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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데스 나이트였던 아저X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양철통9
그림/삽화
XXXXXXXXXXXXXXXXXXXX
작품등록일 :
2019.04.20 23:43
최근연재일 :
2019.08.26 15:53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2,275,466
추천수 :
63,640
글자수 :
479,646

작성
19.05.03 12:01
조회
42,241
추천
993
글자
8쪽

(1) 보미는 홍과장과 자고 싶다.

DUMMY

*





“소녀여, 상심할 것 없노라. 어차피 망상 속에서 일어난 일인데... 뭐가 그리 심각하느냐. 네가 정욕을 느끼는 남자가 ‘실제로’ 죽은 것도 아니지 않느냐.”


“...”


악마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부드러운 목소리로 놀리듯 이야기 했다.


“또한 그대가 찾는 인간형을 이 몸이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여...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 그러니 이제 그만 웃어 보거라. 다시 안식을 취하기 전에.. 그대의 웃는 얼굴을 한번 보고 싶구나.”


보미는 소름이 끼쳤다.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상대가 대체 무엇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다중의 성격을 가진 존재인 것 같기도 했고... 그저 농락하기 위해 장난을 치는 것 같기도 했다. 문제는 악마의 음성이 너무도 따뜻하여, 위로가 된다는 점이었다.


“하나만 말씀해주세요.”


망연자실해 있던 보미가 물었다.


“무엇이든 대답해주마. 다만, 믿지는 말거라. 내 말의 반은 농담이고, 반은 진실이니라...”


악마가 나지막이 웃으며 대답했다.


“이 남자 분은 저를 구하기 위해서... 그리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려했어요. 저는 지금까지 이런 사람을 본적이 없어요. 이 사람은... 제가 찾던 남자가 확실해요. 이 사람은...”


“그만하거라. 무슨 뜻인지 알겠다. 그대는 정말... 집요한 년이로구나.”


악마가 달콤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소녀여, 내 그대의 의지에 감동하여.. 그대의 마음을 좀 더 짓밟아주겠노라.”


“...”


“저 남자는 널 구하려 했던 것이 아니니라.”


“...무슨 말씀이죠?”


“나는 오래전 저 남자의 몸에 들어간 뒤로, 오랜 기간을 잠들어 있었노라. 그래서 잠든 동안 남자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모르니라. 다만, 이 남자가 칼로 제 옆구리를 찔러 나를 깨웠을 때, 내가 느낀 남자의 행동은 자진에 가까웠노라.”


“..?”


“내 ‘안식처’는 스스로 삶을 포기하려 했단 말이다.”


“어째서...”


“모르겠다. 내가 하찮은 너희 년놈들의 사정 따위까지 알아야 할 이유라도 있느냐. 다만, 네 ‘결혼식 망상’을 구경하고보니... 아무래도 지쳐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드는구나...”


악마가 묘한 뉘앙스로 말하고는, 나지막하게 웃음소리를 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네 망상 속에서 저 남자는 인간들에게 뜯어 먹히더구나. 네가 정의하는 이타적 인간이라는 것은.. 다른 이들에게 뜯어 먹히며 사는 착한 사람을 뜻하는 것이냐? 만약 이 자가 그런 삶을 살아왔다면.. 살아가는 게 힘들만도 하지 않겠느냐. 망상은 오로지 네가 만든 것이었으니.. 그 모든 상황 또한 너의 생각이고 관점이다.”






오랜 춤이 끝나고, 악마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대에게 명하니, 내 안식처를 살리거라. 그리고 나의 이 말을 전하거라.”


“...”


“다시한번 내 몸에 칼을 대어 안식을 훼방한다면, 그때는 온 몸을 발기발기 찢고 새 안식처를 찾아 떠나겠노라고...”


“...”


“알아들었느냐?”


“...네.”


“그리고 그때는... 그대가 나의 새 안식처가 될 것이라.”


“...네? 어째서...”


“어째서겠느냐. ‘죽은 자들의 친구’가 죽음을 갈구하는 자의 품이 아늑할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 그대도... 내 안식처도... 제자신은 챙기지 못하고 남이나 도우며, 주어진 수명을 깎아먹다가 객사할 성향이니... 어찌 나의 이 맘에 쏙 들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해주마. 이 남자가 네가 찾는 이상형인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좋은 사람’은 맞다.”


“...”


“소녀여, 그대와의 시간은 즐거웠노라.”


“...”


“그 즐거움의 증표를 남겨... 내 안식처가 그대의 연모를 받아주게끔 도와주마. [악마에게 장난을 거는 그 정신머리 나간 년]이 있다면 불가능 할 테지만... 어째서인지 이 자의 마음에서 그때의... 그 여자를 향한 뜨거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구나.”


“여자? 이.. 이 분에게 여자가 있나요?”


“음탕한 년. 네 얼굴이 볼만하구나.”


“...”


“이제 됐다. 내 말의 반은 농담이고, 반은 진실이다. 즐거웠다. 다시는 보지 말자꾸나. 불쌍한 소녀여...”


