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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로맨틱서바이벌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일반소설

완결

강이브
그림/삽화
강이브
작품등록일 :
2019.04.29 20:55
최근연재일 :
2019.05.21 17:45
연재수 :
89 회
조회수 :
3,846
추천수 :
3
글자수 :
322,253

작성
19.05.1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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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나쁜 남자일까?

DUMMY

해가 저물자 로맨틱 서바이벌의 참가자들은 각자의 연애상대와 어둠을 무드 있게 지낼 분위기 좋은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기준이 선택한 장소는 저택 별관에 위치한 한적한 BAR. 아담한 풀장이 내려다보이는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에는 간단한 과일과 치즈 플레이트가 놓여 있었는데 브라운 컬러의 니트를 입은 기준은 오로지 블랙 러시안 칵테일에만 입술을 적셨다.


기준의 건너편에는 붉은 시스루 원피스 차림의 허민정이 앉아 있었다. 민정은 그녀가 주문한 핑크 레이디 칵테일처럼 도도한 얼굴로 다리를 꼬고 있었는데, 기준과의 대화에 시큰둥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기준은 그녀의 태도와 다른 진심을 알고 있었다. 알콜의 야릇한 기운에 휩싸여 민정의 단호한 태도가 서서히 녹아내리고 있음을.


‘틈을 보여선 안 돼. 오늘 내내 잘 넘겼잖아. 서기준에게 흔들리지 말자.’


민정은 애써 그를 향해 시선을 거두었지만,


‘하.. 저 남자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


어쩔 수 없게도 그녀의 마음은 풀장에 비친 그믐달보다 더욱 그윽하게 아른거리는 서기준의 눈동자에 이끌려갔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기준과의 데이트는 지금까지의 모든 만남을 사소하게 만드는 황홀한 경험이었다.


민정은 어린 나이에 이혼을 하고 홀로 딸을 키우신 어머니의 영향 때문인지 남자에게 기대지 않겠다는 강한 독립심을 지녀왔다.


스스로 아웃사이더를 자청할 만큼 독하게 공부해서 대학 재학시절 내내 장학금을 차지했으며, 졸업 후 국내 최고의 증권사에 취직해 연봉 1억을 가볍게 넘기는 유능한 인재로 승승장구했다.


서른이 채 되지도 않은 나이에 그녀가 이룬 성공은 여자라면 누구나 부러워 할 모습이었다. 그러나 민정에게는 딱 한 가지 없는 것이 있었다.


바로 사랑.


수많은 남자를 만났지만 사랑다운 사랑을 느끼기도 전에 연애가 어그러졌다. 분명 무엇인가 문제가 있었지만 민정 자신도, 주변의 친구들도 그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만나는 남자들에게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 자신보다 학벌이나 연봉이 좋지 않은 남자라도 행여나 그의 자존심이 다치지 않을까 배려하며 모든 부분에서 양보하고 인내했다.


그 과정에서 서운함과 상처도 있었지만 늘 1등을 해온 공부처럼 완벽한 연애를 위해서는 그러한 고통도 당연한 것이라 받아들였다.


그런데 절친이라고 여겼던 친구가 민정이 실연을 당했다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러기에 잘난 척 좀 그만 하라’고, ‘요즘 남자들은 여자가 너무 잘나면 싫어한다’는 말로 불쾌한 위로를 건넨 후, 민정은 다짐했다.


겨울왕국의 얼음 공주님 소리를 듣더라도 도도함을 잃지는 않겠다고. 아무리 노력해도 사람들에게 비춰지는 모습이 그러하다면, 차라리 딱딱한 얼음심장이 되겠다고.


이후 남자들에게도 더 이상 잘해주지 않기로 했다.


남자들에게 쉽게 닿을 수 없는 선망의 대상이 되고나니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여자에게 남자가 꼭 필요한 건 아니잖아?’


남자에게 목매는 대신 지금 이대로 얼마든지 멋지게 살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멋진 왕자님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겠다는 꿈을 버리고 도도한 여우로 살자고 다짐했다. 뭐 최근엔 비혼족도 많다니까......


민정이 로맨틱 서바이벌에 참가한 이유 역시 이러한 소신을 증명하고 싶어서였다.


모든 남자를 가질 수 있지만 목매지는 않겠다는 당찬 자세.


그러나 견고했던 민정의 얼음 심장은 한 남자로 인해 위태로울 지경에 처했다.


서기준.


