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데스 나이트였던 아저X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양철통9
그림/삽화
XXXXXXXXXXXXXXXXXXXX
작품등록일 :
2019.04.20 23:43
최근연재일 :
2019.07.14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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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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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여왕 강림.

DUMMY

*





안개 속은, 짐승의 입처럼 축축했다.

아스팔트가 군데군데 깨진 웅덩이마다 피가 찼고,

풀잎과 나뭇가지, 사체가 된 늑대 따위가 어둠 속에서 거치적거렸다.


몸을 일으키려 애쓰던 준이, 몇 번이나 주저앉아버리는 중에,

쌕쌕 숨을 몰아쉬고 있던 아영이가 의식을 잃었다.


“아영아. 정신 차려. 아영아...”


“괜찮을 테니 깨울 것 없어요. 아가씨는 지혈부터 해요.”


홍과장은 두 여자를 중심에 두고 분전했다. 사시미칼 한 자루가 부러졌고, 어깨와 종아리에 자잘한 상처가 늘었다.


“...아저씨는 어떻게 싸.. 싸울 수 있는 거죠? 이 주변이 보이는 건가요? 마력이 남아 있는 건가요?”


“지혈부터. 여기서 빨리 벗어나고 싶네요.”


“버.. 벗어날 수 있어요? 우리 살 수 있어요?”


“아마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찍- 찌이익- 옷을 찢는 소리 뒤로, 홍과장이 또 한 늑대의 머리를 잘랐다. 홍과장도 보이지 않는 건 마찬가지. 그러나 죽은 늑대의 눈은 어둠 속에서도 흐릿하게나마 사물을 구분했다. 홍과장은 왼쪽 눈을 깜빡거리며 흐트러진 호흡을 가다듬었다. 이마에 맺힌 땀이 둥그스름한 턱을 타고 뚝뚝 떨어졌다.


“아저씨 대충 다 했어요.”


“그럼, 이 끈의 끝을 아가씨 발목에 단단히 묶어요.”


홍과장이 멜빵을 풀어 준의 발치로 던졌다. 죽은 눈을 통해 본, 준의 얼굴은 만신창이였으나, 그녀는 앓는 소리 한번 내지 않았다. 오히려 평시보다 평시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것이 공포를 이겨내는 그녀만의 방식인지, 본래 배려 깊은 성향인지는... 홍과장도 모른다.


“묶었어요. 그런데 어쩌시려는 건데요?”


“아가씨 마력 어느 정도 남았어요?”


“8/100넛 정도...... 그래도 쥐어짜면 유동 실드 한 개 정도는 만들 수 있을지도...”


“아니, 최대한 조각내서 상처 부위 강체화해요.”


“네?”


“말하기 힘들 텐데. 애 쓰지 마요.”


홍과장은 멜빵의 한쪽을 허벅다리에 단단히 묶고는, 이제 막 자른 늑대의 머리를 걷어찼다. 탈출로까지 널린 늑대 머리로 그럭저럭 시야를 확보해뒀으니, 이동에는 문제없을 터. 홍과장은 준의 옆으로 다가가 기절한 아영이를 단숨에 들춰 맸다.


한쪽 팔의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개의치 않는다.

통증에는 이골이 났다. 홍과장은 10년을 불에 타는 고통 속에서 살았다. 스스로의 선택으로 언데드가 된 존재는 한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완전한 죽음으로 육체의 한계를 벗어나느냐, 고통 속에서 절반의 생명을 거머쥔 채 그야말로 언데드라는 단어의 뜻처럼 죽지 않은, 그렇다고 살아있지도 않은 경계선상의 존재가 되느냐.


그러나 중립을 택한자들은 평생을 통증과 싸워야 한다. 죽기 직전의 질통이 쉼 없이 지속된다. 대부분의 존재가 죽음에 투항하지만, 홍과장은 끝끝내 왼쪽 가슴에 박은 칼을 뽑지 않았다.


저주받은 칼을 박은 채로 펄떡펄떡 뛰는 심장.

전생에 홍과장은 죽은 것도, 살아있는 것도 아닌 존재로 10년을 견뎠다. L과 가신들은 그런 홍과장을 부정의 기사라고 불렀다. 부정으로 죽음의 기사가 됐으면서, 그 죽음을 부정하니 부정의 기사도 맞았다.

데X스 나이트.

누군가 부르기 귀찮다며 ‘데Xㅓ씨’라고 부르기도 했다.




“아저씨 정말 그 상태로 움직일 수 있겠어요? 왜 굳이 우리를 위해서... 그렇게 까지....”


