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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타임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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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아저씨
작품등록일 :
2019.04.1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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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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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37. 외교의 장(2)

이 소설은 평행세계입니다. 존재하는 인물은 가상의 동명이인입니다.




DUMMY

037. 외교의 장(2)





본심을 드러냈다.

그러자.

몰로토프는 눈동자가 튀어나올 듯한 얼굴로 입을 벌린 채 나를 본다.


-너 미친놈 아냐?


마치 이러한 표정으로.

심지어 친구를 맺은 바실리 추이코프도 충격 때문에 말문을 열지 못했다.

그래! 너희도 그런 생각을 하겠지.

이 시기에 존재하는 일본은 강대했다.

아시아의 수많은 나라 중에서 유일하게 유럽에서 인정받는 대국(大國)이었고, 세계 5대 경제 강국에 드는 국가였다.

게다가 소비에트연방조차도 쉽사리 승부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군사 강국이다.

“어험! 제프리 동지의 말은 허황되기 그지없소.”

“소비에트연방으로서는 손해 보지 않는 제안이 아닙니까. 1만 명의 고려인 부대의 무기와 급여는 모두 제가 대겠습니다.”

“정말이오?”

“서기장의 뒤를 이어 연방 서열 2위 자리에 계시는 의장 앞에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저는 엔카베데의 무서움을 아는 사람입니다.”

내무인민위원회(NKVD)로 불리는 비밀경찰. 그들은 첩보조직까지 가진 공식 살인집단이다.

몰로토프는 잠시 머뭇거렸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지 못한 얼굴로 고민에 빠진 모습이 역력했다.

“고려인의 태반은 중앙아시아로 이동했소.”

“저도 압니다.”

극비로 행한 강제이주 정책은 카자흐, 우즈베크, 타지크, 키르기즈 공화국으로 고려인 수십만 명이 9월부터 보내졌고, 실행 전 3일 전에 통보했으며, 세간살이 하나 챙기지 못하고 열차를 탔다.

지금쯤 남은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고, 대략 남은 사람 2만 명 내외가 11월까지 이동된다는 사실을 포켓 노트북을 통해서 알고 있었다.

“그들은 연방 내에 있는 여러 공화국으로 이주해서 행복하게 살 것이오.”

“의장께서 저를 도와주십시오. 그들의 재이송비용을 부담하겠습니다. 연해주가 안 된다면 극동으로 보내주십시오. 고작 30만도 안 되는 인구입니다.”

“흠!”

“연방의 극동 공화국 주변은 적뿐입니다. 우방국인 몽골은 1만 명도 안 되는 병력뿐이고, 주변에 둘러봐도 고려인만큼 잘 싸우는 사람은 드뭅니다.”

나는 설득했다.

조국 광복에 필요한 온전한 인구 30만과 병대 1만을 뽑아낼 기회는 어딜 가도 찾기 어렵다.

“임정의 대한군을 극동에 몰래 만들겠습니다. 군대에 필요한 물자를 공급할 곳은 소비에트연방밖에 없습니다.”

“제프리 동지는 무서운 사람이군.”

몰로토프는 정색했고, 나는 그를 뚫어져라 보았다.

우리 두 사람의 눈동자가 허공에 걸렸고, 서로를 탐색하듯이 불꽃이 튀었다.

잠시 후.

거칠게 담뱃갑에 있는 담배를 베어 문 몰로토프. 굳은 얼굴로 말했다.

“오늘 회담은 여기서 마치겠소. 조만간 추이코프 장군이 나를 대신해서 답변을 줄 것이오.”

명백한 축객령.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모자를 쓰고 묵례했다.

“다음에는 버번과 좋은 안주를 준비하겠습니다.”



※※※※※



문이 닫혔다.

제프리 서가 나가고 난 뒤.

몰로토프는 거칠게 담배를 피우다가 비볐다.

아직 절반도 타지 않은 담배가 찌그러지면서 불이 꺼졌다.

“제프리! 보통 인물이 아니군. 내 예측이 맞았어. 그는 요승 라스푸틴을 능가하는 괴물이 분명해.”

“예?”

“자네는 그를 만나보지 못했겠지. 차르의 궁전에 있는 그를 두 번 본적이 있어. 타고난 언변과 말로 사람을 혹하게 하는 묘한 능력을 갖추었지.”

“제프리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문제라고. 요승은 가진 게 쥐뿔도 없는 거지인 데다가 말로 차르와 황후를 현혹했어. 그에 반해서 저자는 재물과 능력까지 갖추었다.”

“그게 무슨 문제입니까.”

“그가 얼마나 높이 날까 두렵다는 뜻이오. 과연 저자가 조선의 독립 때문에 천문학적인 돈을 쓰겠다는 뜻일까. 우리는 제정러시아 때부터 조선과 접촉했고, 그들의 저력을 두 눈으로 지켜봤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을 수 없소.”

