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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데스 나이트였던 아저X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양철통9
그림/삽화
XXXXXXXXXXXXXXXXXXXX
작품등록일 :
2019.04.20 23:43
최근연재일 :
2019.08.2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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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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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0쪽

그는 어떻게 버텨왔는가. ((조금 잔인합니다.))

DUMMY

<악마가 좋은 사람이라고 칭했던 사람이, 정말 좋은 사람은 맞는가 ?>





*






“...”



기분 나쁜 꿈을 꿨다.

아니, 기분 나쁜 꿈이라고 해야 할지, ‘그리운 꿈’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은아와의 사건 후, 이틀이 지난 새벽 6시.

침대에서 상체를 벌떡 일으킨 홍과장은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싸 쥔 채, 한참을 정지된 사진처럼 굳어 있었다.

티셔츠는 땀에 흠뻑 젖었고, 입은 바싹 메말랐다.

딸아이가 납치되고, 아들이 죽는 꿈이었다.


“...애도 아니고, 꿈 따위에 꼴사납기는.”


별 일 아닌 듯 중얼거렸지만, 침대 맡을 더듬거려 담배갑을 집는 그의 손은 심히 떨리고 있었다.


망막에 천천히 맺혀드는 낯설면서도 낯익은 안방의 풍경.

홍과장은 침대 아래로 발을 디디며, 입에 문 담배에 라이터를 가져다 댔다.


찰칵-


찰칵- 찰칵-


죽은 아들을 끌어안았던 손.


찰칵-


찰칵.


그 손에 눌어붙은 그날의 감촉이 너무도 생생하여, 불을 붙이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 되었는데... 뭐.’


들쑥날쑥한 마음을 가다듬었다.

한때 몇몇 마족들이, 진짜 악마라고 불렀던 홍과장의 일그러진 표정이 담배 연기 속에 흐려졌다. 두근거리던 심장 박동 잦아들고, 달아오른 주전자처럼 끓던 동공이 천천히 제 자리를 찾아갔다.

가끔 사람을 미치게 하는 꿈이 있다.


홍과장은 몇 번이고 기분 나쁜 생각을 떨쳐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어떤 음식을 만들어줘야 “우와! 짱 맛있어 아빠!”라는 환호를 들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안방의 문고리를 돌렸다.


싱크대에 손을 깨끗이 씻고,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새 빤스를 입은 민철이가 우다다- 달려와 요리중인 아빠의 엉덩이를 끌어안았다.


“아하하 피둥피둥! 펀치! 펀치! 살짝 펀치!”


“잘 잤어?”


홍과장이 심경과 다른, 따뜻함이 담뿍한 목소리로 물었다.


“응! 응! 그런데 아빠! 오늘 학교 땡땡이치고, 아빠랑 뭔가 재밌는 걸 하면 안될까?”


“학교는 땡땡이 치면 안되고. 아빠는 오늘부터 출장 간다고 했잖아.”


“아 맞다! 알았어! 뭐, 할 수 없지!! 근데 진짜 출장 다녀오면 그거... 그거... 5단 변신하는 공룡 그거 사줄 거야?”


“그럼, 사줄게.. 아, 그리고 거기 양치질하는 예쁜 아가씨. 이 카드 가지고 있어. 아빠 없는 동안 필요한 거 있으면 사고.”


“...”


“알겠지?”


“.....그..러케 부르지 마랗세요”






*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그럭저럭 집안일을 마친 홍과장은 11시쯤 다용도실 구석에 처박힌 여행가방을 끄집어냈다. 창고를 연 김에 온갖 쓸데없는 물건을 대충 정리하고, 먼지 쌓인 캐리어를 거실로 끌고 왔다. tv에서는 강남 아공간에 대한 뉴스가 나오는 중이었고, 하늘은 맑았다.

몇몇 지역이 단수 됐느니, 정전 상황이라느니.. 아나운서가 떠들어댔다. 홍과장은 리모컨으로 ‘신용인’ 관련 뉴스를 하는, 채널로 바꿨다.

그는 오늘 신용인으로 간다.



“이 가방도.. 참 오랜만이네.”


홍과장은 거실에 앉아 캐리어를 열었다. 룬의 문자로 가득한 붉은 보자기를 벗기고, 내용물을 하나 둘 꺼냈다. 길이가 다른 두 개의 나이프와 부위별로 구분 된 전신갑옷. 그리고 가죽 멜빵. 오래전 홍과장이 헌터생활을 하겠다고 우겼을 때, 아내가 선물해준 것들이었다.


