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데스 나이트였던 아저X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양철통9
그림/삽화
XXXXXXXXXXXXXXXXXXXX
작품등록일 :
2019.04.20 23:43
최근연재일 :
2019.07.22 23:54
연재수 :
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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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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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8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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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1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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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자기가 무척 재미있는 사람인 줄 아는 아저씨들 (옛 친구들)

DUMMY

*




그 후로 20분 뒤,

마른남자가 준과 정도석에게 빗자루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홍과장은 옛 친구를 훔쳐봤다.


홍과장이 쓴 투구에는 눈구멍이라고 할 만한 부분은 따로 없어서, 굳이 무형 원반을 생성하지 않아도 시선을 들킬 일은 없었다. 투구의 안면에는 칼로 몇 십번을 쑤신 것 같은 일자의 구멍이 규칙 없이 뚫려 있고, 홍과장은 그 중 두 개의 구멍으로 밖을 본다.


마른남자가 준에게 말했다.

“이름이 준이라고 했나요? 아가씨는 벨의 학생이면서, 신용인 물정을 너무 모르시는 것 같네요.”


“하지만 고작 몇미터 점프 뛰는 건데 가격이 너무 비싸잖아요. 그리고 아저씨가 제시한 방식... 진짜 안전한 건지 모르겠어요.”


“아가씨. 내가 분기별로 달팽이 대이동마다... 이 근처 돌아다니면서 곤경에 처한 여행객들 구한 게 어언 6년이에요. 단 한 번도 사고 낸 적 없고. 생각해봐요 내가 못미더운 사람이라면 로리제인이 당신들과 함께 빗자루를 이용한다고 하겠어요?”


제 이름이 언급되자, 저 멀리서 털보와 이야기 중이던 로리제인이 손을 흔들며 “거기 옵빠언니! 멸치아저씨 믿어도 돼요! 그리고 요금의 절반은 제가 낼게요.”라고 말하고는, 털보와 다시 심각한 이야기를 나눴다.


홍과장은 무리에서 조금 떨어진 풀밭에 앉아 그들을 쳐다봤다. 털보는 홍과장의 기억보다 젊었고, 우락부락한 몸엔 활기가 그득했다.



삑- 삐이익-


삐익- 삐이익-


난데없는 호각소리가 들린 건 그로부터 15분이 더 지난 후였다. 준과 마른남자가 1500만원에 가격을 합의하고, 로리제인이 캠핑카를 들락거리며 사람들에게 커피와 밀빵을 돌리고 있을 때였다.


삑- 삐이익-


숲속 어딘가로부터의 호각 소리에, 나무들이 일제히 흔들렸고 수 백 마리의 새가 일제히 날아올랐다.


“이런 이런. 간만에 돈 좀 만져보나 했더니. 운도 없네요.”

능글능글 웃으며 돈을 세던 마른남자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고, 저 멀리 털보도 한숨을 푹 쉬며 사슴뿔이 달린 투구를 머리에 썼다. 느닷없는 심각한 분위기에 준이 “뭐에요? 왜 그래요?”라며 두리번거렸고, 정도석은 등 뒤로 솟은 제 검의 손잡이를 잡았다.


“아가씨. 미안하지만 이 돈 돌려줄게요.”


마른남자가 침을 묻혀 세던 지폐와 주화를, 주저 없이 준에게 돌려줬다.


“어? 왜요?”


“미안하지만 2시간 쯤 뒤에 다시 와줄 수 있을까요오?”


마른남자의 말끝이 묘하게 길어졌다.


“그러니까 왜요? 뭔데요?”


“사실 우리가 ‘투 잡’을 뛰거든요. 빗자루 여행사 일은 겸사겸사 하는 부업이고, 사실은 중요하게 의뢰받은 일이 있어서... 여기 숨어 있었던 거거든요. 저 호루라기 소리가 ‘동료’의 신호고요.”


준은 마른남자가 요오- 라고 말끝을 길게 늘이는 말버릇이

신경에 거슬렸지만, 참고 물었다.


