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데스 나이트였던 아저X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양철통9
그림/삽화
XXXXXXXXXXXXXXXXXXXX
작품등록일 :
2019.04.20 23:43
최근연재일 :
2019.07.14 23:53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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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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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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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0
글자
11쪽

아저X씨 1막1장.

DUMMY

*




홍과장은 고블린 셋을 죽였다.

군인이 떨어뜨린 군용 나이프를 무기로 사용했다. 원체 피지컬이 약한 녀석들이어서 근접전에 무리는 없었다.


“아카사릭! 벩! 벩싯!”


무리를 지휘하는 놈을 눈여겨보며, 머리 위로 내리 꽂히는 박도를 빗겨 흘렸다. 네 마리를 더 죽이며, 과감하게 놈들의 무리 속으로 성큼 다가섰다.


대열이 흐트러지며 몇 놈이 뒤로 넘어졌다. 당황한 지휘관이 롱소드를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홍과장은 옆구리를 파고드는 칼끝을 흘려내며, 손 안에 나이프를 거꾸로 쥐었다. 동시에 뒤에서 끌어안듯 지휘관의 목을 옥좼다.


그리고, 놈의 귀에 속삭였다.



“사타부타 아키식.” (내가 누군지 아느냐.)


낮고 고압적인 목소리.

버둥거리던 놈의 안색이 시퍼렇게 질렸다. 홍과장은 날 선 나이프로 놈의 입을 벌리고, 그 속을 휘저었다. 목을 죈 상태로 뒷걸음질 치며, 보란 듯이 놈의 흉부를 갈지자로 그어댔다. 상처에서 피가 솟구쳤다. 홍과장은 그에 멈추지 않고 놈의 눈알을 팠다.


이런 잔인한 짓은 홍과장의 방식은 아니었으나, 수적 열세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된다. 고블린이 멍청하다고 해서 공포심이 없는 건 아니다.


잔혹하게 죽어가는 지휘관을 보며, 고블린들이 공격을 멈추고 뒷걸음질 쳤다. 몇 초간에 소강상태.


“다들 계단으로 이동하세요. 멍하니 있을 시간 없어요.”


홍과장의 말에 사람들이 움직였다.


“그리고 거기 깡패.”


“네?”


주저앉아 있다가 막 몸을 일으키려던, 건달이 눈을 크게 뜨고 되물었다.


“거기 군인 데리고 가세요. 만약 그 군인이 죽으면, 너도 죽어.”


건달은 기절한 민혁을 허겁지겁 들춰 맸다. 건달 생활을 10년째 하고 있지만, 저런 인간은 어디서도 본적이 없다.


“아카닥! 아카세락!”


또 다른 고블린 지휘관이 다그치듯 소리쳤고, 고블린들은 다시 공세를 시작했다. 홍과장은 그 와중에, 목을 죄고 있는 고블린에게 재차 속삭였다.


“...사카사카 부카사키 사라마.”

(너는 십부장쯤 되는구나. 이 무리 중에 백부장이 있느냐.)


“키...진...” (싫어. 새에게 물어라.)


“사카지 사라마구. 세카, 아사카아사카리아!”

(어리석구나. 너는 진정코, 이 몸이 누구인지 알고 싶은 것이냐!)


“키진...키...키자부 아리아니카.... 악콰악... 엘프”

(새에게 물어라. 너 속임수다. 너 같은 놈 알고 있다. 악마. 엘프.)


홍과장은 더 들을 것 없이 놈을 죽였다. 홍과장이 사용한 언어는 고위 마족의 것. 그리고 놈이 사용한 언어는 고블린들의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고블린의 말은 의미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어쨌든 마족의 언어를 사용하면 겁에 질려, 정보를 좀 뱉어낼 줄 알았는데, 효과가 전혀 없다.


‘발음이 좀 새나.’


홍과장은 몽둥이를 휘두르는 덩치 큰 놈의 팔을 잘라낸 뒤, 물러서며 배를 발로 걷어찼다.



“끝이 없네. 그 쪽 아가씨는 ‘스킬러’ 같은데, 길드 소속인가요?”


“네? 네? 아... 아니요. 저는 학생이에요.”


“아, 용인에 있는 ‘벨’의 학생이가요?”


“네? 네.. 네..”


