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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욘즈
작품등록일 :
2019.04.23 18:53
최근연재일 :
2019.04.23 22:29
연재수 :
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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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0
글자수 :
24,199

작성
19.04.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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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소설 속에 들어가기 앞서(2)

DUMMY

바닥엔 머리가 없는 시체가 굴러다니고 있었지만, 금왕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이들 역시 아무런 말도 잇지 못했다. 그들도 서서히 받아드리고 있을 터였다.


이 상황은 ‘현실’이라는 것을.


“그럼 좀 전에 언급했듯이 본격적인 소설에 들어가기에 앞서, 사전 준비과정을 거치도록 하겠습니다.”


금왕은 참혹한 현실을 받아들일 시간도 주지 않는 채, 말을 이어갔다.


-타악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하늘에서 거대한 돌덩이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저게 뭐야!?”

“뭐가 떨어지는데?”

“시, 시발! 다들 도망쳐!”

“꺄악!”


사람들은 크게 당황하며 저마다 비명을 내질렀다.


-쿵!


-쿵!


-쿵!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희뿌연 분진 가루가 휘날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영문도 모를 채 이상한 곳에 끌려온 것도 모자라 하늘에선 거대한 돌덩이들이 떨어지다니···.


현실에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사르륵


시간이 흐름과 동시에 서서히 분진 가루가 사라지며 돌덩이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저게 뭐지?”

“운석이라도 떨어진 건가?”

“뭔가 쓰여 있는 거 같은데?”


소형냉장고 크기 정도 되는 각각의 돌덩이엔 짧은 글귀가 한가지씩 적혀있었다. 나 역시 미간을 구기며 글자들을 확인했다.


[SSS급], [내 딸이 강함], [재벌] [그 누구보다 빠르게], [엑스트라], [천마], [망나니], [뼈를 내어주고 살을 취하다], [BJ], [두 번의 삶], [매니지먼트], [최강의 방패], [검신] [악마의 주술사] [제3의 시선], [바람과 같이] [백발백중], [원초적 힘], [지지 않는 태양], [역대급], [번개의 신], [반인반수], [화려한 춤사위], [은밀한 감시자], [승리의 함성], [999,999포인트], [폭풍과도 같이], [도플갱어], [천공의 독수리], [먼치킨]······.


이런 식으로 짧은 문장이나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돌멩이들은 ‘히어로스톤’이라고 불립니다. 소환된 히어로스톤의 개수는 정확히 100개. 여러분들의 인원수와 같습니다.”


거기까지 말한 금왕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말을 덧붙였다.


“아, 벌레 한 명이 죽었으니 이젠 99명이겠군요.”


벌레란 머리가 터져 죽은 남자를 뜻할 터였다.


“여러분은 100개의 히어로스톤중 자신만의 스톤을 선택하셔야 합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여러분의 능력과 특성도 결정되는 것이죠.”


금왕이 귀찮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여러분 정도 짬밥이면 글귀만 봐도 대충 느낌이 오죠? 한 마디로 소설 속에서 사용할 능력 고르라는 뜻입니다.”


과연, 금왕의 말대로 낯익은 글귀가 눈에 띄었다.


SSS급, 천마, 망나니, 재벌 등등···. 문피아 내에선 유행이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빈번한 소재들이었다.


“웹소설에서 주인공의 능력 및 스킬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고 계실 거로 생각합니다. 어떤 ‘히어로스톤’을 고르냐에 따라 여러분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화가 치밀었지만, 맞는 말이었다.


금왕의 주장대로 정말로 이곳이 ‘소설 속’ 이라면, 살아남기 위해선 좋은 능력과 스킬은 필수였다.


내 삶이 아무리 재미없고, 무료했기로서니 이따위 소설 속에서 죽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었는지, 모두의 표정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스윽, 금왕은 고개를 움직이며 우리 모두를 훑어봤다.


“의욕적인 표정들, 참으로 마음에 듭니다. 그럼 이제 ‘히어로스톤’ 선정 방법에 관해 설명하겠습니다.”


꿀꺽, 나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고, 모두가 금왕의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솔직히 말씀드리죠. 저는 여러분을 이곳으로 초대한 대가로 말 못 할 손해를 입었습니다. 커다란 위험을 감수하며 여러분에게 투자한 셈이죠.”


금왕은 자신의 가슴팍에 손바닥을 갖다 대고 열변을 토했다.


