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데스 나이트였던 아저X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양철통9
그림/삽화
XXXXXXXXXXXXXXXXXXXX
작품등록일 :
2019.04.20 23:43
최근연재일 :
2019.08.24 23:34
연재수 :
80 회
조회수 :
2,208,135
추천수 :
61,884
글자수 :
472,001

작성
19.04.25 14:46
조회
49,194
추천
1,224
글자
9쪽

(2) 미치기 7초전.

DUMMY

*





“으... 으....”


은아는 신음했다.

꿈의 경계를 넘어 현실로 돌아오는 감각이 신체에 누적된 통증을 선명히 되살리고, 머릿속에서는 ‘여긴 어디지? 이게 다 무슨 난리지?’ 따위의 생각이 탁구공처럼 어지러이 튀었다. 응급 치료 중에 투약된 몇몇 약물로 인지력이 떨어진 까닭이다.


은아는 사지를 칼로 토막 치는 듯 한 통증에 새우처럼 허리를 오그라뜨렸고, 구역질하듯 입을 벌려 몇 번이나 혓바닥같은 핏덩어리를 뱉어냈다.


“이.. 이보세요! 정신이 드십니까?”


젊은 군의관은 은아의 양 뺨을 때리고 양 어깨를 흔들었다. 엿 같은 치약 냄새가 진동하는 군용 포션을 몇 개나 쏟아 부으며 고함만 질렀다.


젊은 군의관은 두 손을 심히 떨고 있었고, 몇 번이나 제 입을 틀어막고 헛구역질 했다. 군의관의 이름은 정상홍. 24살의 그는, 임관한지 3달이 채 되지 않았고 오늘 처음 실전에 투입됐다.


“어, 어디가 아프신지 말씀해보세요. 이보세요! 마... 말을 해보세요. 말!”


군의관은 은아가 경련하자,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허둥거렸다.

손에 메스를 쥔 채, 애꿎은 간호병에게 고함만 질렀다.


“포... 포션 가져오세요! 포션이요!!”


“군의관 님! 어떤 포션 말씀이시죠?”


“해... 해독 성분 있는 게 필요해요. 세브닉이랑 토렛에 중독된 것 같은데... 아, 잠깐만... 세브닉 중화에는 뭘 써야 하더라... IN-08이던가... SUM11이던가.. 김간호병 님... 혹시 아세요? 뭐였죠? 뭐였더라... 미치겠네.”


젊은 군의관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안 그래도 뭘 어째야 하는건지 모르겠는데.. 이 여환자를 업고 온 쥐 닮은 남자와 무리들은 10초에 한번 꼴로 “우리 김대리님 괜찮을까요?”라던가, “당신 진짜 군의관이 맞기는 맞는 거요?”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가... 간 간호병! 저 민간인들 쫒아내세요! 도대체 집중을 못하겠네! 집중을!”


하지만 간호병은 그들 중 누구도 쫒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자리한 곳은 사방이 탁 트인 야전병원. 전초기지 내부는 수백... 아니, 수천의 부상자들로 아수라장이었고, 제대로 된 침대 하나 없이 바닥에 누운 환자들은 온갖 괴성과 신음, 울음, 악다구니를 쳐대며 살려달라고 애걸했다. 질서 유지를 위해 무장 군인들이 개머리판을 휘두르고, 의무병들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주변을 뛰어다녔다.




“야! 거기! 김소위! 너 뭐하고 있어! 환자 1인당 진료시간 10분 넘기지 말라는 지침 못 들었어!”


젊은 군의관의 뒤로, 중령 계급의 군의관이 다가선 건 그로부터 5분후쯤.

군복 위에 걸친 흰 가운이 피투성이인 중령은 침대에 누운 은아는 쳐다보지도 않고 성큼성큼 다가와 젊은 군의관의 뒤통수를 후렸다.


“야 이 새끼야! 너 아까 25병동으로 가란 말 못 들었어? 왜 엉뚱한데서 칼 잡고 설쳐? 전장에서까지 어리바리 타면 죽여 버린다고 했지! 씹할. 이 여자는 뭔데 침대에 눕혀놨어? 군인이야? 각성군이야?”


“추, 충성! 네? 네.. 네. 그렇습니다!”


중령은 막 사슴이라도 한 마리 뜯어 먹은 호랑이처럼, 새빨간 눈으로 은아의 옷차림을 훑었다.


“사복 차림인데 뭘로 확인했어? 이 여자 소속이랑 계급이 뭐야?”


“그, 그건 자... 잘 모르겠습니다.”


“몰라? 이 병신 같은 새끼가...”


“그... 그게 저 분들이 신분증 가지고 와서 각성자라고 했습니다.”


