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의시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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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쫑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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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8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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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의시대 2 (86)

DUMMY

33. 복수전.



세크메트가 젠라츠가 있는 곳으로 도착하기 전에 마족 병사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전투에 임했다. 마치 성난 파도처럼 모든 적을 향해 밀어붙였다.

세크메트가 주변을 둘러보니 저 멀리 우도벨이 천사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날아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우도벨이 있던 자리는 빛덩이를 통해 넘어온 유저들만 남게 되었는데 이들을 향해 사방에서 마족 병사들이 총공세를 펼쳤다. 사도 연합 유저들이 둥글게 진형을 짜고 마족 병사들을 맞았으나 인해전술에는 답이 없었다. 3,000명대 수백만의 병사였으니···. 버틴다고 버텼으나 파도에 삼켜지듯 사도 연합의 유저들은 휩쓸렸고 이내 모두 죽고 말았다.


무쏘의뿔이 전장에서 갑자기 사라지자 대마왕 밧소뎀이 직접 군대를 지휘했다. 밧소뎀은 마족 특유의 싸움방식으로 그냥 다 밀어붙였다. 엔피씨들의 목숨을 아끼는 무쏘의뿔의 방식과는 완전 다르게. 마족 병사들이 죽든 말든 공격 또 공격이었다. 아직 완전히 철수하지 못한 천족 병사들이 백색 거성 밖에 일부 있었다. 이들을 쫓아 마족 병사들이 백색 거성의 신성력이 미치는 곳까지 따라 들어갔고 백색 거성 밖이 전장이 되었다.


세크메트는 마족 병사들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젠라츠를 향해 공격해 들어가자 그 흐름을 따라 젠라츠에게 접근했다. 젠라츠는 마왕들이 물고 늘어져 시간을 끄는 바람에 탈출기회를 못 잡고 있었는데 대미왕 밧소뎀이 지휘를 하게 되면서 병사들이 젠라츠에게 총공격을 하자 그동안 젠라츠의 발목을 붙잡고 있던 마왕들이 은근슬쩍 뒤로 물러섰다. 이들은 젠라츠를 잡을 마음이 없었다. 무쏘의뿔이 지시한 대로 젠라츠를 상대로 시간 끌기만 했다. 제대로 싸운다면 수적 우위에 있어서 충분히 젠라츠를 이길 수 있음에도 혹시 싸우다가 부상을 당하면 곤란했기에 몸을 사린 것이다. 그리고 마왕들이 뒤로 물러서자 아무리 많은 마족 병사들이 덤빈다고 해도 젠라츠는 이들을 무시하고 백색 거성으로 돌아갈 기회가 되었다.


젠라츠가 마족 병사들의 공격을 몸으로 맞으며 날개를 꺼냈다. 그리고 날아가려고 할 때 주변의 공기가 변함을 느꼈다.

“음······.”

젠라츠의 날개는 펄럭일 수가 없었다. 젠라츠는 빠르게 변하는 주변의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다시 한번 칼에 힘을 주고 뒤로 휘둘렀다.

“끼에에에에에엥···.”

뭔가 베어지는 느낌이었지만 유효타를 날렸다는 생각은 없었다. 젠라츠의 눈에 사방 가득한 마족 병사들이 마치 폭풍우 치는 바다 위에 떠 있는 것처럼 출렁이는 게 보였다. 그리고 젠라츠가 빠르게 몸을 뒤로 돌리며 방패를 들어 상체를 보호했다.

“퍼어어엉.”

무언가가 젠라츠의 방패에 부딪히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젠라츠가 방패를 옆으로 치우자 젠라츠보다 두 배는 더 클듯한 거인이 서서 왼 주먹을 날리고 있었다. 젠라츠가 다시 방패로 거인의 주먹을 막았다.

“퍼엉···.”

거인의 주먹이 젠라츠의 방패에 막혀 터지며 사방으로 파편을 날렸다.

“꿔어어어어워워워······.”

거인은 주먹으로 젠라츠를 쳤으나 방패에 막히며 두 주먹이 터져버리자 머리를 숙여 젠라츠를 통째로 삼키기 위해 입을 벌렸다. 순간 젠라츠의 몸이 수천 개의 편으로 분리되며 제각각 날아가 거인의 몸통을 난도질했다. 거인은 잘게 다져진 것처럼 산산조각이 났고 그 조각들이 바닥에 비처럼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젠라츠가 거인이 있던 자리 뒤에 다시 형태를 갖췄을 때 바닥에서 또 다른 거인이 솟아올라 젠라츠에게 손을 뻗었다. 젠라츠의 검이 거인의 팔을 관통해 팔과 함께 상체의 절반을 날려버렸고 거인이 휘청거리며 쓰러지는 듯하더니 터져버린 상체와 팔이 다시 회복되며 몸을 똑바로 세웠다. 거인은 물리적인 공격으로 해할 수 없는 상대였다.


