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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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고북이
작품등록일 :
2019.04.18 21:02
최근연재일 :
2019.05.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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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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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지대(3)

DUMMY

“저들이 플레이어”

그들이 원래 이곳에 들어온 플레이어들이다. 불법 플레이어가 아닌 진짜 플레이어.

그들은 갖가지 스킬을 이용해 몬스터를 잡았다. 목책 밖으로 나와 사냥하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목책 안에서 다가오는 몬스터만 잡는 자들도 있었다.

목책 안에서 사냥하는 자들을 보며 태석이 미간을 찌푸렸다.

“저들은 틀렸군.”

목책 안에서 사냥만 해서는 안 된다. 몬스터를 잡으면 몸이 단단해지고 마나가 많아져 능력의 사용도 많아진다.

몬스터를 잡는 저들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저 안에서 사냥하는 것은 그들이 자신들의 생명을 소중히 여겨서일 것이다.

틀린 방법이지만 그들을 욕해서도 안 된다. 그 어떤 것도 정답이 없으니까. 몬스터를 잡고 힘이 강해져도 현실로 가서 아무 일도 없으면 필요 없는 것이니까.

태석은 그들을 멀리에서 보기만 했다. 단 한 번 가까이에 가보기는 했다.

“요정이 너무 살벌했어.”

그들 곁에는 요정이 있었다. 요정은 그들에게 설명했는데 말을 듣지 않으면 그 사람을 순식간에 죽여 버렸다. 거기다 요정은 다른 능력도 있었다. 바로 몬스터를 끌어들이는 능력.

사람들이 싸우게 하려고 특정 몬스터를 끌어들여 사람들을 죽이는 일을 하고 있었다.

부르르!

생각만 했을 뿐인데도 몸이 떨린다. 요정의 손에서 쏘아진 레이저 같은 기운에 압도당했다. 튼튼한 자신의 몸으로도 막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후퇴했다.

‘어차피 저들 사이에 껴봐야 좋을 것은 없지’

저들이 잡는 몬스터는 자신의 몸에 상처조차 내지 못하는 몬스터, 산 가장 아래에 있는 녀석들이다. 그런 몬스터를 잡아봐야 득 될 것은 없다.

“에이씨, 근데 민재 이 녀석은 어디에 있기에 보이지가 않아?”

가끔 숲에서 검은 기운이 쏘아지는 것이 보이긴 하지만 그 자리에 가면 민재는 없었다.

“귀신같은 놈, 그런데 이제 뭘 잡지?”

몬스터는 많이 잡았다. 산에 있는 모든 종류의 몬스터를 잡았다.

늑대의 이빨은 이제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 고작 등급 하나 차이. D에서 C로 바뀌었을 뿐이지만 상처는 나지 않고 늑대의 이빨이 부러질 정도다.

“지루해”

지루하다. 많은 몬스터를 잡고 마나를 얻었지만 지루하다. 친구라는 녀석은 보이지 않고 저 사람들 곁으로 가기는 싫다.

지루하다. 너무나 지루하다. 새로운 몬스터를 잡고 싶다. 이양이면 마나를 많이 주는 녀석으로.

쿠구구궁!

그때였다. 땅이 흔들리는 것은.

“뭐, 뭐야!?”

화들짝 놀란 태석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쿠구구구궁!

지진과 함께 땅이 갈라진다. 이곳에 오기 전에 봤던 지진과 흡사했다. 이대로라면 땅이 꺼질 것이다.

쩌저적!

더욱 심해지는 땅의 균열에 태석의 표정이 급해졌다.

“이런 샹!”

욕지기를 내뱉으며 파괴의 발걸음을 사용했다. 단번에 빠져나가기에는 빠른 속도로 나아가는 파괴의 발걸음이 제격이다.

마나가 몸을 휘돌아 다리로 갔다. 다리에서 분사되는 마나!

쾅!

소리와 함께.

“으아아아! 왜 땅이 꺼지는 건데!”

떨어졌다.


***


서걱!

늑대의 머리가 잘려나가며 그대로 생을 마감했다.

구구구!

섬을 흔드는 진동에 검을 든 사내. 민재가 고개를 들어 산 정상을 봤다.

“그러고 보니 15일째에 화산지대로 변한다는 것은 말을 안 해줬군. 산 정상에만 없으면 살 수 있으니 상관없나?”

무심하게 얘기하고선 다른 먹잇감을 찾아 검을 휘둘렀다.


***


철푸덕!

땅과 함께 떨어진 태석은 주변을 살폈다.

후끈한 열기, 눈을 멀게 할 것 같은 밝음이 주변을 밝히고 있었다.

펄펄 끓는 용암이 주변에 가득했다.