보미가 머리카락을 걷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녀는 계단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엄호하며, 압축 공기로 고블린들을 튕겨내는 중이었다. 홍과장은 그녀의 몸을 몇 차례 훑어봤지만 문신은 보이지 않았다.

'스킬러'는 특별한 공정을 통해 마법을 몸에 새긴 자들. 몸에 새겨둔 마법에 한하여, 영창 없이 사용한다.


공정 기술을 가진 사람이 없다시피 하고, 시술 방식도 위험해서 그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특이한 아가씨군. 어쨌든 벨의 학생이라면... 기초 마법정도는 익혔겠지.’


홍과장은 그렇게 생각하며 탈출 방식에 대해 생각하다가, 문득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의 시선을 느낀 보미가, 홍과장의 눈이 향한 곳이 가슴임을 알고 얼굴을 붉혔다.



I'm a Philanthropist. -박애주의자.-



홍과장은 봉긋 솟은 그녀의 티셔츠 위에 쓰인 문구를 보며, 아내를 떠올렸다. 전혀 다른 외모에 비슷한 건 가슴의 크기 정도뿐이지만, 뭔가 이 아이는 희선이를 떠올리게 했다.

그녀는 이 정신없는 와중에도 홍과장에게 쏘아지는 화살까지 압축공기로 쳐 내고 있었다.

어디서건 1등으로 죽는 타입의 인간이다.


홍과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가씨 마력 낭비 말고, 내가 시간 끌 테니까. 계단 복도 뒤에서 대기해줄래요. 아가씨가 익힌 기본 마법 중에, 문에 압력을 가하는 마법 종류가 있을까요.”


“아, 네 있어요.”


보미가 그의 의도를 파악하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좋아요.”


보미는 저 남자가 대체 무슨 방법으로 저 많은 숫자의 고블린을 막겠다는 거지? 하고 생각했다. 지금 그녀가 손을 떼면 저 남자는 고블린들에게 완전히 포위될 것이다.


‘뭔가 엄청난 광역 마법이라도 가지고 있는 걸까?’ 라고 생각하며 뒷걸음질 치다가, 어? 고개를 갸웃했다. 남자는 마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소화기를 짚어들었고, 안전핀을 뽑았고, 레버를 눌렀다.


“아...”


홍과장은 소화기를 비운 뒤, 켁켁 거리고 있는 한 놈의 머리통을 소화기로 때리고는 뒤로 돌아 달렸다.


“몇 초정도나 막아낼 수 있겠어요?”


“아, 글쎄요. 일, 이분 정도면...”


“일, 이분? 충분하겠네요.”


그 짧은 대화를 나누는 순간 홍과장은 자신을 보는 보미의 눈초리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의심의 눈초리 같기도 했고, 뭐랄까 죽은 지인을 응시하는 듯한 눈빛 같기도 했는데... 묘하게 기분이 나빴다.


보미는 곧 준비한 압력 마법을 철문에 씌웠다. 쾅! 쾅! 쾅! 쾅! 고블린들은 철문을 미친 듯이 두드려댔다.


“우리도 뛰죠.”


“아, 그런데.. 저도 다리가 좀...”


보미가 절뚝거리자, 홍과장이 그녀를 안아들었다.


“꺅 뭐.. 뭐하시는거에요.”


“같은 마법을 준비해둬요. 주차장으로 통하는 철문에도 하나 더 걸어둡시다.”


홍과장은 계단을 타고 뛰다가, 두 번이나 넘어질 뻔했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살이 쪄도 너무 찐 것이다. 계단을 내려서던 중에, 위층의 철문이 펑 터져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와 비슷하게 홍과장과 그녀는 지하 주차장으로 통하는 철문을 열었다.


“이런..”


캄캄했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 몸에 부딪쳤다.


“누구 핸드폰 배터리 남은 사람 없어?”


“없어요. 이틀이나 지났는데, 다 썼죠!”


“누구 라이터나 뭐 그런 거 가진 사람 없어요?”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말했다.


“자, 잠깐만요. 제가 기초 마법으로 불을 밝힐게요.”


보미가 그렇게 말하는데, 갑자기 홍과장이 버럭 소리쳤다.


“안돼! 불 키지 마!”


“네?”


“절대 불 밝히면 안돼!”


