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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타임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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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아저씨
작품등록일 :
2019.04.1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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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6. 외교의 장

이 소설은 평행세계입니다. 존재하는 인물은 가상의 동명이인입니다.




DUMMY

036. 외교의 장





문이 열렸다.

모스크바에서 도착한 고위인물.

친구로 삼은 바실리 추이코프의 호언장담에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로 들어갔는데, 이마가 활짝 열린 콧수염의 사내가 나를 바라보았다.

“반갑습니다. 제프리 서입니다.”

“인민위원회 의장(총리) 뱌체슬라프 몰로토프라고 하오.”

거만한 사내.

포켓 노트북에서 보았던 스탈린의 측근 중에서 제일 유명한 몰로토프였다.


「그냥 내놓으라고 해서 말을 안 들으면 목소리를 좀 높이면 될 것이고, 고함을 질러도 안 되면 총을 몇 발 쏘면 돼. 그저 그뿐이야. 이건 무척 쉬운 일이라고.

- 뱌체슬라프 몰로토프」


그는 보통 인물이 아니었다.

2차대전 중에 깡패로 불리는 소비에트연방의 외교관으로 서방세계에 유명한 인물이었다.

그가 얼마나 유명한 인물이라고 묻는다면, 1941년을 기점으로 스탈린의 눈 밖에 났고, 이름뿐인 정부 직책을 제외하고는 뒷방 늙은이로 물러났다.

그러나.

독소전쟁이 발발하자, 연방 지도부는 스탈린의 눈 밖에 났던 몰로토프를 이인자로 공식화한 집단 지도체제를 통해 전쟁을 지휘해달라고 요구했다.


「스탈린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몰로토프를 지도자로 삼아 전쟁을 수행해야 한다.

-국가계획위원장 니콜라이 보즈네센스키」


이제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대사건.

스탈린의 권위를 크게 침해하는 일인 몰로토프의 지위를 공식화하고 합의된 체제를 강요하는 일을 받아들인 사건은 소비에트연방에서 몰로토프의 정치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저자는 2차 세계대전 중에 영국-미국과의 동맹 체결, 테헤란 회담(1943), 국제연합을 창설(1945), 얄타 회담(1945), 포츠담 회담(1945) 등의 굵직한 회담을 설계한 인물이다.’

뜻밖의 거물 등장.

그는 처음 대면하는 내게 보드카 잔을 내밀었다.

“루프트바페(Luftwaffe)의 포화를 뚫고 마드리드에 도착한 동지의 명성을 위해서 건배!”

“아! 예!”

단숨에 들이키는 그를 따라서 나도 마셨다.

더럽게 독했다.

도래하기 전에 어쩌다 마셨던 보드카와 달리 인간이 먹는 술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연료와 섞어도 되고, 아예 그냥 전차와 전투기 연료통에 보드카만 넣어도 얼마든지 기동이 된다’라는 우스갯소리를 군인들이 했을까.

“두 번째는 스탈린의 서기장 동지의 관심을 받는 제프리 동지를 위하여!”

“위하여······.”

60도는 넘을 만한 술이 식도를 타고 위장까지 들끓게 했다.

그런데도 몰로토프는 만족하지 못한 듯, 세 번째 잔을 내밀려는 찰나.

나는 살고 싶었다.

“세 번째 건배는 제가 의장 각하께 새로운 술을 드리고 싶습니다.”

“?”

“밖에 제가 준비한 술이 있습니다. 가져와도 되겠습니까.”

나는 연방의 고위인물이 왔다는 말에 선물용 최고급 위스키를 가져왔다.

잠시 후.

버번위스키가 공관 경호원의 검사를 마치고 들어왔다.

“의장님을 뵈었으니, 건배!”

몰로토프는 묘한 눈동자로 황금색 위스키를 마셨다. 그의 눈동자에 비친 호기심을 모를 리 없었다.

소비에트연방에서 스탈린에 이어서 모두의 관심을 받는 인물의 식견이 부족할 리 없다.

이쯤 해서 탐색전을 끝내고 본론이 나오겠지.

“스페인 국제여단에 보내준 의약품과 우리나라에 좋은 제안을 보낸 덕분에 서기장 동지가 나를 보냈소.”

“저를 만나고자 의장 동지가 올지는 몰랐습니다.”

“그 점을 귀하도 고맙게 생각해야 할 것이오.”

“예?”

자리를 권하는 손짓으로 대답을 한 템포 늦추는 고도의 술수.

따지고 보면 사업과 외교는 이름만 다를 뿐, 하는 짓거리는 똑같았다.

‘몰로토프, 이 양반이 나를 홍어 좆으로 보는군.’

나는 순순히 당할 생각이 없었다.

그의 의도와 달리 나는 미소지었다.

“제가 듣기로는 의장께서는 막심 리트비노프 외무인민 위원(외무장관)과 사이가 좋지 못하다고 들었습니다.”

나는 그를 내가 주도하는 구도로 끌어들일 마음으로 강경책을 펼쳤다.

아니나 다를까.

뜻밖의 말에 인상을 찌푸리는 몰로토프.

“흠!”