그가 가진 조건이 특별해서이기 때문은 아니었다. 민정이 만난 남자 중에는 기준보다 잘난 조건을 가진 남자들도 있었다.


‘저 남자에게 끌리는 특별한 이유는 뭘까?’


민정은 낯선 물음에 사로잡혀 뜨거운 시선으로 기준을 쏘아보았다. 기준은 너그럽게 그녀의 강렬한 시선을 받아주었다.


남자와 여자는 때로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전할 수 있고, 그 시선이 위태로운 유혹이 될 수도 있다.


기준의 눈빛에는 아찔한 유혹의 시선이 담겨 있었다. 데이트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며칠 더 여유가 있었지만, 이즈음에서 민정과의 게임을 끝내고 싶었기에.


한 여자를 깊이 마음에 두고 다른 여자와 만나는 일은, 사랑 전문가라고 자신하는 그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머리와 가슴이 오직 민윤아로 가득해서 다른 여자에게 신경을 쏟는 일에 자꾸만 죄책감이 느껴졌다. 그것은 그조차도 낯선 감정이었기에 심란하고 혼란스러웠다.


혼란스러운 게임을 끝내는 일은 상대를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것. 그것이 로맨틱 서바이벌의 게임의 법칙이었기에 기준은 민정을 본격적으로 유혹하기로 했다.


결코 서두르지 않는 고혹적인 눈빛으로 천천히 그녀를 훑어 내려갔다. 기준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민정의 몸은 불꽃을 피우듯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어느 남자의 시선에도 당당했던 그녀가 처음으로 부끄러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마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나체가 된 것처럼.


“다가가면 멀어지는 사랑을 했군요. 모든 걸 다 주고도 기대지 못한 안쓰러운 사랑을.”


깊은 시선과 배려 깊게 건네 오는 문장들.. 기준과의 대화에서 민정은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뭐야? 점쟁이야? 이 남자는 어쩌면 날 이렇게 잘 알고 있지?’


기준이 말을 이었다.


“저 점쟁이 아닙니다. 다만 민정씨의 눈동자에 그런 마음이 비쳐서 하는 말입니다. 제가 선을 넘어 무례했다면 사과드립니다.”


“아, 무례한 건 아니지만......”


기준의 그윽한 눈빛에 기대어 마음을 열고 싶어졌다.


철옹성처럼 견고해보이던 민정의 마음도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내에 허물어졌다. 그녀의 깊은 외로움, 마음의 소리를 듣는 남자인 서기준에게.


BAR에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재즈곡이 끝나갈 무렵 민정이 몸을 일으켰다. 마저 비운 칵테일 잔을 내려놓으며 자연스레 기준 곁으로 몸을 기울였다.


마법이라도 걸린 것처럼 서기준과 키스를 하고 싶었다.


온 몸으로 그를 원하고 있음을 표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준은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민정을 거부하지 않았다. 민정의 붉은 입술이 서서히 그에게로 다가왔다.


그러나 서로의 입술이 맞닿기 직전, 기준은 흐읍 숨을 멈추고 말았다.


10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그를 응시하는 윤아의 눈과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윤아는 다른 여자와 키스를 나누려는 기준을 바라보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건 연애 서바이벌이야. 그는 게임 중일 뿐이라고.’


아무리 처해진 상황을 논리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해도 내 남자의 외도를 목격한 여자처럼 부들부들 손발이 떨려왔다.


기준 역시 외도를 들킨 남자처럼 흠칫 민정에게서 몸을 떼어냈다.


“왜요? 날 거절하는 건가요?”


“......”


민정이 살짝 토라진 얼굴로 물었지만 기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질문이 무엇인지조차 귀에 들어오지 않았으니.


“지금 내말 듣고 있어요?


“오늘 데이트는 여기에서 끝내죠.”


“네?”


“가시라고......”


민정은 자존심이 상한 표정으로 질끈 입술을 깨물다가 곧 자신의 클러치백을 챙겨 자리를 떠났다.


윤아는 혼자 남겨진 기준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래. 저 남잔 참 쉽지. 모든 여자들에게...... 그런 남자였지.’


정지 화면에 들어온 것처럼 멈춰서 작은 원망에 사로잡혀 있을 때, 그녀의 파트너 대기가 손목을 잡아끌었다.


“우리도 마시죠? 남자의 진짜 모습은 술을 먹여봐야 드러난다잖아요.”


