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데스 나이트였던 아저X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양철통9
그림/삽화
XXXXXXXXXXXXXXXXXXXX
작품등록일 :
2019.04.20 23:43
최근연재일 :
2019.08.18 23:5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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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51,558

작성
19.04.2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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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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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7
글자
8쪽

프롤로그.

DUMMY

*



“벌써 이틀이 지났어. 우린 모두 죽을 거야. 죽고 말거라고.”


중년 여성이 얼굴을 감싸 쥐고 울음을 터트렸다. 새벽 녘, 강남역 인근의 학원 안이다. 네 평 남짓한 강의실에 웅크리고 있는 사람은 열 둘. 사람들은 차차 밝아가는 하늘을 불안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아줌마 조용히 좀 해요. 그러다가 발각되고 만다고요.”


“나... 나는 더 못 참겠어요. 정부군은 뭘 하고 있는 거죠? 각성자들은요? 선량한 시민이 아공간에 갇혀 있는데... 이틀째 뭣 하나 먹지도 못하고...”


그 때 창밖으로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적막한 도시를 내달리는 뜀박질 소리와 살려달라는 절규. 그 뒤를 쫓는 수십의 발소리와 낯선 언어의 고함이 섬뜩했다.

그리고 웃음소리.


쟤 아이의 귀를 막은 30대 여자가 입술을 악물었다.


“고... 고블린이죠, 저거.”


학원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그리고 그 고요 속에 바깥의 여자는 강간당하고 강간당했다. 고블린에게 있어 인간 여성은 성욕의 대상이자 식욕의 대상. 어떤 사람은 욕설을 했고, 어떤 사람은 구해야 한다고 웅얼댔으며, 어떤 사람은 입을 틀어막고 흐느꼈다.



‘왜 돌아와도 하필이면 이 시점이지?’


그리고 그 혼란 중에 홍과장은 홀로 딴 생각 중이었다.

지저분한 뿔테안경과 듬성듬성한 수염자국. 넝마가 된 셔츠 사이로 불룩 배를 드러낸 그는 가만히 누워 눈만 껌뻑거렸다.


‘피곤하게 됐네. 정말...’


그는 대략 13년 후의 미래에서 회귀했다.

지금 이 순간으로 막 돌아온 것은 아니고 약 40시간 전쯤에 회귀했다. 그가 꼼짝 못하고 누워 있는 까닭은, 미래의 의식과 현재의 신체가 교접되는 과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 꽤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도 진행 속도가 더뎌, 팔 하나 겨우 움직이는 게 한계였다.


“...결국 우린 다 죽고 말거야.”


“에이씨, 아줌마 조용히 좀 하라고요.”


창밖에서 울부짖던 여자의 목소리가 끊길듯 말듯 한 신음으로 바뀌고, 이내 완전히 멎기까지 걸린 시간은 두 시간.

쏟아져 내리는 8월의 햇살 속에.. 매미의 장송곡이 서글펐다.



스르륵.



스르르륵.



시체를 끌고 가는 고블린들의 발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


안녕하세요. 양철통입니다.

회사에서 짤렸습니다.

밑 내용은 세계관 관련 내용이니, 넘어가셔도 무리는 없으실 겁니다.

이 글을 보실지 모르겠지만, 아메노스 님.

감사합니다.





* * *



27년 전의 대격변 이후, 세상은 변했다.


징조는 심플했다.


2월의 어느 날. 맨해튼의 후미진 골목으로부터 적색의 빛줄기가 솟아올랐고, 하늘에 형성된 기묘한 도형을 꼭짓점으로 반구형의 구조물이 만들어졌다.


“저게 뭐지?”


지름 10km.

센트럴파크를 중심으로 도시의 절반을 영역화한 그것은 흡사 거대한 콘텍트 렌즈 같았다. 투명한 외벽이 외부와 내계를 유리하고, 보랏빛의 생소한 에너지가 표막을 이루며 한밤중에 달처럼 발광했다.


“대체 저게 뭐냐고!”


훗날 아공간 혹은 교접공간이라고 명명 될, 이 구조물의 목적은 격리된 두 세계의 일정 시공간을 교합하는 것. 그것은 당시 인류로서는 상상조차 못할 이계 ‘마법’의 산물이며, 대공포의 방화쇠放火 였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아공간은 외부로부터의 모든 물리적 접근을 무력화하며, 내부를 변화시켰다.


지면이 갈라지고 빌딩이 무너졌다.

몇 개의 지축을 중심으로 산과 도로가 뒤틀리고, 낯선 세계의 일부가 휘감기듯 융합됐다.


양 갈래로 찢어진 주택가 사이로 울창한 숲이 나타난다거나, 범람한 강 아래로부터 해괴한 건축물 잔해가 융기되는 식이었다. 두 세계의 동식물이 경계를 넘어 어우러지고, 수 십 종의 마물이 인간을 사냥하거나, 서로 분쟁하며 터전을 개척했다.


“우리는 그대들의 조상에 의해 격리된 대륙에서 왔노라. 우리의 ‘주인들’이 이르시기를 곧 혼돈의 날이 올 것이니 그에 예비하라. 먹고 마시며 몸을 살찌우라. 그대들의 기름진 거죽을 벗겨 환송의 깃발을 세우고, 웃는 자들의 얼굴을 창에 꿰어 횃불을 밝히라. 내 곧 그대들의 피로 젖은 비단길을 걸어 돌아갈 것이니...”


