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의시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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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쫑이아빠
작품등록일 :
2019.04.28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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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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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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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의시대 2 (79)

DUMMY

30. 폭풍전야.



노술도아의 왕궁.

무쏘의뿔은 식물의 친구 스킬의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애를 썼다. 콩코노메는 대마왕 크라르의 마법책을 공부하느라 열심이었고 세크메트는 크라르의 정수를 통한 자신의 스킬을 강화하는데 열을 올렸고 쥰메이도 자신이 받은 지팡이를 살펴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라 했다.

무쏘의뿔의 집무실이 워낙 크다 보니 다들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앉아서 열공모드에 돌입해도 서로 방해가 되지 않았다.


“쥰메이 오빠는 좋겠다. 대마왕의 지팡이라니···.”

이삐의 부러움에 쥰메이는 그저 웃기만 했다.

다른 유저들이 모두 사냥터에서 열렙을 하고 있었지만 이삐팟은 무쏘의뿔만 따라 다니느라 재미가 없었다. 특히 이삐는 싸움에 나서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에 손이 몹시 근질거렸다. 전쟁이 벌어지지 않으면 할 일이 없는 게 무쏘의뿔이었던 것이다.


누군가에겐 무료한 시간이 흐르고 있을 때. 집무실의 문이 열리며 마족 흑마법사 한 놈이 들어왔다. 마계에서 흑마법사들은 잡일을 보았는데 유저들은 그걸 무척 신기해했다. 소마 대륙에서 마법사들은 귀한 존재였다. 힐러들이 원탑이라면 마법사들은 그다음. 사냥이든 전쟁이든 딜러로서 마법사들의 역할이 아주 컸던 까닭이다.


흑마법사는 무릎을 꿇고 허리를 숙이며 두 손으로 공손히 무쏘의뿔에게 두루마리 한 개를 바쳤다. 무쏘의뿔이 두루마리를 건네받자마자 펼쳐 읽었다.

“음···.”

무쏘의뿔이 두루마리를 어느새 옆에 와있던 콩코노메에게 건네며 말했다.

“다들 갈 데가 있으니 움직입시다.”


우루,두루가 날아올랐다. 마음먹고 나는 우루,두루의 속도는 엄청났다.

“뭔가 급한 일이 생겼나? 엄청 빠르게 나는데?”

무쏘의뿔이 하는 일에 토를 다는 사람은 이삐 밖에 없었다. 암살자 5인방과 콩코노메는 엔피씨였고 이삐팟원들은 이삐가 나서지 않으면 먼저 잘 나서지 않았다. 세크메트는 무쏘의뿔을 어려워했고.

“천계 애들이 아디베흐산에 성을 지었단다.”

“엥? 그게 가능해?”

“그래서 확인하러 가는 거다.”

그리고 그 궁금증은 오래 가지 않았다. 높이 나는 우루,두루 위세서 보는 저 멀리 아디베흐 산이 보였을 때 그 앞으로 마치 솜사탕을 뒤집어 놓은 것과 같은 모습의 거대한 성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저 가운데 저건 뭐지?”

백색 거성 한가운데에 사선으로 길게 뻗어 있는 나무줄기가 무척 신기해 보였다.


우루,두루가 본능적으로 백성 거성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성력의 범위 밖으로만 날았다. 백색 거성은 그 자체가 신성력의 뿜어내는 듯했다.

“저건 신의 기둥인데···.”

우루,두루가 백색 거성의 주변을 배회하는 동안 성의 모습이 점차 눈에 익었다. 성벽을 먼저 완성한 상태였고 안쪽 건물들이 지금 지어지고 있었다. 하나의 도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엄청난 무장 병사들이 성안에 있었다.


“저 나무줄기를 타고 넘어온 것 같은데요?”

“저걸 태울 수 있겠나?”

무쏘의뿔이 콩코노메에게 연결 다리를 태울 수 있느냐 물은 것인데 콩코노메의 대답은 놀라운 것이었다.

“저건 이그드라실과 같은 종류의 나무입니다. 드래곤의 브레스라고 해도 태울 수 없습니다.”

“드래곤의 브레스도 안된다고?”

