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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무림에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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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노
작품등록일 :
2019.05.2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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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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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DUMMY

#1


"여기에 손을 얹어주세요."


진행요원이 구슬 하나를 내밀었다.


'이번이 몇 번째였지? 일곱 번째였나.'


백성혁은 그런 생각을 가지면서도 시키는데로 했다.

구슬은 요지부동이었다.


"다음 장소로 가주세요."


'10여년 전과 비교하면 별 거 아니네?'


뭐 이리 편한 테스트가 다 있지? 백성혁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요원의 안내에 따랐다.


"형, 실망하지마세요."


안경철이 위로를 건넸다.

지인 한 명 없이 서울로 상경해서 그런가, 안경철은 어느덧 백성혁에게 살갑게 대하고 있었다.


"뭘?"

"마나 적성 없는거 실망하지 마시라구요."

"그게 왜? 나 어차피 무공 배웠다니까."

"무공 배운 사람들도 마나 적성이 있을 수가 있거든요. 그러면 무공 버리고 바로 마법 익히는게 나아요."

"야, 그게 말이 되냐? 애초에 마법이란 것도 오래 배워야 되는 거 아니야? 근데 마나 적성 있다고 바로 무공 때려치는 게 말이 돼?"

"그게 낫죠. 아무래도 마법은 속성으로 익힐 수 있으니까요."

"초능력처럼 타고나는 것도 아니라, 기술인데, 속성으로 익혀봤자 얼마나 익히겠어."

"무공 10년 배울 거 마법은 1년이면 되니까요."


백성혁이 멈칫했다.


"그정도냐?"

"그정도죠."

"그럼 마법 그거 완전 헛빵이겠네."

"예?"


그 한마디에 안경철뿐만이 아니라 주변 시선이 모두 백성혁에게 몰렸다.


"기예란 건 그리 빨리 익힐 수 있는 게 아니야. 천번 만번, 살을 찢고 뼈가 부러지는 고통속에서 내 것으로 체화할 수 있는게 바로 기예지. 마법이란 게 얼마나 대단한 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빠르게 기술을 익혀봤자 완전히 제것으로 만들기는 어려운 일일거다."

"뭔가... 어려운 말이네요."


안경철이 벙벙해 할 때였다.


"마법따위는 그냥 개무시를 해버리시는구만."


한 남자가 다가와 아는 척을 했다.

가슴팍을 보니 500번이라는 번호표가 적혀 있었다.


"역시 명문 백가의 대공자다우셔."


백성혁은 500번을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하다 내뱉었다.


"넌 뭐냐?"

"역시 명문의 자제시라 그런가. 나같은 놈은 아무도 모르는구만."


주변인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집중됐다.


"저거 김명철이 아니야?"

"아, 그 불새 길드로 스카웃 되기로 했다는?"

"불세출의 천재?"


수근거림이 커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시험번호 500번, 김명철.

헌터로 각성하자마자 7가지 마나에 모든 적성을 보였다는 천재.

대한민국 최고의 마법사중 한 명을 스승으로 둔 자.


"김명철이라 합니다. 레인보우 위자드의 제자죠."

"그게 누군데?"

"말이 좀 짧으십니다?"

"처음부터 명문의 자제가 어쩌고 하면서 비꼬면서 다가오는데 고운 말 하리?"

"그럼 나도 짧게 하죠."

"그러던가."


백성혁의 마이페이스에 김명철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서, 성혁이형. 그만해요. 저 사람 대단한 사람이에요."

"뭘 그만해? 내가 쟤랑 싸우냐?"

"그, 그게 아니라...."


김명철이 말했다.


"마나 적성은 물론 무공 자질도 없는 사람주제에 마법을 그리 함부로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나?"

"내가 언제 마법을 무시했냐? 나같이 무공 오래 판 놈이 갑자기 마법을 속성으로 익혀봤자, 그걸 내 것으로 체화하기 어렵다고 한 소린데?"

"그런 뉘앙스로 말한 게 아닐텐데?"

"그런 뉘앙스가 아니면 뭔데? 내가 쥐뿔도 모르는 기술에 대해 아는척이라도 했다 이거야?"

"그, 그건...."

"네 말대로 난 재능 없거든? 그래서 마나가 뭔지도 모르겠고, 이런 테스트를 왜 봐야되는 지도 모르겠다. 난 그냥 내 라이센스 재갱신하러 왔을 뿐이야. 그러니까 재능 있는 놈이면 빨리 가서 시험이나 보고 네가 자랑하는 스승한테 재롱이나 부리러 가. 아는 척 하지 말고."


김명철의 얼굴이 붉어졌다.

천재라고 해도 이제 20대 초반.

무림에서 오래 굴러먹어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걸걸한 말에 이성이 붕괴됐다.


"너 이 새끼, 뒤진다."


김명철이 손을 들어 올렸다.

우웅, 우우웅.

손끝에 흔들리는 고동들.


"이, 이봐요 김명철 씨."

"이런데서 마법을 쓰면!"


지켜보던 군중들이 기겁을 했다.

반면 백성혁의 얼굴에는 호기심이 감돌았다.


