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의 아들, 유희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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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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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4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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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호자 09

DUMMY

머저리라니?


기분 나쁜건 고사하고 예의도 깡그리 무시한 녀석이군. 홀던이라 불린 경비병 녀석이 나를 향해 말했다.


“거,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못 보던 얼굴인 걸 보니 여행자인 것 같은데 잘 모르면 닥치고 있어. 이 녀석들이 몇 년 동안 훔친 물건이 다 해서 얼마나 되는 줄 알아? 요즘은 손 씻었다면서 얌전히 지내는 척 하고 있지만 난 다 알고 있지. 착한 척 하면서 모두를 속이다가 크게 한 탕 하고 이 마을을 떠날 생각인 거라고!”


“레온, 그냥 이리 와. 무시해.”


홀던 녀석이 떠들어대자 시장에 있던 주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제이크와 준은 그런 시선이 부담된다는 듯 나를 끌어 당기며 발길을 재촉했다.


하지만 나는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예전에 했던 짓이 뭐든, 지금 죄를 뉘우치고 얌전히 살겠다는 애들을 의심해? 당신이 무슨 권리로?”


“흥, 나야 마을의 안전을 지켜야하는 경비병이니 마을을 위협하는 잠재적 범죄자들을 의심하는 것 또한 나의 의무다!”


분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녀석이 정말 마을의 안전을 위한다면, 그보다 먼저 신경 써야 하는 문제가 엄연히 존재하지 않는가! 내가 화나는 부분은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요새 이 마을의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어?”


홀던은 내 말에 예상 외의 말을 들은 듯 눈썹을 찌푸리며 나에게 물었다.


“아이들이 사라진다니, 무슨 소리지? 나는 단 한 건도 보고 받은 것이···”


그러자 옆에 있던 제이크가 조용히 말했다.


“없으시겠지. 사라진 것은 우리 집 애들 뿐이거든.”


“너희 집 애들 뿐이라고···?”


어리둥절해 하는 홀던의 표정을 보며 나는 화가 나서 말을 이었다.


“란의 집 아이들이 벌써 7명이나 원인도 모른 채 실종됐는데 그 사실도 모르면서 오히려 전에 죄를 지은 걸 가지고 의심이나 해 대다니. 당신이 정말 마을의 안전을 생각하는 경비병이야?”


그러나 홀던은 예상외로 피식 웃더니 내게 말했다.


“···뭐야, 그러니까 사라진 녀석들은 모조리 저 집안 애들일 뿐이라는 거잖아? 부모도 없는 고아들끼리 의기투합해서 살고 있는 버러지들.”


뭐?


녀석은 말을 이었다.


“본래 마을의 식량을 털며 절도를 일삼고, 주거 침입은 예사고. 훗날 강도든 뭐든 더 한 범죄를 저지를 예비 범죄자들이 한 두 놈 사라진들 그게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이야? 오히려 범죄의 위협이 줄었으니 이유는 몰라도 사라진 것에 감사 해야겠네.”


이 자식이!


못 참겠다. 폭발하기 직전이라고!


나는 당장에라도 녀석의 멱살을 틀어쥐고 주먹을 날리려고 했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마을 전체에 요란한 종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댕···. 댕···. 댕···. 댕···.


갑자기 웬 종소리가···.?


이거, 그러고 보니 누피네 마을에서 들었던 영주의 성 종소리와 비슷한데···? 그렇다는 건 이 종소리의 뜻이···


그 때, 홀던 녀석이 종소리를 듣고 경악스러운 표정이 되어 외쳤다.


“이 소리는···. 외부의 침입이 있을 때에만 울리는 건데?”


그렇게 말한 홀던 녀석은 순식간에 태세를 바꿔 마을의 성벽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홀던과 함께 뛰어가는 경비병 무리들이 마을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


“긴급 사태다! 모두 대피할 준비 해!”


치, 침입이라고? 대체 누가?


이 마을은 전에 이야기했다시피 대륙의 최동부에 있는 이름 없는 마을이고, 항구가 있거나 해서 무역이 활발한 곳도 아니다. 말하자면 이 마을을 침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내 의문에 대답을 해 주기라도 하듯, 멀리서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몬스터다!”


“몬스터가 침략했어! 모두 집으로 들어가!”


성벽 쪽에서 몇몇의 병사로 보이는 자들이 외치며 소식을 전달하고 있었다. 그 말을 들은 시민들이 놀라 외쳤다.


“몬스터라고?”


“당장 집으로 들어가요, 여보!”


조용하던 시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장사하던 물건을 급하게 정리하는 상인들, 무거운 바구니를 들고 뛸 수가 없어 그냥 땅바닥에 버리고 집으로 귀가하는 사람들···


그 와중에 준은 누가 두고 간 쇼핑 바구니를 주워 들며 횡재했다는 듯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와, 이거 봐. 공짜로 얻었다! 이건 챙겨도 괜찮겠지?”


이봐 준, 그것도 범죄라고···


나는 끔찍한 소리가 들리고 있는 성벽 쪽을 바라봤다. 이런 외진 마을에 몬스터들의 습격을 안전하게 막을 수 있는 시설이 있을까?


나는 마을에 들어오면서 봤던 성벽의 모습, 경비병들의 숫자를 떠올렸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절대 불가능이다. 무조건적으로 사상자가 날 수 밖에 없다.


“젠장, 제이크, 준! 너희는 집에 들어가 있어! 잠깐 성벽 쪽에 갔다 올게!”


나는 곧장 성벽 쪽을 향해 튀며 녀석들에게 외쳤다.


“레온, 어디 가려고? 너도 같이 집으로···”


“난 괜찮아!”


이래봬도 몬스터한테 죽을 정도로 약하진 않거든!