홍과장은 그 중앙에 마스크를 집어 들었다.

전생에는 대충 마스크라고 불렀지만, 사실 그것은 여기저기 부서진 ‘투구’에 가까웠다.



-내가 사랑하는 아저X씨에게 0923-


안면에 각인된 희선이의 글씨.

홍과장은 어루만지듯 문장을 발음했다.


20대 시절.. 희선이가 모든 것을 버리고 홍과장에게 왔을 때, 홍과장은 헌터생활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군의 중추로 부족함 없이 생활 하던 그녀를 반지하에서 살게 할 수는 없었다. 연애 기간 동안 모은 돈으로 부랴부랴 12평짜리 투 룸을 얻었으나, 각성군의 최고 무력집단 ‘공격대’의 대장이 살만한 곳은 아니었다.


[“나는 그냥 아저씨랑 있으면 좋아. 집 따위야 아무렴 어때.”]


[“아저씨라고 부르지 말라니까. 나이도 네가 더 많잖아.”]


[“으... 아저씨 꼭 연애 처음 하는 티를 낸다니까. 그냥 너 얼굴 조금 늙을 때까지만 아저씨라고 부를게요. 네? 오빠?”]


[“아... 응.”]


[“수염도 깎지 마요. 누구도 내가 연상인 걸 알아채선 안돼. 알았지, 오빠~”]


[“으...응.”]


[“오빠라고 불러줬다고 뺨 빨개진 거 봐. 어유, 귀여워서 코를 깨물고 싶네.”]


[“?”]


희선이는 홍과장이 헌터 생활을 하겠다는 걸 탐탁치 않아했지만, 일주일 정도 설득하자 허락했다.


[“알았어. 중구씨. 뭐 이런 시대에... 자기 몸 지킬 정도의 힘은 가지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전에 내가 도망치는 법이나.. 뭐 그런 거 좀 가르쳐 줄게.”]


[“고마워. 나 돈 많이 벌게!”]


[“그럼, 일단 이 가면부터 써봐. 어울리나 보자.”]


이 여행 가방에 든 물건들은... 희선이가 불명예 제대를 하기 전, 유일하게 챙겨 나온 아티팩트였다. 그녀는 명예, 돈, 그밖에 자신이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버리고 홍과장에게 프로포즈했다.


홍과장은 이해가 안됐으나, 그때 그녀는 “늘 누군가 날 멈춰 줬으면 했거든... ‘그 날’ 중구씨가 그 ‘미친 악마’로부터 날 구해줬을 때... 난 마법에 빠져 버렸어. 중구씨는 내 삶의 기적이야. 구원이야.”라고 말했었다.



홍과장은 숏 나이프를 짚어들었다.

칼의 날을 세워, 손가락 끝을 살짝 벴다. 투구 위로 피가 떨어지자 우웅- 투구가 진동하며 살아있는 사람의 얼굴처럼 혈색이 돌았다. 홍과장은 그것을 얼굴에 밀착시켰다.


우웅-


묘한 진동. 홍과장은 왼쪽 머리 부위에 달린 태엽을 끼릭끼릭 돌렸다. 그러자 진동이 멈추며 찻잔 크기의 동그란 원반 두 개가 생겨나더니, 두 눈에서 4cm 앞쯤으로 부유했다. 전생에 이 투구를 쓴 홍과장을 보고, 사람들은 메뚜기 같다고도 했고, 잠자리 같다고도 했다. 베티는 매미X라고 불렀다.


홍과장은 거울을 보며,

두 자루의 숏 나이프를.. 투구의 뒷머리에 달려있는 납작 고리에 꽂았다. 매미 날개 같은 모양이 됐다. 고개를 젖힐 때 칼끝이 어깨에 거치적거림으로... 나이프를 X자로 구부렸다.


“뚱뚱하니까 매미 같아 보이긴 하네..”


자리에서 일어난 홍과장이, 멜빵을 최대한 늘려서 착용했다. 멜빵 뒷면에는 동그란 가죽 등판이 붙어 있는데, 5개의 나이프를 수납할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다.


이것이 전생에, L을 찾아 떠돌던 시절... 홍과장의 무장이다.

갑옷은 마력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장착할 수 없다. 홍과장은 적당히 몸을 풀다가, 헤딩을 하듯 고개를 휙 꺾었다. 왼쪽 편의 나이프가 고리를 벗어나 허공에 떴다.


