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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나 혼자 무한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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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네블레인
작품등록일 :
2019.05.21 11:33
최근연재일 :
2019.08.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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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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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월 (4)

DUMMY

- 1월 (4)




나는 승객들에 의해 결박당했다.

내 손목에는 넥타이와 허리띠로 만든 단단한 매듭이 자리 잡고 있었다.


“누구 핸드폰 되는 사람 없어요?”

“제껀 지하에 들어오면서 끊겼어요.”

“어, 저도 그랬는데.”

“어머, 제 핸드폰도 멈췄네요?”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관사랑은 아직 연결이 안 되죠?”

“네, 이상하네요. 열차 내 방송을 할 만도 한데···”

“이게 무슨 난리래? 핸드폰은 왜 다 멈췄고?”

“아마 지하철로 쪽에 설치된 중계기가 망가진 것 같아요. 아까 열차가 충돌한 것 같던데, 철로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요?”


모든 통신이 끊겼다. 그리고 기관사는 대답이 없다.

봉에 손목이 묶인채 의자에 앉아있던 나는 점차 불안한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나는 고개를 더 깊게 숙였다.


“사고가 난 것 같아요. 철로로 한번 내려가 볼까요?”


한 사내의 말에 모두가 침묵했다.

열차밖은 어두웠다.


휘아아아아아아아앙


그리고 기묘한 소리가 어두운 지하철로 안을 울리고 있었다. 불길한 소리였다.

선뜻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조금 기다려보죠, 아까 자경대 소속 헌터 한 명을 보낸다고 했거든요.”


1번차량에서 신고전화를 하던 젋은 여자였다. 승객들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커플로 보이는 남녀가 작게 대화를 나눴다.


“나 무서워···”

“그치··· 으스스하다······”


터엉!


“꺄악!!”

“으아악!”


열차가 흔들렸다. 열차 내부를 밝히던 조명이 깜빡였다.


“응애, 응애애!”


정적이 가득한 열차 안에서 갓난아이의 울음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어머니로 보이는 여인은 아이를 유모차에서 안아 올렸다.


“괜찮아, 아가. 쉬, 쉬. 착하지.”


3번째 시도 때, 1번 칸에서 죽음을 맞았던 모녀다.

여인은 아이를 달래며 불안한 표정으로 꼬옥 안았다.

아이의 울음은 줄어들지 않고 사람들은 조금 몸을 떨었다.


휘아아아아아아아앙


메아리 같은 기묘한 소리가 지하철을 감싸 돌았다.

누구도 말은 안 했지만, 두려움은 어둠 속에서 이곳을 향해 기어 오고 있었다.

사람들은 굳은 채로 불안하게 어둠 속 이곳저곳을 바라보았다.

아기 울음소리는 그치질 않았다.


퍼엉퍼엉


작게 공기가 파열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퍼엉퍼엉퍼엉!


소리를 같은 간격을 유지하며 점차 크게 들려왔다.

아니 점차 가까워졌다.


퍼어엉! 퍼어엉!


확연히 가까워진 소리에 연인은 서로의 팔을 붙잡고, 어머니는 아이를 안았다.


퍼퍼펑! 퍼펑!


끼에에에엑!

끄에에엑!


“꺄아아악!”


열차가 진동했다.

공기가 파열하는 소리가 커다랗게 들려왔고, 곧이어 기괴한 비명과 같은 울음이 찢어지듯 공간을 갈랐다.


“아아아아!”

“하느님, 하느님.”

“으애애애애앵!”


승객들은 모두 몸을 낮춘채 몸을 떨었다.

짧은 시간이 흐르고 갑작스런 소리가 차량을 두들겼다.


쿵쿵!


피흘리는 남자가 외부에서 출입문을 두들겼다.


“으헉, 으허헉!”


출입문 근처에 있던 남성이 주저앉아 기어가듯 물러났다.

한동안 비명이 그치지 않았다.



출입문을 두드린 남자는 자경단 소속의 헌터였다.

그는 창문을 통해 헌터증을 보여주고서야 열차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시민이 건내준 손수건으로 이마의 피를 닦아내며 그 헌터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출입문부터 다시 닫겠습니다. 뒤쪽에 계신 분들은 다른 칸에 승객들을 다 이곳으로 불러주세요. 다들 진정하세요. 잠깐동안은 괜찮을 겁니다. 제기랄, 뭐가 뭔지······”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혹시, 핸드폰 작동되시는 분 있으십니까?”


모두가 고개를 저었다. 헌터는 이를 악물듯이 작게 욕설을 삼켰다.


“다치신 분들은 없으신가요? 있으시면 손을 들어주세요. 일단 심각한 부상들은 없으신 것 같으니 다행입니다. 다른 칸의 승객들이 오실 때까지 조금 쉬고 계세요. 저기 묶여있는 분은 뭔가요?”


그는 여러 사람을 둘러보다 나를 향해 물었다.


“신고 드린 살인미수범인데요······”


신고를 했던 여성이 말했다. 거의 울먹이던 그녀는 이제야 좀 안심을 한 표정이었다.


“아, 맞다. 그랬죠. 젠장, 너무 정신이 없어서······ 혹시 각성자 없으신가요? 있으시면 도움이 좀 될 텐데··· 아, 그리고 기관사 분 이곳에 계신가요?”


그는 내 쪽으로 천천히 다가와서 넥타이와 허리띠를 풀어내고 수갑과 비슷한 구속구로 내 손목을 다시 결박했다.


“기관사는 기관실에 있는 거 같은데 내부전화를 안 받아요.”


