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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강이브
그림/삽화
강이브
작품등록일 :
2019.04.29 20:55
최근연재일 :
2019.05.21 17:45
연재수 :
89 회
조회수 :
3,420
추천수 :
3
글자수 :
322,253

작성
19.05.10 17:05
조회
33
추천
0
글자
7쪽

못 했던거 하자

DUMMY

‘입술! 입술! 입술주의보 발령!!’


윤아는 잔뜩 긴장했지만, 수호의 진지한 눈동자에 매료되어 손끝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왜 이런 당황스런 순간에는 몸이 내 몸 같지 않은지......’


마음에 방이 있다면 서기준이 머무는 그 곳에 수호가 자꾸만 문을 두드리는 셈이었다.


윤아는 수호의 코끝이 막 닿으려는 찰나, 바짝 이성의 끈을 붙들었다.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그와 공유하는 추억들을 대화 주제로 끄집어냈다.


“강물 위에 있으니까 너랑 도서관 DVD실에서 같이 본 영화가 기억난다. ‘흐르는 강물처럼’ 이었던가......”


“으응, 기.. 기억나.”


수호는 윤아의 머리에 붙은 낙엽을 떨궈내며 대답했다.


휴...... 낙엽!? 난 또 키스 하려는 줄.


바짝 조여든 긴장감에서 벗어난 윤아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삶은 마치 흐르는 강물 같다.


흐르고 흘러 다시 만난 수호도 그렇고, 전혀 모르고 지냈던 기준과도 슬픈 인연으로 엮여있었고......


내 감정도, 내 인생도 흐르는 강물 같기에 마음대로 붙들 수도 막을 수도 없구나.


그때는 잘 이해하지 못했던 영화 속 대사들이 지금은 가슴에 조금 더 와 닿았다.


‘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완전히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10년 후, 20년 후에는 이 말에 더욱 깊이 공감할 수 있겠지.


세월이 흐른 뒤에 내 곁에는 누가 있을까?


기준과 수호도 여전히 내 곁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일까?


윤아가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수호가 기습 공격을 했다.


“윤아야. 우리 그때 못했던 거 하자.”


수호의 목소리가 윤아의 정신을 번뜩이게 만들었다.


“응? 뭘 하자구?”


윤아의 머릿속에 또 그 단어가 떠올랐다.


설마 키스?


다행히 수호는 예상을 빗나간 말을 했다.


“그때 영화 보면서 그랬잖아. 플라이 피싱 해보고 싶다고.”


“아...... 그거?”


수호는 어쩜 이렇게 내 모든 걸 기억하고 있을까? 원래부터 기억력이 좋은 걸까?


윤아는 수호를 바라보며 잠시 옛 추억에 빠졌다.


그리 오랜 과거는 아니지만, 수호와 대학생활을 하던 그때의 나는 꿈도 열정도 많았었지. 뭐든 할 수 있을 줄 알았고, 그 과정에서 부딪히는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으리란 자신감도 있었다.


윤아는 강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천천히 내려다보았다.


발랄한 포니테일 머리를 하고, 기쁜 일이 있는 듯 늘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대학시절의 윤아가 보였다.


“너 그거 기억나니? 그때 도서관 DVD실에서 맨 뒷자리에 커플이 와서 같이 보고 있었잖아. 애정 행각 벌이다가 우리한테 들켜가지고 민망해져서 어쩌고저쩌고......”


“기억나지! 그때 영화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줄 알고 어쩌고저쩌고......”


“하하하하, 너 그때 진짜 용감했는데.”


“나 지금도 용감해! 그러니까 형사 일도 하지!”


“그러게. 너 범죄자 잘 잡아?”


“으응! 당연하지. 내 별명이 살쾡이야.”


“살쾡이 푸핫, 아, 나 그거 기억난다. 우리 동아리가 축제 때 옆 자리에서 주점하던 체대랑 시비 붙었잖아. 그때 네가 나서서.. 큭큭”


“야야, 그건 잊어주라. 나 그때 발차기 하다가 바지 찢어 졌잖아! 으악! 또 떠올랐어. 창피해!”


수호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웃다보니 즐거웠던 추억이 되살아나서 저절로 웃음이 피어났다.


강물에는 해맑은 웃음을 머금은 윤아와 수호의 모습이 아름답게 출렁이고 있었다.



.

.

.



‘풍덩’


그러나 곧 돌멩이가 날아와 그 모습을 샅샅이 흩트려 놓았다.


“앗, 차가워!”


튀어 오른 물방울에 윤아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다. 서기준이었다.


기준 역시 자신의 데이트 상대와 배를 타고 있었다.


