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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무림에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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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노
작품등록일 :
2019.05.2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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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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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DUMMY

#1


"하, 기가 막혀서. '오랜만이다 혜지야?'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백혜지는 기가 차 물었다.


"그게 왜? 그 이상 좋은 대사가 생각나지 않는데."

"이럴때는 미안하다는 말 부터 해야 되는 거 아니야?"

"뭐가?"

"뭐가 미안한지 몰라서 묻는거야?"

"아니, 알기는 아는데...."

"13년동안 코빼기도 안보이고 행방불명된 오빠란 인간이 갑자기 서울 시내 한복판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몬스터 존에서 튀어나온 다음, 경찰서에서 뜬금없이 가문의 이름까지 대면서 성남에서 서울까지 찾아오게 만들어 놓고 '뭐가'라는 말이 나와? 어?"

"어?"


백성혁은 식은땀을 흘리며 손가락으로 볼을 긁었다.


"어, 그러니까... 어...."

"대답은?"

"...미안하다."


백혜지는 고운 미간을 찌푸리며 백성혁을 노려보았다.


"오빠 맞으십니까?"


곁에서 듣고 있던 경찰이 물었다.


"예. 틀림 없어요. 저 우유부단한 태도에 어벙한 얼굴. 두꺼운 낯짝이 딱 13년 전에 행방불명된 우리 오빠 맞아요."

"그럼 저 분은?"


경찰이 팽가 가주를 가리켰다.


"저 사람은...."


모르는 사람인데요. 그리 말하기 전에 백성혁이 제스쳐를 취했다.

어떻게든 해주라는 뜻.


'무슨 일에 엮인건가?'


분명 자신에게 신원 보증을 해달라는 뜻.


'...설마 사정을 잘 모르는 건가?'


후우. 백혜지가 한 숨을 쉬었다.


"아는 사람이에요."

"그렇습니까? 그래도 신원이 확인 되지 않는 사람에, 외국인처럼 보이는데요."

"저희 백가장에서 보증하겠습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일단은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헌터 백혜지씨라고 해도 신원 보증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게...."


경찰의 태도는 단호했다.

백혜지의 인상이 어두워졌다.

반면 대화를 듣고 있던 백성혁은 어이가 없었다.


'성남 백가장이 신원 보증이 안된다고? 뭔 개소리야?'


말도 안되는 일이다.

성남 백가장이 어디인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헌터 가문으로서,

무(武)로만 따지면 전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곳이었다.

그런 곳에서 신원 보증을 한다는 데, 확인할 수 없다니?


'본가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건가?'


그 의문도 잠시.

백성혁의 시선이 입구 한 켠으로 향했다.

동시에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로브 차림의 남자.


'이 녀석, 제법 강해보이는군.'


백성혁은 최승환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헌터 백혜지. 이제 내 용무를 봐도 괜찮을까?"

"헌터 최승환? 미안하지만 이건 가족사와 관련된 일인데요."

"몬스터 존과 관련된 이상 그게 끝이 아니지. 헌터 이수아와 이 두사람의 사전 청취는 들었다."


최승환은 턱을 쓸었다.


"백가장의 망나니 장남은 모르겠지만, 저 중국인의 신원은 내가 보장하지."

"예?"


경찰이 되물었다.

최승환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못 들었나? S급 헌터 최승환. 아니, 불새 길드의 서브 마스터인 내가 보장하지."

"아, 알겠습니다."

"잠깐만요. 헌터 최승환. 당신이 뭔데 저 사람의 신원을 보장한다는거에요?"


가만 듣던 백혜지가 따졌다.


"혜지야. 그럴 필요 없잖아? 알아서 보증해주겠다는데."

"오빠는 가만있어, 이건 백가장의 자존심 문제라고!"

"잉...."


가만 듣던 최승환이 피식 웃었다.


"그건 알아서 생각하시지, 헌터 백혜지. 내가 당신에게 뭘 설명해줘야 될 책임을 못느끼겠군."

"뭐라고?"

"못 들었나? 책임을 못 느끼겠다고 했다. 그리고, 백가장의 자존심? 재미있군. 그 다 낡아빠진 백가장에 자존심이란 게 있었나? 아! 사자검의 자존심은 있겠군."

"당신!"


백혜지의 얼굴이 붉어졌다.

꽉 쥔 주먹이 달달 떨렸다.

당장에라도 덤벼들 기세.

그러나 그녀는 참았다.