“저는 커다란 희생을 감수한 만큼, 그 어떤 소설보다 재미있는 소설이 탄생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가 정한 ‘히어로스톤’ 선정 방법이 다소 불합리하게 느껴져도 너그러이 이해 부탁드리겠습니다.”


-타악!


금왕의 손가락 튕기는 소리와 함께 눈앞에 상태창이 나타났다.


[‘히어로스톤’ 선정 방식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겠습니다.]

[이곳으로 초대된 여러분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문피아’와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기성 장가, 작가 지망생, 독자, 매니지먼트 관계자, 악플러 등등···.]

[제각각 다른 처지에 위치한 사람들이지만, 단 한 가지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여러분 모두는 ‘문피아’에서 소설을 연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각자가 집필했던 소설의 조회수를 합산해 상위에 랭크된 순서대로 ‘히어로스톤’ 우선 선택권이 주어집니다.]

[조회수 합산에 반영되는 소설은 각자가 집필한 ‘모든’ 소설의 조회수입니다.]

[유료 및 무료 연재에 구분 없이 모든 소설의 조회수가 집계됩니다.]

[삭제한 소설의 조회수도 포함됩니다.]


상태창의 글귀를 다 읽은 나는 크게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나 같은 놈에겐 너무나 불리한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내 이름으로 연재되는 소설은 단 한 작품도 없었으며 삭제한 소설의 조회수가 포함된다 해도 크게 변하는 건 없을 테다. 평균 조회수 10도 안 나오는 그야말로 ‘망작’의 연속이었으니까.


“불공평하지 않습니까!”


그런 나의 마음을 대변하듯, 군모를 쓰고 있는 젊은 남자가 소리쳤다.


“이런 방식이면 특정 인물에게만 유리한 조건이잖아요!”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고려한’ 쪽을 쳐다봤고, 나를 포함한 몇몇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집필한 소설의 조회수 합산이라니, 대놓고 기성 작가들만 밀어준다는 꼴이지 않은가.


"후."


금왕은 길게 한숨을 내뱉은 뒤,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저는 이번일 진행하며 큰 손해를 입었습니다. 재밌는 소설이 탄생하지 않으면 제 노력과 희생은 전부 물거품이 돼버린단 말입니다. 조회수가 높다는 건, 그만큼 재미있는 소설을 집필할 수 있다는 반증입니다. 제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확률을 높이고 싶은 건 당연하지 않습니까?”

"아, 아무리 그래도···."


금왕은 남자의 말을 자르며 다시 한번 확실하게 못 박았다.


"유감스럽지만 제가 정한 룰이 바뀌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 말에 반응하듯 상태창엔 새로운 글자가 나타났다.


[첫 번째 '히어로스톤 선정'의 주인공을 추첨합니다.]

[조회수 집계를 시작합니다.]

[......조회수 집계 중.......]

[축하합니다!]

[필명 '두산'께서 총 조회수 2040322745회로 1등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집계에 반영된 소설은 총 두 작품입니다.]

[각각 '재벌집 막내 사위', '축구 신동' 총 두 작품입니다.]


"두, 두산!?"


나는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고, 다른 이들도 술렁거렸다.


"두산?"

"두산 작가도 이곳에 있는 건가?!"

"정말인가!?"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틀림없이 고려한이 첫 번째로 히어로스톤을 고르게 될 것이라고.


하지만 상태창에 표시된 대로 정말 두산 작가가 이곳에 있다면, 그의 성적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었다.


두산 작가가 누구던가.


2년 전, '재벌집 막내 사위.'라는 작품으로 역대 문피아 흥행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운 전설적인 작가.


'재벌집 막내 사위'는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문피아에 '재벌물' 신드롬 일으킨 시초가 되는 작품이었다.


모두가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두산 작가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뚜벅, 뚜벅.


그리고 잠시 후, 누군가가 히어로스톤 쪽을 향해 걸어갔다.


"헉!"


그 모습을 확인한 이들은 모두 경악할 수밖에 없었고, 나 역시 그러했다.


"저, 저게 두산 작가라고?!"


히어로스톤으로 향하는 남자는 기껏해야 15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 소년이었다.


"말도 안 돼···."


지금껏 두산 작가의 정체는 베일에 싸여있었다. 그의 철저한 신비주의 컨셉 탓에 성별은커녕 연령 조차 알 수 없던 것이다.


그저 중후하고 멋들어진 필력을 보며 연륜 있는 남성일 거로 추측하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정체를 드러낸 두산은 연륜은커녕 앳돼 보이는 어린 소년이었다.