“영국과 프랑스, 두 나라와 삼각 동맹을 구축해서 나치를 견제하고자 하는 전략은 나쁘지 않습니다만, 귀국과 사이가 좋지 못한 폴란드가 찬성할까요.”

“무슨 말을 하는 것이오.”

“리토비노프 외무 위원이 제시한 집단 안보체제는 영·불에게 소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내 말에 놀란 몰로토프. 소비에트연방 내부의 외교목표에 관해서 이야기하자 두 눈동자가 확, 커졌다.

이제 관심이 가겠지.

나는 속으로 비웃었다.

‘너의 실수는 오만하고 거만함 때문이다.’

몰로토프의 눈빛은 방문을 열고 들어올 때부터 느꼈다.

나에 관해서 탐탁지 않은 기색과 친구인 바실리 추이코프의 난감한 표정.

내가 그런 분위기도 모르고 너와 상대할 줄 알았더냐.

“저를 만나고자 오신 이유는 서로가 서로에게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음······.”

그제야 몰로토프의 눈동자가 변한다.

좀 전까지 경멸 혹은 오만한 기색이 싹 사라졌고, 담배를 꺼내고 물고는 말없이 연기를 내뱉었다.

이때.

바실리 추이코프가 입을 열었다.

“제프리 동지, 모스크바에서 의장 동지가 전권을 가지고 왔습니다.”

작은 정보.

내 제안에 대해서 스탈린이 반응을 보였다는 뜻이다.

“1차로 페니실린과 본국의 무기에 관한 구상무역(barter)을 승낙했습니다.”

“다른 안건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동지가 요청한 연해주-극동 고려인에 대한 건 등은 여기 계시는 의장 동지를 통해서 협의하면 됩니다.”

결정 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나는 속으로 실소가 나왔다.

‘스탈린이 잔머리를 굴리는군.’

그는 자신의 정적인 몰로토프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그 대신 성과가 날만 한 일은 자신이 결정했고, 훗날 일본과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라는 뜻인 것 같았다.

“의장께서는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십니까?”

“귀하가 우리에게 요청한 고려인은 현재 따스한 곳으로 이동 중이오.”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극동 일대에 있는 수십만 고려인을 강제로 옮기는 행동 자체 때문에 생기는 실수를 생각하지 않더군요.”

“뭐라고!”

“붉은 군대 수백만을 보유한 소비에트연방이 고작 일본을 두려워해서 하는 짓거리를 보고는 만주에 있는 관동군이 감사하다고 할까요.”

나는 철저하게 비웃었다.

몰로토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소비에트연방 내부의 황화론. 황인종에 대한 두려움은 러일전쟁을 시작으로 생겨났고, 적백내전에서 일본군의 잔인한 행동 때문에 극에 달했다.

“우리 연방은 위대하오. 동지는 함부로 말을 하지 말기를 바라오.”

“일본제국주의를 두려워해서 고려인을 오지로 내모는데 위대함을 모르겠습니까.”

“흠!”

나는 철저하게 비웃었다.

강자 앞에서 약하고 약한 자를 우롱하는 몰로토프의 스타일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연방의 국민이오. 타국의 사람이 왈가불가하는 것은 기분이 좋지 못하오.”

“의장과 저는 의견이 맞지 않는군요. 페니실린에 대한 거래는 약속대로 해드리겠습니다. 무기거래에 대해서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면, 전액을 체르보네츠(금태환권) 금화로 받겠습니다. 미국산 위스키는 제가 드리는 선물입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업에 있어서 매달리는 사람이 자기 죽을 자리를 판다는 말처럼, 거만한 정치인 몰로토프에게 고개 숙이고 싶지는 않았다.

“잠깐!”

“저와 더 할 말이 있습니까?”

“내가 만약 귀하가 제의한 조건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고려해본다면······.”

“어차피 내년과 내후년에 귀국은 일본과 분란이 생길 것입니다. 곧 상해와 남경을 잃을 국민당이 무너지면 관동군의 칼끝이 극동을 향하게 되니 재미날 것입니다. 또 독일·이탈리아·일본 삼국이 동맹을 체결할 때 소비에트연방은 동과 서에서 공격당하겠지요.”

“음!”

일순 무거운 분위기가 방안에 맴돌았다.

몰로토프는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껐다.

“좋소! 솔직하게 말하지. 동지의 제안에 대해서 본국에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소. 문제는 우리 관점에서 최대 가상적국은 독일이오. 일본과 전쟁이 벌어진다는 귀하의 예측은 상상에 가깝소.”

인정하지 않겠다는 본심.

이런 줄도 모르고 선심성 제안 등을 미리 꺼내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그렇습니까?”

“귀하가 요청한 무기거래와 국민당군에 군사고문단과 무기 공여 등은 좋은 제안이오. 그렇다고 고려인의 통제권을 쥐고 싶다고 줄 수는 없소.”

“이유를 알 수 있겠습니까?”

“흥! 귀하는 보이틴스키(보이찐스키) 동지와 얀손 보고서를 읽어보지 못했군. 고려인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나와 있소.”