말을 마친 나는 마나를 이용한 보법으로 순식간에 성벽 쪽으로 내달렸다. 뒤에서 제이크가 나를 보고 놀라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저, 저것도 마법인가···? 달리기가 엄청 빠르잖아?”


****


나는 성벽에 가 닿자 마자 계단을 오를 시간도 없어 곧장 벽을 타고 올랐다.


“뭐, 뭐야 이 녀석은?!”


내가 곧장 성벽 위에 올라가자, 성벽 위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던 병사들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나는 그들에게 손을 저어 보이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아군이니까!”


그리고 곧장 밖을 살펴 본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결코 그곳에 있어서는 안될 존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의 그 오우거들···?”


오우거다. 그것도 분명 어젯 밤, 란과 내가 처치한 오우거들이 분명하다. 어떻게 확신하냐고? 그건···


“언데드! 언데드의 침략이야!”


“당장 영주님께 알려!”


병사들이 소란을 떨며 정보를 전달했다. 몇몇의 발 빠른 병사들이 부리나케 영주가 있는 성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다. 이 녀석들은 언데드다. 그것도 어제 란과 내가 해치운 오우거들의 시체로 만들어진 언데드다.


내 검에 베여 거의 사지가 절단되다시피 했던 녀석들의 팔다리가 어설프게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다리를 붙이지 못해서 한 다리로 요란하게 뛰어오고 있는 오우거들도 있었다. 제길, 대체 어떤 녀석이 오우거들을 언데드로 만들어서 마을을 공격하고 있는 거야!


확실한 것은, 신장 3미터에서 5미터 사이인 오우거들을 고작 10미터도 채 되지 않는 성벽으로는 도저히 막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당장에라도 오우거가 성벽을 향해 돌진하면, 오랫동안 보수되지 않은 엉성한 성벽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릴 것이다.


그럼 그 뒤엔··· 그저 무차별적인 학살이 일어나겠지.


젠장··· 이건 내가 나서지 않으면 도저히···


오우거의 수는 어제보다는 조금 더 줄어든 것 같았다. 아무래도 완전히 사지를 절단내 놓은 녀석들은 언데드로도 다시 부활하지 못한 듯 했다.


그렇다고 해도 혼자 상대하기엔···


일단은 해 보는 수 밖에!


나는 곧장 성벽 밖으로 뛰어 내렸다. 미친 사람처럼 성벽 밖으로 뛰어내린 날 보며 경비병들이 외쳤다.


“저, 저 녀석. 뭐야?! 왜 밖으로 뛰어 내려?!”


“젠장, 미친 놈 상관하지 마! 일단 저 놈들에게 화살부터 쏴야 해!”


멍청한 소리다. 언데드는 머리를 완전히 파괴하지 않는 이상, 신체의 어느 곳이 날아가도 다시 일어선다. 고작 원거리에서 쏘는 화살 따위로는 머리를 완전히 날려버리기 힘들다. 그래서 전쟁에서 언데드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비윤리적이면서 또한 가장 파괴적인 수단으로 불리우는 것이다. 나는 예전에 읽은 책에서 본 사실을 어렴풋이 떠올리며 생각했다.


나는 오우거들이 돌진해 오고 있는 땅 위로 내려섰다.


녀석들은 이제 고작 성문까지 백 여 미터를 남겨 놓고 있었다.


“빙하의 벽과, 태고의 얼음과, 누구도 통과하지 못한 강철의 문···”


나는 마나를 최대한 모아 마법을 캐스팅하기 시작했다. 캐스팅이라는 것은 강력한 이미지화다. 평소에는 간단한 주문이라 단지 스펠만을 내뱉었지만, 지금은 오우거들이 돌진해오고 있는 성벽 전체를 보호할 수 있는 주문을 영창해야 하니 부득이하게 캐스팅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내 캐스팅을 마친 나는 두 손을 내뻗으며 외쳤다.


“그랜드 아이스 월!”


7클래스의 마법 그랜드 아이스 월이 내 손으로부터 캐스팅되었다.


콰지지직!


요란한 소리와 함께 성벽의 바로 앞에서부터 거대한 얼음의 벽이 생성된다. 이 근방의 공기가 가지고 있는 수분들은 전부 끌어 모았다. 다행이랄까, 인근이 바다라서 주변에서 끌어올 수 있는 수분은 거의 무제한에 가깝다.


“크, 크워어어억?!”


조각난 몸으로 성벽을 향해 열심히 뛰던 오우거 녀석들은 갑자기 녀석들의 시야를 가로막는 빙하의 벽에 놀란 듯 했다. 빙하의 벽은 본래 성벽이 있던 높이보다도 10여미터가 높았다. 그럼에도 순수한 수분으로 이루어진 얼음은 반투명해서 성 안에서 성 밖의 상황을 지켜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이것이 얼음으로 만들어진 벽을 만든 이유지.


그치만 이렇게 대규모의 마법을 사용하니 몸에 쌓고 있던 마나가 순식간에 바닥을 드러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약간의 현기증을 느꼈다.


“크롸라라락!”


어리둥절해하던 오우거 녀석들은 곧 얼음의 벽 앞에 떡 하니 버티고 선 나의 존재를 알아챈 듯, 괴성을 지르며 나에게 돌진해 오기 시작했다.


“젠장할, 이틀 연속으로 오우거들이랑 싸우는 건 정말 사양인데···”


나는 허리춤에 매어져 있던 검을 뽑아 들었다. 곧장 검에서 마나의 푸른 기운이 일렁이기 시작한다.


“이번엔, 봐주지 않는다!”


나는 곧장 오른발로 대지를 걷어차며 녀석들과 격돌했다.


작가의말

오늘도 좋은 밤 되세요.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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