익숙하게 나이프를 낚아채는 즉시, 무언가를 내리찍듯 팔을 크게 휘둘러봤다. 뚱뚱했지만 제법 ‘멋’이 났다. 쥬드가 강조하던 수트를 입은... 신사의 싸움 동작이다.

쥬드는 늘 이렇게 말했다.


[“전투에도 예의는 필요해. 멋진 신사에게 살해당하면, 죽으면서도 감동하게 된다.”]


[“그 말 농담이죠.. 쥬드씨”]


[“내 말은 늘 진심이야. 지금 그 감동을 맛보게 해줄까 쓰레기?”]


홍과장은 두 개의 숏 나이프를 다시 뽑은 뒤, 테엽을 끼릭끼릭 돌렸다. 눈앞에 뜬 원반이 좌우 앞뒤로 움직였다. 마치 공중에 떠있는 안경알 같은... 이 ‘무형 원반’은... 불투명해서 백미러처럼 후방이나, 옆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몇 가지 잡스러운 기능이 더 있긴 하지만, 크게 쓸모 있는 건 없다.


다만, 이 투구가 ‘제 기능’을 드러냈을 때는...

악마를 넘어선 홍과장의 얼굴을, 가리는 역할을 해줄 것이다.

이 투구의 본 주인은, 진짜 데스나이트.

그리고 이 세트 아티팩트는 저주받은 물건이다.


“뭐, 이정도 무장이면... 신용인에서 무난하게 버티겠지?”


홍과장은 가면과 나이프를 백팩에 챙겨 넣은 뒤, 다시 시계를 봤다. 은아와의 약속 시간까지 2시간. 커피포트에 물을 올리고, 담배를 피우며 고무장감을 꼈다.

온갖 쓰레기로 가득 찬 창고를 정리했다.

너무 지저분했다.




* *




약속 40분 전.

홍과장은 식탁에 앉아, 베란다 밖을 쳐다보며 시간을 때웠다.

햇살로 가득한 오후의 거실. 하늘은 파랬고, 커튼을 흔드는 살랑 바람 너머로는 매미 소리라던가, 개 짖는 소리 따위가 들려왔다.


“날씨가....”

말하다 말고 입을 쩍 벌려 하품을 한 홍과장은, 짧게 커트한 머리를 쓱쓱 문지르며 “...좋네.”라고 마무리했다.


청소하느라 이른 시간부터 무리를 한 탓에 벌써 피곤했다. 아니, 사실은 아이들과 약속을 어기고 술을 한잔 한 까닭도 있다.


금주를 결심했을 때는 쉽게 끊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어려웠다. 더군다나 오늘은 새벽에 꾼 꿈이.. 불쑥불쑥 불시에 떠올라서, 마시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별 수 없는 일이다.

그는 13년간 거의 매일 취해 있었다.


“며칠만 이대로 더 쉬었으면 좋겠는데...”


홍과장은 소주잔을 비우며,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인류의 구원자가 될 생각도, 또 다시 데스나이트가 되어 L을 위해 싸울 생각도 없었다.

그는 희선이를 만났을 때처럼, 다시한번 ‘이기적’인 인간이 될 생각이다.

다만 이번에는 역할을 바꿔, 그가 아이들의 매직이 된다.

어차피 가장의 행복 중엔... 아이들의 행복도 포함되어있지 않은가. 이별 전에 희선이는 몇 번이나 아이들을 부탁한다고 말했었다.


비 내리던 그 날.

희선이가 군에서 보내온 그 ‘택시’에 올라 아파트 단지 저편으로 사라지는 순간, 홍과장은 그녀와 보낸 시간만큼을 제 인생에서 잃었다. 다시 수염이 어울리지 않는 철부지가 됐다. 그는 희선과 쌓아올린 행복의 크기만큼 무너졌고, 아이들은 방치됐다. 그 자신이 애가 되어버린 까닭에... 아이들을 돌볼 수 없었다.

이별직전 그녀는 말했다.


[“중구씨라면... 송희랑 민철이... 잘 키울 수 있을 거야 그치? 뭔가, 멋진 아빠가 되어 줄 거야. 그치?”]


[“가지마. 죽을거야.”]


[“덕분에 그동안 행복했어. 이렇게 되어버려서 미안해. 중구씨... 아니, 이제는... 다시 아저씨네~.”]


[“...”]


