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백 투 더 재벌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연재 주기
느린손
작품등록일 :
2019.05.07 08:10
최근연재일 :
2019.07.02 12:19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444,540
추천수 :
8,217
글자수 :
304,788

작성
19.05.20 20:56
조회
11,669
추천
200
글자
17쪽

할리우드 출장 (5)

DUMMY

한남동 본가.

이건휘 회장의 서재.


평소 사무실 출근보다는 자택에서 집무를 보는 걸 선호하는 이 회장.

그는 황창석 실장의 브리핑을 받고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이 계약을... 지훈이가 했다고?”


황 실장은 이용재가 퀀텀펀드와 맺은 계약내용을 설명하고 반응을 기다렸다.


탁-


이 회장은 계약서를 던지듯 내려놓고 돋보기를 벗었다.


“이번엔 자네가 큰 실수를 저질렀어. 내가 밀어주라고 한 건 이런 의미가 아니었어. 왜 나와 미리 상의하지 않았나?”


황 실장은 예상했다는 듯 담담하게 말을 받았다.


“처음 계약내용을 들었을 땐 저도 회장님과 똑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당연히 회장님께 보고를 드리고 승인을 받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 회장의 언성이 높아졌다.

황 실장은 이 회장의 불편한 심기를 읽고 더욱 차분해졌다.


“지훈이의 설명을 듣고 생각이 바뀌더군요.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계약이 날아갈 판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내 허락도 없이 보증을 섰다고? 자칫하면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건 자네가 더 잘 알지 않나?”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럴 위험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체 무슨 근거로?”


이 회장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그는 창업주 이병출 회장으로부터 위험을 회피하라고 철저하게 교육받았다.

일례로 이병출 회장은 자식들에게 결제서류에 서명을 하지 말라는 엄명을 내렸다.

나중에 법적인 책임을 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황 실장은 단호한 음성으로 이지훈을 변호했다.


“저는 지훈이의 판단을 믿습니다. 지훈이는 치밀하게 분석해서 미래의 위기를 예상하고 계약을 끌어낸 것입니다.”

”계약을 끌어냈다니? 그럼 퀀텀펀드가 지훈이에게 속았다는 얘기야?”

“맞습니다. 지훈이의 예상에 의하면 5천억 원을 날리게 되는 건 퀀텀펀드입니다. 지훈이는 고작 50억원 어치도 안 되는 그룹의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5억 달러를 받아냈으니, 오히려 칭찬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이 회장은 냉정하게 황 실장의 설명을 분석했다.

퀀텀펀드를 상대로 이정도의 딜을 했다는 건 인정해줄 만한 부분이었다.


단, 한 가지가 문제였다.


“그래도 너무 위험한 계약이야. 우리 가문의 경영방식과는 맞지 않아. 5억 불을 빌렸다가 5조를 갚아야 되는 사태가 생기면 누가 책임을 진단 말인가?”


황 실장은 예상했다는 듯 히든 카드를 꺼냈다.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생긴다면...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어떻게?”

“보증서를 위조했다고 자수하겠습니다. 그럼 계약은 자동적으로 무효가 되고 저만 처벌받는 걸로 끝날 겁니다.”


구속을 감수하면서까지 아들을 지켜주겠다는 뜻.

그말에 상승하던 이 회장의 분노 게이지가 한풀 꺾였다.


“자네가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회장님, 더 이상 지훈이가 망가지는 걸 보고 싶지 않습니다. 어차피 승계작업이 끝나면 상성에서 지훈이가 발붙일 곳은 없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지훈이가 무슨 사업을 하든 상성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해.”

“가능합니다. 지훈이는 5억 불을 밑천으로 독자적인 사업을 시작할 겁니다.”


황 실장이 이지훈의 포부를 밝히자 이 회장의 심기가 다시 불편해졌다.


“독자적인 사업이라니? CZ처럼 계열분리라도 하겠다는 거야?”

