
102 102화 남미이주작전 +1 19.05.10 164 2 13쪽
101 101화 트루먼 독트린 +1 19.05.10 134 2 11쪽
100 100화 숙명의 라이벌 +1 19.05.10 140 3 18쪽
99 99화 Jane Doe +2 19.05.10 139 2 13쪽
98 98화 앙숙, 이승만과 김구 +1 19.05.10 136 2 12쪽
97 97화 반도호텔 +1 19.05.10 134 2 13쪽
96 96화 좌익과 우익 +1 19.05.09 134 2 13쪽
95 95화 조선인민공화국 +1 19.05.09 141 2 17쪽
94 94화 일본패망(日本敗亡) +1 19.05.09 145 2 12쪽
93 93화 원자폭탄 +1 19.05.09 133 2 13쪽
92 92화 김일성 +1 19.05.09 143 1 14쪽
91 91화 독수리 작전 +1 19.05.09 142 1 14쪽
90 90화 이승만 +1 19.05.09 129 1 14쪽
89 89화 비밀요원 나타샤 +1 19.05.09 122 2 15쪽
88 88화 OSS(미국전략사무국) +2 19.05.09 127 2 16쪽
87 87화 승전(勝戰) +1 19.05.09 122 2 14쪽
86 86화 진주만공습 +1 19.05.08 124 1 16쪽
85 85화 갈라예프 +2 19.05.08 123 2 16쪽
84 84화 채권(債券) +1 19.05.08 130 2 11쪽
83 83화 다카키 마사오 +1 19.05.08 140 2 12쪽
82 82화 광복군(光復軍) +1 19.05.08 121 2 13쪽
81 81화 육군정보학교 +2 19.05.08 123 2 11쪽
80 80화 홍콩행 +1 19.05.07 132 3 13쪽
79 79화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 +3 19.05.07 119 2 12쪽
78 78화 김원봉과 김구 +1 19.05.07 118 2 16쪽
77 77화 까레이스키 +3 19.05.07 118 2 12쪽
76 76화 탈출(脫出) +1 19.05.07 125 3 9쪽
75 75화 박정희와 최태민 +1 19.05.07 128 2 9쪽
74 74화 중일전쟁(中日戰爭) +1 19.05.07 123 2 13쪽
73 73화 강제이주 +3 19.05.06 116 1 12쪽
72 72화 마루타 +1 19.05.06 116 1 12쪽
71 71화 막후 실력자 +1 19.05.06 116 2 13쪽
70 70화 마오쩌둥과 스탈린의 등장 +1 19.05.06 116 1 15쪽
69 69화 천황결사옹위청년단 +1 19.05.05 123 1 15쪽
68 68화 후흑학(厚黑學) +1 19.05.05 126 1 13쪽
67 67화 경몽장(耕夢莊) +1 19.05.05 119 1 12쪽
66 66화 학교(學校) +1 19.05.05 120 1 8쪽
65 65화 국제연맹(國際聯盟) +1 19.05.05 119 1 19쪽
64 64화 나타샤 +1 19.05.05 118 1 11쪽
63 63화 보고서 +1 19.05.05 120 1 11쪽
62 62화 시인과 영웅 +2 19.05.04 129 2 15쪽
61 61화 탄생의 비밀 +2 19.05.04 121 2 18쪽
60 60화 국경수비대 +1 19.05.03 119 2 13쪽
59 59화 제네바협약 +4 19.05.03 124 2 18쪽
58 58화 명백한 운명 +1 19.05.03 118 1 16쪽
57 57화 미두취인소(米豆取人所) +1 19.05.03 122 1 12쪽
56 56화 생포(生捕) +1 19.05.02 120 2 13쪽
55 55화 참패(慘敗) +1 19.05.02 119 2 14쪽
54 54화 향수병(鄕愁病) +1 19.05.02 120 2 18쪽
53 53화 음악회 +1 19.05.02 122 2 18쪽
52 52화 들개 진구 +1 19.05.02 126 2 24쪽
» 51화 가락지 +3 19.05.02 129 2 26쪽
50 50화 덫 +1 19.05.01 132 1 28쪽