[“농담이야. 재미없어?”]


[“제발... 가지마.”]


[“사랑해. 중구씨.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말해줄래?”]


[“제발....”]


[“...미안해. 나 갈게.”]


술을 끊을 수 없는 이유라면 수도 없이 찾아낼 수 있다. 그의 인생은 쥬드가 그를 지칭한 대로 늘 쓰레기 같았으니까... 홍과장이 소주 한잔을 입에 털며, 담배연기를 길게 뱉었다.

그래도 한번 더 삶이 주어졌으니... 이번엔 행복하게 살아볼 생각이다.


홍과장은 억지로 웃으며, 식탁 위에 덩그라니 놓인 소형 캘린더를 펼쳐들었다. 멀지 않아 닥칠 가족의 불행과... 그 시작될 딸아이의 납치. 홍과장은 이번 생에 자신의 행복을 방해할 놈들을 하나 둘 기억 속에서 끄집어 냈다.


“이번 생에는 어떤 놈들인지 얼굴은 볼 수 있으려나...”


딸아이가 납치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5개월.

전생에 홍과장은, 데스나이트가 되어서도 그들을 단죄하지 못했다.

E.A.T(각성자 대상 인신매매단)으로 추정되는 그들은, 하교 중인 딸아이를 쫓아가 폭행하고 승합차에 싣고 사라졌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송희는 얼굴이 퉁퉁 부을 정도로 맞았고, 피투성이가 되어 바닥을 구르는 중에도.. 구둣발로 수십, 수백 번 배를 걷어차였다고 했다.


딸아이는 끝까지 저항했고,

놈들은 아이의 머리채를 잡아 기절할 때까지 콘크리트 바닥에 내리 쳤다. 쾅! 쾅! 쾅! 쾅! 그 현장에 없었어도 홍과장은 늘 그 소리를 듣는다. 그들은 딸아이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을 때.. 뒷다리를 잡고 질질 끌어다 승합차에 처넣었다.


“뭐, 얼굴을 보면... 좋겠지만... 못 봐도 상관은 없지..”


홍과장이 중얼거리며, 싱크대로 걸어가 설거지를 했다. 젖은 손을 수건에 닦으려다 말고... 머지않아 그들의 피로 흠뻑 젖을 자신의 손을 상상했다. 십년도 더 지났건만 심장에 못을 때려 박는 듯한 이 통증은 잦아들지 않는다.

술도, 담배도, 약도 잠깐의 도피처일뿐...

완벽한 위로가 되어주진 않는다.


못은 완전히 박히지도, 빠지지도 않은 채 끝없이 헛돈다.

심장 박동은 망치질하듯 못머리를 때리고, 자녀를 잃은 아버지는 그렇게 점점 미쳐간다.

제정신일 때 홍과장은, 재밌는 농담 하고 있어도 힘들다.




그러니까

자녀를 잃은 아버지는 악마가 되어도 된다.

가장家長이라면 누구라도... 스스로에게 그것을 허락할 자격이 있다.







사회적 이해?










그런 거 필요 없다.







전생에 데스나이트는 끈질긴 추적 끝에 납치범 중 ‘두 명’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한 놈은 화를 이기지 못하고 뼈와 살을 찢었으나, 다른 한 놈은 반신불수로 만들긴 했으나 목숨 줄은 붙여 놨다.


만신창이가 된 20대 납치범은, 나무에 목이 대롱대롱 매달린 채 “씨발! 우리가 거래하는 고깃덩어리가 얼마나 많은지 알아? 그딴 꼬맹이년 하나, 어디 기생으로 팔아먹었는지, 식용으로 뚝딱 해치웠는지 알게 뭐야!”라고 발광하며 웃어댔다.


그는 필로폰에 취해있었고, 포르노 배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젤을 떡칠한 머리 모양이 꼭 딱따구리 같았다.


“니미 씨발... 수년간 쌓아온 사업체를 풍비박산 내놨기에, 무슨 대단한 이유라도 있는 줄 알았더니 뭐? 딸 년 어딨냐고? 이 좆같은 괴물새끼야! 내가 누군 줄 알아? 감히 이 몸을 이 꼴로 만들어 놓고 너는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아? 그래 좋아. 어차피 뒈질 거, 네 딸년 같은 ‘것’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알려주지. 헷헷헷. 도마 위에 올렸어. 그리고 생선 대가리 따듯이 식칼로 탁! 탁! 머리부터 쳐냈지! 팔다리는 개들한테 던져줬고, 장기는 하나하나 뽑아 팔아치웠지. 아, 아, 우린 마취 같은 거 안해! 시발 어차피 죽을 건데 돈을 왜 들여? 죽으면 끝이잖아. 끝. 끝. 헷헷헷헷헷.”


