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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주인공들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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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나라
작품등록일 :
2019.05.04 02:29
최근연재일 :
2019.05.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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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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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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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헬의 이야기4

DUMMY

커즈 상단주 부부의 금지옥엽 아르헬은 무럭무럭 자라 어느덧 일곱 살이 되었다.

아르헬은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탓인지, 아니면 제 어미인 아리엔을 닮은 탓인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얼핏 보기에 여자아이처럼 보일 정도로 곱상한 외모로 자라고 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스러운 아이.

그 아이는 방바닥에 대자로 벌리고 드러누워 있는 중이었다.


“아르헬, 뭐하니?”

“으음, 자···.”


미운 일곱 살이라는 말이 있듯이, 일곱 살이라는 나이는 어린 아이가 가장 말썽을 부리는 나이였다.

하지만 이 말은 아르헬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아르헬은 말썽은커녕, 그 나이대의 아이들이 그러하듯 뛰어다니며 시끄럽게 하는 일도 없을 정도로 얌전한 아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르헬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또 자니?”

“으응, 잘꺼에요···.”


아르헬은 일곱 살이 되었지만 아직도 신생아인 것처럼 하루 종일 잠만 잔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잠만 자다가 잠깐 일어나서 군것짓을 하거나 밥을 먹고는 다시 잠들어버린다.

말썽을 부리지 않는다기보다는 자느라고 말썽을 부릴 시간이 없던 것이다.

그래도 아리엔은 아르헬이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

잠만 자느라 밖에 좀 안 나가면 어떤가.

나가서 놀다가 다치는 것보다야 낫지 않은가.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마음속 한구석에서는 뭔가 아쉬운 마음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커서도 저러면 안 될 텐데···.’

“나 왔어.”

“왔어요?”


아리엔이 자고 있는 아르헬을 지켜보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헤롤드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손에 들고 있는 그건 뭐죠?”

“아, 이거?”


헤롤드의 양손에는 책이 한보따리가 들려있었다.

그가 그것들을 들어올리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게 요새 유행한다는 ‘어린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히포크레스’ 전집이야. 하하하!”


히포크레스가 대륙의 모든 학문을 집대성한 이래, 학문을 공부한다는 것은 곧 히포크레스를 공부한다는 말과 같은 의미가 되었다.

히포크레스를 공부하지 않고서는 지식인이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는 뜻이다.

펜대 꽤나 굴린다는 이들은 두말 할 것도 없고, 힘 있고 돈 좀 있고 방구깨나 뀐다는 집안에서도 굳이 학문에 뜻이 없다고 하더라도 교양차원에서 히포크레스를 공부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 어린 자식들에게도 조기 교육 차원에서 공부를 시키려하는데, 이것이 어린 아이들이 읽기에는 어려운 감이 있어 조금 쉽게 풀어서 나온 것이 ‘어린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히포크레스’였다.


“아르헬도 이제 이런 걸 읽을 때가 왔지. 하하!”

“그런데 아르헬이 그걸 읽으려고 할까요? 저렇게 잠만 자는 아이인데?”


아리엔이 염려스러운 듯 말했다.

헤롤드는 당연하다는 듯 큰소리치며 대답했다.


“억지로라도 읽혀야지! 다 나중을 위해서라고 생각해.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아는 것이 힘이다! 뭐든지 알아야 세상에 두 발 딛고 우뚝 설 수 있다!”

“흐음. 무슨 말인지 알았어요. 그나저나 당신은 이 내용을 다 아나요?”

“응, 으응? 다, 당연하지! 그걸 말이라고···. 나 무시하는 거야? 참나···. 사람 뭘로 보고....”


헤롤드는 말을 더듬으며 얼버무리더니 아리엔에게 책을 떠넘긴 뒤 급한 걸음으로 들어갔다.

일을 떠넘겨 받게 된 아리엔이 곰곰이 생각했다.


‘그래. 하루 종일 잠만 자는 것보다는 이게 낫겠다.’


맨날 잠만 자는 아르헬을 걱정하던 그녀였다.

책을 읽히는 것이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한숨 자고 일어난 아르헬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네? 뭘 하라구요?”

