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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주인공들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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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나라
작품등록일 :
2019.05.04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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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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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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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헬의 이야기11

DUMMY

아르헬은 광장의 제일 높은 곳에 서서 열변을 토해내고 있는 헤롤드를 보며 어안이 벙벙했다.


‘대체 저기서 뭘 하고 있는 거야?’


그러다가 기억을 더듬어서 몇 달 전 있었던 일을 떠올릴 수 있었다.

간만에 놀러온 레베스 후작에게 잔뜩 구박받은 헤롤드가 레베스 후작이 떠난 뒤에 내뱉은 말이 있었다.


「나 이번에 시장 선거 출마한다! 시장이 되면 장인어른도 날 인정해 주시겠지?」


그 장면이 떠오르자 아르헬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그래, 맞다. 그때 그러고 뭐 한다고 잔뜩 요란스럽게 준비하시더만 결국 출마하셨지.”


아르헬은 자신의 아버지를 보게 되자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빠한테 가서 돈 좀 달라고 하면 되겠다.”


과자! 사탕!

이제 마음껏 사먹을 수 있겠다!

아르헬은 그렇게 생각하며 헤롤드를 향해 뛰어가려 했다.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잠깐만... 저기 가면 또 귀찮은 일 생기는거 아냐?”


언젠가 한번 헤롤드가 아르헬을 데리고 어느 잔치집에 간 적이 있었다.

그때 헤롤드는 한 손에는 술병을, 반대편 손에는 아르헬의 손을 꼭 잡고는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인사를 다녔는데, 그때 죽을 맛이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났다.


[얘가 내 아들이야! 하하! 날 닮아서 그런지 잘생겼지? 머리는 더 좋아!]


그 기억이 떠오르자 아르헬은 헤롤드에게 가는 것이 망설여졌다.

왠지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괜히 군것질 좀 해보려다가 귀찮은 일을 겪을 수는 없었다.

아르헬은 혹시나 헤롤드의 시야에 들어갈까 싶어서 얼른 광장에서 벗어났다.

광장을 벗어나 대로를 지나서 골목길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다보니 이번에는 하필 먹거리를 파는 가게가 즐비한 먹거리 가게가 나왔다.

가지각색의 요리를 하는 냄새가 아르헬의 코를 찔렀다.


“아, 배고파!”


조금 걸었다고 배가 금새 꺼졌다.

아르헬은 구석에 쭈그려 앉아서 맛있는 요리의 냄새만 하염없이 맡았다.


“킁킁. 킁킁.”

“엄마, 쟤는 왜 저러고 있어?”

“불쌍한 애 그렇게 쳐다보는 거 아니야.”


지나가던 모녀가 아르헬을 불쌍하게 쳐다보고는 지나갔다.

그 말을 들은 아르헬은 갑자기 서러워졌다.


“그냥 집에 가야겠다.”


그렇게 집에 가려고 마음먹었을 때였다.


“아니, 돈을 내고 가셔야지 그냥 이렇게 가시면 어떻게 합니까?!”

“아저씨. 우리 누군지 몰라요? 우리 커즈 상단 사람들이에요.”


한 식당에서 언성을 높이며 말다툼을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르헬이 슬쩍 보니 그곳에서는 익숙한 복장을 한 남자 서너명이 식당 주인과 대치하고 있었다.


“커즈 상단 아시죠? 이번에 우리 상단주께서 시장 후보로 나오셨는데, 당연히 알아야지. 암튼 우리 돈은 나중에 가져다 줄테니까 그렇게 아쇼.”


사내들은 그 말을 하고서는 자기들끼리 쳐다보며 껄껄 웃더니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러자 가게에서 식당 주인이 나와서 사내들을 붙잡았다.


“이보쇼! 돈 내고 가라는 소리 안들려요? 당신들 거지야?”

“뭐야?”


식당 주인의 말을 들은 사내들은 화가 난 듯 주인을 노려보았다.


“거지라니? 말 다했어? 지금 커즈 상단을 거지라고 말하는건가?”

“커즈건 뭐건간에 돈을 내야 할 것 아니야? 어어, 어억!”


쿠당탕!


식당 주인이 따져들자 사내들 중 하나가 다리를 들어올리더니 식당 주인의 배를 걷어찼다.

그러자 식당 주인이 뒤로 넘어가면서 부딪힌 문이 박살났다.


“뭐야!?”

“뭔 일이야?”


한바탕 소란이 일어나자 주변에 있던 가게에서 사람들이 무슨일인가 싶어서 얼굴을 내비쳤다.

사내들이 그 사람들을 보고 소리쳤다.


“뭘 봐?! 우리 일에 신경쓰지 말고 다들 들어가!”

“아이구야, 어쩐대냐.”

“커즈 상단이래.”

“뭐? 커즈 상단?”


그러자 행패를 부리는 사내들을 성토하던 사람들의 소리가 줄어들었다.

커즈 상단으로부터 식재료 등 물품을 공급받는 가게가 꽤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커즈 상단과의 관계가 어긋나면 자칫 물품 공급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되었기에 사내들이 커즈 상단의 이름을 들먹이자 조용해질수 밖에 없었다.

그 모습을 보던 아르헬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저 아저씨들 분명 우리 상단 복장을 하고 있는데 다들 모르는 얼굴이잖아?”


생면부지인 사내들이 커즈 상단의 이름을 들먹이며 저런 짓을 하다니, 아무리 나서기 싫어하고 귀찮아하는 아르헬이라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일을 벌여놓고 희희낙락하며 그 자리를 떠나려는 사내들에게 아르헬이 다가가 말했다.