미간을 구긴 중령이 이를 드러냈다.


“이 얼빠진 새끼야! 너 아까 아공간 진입할 때 의무대장이 뭐라고 했어? 무조건 환자 신원부터, 본부에 확인하고 진료 시작하라고 했지! 이 난리통에 거짓말하는 사람이 한 둘 일거 같아? 뭐 이딴 순진무구한 병신이...”


“하... 하지만 저분들이 진짜 군인 맞다고... 자꾸 팔을 잡아끌고 그래서...”


젊은 군의관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사람은 웅혁과 그 옆에 안대를 하고 있는 이민혁. 이민혁은 중령의 앞으로 한걸음 나서 경례를 붙이며 말했다.


“충성. 하사 이민혁. 그 여자분 교정부 소속의 각성자인 것 본인에게 직접 들었습니다. 그리고 최소 중급 이상의 교유 마법 발현하는 걸 확인했습니다.”


“교정부?”


그러나 중령은 더 인상을 썼다.


“장난해! 좆 만한 하사새끼야! 너는 전시 상황에서 뉴 트로지아(치료우선 순위) 발동조건이 뭔지 몰라? 교정부? 씹할놈아! 지금 공격대 부상병들도 케어하기 벅찬데.. 교정부?”


“죄, 죄송합니다. 탈출을 도와주신.. 어떤 분의 부, 부탁 이기도 하고, 또 그 여자분... 교정직이라고 하기엔 사용하는 마법이 범상치 않아서...”


“하! 군대 잘 돌아간다. 하다하다 대가리에 짬도 안 마른 창남 새끼까지 뒷줄 세우고 자빠졌네.”


중령은 울그락 불그락 해진 얼굴로 이민혁의 배를 걷어찼고, 바짝 쫄은 웅혁은 주머니에서 꺼낸 은아의 신분증을 꼭 쥔 채 떨었다. 그 옆에 깡패도 입을 다문채 중령의 눈을 피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침대 위에서 끙끙 거리던 은아가 갑자기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입가에 피를 닦아내며 게슴츠레한 눈으로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하던 은아가 웅혁을 발견하고는 입을 열었다.


“야... 이웅혁.”


은아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호.. 홍과장님 어딨어.”


“...”


“호... 홍과장님 어딨냐고?”


“...”


은아는 옆에 서 있던 간호병의 머리카락을 움켜잡고 침대에서 일어서더니, 한걸음 두걸음 절뚝거리며 웅혁에게 다가갔다.


“이보세요 환자분. 움직이면 안되요.”


젊은 군의관이 말렸고, 중령은 “씨발 가지가지하고 있네.”라고 중얼대며 침을 탁 뱉었다.


“홍과장 님 어딨냐고. 그 군인 새끼랑... 그.. 안경 쓴 각성자년 어딨어? 내가 분명히 말해뒀는데... 벌벌 떨지말고 말을 해!”


몇몇 간호병의 손길을 뿌리친 은아는 웅혁의 멱살을 쥐고 흔들었다. 그러나 웅혁은 떨기만 할뿐 입을 열지 못했다.


웅혁의 눈가에 맺혀드는 불길한 물기.

은아는 갑자기 미친 여자처럼 괴성을 지르며 웅혁을 흔들어댔다.

보다못한 깡패가 끼어들었다.


“아가씨. 그 뚱뚱한 아저씨 말하는 거 같은데 그 사람... 여기 오던 중에 봉고차에서 뛰어내렸소.”


“뭐?”


은아의 핏발 돋은 눈이 깡패에게로 향했다.


“뭐라고 했어? 차에서 어째?”


“같이 탈출해서 이 앞까지 같이 오기는 했는데 도중에.. 어떤 여자가 떨어지니까 그 여자 구하겠다고 뛰어...”


“씨발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은아는 힘 빠진 팔을 휘둘러 깡패의 얼굴을 몇 차례 내리쳤고, 깡패는 인상을 쓰며 은아를 밀쳤다. 깡패로서는 넘어지게 할 의도까지는 없었으나, 정상이 아닌 은아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가씨가 그 형씨랑 무슨 관계지는 모르겠지만... 뭐 나도 그 형씨가 그렇게 된 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수. 그렇지만 저 생쥐 닮은 형씨가 뭘 어쩔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소. 갑자기 뛰어내리는데...”


“이 개새끼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니들이 살려고 미끼로 던졌겠지!”


은아는 살의를 띈 눈으로 깡패를 노려보다가, 젊은 군의관을 향해 말했다.


“야 군의관. 가서, MPI-7(합성 몰핀)가져와.”


“네?”


“귓구멍이 처먹었어? 가서 MPI 가져오라고!”


