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들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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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나라
작품등록일 :
2019.05.04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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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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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헬의 이야기2

DUMMY

심산유곡의 어느 모처.

그곳에 두 사람이 서있었다.

그 중 수염을 길게 기른 노인이 하늘을 보고 있었으며, 그 뒤에는 중년인이 시중을 들듯 자리하고 있었다.


“음···.”

“왜 그러십니까, 스승님?”


대 현자 히포크레스가 밤하늘을 바라보다가 신음성을 흘렸다.

그러자 그 옆에 있던 제자 탈라스가 궁금한 듯 물어보았다.

스승으로부터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함이었다.

탈라스의 질문에도 히포크레스는 아무 말 없이 한참동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밤하늘에 가득한 별들, 그것들의 움직임을 통해 히포크레스는 천기(天機)를 읽는다.

어느 별이 뜨고 어느 별이 지고, 어느 별이 강하게 빛나며 어느 별이 찬란하던 빛을 잃는지.

우주의 변화를 관측하여 세상의 기운을 읽고, 다시 그것을 통하여 인간 세상의 변화를 예측해낸다.

한참동안 별자리를 바라보고 있던 히포크레스가 마침내 고개를 내리고는 중얼거렸다.


“허허, 그것 참.”

“왜 그러십니까, 스승님?”


탈라스가 아까와 똑같은 질문을 했다.

하늘의 움직임이 대체 어떤지 궁금하였다.


“우주의 기운이 모였어.”

“네? 무슨 말씀이신지···.”

“저기 보이는 가장 밝은 별이 보이느냐?”


탈라스는 히포크레스가 가리키는 방향을 주시했다.

그는 머지않아 히포크레스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볼 수 있었다.


“네, 보입니다. 정말 눈부시도록 밝습니다. 그런데 저쪽 하늘에 저런 별이 있었던가요?”

“저것은 사실 하나의 별이 아니라, 여러 개의 별들이 한데 모여 마치 하나의 별인 것처럼 있는 것이니라. 그런데 그 모인 장소를 보거라. 원래 저곳에 뭐가 있었더냐?”

“저곳에··· 아! 칠성좌입니다! 북두의 일곱 별들이 있던 자리인데, 오늘은 그 별들이 보이지 않는군요. 혹시···.”

“그래. 지금 보이는 저 별들이 바로 그것들이다. 칠성좌들이 한데 모여서 찬란하고 강한 빛을 발하며 하나의 별처럼 보이는 것이지. 이는 본래 수 천 년에 한번 아무런 징조 없이 일어나는 일인데, 내가 살아있을 때 보게 되는 구나.”

“아!”


탈라스는 히포크레스의 말에 감탄했다.

수 천년에 한번 나타나는 현상을 이렇게 보게 되다니, 그 역사적인 장면의 목격을 통해 자신의 영적 능력이 상승하는 것이 느껴졌다.


“쉽게 볼 수 없는 현상이군요! 그런데 천문이 저렇게 바뀌게 되면 무슨 일이 생기는 것 아닙니까?”

“하하! 너도 이제 많이 컸구나. 그렇지. 본래 칠성좌의 별 하나하나만 해도 가지고 있는 기운이 어마어마하거늘, 그 기운이 한데 모인다면 오죽할까! 본래 강한 기운은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법이지. 해서, 저 강대한 기운을 향하여 온 우주의 기운이 모여들고 있음이다. 그래서 아까 우주의 기운이 한데 모였다고 한 것이니라.”


天地玄黃(천지현황).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며,

宇宙洪荒(우주홍황).

우주는 넓고 끝이 없다.

日月盈仄(일월영측).

해와 달은 차고 기울며,

辰宿列張(진숙열장).

별과 별무리는 벌려 펼쳐 있다.

寒來暑往(한래서왕)

추위가 오면 더위가 가고,

秋收冬藏(추수동장)

가을에는 거두고 겨울에는 저장한다.


