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데스 나이트였던 아저X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양철통9
그림/삽화
유서분님께서보내주심감사합니다다
작품등록일 :
2019.04.20 23:43
최근연재일 :
2019.07.1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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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70,749

작성
19.05.0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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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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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8
글자
8쪽

50분전 (2)

DUMMY

*



“하아... 가지가지하고 있네. 나 수술한 새끼 지금 어딨어? ‘백진백’ 그 새끼지? 당장 나가서 그 돌팔이 새끼 데리고 와.”


“네? 하... 하지만...”


“아이씨. 이 언니가 아까부터 사람 짜증나게 하네. 뭐! 왜? 답답하게 더듬거리지 말고 말을 해.”


“그... 그... 죄송하지만 백진백 치유관님은 현재 취, 취침중이세요... 이틀동안... 한숨도 안주무시고... 수술을 하셔서.”


“수술이 언제 끝났는데?”


“30분 전쯤 끝났어요.”


“그래?”


짜증을 털어내듯 훅- 한숨을 내쉰 은아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간호사에게 나가보라고 했다. 그리고 협탁 위, 자신의 소지품을 모아놓은 꾸러미에서 핸드폰을 끄집어냈다.


“뭐해 나가보라니까.”


그러나 간호사는 나가지 않았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제자리에 서서는 은아를 힐끗거리며, 우물쭈물했다.


“에이씨. 이 언니 진짜 사람 환장하게 만드네.”


얼굴이 새빨개진 간호사는 거의 울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 저기 김은아 님이 맞으신거죠? 그... 그... 옛날에 제 2 공격대에 계셨던...”


“하아... 맞아. 진료 차트 봤을 거 아냐.”


간호사가 입술을 달싹거리며 은아를 똑바로 쳐다봤다.


“씨발. 환자 답답하게해서 죽이는 게, 언니 스킬이야?”


“아, 아니 그게 아니고... 가,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뜬금없는 소리에 은아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사, 사실은 예전에... 용인 아공간 사태 때... 그 때... 김은아 님이 저희 엄마 아빠를... 구해주셨거든요.”


“...”


“언제 한번은 꼭 만나 뵙고 감사드리고 싶었는데... 병원에 와계신다고 해서.... 그래서... 정말 고맙습니다. 정말로... 저, 저도.. 마, 말을 더듬고 싶지 않은데. 자꾸 그때 생각이 나서...”


간호사는 울었지만, 은아는 그냥 진이 빠진 얼굴로 고개를 몇 번 주억거렸을 뿐이다.

간호사에게는 대단한 일일지 모르지만,

은아에게는 크게 대단할 것도, 감사 인사를 받을만한 일도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시절의 이야기는

은아를 짜증나게 했다.


각성자라는 이유만으로 늙었건, 어리건, 장애인이건... 전장으로 내던져지던 혼란의 대격변 초중기. 공포로 머리가 훼까닥 돌아버린 위정자들은 각성자들을 긁어모으고, 긁어모으고, 또 박박 긁어모으다 못해, 13살의 꼬마에게까지 ‘국가의 존속과 국민의 생명을 위해!’ 라는 마법의 슬로건을 들이밀었다.


은아는 그 문장의 이해는커녕.. 존속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징집됐다.


각성 능력에 대한 이해도,

클래스에 대한 개념도,

심지어 마력 운용에 대한 기초 지식조차 희미하던 시기였으나,

힘이 없는 사람들은, 당연히 힘을 가진 자들로부터 보호 받아야 했고... 힘을 가진 자들은 당연히 힘이 없는 사람들을 보호해야 했다.


그러니까...

아무튼 각성한 사람이니까 인류를 위해 희생해야 했고,

아무튼 각성한 사람이니까 인류를 위해 싸워야했다.


사람들은 그것이야말로 숭고한 이타적 정신이라며 국기를 흔들어댔지만, 은아는 그게 뭔지 잘 몰랐다. 솔직히 말하면.. 예전에 TV에서 본, 아프리카에 사는 타조 이름인 줄 알았다.


13세 소녀는 피와 살이 튀는 전장을 누비며 하루하루를 성장... 아니, 연명했다. 징집 당시 ‘각성 교육’이 목적이라 강조하던 정부 관계자는 ‘현장’에 없었고, 아동권리 협약 따윈 UN과 함께 사라진지 오래였다.

모든 법조항에는 ‘특별’자가 붙었고,

소녀는 손안에 테니스볼만한 불덩이를 만들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특별히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부여 받았다.


그렇게 군인이 된 13세의 소녀병은 끝없이 싸우고 또 싸웠다.

조그마한 손에 쥔 칼로 오크의 깨지지 않는 두개골을 몇 번이나 내리찍고, 오스폰의 피를 마시며 동굴에서 7일을 버텨내기도 했다.

수시로 바지에 오줌을 싸는 통에 군인 아저씨들에게 오줌싸개라고 놀림 받던 시절도 있었으나, 마력 운용이 익숙해지고부터 그녀의 바지는 더 이상 젖지 않았다.


아니, 설사 오줌을 싸도 상관없었다.


그녀의 곁에는 열세마리의 백마가 있었고,

그 열세 마리의 백마는 젖은 바지 따위는 1초 만에 말려버릴 정도로 화끈한 녀석들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시절.


