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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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최무운
작품등록일 :
2019.04.15 02:03
최근연재일 :
2019.07.0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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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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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바람이 되다.

DUMMY

76. 바람이 되다.




호기현이 쓰러지자 우호법과 좌호법은 호기현을 안고 재빨리 달아나버렸다. 하지만 호기현은 너무 치명적인 부상을 입어 그가 늘 머물렀던 집무실의 지붕을 넘어가는 순간 마지막 숨을 쉬고 말았다.


“아니 저것들이!”


원지수를 비롯한 호우 일행은 그들이 달아나자 추격하려고 준비했다.


“잠깐!”


-휙!


하지만 호우가 손을 들어 그들을 말렸다. 호우는 호기현이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암흑 속에서 호우는 호기현이 찔러오는 검을 피하며 그의 심장에 정확하게 검을 꽂아 넣었다. 호우에게는 암흑이 장해물이 되지 않았다. 자신이 만든 암흑이라 상대의 움직임을 충분히 예측 할 수 있었다. 그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호우는 이미 알고 있었기에 추격하는 것을 말렸다.


“컥!”


결국 호기현은 지붕을 다 넘지 못하고 호우의 예상대로 숨이 넘어가고 말았다. 호우 일행도 그것을 보자 더 이상 추격하지 않았다. 이미 교주가 죽은 마당에 두 호법이 살아 있다고 해도 법천교는 회복이 불가능했다.


“안에 무엇이 있는지 수색하자!”


“들어가자!”


청룡방 부하들은 호기현이 죽는 것을 확인하자 집무실 안으로 우르르 몰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호우가 법천교 교주를 죽였으니 그 곳에 있는 것은 청룡방이 차지하는 것이 당연했다. 결국 그렇게 전투는 마무리 되었다.


“정리 합시다.”


호우는 부하들과 주청아에게 말했다.


“예! 고생했어요!”


주청아는 위로의 말부터 먼저 했다. 그동안 가장 고생한 사람은 호우였다. 그것을 옆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던 주청아는 모든 전투가 끝나자 가장 먼저 위로의 말을 건넸다.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이 고생한 것은 똑 같습니다.”


호우는 끝났다는 생각에 환하게 웃었다. 그 후 두 사람과 원지수를 비롯한 호우 일행은 법천교 교주인 호기현의 집무실로 들어가 서류들 위주로 찬찬히 살펴보았다. 증거를 수집해야 했다. 법천교는 처리 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황궁의 왕현이었다. 왕현은 조정의 실권을 잡고 있는 관리라 완벽한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 호우는 왕현과 직접 왕래한 흔적들이 있는 서류들을 최대한 많이 수집했다. 귀중품과 돈은 부하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그 후 호우와 연합군은 법천교 총본진에서 하루 동안 지내며 그동안 있었던 법천교의 흔적들을 지웠다. 무림에도 정식으로 법천교는 사라졌다는 소식을 연합군을 통해 각 문파에 전달하도록 했다. 법천교가 사라졌다는 소식은 반대로 호우의 청룡방이 무림의 주요 세력으로 부상했다는 소식이 되기도 했다. 장강 이남의 주요 문파는 이제 법천교가 아니라 청룡방이 되는 순간이었다.


“자! 이제 돌아갑시다.”


호우는 모든 사람들을 데리고 남경으로 출발했다. 이곳을 청룡방 본진으로 사용할까도 잠시 행각해 보았지만 도시와 너무 떨어진 곳이라 청룡방의 특성에는 맞지 않았다. 청룡방은 지금 장강을 통한 무역으로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이곳으로 옮긴다면 배가 드나들 수 없으니 아주 불편했다. 호우는 법천교 총본진에서 일하던 사람들과 또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들 중 같이 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모두 남경으로 데리고 갔다. 청룡방도 지금은 사람이 많이 필요한 때였다. 법천교 부하들 중에도 청룡방에 들어오겠다는 사람들은 모두 받아 주었다.


호우를 도우러 기꺼이 달려와 준 연합군은 남경으로 와 청룡방이 내어준 배를 타고 각자 문파로 돌아갔다. 이번에 참가한 문파들은 법천교 총본진을 공격하느라 상당한 희생이 따랐지만 그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았다. 당장 무림에 자신들 문파의 위용을 알렸다. 법천교를 멸망시킨 문파라는 명성을 가져 갈 수 있었다. 그것에다가 물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른 것도 많이 얻어갔다. 그렇게 법천교 일은 마무리 되었다.


