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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로맨틱서바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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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강이브
그림/삽화
강이브
작품등록일 :
2019.04.29 20:55
최근연재일 :
2019.05.21 17:45
연재수 :
89 회
조회수 :
3,770
추천수 :
3
글자수 :
322,253

작성
19.05.21 17:45
조회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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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로맨틱한 인생

DUMMY

무너진 것들의 파편과 무대 주변으로 쏟아진 먼지 때문에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


“으악! 사고다!!”


“기준씨와 윤아씨가 무대에 있어요!”


“뭐해요! 당장 119! 구급차!”


먼지가 걷히자 현장에 있던 모든 스테프들이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기준과 윤아는 푹 꺼진 무대와 함께 모습을 감춘 채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목이 쉬도록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무너진 것들의 잔해를 들추기 시작했다.


“기준씨! 윤아씨!”


그런 광경을 지켜보던 지수는 어깨를 바들바들 떨며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댔다. 막상 일을 저지르긴 했는데 그토록 끔찍한 장면을 보게 될 줄은 미처 각오하지 못했다.


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넋을 놓고 있던 지수의 어깨를 누군가의 손이 덜컥 붙들었다.


“미쳤어? 왜 이런 짓을!!”


수호였다. 수호는 붉게 충혈 된 눈으로 지수의 어깨를 흔들었다.


수호가 스스로 힘을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감정이 격양되어 있어서 지수는 그의 손아귀에서 늦가을의 낙엽처럼 힘없이 떨구어졌다.


“죽어...... 내 앞에서 죽어버려야해......”


바닥에 주저앉은 지수의 입가에서 조그마한 목소리의 저주가 쏟아졌다. 그리고 눈 화장이 번져 마녀의 독약 빛깔처럼 보이는 눈물이 흘렀다.


“제 정신이 아니군. 정말 미쳤어!”


수호가 매섭게 쏘아붙이자 지수가 날카롭게 수호를 올려보았다.


“넌 왜 달려가지 않아? 네가 사랑한다는 여자가 저기 갇혀 있잖아.”


“그, 그건......”


“게다가 넌 날 보고도 막지 않았어. 다 봤어! 넌 내가 저지는 짓! 아니야?”


“......”


수호는 지수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틀린 말이 아니었으니까......


지수의 말 대로 수호는 지수가 일을 벌이기 전에 그녀와 눈이 마주쳤었다. 섬뜩한 시선을 예측하고도 나서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내가 아니었으면 네가 그랬을 거야. 그렇지?”


수호는 지수의 섬뜩한 시선을 보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두려웠다. 그녀의 눈에 서린 사악함과 자신의 내면에 감추고 있던 사악함이 소름끼치게 닮아있음이.


“네가 나한테 소리칠 자격이 있어? 너나 나나 다를 게 있냐고?”


지수가 악다구니를 쓰자 수호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지수의 말대로 저도 바라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내가 가질 수 없는 사랑. 어차피 가질 수 없는 것이라면 차라리 부서져버리기를......


수호의 볼로 차가운 눈물 한줄기가 흘러내렸다.


“누나. 우리는 왜 이렇게 살고 있을까. 이런 인생을 선택해선 안 되었는데, 우리는 더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


수호가 중얼거리는 말에 지수의 얼굴에도 참담함이 비쳤다.


그때 누군가 소리치는 소리가 수호의 시선을 옮겨놓았다.


“찾았어요! 살아있어요!!”


처참한 사고 현장을 파헤치고 나니 두 사람의 모습이 발견 되었다. 기준이 자신의 몸으로 윤아를 껴안고 있었다. 윤아 역시 자신의 손을 뻗어 기준의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고 있었다.



.

.

.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약간의 상처와 가벼운 뇌진탕 증세만 있었을 뿐 윤아와 기준은 여러 검사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2인실에 나란히 입원한 두 사람은 자신들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잊어버린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밝은 모습이었다.


그들은 안도했다. 서로가 크게 다치지 않아서, 마주 보고 환하게 미소 지을 수 있어서.



*



두 사람이 퇴원을 하루 앞둔 날, 수호가 지수의 팔목을 붙든 채 병실에 들어왔다.


“어? 수호야. 지수씨?”


윤아가 수호를 보고 활짝 미소 지으려다가 그 옆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따라 들어오는 지수를 발견하고 머뭇거렸다.


