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소환사 헌터 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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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작품등록일 :
2019.04.15 23:01
최근연재일 :
2019.06.1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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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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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2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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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다중 결계

DUMMY

오늘도 흐린 날씨다. 언제까지 계속되는 걸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짐을 챙기고 나와 곧장 북쪽을 향해 걸었다.


윤회우의 말대로 금정산성을 조사하기 위함이다.


조디악 드래곤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다. 녀석의 천리안 스킬 덕에 부담 없이 밖을 나설 수 있었다.


‘이봐 용 친구 제대로 가고 있는 거지?’

‘순조로우니 안심해라. 확실히 최단 루트로 목적지에 가고 있다.’

‘앞에 장애물 같은 거 없어?’

‘가는 길에 문제 될 것은 없다. 중간쯤부터 황야가 끝나고 산길로 이어질 거다.’


산길이라면 금정산을 의미하는 것 같다. 이전 세계에서 등산로로 많이 애용되는 산이었다.


‘이세계에서 등산이라.’


난 산을 오르는 것을 즐기는 편이 아니다. 조디악 드래곤에 올라타서 날아갈 수도 있다. 그렇게 하면 여러모로 편리하나 사람들의 눈에 요란하게 띈다.


난 드러내서 누군가의 부러움을 즐기는 타입이 아니다. 자신의 내면이 만족하면 되는 타입이다.


특히 불필요한 사건에 휘말리는 건 사양이다. 누군가의 술안주 거리가 되고 싶지도 않다. 지금 같은 세상에서는 더욱 그렇다.


걸어가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면 MAP을 완성하는 것이다. 쓸모없는 앱이라 여겼지만 빈 여백을 메우고 정보를 표시하는 게 중독성이 있었다. 이렇게 해두면 나중에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세 시간을 넘게 걸어 금정산 도입부에 다다랐다. 보기 드물게 숲이 조성돼있다.


그런데 산 아래에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텐트까지 치고 십여 명이 마른 장작을 모아놓은 곳 주변에서 떠들며 웃고 있었다.


‘캠핑이라도 하는 걸까?’


못 본 척하고 옆을 지나는데 한 중년 여성이 불러 세웠다.


“이봐 총각 어디 가는 길이요?”

“예, 여기 산에 올라갑니다만······.”

“그럼 같이 식사하고 가요. 차린 게 좀 많아서 그래요.”

“아뇨, 괜찮습니다.”

“에이 사양 말고 이리로 오슈.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잔수.”

“저, 저기······.”


일이 있어 사양했는데 중년 여성은 말을 못 알아들었는지 무작정 내 팔을 끌어당기며 캠프로 데려갔다.


얼떨결에 중년 여성과 남성으로 구성된 틈에 끼어 앉았다.


사람들이 나를 환영했다.


“어이구 어서 오시오 젊은 양반.”

“총각 불편해하지 말고 들어요.”


낮은 나무 받침 위에 앉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중년 여성들이 내 앞에 밥과 반찬을 내밀었다.


검은 콩밥에 김치, 마늘장아찌, 콩잎 무침, 마늘종 등등 이었다. 이렇게 절음 류가 많은 것은 저장성이 높기 때문일 거다.


편의점 음식으로 때우다 모처럼 밥이었다. 이렇게 된 거 맛있게 맛있게 먹자.


처음 보는 사람들의 호의가 참 의아했다. 나이가 들면 베푸는 것도 자연스러운 걸까?


가운데 장작 위에는 솥이 하나 올라가 있다. 근사한 전골 요리였다.


그런데 아직 불이 붙어 있지 않았다. 장작 앞에서 열심히 부싯돌을 튀기던 남자가 말했다.


“이거 왜 이리 안 되는 거지?”


불피우는 것이 구시대적이었다. 물품이 귀해서 그럴 것이다.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 문명은 원시시대로 퇴보할 것이라 했다. 무기는 돌과 몽둥이가 되고 원시적인 방법으로 불을 지피고 사회는 소규모 공동체가 된다고 그랬다. 아마도 그런 역사가 있을 거라 예상됐다.


아저씨가 고생하는 것 같아 난 일전에 사둔 중고라이터를 꺼내 불쏘시개에 불을 붙였다.


그것을 보고 남성이 감탄했다.


“허허, 순이씨가 귀인을 데려왔네그려.”

“호호호, 잘 데리고 왔죠?”

“사람 보는 눈이 있구먼.”

“이게 다 이데아께서 이끄신 게야.”


매드니스에서 언급한 이데아 교단을 말하는 걸까?


순이라는 분에게 물었다.


“이데아 교단 말씀하시는 거죠?”

“그래, 총각도 혹시 이데아 교단 신도인가?”


이데아 교단을 언급하니 여성은 급 화색을 내비쳤다.