“그러게요.”


막 출발하려는데

늑대들의 짖는 소리 너머로, 희미하게 독고의 고함이 들렸다. 그 뒤로 이어지는 정도석과 이강혁의 목소리. 근처에 있던 붉은 눈의 절반이 사라졌다. 타닥. 타닥. 새 타겟을 향해 멀어지는 늑대들의 발소리에 홍과장이 입을 일그러뜨렸다.


“하.”


짧은 순간 여러 생각이 오갔다.

어쩌지. 마력을 사용해야 하나? 구속주문의 2단계 중반까지는 버텨낼 수 있으니... 적정선에서 마법을 사용해야 할까.

그렇다면 어떤 마법이 효율적일까.

홍과장이 마법진을 그리려다 말고, 준에게 물었다.


“아가씨. 혹시 ‘써클 코인’ 가진 거 있어요?”


“네?”


“써클 코인... 아, 요즘말로 뭐라고 하더라... 배터리 코인? 넛드링?”


워낙 명칭이 많아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어 마땅한 단어를 찾는데

준이 깨진 흉갑 안에서 은화 한 개와 동화 2개를 꺼냈다.


“고마워요. 동화 하나면 돼요.”


아영이를 다시 바닥에 내려놓은 홍과장은 ‘주화’를 투구의 안면에 얹었다. -내가 사랑하는 아저X씨에게- 라고 쓰인 문장 중에, 한 음절. ‘랑’의 받침인 ㅇ부분에 가져다대고는,


오른쪽 머리 부위에 더듬이처럼 뾱 튀어나온 ‘ㄱ’ 모양의 태엽손잡이를 뽑아 주화의 정중앙에 꾹 눌른채로, 돌렸다.


끄릭- 끄릭-


주화의 중앙에 얕은 홈을 판 후, 칼의 손잡이를 망치처럼 사용해서 태엽손잡이를 쾅! 쾅! 두드렸다. 위치가 얼굴 안면이라서 살짝 코피가 터졌고, 피를 머금은 가면이 우웅- 떨었다.


“뭐, 뭐하시는거에요?”


어둠 속에서 준이 물었다.


“저기.. 아저씨. 지금 뭐하시는...”


넛드링은 일종의 실물화폐이자, 금속화폐.

자급자족, 물물교환이 사실상 주가 되는 아공간 내의 경제체제에서 넛드링은 유일하게 모든 종족으로부터 신용 받는 통화수단이었다. 특수 금속에 일정량의 마력을 담을 수 있어, 마력이 채워진 정도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고


방전된 백색동화는 또 그 성분의 희귀성이나 재활용성에 따라 가격이 매겨졌다. 물론, 개척지구의 인간들과 연을 맺은 종족들 중엔 실제 원 단위의 화폐를 사용하기도 했다. 신용인 중반기까지 몇몇 오크와 수인 종은 500원짜리를 만 원짜리보다 더 가치 있게 여겼다.


“저기 아저씨...”


준이 두어번 말을 걸었으나, 홍과장은 대답하지 않았다.

홍과장은 주화 중앙에 박힌 태엽을 끼릭 끼릭 힘주어 돌렸고, 주화를 뚫은 테엽의 끝이 투구에 꽉 끼워진 후에야, 입을 열었다.


“요리를 잘하는 여자. 눈웃음에 사르르 마음이 녹아버릴 것 같은 여자.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여자. 이 세상에는 수도 없이 아름다운 여자들이 있지만...”


준은 난데없는 홍과장의 괴상한 소리에 눈을 껌뻑거렸다. 저 아저씨가 머리가 돌았나? 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것이 어떤 주문의 영창임을 깨달았다. 이계의 규격마법이 아닌, 개별의 고유 마법. 고유 마법은 써클 안에 ‘특정 감정’을 일으키는 것으로 시발되며, 딱히 주문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지극히 개인적인 방식과 내용으로 구성된다.


“은아 같이 욕하는 게 매력적인 여자도 있고, 선경이 같이 차분한 여자도 있겠지. 하지만 그 어떤 여자를 데려다놔도 나는 쿨하게 NO 다리를 꼬지. 그러나 딱 한 여자. 단 한명의 여자. 나 홍중구는 사랑하는 희선이만 보면.....”


준이 무슨 저런 소름돋는 주문이 있나 생각하는 순간, 홍과장이 잠시 영창을 끊었다가,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 시동어를 내질렀다.






“눈. 이. 번. 쩍!!!!!!!!!!!!!!!!!!!!!!!!!!”