“북경에 갔다 오겠습니다.”


호우가 말했다. 호우와 반가덕 대장 그리고 하천우 대장은 남경 청룡방 본진 집무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었다. 전투가 끝나고 남경으로 온지 사흘이 지났다. 뒷정리는 반가덕 대장이 순식간에 처리했다. 호우가 데리고 온 사람들을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배치했다.


“북경에 무슨 일 있습니까? 힘든 전투가 끝났는데 좀 쉬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반가덕 대장이 말했다.


“처리해야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처럼 이렇게 큰 전투는 아니니 대장님들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 일행만 갔다 오면 됩니다.”


호우가 말했다.


“아!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북경에 가서 잠시 구경하시면서 쉬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하천우 대장이 끼어들었다.


“하대장님은 소주의 동왕 진영을 맡아 주십시오. 그렇게 된다면 세 곳이 아주 유기적으로 잘 돌아갈 것 같습니다. 하대장님이 장강 하류를 맡아 주신다면 우리 방파가 장강을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강의 무역을 완전히 우리 것으로 만든다면 우리 앞날은 걱정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호우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소주로 가서 장강의 물길을 완벽하게 장악하겠습니다.”


하천우 대장이 대답했다. 하천우 대장도 드디어 한 지역을 맡게 되었다.


“부탁합니다. 소주는 기름진 땅이라 얻을 것이 많을 것입니다.”


호우가 말했다.


“예! 최선을 다하여 여기 반가덕 대장과 협력을 하겠습니다.”


하천우 대장이 고개를 깊이 숙이며 대답했다. 그도 내심 한 지역을 맡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호우가 동왕이 있던 지역을 맡기자 얼굴에 기쁜 표정이 역력했다.


“축하합니다. 하대장께서도 이젠 한 지역의 주인이 되셨군요.”


반가덕 대장도 축하해 주었다.


“감사합니다. 하하!”


결국 하천우 대장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렇게 세 명의 대장은 나란히 세 개의 지역을 나누어 책임지게 되었다. 그에 따라 청룡방의 세력도 엄청나게 넓어졌다. 법천교가 가장 강했을 때만큼은 아니었지만 강남 지방의 패자 자리를 법천교 대신 꿰어 차게 되었다.


“그럼 다녀오십시오.”


다음 날 호우와 주청아 그리고 원지수를 비롯한 호우 일행은 간단하게 짐을 싸 북경으로 출발했다. 반가덕 대장과 하천우 대장을 비롯한 부하들의 배웅을 받으며 일행은 북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하천우 대장도 호우를 배웅하고 곧바로 2대대 부하들을 데리고 소주로 떠날 계획이었다. 남경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반가덕 대장이 굳건히 버티고 있었다.





“오랜만에 고씨 형제와 손치윤을 보겠어!”


호우가 말했다. 일행은 이미 북경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말을 타고 왔기에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다. 남경을 출발한 지 삼일 후 그들은 북경에 도착할 수 있었다. 조금 더 서둘렀으면 더 빨리 올 수도 있었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맞아! 실제로 따져보면 몇 달 못 본 것뿐인데 아주 오랫동안 못 본 것 같아.”


원지수가 말했다.


“그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주청아도 거들었다.


“맞습니다. 그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호우도 같은 생각이었다.


“북경은 또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군요.”


주청아가 멀리 보이는 북경을 살펴보며 말했다.


“몇 달 사이에 변한 것이 있겠습니까?”


원지수가 한 마디 했다.


“그렇겠죠? 북경에는 워낙 사람이 많은 곳이라 몇 사람 없어도 표가 나지 않을 것입니다.”


주청아는 대답하고 북경을 아련히 바라보았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계속 북경에서 자랐다. 북경을 떠나 본 적이 없던 주청아는 다시 북경으로 돌아오자 마치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일단 들어가 고씨 형제를 찾읍시다.”


호우가 말했다.


“예!”


“좋아!”


주청아와 호우 일행은 대답하고 말의 속력을 높였다. 고씨 형제는 이미 호우와 몇 번의 연락을 주고받았기에 찾는 것은 쉬웠다. 북경에 들어가 연락을 받은 곳으로 가니 고씨 형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고씨 형제는 여관이 아니라 일반 주택에 기거하고 있었다.


“반가워!”