이 모든 것이 우주의 규칙이며 법칙.

우주가 돌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나타내는 것이며, 그것이 무너진다면 우주의 만물이 몰살한다.

쉴새 없이 순환운동을 하는 우주의 거대한 법칙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 우주의 기운.

즉 위대한 우주의 의지라 할 수 있다.

그 우주의 의지가 한 곳에 모였다.


“저 정도로 강한 기운이라면 인세에도 영향을 미치는 법, 모르긴 몰라도 오늘 태어난 아이들 중에 저 별들의 기운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가 있을 수 있을 터인데···.”

“그렇다면 그 아이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인세에 다시 없을 행운아라고 할 수 있지. 지상계를 수호하는 칠성좌의 기운이 모였는데 그 기운이 오죽하겠느냐! 그 아이의 운명에는 우주의 모든 기운이 몰려들어 그와 관련된 일이라면 모든 것이 이로운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명석하고 현명한 두뇌는 물론이고 세상에 다시없을 천골의 육체를 타고 날 것이다. 뛰어난 오성을 타고나 한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고, 화려한 용모는 덤으로 딸려올 것이지. 거기에 칠성좌의 성스러운 기운이 겹쳐져 악에 물들지 않을 것이니, 인세의 영웅으로 불리기에 부족함 없는 인생을 살겠구나.”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거 참 부럽군요. 한 20년 후에는 그 주인공을 알 수 있을까요?”

“그렇겠지. 여자아이이든 남자아이이든, 그 정도의 시간이 흐른다면 분명 대륙에 이름을 알렸지 않겠느냐. 그런데 이상하구나. 이제 다시 보니 저 별들 뒤에 뭔가가···.”

“왜 그러십니까, 스승님?”


히포크레스가 고개를 들어 다시 한참을 칠성좌의 위치를 올려다보았다.

이번에는 아까전보다 더 오랜 시간동안 그 별자리를 관찰하였다.

그리고 이내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잡스러운 기운이 껴버렸어.”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칠성좌의 뒤에 탁한 기운이 스며들어 있는 별이 하나 숨어있구나. 그 별의 기운이 칠성의 성스러운 기운을 흩트려 놓고 있어.”

“헉! 그렇다면 설마, 영웅이 되려던 자가 악인으로 변한단 말입니까?”

“아니야, 아니야. 다행스럽게도 저 별은 그렇게 강한 악성(惡性)을 가지고 있지는 않구나. 굉장히 잡스러운 기운에 불과해. 저 정도 가지고는 칠성좌의 정의로운 기운을 크게 변질시키지는 못할 터이니, 하여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싶구나. 그저 숨만 쉬어도 무난하게 영웅이 될 운명이었던 아이의 앞날에 그저 약간의 시련과 고난이 다가오는 정도이니 말이다.”

“그러다가 정말 시련에 빠져서 영웅이 되지 못하고 악인이 되는 거 아닙니까?”

“생각을 해 보거라. 온 우주가 나서서 돕는 극강의 운을 가진 아이에게 약간의 불운이 가해진다고 해서 그 아이가 불운해지겠느냐? 천재가 덜 똑똑해진다고 해서 범재가 되겠느냐? 칠성의 정기를 받아 행복만을 알고 살아갈 운명이었던 것이, 그저 괴로움이라는 감정을 알게 되는 정도에 불과할 것이니라.”

“그거 참, 칠성좌의 기운이라는 것이 대단하군요.”

“그래도 미래라는 것은 모르는 법이지. 저 탁한 별의 기운이 칠성좌의 뒤에서 얼마나 분탕질을 쳐서 어떤 영향을 끼칠지 말이다. 본래 깨끗하고 맑던 물웅덩이에서도 미꾸라지 한 마리가 분탕질을 하면 흙탕물이 되는 법 아니겠느냐. 미래가 궁금하구나. 과연 그 아이의 운명이 깨끗한 물로 남아 있을지, 아니면 흙탕물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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