“....무슨 의뢰인데요?”


“아가씨는 알 것 없...”


마른남자가 말을 이어가는데, 갑자기 저 멀리의 털보가 큰소리로 말했다.


“살인! 나쁜 놈들 모가지 뚝 뚝 따는 일이다.”


“네?”


“얼마 후에 이 공터에서 연쇄살인이 일어난단 말이지! 학생들은 저 옆에 샛길 보이지? 그쪽으로 달아나. 로리제인 데리고 가라.”


“왜! 털보오빠 나 구경하고 싶은데.”


“구경은 무슨! 이게 구경할 일이냐! 꿈자리만 사나워질 일을...”


털보가 가죽갑옷의 코르셋을 조이고는, 허리에 둘러찬 네 자루의 단검 중 하나를 쑤욱 뽑아냈다. 그리고 아이들을 겁주듯 테이블 위에 왼팔을 올리고는 쾅! 박았다.

홍과장이 사용하는 ‘죽은 손 스킬’과 비슷하지만 같다.


“윽! 무슨... 짓을...”


준이 눈을 휘둥그렇게 뜨자, 털보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못된 노무새끼들 목 따는데, 이 정도 결의는 세워야지! 빨리 피해 학생들! 위험하니까.”


그가 털투성이 입으로 말하고는, 칼 박은 쪽의 손으로 대검을 집었다. 질질 흐르는 피가 검을 붉게 물들였다.


홍과장은 그 모습을 쳐다보며 쓰게 웃었다.

살아있는 털보의 붉은 피를 보며 함께 싸우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그만뒀다. 이들과 본격적인 친분을 쌓는 건, 어느 정도의 재물을 손에 쥔 뒤에도 늦지 않다. 무엇보다 정상도 아닌 애들을 쓸데없이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홍과장은 그들이 뭘 하려는지 대강은 알았고, 어떤 각오로 싸움에 임하는 지도 알았다. 그들은 하루하루를 죽을 각오로 싸운다. 실제로 전생에 홍과장이 털보의 무리와 만났을 때... 저 쪽에 마른남자는 없었다.

이야기로는 들어본 적 있다. 아마도 별명이 멸치룡이었던가 뭐랬던가 그랬지...

실제로 보니까 정말 말랐다.


“우리는 잠시 피해있죠.”


홍과장이 아이들을 데리고, 그들이 말한 샛길로 이동했다. 마른남자가 “우리 고객님들 있다봐요오~”라고 말하며, 건틀렛을 착용했다.


삑- 삐이이입. 삡- 삐. 삐...............


홍과장이 아이들과 함께 잰걸음으로 샛길을 따라 이동하는 중에,

호각 소리가, 멀지 않은 어떤 곳에서 불길하게 끊어졌다. 꼭 죽어가는 사람의 신음 같은 소리였다. 로리제인이 불안한 듯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그때, 갑자기 하늘 위에서 열다섯 개의 불덩어리가 떨어졌다.


쾅! 쾅! 쾅! 쾅!






*






“도석 씨! 서큐버스 보호해!”


홍과장은 아영이의 엉덩이를 발로 찼고,

동시에 준의 얼굴을 가리며 불덩어리 하나를 등으로 빗겨쳤다. 다행히 폭발력이 있는 마법은 아니어서, 부상은 면했지만 단벌 셔츠를 버렸다.


그 충격에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달팽이 몇이 나무와 돌을 제 집에 넣으며 연쇄 폭발을 일으켰다. 준이 실드를 발현하려는 순간 다시한번 저 멀리서 일곱 개의 불덩어리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쥐새끼 같은 것들이! 어딜 도망가려고!”


의미를 알 수 없는 어떤 목소리와 함께, 일곱 개의 불덩어리가 머리 위로 떨어졌다. 홍과장은 준의 멱살을 잡아 도석의 품안으로 던져 버리고는, 저 멀리 넘어진 채로 유동 실드 주문을 영창하는 아영이의 뒷덜미를 채서 뛰었다.