이번에는 대기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기준이 보는 앞에서 다른 남자의 손을 잡고 BAR안으로 들어갔다.


윤아와 대기가 앉은 실내 테이블은 로맨틱 서바이벌의 촬영팀 조차 따라 들어오지 못할 만큼 구석진 곳이었다.


윤아는 독한 보드카를 연거푸 들이켰다. 술을 한잔 비울수록 기준에 대한 복잡한 감정도 잠시 비워지는 듯 했다.


대기는 윤아의 속도에 맞추어 술을 따라주고 잔을 부딪쳐 주었다.


“꽤 잘 마시는데? 난 술 잘 마시는 여자가 좋더라.”


“일부러 따라줄 필요 없어요. 혼자서도 잘 마시니까.”


술기운에도 단호한 태도를 보이는 윤아의 모습에 대기는 흥미로움으로 몸이 근질거렸다.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볼이 붉어진 윤아를 응시했다.


“날 좀 더 알고 싶지 않아?”


“이미 충분히 알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나의 매력은 흠뻑 느끼셨나?”


푸핫, 윤아는 대답대신 짧게 술을 뿜어댔다.


로맨스 각본처럼 젠틀하고 능숙하게 굴다가 촬영팀 카메라가 사라질 때마다 싸늘하게 속을 긁어대던 이중성! 그 야누스 같은 모습도 매력이라면 실컷 느꼈지.


대기는 다정한 손길로 윤아의 입 근처를 닦아주며 뜻을 알 수 없는 미소를 날렸다.


“술을 뿜을 만큼 매력 포텐 터졌었나?”


윤아는 대기의 손에 쥔 냅킨을 확 빼앗아 거칠게 입술을 문질렀다.


“촬영팀도 보이지 않는데 어쩐 일로 친절해요? 참 일관성 없네요.”


“내내 다정하지 않았다면 미안. 여자들은 밀당 잘하는 나쁜 남자한테 끌리잖아. 수많은 여잘 만나본 내가 판단하건데, 당신도 그런 여자고.”


“뭐? 내가 나쁜 남자에게 끌린다고? 그럴 리가!”


“왜 아니야? 이를테면, 서기준 같은 남자.”


“......”


그 말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서기준이 좋은 남자일까 나쁜 남자일까 생각해 본 적은 없었지만, 지금까지의 여러 상황으로 짐작하건데 어쩌면 대기의 말처럼 기준은 나쁜 남자일지도.


“나도 서기준에 뒤지지 않는 나쁜 남자라구. 아니 알면 알수록 그보다 더 매력 있을 걸?”


그런 대기의 모습이 묘하게 친근했다.


이제 보니 대기는 기준이 전에 입고 나온 트렌치코트와 비슷한 차림이었고 헤어스타일 마저 일부러 따라한 듯 보였다.


“서기준이 어떻게 해주는 게 좋았어? 응? 내게 말을 해봐.”


이런 황당한 상황에서도 윤아는 문득 그가 궁금해졌다.


‘기준씨는 아직 자리에서 떠나지 않았을까?’


“말해줘. 내가 더 찐하게 사랑해 줄 테니까. 응?”


“흐음, 찐한 건 됐고. 저 화장실에 다녀올게요.”


윤아는 자아도취에 취한 대기를 남겨두고 슬쩍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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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악마의 편집 19.05.20 32 0 11쪽
81 하늘 위의 이벤트 19.05.20 33 0 8쪽
80 여자의 질투 19.05.11 43 0 9쪽
79 뜨거운 욕조 안에서 19.05.11 61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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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그의 약혼녀 19.05.10 36 0 7쪽
76 위험한 조력자 19.05.10 3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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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위기이자 기회 19.05.10 32 0 7쪽
70 새로운 참가자 19.05.10 39 0 7쪽
69 끝낼 순 없어 19.05.10 25 0 7쪽
68 눈 뒤집힌 남자 19.05.10 25 0 8쪽
67 내가 지켜 19.05.10 29 0 8쪽
» 나쁜 남자일까? 19.05.10 27 0 11쪽
65 마음을 빼앗아봐 19.05.10 32 0 9쪽
64 도발적인 호스트 19.05.10 25 0 8쪽
63 또 다른 관계 19.05.10 25 0 8쪽
62 말이야 방구야? 19.05.10 30 0 10쪽
61 몸이라도 갖겠어 19.05.10 35 0 7쪽
60 오늘밤은 내꺼야 19.05.10 3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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