[코민테른 집행위원회 극동국 보이찐스끼(Grigori Naumovich Voitinsky)]


포켓 노트북에 종종 등장하는 그는 한인 독립사에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다.

그는 임정에 대해서 정확하게 평했고, 레닌의 자금지원 결과 보고서를 쓴 인물이기도 했다.


「코민테른에서 이동휘와 박진순에게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양의 돈’을 주었지만, 지극히 소액만이 노동자 대중에게 들어갔고 대부분은 상해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전직 각료들, 온갖 종류의 직업이 없는 전도사들, 모험주의자들, 투기꾼들 그 외의 무뢰한들에게 들어갔다.

-코민테른 집행위원회 극동국 보이찐스끼 동지」


이와 함께 궤짝 7개에 나눠담은 순금 327.6kg의 코민테른 지원금을 두고 행방과 김립의 암살사건을 두고 특별감찰을 시행했다.

극동국 간부 얀손은 김립 암살 사건으로 모스크바 자금을 둘러싼 분규가 일어나자 특별감사관으로 청문회와 조사를 병행했다.

사실 임정이 그러한 말을 들을만한 이유도 존재했다.

여기에 대통령이 된 이승만의 상해 상주 문제와 레닌이 지원한 자금 횡령, 좌파와 우파의 대립, 정치적인 문제가 겹쳤기 때문이다.

“그들이 이웃한 일본 괴뢰 만주국의 관동군과 합세해서 총부리를 연방에 돌리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판단하오.”

“고려인은 나라를 잃고 일본에 원한을 가진 민족입니다.”

“그대는 내게 역사를 가르칠 모양인데, 연해주와 극동에 사는 자 중에서 태반은 일본 식민지 이전에 조선 정부의 학정을 피해서 도주한 자들이 아니오.”

몰로토프의 강변.

나는 화가 났지만, 최대한 자제했다.

어쩌면 그가 나를 떠보는 계책이었고, 바보 같은 고종과 조선정치인 때문에 일어난 과거사였기에,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과거 적백내전에서 고려인 부대가 붉은 군대와 함께 이에(Iman, 달네레첸스크)서만 백군 수천을 물리치고 포로로 잡았습니다. 그들은 총탄이 떨어지면 개머리판과 주먹으로 싸워 일본 침략군을 물리쳤습니다.”

러시아 혁명기에 실존한 한인 부대의 활약을 미리 외워두고는 말했다.

그 사실을 몰로토프가 모를 리 없다.

그도 적백내전에 참여했으니 말이다.

“흠!”

“중일전쟁의 여파로 만주 관동군이 증강된 사실을 아십니까?”

“?”

“도쿄와 대본영에서 출병 결정이 났습니다. 기존의 5개 사단 체제에서 7개 사단으로, 관동군 예하 만주국 군대는 10만 체제로 증강하기로 했답니다.”

내 말에 경악한 몰로토프와 바실리 추이코프.

한 달 뒤에 대규모 병력이 여순에 도착해서 북상하는 시나리오를 아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그뿐인지 안다면 오산입니다.”

“또 있다는 말이오.”

몰로토프의 눈이 변했다.

좀 전까지 거만했던 소비에트연방 거물 정치인이 내게 빠져들었다.

“일본은 내년까지 총 34개 사단, 115만 명까지 병력 확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헉!”

숨을 들이켜는 몰로토프.

일본의 가상적국 1위가 소비에트연방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완(대만), 식민지 조선과 괴뢰 만주국에서 징병을 시작하면 500만 명에 육박하는 군사 대국이 될 것입니다. 참고로 재원은 중국에서 산출되는 곡물과 자원이 되겠지요.”

“다, 당신의 말은 허무맹랑한 말이오.”

“우리 내기를 하지 않겠습니까. 만약 이대로 되지 않는다면 10만 명분의 페니실린을 제 돈으로 사서 드리겠습니다.”

“음······.”

“귀국에서도 유사시에 독일과 일본을 동시에 상대로 싸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 것입니다. 제가 드린 제안의 위험성은 전혀 없습니다. 극동에 거주하는 고려인은 수십만 명에 불과하고 병력자원은 1만 명이 한계 수치입니다.”

내 말에 눈동자를 굴리는 몰르토프.

상식적으로 붉은 군대는 수백만 명이다. 전차의 수만 해도 1만 대가 넘는 초강대국 중의 하나. 고작 1만 명의 고려인 군대가 발악한다고 이길 상대가 아니다.

“귀하의 말을 들으니 일리가 있군요.”

“저는 그들이 임정의 독립부대로, 소비에트연방과 일본군이 싸우게 되면 관동군을 견제하고 조선에 침투할 부대로 사용할 생각입니다.”




815광복의 영웅을 그리며


작가의말

필자의 경험으로.


4도..맥주 굿!

10~18도 소주...굿!


40도....마실수있음
52도 이상...여러잔 마시면 지구가 흔들림.

60도....인간이 마실 술 1단계가 아님
70도....발암으로 가는 지름길


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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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037. 외교의 장(2) +24 19.05.16 11,104 404 12쪽
» 036. 외교의 장 +30 19.05.15 11,584 42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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