“오랜 만이야!”


호우 일행은 드디어 모두 만났다. 모두 반갑게 인사하며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소화원을 나올 때부터 서로 헤어져 각자 너무나 바쁜 날들을 보냈다. 서로 밀린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 집은 삼왕야께서 특별히 우리를 위해 구입한 집이야! 삼왕야가 돈을 우리에게 준 덕분에 우리가 새로 구입할 수 있었어. 왕현 무리들은 이 집의 존재를 모르니 안심해도 돼!”


형인 고성후가 말했다.


“잘되었네! 그럼 먼저 삼왕야부터 만나봐야 하겠어!”


호우가 말했다. 호우는 북경에 오기 전부터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 두었다. 왕현을 당장 공격하여 죽여 버릴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오히려 청룡방이 위험할 수 있었다. 왕현을 죽이는 것은 반역이 될 수도 있었기에 청룡방이 아무리 크다고 하지만 국가보다 클 수는 없다. 병사들이 몇 만 명씩 들이 닥친다면 당해 낼 수 없다. 게다가 그들이 동창의 무사들처럼 무림의 고수들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이 일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했다. 그것 때문에 호우는 법천교를 함락 했을 때 증거들을 면밀하게 모아 두었다.


“삼왕야는 지금 왕현으로부터 아주 심한 감시를 받고 있어! 하루 종일 드나드는 사람을 감시하고 있으니 삼왕야를 만나려면 아주 조심해야 해!”


고성후가 말했다.


“알았어!”


호우가 대답했다.


“그럼 내일 나와 같이 삼왕야가 계신 곳으로 은밀하게 들어가자!”


고성후가 말했다.


“좋아!”


호우가 대답했다. 그렇게 일단 의논은 끝났다. 그 후 청룡방을 세운 것과 전투를 했던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이미 고성후 고성찬 형제도 호우의 활약에 대해 소문을 들어 모두 알고 있었다. 무림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까지도 새로운 영웅이 나타났다고 떠들썩하다고 했다. 호우 일행은 괜히 우쭐해져 자랑을 열심히 쏟아냈다.





-휙휙휙!


다음 날 깜깜한 밤에 몇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담을 순식간에 뛰어 넘으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아주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어 자세히 봐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극도로 조심하며 달빛이 비치지 않는 곳만 골라 움직이고 있었다.


-휙!


가장 앞에 가던 한 사람이 손으로 한 쪽을 가리켰다.


-끄떡!


뒤 따라 가던 사람들도 고개를 끄떡이며 알았다는 표시를 했다. 그들은 바로 호우 일행이었다. 고성후, 호우 그리고 주청아 이렇게 세 명이었다. 그들은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복면까지 완벽하게 하고 움직이고 있었다.


-휙휙휙!


고성후의 안내로 세 사람은 꽉 막힌 담을 요리조리 넘어 한 건물로 접근했다.


-휙!


-척!


가장 앞에 있던 고성후는 다 왔다는 신호를 했다. 이들이 움직인 곳은 길이 아닌 담으로 이어진 곳이었다. 길에는 감시병들이 있어 다닐 수 없었다. 옆집과 담으로 이어진 곳도 어떤 곳은 감시병들이 있었기에 그동안 고성후 형제가 힘들게 발견한 접근로를 통해 이동했다. 워낙 철저한 감시를 하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집안으로 들어가도 조심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휙휙휙!


세 사람은 주변을 살펴보고는 재빨리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으로 들어가서도 보이지 않는 그늘진 곳으로 소리를 내지 않고 사람들이 없는 곳만 골라 이동했다.


-똑똑! 똑똑똑!


고성후는 어느 건물의 쪽문 앞에서 신호를 보냈다. 정문도 아니었고 뒷문도 아니었다. 그저 바람이 통하도록 만든 아주 작은 문이었다.


-덜컹!


잠시 후 문이 열렸다.


-휙휙휙!


문이 열리자 숨어 있던 세 사람은 즉시 안으로 들어갔다. 소리 없이 움직이는 것은 호우 일행에게 별로 문제될 것도 없어 어렵지 않았다.


“삼왕야!”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고성후는 얼굴 복면을 벗으며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에게 포권으로 인사했다. 고성후의 정면에는 고귀한 얼굴을 한 중년 남자가 서 있었다.


“오! 어서 오시오!”


삼왕야도 이미 고성후의 얼굴을 알고 있는지 반갑게 맞이했다.