젠라츠는 자신이 심각한 위협에 노출되었음을 느꼈다. 눈앞에 거인뿐만 아니라 곳곳에 기둥이 생겨났다. 그리고 하늘이 검게 물들어갔다. 젠라츠는 사방과 하늘과 땅까지 자신을 가두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세크메트는 불의 땅의 수호자 메제크가 준 대마왕 헬사곤의 크라르의 유산으로 받은 크라르의 정수를 자신이 쓰고 있던 왕관에 장식했다. 세크메트는 갈라시아 왕국의 여왕이었고 여왕으로 왕관을 쓰고 있었다. 보석으로 장식된 왕관은 마법아이템이기도 했는데 이중 보석 한 개를 빼고 크라르의 정수로 대체했던 것이다. 지금 세크메트의 왕관에 박혀 있던 크라르의 정수에서 검은 기운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오며 주변의 마족 병사들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마족 병사들의 투지와 침략자 젠라츠에 대한 분노와 천계에 대한 증오를 유형화해서 마족 병사들을 검은 기운으로 연결했다. 마치 한여름 해변 가득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검은 기운은 마족 병사들을 하나로 이었다. 그리고 세크메트의 의지가 어우러져 마족 병사들이 뭉쳐 거대 거인을 만들었다. 수천 명이 뭉쳐서 거인을 만들고 젠라츠를 공격했는데 단단하고 강하지 못했기에 젠라츠의 공격에 쉽게 부서졌다. 하지만 넘치고 넘치는 마족 병사들. 이들은 세크메트에 의해 쉽게 뭉치고 강하게 공격해 들어갔다. 마족 병사들이 용오름 현상처럼 하늘로 솟구쳤다. 땅 위의 너무 많은 마족으로 인해 공격에 한계가 있자 세크메트가 마족 병사들을 하늘로 올렸다. 용오름 같은 기둥이 몇 개가 생기고 그 기둥을 통해 마족 병사들이 하늘을 잠식해 나갔다. 땅과 하늘이 모두 마족 병사들로 가득했고 그사이에 젠라츠가 서 있었다.


물리 공격이 무효함을 안 젠라츠가 마법 공격으로 태세를 바꿨다. 젠라츠의 몸이 빛으로 휩싸이며 사방으로 광선을 뿜어댔다. 위아래 전후 사방이 모두 적이었으니 어떻게 하든 적이 다 맞은 수밖에 없었다. 젠라츠는 미친 듯이 검무를 추며 빛을 뿌렸다. 수많은 마족 병사들의 피와 살점이 날아올랐다. 땅에 있는 마족 병사들의 피와 살점이 위로. 하늘에 있던 마족 병사들의 피와 살점은 아래로. 위와 아래. 하늘과 땅이 서로 뒤엉켰다. 살육이 심해질수록 공간이 일그러지며 위아래가 뒤죽박죽되었다. 하늘과 땅이 이어지고 빈틈없이 마족 병사들로 가득한 구체로 바뀌었다. 그 안에서 젠라츠가 난동을 피웠다. 끝없는 춤과 피의 향연. 멈출 것 같지 않은 젠라츠의 검무를 멈추게 한 것은 젠라츠가 갇혀 있는 마족 병사들의 구체를 뚫고 들어온 ‘태양’ 때문이었다.


태양이 구체 한쪽을 태워 마족 병사들을 재로 만들며 구체 안쪽으로 들어왔다. 그 빛과 열기로 구체 안쪽 대기에 가득 찬 마족 병사들의 피를 증발시켰고 수증기가 시야를 가렸다. 태양은 젠라츠를 삼키고 강렬한 빛을 사방으로 폭사했다. 지름 백 미터는 될듯한 태양이 마족 병사들로 만든 구체를 날려버리고 하늘로 떠올랐다. 마치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떠오른 것 같았다.


세크메트는 자신의 기술이 인공 태양에 의해 무너지자 입맛이 썼다.

‘우다르바가 나섰군.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젠라츠를 끝낼 수 있었는데···.’

태양의신 우다르바는 백색 거성 안에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젠라츠가 위기에 처하자 구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었다.