5월 13일, 미국 정부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마족魔族 ‘빗멕’은 TV앞에서 그들의 왕이 보냈다는 양피지를 읽어 내렸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기자들이 앞 다퉈 손을 들었으나, 빗멕은 어떤 질문도 받지 않았다. 대신 주변의 모두를 죽였다.

사과라도 먹듯, 한 사람의 목을 잘라, 크게 한 입 베어 먹은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들은 ‘맛’이 훌륭하구나.”


그의 등장은 맨해튼에 아공간이 생기고 3개월이 지난 시점.

과실이 영글어가듯 보랏빛으로 짙어가던 아공간이 ‘개화’한 것은 그로부터 일곱 달이 더 지난 후였다.


“그대들은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의 등장을 침략이라 칭해서는 아니 될 것이니라. 이 세계는 본디 모든 종의 것이었으니...”


세계 곳곳에 아공간이 생겨났고, 그 중 몇몇이 개화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개중 9할이 북아메리카에 집중 됐다는 정도...

8년간 아메리카 대륙의 모든 국가가 사라지는 동안, 동아시아 연합을 중심으로 반격의 기틀이 마련됐다.


“앞으로 10년, 이계의 모든 주인이 강림하는 날. 그대들은 눈과 혀를 뽑힌 채, 그대들이 키우는 축사의 가축처럼 뼈와 살을 내어주며 살게 될 것이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빗멕의 말은 실현되지 못했다.

가장 큰 걸림돌이 된 건, 인간에 우호적인 몇몇 종족의 망명. 이계의 지식과 이능의 힘을 손에 쥔 인류는, 완성되어가던 지옥도에 칼을 찍고, 새로운 기류에 불씨를 흩뿌렸다.


세계의 절반을 잃었으나, 살아남은 국가들은 문명을 사수했다.

질서의 붕괴로 인한 혼란도 잠시, 제법 긴 기간 동안 피해를 받지 않은 국가들은... 이례적인 전쟁특수와, 주인을 잃은 자원과 물자, 그리고 이계의 신문물을 무섭게 먹어치우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대격변 중반기까지 단 하나의 아공간도 생기지 않은 중국이나 러시아 경우에는 요새에 가까운 방위 체계를 갖췄고, 한국이나 일본은 아공간이 생기기는 했으나 ‘개화’를 막는 방법을 찾아, 피해를 최소화 했다.


마법은 분명히 상식을 넘어서는 힘이었으나 허점이 없는 건 아니었고, 마물들 또한 강력했으나 약점이 없는 건 아니었다.


마력에 눈을 뜬 사람들은 군에 속하거나 개별의 조직을 형성하여 '역 사냥'을 시작했고, 기업은 전쟁을 자본화하며 2차, 3차 경제 혁신을 일으켰다.


그렇게 대격변으로부터 27년.


여전히 전쟁 중이었고, 마물에 의한 종말론 역시 사그라지지 않았으나 사람들은 그 옛날 정전 국가의 국민들이 그러했듯 무뎌졌다. 마물 관련 장난감이 아이들의 손에 들리고, 개그맨들은 고블린이나 오크를 흉내 내며 웃음을 유발했다.


여담으로,

세상을 충격에 빠뜨렸던 빗멕은 영국의 최전선에서 목이 잘렸다.

누가 죽였는지, 어떻게 죽였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다. 다만, 어떻게 된 일인지 그는 최후의 순간에 웃었고, 그 웃는 얼굴은 창에 꿰어져 영국의 한 햄버거 가게 지붕에 장식됐다.


-햄버거 ‘맛’이 훌륭하구나.-


빗멕도 웃고, 햄버거집 사장도 웃었다.


가게는 번창했고,


이제는 모두가 햄버거 포장지와 콜라 컵에 그려진, 빗멕을 보고 웃었다.


여러모로 해괴한 세상이었다.






.

111213131.png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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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아티팩트 커맨드 (2) +85 19.07.22 6,599 306 10쪽
65 아티팩트 커맨드 (1) +120 19.07.21 6,849 327 7쪽
64 붉을紅 무리衆 구할購, 내 이름은 홍중구. +50 19.07.18 6,906 393 13쪽
63 홍과장의 코 밑에 핏자국을 쭈욱- 그려보더니 +59 19.07.16 6,863 371 8쪽
62 준과 정도석은 전생에 자폭했을 수도 있다. +31 19.07.14 7,394 358 13쪽
61 5분 후 + 개의 눈으로 본 세상도 익숙하다. +43 19.07.12 7,718 364 14쪽
60 현실이니까요. +43 19.07.08 8,844 455 11쪽
59 풀잎마다 이슬방울이 반짝였다. 내가죽인 동족들의 눈물일까. +50 19.07.06 9,104 460 15쪽
58 교환(2) +48 19.07.04 8,968 485 11쪽
57 교환 (1) +31 19.06.30 9,774 442 11쪽
56 트롯트 모텔 + 서큐버스 룰. +115 19.06.28 10,226 530 15쪽
55 스마일빗멕 +42 19.06.27 10,140 495 13쪽
54 셋 중에 하나쯤은.. +62 19.06.25 10,548 487 10쪽
53 장례식 + 또 하나의 나이프 +48 19.06.22 11,249 585 22쪽
52 [은아와 보미] + [(죽음의 의사)를 묻는 미래의 X이프)] +70 19.06.20 11,913 492 18쪽
51 죽음의 의사 +38 19.06.19 12,908 48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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