지수는 파르르 떨면서 고개를 들다가 기준과 윤아와 눈이 마주치자 별안간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잘못했어요. 잘못했습니다!”


윤아는 그런 지수의 모습을 보고 영문을 몰라 수호와 기준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수호는 윤아와 눈이 마주치자 느린 속도로 자세를 낮추었다. 지수와 나란히 앉아 무릎까지 꿇었다.


“왜? 왜들 그래요......”


윤아가 묻자 수호가 조심스럽게 입술을 열었다.


“미안해. 윤아야. 미안합니다. 서기준씨. 사실 그날 있었던 사고...... 저희 때문입니다.”


지수가 수호의 말을 가로질렀다.


“아니요. 저 때문에.”


지수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흐느끼면서도 할 말은 쏟아내었다. 그런 용기라도 내야 자신의 죄를 조금이나마 씻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질투가 났어요. 당신들을 파괴해버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런 짓을 저질렀어요. 그러니까 그날 일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고요.”


기준과 윤아는 지수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었다. 그녀의 입에서 하고 싶은 말이 모두 쏟아질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나 역시 누나와 같은 마음을 품었어. 누나가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내가 저질렀을지도 몰라. 너에게 부끄럽다. 미안해. 윤아야. 죄송합니다. 서기준씨.”


지수가 말을 마치자 수호가 자신의 말을 쏟아내었다. 한숨 섞인 후회까지 모조리.


윤아는 그들의 말을 듣고 있다가 기준을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이 결코 어둡지 않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윤아는 입술을 열고 담백하게 말했다.


“고맙습니다.”


“응?”


“네? 뭐가요?”


윤아는 몸을 일으키고 걸어가 당황한 수호와 지수의 손을 붙들었다.


“지수씨에게 감사해요. 솔직하게 말씀해주셔서. 수호야. 너에게도 고맙다.”


지수와 수호는 천사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윤아의 맑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무너졌다.


“어떻게, 어떻게 이런 짓을 용서를...... 흑흑.”


지수는 그동안 윤아를 미워하고 질투했던 시간들에 대한 미안함이 폭포수 같은 눈물로 쏟아냈다.


윤아는 평온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저는 두 사람을 용서할게요. 법적인 처벌도 묻고 싶지 않아요. 대신 이제부터는 나와 기준씨의 사랑을 응원해주세요. 온 진심을 다해서. 우리에게 미안한 만큼...... 기준씨도 이 제안에 동의해줄 거죠?”


윤아가 기준을 바라보며 묻자 그도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민윤아가 원한다면.”


지수와 수호는 너그러운 윤아의 품에 안겨 한참을 더 흐느끼다가 떠났다.


그날 밤, 윤아와 기준은 좁은 병원 침대에 나란히 누워 앞으로 더욱 찬란하게 지켜나갈 사랑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해가 뜰 때까지 기준은 돌아가지 않았다.


응큼한 손길을 뻗어 윤아가 입은 환자복 이 곳 저 곳을 파고들며 농도 짙은 키스를 전했고, 그저 키스에서 멈추지 않았다.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서로의 몸을 탐닉했다. 상대에게 모든 것을 부끄러움 없이 내보이고 사랑 받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다.


간절히 원했던 ‘하나’가 된 밤이었다.



*

*

*



3년 후.


무시무시한 속도의 굉음을 내는 오토바이가 한 건물 앞에 멈춰 섰다.


헬멧을 벗고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사람은 돌아온 민형사, 윤아였다.


‘로맨틱한 마음정원’


건물 앞에 걸린 간판은 어느 시골 변두리의 카페를 떠올릴 유치한 수준이었지만, 사실 그곳은 상처를 끌어안고 사는 사람들을 위한 상담치유센터이자, 전 과정이 무료로 진행되는 비영리기관이기도 했다.


기준은 더 이상 여자의 마음이 들리지 않았지만, 전보다 더욱 환자들에게 인기가 많아졌다. 윤아와 사랑을 나누면서 진심으로 사람을 이해하는 법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윤아가 무지개 색깔로 꾸며진 건물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푸른 잔디가 깔린 정원에서 장난감 청진기와 우스운 광대 코를 달고 있는 기준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양 팔에는 다양한 연령의 어린이들이 깔깔거리며 매달려 있었다.


윤아를 발견한 기준이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 왔어? 오늘은 주말인데도 퇴근이 빠르네?”