화려한 스킬 때문인지...

점점 예뻐지는 외모 때문인지...

또는 야릇한 ‘각성 이명’ 때문인지...

은아는 그럭저럭 유명했고, 존경을 표하는 후배도 몇 명쯤은 있었다.


아니, 아니다.

쑥스럽지만 솔직히 말하자.

지금은 세월도 많이 지나고, 의도적으로 외모도 바꿔서 알아보는 사람이 드물지만...


은아는 굉장히 유명한 각성자 중 하나였다.





* *




“간호사 언니.”


“네?”


“담배 피워?”


“네? 아, 아니요.”


“그러면 나가서 몇 개 얻어와. 감사의 마음을 속도로 증명해봐. 10초.”


간호사를 내보낸 뒤 은아는 소속부대에 전화부터 했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자리를 비울 경우에 대비해.. 은아는 평소 가깝게 지내는 부하 몇몇에게, 자신이 부재하는 중에 해야 할 일을 지시해둔 바 있다.


그것은 일반적인 교정부 업무와는 달랐지만, 뭐 따지고 보면 크게 다를 것도 없는 일이었는데... 그 중에는 홍과장과, 홍과장 아이들의 안전과 경황을 파악하는 일도 포함되어 있었다.


“여보세요? 나야 은아.”


“깨어나셨네요. 정말 걱정했어요! 김은아 중위님!”


부하의 보고에 따르면 홍과장은 아공간에서 나온 뒤,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고, 오늘 오전에는 서울 내 각성자 병원을 찾아가 종합 검진도 받았다고 했다.


“뭐? 검진을 받았다고? 아공간에서도 받았는데?”


“그러게요. 저도 굳이 그러실 필요 없다고 했는데... 홍중구 그 분이 정확하게 해두면 좋지 않냐고 그러시더라고요. 뭐 하여간 검진 결과는 클린해요. 몸에 부여된 구속마법도 정상적으로 작동 중이고요. 1단계가 발동한 흔적이 있기야 했지만, 그거야 아공간 내부 마나에 반응해서 오발동하기도 하니까...”


“그래. 알겠다.”


“몸은 괜찮으신 거죠? 진짜 걱정했어요.”


“곧 퇴원할거야.”


“퇴원하시면 부대에 한번 들어오셔야 할 거에요. 이번 강남 사태로 실종된 관리 대상자가 200명이 넘어요. 흐아, 힘들어 죽겠어요.”


“응 싫어.”


“아차, 홍중구 님 휴대폰 분실하셨대요. 혹 통화하실 일 있으면 집으로 해보세요.”


“그래.”


은아는 아무 거리낌 없이 담배에 불을 붙였다.

뜨끈뜨끈한 연기를 혀에 감으며, 홍과장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어디 집 앞에라도 나가셨나.’


귀에서 핸드폰을 뗀 은아는 통화 종료버튼을 누르려다말고, 문득 액정에 뜬 문구를 쳐다봤다.


-예쁜언니♡ 멋진형부의 신혼 집-


“아, 이런 걸로 저장되어 있었지...”


핸드폰이 아닌, 집으로 전화한 게 오랜만이라 잊고 있었던 모양이다.

은아는 갑작스런 옛기억에 한숨을 들이키며 눈살을 찌푸렸다. 싫다고, 싫다고 그딴 오글거리는 문구로 저장하기 싫다고 버티는 대도.. 기어이 핸드폰을 빼앗아 입력하던 희선 언니.


은아는 그날의 장난끼 가득한 희선의 표정과, 현재와는 몸도, 얼굴도, 성격도 전혀 다른... 멋진 형부?를 떠올렸다.


“하아...”


은아는 고개를 휘휘 저으며, 끓어오르는 피의 증기를 혀에 감았다. 쿵. 쿵. 누군가 병실 문을 두드린 건 그로부터 20분쯤 후의 일이었다.


담배연기를 길게 뱉어낸 은아는,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들어와.”라고 말했다.


누군지는 뻔했다.

다 큰 처녀를 이틀이나 수술대에 눕혀놓고 칼질을 해대고도.. 수술을 하겠다는 돌팔이 군의관 새끼일 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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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장례식 + 또 하나의 나이프 +48 19.06.22 9,302 537 22쪽
52 [은아와 보미] + [(죽음의 의사)를 묻는 미래의 X이프)] +70 19.06.20 9,934 449 18쪽
51 죽음의 의사 +38 19.06.19 11,005 441 14쪽
50 자기가 무척 재미있는 사람인 줄 아는 아저씨들 (옛 친구들) +46 19.06.16 11,891 535 16쪽
49 [이곳은 신용인] X [그가 증명했다] +89 19.06.14 12,543 550 19쪽
48 별 것 없는 휴식. +80 19.06.12 13,048 549 17쪽
47 스마일. +142 19.06.10 13,575 643 17쪽
46 +74 19.06.08 13,943 644 13쪽
45 여왕 강림. +137 19.06.06 15,350 737 17쪽
44 비즈니스, businessman. +52 19.06.04 16,425 61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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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별 일 없겠지. +74 19.05.30 19,606 70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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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그저께 저녁. + 1203호에 살던 소년의 미래. +90 19.05.18 27,204 926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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