“하, 나 이렇게 용암에 죽는 거야?”

곧 죽을 것 같은 상황이지만 태석은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이곳을 탈출하려면 벽을 타야 해.’

벽에 가기 위해서는 잠수함처럼 용암으로 들어가는 흙더미들을 밟아야 한다.

태석의 눈에 띄는 녀석이 있었다. 바로 옆에 있는 거대한 땅덩어리.

‘파괴의 발걸음은 안 돼’

조금 전처럼 사용하는 즉시 지금 딛고 있는 땅이 부서지며 자신의 몸이 용암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냥 뛰는 수밖에 없다.

그동안 파괴의 발걸음만 사용했기에 그냥 뛰면 얼마나 멀리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힘 조절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만일 힘 조절을 못 하고 더 강하게 뛰거나 약하게 뛴다면?

부르르!

‘바로 사망’

투둑!

태석이 서 있는 흙더미가 용암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 내렸다.

시간이 없다.

“간다.”

다리에 힘을 주고 뛰었다. 다른 흙더미를 향해. 디딤대를 향해!

거대한 땅덩어리를 향해 뛰는 태석의 모습은 그야말로 표범 같았다.

‘이런! 너무 강했나!?’

힘 조절을 못 했다. 큰 땅덩어리에 착지하지 못한다. 그걸 넘어 용암으로 빠진다!

태석이 손과 발을 휘적였으나 날아가는 방향은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태석의 발버둥에 땅덩어리의 끝에 닿았다. 아니 스쳤다.

“젠장!”

스치고 땅덩어리 뒤로 떨어지는 태석!

이대로 죽는 것인가!? 싶었지만 소설의 주인공처럼 태석은 운 좋게 살았다.

큰 땅덩어리에 가려 안 보였던 작은 땅덩어리에 착지한 태석이 숨을 가쁘게 쉬었다.

“헉! 헉! 죽는 줄 알았네!”

넋두리를 내뱉는 태석은 앉아 있을 틈이 없다.

파사삭!

그가 있는 땅덩어리가 부서지며 용암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태석은 움직였다. 조금 전의 힘으로 어느 정도로 뛰었는지 알 수 있었다.

‘두 번의 실수는 없어’

감을 잡은 태석이 땅을 박차며 이동했다.

탓! 탓! 탓!

멈추지 않았다. 시간을 끌면 그 시간만큼 땅덩어리가 사라진다. 아예 발 디딜 곳이 없어진다.

멈추지 않던 태석은 결국 한 곳의 벽에 닿을 수 있었다.

치이익!

“아뜨! 아뜨!”

벽이 뜨겁다. 벽을 잡은 손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다. 그러나 놓을 수 없다. 손을 놓는 그 순간 몸이 용암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를 악물고 참으며 벽을 천천히 올랐다.

투두둑!

부서지는 벽에 휘청 이기도 했지만, 신형을 바로잡아 다른 돌을 잡았다.

태석의 속도는 더욱 느려졌다. 잡은 돌이 안전한지 확인하고 안전하다는 판단이 나온 다음에야 돌을 잡아 이동했다. 벽에 손을 박고 싶었지만, 벽이 얼마나 단단한지 손톱조차 들어가지 않았다.

중간 정도 올라오자 잡을 것이 없었다. 툭 튀어나온 뭔가만 빼면 말이다.

‘손...’

손바닥이 작고 손가락이 작은 것으로 보아 어린아이의 손이었다. 죽었는지 피부는 창백하고 미동이 없었다.

“젠장. 하필 이럴 때 유산이냐?”

잡을 것이 유산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어린아이의 손을 잡았다. 일단 살고 봐야 하지 않겠는가?

[에스퍼 압축자의 유산입니다. 스킬 등록을 하시겠습니까?]

무시하고 팔을 잡으며 올랐다. 다른 잡을 곳이 있나 확인했다.

“젠장. 없잖아.”

잡을 곳이 없다. 밑을 내려다봤다.

펑!

용암이 부글부글 끓으며 조금씩 오르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용암에 빠져 죽는다.

해결책은 알고 있다. 아까워서 사용하지 못한 유산들. 거기에 답이 있다.

“염동력, 바람 학파의 장.”

이 두 개라면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염동력은 자신의 몸을 띄워 올리면 될 것이고 바람 학파의 장이라면 바람을 이용한 여러 가지 마법이 있을 것이다.

태석은 고민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염동력으로 해야겠어.

바람을 이용하는 것보다 영화에 많이 나온 염동력을 사용하는 것이 더 멋있을 것 같다. 거기다 마법은 여러 개가 있지만 염동력은 단 하나!