“이쪽은 전에 제가 말씀드린 분입니다.”


고성후가 호우를 소개했다.


“왕야! 안녕하십니까?”


호우도 복면을 벗고 포권으로 인사했다.


“아!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밖에서 고생을 많이 한다고 하던데 여기 올 시간이 있었군요.”


삼왕야가 호우를 반겼다. 이미 고성후에게 자세한 이야기는 다 들은 모양이었다.


“그 일은 이제 끝났습니다.”


호우가 대답했다.


“오! 그렇군요. 대단합니다.”


삼왕야가 감탄했다. 그 일이라면 왕현과 연결되어 있는 무림의 세력을 말하는 것이라는 것을 삼왕야도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을 호우가 끝냈다는 것은 무림의 한 방파를 멸망시켰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 이곳에 갇혀 아무런 정보도 받지 못하는 삼왕야였지만 그 정도는 금방 눈치 챘다.


“이쪽은 ....”


고성후는 주청아도 소개해 주었다.


“주청아라고 합니다.”


주청아도 포권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엇! 주청아라고?”


삼왕야는 주청아라는 이름을 듣자 깜짝 놀랐다.


“무슨....”


주청아는 삼왕야가 자신의 이름을 듣자마자 화들짝 놀라자 경계부터 먼저 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황궁에서 보낸 무사들에게 변을 당했다. 삼왕야가 그 일을 추궁할까봐 저절로 경계하는 자세가 되었다.


“혹시 낭자의 어머니 이름이 신정현이 아닙니까?”


삼왕야가 주청아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삼왕야는 주청아가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자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듯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렇습니다만.....”


주청아는 자신의 어머니 이름을 삼왕야가 말하자 엉거주춤 대답했다. 그녀는 이곳에서 자신의 어머니의 이름이 나올 줄은 몰랐다. 주청아는 항상 그랬듯 호우가 간다니 따라 나섰을 뿐이었다. 호우가 챙기지 못한 서류도 물론 있었기에 주청아는 그것도 챙길 겸해서 따라 나선 것이었다. 호우 입장에서도 다른 사람보다 주청아가 따라오는 것이 더 좋았다. 무공이 더 뛰어 났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별 생각 없이 따라 왔던 주청아였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이미 죽어버린 자신의 어머니 이름을 듣다니 경계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잘못하면 다 된 일에 재를 뿌릴 수도 있었다.


“맞구나! 그래! 맞았어!”


하지만 삼왕야는 주청아의 기분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상당히 반가워했다.


“무슨.....”


주청아는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몰라 다시 물었다.


“혹시 어머니에게서 아버지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삼왕야가 말했다. 삼왕야는 이젠 반말을 사용했다.


“글쎄요!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주청아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청아라는 이름은 내가 지어준 이름인데 혹시 어머니가 낭자에게 목걸이나 아니면 귀중한 물건을 준 적이 있는가?”


삼왕야가 물었다. 삼왕야의 표정은 기대로 가득 찼다.


“..... 이것이 있습니다만!”


주청아는 주춤거리며 망설이다가 목걸이를 꺼냈다. 어머니가 준 물건은 목걸이 뿐이었다.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주청아의 손에 꼭 쥐어준 목걸이였다. 삼왕야가 목걸이에 대해 이야기 하자 주청아는 보여 줘야할지 주춤거렸지만 결국 꺼냈다.


“그래! 확실하구나! 이것은 내가 너의 어머니에게 선물한 것이다.”


삼왕야가 목걸이를 보더니 소리쳤다. 삼왕야가 지금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세 사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예?”