뜻밖의 말을 내뱉는 몰로토프.

그에 반해서 바실리 추이코프는 껄껄, 웃었다.

“붉은 군대는 세계 제일입니다. 우리를 상대할 나라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뿐입니다. 고작 1만 명도 안 되는 군대를 모아서 극동에서 반란을 일으킬 정도로 제프리는 바보가 아닙니다. 터무니없는 소리입니다.”

그러더니 빈 잔에 버번을 붓고는 마셨다.

보드카보다 뒷맛이 깔끔하면서 향이 아는 술맛에 바실리 추이코프가 탄복했다.

“서기장 동지의 말 한마디면 극동에 30개 사단을 배정해서 고려인 무장부대를 짓밟을 수 있습니다. 의장 동지는 생각이 많습니다. 그는 일본과 싸우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냈고, 동북아시아의 지형에 익숙한 고려인이 조선 북부를 혼란하게 하면 우리로서는 손해가 아니지 않습니까.”

“음······!”

“모스크바에 있는 군부도 일본과 전쟁을 예측했지 않았습니까. 요즈음 몇 년 동안 중대급부터 대대급 규모의 국지전만 150회입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이상합니다.”

“나도 그자의 말에 반대는 하지 않소. 다만 과거의 흔적이 없단 말이야.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졌는지 상상을 초월하는 일만 벌이니······.”

“제프리 동지는 믿을 만합니다. 붉은 군대에 필요한 의약품을 제때 공급해주는 미국 측 동지도 필요하지 않습니까. 또 유사시에 그가 우리를 도울 수도 있습니다.”

“이번 일에 관해서 하루 정도 고민해보고 말해주겠소.”

그 말을 끝으로는 몰로토프는 위스키를 연달아 들이키고는 입을 다물었다.



※※※※※



호텔에 도착하고 나서야 가슴을 진정시켰다.

백지연이 나를 보고 놀랐다.

“의장님,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요?”

아주 큰 일이 발생했다.

스탈린의 최측근이자 외상으로 악명높은 몰로토프를 만났기 때문이다.

“몰로토프를 만났습니다.”

“설마 몰로토프 칵테일이라고 불리는 대악당요.”

“맞습니다. 그가 나를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그가 나타나다니! 핀란드 침공 시에 폭탄을 떨구고는, 라디오 방송에 나와서 ‘우리는 핀란드 인민에게 빵을 공수한다’라고 뻥을 친 사악한 미치광이가 아니에요.”

“오죽하면 핀란드 군인이 ‘우리한테 빵(폭탄)을 줬으니 우리는 보답으로 네놈들한테 칵테일(화염병)을 주마!'라고 했겠습니까. 그가 나타날지는 생각조차 못 했습니다.”

“의장님이 주신 자료를 보니 나중에 소비에트연방군이 화가 나서 핀란드 유리병 제조공장을 모두 폭파했다고 나오더군요.”

사실이다.

소비에트연방 전차의 단점인 넓은 엔진룸 상부에 화염병을 뒤집어쓰면 엔진이 폭발하는 단점 때문에 세계 최초로 디젤엔진을 전차에 도입한다.

“그가 뭐라고 해요?”

“나를 의심하는 눈빛이 가득했습니다.”

“예? 우리 사기 대마왕 서원식 의장을 의심한다고요.”

이 여자가 누구를 놀려.

웃음기 가득한 미소를 모를 리 없지만, 여자하고 싸울 수도 없는 법.

젠장! 젠장! 젠장!

내가 도끼눈으로 쏘아보자, 백지연은 딴청을 피운다.

“중국에서 전황이 좋지 않다고 하네요. 화북이 거의 넘어가는 중이고, 일본군이 계속 증강되고 있습니다. 또 내년부터 대만과 조선에서 육군 특별지원병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라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그 정보를 어디서 얻었습니까.”

“프랑스 주재 일본 대사관과 연결된 코민테른의 사람이 알려주었어요.”

일본은 유럽에서 독일과 영국, 프랑스를 일급 관리국으로 지정해서 다른 나라보다 많은 외교관을 보냈다.

나는 노트북을 꺼내서 전원을 넣었다.

곧이어 1937년 일본-유럽 폴더에서 암호라고 적힌 하위 폴더를 클릭했다.


[97식 구문인자기(九七式欧文印字機)]


일본 외교가의 특별 상급 암호기기 ‘쿠쥬나나시키오분인지키’라는 폴더 이름과 부연 설명란에 있는 미국 코드명 퍼블(PURPLE)을 찾아냈다.

“일본 해외 대사관 전용 암호 통신기기는 독일의 에니그마를 개조한 기기입니다. 제게 2차대전 당시 일본 암호기기의 해독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정말이에요.”