“CZ와는 경우가 다릅니다.”

“어떻게?”

“CZ는 그룹의 모태가 됐던 제당을 모태로 해서 계열분리했지만, 지훈이는 모기업의 지원 없이 스스로 확보한 5억 불을 밑천으로 시작할 테니까요.“


아버지의 도움 없이 자립하겠다는 이지훈의 포부.

이 회장은 기특하면서도 여전히 의심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럼 그룹의 자금지원은 전혀 필요없다는 건가?”

“회장님이 목숨값으로 물려주신 상성그룹 비상장 계열사의 주식 48억원 어치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5조원을 갚는 건 지훈이가 아니라 퀀텀펀드가 될 겁니다.”


이 회장은 황 실장의 결의에 찬 표정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너로서도, 그리고 아버지로서도 더 이상 추궁할 근거가 없었다.


“그렇게만 된다면야...”

“꼭 그렇게 될 겁니다.”


황 실장은 보증건을 무사히 넘기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건 그렇고...”


이 회장은 관심을 다른 아들에게로 돌렷다.


“요즘 용재가 잠잠한 거 같은데?”


조용해서 더욱 수상하다는 의미.

눈치 빠른 황 실장은 이미 조사를 마친 후였다.


“표면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다만 최근에 LA지사장과 자주 통화를 하는 것이 좀 걸립니다.”

“LA에 무슨 이슈가 있나?”

“그것이... 엊그제 지훈이가 LA로 출국했습니다.”


앙숙지간인 두 형제의 관심사가 일치하고 있는 상황.

이 회장은 시가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우연치고는 예감이 안 좋아.”

“지훈이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사람을 붙여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급하게 사람을 써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잘했어. 그나저나 지훈이 녀석은 LA에는 무슨 일로 간 거지?”

“방금 보고드린 사업 추진 때문입니다. 저도 물어봤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귀국해서 알려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누구와 만나는지 알아보라고 했는데...”


황 실장은 이 회장의 눈치를 보며 말꼬리를 흐렸다.


“누굴 만났는데 그렇게 뜸을 들이나?”

“스티븐 스필버그를 만났답니다.”


이 회장은 그 이름을 잠시 되새김질하며 기억을 더듬었다.


“아, 그 영화쟁이? 나한테 손 벌리러 왔었지?”

“맞습니다. 할리우드에서는 흥행보증 수표로 통하는 유대인 감독입니다. 소문에 의하면 CZ그룹과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


CZ그룹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이 회장의 머릿속이 바쁘게 돌아갔다.

황 실장은 이 회장이 영상사업단을 발족시키는 본심을 잘 알고 있었다.


‘회장님의 관심사가 자동차 사업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사업을 허락한 이유는, CZ를 엿먹이기 위해서였다.


이 회장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지훈이 녀석 속셈이 뭘까?”

“스필버그를 만나러 간 걸 보면, 영화사업을 시작할 모양입니다.”

“우리가 영상사업단을 출범시킬 거라는 걸 모르진 않을 텐데?”

“그래서 제가 직접 만류했는데도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이 회장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음흉한 흉계를 꾸밀 때 나오는 습관이었다.


“이거 일이 재미있게 돌아가는구만. 소식 들어오는대로 보고해.”

“알겠습니다.”



***



비버리힐스.

데이빗 게펜의 저택.


리무진이 멈춰선 곳은 게펜 레코드사 회장의 대저택이었다.


1시간 전부터 게펜 레코드사의 임직원들과 수많은 기자와 유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건스 앤 로지스의 새출발을 축하하는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진짜 저도 들어가도 되나요?”


리무진에서 내리기 전, 이지훈이 거대한 대리석 현관문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자 엑슬이 이지훈의 멱살을 잡고 장난스럽게 으르렁댔다.


“당연하지. 난 아직 대답을 못 들었으니까.”


이지훈은 엑슬에게 확답을 해주지 않은 상태였다.


