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의시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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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쫑이아빠
작품등록일 :
2019.04.28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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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의시대 2 (129)

DUMMY

“너희들의 기사단이 나와 함께 쥴레도르의 밧소뎀을 잡으러 갈 것이다. 남은 사도들은 휘스리힘을 도와 백색거성의 정화에 힘쓰라. 곧 너희를 소환하겠다.”

우도벨이 소환한 페가수스는 플루마가 이끄는 300인의 동해의별 기사단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우도벨이 잡으러 가는데 사도 연합에 소속되어 있는 동해의별 기사단을 데려가기 위해 페가수스를 이들에게 주려고 불러낸 것인데······.

“우와 대박···.”

“나도 기사 할걸···.”

“기사라고 주는 게 아니라 동해의별 소속 기사들만 준다 않습니까?”

전혀 생각하지 않은 페가수스를 받은 플루마와 동해의별 기사단원들이 모두 일시에 굳어버렸다. 페가수스의 피를 이어받은 몇 세대가 지난 말도 10억이 넘었는데 오리지널 페가수스라면 빌딩 한 챗값은 하리라.


플루마는 현실에서 재벌가의 자식이었다. 패자의시대 게임에서 가장 현질을 많이 한 사람 중의 하나였는데 정의 연합과의 전쟁에서 패하고 돈으로 자신과 개인 기사단인 동해의별 기사단원들의 모든 범죄력을 없앤 후 용병으로 게임을 했는데 대양의바람 길드의 운영진이었던 탓에 과거의 화려한 경력에 비해 최근엔 나서지 못하고 주목받지 못했었다. 범죄자인 대양의바람 길드 소속의 다른 유저들에 비해 범죄자란 타이틀을 벗어낸 플루마는 그다지 천마대전에 있어서도 열의가 없는 편이었지만 우도벨에게서 페가수스를 받자 전신의 세포 하나하나가 불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자존심 높은 플루마가 우도벨의 발아래 넙죽 엎드렸다.

“목숨을 다바쳐 주님을 따르겠사옵니다.”

플루마가 이렇게 나오자 개인 기사단인 동해의별 기사단원들도 앞다퉈 엎드렸다.


“힘, 뒤를 부탁해.”

휘스리힘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도벨이 하늘 높이 검을 들어 올리며 외쳤다.

“천계의 빛이 마계를 밝히리라.”

“와아아아아···.”

천지의 모든 천사 병들과 천족 병사들이 검을 들어 올리며 소리를 질렀다.


우도벨이 잎이 무성한 이그드라실 연결 다리의 입구로 들어갔다. 뒤를 이어 젠라츠와 탈로스가 따랐고 천사장들과 정예 천사병들과 일부 천사병들 그리고 플루마가 이끄는 동해의별 기사단이 페가수스를 탄체 따랐다. 쥴레도르에 있는 밧소뎀을 잡기 위해 소수 정예의 부대를 이끌고 가는 것이다.

그리고 휘스리힘과 이니라훈, 주루넴, 크리나드가 일반 천사병들이 주축이 된 부대와 남은 사도 연합을 이끌고 입구로 들어갔다. 이들은 백색 거성을 정화하고 수성하는 게 목적이었다. 그리고 비전투 신들은 천계에 남았는데 지금 이그드라실 연결 다리 입구 쪽은 천족 병사들이 지켰다. 마계로 넘어가기 위해 올 마계 추격대 유저들을 막기 위함이었다.


우도벨이 마계의 하늘에 다다르자 거대한 빛의 날개를 펼쳤다. 우도벨이 날아오르자 함께한 신과 천사장들이 뒤를 이어 날아올랐다. 천사장들 뒤를 이어 플루마가 탄 검은색 페가수스와 300마리의 백색 페가수스가 같이 날아올랐고 그 뒤로 정예 천사병과 일반 천사병들이 날아올랐다 이들 간의 서열이 정해진 것이다.

마계의 하늘을 흰색의 날개를 펄럭이며 한 무리의 병력이 쥴레도르로 향하는 것을 백색 거성 밖 주둔하고 있던 무쏘의뿔의 병력과 4명의 상급 마왕들이 지켜봤다.


“엘리야님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제대로 된 전투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사도 연합 본진과 홀로 떨어져 있던 엘리야도 우도벨의 소환령을 받고 포털을 타고 넘어왔다. 우도벨의 소환령은 모든 사도에게 적용되는 스킬이었던 것이다. 사도들이 모두 뿔뿔이 흩어져 있다고 해도 소환용 포털이 열리는 것이다.

엘리야가 토르를 보며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도가 되어 마계로 넘어온 지금까지 매번 전투가 꼬였다. 고렙 랭커들이 다수인 사도 연합 유저들이 이제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품고 마계로 들어섰다.



무쏘의뿔은 이그드라실 아래에서 며칠을 보냈다. 삐삐가 친구들과 어울려 노느라 정신이 없었고 추격대 유저들이 떼세로 산 사단도난 시에서 오라몬 산맥에 도착하는데 3일. 오라몬 산맥을 지나 노르위 지역의 이그드라실 연결 다리로 가는 데 있어 그전에 반대의 코스가 보름이 걸렸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그드라실은 천계 안에 있다면 떼세로 산은 천계의 밖이라고 할 수 있었다. 천계의 지리를 전혀 모르는 무쏘의뿔이었지만 이그드라실과 노르위 지역이 같은 천계 지역이라 할 수 있었고. 마음먹고 달리면 말을 탄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무쏘의뿔은 보름 전후로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것은 천계가 마계와 비슷한 크기라는 가정하에서 무쏘의뿔이 생각한 것이다. 모르는 길은 천족 하나 붙잡아 족치면 정확히는 몰라도 대략적인 위치는 알 테고 무쏘의뿔은 추격대 유저들의 동향을 서로 연락을 통해 다 알고 있었다.