“아까 그 곳으로 가자!”


이동 중에 등판에서 사시미칼을 뽑아, 뭐라뭐라 지껄이는 풀숲 너머의 마법사를 향해 던졌다. “꺄악!”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욕설이 이어졌다.


허겁지겁 공터에 다시 도착하자 웃통을 벗은 마른남자가 “뭐야 우리 고객님들 왜 다시 왔어요오?”라고 물었고, 로리제인이 샛길 쪽에 이상한 놈들이 있다고 대답했다.


“포위됐다고? 이런 씨... 그럴 리가 없는....”


그때 정면의 숲길 쪽에서 세 명의 남자가 나타났다.

현대의 패딩형 방어복을 입은 두 남자가 대검으로 수풀을 휘휘 쳐내며 걸어왔고, 그 뒤로 노란색 티셔츠만 달랑 걸친 20대 중반의 남자가 “씨발! 여기야? 니들 본거지가?”라고 지껄이며 씩씩거렸다.

그의 손에는 피투성이가 된 남자가 질질 끌려오고 있었는데, 홍과장은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아.” 하는 소리를 내고 말았다.

아는 얼굴이었다.

털보의 동료이자, 미래에 또 다른 홍과장의 친구 ‘철식’이었다.


“너희 뭐야!”


티셔츠의 남자가 버럭 소리치더니,

땅바닥에 내팽개친 철식이의 배를 걷어차며 말했다.


“뭔데 우리 사업에 오지랖을 처 부리고 지랄이세요! 네?”


홍과장은 대충 상황을 이해했다.

전생에 털보의 팀과 생활하던 때에 자주 하던 일. 털보는 이 일을 ‘쓰레기 낚시’라고 불렀다. 뭐, 대단한 일은 아니고 그냥 쓰레기를 낚아서 처리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낚시의 미끼 역할은 늘, 쌍둥이 형제 철식과 철종이가 맡았다.


“으... 으... 살려주세요.”


배를 몇 대 더 얻어맞은 철식이가 바닥에 엎어져 피를 게워내다가,

몇 번의 가쁜 숨을 뱉고는 고개를 픽 떨궜다. 티셔츠 남자가 침을 탁 뱉으며 축 늘어진 철식의 배를 강하게 걷어차며 말했다.


“이 병신은 깡 좋게 우리 일 방해하고 튀더니, 벌써 뒈졌나? 아니...근데 대체 니들 누구야? 야산에 숨어서 뭔 미친 짓 거리야?”


그가 말하는데 갑자기 죽은줄 알았던 철식이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저는 죽지 않았네요. 그저 방심하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철식이가 데굴데굴 굴러서 그들로부터 떨어지더니 폴짝 일어섰다. 그리고 입가에 피를 닦으며 “낚시 성공.”이라고 말하며, 마른남자와 손바닥을 마주쳤다.

철식이는 얌체같이 생겨서 말도 얌체같이 했다.


“수고했어. 좀 쉬고 있어.”


“됐습니다. 저 놈들 숫자도 많고, 적당히 강해서 쉴 틈 없을겁니다.”


꼭 차돌 같은 생김새의 철식은 터벅터벅 걸어가 제 집안에 냉장고를 열 듯 캠핑카 문을 열고 콜라를 꺼내더니, 벌컥벌컥 마시며 털보에게 보고했다.


“탐색결과 전원 레벨 2, 30전후. 종합 전투력 : 별 2개 반. 총 11명인데 두 명은 ‘희애 아줌마’ 작업하는 거 방해하다가 저 하늘의 별이 됐고, 두 명은 토꼈는지... 어쨌는지... 내가 일부러 잡혀서 어그로까지 끌어줬는데... 아, 저기 샛길을 뚫고 오시네요. 다행이네. 통신관련 마법사가 하나 있었는데... 뭐, 지원하러 오기 전에 전원 사망처리하시면 되겠죠.”