하지만 정작 놀란 쪽은 주청아였다. 그녀도 지금 삼왕야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그런 말들이 쉽게 귀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결국 삼왕야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자리에 앉아 잠시 자신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 해 주었다. 주청아의 어머니는 젊었을 때 미모가 뛰어났던 처녀로 북경 시내에 소문이 자자했다. 당연히 삼왕야도 그녀에 관한 소문을 들었다. 젊은 시절 삼왕야는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 풍류를 즐겼던 때라 주청아의 어머니 신정현을 찾아갔다. 두 사람은 곧 서로에게 호감을 가졌고 정을 통했다. 신정현의 입장에서도 이 나라 황제의 동생인데 싫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신정현은 평민의 딸이었고 삼왕야는 황제의 동생이었다. 두 사람은 애초에 맺어질 수 없는 사이였다. 결국 두 사람은 짝이 되지 못했다. 삼왕야는 그녀의 뒤를 봐주면서 서로 몰래 만나며 지낼 수밖에 없었다. 그 후 신정현은 삼왕야와 만나기 쉽도록 기루를 차렸고 막강한 뒤 배경 덕분에 신정현의 기루는 북경의 최고 기루 중 하나가 되었다. 신정현은 사업 수완을 발휘해 기루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그 과정에서 좋은 일도 많이 했다. 하지만 결국 삼왕야와 왕현과의 권력투쟁에서 삼왕야가 패하자 신정현의 운명도 그 지점에서 마무리 해야만 했다. 어릴 때에는 삼왕야도 주청아를 보러 자주 갔었지만 나중에는 주변의 만류와 많은 눈이 있어 결국 주청아를 더 이상 만날 수 없었다. 아주 어렸을 때라 주청아의 기억에는 그런 장면들이 기억에 들어 있지 않았다. 삼왕야는 그래도 가끔 사람들을 데리고 기루에 가서 신씨를 만났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이야기를 다 들은 고성후가 말했다.


“그래! 그래도 이렇게 살아 있었구나. 정말 고맙다.”


삼왕야는 주청아의 모습을 자세히 보며 말했다.


“으음......”


주청아는 삼왕야가 어머니의 과거를 너무나 잘 알고 있어 부정할 수도 없었다. 알고 보니 주청아의 어머니는 너무나 슬픈 사랑을 하고 있었다. 주청아는 어렸을 때에 아버지의 존재를 몰랐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궁금하기는 했었다.


“그럼 여기 온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호우가 나섰다. 주청아는 지금 정신이 없었다. 호우가 그것을 알고 중간에 끼어들었다.


“아! 그래요! 이야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갔군요.”


삼왕야도 곧 현실로 돌아왔다.


“예! 그럼 이것부터 먼저 봐 주십시오.”


-척척!


호우는 그동안 수집했던 서류들을 보여주었다. 서류들은 북왕 진영에서 수집한 것과 동왕 그리고 법천교 총본진에서 수집했던 자료들이었다. 왕현과 법천교간에 주고받았던 것도 있었고 또 소림과 왕현과의 관계에 대한 자료들도 있었다. 특히 왕현과 법천교간의 관계는 너무나 명백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자료들이 많았다. 주청아도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자료들을 펼쳤다.


“으음...... 이것이라면 .....”


삼왕야는 서류들을 살펴보더니 얼굴색이 점점 밝아 졌다.


“왕현이 직접 섰다고 생각되는 서류도 있습니다.”


호우가 말했다.


“그래요! 그의 필채가 확실합니다. 이정도면 왕현도 꼼짝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삼왕야도 인정했다.


“그럼 이것을 조정에 제출해 왕현의 역모를 고발합시다.”


호우가 말했다.


“잠깐!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조정은 이미 왕현의 세력으로 가득 합니다. 그렇게 하다가는 우리만 다칩니다. 이것을 황제께 직접 보여 드려야 합니다.”


삼왕야가 말했다.


“그건 우리가 하기에는.....”


호우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삼엄한 경비를 뚫고 황제가 있는 곳까지 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또 황제 앞으로 간다고 해도 호우 일행을 믿어 줄지도 의문이었다.


“이 일은 나에게 맡겨 주십시오. 내가 직접 황상을 만나 이 자료들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래야 황상도 믿고 왕현을 제거할 것입니다. 이 서류들은 역모를 꾸미고 있는 것들이라 황상도 더 이상 왕현을 감쌀 수 없을 것입니다.”


삼왕야가 말했다.


“그것이 가장 좋은 일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이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호우가 물었다. 삼왕야가 직접 간다면 가장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지금 철저하게 감시를 받고 있는 처지라 움직이기 곤란하다는 것을 호우는 잘 알고 있었다.


“이 때를 대비해 준비해 둔 것이 있습니다.”


삼왕야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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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숨 가쁜 전투(3) 19.06.20 837 15 15쪽
64 숨 가쁜 전투(2) 19.06.19 865 1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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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흔들기(3) 19.06.16 850 1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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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연결을 끊다. 19.06.10 867 15 14쪽
54 기반을 잡다.(4) 19.06.09 877 16 17쪽
53 기반을 잡다.(3) 19.06.08 842 1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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