무쏘의뿔은 오랜만에 휴가 같은 날들을 보냈다. 이그드라실이 있는 곳은 천계의 성지였다. 무쏘의뿔은 그런 사정을 몰랐다. 노르위 지역도 그렇고 이곳도 그렇고 주변에 천족들이 보이지 않자 천계의 변방쯤으로 생각했다. 마계의 성지인 아디베흐산은 말이 성지지 아무것도 없는 그냥 황폐하고 거대한 산일 뿐이었다. 마계의 신성수인 데리디아는 생명의 숲에 살고 있지만, 그곳은 성지로 불리지 않았으며 그저 변방일 뿐이었다. 무쏘의뿔은 이그드라실 주변의 들꽃 벌판을 거닐고 호수를 둘러보고 숲에도 들어가 봤다. 감히 이그드라실을 올라 가 볼 생각은 하지 않았고 그늘에 앉아 자신의 스킬을 연구하고 숙련도를 올리고 있었다.


“아빠, 이그드라실이 빨리 가서 데리디아를 도와주래.”

“무슨 소리야?”

“몰라. 이그드라실이 지금 나한테 말했어.”

삐삐가 갑자기 쪼르르 달려와 하는 소리였는데 무쏘의뿔이 마계의 대장군이다 보니 데리디아의 위험을 이그드라실이 알려주는 듯했다.

무쏘의뿔은 조금 얼떨떨했다.

‘이거 응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무쏘의뿔은 마계의 주민이 아니었기 때문에 데리디아가 갖는 가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그리고 데리디아로부터 퀘스트를 받아 완료한 적은 있지만 그렇다고 친하다고 말하기도 좀 그랬고···. 위험에 빠진 데리디아를 구하기 위해 전쟁 중에 그 먼 곳에 간다는 것도 좀 그랬다. 무쏘의뿔은 인근 부족이나 그 위쪽에 있는 소국이 생명의 숲을 괴롭히는 정도로 생각했다.


“아빠, 이그드라실이 길을 열어준대.”

“그...으래......”


‘어차피 마계로 가야 하는데 먼저 내려가 있을까?’

이그드라실은 데리디아를 도와주라는 퀘스트를 준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별일은 아닐 것으로 생각했다.

무쏘의뿔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삐삐가 이그드라실 몸체로 그냥 날아 들어가 버렸다. 과거에도 삐삐가 이그드라실 후손을 통해 천계로 넘어간 적이 있었고 이그드라실이 차원 간 연결 통로로 이용된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두려움 없이 무쏘의뿔도 이그드라실 몸체에 몸을 밀어 넣었다.

사방이 온통 하얀색인 공간에 삐삐가 둥둥 뜬 채 뒤돌아보고 있었다. 무쏘의뿔이 삐삐 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삐삐가 날아갔다. 무쏘의뿔은 삐삐를 따라갔다. 무중력 상태인 공간은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고 움직일 수 있었는데 삐삐가 길잡이를 해주지 않았다면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을 뻔했다.

그리고 삐삐가 사라진 곳으로 무쏘의뿔이 가자 눈앞이 환해지며 익숙한 모습이 들어왔다.


“음···.”

흰색의 나무 군락. 뿌리는 모두 하나인 데리디아인데. 마치 우는 듯한 소리를 내고 있었고 데리디아 주변으로 강한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뭔가 잘 못 온 것 같은 느낌.


무쏘의뿔이 정신을 집중하며 주변을 둘러보자 데리디아 뿐만 아니라 생명의 숲 전체에 바람을 타고 나무들의 울음소리가 가득했고 멀리서 싸우는 소리도 들려왔다.

‘심상치 않은데.’

무쏘의뿔이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몇 년 만에 혼자 싸우게 된 무쏘의뿔은 뭔가가 난감하고 아쉬웠다. 암살자 5인방도, 콩코노메도 샤도임도 없이 혼자 이렇게 다니는 것 자체가 아주 오랜만이었다.


전투 지역에 가까워짐에 따라 점점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병장기 소리가 아니었다. 생명의 숲의 식물들이 싸우는데 금속 병장기를 사용하지 않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적들도 병장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참 이상했다.


“우두두두두두둑···.”

“휘리리리리······.”

“빠지직···.”


숲의 한쪽이 초토화되어 하늘이 훤히 보였다. 생명의 숲의 기둥과 같은 거대 나무들도 겨우 버티고 있는 것처럼 많이 파이고 깨지고 작살나 상처투성이였다. 생전 처음 보는 식물들이 긴 줄기를 한쪽으로 날렸다. 땅속에 있어야 할 뿌리들도 위로 솟구쳐 채찍처럼 사방으로 휘둘러졌는데···.

“펑 펑 펑 펑···.”

나무들이, 식물들이 마치 폭탄을 맞고 터지듯 산산조각이 나고 있었다. 터져 나간 식물들 조각이 비처럼 쏟아지고 시야를 가리는 상황. 저쪽 앞쪽에서 나무들, 식물들 파편들을 날려 버리며 오는 존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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