철식이가 콜라를 마시며 말하다가 홍과장과 무리를 휙휙 살피더니 로리제인에 멈춰서는 “어? 뭐야? 그 개굴 가면의 주인은 혹시 로리제인?”이라고 말하고는 머리를 톡톡 쓰다듬어줬다.



“야 이새끼들아 니들 지금 뭐하는거야? 이런 개 싸이코 같은 새끼들... 니들 정체가 뭐...”


라고 패딩 차림의 남자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얼굴이 뭉개졌다.

털보가 들고 있던 대검을 던져버리고는 놈의 얼굴을 박살냈다. 쾅! 쾅! 어둠의 기운을 머금은 털보의 맨주먹이 남자의 흉갑을 깨뜨렸다.


그 야만적인 행위의 놀란 준과 정도석, 아영에게...

마른남자가 슬쩍 다가섰다. 그리고 변명하듯 설명했다.


“고객님들 놀라실까봐 설명드리자면... 흠... 그러니까 이게 무슨 의뢰냐면... 별장 알죠? 속칭 ‘별장’. 수인들 꼬셔서 온갖 못된 짓 하고, 증거 인멸하겠답시고... 죽여서 내버리는 놈들 처리하는 의뢰에요.”


“...”


“우리 고객님들이 수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몰라도, 저런 짓 하는 놈들 처리하는 사람도 이 세상에 한 두 명쯤은 있어도 되지 않겠어요? 수인들 중에도 100살 넘으면 14세 정도 사고 하는 녀석들도 있잖아요. 가끔 나이먹은 수인들이 제새끼들 데려다가 유린하는 놈들을 혼내달라고 의뢰를 해옵니다. 뭐, 수인들에게 의뢰 받는다는 게 웃기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우리는 전혀 ‘웃기지’않으니까 의뢰를 받습죠.”


마른 남자가 적당히 설명하고는,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소소하게 대가를 받고하는 일이니... 정의의 봉사라고는 할 수 없죠. 자 볼래요? 선불은 수인들에게 네잎클로버나 빔포(사과) 같은 걸 받고...”


마른 남자가 주머니 속에서 포켓지도책을 꺼내,

책갈피 사이에 아무 쓸데도 없는 네잎클로버를 보여주며 말을 이었다.


“후불은 응징 대상자로부터 받아냅니다. 음... 금이빨이나... 장비, 그리고 소지하고 있는 소정의....”


그때 그들을 향해 핑! 화살이 쏘아져 왔는데, 마른남자가 번개같이 잡아챘다.

그리고 핑! 핑! 핑! 반응하기도 힘든 화살을, 마른남자는 세 개나 더 잡아냈고, 뒤이어 등 뒤에서 검을 뽑아들고 달려오는 남자의 얼굴을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주먹등으로 치며, 괴상한 소리를 냈다.


“...소정의 돈을으어우... 받죠우오우어~”


입을 일그러뜨린 마른남자가 제 코를 이소룡처럼 튕기더니, 상체를 훽 돌려 검을 휘두르는 남자의 배, 머리, 가슴을 연타하고는

빡! 막타로 가슴의 정권을 내질렀다.


“이것 참 나서려던 건 아닌데, 마치 이소룡처럼 고객님들을 위기에서 보호하며 신용을 쌓았네요우어우~”


그가 입을 일그러뜨리며 코를 한번 더 튕기더니 “좀 웃기겠지만..어우어우~ 저런 나쁜 놈들 때문에 하늘 나라 간 우리 아들래미가우어~ 이소룡을 좋아해서, 흉내 좀 내면서 싸웁니다.”라고 말하더니, 털보를 에워싼 놈들을 향해 뛰어갔다.


‘멸치룡 저 남자는 듣던 거랑 똑같은 남자네.’

홍과장이 그렇게 생각하며, 숨을 훅 내쉬었다.