“인간이 어떻게 이런 암흑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거지?”

태양처럼 빛나는 우다르바가 오른손에 젠라츠를 집어삼킨 인공 태양을 들고 서 있었다. 우다르바는 하늘 끝에 닿을 만큼 엄청난 크기로 불투명한 형태였다.

세크메트를 내려다보는 우다르바. 수백만의 마족 병사들 사이에 있는 세크메트를 보고 말했다.


“젠라츠를 제물로 바쳤다면 마왕의 선조들이 좋아했을 텐데, 네년 때문에 아쉽게 됐군.”

“건방진 인간이군.”

“젠라츠를 구출했으면 이만 꺼져라.”


무례한 세크메트를 향해 우다르바가 인공 태양을 들고 있는 오른손에 비해 자유로운 왼손을 뻗어 손가락으로 세크메트를 가리켰다. 워낙 우다르바의 크기가 컸던 탓에 우다르바의 손가락 끝에서 광선이 쏘아졌는데 지름이 몇 미터는 될듯했다. 세크메트가 이를 보고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바닥 가득 깔렸던 검은 기운이 한줄기 솟구치더니 세크메트의 앞을 막아섰다. 우다르바의 광선을 막아낸 것이다.

곧이어 우다르바의 발밑에서 검은 기운이 빠르게 솟아오르더니 우다르바가 오른손에 들고 있던 인공 태양을 붙잡았다. 세크메트는 젠라츠를 탈취해간 인공 태양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젠라츠를 잡아 죽이는 게 세크메트의 소망이었다.


우다르바가 당황해하며 오른팔을 들어 올렸다. 검은 기운도 따라 오르며 인공 태양을 감쌌다.

그 순간 우다르바가 인공 태양을 백색 거성쪽으로 던졌다. 인공 태양을 쫓아 검은 기운이 해일처럼 일어나 밀려갔다. 그러나 백색 거성 밖의 신성력이 미치는 곳에 검은 기운이 부딪히며 소멸해버렸다. 마치 얼음이 열에 녹듯 해일 같던 검은 기운이 백색 거성이 뿜어내는 신성력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리고 검은 기운이 백색 거성쪽으로 밀려가고 세크메트가 완전히 드러났다. 우다르바가 웃으며 들려진 팔을 빠르게 세크메트가 있는 쪽으로 내려쳤다.


“내겐 좀 더 암흑력에 대한 경험이 필요해.”

세크메트가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사이 세크메트를 포함 주변의 유저들과 마족병사들이 파리채에 맞은 것처럼 압사당했다.



무쏘의뿔이 강제로 이동된 곳은 천계와 두 번의 전쟁을 치렀던 곳이었다. 이곳이 아디베흐 산의 중턱이라면 백색 거성이 있는 곳은 산 아래쪽으로 두 지역 간 거리가 상당히 멀었다. 우도벨의 통곡의 문 스킬은 우도벨이 알고 있는 지역에 한해서 상대를 강제로 이동시킬 수 있는 곳이었다. 마계의 땅에서 우도벨이 경험한 곳은 백색 거성이 있는 곳과 전에 싸웠던 이곳 그렇게 두 곳뿐이라 가장 먼 이곳으로 무쏘의뿔을 강제 이동시킨 것이다. 무쏘의뿔은 뛰어서 갈 거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우루,두루를 불렀다. 그리고 우루,두루가 올 때까지 자신은 앉아서 게임 방송에 중계되고 있는 전쟁 모습을 보았다.


자신이 사라지자 지휘권이 대마왕 밧소뎀에게 넘어갔고 밧소뎀은 마족 특유의 전투 방식으로 밀어붙였다. 그 기세가 엄청나 3천 명의 사도 연합이 저항하고 버텼지만 역부족. 쓰나미에 쓸려나간 해변 도시처럼 쑥대밭 전멸해버렸다. 그리고 세크메트···.

무쏘의뿔은 헬사곤의 크라르를 계승한 암흑사제 세크메트의 위력에 혀를 내둘렀다. 다만 크라르의 스킬이 너무 많은 희생을 담보로 하는 것은 마음에 안 들었다. 이 점은 꼭 짚고 넘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전체적으로 이번 전쟁은 이긴 전쟁이라 자평했다. 브로이만을 죽였고 우도벨의 하나 남은 눈을 빼앗음으로써 장님으로 만들었다. 토르 패거리들이 마계로 넘어온 것은 앞으로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토르 패거리에 속해 있는 많은 수의 힐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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