‘갑자기 건스 앤 로지스에 가입하라고 제안할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


이지훈이 엑슬과 나란히 현관에 들어서자 피트가 반갑게 웃으며 다가왔다.

엑슬은 바니걸 복장의 웨이트레스가 건넨 위스키잔을 받아들고 피트에게 이지훈을 소개했다.


“이쪽은 혜성처럼 나타난 한국인 친구, 지훈. 이 사람 좋게 생긴 뚱보 아저씨는 9년째 우리 밴드를 담당하는 나의 절친이자...”


피트가 엑슬의 장광설을 못참고 끼어들었다.


“피트 데이비슨이라고 하네. 게펜 뮤직에서 A&R의 책임자로 일하고 있지. 엑슬과는 데뷔 전부터 알던 사이고.”

“A&R이요?”


이지훈이 고개를 갸웃하자 피트가 웃으며 설명했다.


A&R은 레코드 회사의 직무 중 하나로, Artist and Repertoire (아티스트 앤 레퍼토리)의 약자.


아티스트의 발굴, 계약, 육성과 그 아티스트에 맞는 노래의 발굴, 계약, 제작을 담당한다.


“실제로는 기획, 제작, 홍보에 이르기까지 레코드 회사의 업무 전반을 한다고 보면 되네.”


엑슬이 익살스럽게 하품 하는 시늉을 하며 피트와 어깨동무를 했다.


“피트가 아니었으면 건스 앤 로지스는 시궁창 같은 클럽을 전전하다가 공중분해됐을 거야.”


그말에 피트가 엑슬을 슬쩍 밀어내며 이지훈에게 말했다.


“내가 아니었어도 건스는 슈퍼스타가 됐을 거야. 그나저나 자네는 기타리스트보다는 배우가 더 어울리겠어.”

“감사합니다. 칭찬으로 받아들일게요.”

“난 립서비스 따위는 안 해. 자네는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하다고.”


엑슬이 다시 개구쟁이처럼 끼어들며 외쳤다.


“당장 건스 앤 로지스에 가입한다고 말해! 나와 함께 세상을 지배하자고!”


엑슬의 외침에 피트의 눈이 커졌다.


“엑슬,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당연하죠. 당신도 이 친구 실력을 봤잖아요.”


피트가 셰퍼트처럼 엑슬의 냄새를 맡으며 물었다.


“혹시 오다가 약 빤 건 아니지?”

“이제 끊었어요. 이 친구와 위스키를 나눠 마셨을 뿐이에요.”


이지훈이 고개를 끄덕이자 피트가 미안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의심해서 미안해. 록스타의 말은 믿을 수가 있어야지.”

“괜찮습니다. 저도 록스타의 말은 안 믿는 편이라서요.”


그때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엑슬이 이지훈에게 말했다.


“미안한데, 잠시 피트와 얘기 좀 할게.”

“난 괜찮으니까 신경쓰지 말아요.”


평소답지 않게 양해를 구한 엑슬은 피트를 데리고 한쪽 구석으로 갔다.

딴에는 은밀한 대화를 하는 척 했지만 엑슬의 음성과 제스쳐가 컸기에 이지훈은 대화의 내용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천하의 악동 엑슬 로즈가 날 원하고 있어. 날 꼭 잡아달라고 회사에 정식으로 요청하고 있다니!’


잠시 후, 엑슬과 이야기를 마친 피트가 돌아와 이지훈의 팔을 잡아 끌었다.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자네를 만나고 싶어하는 분이 계시거든.”

“잘됐네요. 저도 당신에게 할 얘기가 있었거든요.”



***



피트의 안내로 도착한 곳은 저택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응접실이었다.


한눈에 봐도 고가의 가구들과 이국적인 조형물들이 주인의 심미안을 웅변해주고 있었다.


머리가 반쯤 벗겨지고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중년의 남자가 소파에서 일어나 그들을 맞았다.