동시에 투구의 원반이 뱅글뱅글 회전하더니, 퍼펑! 퍼펑! 요란한 폭발음을 터트렸다.


위이이이잉-

투구가 진동했다.


그리고 홍과장이 다시한번 “나는 희선이를 볼 때만, 눈이 번쩍!”이라고 고함치는 순간, 눈앞에 부유한 원반이 폭발하듯 광채를 터트렸다.


순간적으로 고개를 돌린 준과, 당사자인 홍과장을 제외한 시야 범위 안에 모든 늑대가 일시적으로 시각을 상실했다. 희선이가 투구에 장난친 기능 중 하나. -눈이 번쩍.-


준은 얼굴이 찢어진 상태에서도, 어이가 없어 실소했지만

홍과장의 표정은 그저 그랬다.


주문은 장난 같으나, 도주할 시간을 만들기엔 훌륭한 기능.

홍과장은, 오래전 희선이가 발동 주문을 가르치며 [“신랑, 더 크게 외쳐야징. 이 세상 모든 여자가 다 들을 만큼 크게 외쳐야 발동되게 해놨다니까. 어라? 잘생긴 신랑, 그 레몬 냠냠한 표정은 뭔가요?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혹시 부끄?”] 라며 깔깔거리던 모습이 떠올랐지만, 웃지 못했다.


창피해도, 오글거려도 희선이만 있다면,

얼마든지 영창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볼 수도 없는 사람의 이름을 발음하고, 그에 더해 사랑한다고 입 에 올리는 건... 그가 겪은 10년의 육체적 고통과는 또 다른 통증.





“가죠.”


다시 아영이를 들춰 맨 홍과장이 독고의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걸었다. 등 뒤에서 달려드는 늑대를 죽이고, 멜빵 줄에 묶여 질질 끌려오는 준을 보호하며 이동했다.


원반의 형태조차 하트 모양으로 바뀌어 있지만,

이제는 그런 눈으로 볼 사람이 없다.


“희선이도 참...”


어지간히도 짓궂은 여자다.





*





독고현학은 반쯤 미쳐 있었다.

핏발 돋은 눈으로 숨을 몰아쉬었다. 마력이 한 톨도 남지 않은 상태. 오롯이 광기에 의지해 안개속으로 뛰어든 그는, 제 자신이 만든 주문 속의 소년처럼 칼을 휘둘렀다.


“우측 11시!”


이강혁이 거머쥔 바스타드 소드를 당겨 잡으며, 손등으로 입 주위를 닦았다.

등을 맞댄 정도석이 하악.. 하악.. 숨을 토해내다가, 힘을 쥐어짜 아영이와 준의 이름을 불렀다.


“침착해요. 우리가 살아있어야 구조도 가능한거에요. 대형 유지해요. 살아있을테니까... 흥분하지 말고...”


이강혁은 돌아왔다.

마법사에게 붙들려 건물 안까지 이동했으나, 생각을 바꿔 그녀의 팔을 뿌리쳤다. 미쳤냐며 퍼붓는 마법사에게 이강혁이 말했다.


“미진아! 포탈 넘어가면, 박달자씨에게 게이트 다시 생성하라고 해. 반드시 살아서 돌아갈 테니까 걱정 말...”


이강혁은 말을 끝내지도 않고, 뒤돌아 달렸다. 이동 중에 흉갑을 제외한 갑옷의 일부를 벗어던졌다. 빛의 힘은 정의. 언젠가 이 악의 땅에 광명을 비출... ‘용사’의 이력서에 치졸한 이력 따윈 용납할 수 없다.




용사.



그 누나도 강혁을 그렇게 불러줬다.

용인 특수학교 출신인 이강혁은 신용인 사태 당시, 희선에 의해 목숨을 건졌다. 또로롱 또로롱 죽은 친구들이 일어나 움직이던 6층 교실.

미진이의 손을 꼭 잡은 이강혁은 발광했다.


각성했지만 할 수 있는 게 몸을 빛내는 재주뿐이었던 꼬마 이강혁.

평소에 개똥벌레, 플래시, 알전구라고 놀림 받던 이강혁은 재수 좋게도 그 능력 때문에 그 참사 속에 살아남았다.


[“스슷 스스스... 스스스스.. 스스슷”]

(버림 받은 소년이여, 어찌 버림받았으면서도 그리 환한 빛을 뿜느냐. 처절한 모습이 슬프구나. 내 녹슨 칼이 네게 안식을 줄 것이니... 소년답게...)