오빠, 백성혁이 어깨에 손을 얹었기 때문이다.


"이봐, 까만 이불 둘러쓴 양반.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쯤 해두시지."


백성혁은 최승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 여동생이거든."

"백성혁이라고 했나? 기억이 나는 군. '백가장의 얼간이' '세상에서 제일 집안이 좋은 F급 헌터'."


백성혁이 감회에 젖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운 별명이군."

"백혜지 씨와 더불어 너에게는 별로 용건이 없다. 용건이 있다면...."


최승환의 시선이 팽가 가주에게로 향했다.


"저 자겠지."

"저 시커먼 놈이 왜 저를 느끼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겁니까?"

"너를 원하나 본데?"

"저, 전 그런 취미 없다고 전해주십쇼, 검마."

"미안하지만 나도 그런 취미는 없다."


가만 듣던 최승환이 답하자, 백성혁이 눈을 끔벅였다.


"중국어를 할 줄 아시나보네?"

"십룡방과 같은 거대 길드가 있는 한, 비즈니스상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아무리 네가 심삽년간 행방불명 됐다고 해도 불새 길드의 위명은 들어봤을텐데?"

"미안하지만, 잘 모르겠는데."

"흥... 들판위의 야인이라도 됐었다는 말인가? 뭐, 좋다. 오늘은 이만 가봐도 좋다. 너희들의 신원은 이 내가 모두 보장했으니까."

"그래? 그래 준다면야, 나야 고맙지."


백성혁은 백혜지의 어깨를 한 번 주무르더니 말했다.


"가자, 혜지야."

"뭐, 뭐?"

"집에 가자고, 가도 된다고 하잖냐."

"...기가 차서. 안보이는 사이에 얼굴이 많이 두꺼워 졌네, 오빠."


백성혁은 그런 여동생을 무시하곤 말했다.


"야, 팽가야. 따라 나와라."

"어, 어디로 갑니까?"

"당연히 우리 집이지."


백성혁 일행이 경찰서를 나선 이후.

최승환은 그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백성혁도, 백혜지도 아니었다.

바로 팽가 가주였다.


'저 남자. 분명히 팽씨라고 했지.'


착용하고 있는 의복, 말투, 기도에서부터 모든 면이 일치했다.

십룡방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계파와.


'십룡방이 한국으로 진출하려는 건가?'


불새 길드는 대한민국 헌터 길드중에서도 제일 큰 성세를 이룬 곳.

최승환은 다름 아닌 그 불새 길드의 서브 마스터다.

당연히 이 사실을 간과할 수는 없었다.

십룡방은 중국 제일의 헌터 연합이니까.


'어떻게 백가장의 찌꺼기 따위가 십룡방과 인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상관 없었다.


'채무 상납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 그 때 캐물어보면 되겠군.'


만일의 일이 생겨도, 이번에 빚을 만들어두었으니 보험은 될 것이다.

한 가지 신경쓰이는 점이 있다면....


'분명히 그 팽씨 성을 가진 자가, 백가의 얼간이에게 '검마'라고 불렀지. 혹시 13년간 중국에서 수련을 하다온건가?'


흥, 그래봤자겠지.

어차피 녀석은 재능이 없으니까.

최승환은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럼, 슬슬.


"경관. 이번 몬스터 존 출몰이후 현재까지 보고된 경과 사항을 모두 내게 넘겨주겠나? 헌터 협회의 허락을 받았네."


갑작스럽게 서울 한 복판에 나타난 대규모 몬스터 존.

그 일에 대한 업무 처리를 할 때였다.


#2


성남시.

백성혁과 팽가 가주는 여동생이 몰고온 작은 승용차에서 내렸다.


"잠깐만. 여긴 우리 집이 아닌데?"

"여기 우리 집 맞아."


백성혁이 눈을 끔벅였다.


"이게?"

"이게라고 하지 마. 엄연히 우리 집. 이곳이 바로 성남 백가장이니까."


허 참.

백성혁은 어이가 없었다.

그의 눈 앞에 있는 2층짜리 주택.

나쁘지는 않다.

성남시 한 복판에 이정도면 솔직히 괜찮은 편이다.

근데....


"야, 혜지야. 대체 무슨 일이 있던거야? 우리 저택은? 백가장 문하들은? 13년 동안 천지가 엎어지기라도 한거야?"

"응."


백혜지는 싸늘한 시선으로 백성혁을 노려보았다.


"하늘과 땅이 뒤엎어졌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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