“아저씨들! 아저씨들 커즈 상단 사람 아니죠? “

“뭐? 꼬맹이가 무슨 말을 하는 거니? 어여 집에 들어가서 놀아라. 알았지?”

“아저씨들 커즈 상단 아니잖아요. 왜 거짓말해요?”


어린 아이가 말하는 것이기에 처음에는 웃으면서 대답하던 사내들이었지만 계속해서 자신들의 소속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아르헬의 말에 안색이 굳어졌다.


“이놈이?”


그러다가 사내 중 한명이 아르헬을 향해 손을 치켜들었다.

빨리 이 자리를 뜨려고 하는데 아르헬이 자꾸 말을 걸며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기 때문이다.

그는 얼른 아르헬을 조용하게 만든 뒤 이 자리를 뜨기 위해서 아르헬을 향해 손을 휘둘렀다.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사내의 손을 바라보며 아르헬이 생각했다.


‘뭐 이렇게 느려?’


그다지 많지 않은 경험이었지만, 아르헬은 체술을 익히면서 레베스 후작과 몇차례 대련 비슷한 것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마주했던 레베스 후작의 공격과 지금의 이 공격을 비교한다면 마치 느려터진 굼뱅이와 날쌘 살쾡이 만큼의 차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르헬은 레베스 후작에게서 배운 체술을 떠올렸다.


[너보다 강한 힘을 가진 상대방을 맞이할 때에는 그 힘에 억지로 맞서려 하지 말고 반대로 그 힘을 받아들이거라. 힘은 뻗어가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뻗어가려는 성질이 있는데, 그 힘을 이용하라는 뜻이다.]


‘요렇게 해서... 조롷게...’


아르헬은 마나 심법을 운용하여 순간적으로 사내의 손길을 피한 뒤 사내의 팔을 잡았다.

그런 뒤 팔에 아직 남아 있는 힘을 이용하여 뻗어가는 방향으로 그대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쾅!


“끄어억!”


사내가 벽에 날아가 부딪히고는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뭐, 뭐냐! 이 꼬마가!”


그 모습을 본 다른 사내가 아르헬에게 달려들었다.


“이놈이!”


사내는 두 팔을 뻗어 아르헬을 잡으려고 했다.

아르헬은 자신의 체술이 통한다는 것을 깨닫자 이번에는 더 적극적으로 상대방에게 다가갔다.

그것을 요리조리 피해서 사내의 품으로 파고든 아르헬은 사내의 정강이를 그대로 걷어찼다.


빠각!


“끄억!”


그러자 사내의 다리에서 뭔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더니 사내는 그대로 다리가 무너져 주저앉았다.

다리가 부러진 것이다.

혼자 남게 된 사내는 정신을 잃고 벽 밑에 기절해있는 사내와 다리를 부여잡고 고통스럽게 우는 사내를 보면서 당황스러워했다.


“뭐, 뭐냐! 이 꼬마가?”


사내는 동료 둘이 당해버렸지만 워낙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결국 혼자 남게 된 사내도 어어하다가 아르헬에게 정강이를 까이고는 바닥을 구르는 신세가 되었다.


“으어어억!”


삑! 삑!


그때였다.

어디선가 호루라기를 불며 여러명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경비대가 출동한 것이다.


“제, 젠장!”


바닥에 쓰러진 사내들은 경비대를 보고 도망가려 했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기에 도망갈 수 없었다.

결국 그들은 경비대의 손에 붙들릴 수 밖에 없었다.


아르헬은 달려오는 경비대를 보고는 재빠르게 골목길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큰일날 뻔했네.”


아르헬은 경비대에 의해 잡혀가는 사내들을 보면서 가슴을 쓸어 내렸다.

하마터면 아주 골치아픈 일에 휘말릴 뻔한 것을 겨우 빠져나왔다.


“집에나 가야겠어.”


아르헬은 너무나 피곤했다.

괜히 바깥구경 하려다가 고생만 하다 들어가게 되다니.

아르헬은 집밖으로 나오면 고생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앞으로는 함부로 바깥 구경을 하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아르헬이 집에 돌아간 후.

경비대에서는 아르헬이 제압하였던 상가에서 행패를 부리던 사내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그 수사 결과에 따르자면, 그들은 라움 시장 선거에 헤롤드의 대항마로 나온 훔바 상단의 주인 바메드가 커즈 상단을 음해하기 위해 라움 시내에 뿌려놓은 작자들이었다.

라움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커즈 상단의 이름을 사칭하면서 이미지를 갉아먹으려던 계획이었지만, 공교롭게도 어떤 어린 아이에게 제압당하면서 이렇게 경비대에 압송되었다는 수사 결과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되자 바메드는 시장 후보에서 사퇴할 수 밖에 없었으며, 대항마가 없어진 헤롤드는 아주 수월하게 라움 시장에 당선될 수 있었다.


“하하! 이제 나도 한 도시의 시장인데 장인 어른께 더이상 구박받지 않아도 되겠지? 하하하!”


헤롤드는 매우 기뻐하며 집에 친구들을 불러 잔치를 열었다.

그래도 커즈 집안의 경사였던지라 이 날 만큼은 아리엔도 너그럽게 봐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흘러, 아르헬이 열살에서 열한살로 넘어갈 무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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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헬의 이야기11 19.05.08 9 0 10쪽
10 아르헬의 이야기10 19.05.08 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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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르헬의 이야기6 19.05.06 10 0 7쪽
5 아르헬의 이야기5 19.05.05 8 0 7쪽
4 아르헬의 이야기4 19.05.05 12 0 7쪽
3 아르헬의 이야기3 19.05.04 1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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