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 마왕, SSS급 헌터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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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A
작품등록일 :
2019.04.15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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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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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6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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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클리셰 회장의 진부한 몰락 (1)

DUMMY

홋카이도의 전투가 끝난 지도 한 달이 지났다.


당시 위성을 통해 모든 전투장면을 주시하고 있던 일본군에 의해, 전장은 신속하게 정리 됐다.


미국헌터들은 투입됐던 19명의 인원 중 단 4명의 생존자만을 남긴 채 전멸.

한국헌터들은 그나마 박건혁의 피나는 노력으로, 제우스의 A급 헌터 기수린이 한쪽 팔을 잃은 것 외에는 사망자가 없었다.


수십만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이었음에도, 이번 사건을 지켜보던 전 세계인들은 애도보다는 열광의 물결이 더 거셌다.


두 명의 S급 헌터를 포함한 다수의 A급 헌터들이 생채기하나 내지 못하는 거대한 ‘적’의 출현. 그리고 죽음에서 돌아와 적을 무찌르는 ‘영웅’의 탄생.


특히나 히어로물에 열광하는 미국에서는 열기가 어마어마했다.


‘S급, SS급’ 이라는 허황된 명칭만 들어왔던 일반인들은, 실제로 그 이상의 능력으로 현실감 있게 적을 깨부수는 영웅에게 더 공감했다.


일본에서 복귀한 이후, 강철진 협회장은 일본 원정 보고를 듣는 다는 핑계로 이틀에 한번 꼴로 현우는 호출했다. 말이 보고지 사실상 개인 수련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대한민국 3대 S급 헌터이자 50대 중년인 그는, 아직까지도 ‘무력’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의지만 있다면 40대 못지않게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50대 초반.

강철진은 S급을 넘어서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다.


“이거 상담료라도 받아야 되는 거 아닌가?”


오늘도 협회장과의 면담, 아니 상담을 마친 현우는 천공의 사무실로 향했다.


덜컥.


“영웅께서 입장하십니다. 모두 예를 갖춰주시기 바랍니다.”

“······그만해라.”


이미 익숙한지 시큰둥한 표정으로 용섭을 지나쳐 들어가는 현우.

용섭은 일본 원정 이후부터 현우를 괴물에서 영웅으로 격상시켰다.

그리고 용섭과 눈빛을 주고받은 종석이 슬며시 대사를 읊었다.


“저······아무래도 용섭 씨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부끄부끄······”

“허헛!! 이, 이럴 수가!! 헛헛헛헛!!”


빠직.


“그만하라고!!”

“넵.”


후다다닥.

착석.


“흠흠. 혀, 현우 씨 회의는 잘 하고 오셨어요?”

“네? 아 네. 팀장님. 회의랄 것 까지도 없고, 매번 그냥 아저씨랑 차나 한잔 마시고 오는 거죠 뭐.”

“아하하······그랬군요.”


·········


그 날 이후.

둘은 대화는 항상 저 모양이었다.

보는 사람이 더 답답할 정도의 어색함.


“에휴. 모지리들······오빠 보상은 아직도 별말 없어요?”


보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눈빛을 빛내는 미나.


“어? 어. 아무래도 당분간은 계속 딜레이 시킬 것 같아. 사안이 사안인 만큼 적당한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운가봐.”


일본 던전 브레이크에 참가했던 보상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결정된 것이 없었다.

일본은 일정한 보상금으로 이를 마무리 지으려고 했으나, 미국의 강력한 항의에 금전보상을 취소하고 참가국과의 협의를 거쳐 이권으로 보상하기로 결정했다.


“그것도 참 복잡하네요.”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화장실 급할 때나 굽신굽신이지. 이제 뭐 다 해결됐는데 좋은거 주고 싶겠어?”

“난 그냥 돈도 괜찮은데······”

“재웅이 형은 돈 벌만큼 벌지 않았어요?”

“야 말도마라, 씀씀이가 한번 늘어나면 줄이기도 힘들어. 그렇다고 수입이 고정적인 것도 아니고.”


