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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우우니
작품등록일 :
2019.05.10 08:43
최근연재일 :
2019.05.1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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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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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프롤로그

DUMMY

-프롤로그


-1.내 이름?


그게 뭐가 중요해?

내가 어린이일 때는 인간이라는 걸 지나치게 내 욕구에 맞춰 생각하고 있었다.


‘나한테 과자 사준 엄마 친구.’

‘나한테 닌텐도 사라고 돈 준 아빠 친구.’

‘명절이라는 시간에 세배라는 인사를 받으면 흔쾌히 댓가를 지불해주는 친척이라는 사람들.’


인간이 상대적이니 그리 받기만 하면서 나 또한 저들이 나한테 바라는 모습이 무언가?

무엇을 해주어야 더 많은 것을 받을 수 있는가에 저절러 마음이 가길 시작했다.

그들이 어린 내게 바라는 모습.


‘인사 잘 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고......’


여러 사람이 말하는 공통된 요구에 나는 아무 의심 없이 최대한 그런 이야기에 부합하도록, 어린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어린 시절을 살아왔다.

자기보다 큰 사람을 보면 인사 잘하고, 엄마 아빠 말 잘 듣고, 공부는....... 가능한 한 열심히...... 열심히......

그렇게,..... 그렇게 살아왔다.

그런 어린이였던 나는 나름 순탄하게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딪힐 게 없었다.

어른들이 제공하는 제한된 정보를 신봉하며 사는 순진하고 멍청한 어린이를 누가 건들겠나? 건들 이유가 없지.....


내가 중학교 1학년때, 그때 비로소 인간이라는 게 보이길 시작했다. 선생이란 “인간”부터......

중학교는 초등학교랑 아주 달랐다.

초등학교땐 선생의 이익이 학생의 존재에만 걸려 있었다.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무사히 등교해서 무사히 하교하면 완료되는 생활이었고 선생님들도 거기에 중점을 두고 우리를 대했다.

물론 초등학교에서도 성적의 문제는 있었지만 정말 기본 상식 습득을 테스트하는 것이었고 그 성과가 선생의 능력에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중학교 때는 분명히 달랐다.


학생이란 아이를 노동자와 공무원 중 하나를 만들려는 나라의 의지가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더 나은 노동자, 더 공무원을 만드는 생산자로서 선생들은 휘하 학생들의 성적이란 수치로 냉정히 평가받았고 선생은 그 냉정함을 학생들에게 분명히 고스란히 내려주었다.

학생의 성과가 선생의 이익과 연결이 되자 선생이란 직업을 가진 인간의 본능적 성품을 모두 드러났다.

자신의 병사나 졸병처럼 자기 나이의 반 정도 되는 아이들에게~ 성적이란 성과를 얻기 위해 질책하고 때때로는 폭력을 쓰는 것도 불사하며 닦달했다.

선생들의 초등학교 때와는 달라진 액션에 학생들도 다른 대응책을 가지게 되었다.

어린이일 때 그저 따르기만 하면 되는 좋은 어른에서 자연스럽게 이용해 먹어야하는 거래대상이 되었다.


‘이 선생님이란 새끼는 나에게 뭘 줄 것이며 난 대가로 얼마만큼 내 인생을 털어 성적을 올려야하나?’

‘이 선생이란 새끼의 교육이 앞으로 내 미래의 소득생활에 얼마만큼 도움이 될 것인가?’

‘나는 이도 저도 줄게 없으니 이 시키의 천대를 견디며 눈에 띠지 말고 살자...... 괜히 맞을라......’


선생이란 자들도 내가 생각하는 이상의 인간은 없었다.

모든 선생들은 삶에 찌든 생활인, 월급쟁이에 불과했다.

하루하루를 짜증과 피로 속에 인생을 조각내어 잘게 계속 내던지는 범인(凡人)들.

나는 그들의 대단찮은 성과물중 하나였다.