이지훈은 이 남자를 한눈에 알아보았지만, 피트가 소개할 때까지 가만히 있었다.


“인사해. 이쪽은 게펜 회장님. 회장님, 이 친구가 말씀드린 한국인 청년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미스터 게펜.”


게펜은 이지훈을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며 의자를 권했다.


“편하게 데이빗이라고 불러줘.”

“네. 저는 지훈이라고 불러주세요.”


피트는 게펜에게 귓속말로 엑슬의 요청을 전달했다.

그러자 이지훈을 바라보는 게펜의 표정이 달라졌다.


비서가 칵테일을 내려놓고 나가자 게펜이 능숙하게 미팅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지훈, 피트가 자네를 꼭 만나보라고 하더군. 오늘 위스키에서 대단했다고 들었어.”

“과찬이십니다. 고교 시절에 스쿨밴드에서 자주 연주했던 곡이라 운이 좋았습니다.”

“겸손하기까지 하군. 그래도 난 피트의 눈을 믿어. 그리고 엑슬이 자네를 꼭 잡아달라고 부탁한 건 자네가 물건이기 때문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잘 알겠습니다. 사실 오늘 칭찬을 하도 들어서 좀 얼떨떨하네요.”


게펜과 피트가 눈빛을 교환했다.


“다음 일정이 있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건스 앤 로지스는 우리 회사 입장에서 아주 중요한 아티스트야. 자네가 슬래쉬의 후임자가 되어 줬으면 좋겠어.”


이지훈은 그 말의 의미를 다시 곰곰이 생각해봤다.

1년에 투어로만 수천 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록계의 슈퍼스타 건스 앤 로지스.

돈과 명예 그리고 수많은 그루피들과의 원나잇이 보장된 록스타의 인생.


‘고교시절의 내가 매일 밤 꿈꿨던 인생이지만, 현재의 나는 더 큰 목적을 갖고 할리우드에 왔다.’


이지훈은 이제 백일몽에서 깨어날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죄송하지만 그 제안은 거절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게펜과 피트의 얼굴에 동시에 당혹감이 퍼져나갔다.

피트가 게펜의 눈치를 살피며 입을 열었다.


“혹시 다른 회사와 계약이 되어 있는 거라면 우리가 처리해줄 수도 있어. 위약금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얘기야.”


이지훈은 옅은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저었다.


“제가 오늘 위스키에 간 이유는 건스 앤 로지스의 멤버가 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제가 할리우드에 온 목적은 따로 있거든요.”


게펜 회장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도대체 그 목적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내 제안을 거절하는 거지?”

“저는 영화사업에 투자하기 위해서 할리우드에 온 겁니다. 오늘 제가 만난 분은 회장님과도 절친한 사이라고 들었습니다.”


게펜은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

그는 이지훈의 말 속에서 곧바로 정답을 유추했다.


“혹시 스티븐을 만난 건가?”

“맞습니다. 저는 드림웍스에 투자제안을 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게펜이 박수를 치며 놀랐다.


“오, 맙소사! 이런 기막힌 우연이 있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당신이 제작한 수많은 명반들이 제 인생을 바꿔놨거든요.”


이지훈은 게펜 회장을 위한 립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제가 기타를 잡게 된 것도 건스 앤 로지스의 데뷔 앨범 때문이니까,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회장님 덕분입니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군. 오늘 우리가 만난 건 우연처럼 보이는 필연이야.”

“그런 셈이죠.”


게펜이 웃음을 터뜨리자 가만히 듣고 있던 피트가 거들었다.


“우연한 필연이라(Accidental Necessity),... 건스의 다음 앨범 제목으로 쓰면 좋겠네요.”

“그래. 나쁘지 않군. 차이니즈 데모크라시(Chinese Democracy)보단 백만 배 나아.”