“...”


“왜 대답이 없어! 좆같은 괴물 새끼야! 딸 년 찾으려고 괴물이 됐다고 했지? 병신. 헛수고 한 거야! 니미 씨발 이 몸은 이만 뒈져줄테니까. 평생 딸래미 회 뜨이는 꿈이나 꾸면서 살라고! 헷헷헷헷헷.”


중지를 세우고 낄낄대던 ‘포르노’는 홍과장을 실컷 유린하고는, 보란 듯이 혀를 깨물었다. 잘린 혀가 툭 떨어졌지만, 입 밖으로는 피만 줄줄 흘렀다.



“넌 죽을 수 없어.”


홍과장은 나무에 매달린 포르노를 올려다보며... 옆에서 구경하던 제 6가신 ‘토니 키번즈 킬 제우니아스... 3세’가 건네주는 위스키 잔을 받아들었다.


“넌 영원히 살게 된다.”


“뭐? 뭐 허쓰리야!”


“목이 매달린 채, 영원히 죽음을 애걸하는 게.. 네가 지금부터 할 일의 전부다.”


“무... 무스...”


“시간은 많으니까 천천히 생각해도 좋아.”


“...”


“설사 네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내 딸아이를 기억해 내라.”


그러나 포르노는 1년 동안 고통에 허우적거리면서도, 그리 쓸 만한 정보를 뱉지는 못했다. 그도그럴것이 딸아이가 납치된 몇 개월 후의 세상에선 -각성자의 신체를 먹으면 각성할 수 있다.-라는 풍설로 e.a.t 사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폭증하는 수요에... 각성자는 그 자체로 ‘살아있는 복권’이 되고, 일확천금에 눈이 먼 사람들은 사람을 사냥한다.

물론 사냥감은 상대적으로 약한 노인과 아이, 혹은 불완전 각성자 따위다.


11살 아이가 부모에 의해 경매 싸이트에 올려지고, 노인이나 미취학 아동들은 어느 날부턴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모두 악마가 될 수밖에 없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으나, 뭐... 빗맥이 햄버거 가게의 마스코트로 사랑받는 세상에 이상 할 일도 아니다.


기업, 길드, 국가.

수많은 손이 어딘가 깊은 곳에 존재하던 레드마켓을 건져냈고, 마켓으로 뻗혀간 수많은 손은... 손에 손을 잡고 복잡한 세탁 과정을 거쳐... 수요자의 식탁에 먹음직스럽게 가공한 각성자의 장기를 올렸다.

바야흐로 악마들의 시대.

포르노는 그저 시기를 잘 타 돈을 좀 번 양아치일 뿐이었다.


“포르노. 오늘부터는 동종업계에 친구들을 하나하나 네 옆에 매달거야. 회포도 풀고, 이야기도 나누고 하면서.. 뭔가 기억이 나면 알려줘.”


“제... 제바... 저 조 주... 죽여... 죽여 주시... 주십....”


데스나이트는 E.A.T에 관련 된 것이라면, 그것이 조직이건 기업이건 철저히 파괴했다. 그리고 모조리 잡아들여 나무에 장식물을 달듯 한 놈, 한 년 정성스레 목을 매달도록 지시했다. 10년 후에 악명을 떨칠, 이 땅 최고의 공포 지대. ‘자살 할 수 없는 죄인들의 숲’은 그렇게 탄생한다.


홍과장의 행동은 L을 포함한 몇몇 가신들도 눈살을 찌푸릴 만큼 잔혹한 짓이었으나, 숲에서 퍼져나가는 수백의 신음은 계몽의 노래가 되어 신세계를 휩쓸었다. 그리고 그 노랫소리는 이 땅의 E.A.T를 완전히 사라지게 했다. 좋은 사람은 악마가 되어서도 좋은 사람인 모양이다.


특히나 언데드인, 제 6가신 ‘토니 키번즈 킬 제우니아스 ... 3세’는 “어이 친구! 내 영지에 이런 훌륭한 정원을 만들어 주다니... 자넨 정말이지 좋은 녀석이야.”라며 감동과 찬사를 보냈다.