모두가 그를 주목했지만, 두산은 안색 하나 바뀌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히어호스톤을 향해 다가갈 뿐이었다.


마침내 두산이 입을 열었다.


"저는 이것을 고르겠습니다."


금왕은 유난히 친절한 말투로 대답했다.


"아이고, 역시 우리 두산 작가님은 안목도 뛰어나십니다."


인기 작가라 그런가? 금왕의 말투는 친절을 넘어 흡사 굽신 되는 것처럼 들리기까지 했다.


"그 스톤이야 말로 두산 작가님께 어울리는 능력이죠!"


[재벌]


두산은 자신에겐 상징과도 같은 그 히어로스톤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재벌] 히어로스톤이 환한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파바밧!


강렬한 빛을 내뿜으며 한참 동안 발광하던 빛무리는 서서히 두산 작가의 몸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윽고 모든 빛이 사라지자, [재벌] 히어로스톤은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필명 '두산'께서 히어로 톤 동기화를 완료하였습니다.]

[이어서 두 번째 히어로스톤 선정자 추첨을 시작합니다.]

[......소설 집계 중......]


곧바로 두 번째 추첨이 시작되었지만, 두산 작가의 등장 임팩트가 너무나 컸던 탓에, 나는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


[축하합니다!]

[필명 '강양산'님께서 총 조회수 1872213521회로 2등을 기록하였습니다!]

[집계에 반영된 소설은 한 작품입니다.]

['최고의 매니지먼트.']


가, 강양산 작가라고?!


"말도 안 돼···."


놀라움의 연속. 연이은 거물급 작가의 출현에 나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꺄아악!"


이어서 한 여자의 비명이 울려 퍼졌고, 그 파동은 서서히 번져갔다.


"강양산 작가님이라고?!

"미쳤다, 진짜."

"두산에 이어서 강양산까지 튀어나오다니···."


강양산 작가가 집필한 '최고의 매니지먼트.'


비록 연중이 되었지만, 이것 또한 다른 의미로 전설적인 작품이었다.


연예계물로써 문피아 내에서의 흥행은 물론, 웹소설 최초로 tv 드라마까지 제작되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작가의 지병 탓에 연재가 중단된 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수많은 사람이 그의 소설을 기다리고 있었다.


흔히 작품의 인기는 선호작 등록 개수로 평가하곤 했는데, 연재가 중단된 그의 작품이 현재까지도 선호작 등록 1위인 것이 그 증거였다.


연재 중단만 되지 않았다면 두산을 뛰어넘었을 거라는 평가도 존재할 만큼 초인기 작가였다.


또한, ‘최고의 매니지먼트’는 악플러인 내가 댓글을 남기지 않은 유일한 소설이기도 했다. 차마 악플을 작성하기엔 너무나 완성도가 뛰어났던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강양산 작가가 이곳에 와있다니···.


-뚜벅, 뚜벅


두산 때와 마찬가지로 강양산 작가도 히어로스톤을 향해 걸어갔다.


체구로 봐선 남자가 분명했지만 시꺼먼 마스크와 모자를 뒤집어쓰고 있는 탓에 얼굴은 확인할 수 없었다.


강양산 역시 당연한 듯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히어로스톤으로 다가갔다.


[매니지먼트]


"저는 이것으로 하겠습니다."

“......”


그는 속삭이듯 중얼거렸지만, 좌중은 압도되었다. 나 역시 등골이 서늘해짐과 동시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강양산과 ‘매니지먼트’라는 단어가 만났을 때의 파급력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금왕이 활짝 웃었다. 그의 태도는 두산을 대할 때와 별다를 게 없었다.


"역시! 강양산 작가님! ‘매니지먼트’ 하면 당연히 강양산 작가님이죠!"


-파파밧!


두산 때와 마찬가지로 히어로스톤이 뿜어내던 빛은 강양산의 몸속으로 흡수됐고, [매니지먼트]히어로스톤은 가루가 되었다.


“......”


연이은 전설급 작가들의 출현에 무거운 정적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심송으로도 모자라, 두산에 강양산까지 등장하다니···.


남은 히어로 스톤은 98개.

남은 인원은 97명.


쿵쾅거리던 심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자, 초조함이 엄습했다.


‘좆됏다, 진짜.’


이곳으로 끌려온 녀석들이 전부 이런 수준이라면, 틀림없이 꼴등은 나일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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