왜냐고 물어볼 수도 없을 만큼 강력한 어조. 그녀는 저도 모르게 홍과장의 얼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캄캄해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뭔가 모를 기이한 기운이 그로부터 느껴졌다. 사실 보미는 아까부터 홍과장에게 ‘기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봉고차가 어느 쪽에 있나요? 차 주인이 누구에요?”


순간, 보미는 자신을 안고 있는 홍과장의 몸 안에서 미세한 마력의 흐름을 느꼈다. 그가 무언가 한 것이다.


‘역시 이 사람 각성자였어!’


쿵! 쿵! 주차장 뒤에서 고블린들이 문을 걷어차는 소리가 들렸다.


“접니다. 제 차에요.”


60대 운전기사가 어둠 속에서 대답했다.


“혹시 차까지 이동할 수 있겠어요.”


“이 상태에서요? 아니요. 보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홍과장은 입을 일그러뜨렸다. 잠시 생각을 마친 뒤 말했다.


“깡패!”


“네?”


“너 사람 죽여 봤지?”


뜬금없는 질문에 건달이 입을 다물었다.


“확인 차 묻는 거야.”


“...네.”


건달이 대답하자, 홍과장이 말했다.


“니가 운전한다. 깡패 짓 오래했으면, 담력 정도는 있겠지.”


“...”


“자, 다들 잘 들어요. 잠깐 불을 밝힐거에요. 하지만 이 주차장은 특별한 마법에 걸려 있어서 마력이 없는 사람은 눈을 뜨는 순간 죽어요. 제가 기사님이랑 깡패랑 같이 가서 차를 가지고 오죠.”


사람들이 홍과장 말대로 눈을 감았다. 보미만 ‘뭐지? 그런 마법이 있었나?’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어둠 속에서 홍과장이 운전기사의 입을 막았다.


“다시한번 당부합니다. 한명도 눈을 떠서는 안됩니다. 자, 아가씨 불 밝혀요.”


보미는 ‘이 남자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지’ 라고 생각하며, 라이트 윙을 발현했다. 손바닥 위로 흰 빛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녀는 제 입을 틀어막았다.


홍과장은 운전기사의 입을 틀어막은 손에 힘을 주며, 주저앉으려는 깡패의 뒷덜미를 잡아 일으켰다. 서둘러 차 쪽으로 이동했다.


‘시... 싫어.’


지하 주차장은 마치 고기 발골장 같았다. 사지가 훼손된 수 백의 인간 사체가 천장에 매달린 채 흔들리고 있었다. 갈라진 뱃가죽마다 젖은 내장이 덜렁거리고, 구석진 곳에는 벌거벗은 여자들의 시체가 뒹굴었다. 쯔읏 쯥- 쯔읏 쯥- 소리를 내며 새끼 고블린들이 죽은 여자의 젖을 빨았다. 이곳은 놈들의 음식 저장 창고인 동시에... 배양소였던 것이다.


“깡패 정신 챙겨!”


멀리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보미는 몸을 벌벌 떨다가 주저앉았다. 쿵! 쿵! 쿵! 쿵! 이곳은 지옥 그 자체였다.


“눈 뜨지 마! 눈 뜨면 죽게 될 거야!”


홍과장은 차로 이동하면서도 계속 소리를 질렀다. 다행히 사람들은 홍과장의 거짓말에 잘 따라주었다. 곧 건달이 운전하는 노란 봉고차가 그들 앞에 섰다.


사람들을 전부 태운 뒤, 홍과장은 문 옆에 앉아서 땀을 닦아냈다. 숨이 찼다. 막 출발하려는 그때, 보미는 뭔가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두세 명의 사람이 그녀가 마법을 걸어둔 철문을 바깥쪽에서 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보니 그녀의 압력 마법은 2분이 고작이다.


“사, 살아있는 사람이 있어요!”


보미가 말했으나, 홍과장은 고개를 저었다.


“저건 사람 아니야. 이대로 갑시다.”


곧 철문이 터져나가듯 열렸다. 흰 분말가루를 뒤집어 쓴 고블린들이 꽥꽥 고함을 지르며 봉고차를 향해 칼과 도끼를 던졌다.



“깡패, 밟아.”


홍과장이 숨을 몰아쉬며, 짧게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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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함니다.

굿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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