빛에 다가서는 즉시 몸의 일부가 녹는 시체들과 달리,

손을 뻗은 채 빛 안으로 다가오는 시체병사.


미진이의 손을 잡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려는데, 드르륵 쾅. 문이 열리고 어떤 누나가 나타났다.


“...막대 형 아이스크림. 하나. 둘. 셋...”


뭐라뭐라 중얼거리며 들어온 누나가 손가락을 딱. 딱. 딱. 튕기자, 교실에 있던 언데드들이 사각 모양의 바 아이스크림처럼 얼어붙었다. 쿵 쿵 쿵 넘어지는 얼음 기둥 사이로 걸어온 그 누나는 저벅저벅 강혁에게 다가오더니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멋지네. 반짝이 용사님. 옆에는 여자친구?”]


멍하니 누나를 보고 있다가 정신이 들어서 감사인사를 하려는데, “쉿” 누나가 손가락을 입에 대더니, 주문을 영창 했다.


아래층 바닥이 동그랗게 뚫렸고,

누나는 그 구멍으로 휙 뛰어내리더니 바보 수염형을 구해줬다. 이강혁은 누나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우르르 교실로 들어온 군인 아저씨들에게 둘러싸여 밖으로 옮겨졌다. 이강혁은 성인 되자마자 입대했지만, 누나를 만날 수 없었다.

이름조차 몰랐다.



그로부터 수년이 지나,

이강혁은 신용인 탈환전에서 또 한번 누나와 마주쳤다. 악마들이 드글드글대는 전장. 세 자리 수 공격대로 참전한 이강혁은 열심히 싸웠지만, 그가 속한 사단 규모의 전투 전력은 패망 직전까지 몰렸다. 패착이 확실시 되어 퇴각 명령이 떨어지기 직전. 이강혁은 군의 후미로부터 50마리의 불타는 말과 함께 나타난 누나를 봤다.


“불타는 애마 여왕님이 오셨다!”라고 소리치는 상위 각성군들 사이로, “베... 베스킬 57이다! 돌아오셨어! 살아계셨어!”라고 외치는 소리도 들렸다. 이강혁은 전선의 끝에서, 그가 소속 된 제 155 공격대의 대원들과 알랑코사(불 뿜는 기린)를 상대하고 있었다.


[“이 씨발 새끼들이 누구 이명을 함부로 아가리에 올려! 애마라고 부르는 새끼는 마족보다 더 처참하게 뒈져! 코로 케첩 쭉쭉 뽑을 줄 알아 씨발! 야! 야! 주목! 제 2 공격대 제 7 산하부대! 전투 준비! 비스트 모드!”]


불타는 애마 여왕이, 거대한 말의 머리 위에서 소리치자, 말 뒤에서 달려오던 지원군 사이에서 13명의 남녀가 두 손을 땅에 짚은 채 짐승처럼 뛰쳐나왔다.


[“백마 탄 왕자가 눈을 씻고봐도 없어서, 내 손으로 왕좌를 만들어 앉았다. 그래 씨발, 내가 이 구역의 미친년! 백마나 백성이나 둘 다 백이 들어가니까, 내 하이힐 아래서 기어라. 내 발이 닫는 곳이 나의 왕국. 백성들아 백마들아 두 다리로 땅을 짚고 몸뚱아리를 개방해라! 화끈하게 불을 내리니 화끈하게 불타올라! 이 몸의 은혜를 받아들여! 자, 내가 누구라고? 자, 여기 주목! 자, 여기 누가 왔다고?”]


캔디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선, 은아가 하늘로 치켜든 집게손가락을 땅 아래로 내리 그으며, 시동어를 외쳤다.




[“여왕 강림!”]




이강혁은 기울어가던 전세를 한방에 뒤집어 버린 사람들을 멍하니 쳐다봤다.

소문만 무성했지, 단 한 번도 본 적 없던... 한 자릿수 공격대의 간부들. 그 중에서도 불타는 애마 여왕과 베스킬 라빈즈 57의 능력은 태양처럼 눈부셨다. 그 이명은 수도 없이 들어봤지만 악마 베스를 죽인, 베스킬 57이 누나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누나는 오래전 그 날처럼 m-65 피쉬테일 야상을 입고 있었고, 후드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싸웠다.


3시간에 걸친 싸움에서 승기를 거머쥔 후.

이강혁은 저 멀리에서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누나에게 다가갔다.


[“뭐야! 꺼져.”]


소를 닮은 남자에게 치료받고 있던,

애마 여왕이 가까이 다가서는 이강혁을 발견하고는 지껄였다.