“아니요. 이름만 들었어요.”

“그런가? 여기 있는 사람 모두 이데아 교단의 신도들이야. 우리는 이데아 교단 본부가 있는 덕천으로 가고 있어. 그곳에 계시는 이데아님을 모시며 살 거야. 총각도 이 기회에 같이 가지 않겠나?”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러지 말고 총각도 이데아님에게 모든 것을 맡겨봐. 정말 행복해질 거야.”

“말씀은 고맙지만 사양하겠습니다.”


‘젠장, 포교 활동인가?’


순이라는 분이 너무 억지 부리는 게 못마땅한지 아저씨 한 분이 거들고 나섰다.


“순이씨, 그만하쇼. 모처럼 우리랑 어울려주는 젊은이가 부담스러워하잖소.”


그제야 순이라는 분의 포교 활동이 잠잠해졌다.


전골이 끓기 시작하자 너도나도 수저를 들기 시작했다.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두부 전골이었다.


그런데 덕천까지 시간이 꽤 걸릴 건데 괜찮으려나? 도중에 악마라도 만나면 먹히고 말 것이다.


“덕천까지 가는 길에 위험하지 않겠어요?”

“호호호 우리 걱정은 말아요. 저기 평범한 아저씨 같아도 만득씨와 영철씨가 실력 있는 헌터라오.”

“아, 다행이네요.”


괜한 걱정이었다.


식사하는 도중에 나누는 이야기는 대부분이 이데아 교단에 관한 것이었다. 교단의 이념이나 가르침에 관한 것이다.


이데아라는 녀석이 아마라 경전을 저술했고 종말에 순응해야 한다느니, 결국 요지는 언제나 같았다. 모든 것을 이데아라는 녀석에게 맡기고 살면 된단다. 그러면 쓸데없는 근심 걱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진다는 거였다. 흥미 있는 내용은 아니었다.


그중에 괜찮은 정보를 요약하자면 이데아 교단은 차원 충돌 후 급속히 퍼졌다고 한다. 이전 세계의 이데아 교단이 페럴렐월드로 넘어온 것 같다. 그것도 세력을 유지한 체 말이다.


그리고 덕천에 이데아 교단의 본거지가 있고 거대한 공동체를 조직했다는 정보였다.


나중에 윤회우를 만나면 논의할 가치가 있겠다.


모처럼 배불리 먹었다. 그런데 더 있다가는 또 포교할 것 같아서 일찍 일어섰다.


“잘 먹었습니다.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일어납니다.”

“총각 더 먹고 가.”

“많이 먹었어요.”

“볼일이 있다는데 어쩌겠나. 너무 붙잡는 것도 민폐여.”

“젊은이 기회가 되면 또 보세 허허.”


나는 어르신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산에 올랐다.


금정산은 완만한 산이라 크게 위험한 지역은 없었다. 그런데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악마와 마주칠 일도 많았다. 이십에서 삼십 사이의 강력한 악마들이었다.


산에 오르는 것을 저지하려는 듯 들러붙었다.


‘이런, 포위됐어. 픽시 고블린이랑 같이 날 엄호해.’

‘알았어.’

‘용 친구 넌 후방에 따라붙은 놈들을 처리해.’

‘맡겨둬 친구.’

‘이런저런 놈들이 섞여 있으니 소멸의 광선으로 광역공격이다.’

‘하하하 알겠네.’


전방에는 포위망을 좁히며 구울 다섯 마리가 빠르게 접근하고 있었다.


사람 형상에 검고 쭈글쭈글한 피부가 징그럽다. 눈과 코는 없고 날카로운 이빨이 다수 돋아있는 커다란 입만 얼굴에 있다. 흉물스러운 만큼 레벨 29의 강력한 악마였다.


조금 전 레벨업 했지만 그래도 10레벨이다. 나보다 구울의 레벨이 세 배정도 높다. 정면 대결은 위험했다.


난 매그넘을 들었다. 내 신체 능력으로 구울을 대적할 수는 없다. 그러나 레벨과 무관한 매그넘의 위력이라면 통할 것이다. 실탄 사격장에서 닦은 실력을 발휘할 시간이었다.


구울의 머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이 구울의 머리에 박혔다. 머리 살점이 터지며 뒤로 넘어진다.


역시 한 방에 죽지 않는다. 놈들이 다가오는 것을 저지할 뿐이었다.


픽시가 넘어진 구을을 향해 썬더 볼트를 날려댔다. 풍과 뇌에 내성이 있는 구울에게 치명타는 되지 못했다.


구울 한 마리가 언제 다가왔는지 커다란 입을 벌리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사격에 집중하느라 보지 못했다.


‘아뿔싸!’


“계약자 위험하다!”