“오늘부터 이 책들을 하루에 한권씩 읽으라고 했다.”

“엄마? 갑자기 왜···.”


눈을 비비며 일어난 아르헬은 무척이나 당혹스러워했다.

여태까지 아무런 방해 없이 원하는 대로 살아왔던 어린 아르헬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 처럼만 살면 될 줄 알았는데 느닷없이 책을 읽으며 공부를 하라니.

아르헬은 자신이 보기에도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그 책들이 자신의 숙면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것이라는 느낌이 팍 밀려들었다.

때문에 그에 대해 격렬하게 저항하며 발버둥쳤다.


“싫어~! 나 이거 읽기 싫어~! 응? 엄마~! 진짜 싫어~ 싫어~ 싫어어어어~~~!”


아리엔은 그런 아르헬을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쳐다만 보았다.

자신이 아무리 떼를 쓰고 울고불고해도 아리엔이 반응이 없자 아르헬은 울음을 그치고는 아리엔의 눈치를 보았다.

침묵이 계속되자 아르헬은 불안해졌다.


‘엄마가 오늘따라 왜 이러지?’


평소에는 이렇지 않았던 아리엔이었는데 오늘따라 너무나 무섭게 느껴졌다.

자신이 졸립다고 칭얼대면 꼭 껴안아 재워주던 아리엔은 어디로 가버리고, 뭔가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아무리 울고불고해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엄마가 낯설었다.

아르헬이 분위기를 파악했을 즈음에 아리엔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르헬. 너는 그러면 공부 안하고 뭘 하고 싶니? 맨날 그렇게 잠만 자면 나중에 뭐 하려고?”

“응? 그야 당연히···.”


아르헬은 무심코 집안에 쌓여있는 재산을 가지고 평생 놀고 먹고 싶다고 대답할 뻔했다.

하지만 그렇게 노골적으로 대답 했다가는 아리엔에게 혼쭐이 날 것 같다는 예감이 팍 밀려들었다.

아르헬은 짱구를 굴리고 또 굴려서 생각과는 전혀 다른 대답을 하였다.


“나는 나중에 아빠 뒤를 이을 거잖아? 그치? 근데 내가 나중에 컸을 때 키가 작으면 어떻게 해? 그러면 아무래도 위엄이 안살거 아니야? 그러려면 일단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 키가 커지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노력해야하잖아? 왜냐면 나는 상단의 얼굴이니까···.”

“결국 잠만 자겠다는 이야기 아니니?”

“으응···.”

“아르헬. 위엄이라는 것은 네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른 거란다. 키가 크다고 해서 위엄이 있는 것이 아니야.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도 모르니? 겉모습보다 내실이 튼튼한 사람이 더 훌륭한 사람이란다. 네가 말하는건 결국 모두 핑계라는 뜻이야. 알겠니?”

“으으응....”


아르헬이 아무리 잔머리를 굴려봤자 아직 애였다.

날고 뛰고 버둥거려봤자 결국 아리엔의 손바닥 위에 불과했다.


“아르헬. 너는 더 이상 어린 아기가 아니잖니. 그렇게 하루 종일 잠만 자는 모습은 이제 더는 봐줄 수가 없구나.”

“히잉···.”

“이제부터 자려거든 하루에 책 한권씩을 읽고 자려무나.”


그렇게 아르헬은 눈물을 흘리며 하루에 한권씩 책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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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아르헬의 이야기12 19.05.09 6 0 8쪽
11 아르헬의 이야기11 19.05.08 9 0 10쪽
10 아르헬의 이야기10 19.05.08 6 0 9쪽
9 아르헬의 이야기9 19.05.07 6 0 10쪽
8 아르헬의 이야기8 19.05.07 7 0 8쪽
7 아르헬의 이야기7 19.05.06 7 0 9쪽
6 아르헬의 이야기6 19.05.06 10 0 7쪽
5 아르헬의 이야기5 19.05.05 8 0 7쪽
» 아르헬의 이야기4 19.05.05 13 0 7쪽
3 아르헬의 이야기3 19.05.04 12 0 10쪽
2 아르헬의 이야기2 19.05.04 14 0 7쪽
1 아르헬의 이야기1 19.05.04 38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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