건스 앤 로지스의 다음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을 보며, 이지훈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1993년 리메이크 앨범 ‘스파게티 인시던트(Spaghetti Incident)’ 이후 타이틀만 정해진 채, 계속 발매가 늦춰진 차이니스 데모크라시 앨범이 정식 발매일은,


‘지금으로부터 13년 후인 2008년 11월 26일이다.’


팬들로서는 목이 빠져라 기다린 보람도 없이, 건스 앤 로지스의 흑역사를 대표하는 망작이 되어버린 비운의 앨범.

이지훈이 게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비단 영화사업 때문만은 아니었다.


‘엑슬 혼자서 이끄는 건스는 반쪽짜리에 불과해. 설사 내가 가입한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엑슬은 독재자처럼 군림하다가 앨범을 말아먹고 망가질 운명이니까.’


이지훈은 시간을 확인하고 먼저 일어났다.


“더 하실 얘기가 없다면 호텔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전 록스타 체질은 아닌 가 봅네요. 벌써부터 눈이 감기네요.”

“마침 나도 회의가 있어서 나가봐야 해. 피트, 자네가 이 친구를 데려다줘야겠군.”

“걱정마십쇼. 제가 호텔까지 안전하게 책임지겠습니다.”


게펜은 이지훈을 현관까지 배웅하고 말했다.


“어쩐지 자네와 인연은 오늘이 마지막이 아닐 거 같은 예감이 드는군. 참고로 난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어.”

“그러길 바라야죠. 드림웍스와 비즈니스를 하는 게 제 꿈이니까요.”

“그럼 또 보세.”



***



호텔로 돌아오는 길.


이지훈은 선잠이 들었고, 피트는 굳이 그를 깨우려 하지 않았다.


끼이익-


호텔 정문 앞에 부드럽게 차를 세운 피트는 이지훈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기처럼 잘도 자더군. 무슨 좋은 꿈이라도 꿨나?”

“오늘 하루가 꿈만 같군요. 믿지 못할 일들이 연달아 일어났어요. 이제야 할리우드에 왔다는 게 실감이 나요.”

“참고로 게펜 회장님의 제안을 거부한 사람은 자네가 처음이야.”


피트가 못내 아쉬운 얼굴로 말했다.


“미안해요. 기분 상하게 할 의도는 없었어요.”

“아냐. 오히려 내가 미안하지. 자네 같은 거물을 몰라봤으니.”

“거물이라뇨? 전 그저 한국에서 온 평범한 청년 사업가에 불과해요.”


이지훈이 겸손을 떨자 피트가 고개를 저었다.


“한 가지 가르쳐주지. 할리우드에서 겸손은 미덕이 아냐. 스필버그에게 투자를 제안한 사람은 거물의 자격이 충분해.”

“부디 그렇게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이건 내 직감인데, 어쩐지 행운의 여신이 자네의 편일 것 같군. 피곤할 텐데 어서 들어가서 푹 쉬어.”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이지훈이 차에서 내리자 피트가 창문 너머로 명함을 건넸다.


“혹시 생각이 바뀌거나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 음악계에는 항상 자네 같은 인재가 필요하니까.”

“생각해볼게요. 운전 조심해요.”


부웅-


멀어지는 피트의 차를 바라보던 이지훈은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


“저 사람은...‘


빌보드지의 옥외 광고판 속에서 래퍼 투팍(Tupac)이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피트의 명함과 스웩 넘치는 포즈를 취하고 있는 투팍을 번갈아 바라보는 이지훈.


순간, 그의 머릿속에 섬광처럼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음악산업도 영화산업만큼 거대한 시장이다!’


작가의말

할리우드 출장은 총 10편으로 마무리됩니다.