'저게 마법인가?'


백성혁은 이미 신화경을 넘어 절대지경의 경지에 오른 자.

당연히 주변의 기운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도 잘 보였다.


'신기하네. 단전을 통하지 않고 곧바로 기맥으로 마나가 몰려들잖아? 또 심장에서 형질을 변화시키는 군.'


지금 백성혁은 완전히 무학자가 되어 있었다.

그럴만하다.

지난 무림에서의 세월.

초강의 고수를 만들기 위해 무림맹은 백성혁에게 정파의 모든 무공을 암기하게 시켰다.

말을 안들으면 고문부터 해대니 백성혁도 고이 들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저절로 취미가 무학이 되버린 것이다.


'근데 이새끼... 완전히 날 죽이려고 하잖아?'


기운의 응용이 능한 놈이다.

제 아무리 마법과 무공이 다르다고 할지라도,

절대지경에 오른 백성혁이기에 알 수 있었다.


'최소 반 병신으로 만들 생각인가보네. 백가야, 백가야. 나는 몰라도 우리 집안이 언제 이렇게 멸시받는 집안이 됐냐. 대한민국의 수호자 소리 듣던게 엊그젠데.'


그 순간, 백성혁이 기묘한 미소를 지었다.


'살짝 골려줄까.'


백성혁은 아무도 모르게 무형지기를 끌어냈다.

이곳에 화경 이상의 고수가 있다면 알아차릴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지망생이니 아무도 모를 터.

슈우욱.

백성혁의 무형지기가 김명철의 신체를 향했다.


'...?!'


김명철의 얼굴에 변화가 드러났다.


'이상할거다. 갑자기 기운이 제대로 컨트롤 안될거니까.'


부르르.

김명철의 얼굴이 시퍼래졌다.


"칫...."


김명철이 혀를 찼다.


"오늘 만큼은 봐주지."


우우웅. 그의 손 끝에 모여들던 마나가 사그라들었다.


"왜? 안 봐줘도 괜찮은데."


백성혁은 속으로 킥킥 웃으며 말했다.


"못 놀아 주겠군. 13년 전에 사라진 망령따위에게 흥분하다니."

"더 해도 된다니까?"

"내가 무슨 마법을 펼치려고 한 것인지는 아느냐? 만일 제대로 펼쳤다면 네놈은 병신이 됐을거다."

"아니 해보라니까 왜 그러냐?"

"몰락한 명문의 대공자에게 남은 건 허세뿐인가? 흥."


김명철은 백성혁을 내버려두고 뒤돌아섰다.


"너같은 새끼라고 해도 헌터. 비무도 아닌데 손을 댈 수는 없지. 운 좋은 줄 알아라!"


김명철은 곧바로 출구쪽으로 향했다.


"쟤는 왜 저리 개폼을 잡아."


백성혁은 피식피식 웃었다.


"혀, 형. 형 큰일 날 뻔 했어요. 저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데요."

"무서워? 왜?"

"천재중의 천재, 김명철. 벌써 A급 헌터의 실력을 갖고 있다고 전해지는 사람이에요. 성격이 워낙 개떡같아서 시비거는 게 취미가 아니냐는 소리도 들려오거든요. 형처럼 몰락한..."


안경철이 입을 막았다.


"미안해요."

"됐어. 우리 집 망한 거 맞으니까."

"하여간 형같은 무공계를 되게 싫어한다더라구요. 그래서 무공계한테 시비를 많이 걸고 다닌데요."

"어쩐지 어린놈의 새끼가 싸가지가 없더니. 이래서 천재라고 막 뽕채워주고 그러면 안되는거야."

"형 죽을뻔했다니까요. 아니, 죽이진 않겠지만 반 병신이 될 수도 있었어요."

"알았어, 알았어. 근데 쟤는 시험 안본데냐?"

"벌써 봤겠죠. 저기 봐요."


안경철이 한 쪽 벽을 가리켰다.

거대한 전광판에는 1부터 10까지의 숫자가 쓰여있고,

거기마다 이름이 하나씩 적혀 있었다.

그 맨 위에는,


1위 : 김명철 : 9,281,932M 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저게 뭔데?"

"기운의 총량을 말하는 거에요. 보통 A급 헌터 평균 마나가 900만인데, 7가지 마나 적성을 다 가지고 있고 20대 초반이란 걸 감안하면 이미 미래의, 아니 확정된 S급 헌터라 할 수 있죠."

"요즘엔 S급 헌터 개나소나 달아주나 보다. 옛날에는 진짜 별로 없었는데."

"개나소나 달아주는 게 아니라 진짜 대단한거에요. 그리고 무공으로 S급 헌터 되는 건 어려워도, 마법은 재능만 있으면 S급 헌터급의 무력을 금방 갖출 수 있으니까요."

"그래그래. 요즘 것들은 내가 겪어보니까 안된다, 안돼. 뭐든지 힘으로만 표현하려하고."


줄을 서고 있던 백성혁이 아, 고개를 끄덕였다.


"야 안경, 내가 재밌는 거 보여줄까?"

"예?"

"진짜 기술이란 거 말이야."