“치환프로그램을 적용하면 일본 해외 대사관용 정보를 거저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사판이 없는 에니그마의 일종인 87식 구문인자기의 암호를 푸는 열쇠는 가고시마 사투리입니다.”

나는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동안 깜빡 잊고 있었던 암호 해독.

일본의 정보를 도중에 낚아챌 수 있으니 중일전쟁에서 신화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백 비서관이 힌트를 주지 않았으면 잊을뻔했습니다.”

“소프트웨어만으로 해독할 수 있어요?”

“본래는 애니그마와 유사한 기계나 폴란드에서 개발 중인 해독용 컴퓨터 ‘붐바’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그것도 부분적으로요. 1939년에 앨런 튜링이 전기기계식 계산기 봄브(Bombe)를 설계해서 자동 해석을 연구합니다.”

암호를 풀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

독일과 영국 등은 끊임없는 경쟁을 벌였고, 미국에서 완전 전자식 암호 해독 계산기 봄브 121개를 만들어 내면서 대전 말기에는 완벽한 해독이 가능했다.

“우리한테는 기계가 없잖아요.”

“MIT의 천재들이 당시 암호문을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었고, 공유 사이트에 뿌렸습니다. 제 폴더에 내려받은 것이 있으니 약간의 작업만 하면 해독이 가능합니다. 또 설계도까지 있으니 우리 자체적인 애니그마도 만들 수 있습니다.”

애니그마는 다중치환 방식의 암호문을 사용하고, 여러 개의 회전판과 이를 뒤섞어주는 플러그보드가 달려있었다. 내가 암호기를 유념한 이유는 상업용 에니그마가 유럽 전역에서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있는 임정과 대한군 등에 보급할 휴대용 암호기기가 필요합니다. 애니그마를 우리가 변경해서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우선 일본대사관을 도청할 팀을 준비할게요.”

“전문을 입수하는 현지인 팀과 별도로 기기 사용법은 철저하게 비밀로 해야 합니다.”

뜻밖의 성과.

이제 유럽에 있는 일본대사관과 일본 본국에서 주고받는 정보를 중간에 낚아챌 수 있게 되었다.

“암호 해독 외에 특별지원병 제도의 확대를 어떻게 저지할 건 까요.”

“솔직한 심정은 애국심에 호소하는 전단지를 뿌리고 싶습니다. 통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조선 내 실업률이 너무 높고, 출세를 바라는 자들이 혹할 가능성이 큽니다.”

“친일 군인의 탄생이군요.”

“기존에는 일본 육사와 해군 기관학교 등에 조선인의 입학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사병조차도 마찬가지고요. 내년에 특별지원병제도가 시작되면 매년 정원의 수십 배가 넘게 지원합니다.”

“예? 일본군에 조선인 출신 자발적 지원자 수가 그렇게 많아요.”

백지연의 놀라운 표정.

나는 노트북에서 자료를 찾아서 보여주었다.


「1938년 2,946명 지원에 입소자 406명이고 지원 배수는 7.3배, 이듬해에는 12,348명 지원에 입소자 613명이고 배수는 20.2배······. 1942년에는 62.4배가 지원해서 4.077명이 입소했다.

-조선인 일본군 특별지원병 지원자 수」


그녀와 차해진 등의 입이 벌어졌다.

자그마치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지원하는 특별지원병 대다수가 ‘조선 반도 내에 있는 보통 이상의 생계를 영위’하는 중농층 가계의 차남들이었다.

그것도 한반도 이남 출신이 다수였고, 수년에 걸쳐 재수 과정을 통한 지원도 주저하지 않았다.

“일제 부역자가 많아지고 한반도에 있는 친일 세력이 공고화되기 전에 수단을 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대한 빨리 유럽에서 일을 마치고 심리전 요원에게 작전을 짜달라고 요청하십시오.”

“의장님의 말대로 을지함에 전문을 보내고, 준비를 부탁하겠습니다.”

“차 실장, 우리 민족에게 단합이 중요합니다. 원역사에서 특별지원병으로 입소한 조선인의 태반이 대한민국 초창기 군대의 핵심이 됩니다. 최대한 막아야 합니다.”

시간이 없다.

점점 다가오는 2차 세계대전의 초읽기가 시작되었고, 민족의 우수한 인적 자원이 일본군에 지원하는 것을 막아야 했다.




815광복의 영웅을 그리며


작가의말

원역사에서 일본군 징병보다 지원병제에 지원한 조선인이 제법되었습니다.


신분상승을 위해서 지원했고, 경쟁율이 수십대 1, 이러한 현상이 이어지자 일본군은 차츰 병적자원 부족으로 조선과 대만에서 징병제도를 실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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