수호와 윤아가 배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부리나케 다른 배 위에 올랐고,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귀를 쫑긋거리며 최대한 가까이 노를 저어갔다.


꺄르르 터지는 윤아의 밝은 웃음에 질투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를 웃게 해주고 싶은 것은 나인데......’


누군가 가슴을 뾰족한 것으로 쿡쿡 찌르는 듯 아팠다. 처음 느껴보는 이상한 감정에 혹시 병이 생긴 것은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로.


자신의 마음은 이러한데,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웃음을 터트리는 윤아가 얄미웠다.


기준은 배 위에 뒹굴던 작은 조약돌을 쥐고 두 사람의 물그림자를 향해 던졌다. 유치한 아이처럼.


“지금 뭐하는 겁니까!”


고개를 든 수호가 버럭 목소리를 높였다. 건너편에서 못들은 척 딴청을 피우는 기준을 발견하자 잘생긴 입 꼬리가 쓰윽 올라갔다.


윤아는 그런 수호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


“기준씨가 그런 거 아닐 거야.”


괜한 구설수를 만들게 될까봐 던진 말이었는데, 그 말이 수호의 심기를 더욱 건드리고 말았다.


수호는 씩씩 거친 숨을 몰아쉬며 힘껏 노를 젓기 시작했다. 기준이 탄 배를 향하여.


“돌 던진 거 당신이죠? 일부러 그런 겁니까?”


“여긴 분위기가 참 좋네요. 눈 아프게 화려하고 촌티나는 저택 인테리어와는 상반되게 이곳 자연 풍경은 참 고즈넉합니다. 그렇죠. 민정씨?”


기준은 수호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자신의 파트너 민정에게만 말을 걸었다. 민정은 갑자기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는 기준이 의아했지만 빙긋 눈웃음을 지었다.


수호는 날카로운 턱선을 삐딱하게 비틀고 눈을 흘겼다.


“서기준씨. 유치하게 이러실 겁니까?”


“어? 수호씨 언제 여기 오셨나요? 무슨 용건인지 모르겠지만 괜히 끼어들어서 방해하지 마시고 두 분끼리 즐거운 시간 보내시죠.”


“당신이 돌 던졌잖아요. 여기로!”


수호의 이마에 빠직 힘줄이 솟아올라서 몸을 일으켜 섰다. 기준도 눈을 크게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수호를 노려보았다.


“돌? 무슨 돌! 증거 있나?”


키가 180이 넘는 두 남자가 몸을 일으키자 양쪽의 작은 배는 뒤집어질 듯 출렁거렸다.


“그만. 그만들 하세요!”


싸움이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에 윤아가 끼어들자 기준과 수호는 동시에 외쳤다.


“윤아야, 넌 끼어 들지마!”


“민윤아, 가만히 있어!”


윤아는 입을 쓱 다물고 골치가 아파진 듯 이마를 짚었다.


‘하...... 이 초딩 싸움판 같은 분위기는 뭐야. 이 두 사람, 설마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누가 그러던데, 사랑을 하면 유치해진다고.’


복에 겨운 사랑이었다.


만화나 드라마에서나 본 이런 사랑을 받으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가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휴...... 내가 피하고 만다.”


윤아는 수호 대신 노를 잡았다. 그리고 반대 방향을 향해 힘차게 저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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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하늘 위의 이벤트 19.05.20 29 0 8쪽
80 여자의 질투 19.05.11 36 0 9쪽
79 뜨거운 욕조 안에서 19.05.11 52 0 7쪽
78 거부할 수 없는 악마 19.05.10 36 0 8쪽
77 그의 약혼녀 19.05.10 32 0 7쪽
76 위험한 조력자 19.05.10 29 0 7쪽
75 우승하고 싶은 이유 19.05.10 32 0 9쪽
74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19.05.10 29 0 9쪽
» 못 했던거 하자 19.05.10 34 0 7쪽
72 미세한 차이 19.05.10 27 0 7쪽
71 위기이자 기회 19.05.10 27 0 7쪽
70 새로운 참가자 19.05.10 32 0 7쪽
69 끝낼 순 없어 19.05.10 23 0 7쪽
68 눈 뒤집힌 남자 19.05.10 21 0 8쪽
67 내가 지켜 19.05.10 25 0 8쪽
66 나쁜 남자일까? 19.05.10 22 0 11쪽
65 마음을 빼앗아봐 19.05.10 27 0 9쪽
64 도발적인 호스트 19.05.10 23 0 8쪽
63 또 다른 관계 19.05.10 23 0 8쪽
62 말이야 방구야? 19.05.10 25 0 10쪽
61 몸이라도 갖겠어 19.05.10 32 0 7쪽
60 오늘밤은 내꺼야 19.05.10 30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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