얼마나 멋있는 일이란 말인가!


[장시간 스킬에 접촉하여 스킬 등록 동의로 간주합니다.]


“... 뭐!?”

이게 무슨 개뼈다귀 같은 소리인가!?

“이런 설명은 없었잖아!”

플레이어가 되어 요정에게 설명을 들었다면 알 수 있는 내용이지만 태석은 듣지 못한 내용이다.

우웅!

어린아이의 몸에서 반투명한 연기가 흘러나오더니 태석의 코로, 입으로 귀로 흘러들어 갔다.

‘으윽!’

얼굴로 들어온 연기가 뇌로 흐르자 머리가 깨질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나 에스퍼 까르타야 니달리티...

‘이름 한 번 더럽게 기네.

이름이 너무 길어 대충 들었다. 고전 개그에 나오는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와 비슷할 정도로 긴 이름이다.

-연합의 사대장 중 하나인 나는 배신당해 이 땅에 묻힌다. 에스퍼 프리타야 까르피니... 를 보면 대신 죽여주길 바란다. 공간을 사용하는 녀석인 그 녀석은 악랄한 녀석이다. 연합을 무너뜨리고 세계를 혼돈에 빠트리려 한다.

대충 얘기를 들어보니 높은 자리에 있었는데 그 수하에게 배신당해 죽었다는 말이었다.

“높은 자리에 앉았으면 더러운 일도 많이 했겠네.

태석은 그가 죽을 만하다 생각했다. 원래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치고 깨끗한 사람은 없다 했다. 누가 되었건 높은 자리에 있는 이상 더러운 일 한두 개는 해 봤다고 들었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 뒤통수를 조심해야지”

높은 자리는 한정되어 있을 것이고 그 자리를 따내기 위한 사람은 많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단 끌어내려야 하지 않겠는가. 배신은 당연한 순서다.


[스킬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스킬 압축자를 습득하셨습니다.]

[압축자의 힘을 받아 스킬의 등급이 급등합니다.]


압축자

*압축(D)- 의지로 압축한다.


매우 간단한 설명에 태석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이거 어떻게 사용하라는 건데!”

용암은 밑에서 올라오지 스킬은 완전히 쓸모없는 것을 배웠다.

“아니야. 생각하자. 생각을. 압축. 그리고 신체.”

스킬을 배우는 과정에 마나가 머리를 헤집어놔 머리가 깨질 것 같았지만, 머리를 굴렸다. 그렇지 않으면 서서히 올라오는 용암에 죽을 것이다.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단 2개뿐. 파괴의 발걸음과 압축. 그리고 믿을만한 신체.

“아무리 생각해도 쓸모가 없어”

좌절하는 태석. 그러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신체! 압축!”

압축이란 무언가를 뭉치게 만드는 힘이 아닌가?

“근육을 압축시켜서 더욱 강하게 만드는 거야!”

근육의 밀도를 압축하면 더욱 강한 힘을 낼 것이다.

‘해 본다!’

용암이 벌써 발밑까지 왔다. 생각할 겨를이 없다. 이제 판단을 내려야 한다!

태석이 압축을 사용했다.

압축은 의지를 이용하는 힘. 근육을 압축한다는 의지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다.

꾸드득!

근육이 압축된다. 팔뚝이 가늘어진다. 고통이 밀려온다.

태석이 이를 갈았다.

으드득!

붉게 충혈된 눈을 하고선 벽에 손을 찍었다.

퍽!

‘찍힌다!’

손가락이 벽을 파고들었다. 이제 잡을 것이 없어도 된다. 벽에 호미질하며 올라가면 된다!

“으아아! 간다!”

땀범벅에 붉게 충혈된 눈을 한 태석의 모습은 용암에서 태어난 악마 같았다.

퍽! 퍽!

벽에 손을 박으며 태석이 한 걸음 한 걸음씩 올랐다. 정상까지 올라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우와! 더워!”

정상의 시원한 바람에 손 부채질을 하며 타오르는 몸을 식혔다.

태석의 몸에서 뜨거운 열기가 계속 나왔다. 피부는 화상을 입었는지 붉게 타올랐고 곳곳에 물집이 생겨 부풀어 올랐다.

“으아아! 뜨거워!”

몸이 너무 뜨겁다. 용암과 너무 가까이 있었다. 이때 생각나는 것은 딱 하나. 호수.

“빨리! 빨리! 호수!”

쾅!

파괴의 발걸음을 사용하며 호수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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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세상으로(3) 19.04.26 170 2 11쪽
12 세상으로(2) 19.04.25 179 4 12쪽
11 세상으로 19.04.24 18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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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낮선 세상 +1 19.04.18 422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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