“네. 이 동네에 내 소문이 쫙 퍼졌는지 범죄자들이 흔적을 감췄네요.”


“이러다 범죄 없는 마을 되려나? 그럼 당신 일자리도 잃는 것 아닌가?”


“어허, 그거야 얼마든지 원하는 바죠.”


“민형사 안하면 뭐하려고?”


윤아는 기준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대답했다.


“지금보다 더 열정적인 당신의 아내?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엄마로도 충분히 바쁠걸요?”


“앙! 안아주세요! 엄마! 엄마!”


기준의 팔에 매달려 있던 아이들이 이번에는 윤아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비록 직접 낳은 아이들은 아니었지만 마음으로 낳은 아이들.


로맨틱 서바이벌에서 받은 상금은 기준과 윤아가 무료 상담센터를 짓고 마음의 상처를 가진 아이들을 입양할 수 있는 초기 자본이 되었다.


그 시작은 서로에게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누어 주자는 의미였는데, 그들이 싹틔운 작은 씨앗은 해를 거듭할수록 큰 사랑으로 자라나고 있었다.


윤아에게 허리를 안긴 기준이 고개를 돌려 윤아의 귓가에 속삭였다.


“킁킁, 민형사. 안 씻은 지 얼마나 됐어?”


“으음, 이틀 정도 밖에......”


“어쩐지 오늘따라 거친 향기가 맘에 들더라. 언제 씻을 거야?”


“흐음, 해가 쨍쨍한데 벌써 유혹하나요?”


“낮밤이 무슨 상관이야?”


“쉿. 아이들 들을라.”


“아이들도 알 건 알아야지.”


기준이 윤아의 귓가에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빠가 얼마나 뜨겁게 엄마를 사랑하는지.”


“큭큭, 간지러워요!”


기준의 품에 안긴 윤아는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가 않았다. 거친 세상에서 쉼 없이 흔들리고 부딪혀도 언제고 돌아와 쉴 자리가 있다는 것은 평범하지만 대단한 선물이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누군가 사랑하는 일을 망설이고 있다면, 당장 그 사랑을 체포하라고.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서바이벌을 헤쳐 가는 위대한 일이다. 놀라운 기적의 증거이다. 사랑이라는 복잡한 것 때문에 울고 웃는 우리네 인생은, 그래서 아름답다.(끝)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외전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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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서바이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로맨틱한 인생 19.05.21 48 0 10쪽
88 최후의 우승자 19.05.21 31 0 9쪽
87 사랑의 언어 19.05.21 32 0 8쪽
86 눈물 젖은 키스 19.05.21 32 0 11쪽
85 사랑했던 그 사람 19.05.21 30 0 9쪽
84 고요한 슬픔의 밤 19.05.20 30 0 9쪽
83 혼자 자기 싫어 19.05.20 34 0 9쪽
82 악마의 편집 19.05.20 31 0 11쪽
81 하늘 위의 이벤트 19.05.20 32 0 8쪽
80 여자의 질투 19.05.11 39 0 9쪽
79 뜨거운 욕조 안에서 19.05.11 57 0 7쪽
78 거부할 수 없는 악마 19.05.10 39 0 8쪽
77 그의 약혼녀 19.05.10 35 0 7쪽
76 위험한 조력자 19.05.10 33 0 7쪽
75 우승하고 싶은 이유 19.05.10 37 0 9쪽
74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19.05.10 32 0 9쪽
73 못 했던거 하자 19.05.10 37 0 7쪽
72 미세한 차이 19.05.10 34 0 7쪽
71 위기이자 기회 19.05.10 31 0 7쪽
70 새로운 참가자 19.05.10 37 0 7쪽
69 끝낼 순 없어 19.05.10 25 0 7쪽
68 눈 뒤집힌 남자 19.05.10 24 0 8쪽
67 내가 지켜 19.05.10 27 0 8쪽
66 나쁜 남자일까? 19.05.10 25 0 11쪽
65 마음을 빼앗아봐 19.05.10 29 0 9쪽
64 도발적인 호스트 19.05.10 25 0 8쪽
63 또 다른 관계 19.05.10 25 0 8쪽
62 말이야 방구야? 19.05.10 30 0 10쪽
61 몸이라도 갖겠어 19.05.10 34 0 7쪽
60 오늘밤은 내꺼야 19.05.10 32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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