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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스코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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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강
그림/삽화
울프강
작품등록일 :
2019.04.08 22:03
최근연재일 :
2019.06.22 21:43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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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
추천수 :
19
글자수 :
125,361

작성
19.04.2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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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3화 – 하늘에서 여자가 내린다면.

DUMMY

6월은 잔인한 계절이었다. 동주는 기말고사 시험을 치르느라 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고 덕분에 몇 주째 새로운 스코어를 전혀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 문화유적답사 리포트 최종본이야. 네 이름도 나란히 넣었어.”


선정이 두툼한 리포트 한 부를 동주에게 내밀며 말했다.


“미안. 혼자 쓰느라 고생했겠다.”


“네가 안도와 주는 게 도와주는 거거든? 괜히 방해만 되니까 말이야.”


“훗. 그렇구나.”


동주는 캠퍼스 하늘 위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맑은 하늘 위로 뚱뚱하게 살이 오른 구름 한 뭉치가 힘들게 자기의 길을 걷고 있었다.


“이제 곧 여름방학이구나. 방학 때 뭐 할 거니?”


선정이 동주를 동그란 눈으로 쳐다보며 물었다.


“글쎄. 아르바이트도 좀 하고 집에도 다녀오고 해야지. 한동안 못 가봤거든.”


“재미없긴.”


“그러는 너는? 여름 방학 계획이 있어?”


“난 미국으로 어학연수 가기로 했어.”


“어학연수?”


“응. 우리 학교랑 제휴과정이 있는 거 몰랐니?”


“전혀 몰랐어.”


“하긴 뭐. 네가 알았어도 소용없었겠다. 토플점수가 필요하거든 어학연수생으로 뽑히려면 말이야.”


“그랬겠네.”


“뭐야. 넌 애가 왜 그 모양이니?”


“뭐가 말이야?”


“남자가 포부라는 게 눈곱만큼도 없잖아.”


“풋. 그런가?”


“그런가 라니. 여자는 남자의 야심에 반하게 되는 거라고. 포부가 없는 남자는 정말이지 매력이 하나도 없어.”


“꿈이라... 이루고 싶은 꿈이라면 나도 있어.”


“그게 뭔데?”


선정이 손으로 잔디 풀을 뜯으며 물었다.


“아빠를 만나는 거...”


“응? 아빠?”


“그래. 아빠. 13살 때 실종 되서 그 뒤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거든...”


“그렇구나. 아마 꼭 만날 수 있을 거야.”


동주가 숙연한 표정을 지어 보이자 선정 역시 무거운 표정이 되어 대답했다. 그 모습이 되레 미안했던지 동주가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선정에게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그래... 근데 너 내가 매력 있으면 뭐하려고. 앗. 설마 너 그때 나랑 잤던 것.... 풉.”


선정은 재빨리 손바닥으로 동주의 입을 막아 버렸다. 그러더니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인상을 온통 찌푸리며 말했다.


“너 어디 가서 그딴 소리 지껄이면 죽여 버린다.”


“아.. 알았어. 숨 막혀.”


동주가 선정의 손바닥을 밀쳐내며 겨우 숨을 내쉬었다.


“그건. 어디까지나 다 죽어가게 생긴 널 위해서 살신성인의 자세로 응급의료행위를 한 거라고. 혹시라도 그딴 소리 떠벌리기만 해. 콱 그냥.”


선정이 주먹을 불끈 쥐어 동주의 얼굴에 들이밀며 말했다. 동주는 인상을 잔뜩 쓰며 협박을 하는 선정이 오히려 귀엽기만 했다.


“그래. 알았어 알았어. 근데 그때 너 혹시 느꼈어?”


“뭐?”


순간적으로 선정의 귀가 새빨개졌다.


“그거 느꼈냐고. 오르가즘 말이야.”


“느... 느끼긴 뭘... 뭘 느껴.”


선정은 귀에 이어 얼굴까지 통째로 벌게졌다.


“그런가. 어렴풋이 들은 것 같아서 말이야. 사... 사랑해 동주야. 악 악....!”


동주가 신음소리를 흉내 내며 장난을 치자 선정이 다급하게 두 손으로 동주의 입을 틀어막았다.


“아.. 알았어 알았어. 장난이야. 근데 너 강아지 키우고 있다고 하지 않았니? 연수가면 강아지는 어떻게 하려고?”


“아. 그거 우리 사촌언니가 방학동안 맡아주기로 했어.”


“사촌언니? 사촌언니가 있었어?”


“응. 너도 아는 사람인 걸?”


“내가 아는 사람이라고? 그게 누군데?”


선정은 동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어보자 말없이 리포트를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려 보였다.


“우리 문화사 교수님.”