49 49화 추격전(追擊戰) +1 19.04.30 121 2 35쪽
48 48화 쌍성보전투(雙城堡戰鬪) +1 19.04.30 126 2 39쪽
47 47화 광휘와 빅터 +3 19.04.29 127 2 33쪽
46 46화 특별수사본부(特別搜査本部) +4 19.04.29 124 2 41쪽
45 45화 만저우리(滿洲里) +4 19.04.28 118 3 35쪽
44 44화 폭풍전야(暴風前夜) +1 19.04.28 119 3 37쪽
43 43화 Boys, be ambitious! +1 19.04.27 127 2 39쪽
42 42화 만주국(滿洲國) +5 19.04.27 135 2 38쪽
41 41화 만몽영유계획(滿蒙領有計劃) +1 19.04.26 132 3 25쪽
40 40화 재회(再會) +1 19.04.26 133 3 30쪽
39 39화 빅터 한 +1 19.04.25 139 3 49쪽
38 38화 박진만 +2 19.04.25 144 3 45쪽
37 37화 정보국 5과 +3 19.04.24 147 3 51쪽
36 36화 마적(馬賊) 왕리 +2 19.04.24 146 3 49쪽
35 35화 삼두정치(三頭政治) +2 19.04.23 145 3 42쪽
34 34화 주찬 +1 19.04.23 143 3 51쪽
33 33화 만주야사(滿洲野史) +2 19.04.22 140 3 50쪽
32 32화 서광휘 +2 19.04.22 143 3 47쪽
31 31화 국내진공작전(國內進攻作戰) +2 19.04.21 168 4 47쪽
30 30화 미쓰야협정(三矢協定) +4 19.04.21 142 4 46쪽
29 29화 출산(出産) +3 19.04.20 154 4 43쪽
28 28화 밀항(密航) +2 19.04.20 143 4 45쪽
27 27화 불령선인(不逞鮮人) +1 19.04.19 142 4 43쪽
26 26화 님의 침묵 +1 19.04.19 148 4 48쪽
25 25화 이민(移民) +2 19.04.18 159 4 39쪽
24 24화 회자정리(會者定離) +2 19.04.18 150 5 44쪽
23 23화 여걸(女傑) 수잔 +5 19.04.17 151 4 46쪽
22 22화 3·1 만세운동 +5 19.04.17 154 4 44쪽
21 21화 천적(天敵) +1 19.04.16 154 5 49쪽
20 20화 아카키 타이요우(赤木太陽) +4 19.04.16 161 5 52쪽
19 19화 망국(亡國) +4 19.04.15 169 3 49쪽
18 18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3 19.04.15 172 3 46쪽
17 17화 한성진격작전(漢城進擊作戰) +4 19.04.14 169 4 49쪽
16 16화 의병전쟁(義兵戰爭) +4 19.04.14 174 4 43쪽
15 15화 춘투(春鬪) +5 19.04.13 186 3 47쪽
14 14화 암살미수(暗殺未遂) +4 19.04.13 202 3 37쪽
13 13화 결혼(結婚) +3 19.04.12 279 6 42쪽
12 12화 돈버거 +9 19.04.12 260 7 44쪽
11 11화 대한제국(大韓帝國) +2 19.04.11 282 7 45쪽
10 10화 김출세(金出世) +7 19.04.11 304 8 42쪽
9 9화 낙향(落鄕) +4 19.04.10 323 8 42쪽
8 8화 혁파안(革罷案) +4 19.04.10 337 9 41쪽
7 7화 증기자동차 +2 19.04.09 396 12 22쪽
6 6화 2차 사행(使行) +2 19.04.09 399 13 24쪽
5 5화 견문록(見聞錄) +5 19.04.08 446 14 19쪽
4 4화 북경(北京) +1 19.04.08 548 12 19쪽
3 3화 만남 +1 19.04.08 674 13 15쪽
2 2화 1차 사행(使行) +2 19.04.08 983 14 14쪽
1 1화 파락호(破落戶) 이하응 +17 19.04.08 1,908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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