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에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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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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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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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DUMMY

#1


"으아아!!!"


익숙한 목소리에 백성혁은 정신을 차렸다.


'여긴?'


킁킁.

맑고 깨끗했던 중원과는 확연히 다른 공기.

뿌뿌웅-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들.

늘어져 있는 빌딩들.


'돌아왔구나!'


틀림없다.

원래 세계였다.


"아, 안돼!! 삼륜만다라수라멸겁영원시공진이!!"


그러고보니....


'저 놈도 있었지.'


슥.

백성혁은 가자미 눈을 치켜뜨고 옆을 바라보았다.

하북 팽가의 가주.

젊은 나이에 신도(神刀)라고도 불리웠던 그가,

볼썽사납게 웅크리고 벌벌 떨고 있었다.


"뭐야? 그 삼륜 만다라 뭐시기하는 게."

"거, 건드리지 마시오!"

"건드리지 마? 이 새끼가?"


백성혁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살기.

그걸 감지한 팽가 가주가 벌떡 일어났다.


"아, 아닙니다. 어?"

"어?는 무슨. 너, 일 잘해놨구나."


팽가 가주는 눈을 끔벅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의 입장에서는 별천지나 다름 없는 곳.


"그, 그럴리가. 삼륜만다라...."

"아니 그러니까, 그 삼륜만다라 뭐시기가 뭔데?"

"아, 아니오! 이곳이 박 대협이 살고 있던 세계가 맞소?"

"어."

"허허...허허허! 그것 보십시오. 내 말하지 않았습니까? 틀림 없이, 제대로, 대법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근데 그런 것치고는 왜 이렇게 땀을 삐질삐질 흘리냐?"

"...아니 그건...."

"그리고, 왜 그렇게 오버 떠는 건데? 그러니까 의심스러웠잖아."

"오버가 무엇입니까?"


백성혁은 이마를 매만졌다.

이상하다.

틀림 없이 무언가 수상한 꿍꿍이가 있어 보여서, 대진의 중앙까지 이 놈을 데려왔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질 않나, 시선을 피하질 않나....


'삼륜 만다라가 어쩌고 하는 걸 보니까 속셈이 있었던 거 같은데....'


"뭐, 됐나. 일단 대법은 성공했으니까.'

"하하. 아닙니다. 그것보다... 여기가 박 대협이 있었던 곳이군요."

"대협은 무슨. 그냥 검마라 불러. 니들 나 그렇게 부르잖아."

"어떻게 사람 면전에서 마(魔)자가 붙은 별호를 부르겠습니까."

"아 됐고, 그리 부르라고."

"아, 알겠습니다. 검마."

"근데 삼륜 만다라 그게 뭐냐?"

"그, 그건...."


팽가 가주가 땀을 삐질 흘린 순간.

백성혁의 눈이 가늘어졌다.

수상하단 말이지.

막, 말을 꺼내려는 순간이었다.


"저 사람들 뭐지?"

"어디 드라마 촬영하나?"

"아, 아까 방송 나왔잖아. 그쪽 사람들 같은데?"


주변 사람들이 백성혁과 팽가 가주를 바라보며 쑥덕이고 있었다.

하긴,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백성혁은 수수하지만 단정한 회색 무복 차림,

팽가 가주는 그 위치에 걸맞게 고풍스럽고 화려한 복장을 입고 있었다.

중국식 복장에, 둘 다 중국어로 말하고 있으니 눈에 띌 수 밖에.


"일단 이동하자."

"...예? 어디로 말입니까?"

"원래 세계로 돌아왔으니... 일단 우리 집으로 가야지."

"집...이요?"

"일단 따라와라."


성큼성큼, 걸어나가던 백성혁이 멈춰섰다.


"...."


백성혁은 미간 사이를 좁히더니, 이내 지나가던 사람 한 명을 붙잡았다.


"저기요."

"무슨... 힉?"

"...수상한 사람 아닙니다."

"아...예."


아무리 봐도 수상한 사람 같은데. 행인은 그런 시선으로 백성혁을 쳐다보았다.


"혹시 여기가 어딥니까?"

"...?"

"수상한 사람 아닙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다짜고짜 그리 물으시면...."

"아니, 지명 같은 거 있을 거 아닙니까. 서울이라던가 수원이라던가 인천이라던가."

"그거야 여긴 서울인데요."

"서울 어디요?"

"명동이요."


명동이라.

백성혁은 턱을 매만지다, 이내 한 쪽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럼 저쪽이겠구만."

"자, 잠깐만요."

"고맙습니다. 자, 팽씨야, 가자."


후다닥, 사라지는 백성혁과 팽가 가주.

그 모습을 바라보던 행인이 만류하려던 손을 꼼지락 거렸다.


"그, 그 방향으로 가시면 안되는데... 주의보가 떴는데...."


#2


"검마공."

"공은 떠그럴. 그냥 검마라 불러."

"그럼 검마. 한 가지 여쭤봐도 괜찮겠습니까?"

"뭔데?"


팽가 가주는 눈을 끔벅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곳이 검마가 살고 있던 세계. 맞지요?"

"어."