변재웅의 말대로 B급 던전 쯤 되면 그 보상이 억 단위로 넘어가지만, 일종의 프리랜서나 다름없는 헌터는 다음 던전 수입이 들어올 때까지는 기존에 번 것으로 버텨야 되는 입장이었다.

더군다나 수련과 부상치료 외에는 다른 것이 신경 쓸 여력이 안 되기 때문에, 개인생활에 대한 것을 모두 고용인에게 맡겨서 생활비가 일반 개인에 비해 세배이상이 들어갔다.


그나마 병원비는 팀에서 내주는 게 다행이지, 치료비까지 내려면 적자신세일 헌터들도 많았다.


“아무튼 특별히 안건 없으면 오늘은 저 먼저 들어······응?”


협회장의 열정이 과했는지, 피곤한 기색의 현우가 먼저 들어가려다 말고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봤다.


“모르는 번호인데······여보세요?”

“김현우 씨?”

“네. 맞는데요? 누구시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지요············”


!!!


딸깍.


“무슨 전화 길래 그렇게 진지해요?”


통화중에 갑자기 정색하는 현우의 표정에, 일행들은 궁금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어······이게 말이죠. 음······제가 예전 같았으면 굉장히 화를 내야 될 것 같은 상황인데요.”

“·········네?”


영문소릴 소리에 궁금함이 더 커진다.


“납치······했다 네요?”

“납치요?”

“그···무슨 제약회사 회장님께서, 저희 부모님과 여동생을 데리고 있는데, 저랑 얘기 좀 하자 그러면 납치 맞죠?


·········


“네!???????”

“미쳤다.. 어떤 정신 나간 할배가 그런 미친 짓을······나라면 회장이 아니라 대통령이라고 해도 이 괴물은 안 건들 텐데······”


용섭의 헛소리에도, 이번엔 아무도 그를 욕하지 않았다.

왜냐면 공감이 가니까······


S급 헌터를 때려눕히더니, 죽어서 살아 돌아온다. 오는 길이 지루했는지 이젠 날아오기 까지 하고, 눈빛만으로 여러 사람을 불태워버리기까지.

이미 그들에게 현우는 그들과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이었다.


용섭이 잡담을 늘어놓을 동안 현우는 어디론가 문자 한통을 보냈다.

그리고 통화를 걸 고는 눈을 감았다.

집중하는 그의 몸 주위로 붉은 기운이 천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화아악!!


강렬한 안광을 내뿜으며 눈을 뜬 현우가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


“사라졌어······?”

“용섭아······누나가 지금 뭘 본거니······하다못해 이제 저 오빠가 공간이동도 하는 구나······그 할배는 목숨이 여벌로 있나보다······ 잘 때 저 인간이 침실에 나타나면 어쩌려고······”


아무런 전조 없이 사라진 현우.

그가 앉아있던 자리를 바라보던 일행들은, 이제 의문의 제약회사 회장이 불쌍해지기 시작했다.


*


“당신네들 누구야!!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감금이라니!!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아!!”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중년의 남자가 노성을 지르고 있었다.


“아빠 진정하세요! 저 사람들도 원하는 게 있으니까, 저희한테 함부로 굴지 못 할 거예요.”


그나마 헌터 경력이 있어서일까?

아영은 담담한 표정으로 흥분하는 아버지와, 불안에 떠는 어머니를 진정시켰다.


“아니 근데 이것들이 지금 상황파악도 못하고 어디서 잡담질을 확 그냥···”


탁!


손을 치켜들던 경호원은, 자신의 오른팔을 붙잡는 힘을 느꼈다.


“뭐, 뭐야!······ 어?”


재빨리 자신의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도 없다.

허공에 붙들린 자신을 손을 보니······아무것도 없었다.


“이, 이게 무슨!?”

“확 뭐?”


어?


방안에 있던 7명의 경호원들과 가족들의 시선이 낯선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향했다.


······오빠?


“확 뭐 어쩔 건데, 이 씨발 놈아.”