높은 성적도 아니고 어떤 특기가 있던 것도 아니었으니 그들에게 나는 다른 좋은 품질의 학생들을 방해만 하지 않으면 되는 작은 분자로 방치되었고 대충 스쳐가는 인연이었다.

액션에는 같은 리액션이 따르는 법!

나도 그들을 그렇게 보았다.


‘서로 건들지 맙시다.’


감성적 유대의 사제기간이 아닌 무언의 이해일치를 통한 메마른 거래관계 속의 건조한 학교 시간을 보내던 중, 하루는 늙은 역사 선생이 뇌졸중으로 교단에서 쓰러져 버렸다.


‘...... 뭐~...... 그럴 만한 나이지........’


별다른 감흥도, 심각한 현실적 손실도 없이 빠진 노교사의 자리를 새로운 여교사가 메우는 것으로 사건은 맺어졌..... 는데! 그 새로운 교사가 나의 인생에 커다란 흔적을 남겼다.

이름도 안 잊어 먹는다.

역사 선생님 장준희!


“역사란 많은 인간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가는 많은 과정들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슬픈 코미디입니다!”

“......!......”


이익과 코미디!


이두 개의 단어가 내 마음에 쑥 들어왔다.


“그리고 역사를 공부한다함은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다니는 장대한 여행입니다. 이 슬픈 코미디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죠.”

“.......”

“이 여행을 여러분과 같이 하게 되어 기쁩니다. 이제부터 여러분의 역사를 같이 여행하게 된 선생님 장준희입니다. 반가워요.”


내가 인생을 파악하는 하나의 키워드와 새롭게 제시된 두 번째 키워드...... 그리고 그것을 제시한 선생이란 직업인, 장준희


“뭐..... 여 선생이라고 기대했는데 별로다...... 키두 작고.......”

“뭐 저 정도면..... 봐줄만 하지 않냐?”

“눈 X나 낮네 ㅂㅅ 새끼 ㅋㅋㅋㅋ.....”

“뭐~! 저 정도면 좋지 뭐.......”


주변에서는 역시 그 나이대의 남자아이들처럼 외모품평이 즐비했지만 난 그 첫인사의 두 단어와 같이 여행을 하자는 은근히 끌리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의외로 그 나이에는 선생이 마음에 들면 과목도 마음에 드는 법이다.


역사에 대해 흥미 있게 접근하자 아직 진지하게 뭔가를 넣어 본적 없는 깨끗한 두뇌가 즉시 들어온 정보들을 잊지 않도록 차곡차곡 정리, 저장하기 시작했다.


교과과목의 범위는 간단히 마스터하며 국사, 세계사 점수는 간단히 두각을 나타냈다.

흥미는 바로 교과범위 밖의 방대한 역사로 향했다.


“역사 쪽 과목이 점수가 좋은 데도 공부를 계속하는 건 바보짓 아니겠니? 이젠 공부시간을 효과적으로 분담을 해봐.”

“전...... 그냥 역사가 좋아서 공부하는 건데요?”

“좋아서 하는 공부는 대학에 가서 하는 거고...... 지금은 성적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학습전략을 짜야지!”


내 전담 성적관리자, 단임이란 자는 공부, 정확히는 성적을 조정하는 시간분담을 학습과 전략이라는 어색한 조합의 연결어로 권했지만 나로서는 그다지 흥미로운 권유는 아니었다.


“역사라는 과목에 흥미를 가져주니 선생님이 아주 기뻐~!”


역사 성적이 오르자 장준희는 선생이란 직업인답게 나의 성과를 찬양칭찬하며 접근해왔다.

이쪽이 더 기분이 좋았다.


‘뭐...... 선생이 그런 거지...... 자기 과목 점수 좋은 학생이면 기분 나쁘지는 않겠지...... 뭐...... 크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


억지로 흥분까지는 않으려고 야박하게 생각을 가다듬었지만...... 그러나 이 여인의 접근은 다른 선생직업인의 관계와는 다른 느낌을 줬다.