마지막 웃음은 처음과 똑같이 소름끼치게 기괴했다.





*




보미가 이야기를 끝냈을 때, 홍과장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후우- 한숨을 뱉은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부비며 생각에 빠졌다. 그리고 잠시후 의자에서 일어나 바 테이블로 걸어갔다.


담배를 피워 물고, 글라스에 붉은 와인을 채운 홍과장은... 이마를 짚은 채 한참을 더 서 있었다. 그리고 2분 정도가 더 지나고서야 보미를 등진 채 한마디를 던졌다.


“아가씨 굉장한 경험을 했네...”


홍과장은 휴대용 버너에 불을 올리고, 테이블 위에 일렬로 놓은 세 자루의 칼 중 하나를 골라 중불에 달궜다. 쇠가 타는 매캐한 냄새가 ‘섹시 로멘스 술집’을 채웠다.


“아가씨. 굳이 그 모든 경험을 나에게 말하는 이유가 뭐에요?”


“저는 아저씨 같은 사람 찾고 있었어요..”


“...”


홍과장이 한숨을 쉬었다.


“일단 정확하게 해두죠. 난 보미 씨가 찾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냥... 옆에만... 있게 해주세요. 아저씨에 대해서... 알고 싶어요.”


“아가씨는 어디가 모자란 사람인가?


“...”


달궈진 칼을 들어, 뻘겋게 달아오른 날을 자세히 살펴본 홍과장이, 글라스에 따라둔 와인을 비웠다.


“옆에 두긴 뭘 옆에 둬. 머리가 있으면 생각해봐 아가씨. 애초에 어떤 바보가.. 자신이 위험해질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을 살려두겠어. 게다가 아가씨도 봤다시피 내안에 있는 존재는 보통의 마물이 아니야. 이 세상에 알려지면 나는 위험해진다고.”


홍과장은 두 자루의 칼을 등 뒤 허리띠에 쑤셔 넣었고, 오른손에 고무장갑을 끼더니 달군 칼을 짚어들고 보미의 앞으로 다가섰다.

의자에 묶인 보미가 홍과장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하나도 겁 안나요. 아저씨는 절 죽일 수 없어요.”


“어째서?”


“아저씨는... 좋은 사람이잖아요.”


“그 말 듣는 거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잖아요.”


“하지만 아저씨 속에 있는 악마도 말했어요. 아저씨는 좋은 사람이라고...”


홍과장은 담배갑에 덩그러니 남은, 돛대를 입에 물고

빈 담배갑을 와자작 구겼다. 달궈진 칼의 면에 담배를 대고.. 뻐끔뻐끔 연기를 피워낸 홍과장은 폐 속 깊이 들이마신 연기를 한숨과 함께 뱉고는 이렇게 물었다.


“아가씨. 한 가지 물어볼게.”


“...네.”


“그 놈이 한 말이 농담이 아니라고 칩시다. 그러면.. 악마惡魔가 좋은 사람이라고 일컫는 사람이... 정말 좋은 사람이 맞기는 맞는거에요?”


“...”


“그러니까 나는 어떤 자들에게 좋은 사람인건가요?”


그 말에 보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홍과장이 한걸음 더 보미에게 다가섰다.


“말했잖아요. 애초에 아가씨를 구한 건 선의가 아니라... 아가씨와 자고 싶어서라고.”


“...”


“자, 그럼 이제 치료를 할지, 아가씨를 죽일지 결정을 내려야겠네요. 결정은... 아가씨가 해요.”


그의 말은, 보미가 만난 악마처럼 예측할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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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그래요. 반드시 가지게 해주죠." +30 19.08.01 6,688 347 11쪽
68 별수 없이, 집으로 (1) +32 19.07.28 7,241 370 9쪽
67 [SKILL : 27 료켓트] + [홍과장 퀘스트] +29 19.07.26 7,321 337 16쪽
66 아티팩트 커맨드 (2) +85 19.07.22 7,710 333 10쪽
65 아티팩트 커맨드 (1) +120 19.07.21 7,976 354 7쪽
64 붉을紅 무리衆 구할購, 내 이름은 홍중구. +51 19.07.18 8,028 423 13쪽
63 홍과장의 코 밑에 핏자국을 쭈욱- 그려보더니 +59 19.07.16 7,996 399 8쪽
62 준과 정도석은 전생에 자폭했을 수도 있다. +31 19.07.14 8,582 384 13쪽
61 5분 후 + 개의 눈으로 본 세상도 익숙하다. +43 19.07.12 8,895 395 14쪽
60 현실이니까요. +43 19.07.08 10,054 490 11쪽
59 풀잎마다 이슬방울이 반짝였다. 내가죽인 동족들의 눈물일까. +52 19.07.06 10,346 496 15쪽
58 교환(2) +48 19.07.04 10,138 516 11쪽
57 교환 (1) +31 19.06.30 10,959 47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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