“뭐라고? 우리 교수님?”


선정의 말을 들은 동주의 입이 떡 하고 벌어지고 얼굴은 놀라움으로 석고처럼 굳어지고 있었다.




“야. 너 아르바이트 안할래?”


오랜만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만난 찬성이 대뜸 동주에게 첫마디로 내뱉은 말이었다.


“아르바이트?”


“그래. 우리 기획사에서 매니저 일할 사람을 급하게 구하거든.”


“연예인 매니저 말이야?”


“그렇다니까. 어차피 대학생이야 방학하면 백수나 다름없는데 뭐라도 해야지 않겠어? 너 자취방 월세도 내야 하잖아. 사회경험도 되고 좋지 뭐. 너 같은 찌질한 쑥맥은 사회경험을 좀 해봐야 한다니까.”


“근데 누구를? 설마 나더러 니 매니저를 하라는 거냐?”


동주의 짜증 섞인 질문에 찬성이 손바닥으로 허공을 내저으며 대꾸했다.


“나 아니거든요. 나 같은 무명배우 찌끄래기한테 매니저 붙여주는 회사가 어딨냐? 나 말고... 너 탤런트 이혜수 알지?”


“당연히 알지. 국민배우 이혜수를 누가 모르냐?”


“그래. 그 이혜수 매니저 말이야. 모든 남자들의 로망 이혜수랑 같이 붙어있을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어디냐? 사실 내가 하고 싶었는데... 아쉽게 이번에 영화 단역 몇 개 들어가잖아.”


“넌 배우지망생이라는 놈이 영화 하게 됐으면 감사합니다 할 것이지.”


“하여튼. 할래? 안할래? 회사에 빨리 말해줘야 돼. 참 너 운전면허는 있지?”


“그러지 뭐. 니 매니저만 아니면 뭔들 못하겠냐?”


“이 새끼가...”


찬성은 바로 바지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네. 실장님. 네 친구요.... 네... 알겠습니다. 네..... 네...... 네......”


찬성은 허리를 연신 굽신굽신 거리면서 통화를 마치더니 동주 쪽을 돌아보며 대뜸.


“잘 얘기 됐어. 우리 기획사 주소랑 차실장님 전화번호 보내 줄 테니까 내일 두 시까지 사무실로 가면 돼. 다른 건 그쪽에서 알아서 설명해 줄 거야. 한솥밥 먹게 된 걸 축하 하네 친구.”


찬성은 동주를 향해 악수를 청하듯 손을 내밀었다. 동주가 찬성의 손등을 탁 하고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됐고. 간만에 시험도 끝났겠다. 술이나 마시러 가자.”


“오케. 찬성! 니가 쏘는 거지?”


찬성이 팔자걸음으로 터덜터덜 동주의 뒤를 따라 나섰다.




“찬성이 친구라고?”


말끔하게 슈트를 차려입고 고급스런 금테안경을 쓴 차실장이 동주를 향해 말했다.


“네.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어요.”


“자네도 배우지망생인가?”


차실장은 동주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물었다.


“아뇨. 그냥 대학생이에요.”


“그래. 학교는?”


“성균관대입니다. 신문방송학과 2학년...”


“음... 그렇군. 나도 자네 나이 때 처음 이 바닥에 들어왔지. 벌써 20년이 넘었군. 시간이 참 빠르지 않나?”


“....”


“후훗. 뭐 아직까진 실감하지 못할 걸세. 시간이 얼마나 맹렬한 속도로 우릴 과거로 밀어내는지 말이야. 내가 이 바닥에 들어온 20년 동안 난 무수히 많은 연예인들이 떴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봤다네.”


차실장은 안경테를 고쳐 쓰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난 예전부터 이상한 능력이 있었어. 그게 뭔지 아나?”


“잘 모르겠습니다.”


“후훗. 난 말이야. 성공할 만한 사람을 대번에 알아보는 눈을 가졌거든. 바로 그런 능력 때문에 내가 이 바닥에서 이 만큼 성공할 수 있었던 걸세. 그래 이건 아마 내 어머니한테서 물려받은 일종의 재능인 게지. 자네 혹시 영매라고 들어 봤나?”


“여.. 영매요?”


“그래. 흔히들 무당이라고도 하지. 물론 어떤 사람들은 그냥 사기꾼이라고도 하더군. 하지만 그건 절대로 사기가 아닐세.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의 한 종류인 게지.”


동주는 갑자기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하고 생각했다. 영매니 무당이니 하는 게 지금 이 면접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훗. 자네 지금 이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나 궁금해 하고 있었지? 이게 면접과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가 하면서 말이야.”