패자의시대 게임 내 최강의 스킬이라면 단연 드래곤의 브레스였는데 그게 먹히지 않는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무처럼 보이지만 일반 나무와 다릅니다. 각 차원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그드라실의 특성상 본체가 있는 천계에서라면 모를까 다른 차원에선 물리적으로 훼손할 수 없습니다.”

“난감하군.”


무쏘의뿔이 그만 철수하려고 할 때였다.

“선배님 우루,두루를 잠시 저한테 맡겨주실 수 있겠어요?”

무쏘의뿔은 세크메트가 뭔가 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승낙했다.

“그렇게 해.”

세크메트의 눈은 백색 거성 안의 한쪽에 나부끼는 젠라츠의 깃발을 보고 있었다.


우루,두루는 백색 거성 주변을 돌았고 일행들이 아래쪽을 보며 탐색하고 있었는데 우루,두루의 소유권이 잠시 세크메트에게 넘어가자 세크메트가 주문을 외웠다. 세크메트의 주문에 따라 우루,두루의 몸이 풍선에 바람을 불어 넣어 커지듯 몸집이 커졌다. 원래 우루,두루가 작은 크기가 아니었는데 몸이 점점 커졌고 하늘을 가려 그 그림자가 백색 거성을 뒤덮을 정도에 다다르자. 백색 거성 쪽에서 천사병들이 수없이 날아올랐다. 그들도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위험을 감지한 까닭이었지만 신성력이 미치는 곳까지만 날아올랐을 뿐 신성력의 영향권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그런데 우루,두루는 바로 신성력의 영향권 밖에 있었고 아직도 몸이 커지고 있었다.


그리고 두 명의 신이 백색 거성 안쪽에서 날아올랐다. 수십 미터의 크기로 장검을 겨누며 이 둘은 신성력의 영향권 밖으로 튀어 나가 우루,두루를 공격할 태세였다. 그때···.

“쿠웨에에에에에엑······.”

거대해진 우루,두루가 입을 크게 벌리고 토해내듯 검은색 액체를 쏟아부었다. 원래 우루,두루는 화염과 독액을 뿜는데 지금의 우루,두루는 둘 다 똑같이 검은색 액체를 토해 했다. 과식으로 인해 뱃속의 음식을 토해내듯. 과음으로 인해 뱃속의 음식을 토해내듯 진짜 그렇게 토했다.

하늘에서 우루,두루가 토하자 아래쪽은 속수무책이었다. 우루,두루는 백색 거성 위를 돌며 계속 토해냈고 원래의 몸으로 돌아올 때까지 토하다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 재빠르게 튀었다.

백색 거성이 흑색 거성으로 변해 있었다.



“저기 좀 봐.”

타타노드에 의해 성벽이 만들어지자 이젠 성안 쪽으로 8개의 구획으로 나눠 건물들을 지었다. 하나의 도시가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엔 타타노드의 병사들에 의해 도시가 만들어졌지만 이내 다른 병사들도 거들면서 도시 건설 속도가 올라갔다. 이들은 일반적인 건축 자재가 아닌 빛을 이용해 건물을 지었는데 신기하게도 빛이 뭉치고 단단해지며 건물을 만들어갔다.


성벽 위에는 주변을 감시하는 천사병들이 있었는데 이들의 눈에 하늘 끝. 작은 점으로 보이지만 한 마리 마계의 괴물이 날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백색 거성 주변으로 아무것도 없어 너무나 심심한 풍경이었는데 구름 한 점 없고 맑고 높은 하늘에 한 마리 괴물이 나타나자 눈에 띄었다.

모두의 시선이 하늘로 향할 때. 머리가 두 개인 박쥐 날개를 한 괴물이 백색 거성 위를 정탐하듯 날자 아래쪽. 천사장 ‘오모리아’가 천사병들을 이끌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자세히 보니 머리 두 개인 변종 와이번 이었는데 와이번치고는 꽤 컸지만 드래곤이 아닌 이상 이들이 두려워하는 마음은 없었다. 그런데 호기롭게 날아오른 것에 비해 백색 거성의 신성력 영향권이 끝나는 곳에서 머뭇거렸다. 아무래도 신성력의 이점 없이 마계에서 마계 괴물과 싸우기는 무리라 판단한 것이다. 게다가 저 변종 와이번은 변신을 하는 중이었다. 계속해서 몸이 커지는 게 누가 봐도 위험해 보였다. 천사병들이 하늘에서 머뭇거리고 있을 때 아래쪽에서 신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모리아 길을 열고 뒤를 따라라.”

