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 마왕, SSS급 헌터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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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A
작품등록일 :
2019.04.15 23:03
최근연재일 :
2019.05.1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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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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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7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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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 클리셰 회장의 진부한 몰락 (2)

DUMMY

회의실 문을 지키고 있던 경호원들도 당황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넌 누구냐? 어떻게 들어온 거지?”


경호팀의 책임자로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그를 향해 차분히 물었다.


“나? 누구긴 누구겠어. 저 노인네가 지금까지 쭉 씹어대던 사람이지 뭐.”

“······뭐?”

“이봐요. 노인장. 나 누군지 알죠?”


그제야 사람들은 수트차림의 낯익은 사내 얼굴을 어디서 봤는지 깨달았다.


“김······현우.”


요즘 TV만 틀었다 하면 나온다는 홋카이도의 영웅.

김현우였다.


“네, 네놈이 여긴 어떻게!? 입구는 분명히 막혀 있을 텐데······”


경호팀장의 경악한 표정을 뒤로한 채 현우는 회의장의 상석을 향해 다가갔다.


드르르륵. 털석.


“의자 좋네. 역시 임원용 의자가 다르긴 다르구만.”

“······맘에 든다니 다행이군. 식사는 했는가?”


역시나 백전노장.

한 회장은 이정도 일쯤에는 놀라지 않겠다는 듯, 온화한 웃음을 지었다.


피식.


“말해봐.”

“······뭐?”

“말해보라고. 여기까지 불렀으면 할 말이 있을 거 아냐?

“이봐. 자네!! 아무리 그래도 나이도 어린사람이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해도 되겠는가!! 자네 부모님이 그렇게 가르쳤나!”


용기와 만용은 종이 한 장차이라 했는가?

한 회장의 눈에 들 기회라 여긴 한 초선의원이, 엄한 표정으로 현우를 다그쳤다.


“부모님이 그렇게 가르쳤냐고?”

“그래! 자네는 예의도 모르는가!!”

“우리 부모님은 말이야······”

“······?”

“범죄자한테는 존대하지 말라고 했어 이 개새끼야!”


빠각!

커억······


콰당!


용기 있게 나선 초선의원은 현우가 가볍게 튕긴 마력탄을 맞고 바닥을 나뒹굴었다.


탕!


“그만! 알겠네. 자네 같은 사람한테 돌려 말하는 건 성미에 맞지 않는 일이겠지.”


한 회장은 본래의 거만한 표정으로 현우를 응시했다.


“물론 자네 여동생일은 참으로 유감스럽다네. 허나······그렇다고 해서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여동생 하나 때문에 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봐서야 쓰겠는가?”


자연스럽게 아랫사람을 타이르듯 짐짓 노한 기색으로 말을 꺼낸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자네가 앞으로 진행할 ‘정제 혈액’ 경매를 모두 우리 삼강제약을 거쳐서 진행하게나, 구입의 우선권은 우리에게 먼저 주고. 물론 거저 가져가진 않겠네. 딱 시세의 절반 정도 금액에 맞춰 줄 테니, 너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게.”

“······거절한다면?”

“그야 뭐 별거 있겠나? 자네가 그렇게 소중히 여기는 가족들을 다시는 볼 수 없을 뿐이지. 허허.”


한 회장은 차갑게 가라앉은 현우의 눈을 보며, 이미 게임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여기 있는 다른 분들도 이 일에 동참하신 겁니까?”

“······”


차마 일말의 양심은 있었는지,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침묵은 긍정이라 했으니, 다 같이 동참한 것으로 간주하겠습니다.”

“이봐! 김현우 씨. 젊은 사람이라 아직 잘 몰라서 그러는가본데, 그렇게 오기 부릴수록 자네만 더 비참해 지는 거야.”


조금의 불안감은 있었지만, 주도권은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한 한 회장은 강한 기세로 나갔다.


“자네는 앞으로 살날도 많이 남지 않았는가? 한 번의 비즈니스에서 졌다고 해서 너무 낙심하지 말게나. 시작이 좀 그랬을 뿐이지 어쩌면 우린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네. 하하하”

“그래! 회장님 말씀이 맞네! 대한민국 사회에서 사업을 하려면 여러 좋으신 분들과 인연도 있고 그래야지. 앞으로 힘든 일 있으면 우리가 도와주겠네. 그렇지 않습니까 의원님들?”

“이 의원님 말씀이 맞습니다! 당연히 서로 돕고 살아야지요!”


하하하하!!


현우가 고개만 숙인 채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자, 의원들은 일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눈치껏 박수까지 쳐가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재미없어.”

“·········?”

“더는 재미없어서 못 있겠네.”


휴대폰을 꺼낸 현우는 이미 통화중인 수화기에 대고 입을 열었다.


“이 정도 들으셨으면 증거는 됐겠죠? 이제 들여보내셔도 되요.”


누굴 들어오라고 하는 걸까?

아니 대체 통화는 언제부터 하고 있던 거지?


“자네 지금 뭐하는 겐가?”

“노인장. 원래 게임이라는 게 끝날 때까지 가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거야.”