[“야! 꺼지라고 꼬맹아.”]


애마여왕의 거친 목소리에 움찔 했으나, 이강혁은 누나를 향해 다가갔다.


[“에이씨! 야! 야! 누구 없어? 저 새끼 치우라고! 씨발 개처럼 일했는데 좀 편히 쉬자!”]


애마여왕의 지시에, 근처에 있던 군인들이 달려왔다.

이강혁이 입을 벌렸다.


[“저기 누나.”]


희선이 돌아봤고,

이강혁은 꼿꼿하게 서서 경례를 했다.


[“누구죠? 155 공격대? 날 아니?”]


희선이 강혁의 왼쪽 가슴에 그려진 공격대 심벌을 보고는 물었다. 이강혁은 누나가 자신을 기억할지 어떨지는 솔직히 몰랐지만, 최대한 어필했다. 희선의 얼굴이 밝아졌다.


[“세상에... 예쁘게 컸네. 그 반짝반짝 꼬마 용사님이지? 요. 요. 요. 사랑의 큐피트. 널 잊을 리 없지. 여자 친구는 잘 있고?”]


이강혁은 누나와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같이 저녁식사를 했다. 베스킬 57의 진명이... 아니, 누나의 이름이 최희선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러나 이강혁은 그 이름을 열다섯 번인가 열여섯 번 밖에 불러보지 못했다.

누나가 죽었다.






* *





“아영아! 대답해! 독고아영! 독고아영!”


점점 미쳐가는 독고현학.

안개의 중앙으로 향할수록 더욱 캄캄해졌다. 이강혁은 가까스로 검에 빛을 불어넣었으나, 한계. 애들이 가지고 노는 야광검 만큼의 빛도 만들어낼 수 없었다. 늑대들은 끝도 없이 나타났다.

독고가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개 같은 새끼들! 죽어!”


그런데 그때였다.

갑자기 멀지 않은 8시 방향에서 눈부신 빛이 터져 나왔다. 정도석과 이강혁이 고개를 돌렸고 독고가 입을 벌렸다.

늑대들이 고개를 훽 훽 젖히더니, 빛을 향해 뛰어갔다.


“뭐지... 아, 저거 혹시...”


독고가 갑자기 울먹였다.


“왜 그래요?”


“씨발... 저거... 저거...”


독고가 피투성이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며 흐느꼈다.


“우리 대장... 우리 대장이 쓰던 마법이야... 씨발... 밤에 회식할 때.. 그리고... 새... 생일파티 같은 거 할 때... ”


독고가 이해 못할 말을 중얼거리는 중에, 번쩍번쩍 역동적으로 빛을 뿌리며 움직이는 남자의 실루엣이 보였다. 어깨에 작은 사람을 걸쳤고, 뒤에는 어떤 길쭉한 사람이 질질 끌려오고 있었다. 빛을 본 수많은 늑대들이 덤벼들었지만, 남자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검을 휘둘렀다.

눈이 하트 모양이었다.


그리고


“악! 악! 너무 아파요! 아저씨.”

반가운 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엉엉 울며 남자에게로 뛰어간 독고가 아영이를 건네받아 업었고, 정도석이 준을 업었다. 하트의 남자가 이강혁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눈이 부셔서 눈을 감는데,

그가 칼자루로 투구를 꽝 내리치며 말했다.


“잘했다. 꼬맹아.”


“...”


“여기서 나가자.”





이강혁은 이성애자지만,

그의 하트에 잠시 눈이 멀었다.







.


작가의말

수정할게요.

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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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은아와 보미] + [(죽음의 의사)를 묻는 미래의 X이프)] +70 19.06.20 9,792 445 18쪽
51 죽음의 의사 +38 19.06.19 10,871 435 14쪽
50 자기가 무척 재미있는 사람인 줄 아는 아저씨들 (옛 친구들) +46 19.06.16 11,739 531 16쪽
49 [이곳은 신용인] X [그가 증명했다] +89 19.06.14 12,399 546 19쪽
48 별 것 없는 휴식. +80 19.06.12 12,921 545 17쪽
47 스마일. +142 19.06.10 13,441 638 17쪽
46 +74 19.06.08 13,806 64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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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별 일 없겠지. +74 19.05.30 19,467 700 17쪽
41 우리를 반기소서. +35 19.05.29 20,217 704 9쪽
40 잔인 주의 +122 19.05.26 21,895 847 19쪽
39 하하 매미 같아요. +95 19.05.24 23,186 865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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