"아까 그곳도 여기랑 똑같은 장소구요."

"맞아. 요점만 말해라."

"아까 그 수많은 사람을 보아하니, 제가 이 세계에 대해서 잘 모르긴 모르는데, 하여간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시인걸로 추정됩니다만... 맞습니까?"


백성혁은 짜증을 버럭 냈다.


"아 그래서 요점이 뭔데? 니네 정파, 아니 무림 새끼들은 그게 문제야. 뭔 말 한마디 하는데 그리 빙빙 돌려싸서 말하냐?"

"그, 그게 아니라."

"뒤질래? 요점만 말하라고."


후다닥, 방어 자세를 취하던 팽가 가주가 이마를 훔쳤다.


"그... 원래 이리 사이한 기운이 득실 거리는 곳입니까? 검마가 사는 세상은."

"...."


백성혁은 인상을 찌푸리며, 턱을 만졌다.


"그건 아닌데...."


분명히 명동이라고 했다.

행인이 거짓말을 한게 아니라면, 이곳은 서울 한 복판.

제 아무리 걸음을 빨리 걸었다 한들, 서울에서 경기도권에 있는 지역일거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팽가 가주는 사이한 기운이라고 했다.

그 말이 맞았다.

솔직히 말하면, 무림인이 아니라 기운을 느끼지 못하는 일반인이라고 해도 알아볼 수 있을만큼 특정한 요소가 한 눈에 보이고 있었다.

희뿌연 자색의 안개.

척 봐도 '나 수상해요'하는 빛깔의 안개가 주변에 자욱했다.


"그럴리가. 아니, 이 비슷한 게 없는 건 아닌데....'


설마 '그거'인가? 근데 수도권에 이런 게 있을리가 없는데?


"그뿐만이 아닙니다."


팽가 가주는 진중한 태도로 말했다.

그의 손이 혁대에 걸린 도 자루로 향했다.


"흉측한 기척이 느껴지는 군요. 큰 놈이 하나, 그리고 작은 놈이 몇 개."

"야, 팽가 가주."

"예?"

"개 폼 그만 잡아. 나도 다 아니까."

"험! 험!"

"도 자루에 손도 떼고."

"...험험."


하지만 팽가 가주의 말 대로였다.


'떠그럴.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실제로 백성혁도 느끼고 있었다.

사실 경지만 해도 팽가 가주보다 몇 수는 위인 백성혁이 느끼지 못할리 없었다.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불쑥, 팽가 가주가 말했다.

백성혁은 인상을 찌푸리며 주먹을 쥐었다.

뻑!


"어이쿠!"

"아 거 참, 아는 척 좀 그만 하라니까. 니가 보는 거, 니가 듣는 거, 니가 느끼는 거, 나도 다 느낀다고 이 양반아."

"시, 시정 하겠습니다."


바로 그 때였다.

쑤우욱.

안개가 갈라지며 기척의 주인의 모습을 드러냈다.


"키에에엑!"


척 들어도 괴이한 울음 소리와 함께,


"뭐, 뭡니까, 저 괴물은?"


모습을 드러낸 건, 말 그대로 괴물이었다.

신장은 삼 미터가 넘어보이고, 팔뚝은 성인 장정의 허리 보다 더 굵은 놈이었다.

그런 놈이 댓 마리는 넘게 모습을 보였다.


"키에에엑!"


백성혁은 인상을 찌푸리며, 손을 털었다.

뚜둑, 뚜두둑.


"아무래도 환영 인사는 아닌 거 같은데."

"처리할까요?"


손을 풀던 백성혁이 눈을 끔벅였다.


"그래, 네가 하면 되겠네."

"...."


그러고보니 내가 왜 저런 말까지 했지?

팽가 가주는 입술을 내밀었다.


"야, 니가 처리 한다며."

"...예이, 예이."


완전 상전 납셨네.


"다 들린다. 나랑 먼저 붙을래?"

"아, 아닙니다."


뚜둑 뚜두둑.

팽가 가주는 목을 좌우로 틀었다.


"쯧, 너희같은 미물들에게 쓸 만한 도가 아닌데."


철컥.

팽가 가주가 도를 아주 조금 뽑았다.


"잘 봐라, 그리고 기억해라. 이게 강호를 진동시킨...."

"아주 개 폼을 잡는구만."

"아 좀, 검마! 이래뵈도 나도 팽가...."

"조심해라."

"예?"


뻑!

팽가 가주가 고개를 돌린 사이,

먼저 움직인 건 괴물이었다.

속도는 아주 빨랐다.

가속까지 일 초의 시간도 걸리지 않는 것 같았다.


'마치 무림의 신법같군.'


빙글빙글.

그 일격에 얻어 맞은 팽가 가주의 거구가 날아갔다.

콰콰쾅!

콘크리트 담이 팽가 가주의 몸에 부딪혀 그대로 허물어졌다.


"쯧, 방심하기는. 정파 놈들은 저래서 안돼."


백성혁은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원래 세계로 돌아온 기념으로, 준비 운동 한 번 해볼까.

그리 생각할 때였다.


'응?'


다다다닥.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으십니까!"


안개속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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