“아니 이 사람······”


덜컥!!


전부 손 머리 위로 올립니다!

움직이지 않습니다!


우르르르.

철컥.


갑작스레 회의장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무장병력에, 회의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경찰······?


“자네들 지금 여기가 어디라고!! 내가 누군지 알아!!!”

“조용히 하세요! 이 곳에 계신 모든 분들을 강제 납치, 감금, 불법거래, 청탁······에이씨! 뭐가 이렇게 많아! 그냥 잡아넣어!”


예!!

쿠당탕!!


“이, 이거 안 놔!! 이 새끼들이 내가 이종필이야 이종필!! 너네 상관 누구야!!”


또각또각또각


이종필 3선의원이 발악하는 소리와 함께, 경쾌한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그만하시죠.”


!!


“이, 임 총장!! 아니 임대한 씨! 이거 왜 이러는 건가? 한 회장님이 자네한테 베푸신 게 얼마인데······”


현 경찰청장 임대한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지금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납치, 감금도 모자라 국가기관과 계약을 맺은 자원을 강탈하려는 범법자를 잡으러 왔습니다.”

“아니 이 사람이 대체! 허······혹시 총리님이 지시하신 일인가? 잠시 기다리게 내 직접 통화······”


후우···


“······의원님 그만하시죠. 제가 여기에 두 분이 계신 걸 정말 모르고 왔겠습니까? ······이미 제 손을 떠난 일입니다. 눈치라도 있으시면 조용히 따라오시죠. 더 험한 꼴 당하시기 전에.”


드르르르

여보세요?


“아! 날세. 지금쯤 도착했을 것 같은데 왔나?”


현우가 켠 스피커폰을 통해 강철진 협회장의 목소리가 회의장에 울려 퍼졌다.


“예 협회장님. 주소 잘 찾아온 것 같네요. 근데 협회장님이 끗발 좀 있으셨나보네요? 여기계신 분들이 참 대단한 분들인 것 같은데?”

“대단하기는 무슨. 끈 떨어진 연 같은 것들이지 뭐. 원래 나이가 들면 곧 죽어도 자기가 한물갔다는 걸 인정 못한다네. 하하하. 그리고 여기가 아니라도 미국 쪽에서도 자네한테 잘 보이려는 인물들 많으니까 걱정하지 말게나.”


·········


그렇게 통화가 끝나고.

모든 의원들이 끌려 나간 회의장에는 멍한 표정의 한인식 회장과 현우 단 둘만이 남았다.


“이봐. 노인장.”

“·········”

“이번에는 경고정도로 끝내는 거야.”

“·········네놈이 감히!!”


아직도 자신의 몰락을 인정하지 못한 듯 한회장의 눈에 독기가 타올랐다.

허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한 회장의 눈빛은 두려움으로 바뀌어 갔다.


‘허억······!!’


현우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농밀한 살기.

백전노장이라고는 하나, 일반인에 불과한 그가 견디기에는 버거운 기세였다.


“두 번은 없어. 한 번만 더 우리가족들 건들면, 그 땐 법이고 나발이고 일단 당신 목부터 쳐버릴거야. 알겠어?”

덜덜덜덜

주루룩...


무의식속의 공포를 자극하는 살기.

동공이 풀린 한 회장의 의자 밑으로 물이 줄줄 흘렀다.


잠시 후.

경찰병력이 남은 한 회장까지 정중히 모셔가는 것을 끝으로 모든 사건은 마무리됐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삼강제약 한 회장, ‘홋카이도의 영웅’ 김현우의 일가족 납치, 감금 심지어 폭행까지??]

[비리의 온상 삼강제약. 일가친척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성]


한 회장의 단독 소행으로도 끝날 수 있던 이번 사건.

허나 한 회장과 연관된 거대한 카르텔을 호시탐탐 노리던 정계인물들은, 기회를 잡았다는 듯 이를 거세게 물어뜯었다.

대표이사인 한 회장을 시작으로, 나머지 이사진들까지. 줄줄이 사탕처럼 끌려가는 임원진들.


딸깍.


한 모금 마신 찻잔을 내려놓은 현우는, 자신을 흐뭇하게 쳐다보는 협회장의 시선을 느꼈다.


“생각보다 일처리를 깔끔하게 해주셨던데요.”

“하하하. 기회가 됐을 때 힘 좀 써야지. 자네가 부탁하는 일이 어디 흔한 일이겠는가?”

“아무튼 감사합니다. 덕분에 가족들도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습니다.”

“그것 참 다행이구만. 아! 그리고 이번일은 이쪽 ······”

“기수린입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김현우입니다.”


·········


AI 로봇을 보는 듯 딱딱 끊어지는 그녀의 음성.


“크흠. 둘이 구면이 아닌가?”

“구면이······맞긴 맞죠.”


?


“지난번엔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홋카이도 던전 때, 현우의 귀환이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기수린은 팔을 잃은 부상으로 목숨을 잃었을 지도 몰랐다.


“아뇨. 오히려 제가 감사드려야죠. 이번 삼강제약 건을 도와주셨다고···?”

