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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주인공들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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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나라
작품등록일 :
2019.05.04 02:29
최근연재일 :
2019.05.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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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829

작성
19.05.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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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헬의 이야기5

DUMMY

날씨가 유난히 좋아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잠이 솔솔 오는 날이었다.

바람이 선선히 불어와 따뜻하면서도 시원함이 공존하는 날씨, 아르헬이 그런 날씨에 나무 밑 그늘에 누워서 낮잠을 자고 있을 때였다.


“아르헬! 또 자니?”


날카롭고 높은 목소리가 아르헬의 단잠을 깨웠다.

아르헬이 눈을 비비고 일어나보니, 눈앞에서 아리엔이 성난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으응, 엄마. 왜 깨워?”


태연하게 묻는 아르헬의 말에 아리엔이 어처구니가 없어했다.

자려거든 하루에 한권씩 읽고 자라고 했던 때가 어제인데, 벌써 그 말을 잊고는 이러고 있다니.

사실 처음부터 아르헬에게 하루에 책 한권씩을 읽으라고 했던 것은 조금 무리한 요구이기는 했다.

하지만 아르헬이 책을 읽다가 힘들어하면, 그때 봐서 하루에 읽을 양을 조금 줄여준다는 식으로 애를 다뤄볼 생각이었는데.


‘아예 읽지도 않고 이러고 있어?’


아리엔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한 번도 애를 호되게 혼내 본적이 없어서 애가 이러는 건가 싶어서, 오늘 아주 날을 잡고 야단을 칠 생각이었다.


“아르헬! 내가 어제 뭐라고 그랬니? 자려거든 책 한권을 다 읽고 자라고 하지 않았니?”

“다 읽고 자는데 왜 그래에~~~~~?”

“뭐?”


아르헬이 아직 잠이 덜 깬 목소리로 대답하자 아리엔은 속으로 생각했다.


‘얘가 이젠 거짓말까지 하네?’


책을 읽는 모습을 본적도 없는데 다 읽고 자는 중이라니.

게으르기는 해도 거짓말은 안 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거짓말을 해?

정말이지 괘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었다.

아리엔은 잠시 화를 가라앉히고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혼낼 수 있을지 생각했다.


‘책의 내용을 말해보라고 하면 말 못하겠지?’


책을 읽었어야 책 내용을 알지.

물어보았는데 아무 대답도 못 한다면 그것은 정말이지 확실한 증거가 될 것이다.

아리엔은 그 증거를 잡아서 확실하게 혼내야겠다는 계획이다.


“네가 정말 책을 읽어보았다면 내가 묻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겠지? 책 가져와봐.”


그러자 아르헬이 자신이 베고 자던 것을 주섬주섬 주워들어 아리엔에게 건내었다.


“읽고 나서 베고 자던 건데···.”


아르헬이 궁시렁 대면서 책을 건냈다.

그러자 아리엔은 책을 활짝 넘겨서 그 내용에 대한 문제를 냈다.


“자, 내가 말하는 게 뭔지 설명해보렴.”

“응.”


아리엔은 그래도 얼토당토한 문제를 낼 생각은 없었다.

애가 정말로 책을 읽었다면 맞힐 수 있을 정도의 문제를 골라서 냈다.

하지만 읽지를 않았으니 맞힐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랬는데....


“내 말 맞지, 엄마?”


아리엔의 예상과는 다르게, 아르헬은 자신이 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척척 해내었다.

이것은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알지 못할 내용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리엔은 이게 대체 뭔가 싶었다.

분명 아르헬이 책을 읽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는데 어떻게 내용을 다 알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아르헬. 책을 대체 언제 읽은 거니?”

“아까 밥 먹고 한숨 자기 전에 봤어.”

“뭐? 그 짧은 시간 동안에?”


분명 아르헬은 점심을 먹고 난 뒤에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어기적어기적 기어나가 이 자리로 나왔었다.

그리고 지금은 아직 해가 하늘 높이 걸려있는 시간, 점심 먹고 난 뒤 불과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았을 때였다.

아르헬의 말에 따르자면 그 짧은 시간동안 책을 다 읽었다는 뜻이고, 그것도 대충 글자만 읽은 것이 아니라 내용을 다 기억할 정도로 제대로 읽어보았다는 말이 된다.

심지어 아르헬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면서 책의 내용과 토씨하나 다르지 않게 대답하였다.

이는 책의 내용을 글자 하나하나까지 다 기억하고 있다는 말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았다.


‘우리 애가 혹시 천재인가?’


아리엔은 자신이 몰랐던 아들의 모습에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머릿속으로 뭔가 복잡한 생각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엄마가 그러거나 말거나 아르헬은 아리엔이 들고 있는 책을 뺏어들었다.


“이제 됐지? 나 더 잘게.”


그러고는 다시 책을 베고는 그늘 밑에 누워서 잠을 청했다.

아리엔은 그 모습을 보고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게 아닌데···.’


결국 승자는 아르헬이었다.

아르헬은 엄마와의 약속을 어기지도 않았으며 하루에 한권씩 꾸준히 책을 읽었다.

결국 ‘어린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히포크레스’ 전집은 한 달도 안 되어서 끝이 났다.


“우리 아르헬이 그렇게 똑똑하단 말이야? 하하하! 역시 내 아들답구나!”

“당신이 그렇게 머리가 좋았나요? 다 날 닮은 거겠죠.”

“크흠....”


‘어린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히포크레스’가 끝났으니 그 다음단계는 정해져 있었다.

헤롤드가 또다시 책을 한보따리 싸들고 아르헬의 앞에 내려놓았다.

이번에는 어린아이용이 아닌 진짜 히포크레스가 쓴 책들이었다.


“오늘부터는 이걸 읽자.”

“히잉.”


기껏 있는 책을 다 읽어놓았더니 아빠가 더 두꺼운 책을 들고 오자 아르헬은 울상이 되었다.

하지만 책이 두꺼워지고 양이 많아지고 내용이 더 어려워졌다고 해서 읽는 시간이 훨씬 더 길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르헬은 책을 빨리 읽으면 빨리 읽을수록 또 새로운 책을 가져온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아리엔 앞에서 엄살을 부리듯 칭얼댔다.


“엄마~ 나 이거 뭔 소린지 모르겠어!”

“그래? 어디 한번 보자.”


하지만 아리엔은 자신이 읽은 내용을 아르헬에게 설명할 수 없었다.


‘이걸 어떻게 애한테 설명해야 하나?’


본디 아리엔은 지체 높은 귀족가의 여식이라 어린 시절부터 가정교사 밑에서 학문 공부를 해왔던 터라 기본적인 학문적 지식은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남에게 설명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더군다나 상대가 어린아이인 아르헬이니 설명을 하기가 더더욱 난해하였다.

제대로 설명할 수 없던 아리엔은 우선 얼렁뚱땅 상황을 넘겨버렸다.


“으음, 잘 모르겠니? 그래도 읽어봐야지. 앞으로는 하루에 한 권이 아니라 하루에 시간을 정해서 조금씩 읽어보도록 하자.”

“알았어.”


모자는 그렇게 하루 한 권 책을 읽는다는 약속을 파기하고 새로운 약속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아리엔은 속으로 아르헬을 가르칠 선생을 불러들일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이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이건 또 왜 이리 어렵담? 어디 좋은 선생님 없나?’


아르헬은 그 사실도 모른 채 다시 책을 배고 누워서 잠을 청했다.


“쿨~.”


베개가 더 두꺼워져서 잠자기에는 더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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