전생과 다름없이 유쾌하지만,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친구들. 홍과장이 전생에 아이들을 잃고 신용인을 떠돌던 시절... 미치지 않은 이유 중에는 저들의 도움도 컸다.


자신과 똑같이 슬퍼하는 친구를 시덥잖은 장난으로 한번 웃겨나 주려는

썰렁한 아저씨들. 누군가는 배우와 닮지도 않았으면서 배우를 흉내냈고, 누군가는 자기만 웃긴 농담을 했다. 웃기지도 않은데, 서로가 서로에게 웃어줬다.


털보와 털보의 동료들은 오래전에 가족을 잃거나, 잃어버렸다. 그리고 신용인으로 흘러들어 ‘(납치) 피해 학부모 연합’이라는 소형길드를 창설했는데, 초반에는 제법 많은 사람이 가입했지만... 현재는 하나 둘 떠나거나, 죽거나 해서 몇 명 남지 않았다.


홍과장은 난투가 벌어진, 공터를 천천히 둘러봤다.

싸우고 싶었지만 끼어들 생각은 없다. 딱히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털보 팀이 압도적으로 강했다. 그들은 남을 웃기는 것보다,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로 힘들어하는 자들에게 피의 복수를 해주는 걸 더 잘했다.


‘아... 이 아이들이 보고 있어서 조금은 신경쓰이려나.’


홍과장이 그렇게 생각하며 에로스를 뽑아들려는데, 갑자기 숲길 쪽의 각성자들이 “뭐야! 뭐냐고!”따위로 고함을 지르며 양편으로 갈라졌다.


“...”


풀숲을 헤치고 떠돌이들의 무리가 나타났다.

목과 손이 없는 수 십 마리의 떠돌이들이 비틀비틀 공터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고, 그 중간에는 40대 중반의 한 여자가 같이 걸어오고 있었다.


차분한 눈동자. 베이지색 원피스에 연녹색 카디건.

정갈한 차림새에 정갈한 걸음거리지만, 민소매 아래로 뻗은 얇은 팔에는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 그녀가 생김새만큼이나 단아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처리가 늦네요. 털보. 아직도 처리하지 못했나요.”


여자가 양끝이 올라간 안경을 살짝 고쳐쓰며, 털보를 스쳐 공터의 중심으로 이동했다. 여자의 주변에 가득한 떠돌이들 중 일부는 죽어가는 열 일곱명의 수인을 팔에 안고 있었다.


“자 이리모여. 안고 있는 친구들 이리 내려놔줄래? 그래. 착하지. 조심조심 내려놔야지. 아파하잖니.”


여자가 주변의 싸움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떠돌이들에게 부드럽게 말하며, 죽어가는 수인들의 상태를 살폈다.


“거기. 너 개구리 가면. 로리제인이니?”


“네!”


“마담이 시킨 일은 잘 처리했니?”


“언니 두 명이 조사 중일거에요. 저는 일단 현상만 보고 왔어요.”


“그래. 알겠다. 로리제인이랑 거기 처음보는 벨의 학생들은 나 좀 도와줄래? 캠핑카 안에 가서 진통제 좀 가져다주겠어? 테이블 위에... 그러니까 마이클 샌델 책 꽂혀있는 책꽂이 옆에 보면 빨간 케이스가 하나 있거든. 큰 글씨로 -약통-이라고 쓰여 있으니까 찾기 쉬울거야. 얘들 약 먹여야 하니까 물도 가져와야겠지? 그리고 붕대도. 어서 움직여야지.”


여자는 부드럽게 조곤조곤 말하고는... 두 팔이 잘린 채 신음하는 수인의 뺨을 감쌌다. 그러다가 한톤 높아진 목소리로, 털보에게 다그치듯 그러나 품위있게 말했다.



“뭐하고 있어요. 털보. 시간 끌지 말고 전부 발기발기 찢어 죽여 버리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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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가 무척 재미있는 사람인 줄 아는 아저씨들 (옛 친구들) +46 19.06.16 12,324 54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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