분노의 신 탈로스와 시기와 질투의 신 이니라훈이 검을 앞으로 찌르며 날아올랐다. 이 둘의 몸집이 점점 커졌고 수십 미터에 이르렀을 때 신성력의 영향권 안에 있던 천사병들을 지나쳐 솟구쳤다. 풍선처럼 거대해진 변종 와이번을 꿰뚫어 버릴 것으로 예상한 순간.


거대한 풍선 변종 와이번이 더럽게 토사물을 쏟아냈다. 이놈이 토사물을 쏟아내며 계속 움직였기 때문에 아래쪽은 이 오물을 모두 뒤집어써야 했다. 그나마 날개가 있는 천사병들은 최대한 이를 피했지만, 아래쪽은 속수무책.

탈로스와 이니라훈이 제일 먼저 토사물을 뒤집어썼고 그대로 추락했다. 수십 미터 크기의 두 신이 바닥으로 떨어지면 본인들의 피해도 당연하지만, 아래쪽 병사들과 건물들의 파괴가 불을 보듯 뻔했다.

“모두 건물 안으로 들어가라.”

휘스리힘의 외침과 함께 따스한 바람이 백색 거성 안쪽에 휘몰아치며 우루,두루의 토사물을 튕겨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튕겨낼 뿐. 사방으로 토사물이 튀며 성벽을 오염시켰다. 성안 쪽의 건물들과 병사들은 보호했지만, 성벽까지 막아내지는 못한 것이다. 그리고 따스한 바람이 마치 침대처럼 푹신하게 떨어지는 탈로스와 이니라훈을 받아냈다.


휘스리힘은 모든 힘을 짜내 따스한 바람을 계속 일으켜 토사물을 막아냈다. 거의 정신력이 바닥이 날 때쯤 토사물의 비가 그쳤고 지친 몸을 이끌고 휘스리힘이 토사물을 뒤집어써 오염된 탈로스와 이니라훈을 상대로 정화 스킬을 썼다.

“힘들군···. 적들도 점점 세지는 것 같은데.”

어느덧 주변으로 모여든 신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놈이 밧소뎀의 대장군이야.”

이미 시야에서 사라졌지만 다들 변종 와이번 위에 타고 있던 무쏘의뿔을 보았다.

“새로운 병력을 보충한 것 같아. 휘스리힘 어때?”

“처음 보는 스킬이야. 마계에 이런 마법을 쓰는 상대가 있을 줄 몰랐어.”

“인간이 사용한 건데?”

“인간이 사용했지만 스킬은 마계의 것이었어.”

“의외군. 마족 놈 중에 마법에 통달한 놈이 있을 줄이야.”


“흐흐흐. 이번 싸움은 재밌겠는걸? 그나저나 저 냄새 나는 거 좀 어떻게 해봐.”

백색의 성벽을 오염시킨 우루,두루의 토사물은 역한 냄새와 함께 가스를 내뿜고 있었는데 신들은 내성이 강해서 그렇지 일반 천사병들이나 천족 병사들은 그 냄새와 가스에 중독돼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우루,두루는 아디베흐산 중턱에 내려앉았다. 저 멀리 백색 거성의 반짝임이 보이는 곳으로 전에 천마대전을 벌인 곳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었다.

“마치 자기들 땅인 양 성을 대지 한복판에 지었군요.”

세크메트가 무쏘의뿔에게 말했는데 이삐가 대답을 했다.

“자신 있다는 거지. 뭔가 믿는 구석이 있군.”

세크메트는 속으로 찔렸다. 주신의 성물. 리온델의 구슬을 젠라츠에게 빼앗겼는데 정말로 젠라츠가 리온델의 구슬을 사용할 수 있다면 그들로서 마계를 상대로 망설이거나 피할 이유가 없다고 보았다.

‘설마···.’

세크메트는 현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주신의 성물인 리온델의 구슬의 사용 제약대로 자신만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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