안경 너머로 눈을 끔벅이는 안경철.

백성혁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곧 이어 백성혁의 차례가 왔다.


"구슬 위에 손을 얹어주시고, 마나를 발현해주세요."

"마법사 아닌데요."

"아, 그러십니까? 그러면 각성하신 능력을 넣어주시면 됩니다."

"능력자도 아닌데요."

"예? 아, 이런 실례를. 보자 922번... 아, 백가장의 백성혁님이시군요. 내력을 넣어주시면 됩니다."


요원의 안내에 따라 백성혁이 구슬 위에 손을 얹었다.


'자, 보자. 기계는 여러 대 있으니까. 뭐. 시험은 무사히 치룰 수 있겠지.'


백성혁은 구슬 위에 손을 얹었다.

천천히 온 몸의 잠력을 일깨운다.

단전, 아니, 단전을 초월해 전신에 가득한 내력이 꿈틀거리며 구슬속으로 스며들었다.

쩌억.


"...어?"


쩌저적.

쩌저저적-!

구슬이 갈라짐과 동시에,

콰앙!


"으앗!"

"무, 무슨 일이야!"


백성혁이 서있던 라인의 구슬과 기계, 그리고 전광판이 폭음을 내며 사라졌다.


"기, 기계 고장인가? 죄송합니다. 실례지만 옆 라인으로 가주실 수 있을까요?"


백성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옆 라인으로 향했다.

그는 슬며시 안경철을 바라보았다.

안경철은 천천히 백성혁의 뒤를 따르며 한 마디 했다.


"어디 다친 사람은 없으려나. 갑자기 기계 고장이라니, 정비 불량인가?"


그 말을 들은 백성혁은 하마터면 자리에서 넘어질 뻔 했다.


'이 녀석, 아니, 마법을 배우는 놈들은 이렇게 기운을 파악 못하는 건가?'


그러나 백성혁이 착각하는 게 있었다.

백성혁은 이미 내기를 조절하는 정교함에 있어서는 이미 중원무림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실력자.

그는 자기도 모르게 기운을 갈무리하며 최소한의 힘을 효율적으로 쓰는 경지에 올라 있었다.

당연히 그보다 한 참 떨어지는 자들로서는 백성혁의 기운이 얼마나 강대한 것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실례했습니다. 옆 라인의 기기에 문제가 있었나봅니다. 구슬에 손을 얹어주세요."

'...아무리 무감각해도 이걸 보면 달라지겠지?'


드디어 다음 차례.

이미 절대자로서 온갖 찬사와 질시를 받아본 백성혁이다.

그러나 괜한 오기가 들었다.


'이번에는 갈무리해서....'


백성혁은 아까 전의 힘을 그대로 끌어냈다.

십천신공.

열 개의 하늘이란 광오한 이름답게,

무림맹의 최대 세력이자 정파의 대들보인 9파 1방에서 자신들의 절학을 합쳐 만든 신공.

그 기운이 백성혁의 손끝에서 펼쳐졌다.


"아, 측정 됐습니다.'


백성혁 : 2,281,932B(Bio Energy)


아까와는 명백히 다른 수치.


"이정도면 D랭크 정도의 수치군요. 백가장 분이시니 별도의 테스트 없이 바로 D랭크 헌터로 갱신해드리겠습니다."


백성혁은 요원의 말을 들을새도 없이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야, 안경. 둔한 너라도 알겠지? 이게 바로 기운의 조절이란거야."

"형 아까 진짜 큰일 날 뻔 하셨네요."

"...뭐?"

"보세요 김명철이랑 기운 차이만 3배 넘게 나잖아요? 안그래도 마법사가 무인보다 쎈데 기운 차이 까지 저정도로 나면... 어휴! 형 조심좀 하세요."

"아, 아니, 기운...."

"일단 저 테스트 하게 비켜봐요."


위잉.


"400만 마나. C랭크 입니다."

"보셨죠? 충청도 촌놈인 저도 이정도입니다. 성혁이형, 세상에 인물 많아요."

"아니...."


백성혁은 볼을 긁었다.


"기운...조절했다고...."


아무래도 너무 조절한 모양이다.


#2


안수르는 너무 어이가 없어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었다.


'방금 뭐였지?'


안수르는 하마터면 들고 있던 샴페인 잔을 떨어트릴 뻔 했다.

시험장 내에서의 음주는 보통 허락되지 않는다.

그러나 갑부 랭킹에는 산정도 되지 않는 산유국 왕조의 제 7왕자이자 S급 헌터로서, 국빈 대우를 받는 안수르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922번....'


안수르는 모니터를 보다, 이내 고개를 저어 창밖을 바라보았다.

테스트를 마친 922번이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저자가?'


922번은 별 거 없는 자라고 했다.


'한 물 간 집안, 그중에서도 재능 없는 망나니였던 자.'


그게 상황실에 같이 있던 두 코리안 S급 헌터의 922번에 대한 평가였다.

그러나....


'방금 전 그 기운은...!'


안수르의 눈이 빛났다.

동방의 작은 소국.

보석을 찾아 낸 것일지도 몰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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