“이, 이게······”


안간힘을 써 봐도 허공에 붙들린 자신의 팔이 움직이질 않는다.


우드드득.

크아아아아악!!!!!


쿠당탕!


그의 팔이 기괴한 방향으로 비틀어지고, 허공으로 날아간 몸뚱어리가 다른 경호원들을 덮쳤다.


“운 좋은 줄 알아라. 부모님이 안보고 계셨으면 다 뒈졌을 거다.”


마신과의 수련에 따라 인지력이 상승한 현우는 이전보다 감정 컨트롤에 능해졌지만, 부모님의 억울한 표정을 보는 순간, 유지해오던 부동심이 한 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아버지, 엄마! 괜찮으세요?”

“현우야! 네가 여긴 어떻게······?”


무려 34층 높이의 고층 건물 안이었다.

이렇게 갑자기 나타날 수가 없을 텐데···


“어디 다치신 곳은 없으신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해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리시면 사람 오기로 했으니까 잠시만 여기 있어주세요. 아영아 네가 부모님 지키고 있어. 알겠지?”

“오빠 그치만 저 사람들은······아, 알겠어!”


아영이 남은 경호원들을 걱정했던 것도 잠시, 그들의 사지가 천천히 네모반듯하게 접히는 것을 보고 걱정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현우는 부모님을 찾아왔던 것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 휴대폰을 켰다.


직전 통화목록 속의 모르는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들린다.

현우는 전파가 가는 길을 뒤쫓기 시작했다.


한편, 조금 전 현우가 사무실에서 보낸 문자를 받은 강철진 협회장.


[회장님, 부득이하게도 수업료를 좀 받아야 될 것 같습니다······]


“허허, 안 그래도 부탁만하는 늙은이로 보일까봐 걱정하던 참인데, 잘 됐군.”


협회장은 껄껄대며 여러 곳으로 통화를 걸기 시작했다.


“아이고 정 의원님······헌터협회 강철진입니다. 하하. 다름이 아니라······”


* * *


“한 회장님 시간이 조금······”

“응? 하하하 이사람 이거 시장님 되시더니 성질이 많이 급해졌구먼?”“아, 아닙니다. 제가 실례했습니다.”


현 서울시장 백태현은 한인식 회장의 뼈있는 한마디에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정치와는 아무 연고도 없던 그를 서울시장까지 끓어 올린 사람이 한 회장이었다.


국내 3대 제약회사의 주인이라는 간판보다 더 대단한 그의 ‘인맥’은, 대한민국의 이면을 주무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회장님. 외람되지만, 이런 구시대 방식으로 그가 거래에 응할지가······”


한 회장의 입김에 어쩔 수 없이 참여한 이종필 3선의원은, 내려간 안경을 고쳐 쓰며 의문을 표했다.


시시각각으로 명성이 높아지고 있는 젊은 헌터를 상대로 이런 짓이 통할까?

여기 모인 모든 이들에게 마찬가지겠지만, 이것은 ‘모험’이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들이 좀 더 나은 후원자들을 찾을 수 있었더라면 이 자리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추락하는 동아줄이라도, 한줄기 희망을 품고 잡을 수밖에 없는 심정.


“걱정 말게.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나이는 속일 수 없는 법이야. 이제 갓 서른을 넘긴 녀석이 제 가족들이 위험한 상황 앞에서 제대로 된 거래를 할 수 있겠는가? 하물며, 대한민국 안에서 생산되는 자원이 이렇게 개인에게만 이익을 주어서는 안 되는 거야. 다 나눠먹고 살아야지.”


언제부터 현우가 만들어내는 ‘정제 혈액’이 대한민국의 자원이 된 것인지?

정치판에서 깨끗한 것을 바라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었지만, 이런 한 회장의 탐욕스런 생각은 그런 그가 생각하기에도 추잡스러웠다.


“다들 어떤 생각하는지 알고 있네. 하지만!!”


쾅!


분노어린 한 회장의 일갈에 회의실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놈에 핏물하나 때문에 불과 8개월 만에 새로 생겨난 신약품이 몇 개인지나 알고 있나?”