“아. 별거 아닙니다. 아버님께 애교···아니 부탁 한번만 드리면 되는 일이라······”


수린의 아버지는 정계에서 잔뼈가 굵은 중립파 국회의원이었다.

이번 일에서 ‘친 삼강제약’파 서울시장 백태현을 위시한 야당과, 이를 먹어치우려는 정당의 팽팽한 접전에서 그녀의 아버지가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면 일처리가 더 길어졌을지도 몰랐다.


독특한 타입의 여성.

기수린을 물끄러미 살펴보던 현우의 시선이 그녀의 왼팔로 향했다.

부자연스럽게 굳어있는 왼팔.


“···팔은 좀 괜찮으신가요?”

“이제는······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상처는 아물었지만, 마음은 아직도 추스르지 못한 듯 그녀의 표정은 금세 시무룩해졌다.

검을 쓰는 그녀에게 한쪽 팔이 없다는 건 전투력이 반으로 떨어졌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몸의 균형 감각부터 시작해서 모든 움직임이 불균형인 상태.

A급 헌터라는 명성도 이제 옛일이 되어버렸을 지도 모른다.


‘흐음······’


육체 재생······신체에 잠재된 ‘진’을 쓰자니, 수명이 줄어들테고···


“그 팔. 제가 한번 봐도 괜찮을까요?”

“······예?”

“어쩌면, 재생이 가능할지도 몰라서···”

“아 예·········예!????”


죽어있던 수린의 눈에 희망이라는 이름의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 * *


한국에서 제일 높다는 잠실의 L타워.

그 꼭대기에 앉아있는 현우는 네온사인이 가득한 도시야경을 바라봤다.


이제는 확연히 느낄 수 있는 도시 안의 생명의 기운.

세상을 창조한 태초의 힘 ‘진(眞)’.

이는 모든 사람들의 몸속에 고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사람들에게는 ‘생기’, 또는 ‘선천진기’라 불리는 인간 본연의 기운.

자동차에 깔린 자신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 어머니가 자동차를 들어 올리는 등 인간들이 기적을 일으키기도 하는 일은, 바로 이 ‘진’에 의한 기적이었다. 극한의 의지력이 본연의 힘을 끄집어내 일으킨 기적.


현우는 조금씩 ‘인식(認識)’을 넓혀 나갔다.

서울을 넘어, 한반도를 지나······점점 더 넓어지는 반경에 따라 현우의 이마에 땀방울이 흘렀다.


아름답게 떠올랐던 초승달이 저물고, 찬란한 아침 해가 떠오를 때 쯤.


·········찾았다.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았을 장소.

너무나 익숙한 그 곳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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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18. 루시퍼의 흔적 (1) +2 19.05.10 431 13 12쪽
32 17. 베품의 의미 19.05.09 444 16 15쪽
» 16. 클리셰 회장의 진부한 몰락 (2) +1 19.05.07 495 15 11쪽
30 16. 클리셰 회장의 진부한 몰락 (1) 19.05.06 526 14 13쪽
29 15. 반격의 마왕 +3 19.05.04 559 16 11쪽
28 14. 과거와의 조우 : 심상세계 19.05.03 580 16 12쪽
27 13. 홋카이도의 재앙 (4) +3 19.05.02 605 15 12쪽
26 13. 홋카이도의 재앙 (3) +2 19.05.01 677 15 12쪽
25 13. 홋카이도의 재앙 (2) 19.04.30 669 16 13쪽
24 13. 홋카이도의 재앙 (1) +2 19.04.29 746 15 13쪽
23 12. 승급 시험 (2) 19.04.27 769 20 13쪽
22 12. 승급 시험 (1) +4 19.04.27 814 18 12쪽
21 11. 던전클리어 그 후 19.04.26 837 19 11쪽
20 10. 만회의 A급 던전 (4) 19.04.25 837 20 13쪽
19 10. 만회의 A급 던전 (3) 19.04.25 869 18 14쪽
18 10. 만회의 A급 던전 (2) +1 19.04.24 891 15 13쪽
17 10. 만회의 A급 던전 (1) +1 19.04.24 925 19 14쪽
16 9. 본격! 성장의 시간 (2) 19.04.23 1,056 19 13쪽
15 9. 본격! 성장의 시간 (1) +2 19.04.23 969 20 13쪽
14 8. 이사 +1 19.04.22 990 21 12쪽
13 7. 인과응보 19.04.21 989 20 12쪽
12 6. 피는 물보다 진하다 (2) 19.04.20 1,000 21 12쪽
11 6. 피는 물보다 진하다 (1) +4 19.04.20 1,016 22 12쪽
10 5. 가평 던전 (2) 19.04.19 1,046 20 13쪽
9 5. 가평 던전 (1) 19.04.19 1,101 21 12쪽
8 4. 시작의 마왕 (2) 19.04.18 1,190 22 13쪽
7 4. 시작의 마왕 (1) 19.04.18 1,282 18 13쪽
6 3. 다짐 19.04.17 1,424 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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