은아가 움켜쥔 모래한줌을 뿌리며 소리쳤다.


“이보세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다짜고짜 MPI라니...”


그때 한걸음 물러서 있던 중령이 젊은 군의관의 뒷덜미를 잡아채서는 “됐어. 내버려두고 너 25 병동으로 가봐.”라고 말했다.

그리고 간호병들에게 지시했다.


“이 여자 긴급치료 대상자 아니니까 병동 밖으로 내보내고, 대기하고 있는 뉴트로지아 골드 등급부터 침대에 올려. 그리고 교정부 아가씨. 적당히 해. 대강 들어보니 가족을 잃은 것 같은데... 사정이야 딱하지만 이 난리통에 당신 같은 사람 수두룩해. 어쨌든 전투부원도 아닌데 그 정도 치료 받은 걸로 감사하게 생각해.”


그런데 그때였다.

바닥에 대자로 누워, 후읍... 후읍... 크게 호흡을 고르던 은아가 천둥 같은 목소리로 꽥 고함을 질렀다.







“안정권!”






막 뒤돌아서려던 중령의 눈이 커졌다.


“좆만한 핏덩이 새끼가.. 무궁화 달더니... 상관 얼굴도 까먹었나 보네.”


“무.. 무슨..”


고개를 훽 돌린 중령이 봉두난발의 은아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더니, 뒷걸음질 쳤다.


안정권은 중령의 이름.

주변의 잡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여자의 목소리만이 귓가에 남아 윙윙 울렸다.



“호 혹시....”


“...”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기... 기... 김은아 님.. 이십니까?”
























“알아 봤으면, 목 따이기 전에 MPI나 가져와. 이 씨발새끼야!!”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데스 나이트였던 아저X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감사합니다. 유료화 공지 입니다. +27 19.08.23 1,403 0 -
공지 추천 후원 팬아트 감사합니다. + 계약했습니다. +29 19.07.11 14,658 0 -
80 빌드업 : [싸이코.] X [방문예정.] NEW +45 7시간 전 1,537 135 15쪽
79 빌드업 : [포르노 등판] X [봄버맨 (1)] +44 19.08.22 4,423 308 17쪽
78 빌드업 +50 19.08.20 5,138 305 13쪽
77 이즈라엘과 만나기, 2 시간 전 +34 19.08.18 5,502 301 12쪽
76 [어떤 엉덩이] X [서큐버스 이즈라엘] +40 19.08.15 5,977 357 14쪽
75 하면 안되는 생각. +74 19.08.13 5,909 427 15쪽
74 둘 다 고아. +38 19.08.10 5,901 341 15쪽
73 가자! +96 19.08.08 5,936 367 13쪽
72 [저스트 텐 미닛.] X [김은아의 대 학살전 (1) ] +52 19.08.06 6,050 384 15쪽
71 해피! +58 19.08.04 6,172 403 16쪽
70 별 수 없이, 집으로 (2) +52 19.08.02 6,252 317 13쪽
69 "그래요. 반드시 가지게 해주죠." +30 19.08.01 6,305 329 11쪽
68 별수 없이, 집으로 (1) +32 19.07.28 6,845 357 9쪽
67 [SKILL : 27 료켓트] + [홍과장 퀘스트] +29 19.07.26 6,931 325 16쪽
66 아티팩트 커맨드 (2) +85 19.07.22 7,324 324 10쪽
65 아티팩트 커맨드 (1) +120 19.07.21 7,581 341 7쪽
64 붉을紅 무리衆 구할購, 내 이름은 홍중구. +50 19.07.18 7,637 410 13쪽
63 홍과장의 코 밑에 핏자국을 쭈욱- 그려보더니 +59 19.07.16 7,595 387 8쪽
62 준과 정도석은 전생에 자폭했을 수도 있다. +31 19.07.14 8,164 372 13쪽
61 5분 후 + 개의 눈으로 본 세상도 익숙하다. +43 19.07.12 8,480 382 14쪽
60 현실이니까요. +43 19.07.08 9,624 474 11쪽
59 풀잎마다 이슬방울이 반짝였다. 내가죽인 동족들의 눈물일까. +50 19.07.06 9,909 483 15쪽
58 교환(2) +48 19.07.04 9,714 504 11쪽
57 교환 (1) +31 19.06.30 10,520 464 11쪽
56 트롯트 모텔 + 서큐버스 룰. +116 19.06.28 11,025 550 15쪽
55 스마일빗멕 +42 19.06.27 10,937 514 13쪽
54 셋 중에 하나쯤은.. +62 19.06.25 11,334 509 10쪽
53 장례식 + 또 하나의 나이프 +48 19.06.22 12,062 603 22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양철통9'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