애정 어린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백 투 더 재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일시 중단합니다. 19.07.08 880 0 -
공지 제목을 변경했습니다. 19.06.03 11,414 0 -
46 샤롯데를 찾아서 (6) +8 19.07.02 2,770 74 12쪽
45 샤롯데를 찾아서 (5) +2 19.07.01 2,626 56 12쪽
44 샤롯데를 찾아서 (4) +2 19.06.28 3,094 58 12쪽
43 샤롯데를 찾아서 (3) +3 19.06.27 3,308 65 13쪽
42 샤롯데를 찾아서 (2) +2 19.06.26 3,601 70 12쪽
41 샤롯데를 찾아서 (1) +3 19.06.25 4,118 84 13쪽
40 스파이 게임 (5) +4 19.06.24 4,375 111 12쪽
39 스파이 게임 (4) +9 19.06.21 4,803 101 12쪽
38 스파이 게임 (3) +5 19.06.20 4,890 112 14쪽
37 스파이 게임 (2) +4 19.06.19 5,323 112 13쪽
36 스파이 게임 (1) +12 19.06.18 5,855 118 11쪽
35 트로이의 목마 (5) +8 19.06.17 6,329 129 12쪽
34 트로이의 목마 (4) +12 19.06.14 6,855 140 12쪽
33 트로이의 목마 (3) +7 19.06.13 6,791 166 13쪽
32 트로이의 목마 (2) +14 19.06.12 7,116 185 13쪽
31 트로이의 목마 (1) +14 19.06.11 7,481 160 13쪽
30 충무로의 신성 (5) +13 19.06.10 7,805 165 14쪽
29 충무로의 신성 (4) +9 19.06.07 8,148 167 13쪽
28 충무로의 신성 (3) +5 19.06.06 8,577 183 16쪽
27 충무로의 신성 (2) +13 19.06.05 9,022 195 17쪽
26 충무로의 신성 (1) +10 19.06.04 9,630 183 16쪽
25 JH 엔터테인먼트의 시작 (6) +16 19.06.03 10,261 206 15쪽
24 JH 엔터테인먼트의 시작 (5) +15 19.06.01 10,026 222 18쪽
23 JH 엔터테인먼트의 시작 (4) +12 19.05.30 9,950 215 16쪽
22 JH 엔터테인먼트의 시작 (3) +6 19.05.29 10,168 211 18쪽
21 JH 엔터테인먼트의 시작 (2) +12 19.05.29 10,538 206 19쪽
20 JH 엔터테인먼트의 시작 (1) +10 19.05.28 11,040 204 20쪽
19 할리우드 출장 (10) +12 19.05.26 10,725 207 20쪽
18 할리우드 출장 (9) +19 19.05.25 10,649 205 16쪽
17 할리우드 출장 (8) +12 19.05.24 10,831 220 16쪽
16 할리우드 출장 (7) +13 19.05.23 11,225 200 16쪽
15 할리우드 출장 (6) +11 19.05.21 11,350 203 17쪽
» 할리우드 출장 (5) +7 19.05.20 11,670 200 17쪽
13 할리우드 출장 (4) +16 19.05.19 12,373 206 15쪽
12 할리우드 출장 (3) +9 19.05.17 12,167 210 15쪽
11 할리우드 출장 (2) +4 19.05.16 12,482 235 17쪽
10 할리우드 출장 (1) +16 19.05.15 13,063 223 16쪽
9 악마와의 계약 (4) +8 19.05.14 13,243 231 16쪽
8 악마와의 계약 (3) +18 19.05.12 13,052 217 15쪽
7 악마와의 계약 (2) +5 19.05.11 13,447 228 14쪽
6 악마와의 계약 (1) +8 19.05.11 15,009 230 14쪽
5 사생아로 돌아오다 (4) +16 19.05.11 15,210 251 15쪽
4 사생아로 돌아오다 (3) +4 19.05.09 15,540 246 13쪽
3 사생아로 돌아오다 (2) +12 19.05.08 16,640 270 13쪽
2 사생아로 돌아오다 (1) +19 19.05.07 18,967 275 14쪽
1 프롤로그_소모품 인생 +27 19.05.07 22,258 262 14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느린손'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