“친구! 나도 너처럼 기억도 안날.. 아주 오래전에 가족을 잃었어. 하지만 난 그 놈들을 처 죽일 생각만 했지. 이렇게 두고두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상상도 못했단 말이지! 괴로워하는 년 놈들을 보고 있으려니까 묵은 체증이 다 내려가는 기분이야. 내 가족의 영혼도 이곳에서 위로 정도는 얻겠지... 그런 의미에서 내가 조만간 선물을 하나 하지. 기대하고 있으라고 친구!”


‘토니’는 어지간히도 그 숲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침마다 그 숲을 내려다보며 우아하게 조찬을 즐겼고, 때때로 친구들을 초대해 목매단 자들의 버둥거림 속에서 파티를 열었다. 그리고 어느날 술에 잔뜩 취한 홍과장의 손을 잡고는 숲의 한가운데로 들어갔다.


“내 선물은 이거야. 굿나잇.”


그 신음 가득한 숲에서 하루 밤을 자고 난 뒤, 홍과장은 토니에게 처음으로 “친구.”라고 화답했다. 그리고 그 후로 아이들이 보고 싶어지면 숲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그런 곳에서 꿀 수 있는 꿈이라곤 아이들이 사라지던 날의 악몽뿐이었으나, 그렇게라도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좀 숨통이 트였다.



‘보고 싶네.’


홍과장은 조만간 만나게 될 ‘포르노’와... 딸아이를 강탈해갔던 얼굴모를 인간들을 떠올리며, 슬슬 그들을 만나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놈들을 만나기까지는 해야 할 일도, 시간도 꽤나 걸리겠지만... 어쨌든 홍과장은 앞으로 벌어질 일들로부터 가정을 지켜야 한다.


물론 지금에 와서 그들의 낯짝을 확인한다거나, 개별로 찾아가 잔혹한 복수를 한다거나... 뭐 그런 짓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복수라면 지겹게 했다.

그냥 그는 가족에게 위협이 될 것들을 미리 제거하고 싶을 뿐이다.


약속 시간까지 15분.

홍과장은 깨끗하게 닦은 접시를 잘 포갠 뒤... 담배도 피지 않고, 한동안 서 있었다.


그는 복수를 원치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젖은 손은 그게 아니라고 말한다. 한동안 닦지 않은 손을...

전화가 와서 수건에 문질렀다.

은아였다.



막잔을 꺾고, 웃었다.

너무 심각할 필요 없다.

시간은 충분하다.

즐기자.


이번생은 행복하게 살고 싶다.






스마일.

12121.png


작가의말

저는 기차에서 씁니다. 

집에 와서 옮기고 수정합니다.

오타, 비문 수정 죄송합니다.

다른 단어는 모르겠는데, 조종관 안전은 뭔가..  쇼크네요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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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아티팩트 커맨드 (1) +120 19.07.21 6,953 329 7쪽
64 붉을紅 무리衆 구할購, 내 이름은 홍중구. +50 19.07.18 7,005 394 13쪽
63 홍과장의 코 밑에 핏자국을 쭈욱- 그려보더니 +59 19.07.16 6,965 372 8쪽
62 준과 정도석은 전생에 자폭했을 수도 있다. +31 19.07.14 7,493 359 13쪽
61 5분 후 + 개의 눈으로 본 세상도 익숙하다. +43 19.07.12 7,818 365 14쪽
60 현실이니까요. +43 19.07.08 8,945 456 11쪽
59 풀잎마다 이슬방울이 반짝였다. 내가죽인 동족들의 눈물일까. +50 19.07.06 9,198 462 15쪽
58 교환(2) +48 19.07.04 9,058 487 11쪽
57 교환 (1) +31 19.06.30 9,864 443 11쪽
56 트롯트 모텔 + 서큐버스 룰. +115 19.06.28 10,316 532 15쪽
55 스마일빗멕 +42 19.06.27 10,228 497 13쪽
54 셋 중에 하나쯤은.. +62 19.06.25 10,636 488 10쪽
53 장례식 + 또 하나의 나이프 +48 19.06.22 11,342 587 22쪽
52 [은아와 보미] + [(죽음의 의사)를 묻는 미래의 X이프)] +70 19.06.20 12,007 493 18쪽
51 죽음의 의사 +38 19.06.19 12,996 483 14쪽
50 자기가 무척 재미있는 사람인 줄 아는 아저씨들 (옛 친구들) +46 19.06.16 13,976 58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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