정말 말 그대로 수 도 없이 많았다.


기존에 여러 의약품을 나눠서 먹어야했던 병들도 이제 정제혈액을 가공해 만든 약품으로 개수는 줄이면서, 효과는 높일 수 있었다.


병원, 제약회사, 브로커, 검사대행기관 등 모든 의약품 산업이 격변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유일하게 쇠퇴하는 기업이 자신의 ‘삼강제약’이었다.


이미 3대 제약회사라는 명패를 내린지가 3개월 째였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것도 13명이 아니라 30명은 거뜬히 넘어가야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단순했다.


‘은혜도 모르는 돼지새끼들. 내 귀한 돈을 족족 받아 써먹을 때는 언제고!!’


한 회장이 헌터 김현우와 트러블이 있다는 건 이미 업계에 파다하게 소문난 일이었다.

그의 상황이 이렇지 않았다면, 이들의 면전 앞에서 이렇게 다소곳하게 이야기 하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후우···아무튼 간에 우리 삼강제약은 이보다 더 어려운 일들도 다 헤쳐 나온 역사를 가진 기업이네. 자네들이랑 나랑 벌써 몇 년 째인가? 시기에 속지 말게나. 우린 현재가 아닌 앞을 바라보고 이끌어가는 사람들일세. 그 어린놈만 잘 구슬리기만 하면 다시금 좋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걸세.”

“·········”


한 회장의 감동어린 연설에도 아무런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 때.


“꼴값 떨고 있네.”


!!!!!


“누구냐!!”


그제야 사람들은 회의장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의문의 남자를 발견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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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18. 루시퍼의 흔적 (1) +2 19.05.10 431 13 12쪽
32 17. 베품의 의미 19.05.09 444 16 15쪽
31 16. 클리셰 회장의 진부한 몰락 (2) +1 19.05.07 494 15 11쪽
» 16. 클리셰 회장의 진부한 몰락 (1) 19.05.06 526 14 13쪽
29 15. 반격의 마왕 +3 19.05.04 559 16 11쪽
28 14. 과거와의 조우 : 심상세계 19.05.03 580 16 12쪽
27 13. 홋카이도의 재앙 (4) +3 19.05.02 605 15 12쪽
26 13. 홋카이도의 재앙 (3) +2 19.05.01 677 15 12쪽
25 13. 홋카이도의 재앙 (2) 19.04.30 669 16 13쪽
24 13. 홋카이도의 재앙 (1) +2 19.04.29 746 15 13쪽
23 12. 승급 시험 (2) 19.04.27 769 20 13쪽
22 12. 승급 시험 (1) +4 19.04.27 814 18 12쪽
21 11. 던전클리어 그 후 19.04.26 837 19 11쪽
20 10. 만회의 A급 던전 (4) 19.04.25 837 20 13쪽
19 10. 만회의 A급 던전 (3) 19.04.25 869 18 14쪽
18 10. 만회의 A급 던전 (2) +1 19.04.24 891 15 13쪽
17 10. 만회의 A급 던전 (1) +1 19.04.24 925 19 14쪽
16 9. 본격! 성장의 시간 (2) 19.04.23 1,056 19 13쪽
15 9. 본격! 성장의 시간 (1) +2 19.04.23 969 20 13쪽
14 8. 이사 +1 19.04.22 990 21 12쪽
13 7. 인과응보 19.04.21 989 20 12쪽
12 6. 피는 물보다 진하다 (2) 19.04.20 1,000 21 12쪽
11 6. 피는 물보다 진하다 (1) +4 19.04.20 1,016 22 12쪽
10 5. 가평 던전 (2) 19.04.19 1,046 20 13쪽
9 5. 가평 던전 (1) 19.04.19 1,101 21 12쪽
8 4. 시작의 마왕 (2) 19.04.18 1,190 22 13쪽
7 4. 시작의 마왕 (1) 19.04.18 1,282 18 13쪽
6 3. 다짐 19.04.17 1,424 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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