정말 역사의 여행을 같이 가는 동행 같은 느낌이랄까?

여인과의 여행.......

가까운 거리에서의 성인 여성의 향기도 그 때까지의 꼬마 계집아이들의 시큼한 땀 냄새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직업적 접근이라도 여인의 진심어린 감정적 유대는 이제 어른의 몸으로 만들어지는 첫 단계의 내 육체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더 이 선생님의 칭찬을 받고 싶다.’


두근거리면서도 편안해지는, 모순된 두 좋은 감정이 모두 가슴 속에 자리 잡는 가(假)연애 상태.

나는 더욱 공부하고 외웠다.

아예 교과 과정에도 없는 역사들에 대해서도 부지런히 외우고 살펴봤다.

물론 그렇다고 선생과 제자의 금지된 관계 같은 건......

......있을 턱이 있나?


나도 그렇게 성인 여자를 매혹시킬 만한 매력만발남이 아닌데다가 아웃사이더까지는 아니라도 마지날러(경계인)정도는 되는 찐따라 어떤 선 이상의 관계는 되질 못했다.


장준희도 그저 역사에 관심을 깊게 가진 학생이라는 생각말고는 다른 생각은 없었을 것이다.

아무튼 이때 공부한 역사에 대한 인식과 인간에 대한 시각은 나의 이후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뭐....... 이 후 드라마는 없었다.

1학년 때 역사수업시간과 2학년때 보충수업시간에 문제집풀이로 잠깐씩 만나다가 3학년 때는 역사수업자체에 장준희 선생님은 배제되고 수험용 문제풀이 교사가 배치되었다.


나는 역사는 제법(아니, 꽤 많이) 잘하지만 다른 과목은 여전히 중간 정도인 학교의 N분의 일로 학창생활을 마쳤다.


......그리고......








어둡다!

앞이 안 보여!

덥고 축축해!

숨이 쉬어지질 않아!

여긴......!

여긴....... 어디야!


내 온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팔과 다리가 동그랗게 팩키지처럼 웅크려져 움직여지도 않는 데 뭔가 알 수 없는 힘이 나를 하체 쪽에서 머리 방향으로 밀기 시작했다.


뭐야......!

나...... 나를 어디로 끌어가는 건가?

이....... 이 힘은...... 이 힘은 도대체 뭐야~!!!!!!


뭔가 긴 터널을 뚫고 나오자 더운 기운이 사라지고 단번에 추운 기운이 온 몸을 감싼다.

숨이 안 쉬어지는 상태에서 한기가 온몸을 감싸자 견딜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괴...... 괴롭다.....!!!!!

살려...... 누가..... 좀....... 살려줘.....


순간 뭔가 몸에 강한 충격을 주었다.

치명상을 입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너무 괴로운 상태에서 들어온 충격이라 비명이 터져 나왔다.


으.....으어어어엌!!!!!!!!!!!!! 으아앜ㅡㅡㅡㅡㅡ!!!!!!


“으아ㅡ앙!!!! 응아ㅡㅡㅡㅡ아아아!!!!!”

“대군마마이옵니다! 세손을 얻으셨습니다!”

“.......상궁은 함부로 세손이란 말을 말라....... 으읔........”

“아! 송구하옵니다....... 세자비 마마......”


뭔가 익숙하지 않은 괴상한 대화가 들린다.

그나마 내 울음에 귀가 울려서 잘 들리지도 않는다.

이제야 숨은 쉬어진다.

울며, 숨 쉬며,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울다가 울다가 결국 정신을 잃듯 잠에 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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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 말문 19.05.10 251 1 8쪽
4 3. 수용 19.05.10 277 1 9쪽
3 2. 적응 19.05.10 294 2 9쪽
2 1.나는 태어났다. 19.05.10 332 2 8쪽
» 0. 프롤로그 +2 19.05.10 390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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