차실장은 동주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정곡을 찌르며 말했다. 동주는 뭔가 갑자기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놀라지 말게. 순간적으로 내 머릿속에 들어오는 자네 생각을 읽은 것 뿐 일세. 뭐 텔레파시를 쓴다던지 하는 건 아니니까 말이야. 그런 건 실제로는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거든.”


차실장은 놀란 표정의 동주를 안심시키려는 듯 일부러 부드러운 말투를 사용해 말했다.


“좋아. 자네를 채용하도록 하지. 이혜수의 매니저 일을 맡도록 하게.”


차실장은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흔쾌히 동주를 매니저로 채용했다. 외모만큼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호탕한 스타일인 듯 했다.


바로 그때 노크도 없이 차실장의 사무실 문이 벌컥 하고 열렸다.


“어머 손님이 있었네? 오빠 미안.”


“오 마침 잘 왔군. 혜수야 앞으로 네 매니저 일을 맡아 볼 친구. 인사해.”


“안녕하세요?”


동주는 엉겁결에 꾸벅하고 혜수를 향해 인사를 건넸다. 혜수는 살짝 고갯짓으로만 까딱 하고 인사를 건넸다. 동주를 위아래로 쓸어보는 혜수의 표정에서 여배우의 특유의 도도함이 묻어났다.


“그래. 곧 연락이 갈 걸세. 일단 대기하고 기다리도록 하지. 우리 식구가 된 걸 환영하네.”


차실장은 여유 있는 몸짓으로 동주에게 악수를 건넸다. 동주가 차실장의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누는 동안에도 혜수는 팔짱을 끼고 못마땅한 표정으로 동주를 노려보고 서 있었다.


동주가 사무실을 나가자마자 혜수는 특유의 앙칼진 하이톤의 음성으로 차실장을 향해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쟨 뭐야? 아직 완전 애긴데? 생긴 것도 완전 숙맥에. 저렇게 비리비리해갖고 매니저 일이나 잘 하겠어? 쟬 뭘 보고 뽑았어.”


차실장은 소파 뒤로 깊숙이 몸을 뉘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후훗. 다 생각이 있어서 그래. 두고 봐. 저 녀석. 분명 조만간에 어마어마한 대스타가 될 테니까 말이야.”


“뭐... 대스타라고? 저딴 애송이가?”


혜수는 묘한 웃음을 짓고 있는 차실장의 얼굴을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14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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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 꿈의 궁전으로의 초대. 19.06.22 6 0 10쪽
28 28화 – 흑색 미래. 19.06.17 11 0 8쪽
27 27화 – 여자 스코어 게이머의 등장. 19.06.15 26 0 7쪽
26 26화 – 달의 후예들. 19.06.11 33 0 7쪽
25 25화 – 베일에 가려진 자. 19.06.09 37 0 7쪽
24 24화 – 제3섹터의 게이머들. 19.06.03 43 0 8쪽
23 23화 – 트라이앵글. 19.06.01 48 0 7쪽
22 22화 - 두 자매와의 삼각연애2. 19.05.25 42 0 8쪽
21 21화 – 두 자매와의 삼각연애. 19.05.19 46 0 8쪽
20 20화 – 사랑의 실험. 19.05.18 46 0 7쪽
19 19화 – 이모의 동생. 19.05.13 43 0 7쪽
18 18화 – 미래에서 온 그녀. 19.05.04 47 0 11쪽
17 17화 – 여배우의 눈물. 19.05.02 49 0 11쪽
16 16화 – 여교수의 은밀한 취향. 19.04.29 58 0 11쪽
15 15화 – 포식자의 자세. 19.04.28 50 0 12쪽
14 14화 – 두 갈래 길. 19.04.25 42 0 11쪽
» 13화 – 하늘에서 여자가 내린다면. 19.04.23 49 0 10쪽
12 12화 – 여교수의 향기. 19.04.20 53 0 10쪽
11 11화 – 플레이어. 플레이어. 19.04.18 46 1 11쪽
10 10화 - 두 번째 스코어. 19.04.16 49 1 11쪽
9 9화 – 이상한 답사. 19.04.15 60 1 10쪽
8 8화 – 어른의 시간. 19.04.14 61 1 9쪽
7 7화 – 두 여자에게 뺨을 맞다. 19.04.13 58 1 10쪽
6 6화 – 게임의 방식. 19.04.13 65 2 12쪽
5 5화 – 빗나간 미션. 19.04.11 63 2 8쪽
4 4화 – 인큐베이팅 우먼. 19.04.10 66 2 11쪽
3 3화 – 게임의 서막. 19.04.09 79 2 11쪽
2 2화 – 이상한 물건. 19.04.09 86 3 14쪽
1 1화 – 판도라의 상자. +2 19.04.08 142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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