나는 헌터를 빤히 바라보았다. 고글을 이마에 쓴 호쾌하게 생긴 남성이었다. 눈도 파랗게 빛나는 것이 캡틴 아메리카의 크리스 에반스가 연상되었다. 행동거지를 보면 판타스틱4의 크리스 에반스가 더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네, 기관실부터 가봐야겠군요. 이 사람을 감시할 사람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거기 두 분 부탁 좀 드립니다.”


그는 내 얼굴에 마스크를 씌우며 대답을 했다.

마스크가 씌워지자 나는 한마디도 말할 수가 없었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각성자용 구속기구로 보였다.

캄캄한 어둠 속에 갇힌 기분이 들어 막막한 두려움이 다시 몰려왔다.


모든 승객이 한자리에 모이자 헌터는 그들을 향해 말했다.


“저는 헌터협회 마포구 자경단 소속 B급헌터 기필중이라고 합니다. 순찰 중에 이 열차 안에 사건이 벌어졌다는 무전을 듣고 날아왔는데··· 아, 젠장, 죄송합니다. 암튼 그 사건은 크게 중요한 게 아니고, 현재 상황은 매우 위험합니다. 오는 길에 드렉시드 5마리와 마주쳤습니다.”


맙소사. 당연한 것을 잊고 있었다. 열차가 그냥 탈선할 리가 없었다.

몬스터가 나타났다.


이 헌터는 말을 잘 못 하는지 한참을 버벅거렸다.


“드렉시드? 그게 뭐지?”

“몰라, 뭐시기여 그게.”

“오빠! 나 저 사람 알아. 얼짱 헌터라고 유명해. 헌터 명이 블루호크던가 그럴껄?”

“아, 집중 좀 합시다! 헌터님이 말씀하시는데!”

“아직 아무 말도 안 하시잖아요! 왜 성질이야!”


드렉시드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았다. 드라마 대본에 존재하는 몬스터였다. 모습은 에어리언과 스타쉽트루퍼스의 곤충 괴물을 섞어놓은 듯하다고 묘사되어있었다.

드렉시드는 수백단위로 움직인다.


당황한 헌터의 말이 들려왔다.


“드렉시드는 몬스터입니다. 몬스터. 즉 게이트가 6년 만에 다시 열렸다는 말이죠.”


사람들 사이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멍청한······ 대본에 명확히 적혀있었던 정보다. 그것도 첫 줄에.

‘게이트가 6년 만에 열렸다’라고.


“잘 들으세요! 지금 문제가 되는 건 게이트가 열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 지하철도로 들어오는 동시에 자경단 본부와의 통신이 끊겼습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의 핸드폰도 터지질 않고 있죠.”


내가 아는 그 사고, 대본에는 간략하게 나와 있지만 원작소설에는 장황하게 설명되었던 그 현상이 맞는다면 이 상황은 그저 지하철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만약 게이트만 열린 경우라면, 사실 이것도 빌어먹을 일이기는 한데요. 만약 게이트만 열렸다면 드렉시드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지하철 내에 설치된 방호벽을 가동시키고 게이트키퍼에 소속된 헌터들이 올때까지 그저 버티면 되니까요.”

“그럼, 그렇게 하면 왜 안된데요?”

“하, 참, 거 말 좀 끊지 맙시다!”

“지금 통신이 마비되었다는 것이 단서입니다. 실제로 이 터널에 설치된 전등 또한 모두 꺼져있는 것으로 보아, 전력수급과 통신 모두가 끊긴 상태입니다.”


그래서 열차가 지하에 진입해서 사고가 날때까지 관제센터에 연락이 닿지않았고 그래서 기관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계속 해서 사고가 났던 것이다.


“그냥 열차를 뒤로 이동시키면 안 돼요? 자체 전력이 있잖아요.”

“아, 그걸 말씀 안 드렸군요. 제가 신고를 받고 이곳까지 오는 데 시간이 걸린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터널에 집입하자마자 터널이 닫혔습니다. 아, 여기서 닫혔다는 건 문이 닫히거나 터널이 무너진 게 아니라. 그냥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기관사 또한 하아, 기관실은 드렉시트 3마리가 침입한 상태입니다. 아마도 기관사는 사고의 원인을 찾아보고자 열차 밖으로 나왔던 것 같습니다.”


기관사는 이미 죽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보통 게이트는 역사적으로 블루게이트와 레드게이트,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파란색 게이트가 생기면 게이트 키퍼 소속 헌터들이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 게이트를 닫습니다. 그리고 붉은색 게이트는 몬스터들이 튀어나오죠. 이건 10년 전 몬스터웨이브 사태를 떠올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블루호크라 불리는 헌터는 다시 한번 작게 제길이라고 내뱉었다.


“제가 알기로 모든 통신이 불가하며 출입의 제약이 생기는 경우는 단 한 가지입니다. 게이트 안에 들어가 있을 때죠. 그건 다시 말하면 저도 듣도보도 못한 경우인데,”


그는 잠시 멈췄다가 말을 이었다.


“예전과 같이 이계로 통하는 통로가 생긴 것이 아닙니다. 이 지역 전체가 이계화, 게이트화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즉 출입구가 생긴 거죠. 그 출입구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구조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구조대는 오지 않습니다. 적어도 당산대교 쪽 통로로는 오지 않죠. 이 어두운 터널 속에서 계속 있을 수는 없습니다.”


열차사고가 끝이 아니였다. 그저 미약한 시작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게이트 안에 갇혀있습니다.”


다시 나는 살아남아야 한다.


“우리는 이곳을 탈출해야 합니다.”


나는 그가 삼킨 뒷말이 무엇인지 안다.


우리는 몬스터들을 뚫고 이곳을 탈출해야 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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