위험한 순간 고블린이 용감하게 몸을 던졌다. 돌진 스킬로 과감하게 구울에게 부딪혔다. 둘은 뒤섞여 바닥을 뒹굴었다.


고블린의 레벨은 나보다 낮은 8레벨이다. 구울을 상대하기에 역부족이다.


난 구울이 빨리 일어서지 못하게 방아쇠를 연신 당겼다. 세 발의 탄알이 머리에 적중해 기습한 녀석을 처리했다.


투명한 빛이 몸으로 스며들었다.


[시스템]

2180EXP를 획득했습니다.

200 조마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와 조마 획득량이 상당하다. 강력한 악마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고룡의 은총 덕에 획득량이 두 배가 된 것 같다.


[시스템]

레벨이 1 올랐습니다. 스텟 포인트 1 획득했습니다.


[악마 소환]

고블린의 레벨이 1 올랐습니다.

스킬 투석을 익혔습니다.


저 레벨이라서 그런지 잘도 오른다.


한 마리 처치한 것은 좋은데 남은 네 마리의 구울이 코앞이다.


그때 메시지가 떠올랐다.


[시스템]

45200EXP를 획득했습니다.

4010 조마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이 5 올랐습니다. 스텟 포인트 5 획득했습니다.


[악마 소환]

고블린의 레벨이 3 올랐습니다.

스킬 광포화를 익혔습니다.

스킬 도발을 익혔습니다.


조디악 드래곤이 뒤에 쫓아오던 악마를 쓸어버린 것 같다.


그리고 근처까지 다가온 구울 네 마리가 조디악 브레스를 맞고 산화했다. 빛 속성에 취약한 구울이라 효과 발군이었다.


악마를 다 물리치긴 했으나 아슬아슬한 전투였다.


‘친구 늦어서 미안하군.’

‘괜찮아. 그런데 용 친구 왜 악마가 득실거린다는 말을 안 해준 거야?’

‘전에 천리안으로 확인했을 때는 이렇게 많지 않았다.’

‘중턱도 못 올랐는데. 이 상태라면 오늘 금정산성에 도착하기는 틀렸어.’

‘그럼 나에게 올라타라.’

‘안돼. 눈에 띄잖아.’

‘방법이 있다. 믿고 올라타라.’


조디악 드래곤이 영체화를 풀었다. 삼십 미터에 이르는 몸뚱이가 지표 위에 드러났다. 녀석은 머리를 바짝 숙였다.


‘믿고 타라는데······.’


난 픽시와 고블린을 해산시키고 조디악 드래곤의 머리 위에 올라탔다.


‘친구 내 뿔을 단단히 붙잡도록.’


난 사슴뿔처럼 생긴 용의 뿔을 단단히 붙들었다.


‘그럼 출발이다.’


조디악 드래곤은 지면 위를 무서운 속도로 날기 시작했다. 청룡열차가 따로 없었다.


확실히 나무가 우거진 곳이라 눈에 띌 염려는 줄었다. 이거라면 나쁘지 않다.


용은 나무 사이사이를 잘도 지나며 앞을 막아서는 악마는 가차 없이 들이받고 지나갔다. 그 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한방에 EXP와 조마로 바뀌었다.


영체화 상태에서 이게 된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 상태에서는 물리력이 없어져 불가능했다.


질주한 지 몇 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목적지다. 악마의 추격까지 완전히 따돌렸다. 오는 길에 레벨까지 올라 17이 되었다. 일 석 삼조다.


목적지에 오니 육안으로도 확인되는 광범위한 결계가 남한산성 전 지역을 덮고 있었다. 안이 어떻게 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결계 네 힘으로 어떻게 안 돼?’

‘단순한 방어막이면 몰라도 복잡한 인과응보로 얽힌 결계는 불가능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다수의 고위 악마가 만들어낸 결계라는 거다.’


팔을 뻗어 결계를 손으로 만지려 했다.


‘친구 손으로 만지면 안 된다.’

‘왜?’

‘조심해야 한다. 이런 결계에는 여러 가지 효과가 부여돼있다.’

‘아, 큰일 날뻔했군.’


난 나무 뒤에 숨어 고블린을 소환했다.


“고블린 저 결계에 투석 스킬을 써.”

“알았다.”


고블린이 큼지막한 돌을 들었다. 팔에 잔뜩 힘을 실어 돌을 날렸다.


결계에 부딪힌 돌이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확실히 강력한 결계였다.


“수고했어. 고블린.”


난 다시 고블린을 해산시켰다.


여기까지 와서 난관에 봉착한 것 같다.


그런데 잠시 상황을 보고 있었는데 투석을 한 결계 부위에 뭔가 번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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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백설향과 전 그냥 친구사이 입니다. 19.05.19 89 3 12쪽
27 능구렁이 방지석이 나를 부려먹는군. +1 19.05.17 97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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